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모두 공개된다면 어떻게 될까?   

2013. 4. 8. 09:26
반응형


만일 여러분의 연봉과 평가 결과가 공개되고 아울러 동료들의 연봉을 (익명으로) 알게 된다면, 여러분은 회사에서 더 열심히 일할 마음이 들까요? 제가 간단하게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물어본 결과, 자기보다 일을 잘하는 직원이 자신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것보다, 자기보다 일을 못하는 직원이 자신과 같은 연봉을 받는 것이 더 '기분이 나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모든 직원들의 연봉이 공개된다면 (비록 익명으로 공개된다 해도) 이런 불만이 더 증폭되겠죠.


하지만 나의 생산성과 동료의 생산성을 서로 비교하는 게 가능하다면 어떨까요? 조르디 브래인스 아이 비달(Jordi Blanes i Vidal)과 마레이키 노솔(Mareiki Nossol)은 개별 슈퍼마켓 등에 물건을 유통시키는 독일의 모 도매유통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연구에서 직원 각자의 성과를 다른 직원들과 비교한 정보와 그에 따른 상대적인 급여 정보를 공개하는 조치(단, 이름은 공개하지 않고)를 취했더니 생산성이 6.8퍼센트 상승하더란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비달과 노솔이 관찰 대상으로 삼은 65명의 직원들은 고객의 주문을 받아 상품을 확보한 후 배달을 위해 포장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죠. 업무의 성격 상 직원 각자의 일들이 자신으로부터 시작하여 자신에 의해 마무리되는 일이었습니다. 즉, 다른 직원들과의 협업이 필요없는 업무 구조였습니다. 더욱이 이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들 중 승진하는 사람은 극소수였기에 승진보다는 급여가 동기를 자극하는 요소였습니다.


직원들의 급여 구조는 고정급과 변동급으로 구분되었는데, 변동급은 얼마나 많은 주문을 처리했느냐는 양적인 부분과 얼마나 실수 없이 주문을 처리했느냐는 질적인 부분으로 나뉘었습니다. 변동급은 평균적으로 전체 급여 중 25퍼센트 내외였죠.


그런데 2001년 어느 날, 몇몇 직원들이 경영진을 찾아와 시간당 평균 임금에 관한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경영진은 이런 요청을 듣고서 각 직원의 급여와 생산성에 순위를 매겨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하기로 한 이유는 직원들 중 두 명이 근무 조건에 대해 늘 불평불만을 쏟아내며 다른 직원들에게 불만을 퍼뜨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두 명은 일 못하는 직원이었죠(불만은 대개 일 잘하는 직원보다는 일 못하는 직원들에게 더 큰 경향이 있죠). 


경영진은 급여 순위를 공개하면 일 못하는 직원(혹은 일을 안 하는 직원)들의 행동이 바뀔 거라고 여겼습니다. 물론 특정 직원이 얼마를 받는지는 표시하지 않았지만 그 순위를 보면 직원들은 각자 자신의 급여가 몇 위에 해당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조치를 취하자마자 생산성이 즉각 2.8퍼센트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비달과 노솔은 직원들이 자신들의 생산성 순위가 공개된다는 소식에 자극 받아 이런 효과가 발생한 것 같다고 추측했습니다. 그리고 생산성과 급여 순위가 공개되자 4퍼센트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번 높아진 생산성은 그 후로도 죽 이어졌습니다.


급여 순위 공개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비달과 노솔의 연구 결과를 모든 종류의 직무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 연구에서 관찰 대상이 됐던 직무는 '자기완결적'이고 생산성 측정이 용이했지만, 많은 직무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대개의 직무는 팀워크를 기반으로 하기에 직원들 간의 업무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정성적인 업무라서 시간당 산출량을 정량적으로 계산하기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죠.


업무가 자기완결적이고 정량적으로 생산성이 측정 가능한 직무에 한하여(예: 영업직, 텔레마케터, 전문 기능직 등) 급여 순위를 (익명으로) 제시하는 방법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고려해 볼 조치라는 것으로만 이 연구의 시사점을 정리하기 바랍니다. 


헌데, 만약 모든 직무에 대해 직원들의 연봉 순위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공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참고논문)

i Vidal, J. B., & Nossol, M. (2009). Tournaments without prizes: evidence from personnel records. Centre for Economic Performance,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반응형

  
,

소수가 계속 주장하면 다수는 흔들린다   

2013. 4. 4. 09:56
반응형


분명히 길이가 다른데 여러 사람이 같다고 우기면 어쩔 수 없이 다수의 의견에 순응(conformity)한다는 솔로몬 애쉬(Solomon Asch)의 고전적인 실험을 이제 모르는 분들은 없을 겁니다(애쉬의 실험 내용을 보려면 여기를 클릭). 애쉬의 실험의 다수(majority)의 의견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소수(minority)의 순응을 다루고 있는데, 오늘은 그와 반대로 소수의 의견에 다수가 순응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밝힌 또 하나의 고전적인 실험을 소개하겠습니다. 





1960년대 말에 S. 모스코비치(S. Moscovoch)와 동료 연구자들은 색깔 감지를 위한 실험이라며 6명의 참가자들에게 스크린에 나오는 여러 장의 슬라이드를 보고 색깔과 빛의 세기(조도) 변화를 판단하라고 요청했습니다. 헌데 6명의 참가자 중 2명은 거짓 대답을 하도록 미리 짠 공모자들이었습니다. 공모자들은 항상 '녹색'이라고 말하도록 약속되어 있었죠. 모스코비치는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참가자들의 색맹/색약 여부를 검사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이는 공모자들의 눈에 이상이 없음을 일부러 강조하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모스코비치가 누가 봐도 분명히 파란색 슬라이드를 여러 장을 연속하여 보여주자 2명의 공모자들은 매번 녹색이라고 답했습니다. 나머지 4명의 '진짜 참가자'들은 어떤 대답을 했을까요? 다수가 소수의 의견에 끌려가지 않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2명의 공모자들이 일관되게 파란색을 녹색이라고 말하자 그 말에 영향 받은 참가자들 중 57퍼센트(4명 중 2명 꼴)가 공모자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이 발견되었습니다. 공모자들이 대답하는 순서를 변경시켜 봤지만 결과는 비슷했죠.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공모자의 거짓 진술을 경험한 참가자들의 시각도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모스코비치는 이 실험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참가자들을 붙잡고 16개의 색상판을 보여주고 그게 파란색인지 녹색인지 구분해보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6개의 색상판은 색상이 뚜렷하게 구분됐으나 10개는 모호했죠. 실험 결과, 공모자의 거짓 진술에 영향 받은 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에 비해 색깔이 모호한 색상판을 '녹색'으로 더 많이 분류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소수가 자신의 주장을 일관되게 말할 때 다수는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습니다. 그 소수가 조직에서 힘을 가진 자라면 더욱 그러하겠죠. 맞는 말이든 틀린 말이든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면 다수는 그에 따라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조직의 장이 휘하의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것이고 조직의 장이 누구냐에 따라 조직문화가 좌우되는 것이죠.


여러분 조직의 장(팀장이나 CEO)은 여러분에게 어떤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고 있습니까? 그 메시지가 옳지 않다고 여겨 본 적은 없었나요? 만일 그 메시지가 옳다고 믿거나 옳고 그른지 따지지 않은 채 따르고 있다면, 그 메시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 여러분은 그에게 순응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부디 그 메시지가 긍정적인 것이길 바랍니다.



(*참고논문)

Moscovici, S., Lage, E., & Naffrechoux, M. (1969). Influence of a consistent minority on the responses of a majority in a color perception task. Sociometry, 365-380.


반응형

  
,

고등학교 교과서에 내 이름이 나왔다고?   

2013. 4. 3. 09:00
반응형


고등학교 '사회 문화' 교과서에 제 책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의 내용이 인용되어 실려 있다는 것을 이제야 발견했습니다. 책이 2011년 8월에 검정을 받았으니, 좀 늦게 알게 된 것이죠. 암튼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네요. ^^



고등학교 <사회 문화>, 금성출판사



인용되어 실린 부분(페이지 87)



특정 회사의 이름이 나오지 않게 원문의 내용을 고쳐서 올린 듯 합니다. 그런데 아래 글은 제 책을 인용한 것이 맞지만, 윗 글("메모지로 유명한..."이라고 시작되는 글)은 제 책에 나오지 않은 부분입니다. 어느 책에서 인용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네요. ^^


제 책의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의 포천(Fortune)지는 매년 근무여건이 가장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하는데, 2006년에는 구글(Google)과 지넨텍(Genentech)이 각각 1, 2위에 랭크되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각각 인터넷과 생명과학 분야에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는 것인데, 그들이 이처럼 업계의 리더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직장의 개념을 일하는 장소에서 즐거운 놀이터로 변모시킨 데에 있다. 즉 우연을 통제하지 않는 조직문화가 밑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영국 지사를 방문하고 그들의 자유분방한 근무환경을 취재한 통신원의 글을 인용해 본다.


구글은 직원이 밖에서 3시간 정도 점심시간을 보내도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대개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팀 미팅을 주변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갖는다. 하여튼 먹는 복지만큼은 세계에서 구글보다 나은 회사는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건물 중간에는 휴식 장소로 스카이라인이 뚜렷한 아트리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여러 종류의 편안한 소파가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어 쉬기에는 그만이다. 아무 때나 와서 잠을 자도 되고, 노트북을 들고 와서 그곳에서 일을 해도 된다. 한 쪽 벽면은 화이트보드로 되어 있어 메모판이나 게시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일부 팀은 아예 휴게실에서 회의를 열기도 한다…(후략)


구글과 지넨텍의 자유분방한 근무환경을 채택한 이유는 꽉 짜인 통제로는 창의력이라는 세렌디피티의 선물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드스트롬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틀을 벗어나지만 않으면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우연적 상황을 장려해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쨌든 고등학교 교과서에 제 이름이 나와서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답니다. ^^




반응형

  
,

고통스런 과거로부터 배우기 힘든 이유   

2013. 4. 2. 09:45
반응형


수면 마취 없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면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검사인지 말하지 않아도 압니다. 만일 검사를 실시하는 의사가 미숙하여 짧게 끝날 검사를 오래 지속한다면 아마 그 고통을 견뎌내기가 매우 힘들겠죠. 오랫동안 지속된 고통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아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다시는 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겁니다.


하지만 도널드 레델마이어와 대니얼 카너먼은 '고통스러운 검사가 지속된 시간'은 '환자가 기억하는 고통'과 그다지 상관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히려 '환자가 기억(회상)하는 고통'은 검사를 받는 동안의 '최고 고통(Peak Pain)'과 '마지막 순간의 고통(End Pain)'과 상관이 있었다는 것이죠. 



출처: http://office.microsoft.com/ko-kr/images/



그들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모 병원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온 154명의 환자와 담석 파쇄 시술을 받게 된 133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습니다.


레델마이어와 카너먼은 특별한 장치를 사용해 환자들에게 시술을 받는 동안 60초마다 한 번씩 고통의 정도를 측정하도록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환자들이 시술을 마치고 회복실에 누워 있을 때 '얼마나 시술이 고통스러웠는지'를 회고하여 평가하게 했죠. 레델마이어와 카너먼은 시술을 진행한 의사들에게도 환자가 경험했을 고통의 정도를 짐작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통계 분석 결과, 시술 받은 시간은 환자들이 경험한 고통 수준과 통계적으로 상관이 없었습니다. 시술을 짧게 받든 길게 받든 간에 환자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측정한 '최고 고통'이 높을수록 시술이 힘들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시술 마지막 순간에 측정한 고통(End Pain)이 강할수록 환자들은 시술 받는 게 매우 괴로웠다고 기억했죠. 


다시 말해, 시술 받는 동안 가장 아팠던 순간과 시술 마지막에 느끼는 고통이 시술에 대한 기억을 결정하는 변수였습니다. 시술 받은 시간, 즉 '총 고통(Total Pain)'이 환자들의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아니었죠. 시술이 빨리 끝났어도 '최고 고통'이 높았으면 '시술 받는 게 너무 괴로웠다'고 기억하고, '마지막 순간의 고통'이 컸다면 역시 그렇게 기억했던 겁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고 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때(한 달 후) 다시 한번 더 물었지만 대답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실험의 결과가 무엇을 시사하는 걸까요? 우리는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과거의 기억을 많이 참조합니다. 과거의 경험에 근거하여 전략의 세부 사항을 조정하기도 하죠. 하지만 여기에서 의문이 드는 것은 '우리가 기억하는 과거가 과연 과거 모습 그대로인가'입니다. 과거에 느꼈던 감정 상태가 과거에 대한 기억을 왜곡시키는 것은 아닐까요? 자금 부족이나 경쟁사의 압박 등과 같은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그 고통이 지속된 시간(즉, 총 고통)이 아니라 고통의 피크(최고 고통)에 의해 좌우된다면, 과거를 거울 삼아 결정되는 전략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조직이 경험했던 과거의 고통이 총량으로는 매우 컸지만 특별히 매우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을 때 여러분은 과거를 '견딜만 했다'고 '미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특별히 충격적인 일로 조직이 매우 큰 고통을 겪었다면 그 고통스러운 기간이 짧았더라도 여러분은 필요 이상으로 두려움이 앞서서 의사결정의 폭을 제한 받을지도 모릅니다. 과거로부터 배운다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도 매우 크죠.


여러분의 조직에는 과거에 어떤 위기가 있었습니까? 그 위기에 대한 기억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이 기억하는 고통은 견딜만 했습니까, 아니면 떠올리기조차 싫습니까?



(*참고논문)

Redelmeier, D. A., & Kahneman, D. (1996). Patients' memories of painful medical treatments: real-time and retrospective evaluations of two minimally invasive procedures. Pain, 66(1), 3-8.


반응형

  
,

한 달에 10권의 책을 읽는 비결?   

2013. 4. 1. 09:00
반응형


2013년 3월 21일부터 3월 31일까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남긴, 나의 짧은 생각들 그리고 좋은 말씀들



[선택에 대하여]


-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지가 포함되지 않은 선택은 선택이 아니다.


- " '사람은 자기가 한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은 힘있는 자들에게는 이득이 되지만 힘없는 자들은 대개 상처를 입는다."...from <마음대로 고르세요>


- "인생은 자신의 선택을 모두 합쳐놓은 집합체다"...by 알베르 카뮈


- "당신의 연봉은 당신의 가치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타인이 당신 대신 얼마를 받고 일하려 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from <마음대로 고르세요>


- 무엇에 집중하냐보다 무엇에 집중하지 말까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책 읽기에 대하여]


- 한 달에 10권의 책을 읽는 방법 : 하루에 TV를 2시간 본다고 가정하고 그 시간에 책을 읽는다면, 대략 3일 정도면 한 권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2시간에 100페이지 읽는 속도). 한 달이면 대략 10권 내외. 어려운 책을 읽더라도 최소 5권을 읽을 수 있죠. 시간이 없어 책을 못 읽는 게 아니라, 책읽기가 TV보다 후순위이기때문에 책을 읽지 않은 것이죠. 비결은 없습니다. ^^ 


- 첫 직장에서 어느 선배가 월급의 10퍼센트는 책 사는 데 쓰라고 조언했었다. 나는 무식하게 그 조언을 따랐다. 나의 지적 자산은 아직 볼품없는 수준이지만 대부분은 사서 읽은 책에서 나왔다.


- 이북으로 책을 읽으면 왠지 내것 같지가 않다. 책 내용도 내것이 되지 않는 듯하다.



[잡설]


- 우연히 부동산 시세 사이트에 가서 이곳저곳 시세를 보게 됐다. 내가 사는 곳의 가치는 내가 결정하는 걸까, 사람들이 결정하는 걸까, 란 생각을 잠시 해본다.


- OOO대학에 들어가려면 자격증을 몇 개나 따야 하는지 누가 묻는다. 웬 자격증?


- 여행을 가야 일몰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초보자가 공 세 개로 저글링하면 공 세 개를 다 놓친다. 하나만 던져 하나만 받아라.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자칭 소셜 미디어 전문가라는 사람이 블로그가 없거나 볼품 없고 SNS 팔로워도 얼마되지 않는다면 의심해 볼 일이다.


- 모 회사는 바닥에 입사지원서들을 쫙 깔아놓고 발을 사용해 양쪽으로 갈라놓는다고 한다. OOO와 OOO가 아닌 것으로.


-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살날이 무한히 남아있는 것처럼 행동하지는 않는가?


- 어떤 사람이 회사를 그만 둘 확률 = 1 / ('회사 때려치겠다'는 말을 한 회수)


- 실패를 안 하는 사람은 일을 시키기만 하는 사람.


- 축구공은 '둥굴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란 말이 있습니다. 말이 안 되는 소리죠. 공이 네모나면 결과를 예측하기 더 어렵습니다.


- 경제 성장과 경제적인 성장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물리적인 경제 규모가 커지는 것을, 후자는 경제활동이 비용보다 편익을 더 빨리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경제 성장만 추구하는 정책은 오히려 우리를 가난하게 만들 수 있다


- 자칭 진보라 자처하는 사람 중 보수보다 더 보수적인 사람들이 제법 있다. 타인을 위한다지만 결국 자기 이득이 제일 먼저인 사람들


- 성공에는 지름길이 없다. 비결도 없다. 아니, 성공 자체는 존재치 아니한다.


- 예쁘고 매력적인 이성을 보면 욕망이 솟아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본능이니까. 허나 그 욕망을 표출하는 것은 상대방을 존엄한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자기자신의 존엄성도 내다버렸다는 뜻이다.


-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by 조셉 스티클리츠


- 흔히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달걀도 하나, 바구니도 하나 밖에 없는 걸 어떡해? (있는 사람들의 배부른 소리)



[그렇지 않은가?]


- "나만 믿어"란 말은 "네 의견은 듣고 싶지 않아"란 말의 다른 표현이다. 그렇지 않은가?


- 한번 해보겠다는 말(노력해 보겠다는 말)은 실패하거나 포기할 생각이 있다는 말과 같다. 그렇지 않은가?


- 시간이 없어서 못했다는 말은 그 일이 우선적인 일이 아니라서 안 했다는 의미다. 그렇지 않은가?



[전략에 대하여]


- 경쟁은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물에서 노는 것


- 제품의 원가를 개선하면 가격을 내리고 싶은(그래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유혹에 빠진다. 망하는 길이다. 가격을 내리지 말고 그 돈으로 차별화를 기해야 한다.


- 제품(혹은 서비스) 차별화의 가장 큰 '적'은 최고의사결정자들이다. 제품 개발해본 사람은 어떤 뜻인지 알 것이다.


- 마케팅과 영업의 공통점. 둘 다 '팔기 위한 활동'. 마케팅과 영업의 차이점. 마케팅은 고객이 찾아오도록 만드는 활동. 영업은 고객을 찾아다니는 활동.


- 대부분 회사의 전략을 잘 들어보면 하나같이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귀결된다.


- 회사 실적이 안 좋으면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망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조금 늦출 뿐이다. 실적이 안 좋으면 실적이 좋게 만들어야지, 덜 쓴다고 실적이 나아지지 않는다. 당연한 건데 많이 망각한다.



[평가에 대하여]


- 직원들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싶다면(비록 매우 힘든 일이긴 하지만) 점수표를 들고 점수를 매기지 말라. 그 대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라.


- '점수로 매기는 평가'는 성과 향상을 위해 직원들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없게 만든다. 과학적이지도 객관적이지 않은 '평가 수치화'는 버려야 할 '신성한 암소'다.


- 일선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혁신적 사고'를 평가하는 기업이 있다. 혁신은 현재를 부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현재를 부정하길 진정 바라는 건가? 이렇게 엉뚱하고 그럴싸한 역량모델이 판친다.


- 정리해고를 실행했던 적이 있거나 계획 중인 기업이 직원들의 로열티를 기대하는 것은 물에 젖은 땔감에 불을 붙이려는 것과 같다.


-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기란 큰산을 옮기는 것보다 어렵다. 그냥 그대로 상대방을 인정하거나, 상대방이 조언을 원할 때만 조언하는 게 낫다.





[협력에 대하여]


- 협력은 기본적으로 자기희생을 전제로 한다. 하나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태도는 협력의 적이다.


- 협력은 평등을 전제로 한다. 평등이 없는 한 협력은 없다. 평등이 전제되지 않는 협력은 탄압과 굴종의 관계일 뿐이다.


- 용서를 비는 사람이 진심이 없다고 느끼면 용서가 안 된다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용서를 구하면 용서해야 할 의무는 없다. 용서도 자유다.



[기업 경영에 대하여]


- 경영자들은 직원들에게 자기 방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짜로 열려 있는가? 누군가가 게이트 키핑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물리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 직원들에게 회사를 발전시킬 아이디어를 요청하면, 사실 CEO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지엽적이고 자기본위적인 것 같다. 그러나 그래도 그 아이디어를 채택해야 한다. 더 중대한 아이디어 창출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생산성 향상을 지시한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잉여인력이 생기기 마련이라 '노는 인력'이 눈엣가시로 보인다. 결국 인력 조정을 결심한다. 직원들에게 생산성을 높이라는 말,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고민하는가?


- 자신이 혁신의 가장 큰 장애물임을 깨닫는 경영자는 별로 없다.


- "기업의 회장들이 고객을 생각하는 시간은 투자자를 생각하는 시간보다 더 적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는 낮은 직급의 사원들을 떠올리는 시간은 그보다 더 적을 것이다."...from <사장의회사vs사원의회사>


- 경영진이 회사의 중요 의사결정 사항을 직원들에게 숨겼다가 터뜨린다면 그것은 직원을 파트너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말로는 직원들을 파트너라고 이야기한다 해도.


- "많은 기업이 실제 소유권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사원들의 주인의식을 앙양하기 위해 애쓴다. 이는 기만에 가깝다"...from <사장의회사vs사원의회사>


- "주주가치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개념이다. 주주가치란 결과일 뿐, 결코 전략이 될 수 없다. 당신의 가장 중요한 기반은 당신의 사원과 고객, 그리고 제품이다"...by 잭 웰치 (2009년 3월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 "소유권이 경영자에게 있는 한 '권한 이양(또는 권한 위임)'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다. 언제든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from <사장의회사vs사원의회사>


- 직원은 자원이 아니다. 파트너다.



[일에 대하여]


- "근면은 노예의 덕목이다."...by 강신주


- "노예는 밥은 먹되 일은 안 하고자 한다. '어떻게 하면 일을 안 할까?' 이것이 노예의 모토다"...by 강신주


- "우리는 일하려고 사는 게 아니다. 삶을 향유하기 위해 사는 것이다"...by 강신주


- "타인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노예이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주인이다. 노예란 별게 아니다"...by 강신주


-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할 거면 왜 일해야 하는가? 변명하지 말라."...by 강신주


- "누군가를 만났을 때 더치페이하자고 말하는 것은 사랑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당신에게 투자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자신의 등에) 업는 것이다."...by 강신주


- "근면의 가치를 헷갈리지 마라. 근면한다고 그 일을 좋아지는 게 아니다. 그 일이 좋으면 저절로 근면해진다.(근면은 추구할 가치가 아니라 결과일 뿐이라는 뜻)"...by 강신주


- "내세에서 젖과 꿀이 흐르길 기대하지 말고, 지금 여기에 젖과 꿀이 흐르게 하라"...by 강신주


- 일은 돈 되는 일과 돈 안 되는 일로 일을 구분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일과 내가 원하지 않는 일로 나뉠 뿐이다.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