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몇 가지 병폐들   

2013. 2. 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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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일부터 2월 18일까지 페이스북에 남긴 짧은 생각들.



[대기업의 병폐에 대하여]


- 많은 회의들이 '열심히 일했다'란 느낌을 스스로에게 피드백하기 위해 행해진다.


- TV 프로그램들은 '중학교 2학년생'이 봐도 이해할 만한 수준에 맞춰져 있다고 한다. 직원들의 수준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나 기업의 여러 가지 변화 프로그램들도 중학교 2학년생의 눈높이로 제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변화 프로그램들은 어렵고 복잡하고 일회적인 데다가 때로는 지나치게 감성적이다.


- 인사부서들은 '인사 만족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하지만 인사 만족도 값은 별 의미가 없다. 평가, 보상, 승진 등이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한 인사 만족도는 절대 나아지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줄세우기'식 인사제도는 필연적으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테니까.


- 많은 회사들이 워크 스마트(Work Smart)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다. 하지만 대개 스마트 기기 활용, 사무 환경 개선, 탄력 근무제 같은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진정한 워크 스마트는 '워크 다이어트(Work Diet)'가 되어야 한다. 직원들에게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란 불만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쓸데없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대기업의 가장 큰 병폐는 바로 '실제 효과'보다는 '보여주는 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데에 필요 이상의 힘을 쓴다. 형식이 내용을 압도해 버리는 것이다.


- 많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가족이 되자고 말한다. 그런데 가족같은 회사가 가능하긴 할까? 가족이 되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난 별로 회사 구성원들이 가족같이 지내길 원치 않는다.


- 좋은 보고서는 명사와 동사가 눈에 띄고, 나쁜 보고서는 형용사와 부사가 눈에 띈다.





[전문가에 대하여]


- 우리가 신뢰해야 할 전문가는 무언가를 잘 안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를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 우리는 평소 권위주의에 혐오감을 드러내면서도 정작 권위를 벗어 던진 진정한 전문가들을 평가절하하곤 한다.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 섰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을 그저 방송인이라고 격하시켜 불렀던 것처럼.


- 나르시시스트들은 본인이 창의적인 줄 안다. 나르시시트처럼 굴면 본인이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줄 안다.


- 화이트 칼라 범죄자들은 일반인보다 '성실'하다. 거짓말이 아니다. 나르시시스트인 화이트 칼라 범죄자는 특히 성실하다.



[갑과 을에 대하여]


- "옛날 옛날에 갑과 을이 살았어요. 을이 갑이 시키는 일을 묵묵히 했어요. 힘들어도 참았어요. 갑이 일을 안 시키면 밥을 못 먹기 때문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갑이 회사에서 짤렸어요. 갑은 재기를 노렸지만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을은 다른 갑을 위해 일하며 그런대로 잘 살았어요"


- "옛날 옛날에 갑과 을이 살았어요. 갑은 을에게 힘든 일을 많이 시켰어요. 하지만 밥은 조금 밖에 주지 않았어요. 어느날 자신이 갑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나타났어요. 원래의 갑은 사실 을이었던 거에요. 이제 병이 된 을은 갑보다 을이 더 무섭다는 게 슬펐어요."



[MBC에 대하여]


- MBC의 영문 회사명이 오늘부로 변경됐다는 전언.  MBC = Muscle Builder Conservatives


- MBC의 알통 사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하는 대표적인 사례. 외국의 보수-진보 구분과 우리나라의 보수-진보 구분을 동일시하여 생긴 우스꽝스러운 사례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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