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보상이 성과를 높이지 못하는 이유   

2012. 10.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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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마르시아노(Paul L. Marciano)의 'Carrots and Sticks Don't Work'을 읽다가 고개를 끄떡이게 만드는 부분을 읽었습니다. 바로 차등보상(Reward Program)이 오히려 직원들의 동기를 전반적으로 떨어뜨린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마르시아노는 직원들을 탑퍼포머(우수성과자), 저성과자, 중간성과자(탑퍼포머와 저성과자 사이의 직원)으로 구분한 후에 각각에게 차등보상이 효과가 없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마르시아노의 논리가 수긍할 만한지 판단해 보기 바랍니다.





차등보상이 성과를 높이지 못하는 이유 1 


[질문] 어떤 직원들이 차등보상 프로그램에 의해 '인정'받는가?

[답변] 탑퍼포머(우수성과자)들이다.

[이유] 그렇다면, 이미 동기가 충만하고 성과가 높은 직원들이 보상 프로그램에 의해 혜택 받고 인정 받는다는 뜻이다. 그런 직원들이 얼마나 '더' 동기가 충만해지고 얼마나 성과를 '더' 높일 수 있을까? 탑퍼포머들은 이미 98점을 받은 학생에 비유할 수 있다. 성과를 더 높일 만한 여지가 없다.

[결론] 따라서, 차등보상은 탑퍼포머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



차등보상이 성과를 높이지 못하는 이유 2 


[질문] 저성과자에게 차등보상 프로그램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답변]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유] 탑퍼포머들만 인정 받을 뿐 저성과자들은 제외된다. 저성과자들의 입장에서 차등보상 프로그램은 자신들이 얼마나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지, 얼마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확인시켜 줄 뿐이다. 저성과자들의 동기는 더 떨어질 뿐이다.

[결론] 따라서, 차등보상은 저성과자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



차등보상이 성과를 높이지 못하는 이유 3 


[질문] 중간성과자들에게 차등보상 프로그램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답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유] 차등보상 프로그램이 실시되는 동안에는 중간성과자들 중 많은 이들이 '당근'을 받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당근의 대부분은 탑퍼포머들에게 돌아간다. 심리학적으로, 당근을 못 받은 중간성과자들은 '왜 받지도 못할 당근을 위해 애를 써야 하지?'라고 생각하며 태도를 바꾼다. 자발적으로 노력하려 하지 않고 차등보상 프로그램 실시 전에 비해 동기가 더 떨어진다.

[결론] 따라서, 차등보상은 중간성과자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


[최종결론] 차등보상은 직원들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참고도서)

Paul L. Marciano, <Carrots and Sticks Don't Work: Build a Culture of Employee Engagement with the Principles of RESPECT>, McGraw-Hill,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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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쯤 읽다 만 책이 많은 이유는?   

2012. 9. 2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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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글('살이 빠지면 다시 찌는 또 하나의 이유')에서 목표 달성도가 높아질수록 목표 달성에 방해되는 행동에 관심을 많이 가질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한다는 점을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언뜻 보면 그 글의 내용과 반대된 것 같지만 결국은 동일한 결과를 얻은 연구 결과를 살펴볼까 합니다.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안드레아 보네찌(Andrea Bonezzi)는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최초 시작점을 기준으로 삼느냐 최종 도달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목표를 이루려는 동기가 변해간다는 점을 실험으로 밝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처음에는 '지금까지 얼마를 이루었느냐(To-Date 프레임)'란 기준으로 목표 달성도를 인식하지만, 중간을 지나면서는 '앞으로 얼마나 남았느냐(To-Go 프레임)'이란 기준으로 목표 달성도를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U자형 그래프 모양으로 과제를 처음 시작할 때는 동기가 충만하다가 서서히 감소하고, 목표 달성도가 50% 정도되면 동기가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르며, 차차 목표에 가까이 갈수록 다시 동기가 살아난다는 것이 보네찌의 연구 결과입니다. 따라서 목표 달성도가 중간 정도에 이르렀을 때 목표를 포기할 가능성도 높음을 지적하고 있죠. 





250페이지짜리 책을 완독해야 하는 과제로 예를 들어볼까요?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지금까지 얼마나 읽었나'란 관점으로 목표를 인식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10페이지를 읽었다면 그 다음에 읽는 1페이지는 10분의 1로 인식되지만, 50페이지까지 읽었다면 그 다음에 읽는 1페이지는 50분의 1로 느껴집니다. 1페이지의 '상대적인 기여'가 책읽기가 진행될수록 작게 느껴지기에 점점 동기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책의 중간 쯤을 읽을 때 가장 힘겹다는 느낌을 갖게 되죠. 보네찌의 표현대로 '꼼짝없이 중간에 끼이는(Stuck in the middle)'는 상태가 되어 자기도 모르게 책에서 손을 떼고 다른 일에 한눈 팔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책읽기의 고통을 이겨내어 중간 지점을 넘어 읽기 시작하면 목표를 인식하는 기준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냐'로 바뀝니다. 앞으로 읽을 분량이 50페이지 남았을 때 그 다음에 읽는 1페이지는 50분의 1에 해당되지만, 10페이지가 남았을 때는 그 다음에 읽는 1페이지는 10분의 1로 느껴집니다. 따라서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를수록 동기가 충만해집니다.


이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보네찌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영어 단어에 들어있는 철자를 사용하여 다른 단어를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manager란 단어를 가지고 gear, range 등의 단어를 만들면 되는 게임이었죠. 모두 9개의 단어를 차례로 참가자에게 제시했는데, 특정 단어를 두 번째, 다섯 번째, 여덟 번째에 위치시켜서 참가자들의 성과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참가자들이 특정 단어가 두 번째와 여덟번 째로 제시될 때보다 중간 순서인 다섯 번째에 제시될 때 가장 성적이 나빴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과제 수행 과정의 중간지점에서 동기가 가장 떨어진다는 사실이 나타났던 것이죠. 하지만 과제 수행의 초기와 말기에 성적이 좋은 이유는 아직 불분명했습니다.


보네찌는 다른 주제의 실험을 끝낸 후에 수고료로 15달러가 든 봉투를 주면서 총 300달러를 모금하기로 한 기부 프로젝트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모금 목표액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245달러, 145달러, 55달러가 남았다고 각각 설명할 경우(To-Go 프레임)와, 지금까지 모인 모금액이 55달러, 155달러, 245달러라고 알려줄 경우(To-Date 프레임)에 참가자들이 자기의 수고료에서 얼마나 돈을 기부할 의사가 있는지 알고자 했습니다. 목표 모금액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을 들은 참가자(To-Go 프레임)들은 245달러나 155달러가 남았다는 말을 들을 때보다 '앞으로 55달러가 남았다'는 말을 들을 때 더 많은 돈을 기부했습니다. 반면, 지금까지 이미 모금한 금액을 들은 참가자(To-Date 프레임)들은 245달러나 155달러를 모금했다는 말을 접할 때보다 '지금까지 55달러를 모금했다'는 말을 들을 때 더 많은 돈을 기부했죠. 목표 달성도를 '지금까지 얼마를 이루었느냐(To-Date 프레임)'로 인식했을 때는 과제 수행의 초기에 동기가 높았지만, 목표 달성도를 '앞으로 얼마나 남았느냐(To-Go 프레임)'를 기준으로 목표 달성도를 인식했을 때는 과제 수행의 말기에 동기가 높았던 것입니다. 결국 어떤 프레임으로 목표 달성도를 인식하든 간에 중간 지점에서의 동기가 가장 낮았습니다.


9개의 에세이를 읽고서 오타를 잡아내도록 한 세 번째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 아무런 프레임을 제시하지 않는 조건을 이번에는 포함시켰죠. 프레임 없는 조건에서 참가자들은 첫 번째, 두 번째, 여덟 번째, 아홉 번째 에세이의 오타는 비교적 잘 잡아냈지만, 다섯 번째 에세이를 읽을 때는 성적이 가장 저조했습니다. 이것으로 사람들은 과제를 수행해 가면서 처음과 마지막에는 목표를 이루려는 동기가 크지만 중간 지점에서는 동기가 가장 낮다는, "U자형 가설"이 규명되었습니다.  즉, 처음에는 시작점으 목표 달성도의 기준을 삼지만 중간 지점을 지나면서는 도달점을 목표 달성도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죠.


지난 번 글('살이 빠지면 다시 찌는 또 하나의 이유')에서 설명한 피쉬바흐의 실험(목표에 가까이 갈수록 목표 달성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싶어한다는 결과)와 보네찌의 연구가 서로 배치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피쉬바흐의 연구 내용을 곰곰히 살펴보면 '지금까지 얼마나 이루었냐'는 To-Date 프레임에서 사람들의 동기가 얼마나 저하되는지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실험은 서로 맥이 통합니다. 


목표 달성 과정에서 '중간 지점에 끼여서(Stuck in the middle)'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어 한다는 점이 보네찌 연구의 가장 큰 시사점입니다. 과제 수행의 초기에는 목표 달성 과정에 새로 돌입한다는 신선감에, 말기에는 목표 달성을 곧 이루어낸다는 기대감에 높은 동기를 갖습니다. 하지만 목표가 뭐든 간에 중기가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어떻게 해야 동기가 과도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방지할 것인지가 목표 달성을 담당한 직원과 그의 상사가 유념해야 할 부분입니다.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과제 수행의 초기나 말기가 아니라 중기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하겠죠. 중기에 이르면 원래의 목표를 몇 개의 세부 목표로 나눠 제시함으로써 목표 달성에 임하는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250페이지 책의 125페이지 부근에서 책읽기가 힘들어지면 '앞으로 20페이지만 더 읽자. 다 읽으면 미련없이 책을 덮고 나중에 또 보자.'라는 작은 목표들을 세우면 좋겠죠. 제가 주로 쓰는 방법인데, 어느 순간이 지나면 탄력을 받아 20페이지 이상을 읽게 됩니다.


동기 저하의 U자형 패턴을 기억한다면 오히려 힘든 중간 시기를 이겨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여러분은 중간에 끼어있지 않습니까? 중간쯤에서 읽기를 중단한 책이 얼마나 많습니까?



(*참고논문)

Andrea Bonezzi, C. Miguel Brendl, Matteo De Angelis(2011), Stuck in the Middle: The Psychophysics of Goal Pursuit, Psychological Science, Vol.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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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사 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샵 실시   

2012. 9. 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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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퓨처컨설팅은 교육문화산업의 리더인 T사의 관리자 승격 후보자를 대상으로 '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샵' 교육을 진행합니다. 다음과 같은 커리큘럼으로 모두 16시간(2일)으로 이뤄진 이번 워크샵은 관리자로서 전략적 마인드를 제고하고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을 통한 불확실성 대비 역량을 함양할 목표으로 실시됩니다. 이론적인 교육 이외에 직접 경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습으로 과정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워크샵 진행 현장)



[커리큘럼 : 총 16시간)

주제

소주제

세부 내용

시나리오 플래닝의 필요성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이유

- 나비효과와 메칼프 법칙

- 상호작용과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3가지 원인들

- 불확실성이 위험한 이유

불확실성의 의미

- 불확실성의 의미

- 불확실성과 확률과의 관계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자세

- 불확실성을 기질적으로 싫어하는 이유

-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일반적인 자세

- 직원이 갖춰야 시나리오적 자세란?

예측의 허상

- 예측으로 인한 폐해

- 벤치마킹으로 인한 전략의 실패 사례

- 예측에 기반한 사업계획의 실패

- 예측 실패 사례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 개괄

시나리오 플래닝의 정의

- 시나리오 플래닝의 정의

- 예측과 시나리오의 차이점

- 건강한 미래관이란?

- 시나리오 플래닝 성공 사례

Future Backward 방식의 
시나리오 플래닝

- Future Forward vs. Future Backward

- Future Backward 방식의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

Future Forward 방식의
시나리오 플래닝

- 물고기 모델이란?

- 핵심이슈 선정 / 의사결정요소 도출

- 변화동인 규명 / 시나리오 수립

- 시나리오 라이팅 / 대응전략 수립 / 모니터링

시나리오 플래닝의 활용과 사례

- 시나리오 플래닝의 활용 분야와 선도 기업의 성공사례

- 실생활 문제에 시나리오 플래닝을 적용하는 방법

- 간단한 주제를 가지고 직접 문제를 해결

심화학습 :

핵심이슈 선정

핵심이슈의 정의

- 핵심이슈의 정의

- 핵심이슈가 있는 것과 없는

- 기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핵심이슈

핵심이슈 선정 절차

- 핵심이슈를 선정하는 이유

- 이슈 파악을 위한 인터뷰

- 기업에서 실천할 있는 인터뷰 방법

핵심이슈 구성

- 핵심이슈에 포함될 사항들

- 핵심이슈 기술표 작성법

심화학습 :

 시나리오 재료
 확보

의사결정요소의 정의

- 의사결정요소의 정의

- 의사결정요소의 요건

- 의사결정요소 예시

의사결정요소도출 절차

- 의사결정요소를 선정하는 이유

- 의사결정요소 도출을 위한 질문법

변화동인의 정의

- 변화동인의 정의

- 변화동인의 요건

- 변화동인의 예시

변화동인 규명 절차

- 변화동인 규명의 틀과 유의사항

- 극점의 정의

- 변화동인 규명 사례

- 변화동인맵 작성법

- 변화동인 기술표 작성법

심화학습 :

 시나리오 수립

변화동인 평가

- 변화동인 평가 기준 : 영향도와 불확실성의 의미

- 평가 Matrix 적용 방법

- 영향도를 먼저 평가해야 하는 이유

핵심변화동인의 의미

- 핵심변화동인이란?

- Cross Impact 분석

- Cross Impact Matrix

시나리오 수립

- 핵심변화동인과 시나리오 조합과의 관계

- 시나리오명의 중요성

- 시나리오 수립 예시

시나리오 라이팅의 필요성

- 시나리오 라이팅이란?

- 시나리오 라이팅이 필요한 이유

- 시나리오 라이팅의 절차

인과분석

- 인과분석의 방법

- 인과분석의 예시

시나리오 라이팅 요령

- 시나리오 형식 결정

- 시나리오 작성시 유의사항

심화학습 :

시나리오 대응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 대응전략 수립 절차

-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의 의미

- 기회/위협 분석표 작성법

전략대안 마련

- 전략요소 및 옵션의 의미

- 전략대안을 추출하는 방법

적합도 판단기준 설정

- 적합도 판단기준의 의미

- 적합도 판단기준이 되기 위한 조건

최적전략대안선정

- 적합도 평가 방법

- 시나리오별로 적합한 전략대안 판단법

- 최적전략대안 선정의 필요성

- 최적전략대안 선정을 위한 4가지 질문

모니터링 절차

- 모니터링의 필요성

- 모니터링의 절차

모니터링 요소 도출

- 모니터링 요소의 의미

- 모니터링 요소 도출 방법

- 모니터링 요소 정리표 작성법

사인포스트 설정

- 사인포스트의 의미

- 사인포스트 설정 방법

- 사인포스트 설정 예시

- 사인포스트가 갖춰야 요건

- 사인포스트 정리표 작성법

임계치 설정

- 임계치의 의미

- 임계치 설정 방법

- 임계치 설정표 작성법

시나리오 현실화 가능성 평가

- 모니터링 리포트 작성법

- 모니터링 스코어카드 작성법

과정 정리

과정 평가

- 객관식 평가 문항 20문제 풀이

과정 정리

-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의 흐름 정리

- 실제 적용시의 이슈와 해결법


향후 예상되는 경영의 불확실성으로 많은 조직들이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딜레마에 빠진 의사결정사안에 대한 답을 얻어보기 바랍니다.


워크샵 또는 특강 문의는 다음의 연락처로 전화 주시면 상세히 안내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사무실 : 02-733-1568

- 휴대폰 : 010-8998-8868 (유정식 대표)

- 이메일 : jsyu@infuture.co.kr 또는 jsyu@infutu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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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빠지면 다시 찌는 또 하나의 이유   

2012. 9. 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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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경영대학원의 에일렛 피쉬바흐(Ayelet Fishbach)는 45명의 여대생들에게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몸무게와 현재의 몸무게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물으면서 수직선을 제시했습니다. 수직선 가운데에 위치한 빈칸에 현재의 몸무게를 쓰게 하고 이상적인 몸무게를 수직선 상에 표시하게 하고 두 점 사이를 색칠하도록 했죠. 그런데 피쉬바흐는 여대생의 절반에게는 양 끝점이 각각 -5파운드와 +5파운드인 수직선(좁은 수직선)을 주고, 나머지 여대생들에게는 -25파운드와 +25파운드인 수직선(넓은 수직선)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몸무게가 125파운드(약 57킬로그램)이고 이상적으로 여기는 몸무게가 120파운드(약 54킬로그램)이라고 가정하면, 좁은 수직선을 받은 학생은 넓은 수직선을 받은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더 넓은 범위를 색칠해야 합니다. 색칠을 많이 하면 자연스럽게 '내가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하는구나. 아직 멀었네.'란 생각을 갖게 되는 반면, 색칠을 적게 하면 '목표 체중과 현재 체중이 그리 차이 나지 않네? 내가 살을 많이 뺀 모양이구나.'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피쉬바흐는 목표 달성도를 인식하는 차이가 목표 달성을 추구하는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자 했습니다. 그녀는 여대생들에게 실험과 관계 없는 설문에 응답하게 하고는 고마움의 의미로 초콜릿바와 사과를 주겠다고 했죠. 단, 초콜릿바와 사과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게 실험의 핵심이었죠. 넓은 수직선을 받은 여대생들 중 85퍼센트가 초콜릿바를 선택한 반면, 좁은 수직선 조건의 여대생들은 58퍼센트만 초콜릿바를 골랐습니다. '목표와 차이가 크지 않다.'라고 느낄수록 초콜릿바처럼 다이어트에 방해가 되는 음식을 선택하는 등 '체중 감량'이라는 목표에 반(反)하는 행동을 더 많이 한다는 결과였죠. '나는 충분히 살을 뺐으니 이제 좀 즐겨도 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목표 몸무게처럼 자신이 정한 목표가 아니라 사회적인 기준에 얼마나 도달했는가를 인식하는 차이도 어떤 결과를 나타내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피쉬바흐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지난 주에 얼마나 오랫동안 공부했는지 적도록 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적어야 할 종이에는 이미 다른 학생의 공부시간이 고의로 적혀져 있었습니다. 피쉬바흐는 그 값이 30분인 경우(낮은 사회적 기준)와 5시간인 경우(높은 사회적 기준)로 나누어 참가자들에게 제시해 보았습니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공부시간을 적은 다음에는 '친구와 함께 외출하기', 'TV 시청하기', '재미있게 놀기'와 같이 비학업적 활동에 얼마나 흥미를 느끼는지 물었습니다. 통계를 내보니 낮은 사회적 기준 조건의 학생들이 비학업적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싶어했습니다. 다른 학생이 적게(30분) 공부한다는 것을 본 참가자들이 '나는 충분히 공부했어.'라는 생각으로 인해 공부에 반하는 행동에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된 것입니다. 이 실험 역시 목표와 현재 상태 사이의 차이를 적게 인식할수록 목표와 일치하지 않게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보여줍니다.


위의 두 실험 결과는 목표까지 얼마나 남았는가를 확인하는 행동이 목표 달성을 저해하는 활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추론케 합니다. 피쉬바흐는 참가자들을 둘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학업, 저축, 건강 유지라는 목표 각각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몰입'하고 있는지를 묻었고(몰입도 조건), 두 번째 그룹에게는 동일한 목표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는지를 질문했습니다(달성도 조건). 그런 다음, 밤에 친구들과 어울려 놀 가능성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도록 했죠. 달성도 조건의 참가자들은 목표에 부적절한 행동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반면, 몰입도 조건의 참가자들은 그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았습니다. 목표 도달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유지하려면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점검하기보다는 얼마나 노력하고 몰입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피쉬바흐는 체육관에 운동하러 들어가는 학생들과 운동을 끝내고 나오는 학생들에게 각각 건강 유지를 위한 운동의 효과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런 다음 저녁식사로 맛있지만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얼마나 먹고 싶은지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운동을 끝낸 후의 학생들보다 운동하기 전의 학생들이 운동의 효과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운동하기 전의 학생들이 운동 후의 학생들에 비해 느끼한 음식을 더 많은 관심을 보였죠. 따라서 운동 효과를 높게 인식할수록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에 더 많이 끌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목표에 더 많이 다가갔다고 느낄수록 목표에 반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 실험에서도 드러난 것이죠.


이처럼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목표에 많이 도달했다고 생각할수록 그 목표로부터 벗어나려는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됩니다. 저울에 체중을 달아보고 '2킬로그램이나 빠졌네. 목표까지 5킬로그램 밖에 안 남았어.'라고 기뻐하면 무의식은 우리에게 기름기 많고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어도 된다는 '면허증'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빠졌던 2킬로그램이 다시 불어버린 몸무게를 보고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죠. 목표까지 얼마나 남았느냐를 확인하는 행동이 오히려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어 버리는 겁니다.


피쉬바흐의 실험을 조직에서의 MBO 목표 달성에 바로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수치를 정해두고 목표 달성도를 강조하며 직원들을 독려하는 방식이 오히려 목표에 반하는 행동, 목표 도달을 유보하려는 행동을 자극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직원들을 코칭하는 관리자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입니다. 타겟을 정해두는 MBO가 과연 옳은지도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피쉬바흐의 세 번째 실험이 시사하듯이, 목표 달성도보다는 목표에 얼마나 몰입하는지를 점검해 나가는 방식이 목표에 일치하도록 직원들의 행동을 유지시키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MBO에서 정해놓은 타겟이 절대적으로 '옳은' 값일까요? 100이란 타겟을 달성한 직원에게 '이제 할 만큼은 다 했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요? 타겟을 정해둠으로써 목표 달성도에 관심을 두도록 만들면 100을 넘어선 성과가 진짜로 도달해야 할 수치인데도 불구하고 100 언저리에서 멈춰 버리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타겟을 정해놓은 관행이 이런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겠습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목표에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자주 확인하는 것보다 목표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집중할 때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피쉬바흐의 연구가 주는 시사점입니다. 타겟에 근접했다 해도 목표 달성에 몰입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느낀다면 목표에 반하는 행동에 면허증을 발부하는 일을 의식적으로 제어해야겠습니다.



(*참고논문)

Ayelet Fishbach, Ravi Dhar(2005), Goals as Excuses or Guides: The Liberating Effect of Perceived Goal Progress on Choice,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Vol.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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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행동이 다른, 경영의 현장   

2012. 9. 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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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여러분도 말과 행동이 다른, 모순적인 면이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 잡을 수 없는 경영의 본질?)



장기적인 미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 그러나 적어도 3~5년 먼 미래만 하루종일 생각하는 직원을 두지 않는다.

==> 그러면서 평가는 단기적으로(1년 단위로) 한다.


일하는 데에 돈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 그러나 우수인재를 데리고 오려면 돈을 많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의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 그러나 회사가 어려워지면 1시간 더 근무하자고 제안한다.


인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 그러나 이미 회사에 있는 인재는 신경 쓰지 않는다. 

==> 우수인재는 항상 외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랫 직급에서 일 잘한다고 팀장으로 승진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 그러나 아랫 직급에서 일 잘해야 승진시킨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 그러나 보고체계는 그대로 유지한다.

==> 보고체계를 뛰어넘는 소통은 제재를 받는다.


일의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 그러나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것은 참지 못한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 그러나 버려야 할 사업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 늘 '결정 장애'다.


틀을 깨는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그러나 틀을 깨는 사고가 제시되면 비난할 준비를 한다.


독창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 그러나 다른 회사가 하지 않은 전략이라면 성공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한다.


권위주의를 타파하자고 말한다.

==> 그러나 사장실과 임원실은 필요 이상으로 크다.


휴가를 다 소진하라고 말한다.

==> 그러나 다 소진하기 위해 휴가를 자주 쓰면 일 안 한다고 뭐라 한다.


우수한 여성인재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 그러나 출산휴가 가면 싫어한다.


괴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그러나 평가할 때는 괴짜에게 낮은 점수를 준다.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라고 말한다.

==> 그러나 '다음날 아침'까지 완성해서 보고하라고 말한다.


사회에 기여하자고 말한다.

==> 그러나 정작 직원들의 삶의 질은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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