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퓨처컨설팅의 경영자문 서비스   

2012. 9. 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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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인퓨처컨설팅에서 제공하는 경영자문 서비스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단시간 내에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에 두꺼운 보고서를 던져주고 빠지는 방식이 아니라, 조직에서 매번 발생하는 경영상의 이슈를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함께 논의하는 방식의 서비스가 바로 경영자문 서비스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법무나 노무 자문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그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경영자문 서비스는 핵심가치와 비전의 문제, 전략적 방향 설정의 문제, 조직 구성원 관리의 문제 등 경영자들이 매번 부닥치는 문제를 바로 대응하여 바람직한 해법을 논의하자는 취지를 가집니다. 


경영자문으로 모든 문제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될 거라며 과장할 의도는 없습니다. 컨설턴트가 선제적으로 해법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해답은 이미 조직 내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발굴해 내고 그것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합의해 가는 과정이 경영자문이라고 봅니다. 함께 토론하는 과정에서 바람직한 해법이 도출되리라 믿습니다.





인퓨처컨설팅은 지금까지 8개 기업에 이런 방식의 경영자문 서비스를 제공했고, 현재는 4개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경영자문 서비스의 내용과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경영자문이란?

경영자문은 단시간 내에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에 두꺼운 보고서를 던져주고 빠지는 방식이 아니라, 조직에서 매번 발생하는 경영상의 이슈를 청취하고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논의하는 방식의 서비스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법무나 노무 자문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그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 경영자문 가능 분야

다음의 분야를  경영자문으로 서비스할 수 있습니다.

- 인사제도 수립 및 개선(평가, 보상, 승진, 직급체계, 인력계획, 교육, 경력개발 등)

- 비전 및 미션 수립

- 경영전략 수립 및 시나리오 플래닝

- 비즈니스 모델 재정립

- 기타, 조직 운영 관련 이슈


3. 경영자문 기간

- 상기 ‘자문 가능 분야’에서 경영자문을 받고자 하는 분야를 결정한 후에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 주시면, 유정식 대표가 찾아뵙고 Needs를 구체적으로 청취한 후에 자문에 필요한 기간을 산정합니다.

- 자문 기간은 고객사의 Needs에 따라 달라지며, 최소 기간은 2개월입니다.


4. 경영자문 방식

- 1개월에 2회 고객사를 방문하여 자문 미팅을 진행합니다.

- 1회 미팅시 2시간을 기본으로 합니다.

- 경영자문은 구두로 진행하는 것으로서, 별도의 documentation은 없습니다.


5. 경영자문 수수료

- 월 150만원 (부가세 별도, 각 월말에 청구)

- 실제 자문시간이 1개월에 4시간을 초과해도 7시간까지는 추가 청구하지 않습니다.

- 자세한 사항은 다음의 연락처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02-733-1568,  유정식 대표 010-8998-8868)


상기 내용과 함께 지금까지 진행한 주요 자문 사례에 관한 간략한 설명을 아래의 파일에 담았으니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인퓨처컨설팅 유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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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 앞에서 직원을 혼내지 마라   

2012. 9. 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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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의 심리학자인 리차드 펠슨(Richard B. Felson)은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과거에 정신병을 앓았던 자, 폭력 전과가 있는 자들을 대상으로 다른 사람들과 다투거나 주먹다짐을 벌였던 경험에 관해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1)  펠슨은 그 상황에서 응답자들이 어떤 조건에 놓였었는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량적인 분석을 위해 응답자들이 경험한 사건의 상황은 다툼의 심각성 수준에 따라 4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첫째 '화가 났지만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던 때', 둘째 '말싸움을 벌였던 때', 셋째 '주먹이 오고갔지만 무기는 쓰지 않았던 때, 넷째 '무기를 사용했던 때'로 나뉘었죠.


펠슨은 응답자들에게 던진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중요한 시사점을 얻었는데 그 중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동성끼리 다툼을 벌일 경우 단 둘이 있을 때보다 여러 사람들이 지켜볼 때 주먹다짐으로 번질 확률이 2배나 높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이것은 우리의 상식과 반하는 결과입니다. 우리는 보통 여러 사람들 앞에 있을 때는 다툼이 생기더라도 사람들 눈을 의식해서 어쩔 수 없이 참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 앞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말을 들으면 훼손된 자신의 평판이 대중에게 그대로 노출된다는 위협을 감지하게 됩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신경 쓰고 염려하는 인간은 평판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불릴 만큼 명예를 소중히 여깁니다.  그래서 대중들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감행하는 폭력은 상대방으로부터 손상된 평판을 회복시키기 위한,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입니다. 똑같이 모욕스러운 말도 단 둘이 있을 때는 말타툼으로 끝나겠지만 여러 사람들 앞에서는 주먹다짐으로 이어지거나 설령 폭력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분노의 강도는 훨씬 높을 수밖에 없죠. 실제로 미국에서는 폭력적 싸움의 3분의 2 가량이 공공장소에서 벌어지고 젊은이들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4분의 3으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펠슨의 연구는 부하직원의 잘못을 혼내고자 하는 상사에게 한 가지 귀중한 주의사항을 전해 줍니다. 바로 '절대로 다른 직원들 앞에서 혼내지 마라.'입니다. 물론 잘못을 저지른 직원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해서 혼내는 상사에게 주먹을 날리는 하극상의 상황을 연출하기는 어렵겠죠. 그렇게 하면 상사로부터 깎인 평판이 '상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놈'이라고 동료직원들에게 각인되어 더 깎일 테니 말입니다. 이보다는, 혼내는 목적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함이든 아니면 욱하는 감정을 해소하기 위함이든 여러 사람들 앞에서 혼내는 행위는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잘못을 뉘우치게 만들기는커녕 반항심과 분노를 극도로 상승시킨다는 게 문제입니다. 비록 잘못을 인정하고 싶더라도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느꼈다는 것 때문에 자기합리화와 자기방어의 프로세스가 더욱 강화되어 급기야 자신의 잘못을 변호하거나 부정해 버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자존감을 타인으로부터 찾는 사회적 동물입니다. 심리학자 마크 리어리(Mark Leary)는 인간이 자신의 사회적 가치, 선행과 악행을 관찰하여 자존감을 형성하고 평판을 높이려고 시도한다고 말합니다.2)  타인이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반대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거부 의견을 밝히면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여러 연구를 통해 규명한 바 있죠. 여러 사람 앞에서 혼내는 행위는 짧은 시간에 자존감을 한꺼번에 깎아내리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물론 기대하는 행동의 변화는 결코 일어나지 않죠.


부하직원을 혼낼 일이 있으면 조용한 장소에서 단 둘이 만나야 합니다(동료 간의 다툼도 마찬가지). 여러 사람들이 다 보고 듣는 곳에서 야단을 쳐야 부하직원이 더 분발할 거라고 믿는 자(또 그렇게 행동하는 자)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를 모르기에 유능한 관리자라 말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여러 사람 앞에서 야단을 맞는 부하직원의 입장이라면 어떨지, 역지사지하면 바로 느낄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혹여 과거에 사람들 앞에서 부하직원을 망심 주듯이 혼낸 적이 있다면 그를 조용히 불러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신으로 인해 깎여내려간 그의 자존감을 다시 채워주는 일은 관리자의 책무이기 이전에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문헌)

1) Richard B. Felson(1982), Impression Management and the Escalation of Aggression and Violence, Social Psychology Quarterly, Vol. 45(4)

2) 존 휘트필드, <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종하는가>, 김수안 역, 생각연구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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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면 알수록 나쁜 결정을 한다   

2012. 9. 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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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브래드 바버(Brad M. Barber)와 테런스 오딘(Terrance Odean)은 증권 중개인들과 전화를 통해 주식을 사고 팔다가 온라인 주식 거래 방식으로 전환한 1,607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그들의 투자 수익률과 투자 습관 등을 조사했습니다.1)  다소 복잡한 데이터 분석 방법을 썼기에 여기에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려우니 그 결과만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연구 샘플에 포함된 투자자들은 전화로 거래하던 방식에서 시장 수익률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헌데 온라인 거래 방식으로 전환하고 나니 그들의 평균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보다 연간 3%포인트 이상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또한 그들은 전화를 통해 투자할 때보다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거래했고 투기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주식 턴오버(turnover)율이 73.7%에서 95.5%로 증가했고, 투기성 턴오버율이 16.4%에서 30.2%로 상승한 것이 바로 증거였습니다. 더 적극적으로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바버와 오딘은 '지식의 환상(Illusion of Knowledge)'으로 이 결과를 설명합니다. 지식의 환상이란 무언가에 관한 데이터와 정보를 많이 알면 알수록 그것을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입니다. 투자자들은 온라인 거래 시스템을 통해 투자와 관련된 각종 수치와 그래프, 리서치 자료 등을 전화로 거래할 때보다 훨씬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 넘쳐나는 정보들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시장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과신을 주기에 충분하죠. 지식의 환상에 사로잡혀 자신이 내리는 투자 의사결정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여기며 투기성 투자의 실제 리스크를 낮게 평가합니다. 


우리는 좀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좀더 많은 정보를 찾아내면 미래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허나 이 또한 지식의 환상은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밀하게 보이는 수치들과 정량적 모델이 특정한 미래를 확신하도록 만들지 않는지 경계해야 합니다. 데이비드 코드 머레이가 쓴 <승자의 편견>에서 언급된 AT&T가 단적인 사례입니다.2)  1980년에 AT&T는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에게 2000년이 되면 전세계 휴대전화 사용자수가 얼마나 될지를 예측해 달라고 의뢰했습니다. 알다시피 맥킨지는 미국의 Top 5 MBA 출신이 아니면 들어가기 어려운, 소위 '두뇌 집단'이죠. 


맥킨지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광범위하고 복잡한 조사와 정밀한 정량 모델을 써서 2000년의 휴대전화 사용자는 전세계 통틀어 100만 명 밖에 안 될 거라 예측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AT&T는 휴대전화 사업 진출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 당시 휴대전화 사용자는 7억 5천만 명에 달했습니다. 예측치보다 무려 750배나 컸죠. AT&T는 휴대전화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잘못된 맥킨지의 예측 때문에 잃어버렸고 그 근본원인은 지식의 환상에 있었습니다.


많이 알수록 미래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적게 알아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많이 알면 알수록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을 대비하지 못한다는 것이 진짜 문제입니다. 수치와 각종 정보는 이미 지나온 과거에 대해서만 정확한 결과를 알려줄 뿐입니다. 그것들이 정확한 미래를 약속한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오늘 내리는 의사결정이 지식의 환상으로 비롯된 '과도한 믿음'은 아닌지 숙고하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1) Brad M. Barber, Terrance Odean(2002), Online Investors: Do the Slow Die First?, The Review of Financial Studies, Vol. 15(2)


2) 데이비드 코드 머레이, <승자의 편견>, 박여진 역, 생각연구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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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면접 보지 마라   

2012. 8. 3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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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펜'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듭니까? 아마도 대부분은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빨간 동그라미(혹은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그려진 사선)로 채점한 시험지의 이미지가 떠오를 겁니다. 우리에게 빨간 색은 무언가를 수정하거나 바로잡고 측정하거나 처벌을 가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반면 파란색이나 녹색은 시험 채점이나 측정이라는 이미지와 바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가 여러분이 작성한 글이나 보고서를 평가하고자 할 때 그가 빨간 펜을 쥐고 있다면 여러분은 바짝 긴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가 다른 색깔의 펜을 사용할 때보다 더 가혹하게 평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에이브러험 러트치크(Abraham M. Rutchick)와 동료들은 간단한 몇몇 실험을 통해 빨간 펜에 노출되면 오류를 더 많이 찾아내고 평가가 박해진다는 증거를 제시했습니다.1)


러트치크는 참가자들에게 철자 몇 개를 지우고서 원래의 단어가 무엇인지 유추하라는 과제를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FAI__' 라는 단어를 주고 빈칸에 어떤 철자가 들어갈지를 맞히라고 한 것이죠. 참가자들은 FAIR라고 쓸 수도 있었지만 부정적인 느낌의 단어인 FAIL이라고 답할 수 있었겠죠. 또 '__RRO__'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ARROW 혹은 ERROR고 답할 수 있었습니다. 러트치크는 참가자들을 반으로 나눠 빨간 펜과 검은 펜을 각각 나눠준 후에 이런 문제를 풀게 함으로써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 단어를 얼마나 많이 답으로 적어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예상대로 빨간 펜을 쥐고 과제를 수행한 참가자들은 검은 색을 사용한 참가자들에게 비해 '오류'나 '저조함'과 관련된 단어를 더 많이 써냈습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 러트치크는 참가자들에게 영어를 배우는 학생이 쓴 두 문단 짜리 글을 읽게 하고는 시제, 스펠링, 문법, 단어 선택 상의 오류를 찾아내라는 과제를 부여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빨간 펜과 검은 펜을 각각 사용하게 했더니 빨간 펜을 사용한 참가자들이 평균 24.3개의 오류를 찾아낸 반면, 검은 펜을 쓴 참가자들은 19.1개의 실수를 잡아냈습니다. 빨간 펜이라는 장치가 참가자들로 하여금 오류를 잡아내겠다는 집중력을 더 키운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였죠. 빨간 펜을 쓰면 문법적 오류가 없어도 평가가 박해진다는 것이 세 번째 실험에서 규명되었습니다. 문법적으로 오류가 없는, 8학년 학생이 작성한 에세이를 읽고서 0점부터 100점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하니 빨간 펜을 쓴 참가자들은 파란 펜을 사용한 참가자들에 비해 낮은 점수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저 색깔만 다를 뿐인데 그 결과가 유의미한 차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평가하는 일이 과연 객관적일까'란 의문이 들게 만듭니다. 색깔 뿐만 아니라 날씨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캐나다의 모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6년 간 입학 면접시험 결과를 분석한 연구에서 비가 내리는 날에 면접을 본 학생들은 날씨가 맑은 날에 면접을 치른 학생들에 비해 1퍼센트 정도 낮은 면접 점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1퍼센트의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의과대학 입학시험의 총점으로 환산하니 10퍼센트의 차이에 해당했다고 합니다.2)


혹시나 이 글을 학교 선생님들이 보신다면 객관식 문제야 상관 없겠지만 학생들의 작문을 빨간 색연필을 들고 평가하는 일은 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 면접 보러 가는 지원자들은 일기예보에 좀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의 평가나 판단은 아주 사소한 것에도 쉽사리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평가의 객관성은 신기루입니다.


태풍 덴빈이 지나간 후, 오늘은 하늘이 푸르고 빛이 가득합니다. 오늘 면접을 보러 가는 지원자들은 어제 면접 본 지원자들에 비해 자신감을 가져도 될 날씨입니다. ^^



(*참고논문)

1) Rutchick, A., Slepian, M., & Ferris, B. (2010).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word: Object priming of evaluative standards,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Vol. 40(5)


2) Redelmeier, D., & Baxter, S. (2009). Rainy weather and medical school admission interviews, 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 Vol. 18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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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하면 사탕을 많이 먹는다   

2012. 8. 2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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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2008~2009년의 금융 위기 때 다른 소비재들은 판매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사탕은 판매가 급증했다고 합니다.1) 사탕과 초콜릿 제조업체인 캐드버리(Cadbury)는 2008년에 이익이 30퍼센트나 증가했고, 여러모로 힘들었던 허쉬(Hershey)도 8.5퍼센트 정도 이익이 증가했으니 말입니다. 고급 제품을 생산하는 린트 & 스프륑글리(Lindt & Sprungli)도 불황 때문에 몇몇 럭셔리 매장을 철수시켜야 했지만 월마트와 같은 할인점에서의 초콜릿 판매는 꾸준히 늘었습니다.


워튼 스쿨의 캐서린 밀크만(Kathering L. Milkman)은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이 스트레스와 자아 고갈(Ego Depletion) 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에 몸에 좋은 음식보다는 손쉽게 당분을 섭취할 수 있는 사탕에 탐닉하게 된다고 추측했습니다.2) 밀크만은 이런 추측을 확장하여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 노출되면 여러 옵션 중에서 '해야 하는 것'보다는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선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말해, 몸에 좋은 것보다는 맛이 좋은 것, 장기적인 것보다는 즉각적인 것, 노력이 요구되는 것보다는 편안한 것을 택하게 된다고 가설을 세웠습니다.





밀크만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1달러 짜리 복권을 한 장씩 나눠준 다음에 64개의 세자리수 더하기 문제를 풀도록 했습니다. 참가자 중 절반은 문제를 풀기 전에 복권을 긁어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은 20분이 지나기 전에는 복권의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밀크만은 참가자들에게 원한다면 언제든지 문제 풀이를 도중에 그만 둘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복권의 당첨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참가자들은 이미 복권의 결과를 아는 참가자들보다 더 빨리 문제 풀이를 중단했습니다(361초 대 412초). 복권의 당첨 여부를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문제 풀이를 지속하려는 의지를 고갈시켰던 겁니다.


후속실험에서 밀크만은 참가자들에게 각자의 룸메이트가 저녁거리로 피자를 사가지고 오는 상황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참가자 중 절반은 룸메이트가 '까르네 아사다 피자'를 사올지 아니면 '페스토 치킨 피자'를 사올지 알 수 없다는 말('50 대 50이다!')을 들은 반면,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은 룸메이트가 두 피자 중에서 어느 하나를 확실하게 사가지고 온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밀크만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과일 샐러드와 브라우니 중에서 피자와 함께 먹을 디저트를 고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룸메이트가 어떤 피자를 사올지 확신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이 과일 샐러드보다 브라우니를 더 많이 선택했습니다(과일 샐러드 18%, 브라우니 82%). 반면 피자 종류를 확실히 아는 참가자들 중 브라우니를 선택한 사람은 58~59퍼센트였습니다. 불확실한 조건의 참가자들은 몸에 좋기 때문에 '먹어야 하는(should)' 과일 샐러드보다는 달콤하기 때문에 당장 입에 '당기는(want)' 브라우니에 끌렸던 겁니다.


후속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불확실했던 과거 일을 떠올리게 했더니 뉴욕 타임즈의 추천도서보다는 네셔널 인콰이어러(The National Enquirer)와 같은 주간지를 읽을거리로 더 많이 골랐고, 교육 다큐멘터리보다는 액션 영화를 더 많이 선택했습니다. 역시 불확실한 상황에 노출되면 '해야 하는 것(the should)'보다는 '원하는 것(the want)'에 탐닉한다는 가설을 증명하는 결과였습니다.


밀크만이 수행한 일련의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은 불확실성이 사람들에게 의지력의 고갈 상태를 유발한다는 점입니다. 룸메이트가 어떤 피자를 사가지고 올지 모르는, 아주 사소한 불확실성조차 의지력을 감소시켜 장기적이고 긍정적인 대안보다는 즉각적이고 이로움이 덜한 대안으로 빠져들게 만든다는 것이죠. 이는 불확실성이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속에서 조직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이 불확실한 상황 하에서 내린 의사결정이 '과일 샐러드'가 아니라 '사탕'일지 모릅니다. 여기에 집단사고가 개입되면 바람직하지 못한 대안이 이의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 최고의 대안으로 스스로 강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기업은 외부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거나 줄일 수 없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보다 '당장 원하는 것'에 빠져들지 않는지 매순간 경계의 끈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대안이 사실은 '사탕'일 수 있음을 유념해야겠죠.


그러나 조직 내부의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고 또 그래야 합니다. 상사는 직원들이 언제 어느 프로젝트에 투입될지, 언제 어떤 회의를 시작할지, 앞으로 누구와 일하게 될지 등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불확실성을 해소해 주어야 합니다. 직원들이 쉽고 편안한 업무가 아니라 노력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동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려면 말입니다. 직원들이 위에서 떨어지는 일만 수동적으로 수행하려 하고 장기적인 아이디어에 대해 아예 무감하거나 냉소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직원들 자체의 역량 문제라기보다는 조직 내부의 불확실성을 방치한 채 전혀 해소시켜주지 않는 관리자의 책임이 더 크지 않을까요? 



(*참고문헌)

1) When economy sours, tootsie rolls soothe souls, The New York Times Online, March 23, 2009


2) Katherine L. Milkman(2012), Unsure What the Future Will Bring? You May Overindulge:Uncertainty Increases the Appeal of Wants over Shoulds,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Vol. 1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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