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글을 쓰는가?   

2021. 7. 12. 13:25

처음에는 좋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누구도 만나지 말아야 하는 그 시간이 좋았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물난리에 전혀 피해 받지 않을 고지대의 뽀송뽀송한 집에 앉아 도로가 잠기고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위로 강물이 범람한다는 뉴스를 TV로 접할 때 느껴지는 이기적 안전감이랄까? 

 

원래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고, 하루라도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성미는 더더욱 아니며(사람을 많이 만나면 나는 에너지가 급격히 고갈된다), 오래 전부터 혼자 일하며 ‘직주일체’의 업무 환경에 익숙해 있는 터이니 ‘대역병의 시기’는 내게 내적 지향의 삶을 고요하게 살아도 별 문제 없다는 윤허를 내린 듯 했다.  “코로나 때문에 이번 강의는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베트남 여행(2020년 1월)에서 돌아와 클라이언트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을 때는 마음 속으로 ‘아싸~’를 외쳤다. 갑자기 빈 시간을 어떤 호작질을 하며 놀지 궁리하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참으로 좋은 시간이었다. 통장이 ‘텅장’이 될 때까지는.

 

신종플루나 사스, 메르스처럼 금세 지나가고 말 것이라 생각했던 코로나 19가 팬데믹으로 확대되면서 제법 차 있던 내 일정표는 어느새 새까만 취소선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아뿔싸, 일이 끊기고 만 것이었다! 대면을 해야 하는 강의나 워크숍을 코로나 시국에 누가 하려 하겠나? 컨설팅 역시 특성상 원격으로는 서비스가 곤란한 지라 뚝 끊기기는 매 한가지였다. 곧 나아지겠지, 애써 불안감을 감추며 놀기에 전념했지만, 4월에 이르러 역대급의 최저 한 달 소득(몇 십만 원)을 손에 쥐고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정지출 규모가 제법 되다 보니 이러다가 마이너스 대출 한도까지 다다르는 건 아닐까, 위기감이 엄습했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놀아도 노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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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 - 교보문고

“일이 끊겨서 글을 쓰고 책을 냈습니다”『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는 코로나 19로 인해 한순간에 일이 끊겨서 어쩔 수 없이 글쓰기로 견뎌야 했던 1년 6개월 남짓의 기록이다. 직업이 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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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사람들은 재빠르게 변화에 적응했다.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이들은 줌(Zoom) 강의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기 시작했고 제법 많은 강의를 수주하는 듯 보였다. 유튜브를 지렛대 삼아 수십,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리며 코로나 때 새로운 스타로 등극한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일이 끊긴 시대에도 돈 벌 사람은 돈을 버는구나 싶었던 나는 그들을 부러워하며 동시에 시기했다. 그리고 고민했다. “난 뭘 해야 먹고 살지?”

 

몇년 전부터 나는 컨설팅이나 강의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을 버리고 싶었다. ‘유 대표’라는 진부한 직함 말고 ‘유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려야겠다는 생각을 해오던 터였다. 체력도 딸리기 시작하고 워낙 빛나는 재능을 지닌 이들이 많기에 컨설팅과 강의라는 궤도에서 천천히 하강하여 ‘유 작가’라는 활주로로 연착륙할 생각이었다. 그간 내가 낸 책과 번역서들이 연착륙에 도움이 되는 안정된 기류를 만들어 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게 없다고 했던가? 코로나 19라는 돌발변수가 튀어 나와 3 ~ 4개월이라는 단기간에 경착륙를 시도하라고 강제할 줄 누가 알았나? 나는 지면과의 충돌을 대비하며 작가로서 첫 헬멧을 급히 뒤집어 써야 했다.

 

내가 쓴 헬멧은 「주간 유정식」이었다. 경영을 주제로 한 글을 써서 주간지 형태로 발간하고 싶다는 생각은 사실 오래 전부터 가졌던 계획이었는데, 게으르기도 하고 다른 일로 바쁘기도 해서 미뤄두고 있었다. 어렴풋한 의도만 가졌던 터라 구체적인 발간 계획을 서둘러 마련해야 했다. 어떤 컨텐츠를 담을지, 외양 디자인은 어때야 하는지, 구독자는 어떻게 모집해야 하는지, 또 구독료는 얼마로 설정해야 하는지 등 막상 시작하려니 고려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상황이 다급하니 못할 것은 없었다. 내가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으니까. 글쓰기가 큰 돈이 될 리는 만무했으나, 도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텅장’이 울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한 달을 좌충우돌하다가 2020년 4월 21일 화요일, 「주간 유정식」 1호가 200여 명의 구독자들에게 처음으로 발송되었다(나중에 구독자 수는 270여 명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어느덧 1년이 지나 50호(2021년 4월 13일)를 끝으로 시즌 1이 무사히 완간되었다.

 

매주 3편의 칼럼(200자 원고지 60매 이상)을 쓰는 일은 예상보다 매우 고됐다. 주중에 자료 조사를 하고 주말에 3편의 글을 쓰는 패턴이 50회나 반복됐고 휴일을 제대로 쉰 적이 없었다. 게다가 도중에 출판사로부터 번역서 3권을 의뢰 받는 바람에 매일 토 나올 정도로 워드 프로그램과 씨름해야 했다. 무리를 한 나머지 나는 두어 번 크게 앓았고 구독자들께 양해를 구해 휴간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를 악물고 글을 썼다. 책 제목 그대로, 일이 끊겨서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위기가 닥칠 때마다 나는 글쓰기를 주무기로 꺼내 들었다. 독립해 컨설팅을 시작할 때 이름을 알리고 입지를 다질 목적으로 첫 책 『경영유감』을 썼고, 2007년에 무리해서 집을 사는 바람에 가계를 꾸려 나가기가 어려웠을 때는 단 3개월 만에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를 써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한눈 팔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다.

 

2008년에 금융위기가 불어닥쳐 모든 산업이 불확실성에 휩싸일 때는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책을 씀으로써 경영계에서 ‘시나리오 플래닝 하면 유정식’이라는 네임 밸류를 선점했다. 

 

슬슬 컨설팅 수주건이 줄어들어 매출의 50% 밑으로 떨어지자 나는 ‘컨설팅은 한물 갔구나.’ 판단했다. 그때부터 나는 블로그를 개설해 매일 한 편씩 글을 꾸준히 올리기 시작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영의 시사점을 주는 논문이라면 뭐든 읽고서 그 내용에 내 생각을 더해 글을 썼던 것이다. 무려 5년 이상 매일 글쓰기를 지속한 결과로 탄생한 책이 『착각하는 CEO』다. 지금껏 내가 낸 책들 중에 가장 많이 팔린 이 책 덕에 나는 출판계에서 경영서를 제법 잘 쓰는 사람으로 인정 받았다.

 

위기가 닥칠 때 나는 홍보나 영업을 강화하거나 다른 쪽으로 사업을 전환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도 있었다. 허나 그러지 않고(또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글을 썼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그리고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추락시키는 상황에서도 나는 왜 하고많은 것들 중에서 「주간 유정식」이란 헬멧을 뒤집어 썼을까? 

 

나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글쓰기가 궁극적인 ‘내 일’임을 내 무의식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걸. 그리고 누가 “왜 글을 씁니까?”라고 물으면 나는 “내 일이니까요.”라고 답해야겠다는 것을.

 

 

일종의 직업병인지 아니면 놀고 있지 않다는 걸 만방에 변명하고 싶었는지, 나는 넷플릭스로 미드를 정주행하거나 누군가의 행동을 관찰할 때, 혹은 어딘가에서 우연히 글을 접하거나 지인과 일상적 대화를 나눌 때 등 그 모든 상황이 경영의 관점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찾으려 애썼다. 일이 끊긴 탓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는데, ‘열폭’하며 나를 까칠하게 만드는 것에 관해 쓰다 보니 까칠함이란 그저 삐딱한 감정이 아니라 사물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도록 유도하는 감정 상태’라는 걸 차차 알게 됐다. 또한, 일이 끊겨 펑펑 남아 도는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는 방법들 중 하나는 내 삶의 방식을 다시금 정리해 글로 남기는 것이었다. 이런 탐색과 해석과 정리의 결과물들이 ‘경영 일기’라는 곳간에 쌓였다가 이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잠깐! ‘경영’이라는 말을 보고 “나와 아무 상관이 없는 단어잖아!”라고 단정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경영은 ‘목표 달성을 위한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목표는 누구에게나 있지 않나? 그러니 기업 경영만 경영이 아니다. 가족에겐 ‘행복’이란 목표가 있기에 가족 경영 역시 경영이고, 개인에겐 각자의 목표가 있을 테니(돈, 명예,  권력, 행복 등) 개인 경영도 경영이다. 

 

일상의 오락거리나 이야기, 감정 등에서 ‘삶을 어떻게 경영할까?’란 질문의 답을 찾아 본 이 책이 독자 여러분의 삶을 훌륭하게 경영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제 ‘유정식이 그간 어떻게 코로나 위기를 글쓰기로 견뎌냈는지’  펼쳐 읽어 보자. 보장하건대 술술 잘 읽히리라.

 

2021년 여름

연희동에서 

 

(이 글은 신간 '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에 수록된 머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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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 - 교보문고

“일이 끊겨서 글을 쓰고 책을 냈습니다”『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는 코로나 19로 인해 한순간에 일이 끊겨서 어쩔 수 없이 글쓰기로 견뎌야 했던 1년 6개월 남짓의 기록이다. 직업이 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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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새 책이 나왔습니다. '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란 책입니다. 제목이 눈에 확 띄나요? 저의 첫 에세이집입니다.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경영 에세이' 혹은 '자기계발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일이 끊긴 코로나 시국을 글쓰기로 버텨낸 저의 애환......까지는 아니고 저의 이런저런 생각들, 44편이 담겨 있습니다.

 

일이 없어 TV를 보면서 느낀 생각, 하릴없이 유튜브의 바다를 떠다니며 발견한 나름의 통찰, 일이 없어 좀 까칠해지긴 했지만 그 까칠함을 통해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본 이야기, 오래 산 인생은 아니지만 제 삶의 방식과 관점 등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지금 열심히 인쇄 중입니다. 주요 인터넷 서점엔 이미 등록이 되어 있어서 '사전 구매'를 하실 수 있습니다. 저속한 말을 써서 죄송하지만 '첫끗발'이 중요합니다! 사전 구매를 많이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책이 너무 좋아서 금방 매진될 수 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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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0fN0HBju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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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제가 최근에 번역 출간한 <순서 파괴>에 실린 '옮긴이의 말'입니다. 책 선택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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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도 아니고 보상도 아니며 교육도 아니다. 바로 채용이다. 아무나 뽑아서 평가를 냉정하게 해서 교육을 시키는 데 드는 엄청난 비용을 생각하면, 조금 느리더라도 처음부터 천천히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판단해 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략 하나를 세우는 데 몇 개월을 고심하면서도 조직의 운명을 좌우할지 모를 누군가를 뽑기 위한 채용을 그저 운영 업무를 처리하듯 진행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시행착오를 통해서라도 채용 프로세스의 질을 높이는 데 CEO를 비롯한 모든 리더들이 자기 시간의 상당부분을 쏟아야 한다. 요즘 잘 나가는 여러 기업들 중 아마존이 오래 전부터 그렇게 했듯이 말이다. 

나는 주로 인사 분야를 컨설팅하는 입장이기에 이 책에서 아마존의 채용 프랙티스(practice)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게다가 아마존에서 제프 베조스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전직 고위 임원들이 내부자의 시각으로 쓴 책이니 더욱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채용이 중요한지는 알겠는데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고 생각을 평소에 했더라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아마존의 사례가 대단히 유용한 지침이 될 것이다.

지금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 같은 존재로 우뚝선 아마존이라고 하지만, 여느 스타트업이 그러하듯 초창기 그들의 채용 행태를 보면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오늘날 위대한 경영자 중 한 사람이라 칭송 받는 제프 베조스가 당시 지원자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SAT점수는 얼마였나요?” 명문 프린스턴 대학교 출신인 그는 꽤 학력지상주의자였는지 스펙이 뛰어난 사람들을 선호했다. 학력보다는 다른 스킬이 더 중요한 고객 지원이나 물류 부문의 인력을 뽑는 데에도 이런 질문을 던지기 일쑤였는데, 요즘 이런 질문을 던지는 기업이 있다면 엄청난 논란에 시달릴 것이 분명하다. 또한, 현재는 인터뷰 질문지에서 거의 사라진 “왜 맨홀 뚜껑은 원형입니까?”와 같은 소위 ‘브레인 티저(Brain Teaser)’ 식 질문을 던져 그 자리에서 운좋게 참신한 대답을 하는 사람을 채용했다. 참고 삼아 말하자면, 이런 질문에 대답을 잘하는 것과 실제 업무능력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게 연구 결과와 현장의 목소리로 이미 증명됐다.

 


회사 성과가 성장하면서 동시에 직원 수도 증가했다. 얼마나 사람을 빨리 뽑아야 했는지 어제 채용된 사람이 오늘 새로운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는데, 당연히 채용이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이런 사람을 채용하라’는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채용 매커니즘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본문에 나오듯이 이런 치열한 반성 끝에 '바 레이저'라는 아마존 특유의 채용 프로세스가 정립되었다. ‘최고를 고수한다’는 리더십 원칙이 원칙에서 머물지 않고 실무 프로세스로 녹아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나에겐 꽤나 의미 있는 충격이었다.

이렇듯 아마존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세련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추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가 아마존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문제를 문제라 인식하고 회피하지 않았다는 점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자원을 집중시켰다는 점, 그리고 해결책을 조직문화의 일부로 정립시키는 데 주력했다는 점이다.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나는 이것이 지금의 아마존을 일구어낸 핵심동력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내가 주목한 것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바로 독특한 아마존의 회의 문화였다. 효과적인 회의 운영법을 그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회의 아젠다와 관련된 사람만을 참여시킨다든지, 회의 전에 자료를 배포한다든지, 참석자들은 아젠다와 관련 자료를 필히 숙지하고 회의실에 들어와야 한다든지, 회의의 좌장이 ‘의사결정’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되도록 퍼실리테이션을 잘 해야 한다든지, 회의의 결과를 팔로우업(follow-up)할 사람을 반드시 지정해야 한다든지,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을 즉각 작성하여 참석자들에게 빨리 배포해야 한다든지 등이 회의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들로 주로 거론된다.

이 중 나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것은 ‘참석자들이 아젠다와 관련 자료를 필히 숙지하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무슨 이유로 이것을 강조하는지는 알겠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회의실에 들어와 그제서야 허겁지겁 자료를 훑어보면 그만큼 소중한 회의 시간을 까먹게 될 뿐만 아니라 아젠다와 관련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참석자들이 회의 시간 전에 아젠다와 관련 자료를 숙지하고 읽는 시간은 어디에서 뚝 떨어지는 공짜 시간이 아니다. 그걸 읽느라 자기가 맡은 업무를 옆으로 제쳐 놔야 하고 그 시간은 고스란히 ‘아이들 타임(idle time)’이 된다. 겉으로 보이는 회의 시간 자체는 줄어들더라도 어디에선가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돼야 한다. 그러니 회의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세상사가 모두 그렇듯,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이렇게 반론할지 모르겠다. 회의실에 들어와서야 자료를 뒤적거리기 시작하면 아젠다와 관련해 제대로 된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못한 채 ‘멍하니’ 앉아 있으면서 시간만 보낼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만약 진짜로 참석자들이 ‘멍하니’ 앉아 있는다면 애초에 아젠다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불렀기 때문은 아닐까? ‘Right person'을  참석시켰다면 이미 그는 해당 아젠다에 대해 ‘프로페셔널’이고 자료를 회의실에 들어와서 읽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조금만 시간을 주면 충분히 회의 아젠다와 목표를 간파할 수 있지 않을까? Right person을 참석시킨다는 전제만 잘 준수한다면, 업무 시간을 쪼개 자료를 읽게 하기보다 이미 잡혀 있는 회의 시간에 읽도록 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게다가 회의 주최자가 마음대로 참석자를 지정해 놓고서 ‘회의 참석 전에 자료를 숙지하고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참석자 입장에서 볼 때는 ‘업무와 재량에 대한 침범’ 아니겠는가? 물론, 특정 프로젝트 내에서 벌어지는 회의에서는 ‘회의 전 자료 숙지’를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고 또 그래야 한다. 하지만 타 직무, 타 부서, 타 조직이 참석해야 하는 회의에서도 이를 요구하거나 기대할 수 있을까? 회의실에 들어와 “자료를 아직 안 읽어 봤습니다.”라고 하는 사람을 탓할 수 있을까? 내가 그간 회의를 주최해 본 경험을 떠올려 봐도 자료를 다 숙지하고 회의실에 입실한, 정말로 ‘고마운’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 자료를 브리핑하는 것으로 매번 회의를 시작하곤 했다. 어차피 잘 되지 않을 거라면, 즉 회의 전에 자료를 읽고 들어 올 사람이 거의 없을 거라면, 회의실에 들어와 자료를 숙지하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 다들 현업에 바쁜 사람들이니 회의에 들어와 자료를 읽어주기만 해도 고맙지 않은가? 

아마존은 이런 현실을 역으로 활용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본문에서 언급됐듯이 아마존의 회의는 침묵으로 시작된다. 참석자들은 발표자로부터 6페이지로 된 내러티브 문서를 받아 읽는다. ‘문서 읽기 시간’으로 부여된 20분 동안 회의실엔 종이 넘기는 소리만 나는, 약간은 괴이하기까지 한 적막이 이어진다. 참석자들은 꼼꼼히 문서를 읽으며 궁금한 것을 표시하고 메모한다. 20분이 지나가면, 그때부터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참석자들은 발표자(문서 작성자)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발표자는 쏟아지는 질문에 응수하거나 아이디어를 수용한다. 아마존의 숱한 히트 상품들이 이런 문화적 기반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중 하나다. 이 책을 읽고 파워포인트가 난무하는 회의 문화를 뜯어 고쳐보겠다는 의지를 충전하기 바란다.

그간 아마존에 대한 책이 숱하게 나왔지만, 외부인의 시각에서 아마존에 탐침을 꽂고 알아낸 정보에 기반하여 쓰여진 책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다르다. 제프의 그림자로 오랜 기간 활동한 자와, 아마존의 디지털 비즈니스를 이끌었던 자가 아마존의 문화적 기반뿐만 아니라 킨들, 프라임, AWS 등 히트 상품들의 탄생 역사를 속속들이 알려준다. 제프 베조스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아마존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직 경영의 관점에서나 실무자의 시각에서나 이 책은 신선하고 생기발랄한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 

번역자로서 고충 중 하나는 딱 들어맞는 우리말 표현을 도무지 찾기 어려울 때다. 고객의 니즈를 최우선하고 그에 따라 내부 프로세스를 조정하고 운영한다는 뜻을 지닌 ‘워킹 백워드’란 문구가 바로 그랬다. 워킹 백워드뿐만 아니라 ‘바 레이저’처럼 아마존 내부에서 굳어진 몇 가지 용어의 경우, 본뜻을 훼손하지 않기 원래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 부디 아마존을 이해하는 데 내 번역이 조금이나마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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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이라는 팟캐스트에서 제 책 <나의 첫 경영어 수업>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책이 어떤 취지로 쓰였고, 어떤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지 재미있게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35분 25초 시점부터 제 책 소개가 나옵니다.

 

많이 들어 주시고, 그렇다고 듣기만 하시지 마시고, 책을 사주셔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ㅋㅋ

 

http://www.podbbang.com/ch/15135?e=23596461

 

143-2 [김하나의 측면돌파] 살아남은 아이, 경영이란 무엇인가, 환한 내면으로

청소년기가 만들어지는 소설, 자기계발서가 주는 상쾌한 기분, 끝없이 스프링을 펴는 작업. 유원 http://www.yes24.com/Product/Goods/90628036 나의 첫 경영어 수업 http://www.yes24.com/Product/Goods/90864938 시선으��

www.podbb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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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신간이자 10번째 책인 <나의 첫 경영어 수업>이 2년 여의 집필 기간을 거쳐 6월 30일자로 출간되었습니다. 초고를 출판사에 넘긴 지 거의 1년이 되어 가는 시점에 책이 나왔습니다. 당초 올 초에 나올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출간 시기를 저울질하다가 상반기 끄트머리인 6월 30일이 되어서 마침내 탄생한 <나의 첫 경영어 수업>! 오래 기다린 만큼 출간의 기쁨도 큽니다.

 

<나의 첫 경영어 수업>의 집필 계기, 취지, 방향을 참고하시라고 책의 머리말을 여기에 옮겨 봅니다. 제가 오랫동안 준비한 신작 '나의 첫 경영어 수업'에 대한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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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한계가 당신 인생의 한계다

 

“자동차란 무엇입니까?”
대학교 3학년 2학기 때였다. 어느 자동차 회사에서 산학 장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학교에 찾아와 나를 포함한 몇몇 지원자들과 일대일로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관은 나에게 산학 장학생을 왜 지원하게 됐냐는 상투적인 질문 대신 이 질문으로 처음부터 나를 당황케 했다. 요식적인 과정에 가깝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임한 면접이었는데 이렇게 근본적이면서도 어쩌면 철학적이기까지 한 질문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꽤나 얼버무렸다. 한참 생각한 끝에 이렇게 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엔진을 통해 동력을 얻어 스스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이 자동차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이라구요? 아, ‘자동차(自動車)’라는 한자어 뜻을 풀이한 것이군요. 그런데 진짜로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이나요? 스스로 움직이면 운전자는 왜 필요하죠?” 면접관은 즉각 되물었다.
“운전자가 제어하지 않으면 엉뚱한 곳으로 가거나 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이죠.”
“자동차를 스스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이라고 정의하려면 운전자가 없어도 ‘가고자 하는 곳으로 안전하게 움직인다’라는 조건이 전제돼야 할 텐데요, 운전자가 없으면 가고자 하는 곳을 알 수 없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그러면 자동차를 스스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이라고 정의할 수 없죠. 안 그렇나요?”

‘이런 게 말로만 듣던 압박면접인가?’ 순발력을 발휘해서 면접관의 공격을 막아야 했건만 머리 속이 하얗게 된 나는 대답을 떠올리지 못한 채 바보처럼 “그렇군요.”라고 면접관의 말에 동조하고 말았다. 면접관의 표정은 자동차 회사의 장학생이 되려면 적어도 자동차의 정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게 아닌가, 라며 실망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진짜로 요식적인 과정이었는지 다행히 나는 산학 장학생에 뽑혀서 학비 걱정 없이 대학을 끝마칠 수 있었다.

“자동차가 뭐라고 생각해?”
졸업 후 산학 장학생으로 선발해 준 회사에 입사해 팀에 배속된 첫 날 첫 회식 때, 팀장은 내게 술을 따라주며 툭 던지듯 물었다. 농으로 던진 질문이 아니라는 듯 그 눈빛은 아주 진지했다. ‘아, 또 물어보네. 이 회사는 이런 질문을 하는 게 문화인가 봐.’ 술에 취해 어떻게 대답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꽤나 횡설수설했던 것만은 분명했다. 팀장은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자동차란 말도 정의하지 못하면 곤란하지.”라고 핀잔하며 내게 연거푸 벌주를 따랐다.

두 번의 창피 덕에 나는 자동차란 ‘원동기(엔진)의 동력을 사용해 바퀴를 돌려 도로를 달림으로써 사람이나 화물을 운반하는 이동수단’이라는 일반적 정의를 확실하게 암기할 수 있었고, 선배사원들이 신입사원을 골려 주려고 자동차의 정의를 물을 때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맞받아칠 수 있었다. 

이때부터 나는 무언가를 새로 접하거나 배우면 용어의 정의부터 찾아보았고 ‘정의를 알지 못하면 아무리 배우고 경험해도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신조를 생각날 때마다 다짐하곤 했다. 나중에 경영 컨설팅사에 입사를 할 때 ‘경영’과 ‘컨설팅’의 정의와 그 이유를 미리 준비했던 것이 인터뷰 합격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의를 잘 알지 못한다. 그 용어가 자신이 몸담은 비즈니스와 자기업무의 핵심인데도 ‘그걸 꼭 정의해야 하나?’라며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꽤 많다. 멀리 찾을 것 없다. 인사팀이라면 ‘인사’, 기획팀이라면 ‘기획’, 고객만족팀이라면 ‘고객만족’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지금 말해 보라. 장담컨대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열에 둘셋이나 될까? 아마 이런 질문을 처음 받아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아니, 이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받아보거나 스스로 던져 본 적 있는가? ‘경영(management)’, 이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라고 하면 어떻게 답하겠는가?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라고 답한다면 그것은 경영이란 단어를 조금 풀어 쓴 것이지 절대 정의는 아니다. 무엇을 위해 경영을 하는지, 어떤 행위가 경영의 활동인지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이란 ‘목적을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행하는 모든 활동의 총합’을 일컫는다. 목적이 없다면 경영이 아니고, 목적만 있고 별다른 행위를 하지 않으면 그 또한 경영이 아니다(여기에서 목적objective은 목표goal을 포괄한 개념이다).

경영이 이런 정의를 지니기 때문에 경영은 영리기업이나 비영리단체에만 쓸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자신의 성장 목적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자기계발에 열중하고 경력경로를 탐색하는 것을 ‘자기경영’이라 말할 수 있고, 가족의 행복과 건강이라는 목적을 위해 가족 구성원 모두가 헌신하고 희생하는 활동을 ‘가정경영’이라 부를 수 있다. 국가경영, 지역경영, 팀경영 등 목적의 주체가 나름의 목적을 설정하고 나름의 목적 달성 활동을 실천하면 그 무엇이든 ‘경영’이다. 단, 목적과 목적 달성 활동이 윤리적이냐, 효율 혹은 효과적이냐의 문제는 경영 자체와는 다른 차원의 질문이다. 윤리적이지 않아도 비효율 혹은 비효과적이라 해도 경영은 경영이다.

내가 용어의 정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은 단순히 그 용어와 관련된 분야에서 먹고살기에 그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언어의 한계가 내가 사는 세상의 한계를 규정한다”라는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의 말처럼, 정의가 사고와 행동의 방향을 지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프랑스어 ‘빠삐용(papillon)’의 뜻을 ‘나비’로 알고 있는 한국인들은 ‘나방’을 뜻하는 프랑스어가 따로 있을 거라 믿는다(빠삐용은 나비와 나방을 모두 일컫는다). 또한, 성공을 금전적 잣대로 정의하는 사람과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으로 정의하는 사람의 행동은 확연하게 다르기 마련이다. 

몇 년 전, 모 자동차 회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나는 신입사원 때의 경험을 들려주고 나서 그들에게 자동차의 정의를 물었다. 자동차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임원들 역시 내 질문에 당황해 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대답은 여러 가지로 달랐다. ‘엔진으로 바퀴를 움직이는 운송수단’이라는 전통적 정의를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람과 화물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수단’이라면서 안전에 초점을 맞추는 임원도 있었다. 어떤 이는 독특하게도 ‘이동하는 동안에도 집에 있을 때와 동일한 즐거움과 안락함을 느끼는 공간’이라고 말하면서 생활공간의 연장으로서 자동차의 가치를 인식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전사적 관점이 아니라 각자의 소속부서가 자신들의 입장에 기초하여 설정한 개념을 자동차의 정의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기 입장에서 정의하고 자기 정의대로 행동하기 쉽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부분 최적화’라는 고질적인 병폐는 바로 전사적으로 통일되지 않은 용어 정의에서 비롯되지 않을까란 통찰과, 통일된 정의를 구성원들에게 확실히 인식시킬 수 있다면 미션과 비전을 향해 구성원들을 올바르게 정렬시킬 수 있지 않을까란 아이디어를 또한 얻을 수 있었다. 이것이 이 책을 쓰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이 책 <나의 첫 경영어 수업>에서 나는 전략, 혁신, 팀, 팀워크, 미션, 조직문화, 고객가치, 인사, 평가 등 조직에서 매우 자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그 뜻을 제대로 잘 알지 못할 법한 용어의 정의를 제시하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차례를 살펴보면, 자신도 모르게 하루에도 여러 번 언급하는 상투적인 용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인구에 회자되는 4차 산업혁명,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등과 같은 ‘섹시한’ 주제가 아니라서 어쩌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시쳇말로 ‘있어빌리티’가 있는 분야에 열을 올리며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미션이란 무엇인가’, ‘전략이란 무엇인가’ 등과 같은 근본적 질문을 고민한 적이 얼마나 되는지 의심이 든다. 그런 트렌디한 주제들은 과거에 한창 유행했다가 이제는 거의 잊혀진 BSC(Balanced Scorecard, 균형성과지표),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 6시그마 등의 전철을 밟을지 누가 알겠는가? 현재 팀을 이끌고 있는 팀장, 크고 작은 조직의 리더를 꿈꾸는 자, 핵심인재로 성장하고 싶은 직원 모두에게 이 책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경영의 근본적 개념을 일깨우고 늘 상기시키는 도구가 될 것이다. 경영의 본질을 재정립하고 조직을 추스리려는 CEO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용어사전만 펼치면 바로 나올 법한 학술적이고 현학적인 정의를 나열하지는 않았다. 20년 넘는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이 용어의 핵심 의미가 되어야 하는지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풀어가는 방식을 취했다. <나의 첫 경영어 수업>이라는 책 제목에 걸맞게 이 책 곳곳에는 나와 수강생 간의 토론을 대화체로 표현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독자 여러분도 토론에 동참하여 자신의 의견을 생각하면서 읽어가면 좋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경영어의 정의는 대부분 한 문장 이내이다. 그 이유는 긴 정의를 축약해 최종적으로 남는 것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의미이고 반드시 해야 할 행동 방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짧아야 암기할 수 있고 ‘암기하지 못하면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란 또다른 나의 신조에 따른 것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혹자는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정의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말할지 모른다. 아니면, 전통적이고 교과서적인 개념과 다르다며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나는 이런 이견을 환영한다. 용어의 정의는 고정적이지 않다.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전사적으로 통일만 되어 있다면(즉, 부서별로 용어를 제각기 다르게 인식하지 않는다면), 하나의 용어에 대한 각기 다른 정의는 각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를 대내외에 차별적으로 표현하고 구현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권장할 만한 일이다. 

또한, 용어의 정의는 시대의 변화가 반영되어야 한다. ‘스스로 움직이는 차’라는 자동차의 정의는 과거에는 상당히 과장된 의미였지만, 이제는 그렇게 정의하는 것이 무리가 없을 만큼 무인운행과 자율주행이 일상화되었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라는 오랜 정의는 고객의 중요성이 떠오르자 ‘고객 혹은 팬(fan)을 창조하는 조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미션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대체되지 않았는가? 한번 정해진 정의를 고수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정의를 갱신하고 이를 구성원 모두가 동일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제2차 세계대전 등을 소재로 한 전쟁영화를 보면 부대원들이 작전에 임하기 직전, 긴장이 한껏 고조된 상태에서 각자의 시계를 하나로 맞추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서로가 약속된 공격을 약속된 시간에 수행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화기를 보유하고 훌륭한 작전을 수립했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시계 맞추기가 전투 직전에 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듯, <나의 첫 경영어 수업>을 통해 서로가 다르게 알고 있는 용어의 정의를 맞추는 것이 경쟁이라는 소리없는 전쟁에 나서기 전 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닐까?

 

이제 그 교실의 문을 열어보자. 

 

2020년 초여름

유정식

 

 

 

Comments

  1. Favicon of https://randiiiboiii1.tistory.com BlogIcon 랜디보이 2020.06.29 22:38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저의 새 책 <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과학을 일상과 동떨어진 분야로 여깁니다. 더욱이 조직을 이끌거나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업무적 역량을 높이는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과학은 우리 생활에 아주 밀접한 학문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과학의 산물이 아닌 것을 찾아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은 제가 가려 뽑은 55개의 ‘생활밀착형’ 과학 이슈를 통해 과학 지식과 과학적 사고력은 물론이고 그 속에 숨은 비즈니스 및 자기 계발 인사이트를 제시합니다. 전문 경영인은 물론이고 ‘일잘러’가 되고 싶은 직장인과 한층 더 성장하고 싶은 학생들은 기업 경영과 조직 관리, 리더십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경영하고 혁신할 수 있는 과학적 전략을 배울 수 있을 겁니다.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이도 누구나 쉽게 읽고,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아 읽는 데 부담이 없을 겁니다. 

 

다음은 이 책의 머리말입니다. 책이 어떤 취지로 쓰였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책 선택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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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독서광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는 1년에 두 번 1주일의 ‘생각 주간’을 갖는다. 그는 별장에 들어가 일주일 동안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독서와 사색에 집중하며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던 그가 2010년부터 본인이 읽고 감명 받은 책을 공개하고 있는데, 그의 추천 목록에 오르면 삽시간에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출판 및 독서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추천 목록을 살펴보면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등 거의 모든 영역이 망라되어 있는데, 흥미롭게도 경영자 출신답지 않게 과학 관련 도서가 꽤 많이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The Gene>, <랜들 먼로의 친절한 과학 그림책 Thing Explainer>,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Lectures On Physics>, <백신 Vaccine>, <여섯 번째 대멸종 The Sixth Extinction> 등이 있다.주1)  오히려 순수한 경영 관련 도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역시 <면역에 관하여 On Immunity>, <과학혁명의 구조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생명설계도 게놈 Genome> 등의 과학서를 탐독하는 CEO로 알려져 있다.주2)

 


게이츠와 주커버그, 그들은 왜 과학책을 읽을까? 내 경험상 기업의 리더들은 전문 용어를 섞어가며 경제 상황과 정치 환경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설명하는 것에는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그런데 과학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내가 과거에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란 책을 썼다고 말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과학’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책이 어렵겠네요”라며 이맛살부터 찌뿌리는 것만 봐도 그렇다. 혹자는 그 책이 기대만큼 팔리지 않는 이유가 제목에 ‘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경제와 정치는 현대인의 교양이자 상식이라고 여기면서 과학은 자기계발이나 경영과는 아무 상관없는, 과학자들이나 고민할 영역으로 치부하는 듯하다. 이렇게 ‘과학하면 쌀이 나와, 돈이 나와’라고 생각하는 리더가 있다면 게이츠와 주커버그의 추천 과학도서 목록 자체가 따끔한 충고가 아닐까?


뛰어난 리더들이 과학서를 즐겨 있는 이유는 과학이 경제나 정치와 같은 생활밀착형 학문이기 때문이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라.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 중 거의 모든 것들이 과학적 사고와 실험의 산물들 아닌가? 손에 들고 있는 이 책 역시 곰곰이 따져보면 종이 생산, 잉크 제조, 인쇄 과정 등 모두가 과학과 공학의 산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이야말로 우리에게 진짜로 ‘밥을 먹여주는’ 1차적 학문 아닌가? 요즘 큰 관심이 집중돼 있는 인공지능(AI), 빅 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의 총아들은 수천 년간 축적된 과학과 공학이라는 거인의 어깨가 없었더라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학은 내 일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있다면 테슬라Tesla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이야기를 계기로 그런 단정을 재고하기 바란다. 긍정적인 의미의 몽상가라고 말할 수 있는 그는 사업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실천 방법을 찾기 위해 보다 전문적인 과학서를 읽는다. 그가 스페이스X(SpaceX, 머스크가 창업한 민간우주탐사 기업)라는 사업을 구상하던 때,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능했지 로켓 과학에 대해서는 무지한 경영자였다. 그는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고든(James E. Gordon)이 쓴 <구조: 물건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Structures: Or Why Things Don’t Fall Down>라는 책을 통해 구조 설계의 기초를 습득했고 로켓 발사의 원리를 익히기 위해 화학자 존 클라크(John D. Clark)가 쓴 <점화 Ignition!>까지 섭렵했다. 놀라운 점은 이들 책의 도움으로 스페이스X의 CEO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최고 설계 책임자로도 역량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리더들에게 과학은 일상생활과 유리된 ‘그들 만의 리그’가 절대 아닐 뿐더러 소설책을 읽듯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컨텐츠임을 알리기 위해 쓰였다. 그렇기에 출퇴근길에도 쉽게 내용을 읽을 수 있도록 간결하게 서술하는 구성을 따랐다. 직업이 경영 컨설턴트인지라 누군가에게 사실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개인과 조직에 어떤 시사점이 있고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크다. 그래서 과학 이야기를 하면서도 각 장의 말미에는 개인으로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혹은 기업의 리더로서 과학적 사실을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시사점을 간단하게 언급했다. 이 책을 통해 생활밀착형 학문인 과학을 일상적으로 ‘소비’하고 이용하기를 바란다.

전작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가 과학에 어느 정도 관심이 많은 독자를 타겟으로 했다면, 이 책은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별로 없어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썼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목차를 보고 흥미를 느끼거나 도움이 될 만한 장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과학자가 아닌 자가 썼기에 심화된 내용을 원하는 독자에겐 오히려 지적 갈증을 유발할지도 모르겠다. 책 말미에 참고문헌(논문이나 기사)을 가능한 한 자세히 달아 두었으니 참조하기 바란다. 또한, 전작에서 소개했던 주제들 중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하고 유용한 것들 몇 개를 이 책에 수정 게재했음을 밝힌다.

부디 이 책이 리더들에게 과학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을 무너뜨리고 본격적이고 좀더 전문적인 과학책 읽기로 확장해 가는 데 작게나마 기폭제 역할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주1) 빌 게이츠 추천도서 https://www.businessinsider.com/bill-gates-favorite-science-books-2017-6, https://www.hundreader.com/ko/catalog/1234627

 

주2) 마크 주커버그 추천도서 https://www.businessinsider.com/science-books-mark-zuckerberg-recommends-2017-8#genome-by-matt-ridley-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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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교보문고 

 

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

많은 사람이 과학을 일상과 동떨어진 분야로 여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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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

리더십에서 인사 관리, 경영 전략, 자기 경영까지현명한 의사 결정의 바탕은 과학적 통찰력이다!많은 사람이 과학을 일상과 동떨어진 분야로 여긴다. 더욱이 조직을 이끌거나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업무적 역량을 높이는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 하는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 저자는 약육강식 동물의 세계에서 진정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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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 by 유정식

저자가 가려 뽑은 55개의 ‘생활밀착형’ 과학 이슈를 통해 과학 지식과 과학적 사고력은 물론이고 그 속에 숨은 비즈니스 및 자기 계발 인사이트를 선사한다. 덕분에 전문 경영인은 물론이고 ‘일잘러’가 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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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마케팅은 다음 책을 쓰는 것이다”


이 문구는 나의 폐부를 깊숙이 찔렀다. 2015년에 책을 낸 이후로 4년 동안 내 책을 쓰지 못한 채 이런저런 핑계를 대던 나를 이처럼 아프게 비판하는 문구는 없다. 내가 책을 쓸 동기를 가지지 못한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그 책(<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이 나의 기대와 달리 판매가 아주 부진했기 때문이다. 나름 홍보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 책이 출간된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제목 탓이었을까? 나 또한 누군가에게 책 제목을 매번 틀리게 말할 정도로 입에 착 달라붙지 않았으니까. 출판사의 마케팅이 소홀했기 때문일까? 전작만큼 출판사에서 밀어주지 않는 느낌이라 서운하기도 했으니까. 아니면, 독자들이 ‘착각’과 ‘경영 심리’라는 키워드에 식상해졌기 때문일까? 때마침 심리학 관련 책들이 붐을 이루며 서점 매대를 점령했으니까.

 


그러나 이 책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가 뼈아프게 지적하듯이, 모든 건 나의 책임이다. 제목도, 출판사도, 독자들도 아닌, 바로 크리에이터인 나의 잘못이다. 솔직히 전작 <착각하는 CEO>가 경영서 치고 꽤 많이 팔리고 이를 통해 나의 이름이 조금 알려졌다고 해서 방심한 것이 사실이었다. 연속하여 책을 내면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많은 판매가 될 줄 기대했다. 전작의 문체와 구성을 그대로 따르며 책을 쓰는 편안한 방법을 택했고, 블로그나 페이스북 정도로 홍보를 하면 전작을 읽었던 독자들이 다시 구매할 줄 알았다. 독자들에게 왜 다른 책을 읽을 시간에 이 책을 선택해야 하는지, 이 책이 무슨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지 등을 알리는 데 소홀했다. ‘그런 일은 출판사가 하는 거 아니야? 나는 그동안 책을 쓰느라 힘을 소진했으니 그 정도는 출판사가 해줘야 하는 건 아닌가?’란 안일함에 빠져 있었다.

그때 나는 이랬어야 했다. 전작이 CEO 혹은 리더가 범하기 쉬운 착각과 그 위험에 대해 다뤘으니, 후작에서는 그 대안을 좀더 심도있게 제시함으로써 ‘착각한다는 건 잘 알겠는데,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는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구성으로 책을 썼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나에게는 핑계거리가 있었다. ‘대안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지, 내가 해결책까지 일일이 줄 수는 없잖아. 고작 1~2만원 짜리 책에서 답을 구하려는 건 너무 욕심이 큰 거 아니야? 착각한다는 것 자체를 아는 게 중요해. 대안은 좀 천천히 고민해 봐.’라고 말이다. 돌이켜 보니 아주 건방진 생각이었고, 나 또한 심한 착각에 빠져 있었다. 2년 내에 후작을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비록 시간이 더 걸릴지라도 독자들이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 책을 읽을 만한 ‘새로운 컨텐츠’를 창조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또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틈틈이 독자들과 소통했어야 했고 책이 나온 다음에는 ‘목표 대상’을 분명하게 타케팅하여 그들에게 나의 책이 입에 오르내리도록 면밀하게 작업했어야 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뉴스 재킹’ 방법, 이메일 목록 활용, 약간은 노이즈 마케팅적인 이벤트 등을 출판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고 실천을 했어야 했다. 물론 (저자가 강조하듯이) 이렇게 마케팅했다고 해서 처음부터 철두철미하게 기획되지 않았고 그리 참신하지 않았던 책의 내용으로는 앞으로 10년, 20년 이상 계속해서 읽히는 영원불멸의 작품이 될 수는 없었겠지만, 적어도 경영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내 책이 뇌리에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책은 내가 왜 실패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새 책을 출간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친절하지만 신랄하게 알려준다. 저자 본인이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이고, 베스트셀러 작가를 배출한 편집자이기에 그의 문장 하나 하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작가만을 위한 가이드는 아니다. 화가, 음악가, 스타트업 기업가, 디자이너 등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창조하고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으려는 모든 크리에이터들, 자신의 창조물이 그저 몇 개월 반짝하다 사라질 존재가 아니라, 적어도 10년 이상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는 일상적 작품이 되길 희망하는 야심찬 크리에이터들에게 소중한 조언을 전하고 있다. 

요즘 나는 ‘드디어’ 새 책을 쓰고 있다. 계획된 분량의 반 정도를 썼는데, 이 책이 출간되면 옆에 두고 늘 참고하며 글을 쓸 요량이다. 지금껏 8권의 책을 썼고 14권을 번역한 내가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왜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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