현금 보너스가 좋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2013. 3. 2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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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제조업체 굿이어(Goodyear Tire & Rubber Co.)의 마케팅 관리자였던 톰 그라발로스(Tom Gravalos)는 경영진에게 현금 보너스보다는 물품이나 여행상품과 같은 비금전적 보너스가 더 낫다는 점을 납득시키려고 애썼습니다. 현금은 '나의 업적'을 표시하는 '트로피 효과'도 없고 동기부여 효과도 오래 가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했죠. 


하지만 경영진은 모든 직원들이 현금을 원하기 때문에 직원들을 동기부여하려면 현금 보너스가 제일이라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당시(1990년대 중반) 여러 곳에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도 경영진의 생각을 지지했습니다. 전국망을 갖춘 유명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534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어느 설문조사에서 현금을 인센티브로 가장 많이 원한다는 답변이 나왔으니 말입니다.




그는 현금 인센티브보다 비금전적 인센티브가 낫다는 데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그에게는 분명한 증거가 부족했습니다. 근거라고 해봐야 직원들로부터 수집한 피드백이 전부였죠. 그것만 가지고는 '돈이 최고다'라고 생각하는 경영진을 설득하기 어려웠기에 그라발로스는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현금 인센티브를 줄 때와 비금전적 인센티브를 줄 때의 성과를 비교하기로 한 것이죠.


그는 회사 직영 매장과 서비스 센터 900개를 매출 순으로 나열한 후에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1위는 A그룹에, 2위는 B그룹에, 3위는 A그룹에, 4위는 B그룹에 나누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두 그룹이 통계적으로 동일한 집단이 되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A그룹에게는 12개의 타이어를 판매할 때마다 금전적인 보상을 주는 제도를 실시했고, B그룹에게는 포인트를 적립한 후에 그에 상응하는 상품(물품이나 여행상품)으로 주기로 했죠. 직원들이 포인트를 현금과 동일시하면 비금전적 보상과 현금 보상의 차이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라발로스는 제공하는 상품의 소매가가 포인트로 곧바로 환산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상품 카탈로그를 구성했죠(특정 포인트로 얻을 수 있는 상품들의 소매가를 최대 25달러의 차이가 나도록 함).


6개월 동안 실험을 실시한 결과는 비금전적 인센티브의 효과를 확신했던 그라발로스에게도 매우 놀라웠습니다. B그룹(비금전적 보상 그룹)이 A그룹(현금 보상 그룹)보다 46퍼센트나 높은 이익을 달성했고, 과거의 매출과 대비하여 37퍼센트나 많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투자이익률(ROI)를 따져봐도 B그룹이 훨씬 높았죠. B그룹은 플러스 31퍼센트였지만 A그룹은 마이너스 20퍼센트였으니 말입니다. 이런 명확한 증거를 접한 경영진은 비금전적 보상을 위주로 한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현금 보너스의 효과가 별로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첫째, 현금 보너스를 자신의 연봉으로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받았는데 금년에 받지 못했다면 연봉이 삭감됐다고 느끼게 되어 동기는 저하되고 맙니다. 둘째, '트로피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달성한 업적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며 자랑할 수 있는 것도 동기 지속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통장에 들어가 버린 현금은 이런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죠. 


셋째, '죄책감'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현금 보너스를 받으면 가외돈이라는 생각에 저축하기보다는 사치품을 구입하거나 즐거움을 위해 소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돈을 받을 때는 좋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돈을 유용하게 쓰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밀려오기 십상이죠. 비금전적 인센티브는 이런 죄책감('막 쓰지 말걸')을 유발시키지 않습니다. 넷째, 목표에 몰입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현금 보상은 조직이 달성할 목표보다는 '내가 받아갈 돈'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도록 만듭니다. 이러한 현금 보상의 부작용은 이미 여러 포스팅을 통해 강조했으니 이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아직도 현금이 제일이라고 생각합니까? 굿이어의 사례를 보고도 '우리는 굿이어와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까?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까? 굿이어의 사례에 따라 현금 인센티브를 모두 없애고 비금전적 인센티브로 전환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 회사에 무엇이 맞는지, 직원들이 진짜로 원하는(겉으로 말하는 것 말고) 바가 무엇인지 면밀하게 실험하여 그 근거에 기반해 제도를 운영해야 합니다. 다른 회사가 다 그렇게 하니까, 그게 세계적인 트렌드이니까 우리도 그리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영혼 없는 경영'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어떻습니까?



(*참고논문)

Alonzo, V. (1996). The trouble with money. Incentive, 170(2), 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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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족의 IQ가 더 높은 이유?   

2013. 3. 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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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밤 늦도록 잠자리에 들지 않은채 TV를 보거나 공부를 합니다. 해가 지면 곧이어 잠을 청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이렇게 밤 늦게까지 깨어있는 습성은 진화적으로 볼 때 최근의 일입니다. 과거에 인간들은 어둠 속에 웅크린 맹수나 적으로부터 공격 당할 것을 염려하여 해가 뜨면 일과를 시작하고 해가 지면 잠을 자는 패턴으로 생활했죠. 이는 선사시대의 생활습성이 남아 있는 부족들을 대상으로 한 민속지학적 연구에서도 규명되었습니다.


런던 대학교의 사토시 카나자와(Satoshi Kanazawa)는 지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낯선 자극과 새로운 상황을 저항감 없이 수용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IQ가 높은 사람일수록 밤 늦도록 깨어 있는 '올빼미족'일 거라는 가설을 수립했습니다. 원시인들에게 밤에 깨어 있다는 것은 낯설고 한편으로는 두려운 상황이기에 그런 낯선 자극을 '즐겼던' 조상들은 지능이 높았을 거라고 추정한 것이었죠.



(출처: http://office.microsoft.com/ko-kr/images/)



카나자와는 미국에서 중고등학생이 성인이 될 때까지(1994년부터 2002년까지) 3차례 실시된 조사를 토대로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고자 했습니다. 조사 당국은 응답자들에게 "학교나 직장에 갈 때 언제 일어나는가?", "보통 언제 잠자리에 드는가?", "휴일에는 언제 일어나는가?" 등을 질문하여 평균 기상시간과 평균 취침시간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Peabody Picture Vocabulary Test(PPTV)라는 방법을 써서 응답자들의 IQ를 조사했죠.


카나자와는 응답자들의 연령, 성별, 인종, 학력, 수입, 종교 등의 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 평균 취침시간과 IQ와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IQ가 높은 응답자일수록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Q가 가장 낮은 응답자군은 주중에 평균 23시 41분에 잠을 자는 반면, IQ가 가장 높은 응답자군은 평균 0시 29분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또한 IQ가 높은 응답자일수록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07시 20분 대 07시 52분). 간단히 말해, IQ가 높을수록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족이었던 겁니다.



(출처: 아래의 논문)



이 결과를 보고 지능이 높아지려면 올빼미족(혹은 저녁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은 IQ가 낮다고 일반화하면 곤란하겠죠. 카나자와의 연구는 지능과 취침시간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된 이유가 '어둠'이라는 두렵고 낯선 상황을 수용하게 된 계기로부터 나왔을지 모른다는 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아침형 인간이든 저녁형 인간이든 자신의 생체리듬에 가장 잘 맞는 시간대를 선택한 것일 테니 말입니다. '밤 늦도록 깨어 있는 나는 필시 IQ가 높을 거야.'라고 자기 자신을 뿌듯해 하는 것까지 뭐라 할 수 없겠지만요. ^^



(*참고논문)

Kanazawa, S., & Perina, K. (2009). Why night owls are more intelligent.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47(7), 685-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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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만 모르네. 목표 달성 힘들다는 것을"   

2013. 3. 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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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리드하는 경영자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무엇이 긍정적인 정보이고 무엇이 부정적인 정보인지 잘 파악하고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목표지향적인 성향을 가진 경영자들은 다른 이들보다 목표 달성과 관련된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목표 달성에 책임을 지는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이죠. 


목표 달성과 관련된 정보를 둘로 나누면,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이는 '목표 촉진 정보'와 목표 달성에 브레이크를 걸거나 제약이 되는 '목표 제약 정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표가 '매출 20%P 성장'이라면 목표 촉진 정보는 '우리 제품에 대한 고객의 기대감이 크다'가 되겠고, 목표 제약 정보는 '투자할 만한 충분한 돈이 없다'가 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당연히 목표 촉진 정보 뿐만 아니라 목표 제약 정보도 잘 파악해야겠죠.



(출처 : http://office.microsoft.com/ko-kr/images/)



헌데, 경영자들은 목표 촉진 정보를 곧잘 떠올리면서도 목표 제약 정보는 잘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텍사스 주립대의 제니퍼 위트슨(Jennifer A. Whitson)과 동료 연구자들은 조직에서 권력을 가지게 되면 자신보다 힘이 약한 구성원들보다 목표 제약 정보에 둔감하게 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혔습니다. 위트슨은 48명의 학부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 '권력자'와 '약자'로 프라이밍(priming)한 다음에 '아마존 밀림지대로 여행 가기' 또는 '화훼 판매 사업 시작하기'란 목표를 부여했습니다.


각 목표에 대해 모두 18가지의 관련 정보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제시되었는데, 그 중 9가지는 목표 촉진 정보(예 : '예전에 정글을 탐험한 적이 있다')였고, 나머지 9가지는 목표 제약 정보(예 : '토종 동물들에 대해 두려움이 있다')였습니다. 위트슨은 참가자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잠깐 다른 활동을 하게 한 후 얼마나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있는지 참가자들에게 물었습니다.


그 결과, '권력자'와 '약자'들 모두 목표 촉진 정보에 대한 기억력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권력자'들은 '약자'에 비해 목표 제약 정보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직의 리더들이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요소에는 집중을 잘하지만 목표 달성을 저지시키거나 어렵게 만드는 요소에는 관심을 덜 두게 됨을 시사하는 결과였습니다.


후속실험에서 이런 시사점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위트슨은 어떤 왕이 어린 공주를 성에 남겨 두고 전장으로 떠나려 한다는 미완성 동화를 참가자들에게 제시하고는 세 문장으로 나머지 부분을 채우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야기 속 왕의 목표는 자기가 돌아올 때까지 공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겠죠. '권력자'로 프라이밍된 참가자들은 '약자'에 비해 목표 제약 정보(공주를 보호하기 어려운 상황)를 덜 기술했습니다. 또한 '권력자'들은 '약자'에 비해 왕이 공주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말로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경향을 보였죠.


이 두 가지 실험을 통해 조직의 리더(최고의사결정자)들이 목표 달성에 제약을 가하는 정보를 과소평가하고 목표 달성에 긍정적일 것으로 여겨지는 정보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큼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관심의 불균형'이 목표를 미완에 그치도록 만듭니다. 이런 이유로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여는 리더야말로 현명한 사람이겠죠. 위트슨의 실험에서 보듯 권력은 목표 달성에 유리한 정보로 관심이 편향되도록 만듭니다. 그러므로 지나친 자신감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위험을 제어하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리더 스스로가 만들어야 합니다. 이사회가 그런 일을 해줘야 하겠죠. 많은 기업에서 이사회가 경영자의 결정에 동조하는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목표 달성에 권력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조직의 리더들은 필히 새겨둬야 하겠습니다.



(*참고논문)

Whitson, J. A., Liljenquist, K. A., Galinsky, A. D., Magee, J. C., Gruenfeld, D. H., & Cadena, B. (2012). The blind leading: Power reduces awareness of constraint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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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1퍼센트만 먹으면 된다'는 착각!   

2013. 3.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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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한때 "중국은 인구가 13억이 넘으니까 시장에서 1퍼센트만 차지해도 그게 얼마야?"라고 이야기하며 중국에서 사업하면 아무리 못해도 매출이 몇 억 원은 족히 될 것이라는 상상에 부풀던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언뜻 들으면 매우 솔깃한 말이죠. 요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전체 시장 규모가 이 정도니까 우리가 1퍼센트만 점유해도 매출이 짭짤하겠는데?'라는 가정을 하고 사업을 계획하는 예비 기업가들이 있을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1퍼센트를 먹어도 된다'는 발상을 자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정 산업에서 매출 순으로 꼴찌부터 1위까지 나열해 보면 그 분포는 어떤 모양을 띨까요? 만일 정규분포의 모양을 떠올렸다면 여러분은 틀렸습니다. 기업의 분포는 매출 상위의 기업들이 거의 대부분의 매출을 가져가고 중위부터 하위의 기업들은 그보다 훨씬 못한 매출을 기록하는 모양을 띱니다.



(출처 : http://office.microsoft.com/ko-kr/images/)



로버트 액스텔(Robert Axtell)은 미국 기업들의 규모가 '지프 분포(Zipf Distribution)' 혹은 '지프의 법칙(Zipf's Law)'을 따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지프(George K. Zipf)는 성경이나 문학 작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영어 단어는 두 번째로 자주 쓰이는 단어에 비해 사용 빈도가 두 배나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영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인 'The'는 사용 빈도가 7%인데, 두 번째로 자주 등장하는 'of'는 사용 빈도가 3.5%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지프의 법칙은 이렇듯 사용 빈도의 순위가 낮아질수록(the → of → and → to ...) 사용 빈도가 급감한다는 점을 설명하는 규칙인데, 액스텔은 기업의 규모도 비슷한 패턴을 나타낸다는 점을 규명했습니다.


지프 분포(멱함수 분포라고도 부르기도 함)를 따르는 기업의 분포를 그려보면 산업 전체 매출의 1퍼센트를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한 시장에 1,000개의 기업이 존재할 경우 1퍼센트의 매출을 기록하는 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매출 순위로 몇 위면 될까요? '800~900위 정도만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영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앤디 브라이스(Andy Brice)의 계산에 따르면 무려 13위가 되어야지 겨우 시장 전체 매출의 1퍼센트를 차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장에 업체 수가 100개라면 좀 나을까요? 그러나 이때도 19위는 해야 1퍼센트를 겨우 먹을 수 있을 뿐입니다.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스타트업이 과연 13위 혹은 19위로 뛰어오를 수 있을까요? 그 확률은 매우 낮을 겁니다. 만일 시장 전체 매출의 1퍼센트를 먹을 수 있다고 가정하여 장비나 인력 등에 투자했다면, 그 투자는 매우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 뻔합니다.


지프의 법칙과 브라이스의 계산은 이제 막 어떤 산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예비 기업가가 '1퍼센트만 먹어도 매출이 꽤 괜찮을 거야'란 생각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스타트업을 계획하거나 이미 시작한 독자가 있다면, '1퍼센트의 오류'에서 빨리 탈출해야 합니다. '1퍼센트의 유혹'에 빠진 상태에서 시작하는 사업은 곧 망할 것이고 망하지 않는다 해도 고통이 매우 클 겁니다. 투자자 앞에 가서 '1퍼센트만 먹으면 이러저러 하다'란 말을 내세우는 것처럼 바보같은 행동은 없다고 브라이스는 꼬집습니다.


사업은 달콤한 몽상이 아니라 냉혹한 현실입니다. 비전을 가지되 그 비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Axtell, R. L. (2001). Zipf distribution of US firm sizes. Science, 293(5536), 1818-1820.


앤디 브라이스의 블로그 : http://successfulsoftware.net/2013/03/11/the-1-percent-fall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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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있는 더 좋은 해법을 못찾는 이유   

2013. 3. 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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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과학자들이 새로운 정보를 객관적으로 해석하려 하기보다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이론 체계에 매우 영향 받는다고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기존의 증거 위에 형성된 전문가들의 이론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갖춤새(Einstellung) 효과'라고 부릅니다. 기존의 것들에 익숙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그것에 고착되어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내려고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튀빙겐 대학의 메림 빌라릭(Merim Bilalic)과 동료 연구자들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갖춤새 효과가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빌라릭은 체스 실력이 평균인 자들로부터 국제 수준의 마스터에 이르는 자들까지 실험 참가자로 모집한 다음, 이미 어느 정도 게임이 진행된 체스판을 보여주고 '외통 장군(mate)'를 선언하기 위한 가장 짧은 수를 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체스판 위에 놓인 말들은 체스를 잘 두는 사람이라면 다섯 수만에 장군을 외칠 수 있음을 아는 '익숙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국면에서는 다섯 수가 아니라 세 수만에 외통 장군을 부를 수 있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사람들에게 그리 익숙한 것이 아니었죠.


이렇게 '메이트!'를 외칠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익숙한 것과 익숙하지 않은 것)가 존재하는 상황을 제시했더니, 국제 마스터 수준의 체스 선수들은 익숙한 수를 바로 찾아냈지만 익숙하지 않은 수(하지만 더 짧은 수)를 찾아낸 선수는 50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그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준마스터 수준의 선수들 중 더 짧은 수를 찾아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빌라릭이 체스의 말 하나를 옮겨 놓아 외통 장군을 부를 수 있는 방법이 오직 하나인 체스판을 제시할 때는 준마스터 이상의 선수들이 모두 그 방법을 찾아냈다는 사실입니다. 방법이 2가지일 때는 익숙한 수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바람에 더 나은 방법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방법이 오직 1가지일 때는 그런 편향 없이 바로 좋은 방법을 찾아냈다는 뜻입니다.


빌라릭은 수를 찾기 위해 체스판 위를 탐색하는 참가자들의 눈동자 운동을 추적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세 수만에 외통 장군을 부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섯 수에 장군을 부를 수 있는 '익숙한 경로'에 눈동자의 움직임이 고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어떤 상황에 딱 맞는 방법(혹은 딱 맞다고 믿어지는 방법)이 발견되면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미 적합한(혹은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방법이 있으면 더 나은 대안을 탐색하는 데 드는 시간이나 비용을 아깝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고정된 생각이 혁신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혁신은 기본적으로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럭저럭 잘 굴러가는 조직이나 시스템은 그럭저럭 잘 굴러간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새로운 관점을 얻기 힘듭니다. 애석하게도 이런 갖춤새 효과는 빌라릭의 실험에서 봤듯이 새로운 관점을 채택하라고 요구해도(혹은 가지려고 노력해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습니다. 전문가도 예외는 아닙니다.


여러분이 바라보고 있는 해법이 가장 좋은 해법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걸 일단 제쳐두고 더 나은 해법을 찾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비록 힘들지만) 갖춤새 효과를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혁신은 자기부정으로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참고논문)

Bilalić, M., McLeod, P., & Gobet, F. (2010). The Mechanism of the Einstellung (Set) Effect A Pervasive Source of Cognitive Bias.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9(2), 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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