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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직무에 안착시키고 성과를 창출하게 만드는 교육훈련 방법으로 OJT(on the job training)가 즐겨 활용된다. 보통 선배 사원의 업무를 보조하도록 하거나 선배 사원이 자체 교육을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OJT가 이루어지곤 하는데, 이 OJT의 효과를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선배 사원들의 역량일까, 신입사원에게 쏟는 시간일까? 아니면 OJT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팀의 지원 역량일까?

하버드 대학교의 지아다 디 스테파노(Giada Di Stefano)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업무 수행 결과를 ‘반성하고 성찰하는 것’이 성과 향상의 열쇠이고, 반성이야말로 경험을 통한 학습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고 한다.

 



스테파노는 202명의 성인을 모집하여 제한된 시간(20초) 내에 빠르게 풀어야 하는 문제를 제시하고 맞힌 개수에 따라 1달러씩 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참가자들은 숫자로 이뤄진 매트릭스에서 ‘합쳐서 10이 되는’ 두 개의 숫자를 찾아내야 했다.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반성 그룹’은 첫 라운드를 끝내고 나서 “첫 라운드에 임하면서 사용했던 나름의 방법을 써보라.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를 잘 풀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기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반면에 ‘대조 그룹’은 첫 라운드 때의 정답을 찾아보라는 말 외에 다른 지시를 받지 못했다.

이렇게 조건을 달리한 다음, 참가자들에게 두 번째 라운드와 세 번째 라운드를 진행하게 하고는 얼마나 많은 답을 찾아냈는지 측정했다. 그랬더니, 두 라운드 모두 반성 그룹의 참가자들이 대조 그룹의 참가자들보다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실제 현장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스테파노는 ‘와이프로 BPO(Wipro BPO)’라고 불리는 인도의 전문 아웃소싱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연구를 진행했다. 스테파노는 2013년 6월부터 8월 사이에 채용된 직원들을 샘플로 구성한 다음 반성 그룹과 대조 그룹으로 나누었다. 

반성 그룹의 직원들은 교육일 6일차 때부터 교관으로부터 “15분 동안 오늘 받았던 교육을 되짚어 보며 가장 중요한 두 개의 교훈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써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반면, 대조 그룹의 직원들은 아무런 지시를 받지 않았다. 이렇게 총 10일 동안 조치를 받은 후 직원들은 교육 마지막 날에 시험을 치렀다. 그 결과, 반성 그룹의 직원들은 전체 평균보다 22.8%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스테파노는 참가자들의 반성의 과정이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높였을 것이고, 높아진 자기 효능감이 성과 향상에 원인이 되었을 거라고 말한다. 자기 효능감이란 ‘자신을 능력 있고 훌륭한 판단을 내릴 수 있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스테파노가 자기 효능감을 측정한 결과, 반성 그룹이 대조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자기 효능감을 보였다.

정리를 해 보자. 반성과 성찰이 없는 교육이나 OJT는 아무리 시간 투여가 많다 해도 진정한 직무 안착과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일 신입사원에게 퇴근하기 10분 전에 “오늘 수행한 업무를 되돌아보고 무엇을 잘 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미흡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써보라”고 지시하는 과정이 OJT에 반드시 필요하다.그리고 신입사원을 지도하는 선배 사원들 역시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그 내용을 기록해야 한다. OJT 뿐만 아니라 일반 교육과정에서도 성찰과 리뷰, 반성은 필수적일 것이다. 결국 모든 교육의 목적은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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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여러 가지 이유로 곤경에 처했을 때 직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어떤 마인드로 직원들과 만나야 할까?스탠포드 대학교의 제임스 그로스(James Gross)는 조직의 상황에 대해서 관리자들보다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상대적으로 크게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리더는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클 것이라는 가정 하에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과 직원들에게 업무 외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과 창출의 필요성이 매우 크거나 경쟁 심화로 조직이 재무적으로 절박한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업무 외적인 이유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산관리회사 오리어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CEO 카렌 파이어스톤(Karen Firestone)는 이렇게 조언하고 있다. 

 


첫째, 예측 가능성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거나 압박이 크다면 직원들은 불확실성에 굉장히 민감한 상태가 된다. 업무 범위, 보고 체계, 보상의 결정 방식, 조직의 변동 상황 등을 직원들이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확실하게 인식할 때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물론 이런 조건이 만족된다고 해서 직원들의 동기가 유발되지는 않겠지만, 이런 최소한의 조건이 만족되어야 직원들은 리더로부터 정당하게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진다. 동일한 상황에서 리더가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습을 보이며 일관적이지 않으면 직원들은 스트레스를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둘째, 공정하게 직원들을 대하라. 자신이 총애하는 직원에게만 특별한 보상을 한다든지, 직원들을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재한다든지, 공정하지 않은 기준으로 직원들을 평가한다면, 직원들은 리더로부터 ‘하찮은’ 존재로 대접받는다고 여기며 강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의사결정의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하며, 공정한 평가와 보상 기준을 직원들과 합의해 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상황이 급하다고 어물쩍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셋째,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라. 자주 칭찬하라는 조언은 많이 들었겠지만 실제로 조사를 해보면 40퍼센트에 가까운 리더들이 직원들에게 칭찬을 즐겨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을 잘 완수했거나 높은 목표를 달성한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발견하고 그들에게 칭찬의 말을 건네야 한다. 성과에 대한 압박이 큰 상황에서는 더욱 그래야 한다. 직원들의 성과를 당연시하지 말고 그들이 투여한 노력을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리더가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은 압박이 큰 상황에서도 리더의 칭찬과 지원에 힘을 얻고 스트레스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리더로서 자신감을 내보여야 한다. 리더가 흔들리면 직원들도 흔들린다. 리더가 자신감을 보이며 역량을 발휘할 때, 직원들은 압박이 큰 상황에서도 리더가 자신들을 보호해 줄 수 있을 거란 믿음을 갖는다. 이런 안전감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업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위급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힘을 준다. 직원들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전달된다.

다섯째, 약속을 준수하라. 약속했던 것을 잊어버리거나 번복하는 것이야말로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압박이 큰 상황에서 직원들의 동기를 끌어올리겠다면서 이런 저런 동기유발책을 쏟아내는 경우가 있는데, 지키기 버겁다면 처음부터 약속하지 않는 게 낫다. 리더가 약속을 지킬 것인가, 말 것인가에 직원들이 너무나 신경을 쓰게 된다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 아니겠는가? 직원들이 약속을 지키기를 원한다면 리더가 먼저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은 사실 압박이 큰 상황일 때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리더가 준수해야 할 행동원칙들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내외부 환경의 급박한 변화가 큰 압박으로 다가오는 때에는 이런 관리의 기본에 집중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생산성 제고의 원동력은 팀워크에 있으며, 팀워크 향상의 기본적 전제조건은 직원들이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있다. 혹여 명상이나 과외활동 등과 같은 조치로 대신하려고 하지 마라. 그런 조치는 리더와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에 일시적인 효과를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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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ealth.dogcatpharmacist.com BlogIcon Bunsucki 2022.09.29 13:25 신고

    좋은 포스팅 감사해요
    잘보고 공감 꾹 누르고 가여 :)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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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팝 가수 올리비아 뉴튼존이 세상을 떠났다. 한번 치유됐던 유방암이 재발된 탓에 요즘치고는 약간은 이른 나이인 73세에 생을 마감한 것이다. 사실 어렸을 때 나는 그녀가 어떤 가수인지, 디스코그래피가 어떤지 잘 알지 못했고 예쁘장한 얼굴이라는 것 외에는 그리 관심도 없었다. 아니, 팝 음악 자체에 완전 문외한이었다. 그런 내가 어렸을 때부터 유일하게 기억하는 그녀의 히트곡이 있는데 바로 ‘피지컬(Physical)’이라는 노래다. 

지나고 보니 이 노래는 그녀가 이전에 발표한 곡과 상당히 다른, 록 음악적인 요소가 살짝 가미된 경쾌한 노래인데, 이것이 내가 이 노래를 특별히 기억하는 이유는 아니다. 바로 가사 중의 한 대목이 우리말로 우스꽝스럽게 ‘번안’돼 아이들 입에서 한동안 크게 유행했기 때문이었다. 노래 중간에 ‘Let me hear your body talk’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번역하면 “당신 몸짓을 느끼고 싶어.” 어린애들이 따라부르기에는 적절치 않은, 야한 내용의 가사다.

 


아마도 영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의 귀에는 이 대목이 ‘웬일이니 파리똥’이라고 들렸나 보다. 분명 그 아이는 ‘웬일이니 파리똥’이라며 계속 따라 불렀을 것이고 재미있어 하는 주변 친구들은 신나게 ‘전염’됐을 것이다. 그리하여 전국의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 원곡의 가사는 제껴두고 다같이 ‘웬일이니 파리똥’이라고 부르며 히히덕거렸을 것이다. 올리비아는 자기가 부른 노래가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문구로 한국 아이들의 입에 회자됐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헌데 몇몇 사람들이 ‘웬일이니 파리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게 아닌가! 자기 동네에서는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고 말이다. 어떤 사람은 ‘냄비 위에 파리똥’이라며 조금 다른 버전을, 또 어떤 이는 ‘냄비 안에 밥 있어’라며 완전히 다른 버전을 제시했다. 그밖에 ‘냄비 위에 밥이 타’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나는 지금껏 그 시절 전국의 아이들이 죄다 ‘웬일이니 파리똥’이라고 불렀을 줄 알았는데, 무슨 사투리도 아니고, 또 무슨 고스톱 룰도 아니고 지역마다 각기 다른 버전을 존재했을 줄이야!

이제는 폐지된 <개그 콘서트>에서 박성호라는 개그맨이 선보였던 코너를 기억하는가? 박성호가 힌트를 던지고 나면 원래는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던 외국어 가사가 한국말처럼 들리는 신기한 경험으로 웃음을 유발했던 코너였다. 한국사람은 한국어의 음운구조에 철저히 학습된 귀를 가지고 있다. 외국어에 능숙하지 않으면 외국인의 말이 그저 소리로만 들릴 뿐 그 의미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데, 한국인은 자신에게 익숙한 음운체계가 한국어이니 그것을 통해 외국어 소리를 귀로 받아 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Let me hear your body talk이 한국어 음운체계라는 필터를 통과하며 ‘웬일이니 파리똥’으로 들린 것이다.  박성호는 사람들이 소리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점을 이용하여 웃음을 자아냈던 것이다.

이번 주, 실언인지 의도된 발언인지 모르는 말로 내내 온나라가 시끄러웠다. 다들 알고 있으니 기사대로 써보겠다.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외교적 결례인지, 향후에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인지에 관해서는 이 글에서 굳이 언급하지 않으련다. 이미 많은 기사에서, 많은 논평에서 다뤘을 테니 말이다. 

문제는 이 사태를 수습하려고 내놓은 변명이 너무나 기가 막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새끼’는 우리나라 야당을 향한 말이었고,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좋다. ‘이 새끼’ 부분은 그렇다 치자(할말은 많으나 생략한다). 헌데 ‘바이든’이 ‘날리면’이라고? 발언 영상을 여러 번 돌려 들어봤는데 전혀 ‘날리면’이라고 들리지 않았다. 분명 ‘바이든’이었다. 대체 어떤 귀를 가지고 있기에 ‘날리면’이라 들을 수 있지? 알다시피, 이런 황당한 해명이 더 큰 파장을 일으켰고 안 그래도 뒤숭숭한 분위기를 더욱 들쑤셔 놓았다.

 



태어날 때부터 한국어 음운체계에 단련된 우리들 귀에는 Let me hear your body talk이 ‘웬일이니 파리똥’처럼 들릴 수 있고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착각’이다. 허나 ‘바이든’란 단어는 한국사람의 입으로 발음된 음성이기에 우리 귀에는 ‘바이든’이라고 똑똑히 들린다. 물론 바이든은 미 대통령의 성이라서 엄밀히 말해 영어이지만, 한국의 대통령이 발음한 소리이고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에 우리 귀에는 바이든이라고 들릴 수밖에 없다. 우리말이나 영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외국인이라면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들을 수 있겠지만, ‘날리면’이란 소리가 그가 사용하는 언어에서 의미를 갖고 있는 ‘어떤 단어’일 때만 그럴 것이다.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우기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안다. 걷잡을 수 없게 번진 사태를 수습하고자 하는 마음이 급했겠지. 애잔하지만, 이해는 한다. 허나 고심 끝에 내놓은 대응책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냉소와 조소를 불러 일으키는 억지가 아닐 수 없다. 음향학적으로 볼 때 주파수가 다른 ‘ㅂ’과 ‘ㄴ’을 같은 소리라고 주장하다니, 그 뻔뻔함과 ‘성의 없음’의 극치에 자못 옷깃을 여미게 된다. ‘웬일이니 파리똥’은 재미라도 있지, 날리면이 뭔가!  ‘웬일이니 파리똥’이 아니라 ‘냄비 위에 밥이 타’가 맞다고 주장하는 건 주파수 대역이 비슷하기라도 하지, 날리면이 대체 뭔가!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하여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현실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조종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날리면’을 ‘바이든’으로 들었다면 여러분의 귀가 이상한 겁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정치적 입장을 떠나, 전 국민을 가스라이팅하려는 것인지 준엄하게 묻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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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차를 운전하며 평소 애청하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란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방송 중에 MC는 “사람을 믿지 말고 돈을 믿으라”는 말의 의미를 소개했다. 언뜻 들으면, 황금만능주의와 배금주의를 숭상하거나 미화하는 문장으로 들리지만, 그 의미는 상당히 심오했다. 이 문장의 본뜻은 ‘그 사람이 어디에 돈을 쓰는가를 보라’는 것이다. 

풀어 말하면,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보다는 어디에 돈을 얼마나 쓰는가가 그 사람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마음이 가는 곳에 돈도 함께 따라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기에 돈의 지출처를 통해 우리는 타인이 지금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방송에서 MC는 말했다. “무엇을 먹었는지 알려주면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알려 주겠다는 말이 있듯이, 영수증을 가져오면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말도 가능하겠죠.”라고.

“사람을 믿지 말고 돈을 믿으라”는 말은 상대방의 말과 돈의 용처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내 자신의 발전을 위해 많은 돈을 씁니다.”라고 말한다 해도 그의 한 달간 지출 내역에 도서 구입이 전무하다면,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발전’이 나와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일이다. 혹은 자기 발전에 대한 욕망은 있으나 그보다 더 큰 욕망에 의해 억압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간에, 누군가의 지출 내역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며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나와 어울릴 가능성이 충분한 사람인지 등을 꽤나 정확하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지출 내역은 ‘프로파일링’을 위한 최고의 원천이다.

 



물론 지출 내역은 개인 정보라서 취득하기 어렵거니와 의도적으로 취득하려는 행위는 범죄에 가깝기에 추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을 보면 어느 쪽에 돈을 많이 쓰고 적게 쓰는지 대략 판단할 수 있는데, 그보다는 ‘어디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 하고 또 아까워 하지 않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이 더 가치 있는 정보다.

살면서 주변의 지인들을 관찰해 보니 ‘아까워 하는 지출처’와 ‘아무리 써도 아까워 하지 않는 지출처’가 각자 다르다는 점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그런 차이는 사람들의 유형을 구분하는 기준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예를 들어, 지인 A는 의류 구입에는 한번에 수십만원의 지출을 당연시하면서도 내 책을 쓱 한번 보더니 “2만원이나 하다니! 너무 비싼 거 아냐?”라고 진심으로 걱정(?)해 준 적이 있다(내가 아는 한, A는 결국 내 책을 사지 않았다). 지인 B는 1인분에 1만원이 넘어가는 식당에는 고개를 절레절레하면서도 술값 몇 십만원 지출에는 “좋은 술은 원래 비싼 법이지. 싸고 좋은 건 없어.”라며 합리화한다. 

지인 C는 1년에 수차례 해외여행을 즐기면서도(코로나 19 이전에) 자동차는 무조건 중고로만 구입한다. 차는 굴러가기만 하면 된다는 게 그의 신조다. 지인 D는 자동차 튜닝에는 수백만원의 지출을 당연시하지만 1시간에 3천원 하는 주차비가 아깝다고 주택가 골목에 아무렇게나 세웠다가 딱지를 떼이곤 한다. 

지출을 아까워 하지 않는 ‘종목’이라 해도 ‘세부 종목’에 대해서는 돈을 낼 때 손을 벌벌 떠는 지인 E도 있다. 그는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오디오 기기는 굶는 한이 있더라도 구입하지만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의 월 구독료 5% 인상(500원 상당)에는 분노를 금치 못하며 몇 백원이라도 싼곳을 찾으려 눈에 불을 켠다. 지출 취향에 있어 무엇이 옳고 그름은 없다. DNA가 다르듯, 아까운 돈과 그렇지 않은 돈 역시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그래도 나는 A가 좀 얄밉긴 하다).

‘돈 쓰기 아까워 하는 종목’과 ‘전혀 돈이 아깝지 않은 종목’이 사람들마다 다르기에 이는 갈등과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부부 중 아내는 여행을 가면 좋은 잠자리를 중요시하여 고급 호텔 예약을 주장하지만 남편은 “어차피 낮에는 관광을 다닐 거고 밤에는 쓰러져 잘 텐데 아무데서나 자면 어때?”라고 맞받아쳤다가 여행이고 뭐고 3박 4일 간의 부부싸움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가? 그냥 얌전히 받아 마실 것이지 한 병에 수십만원인 본인 소장의 와인을 한 잔 따라주는 친구에게 “너는 왜 마시면 없어지는 와인에 그렇게 돈을 쓰니? 그 돈 모아서 전세집이라도 마련해야지!”라고 꼰대짓을 했다가 우정에 금이 가는 사건이(그리고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제법 많다. 

 



상대방이 내 돈을 가져다 쓰는 것도 아니고 내가 돈 쓸 기회를 제한하는 것도 아니며 공중도덕에 어긋나는 행위에 돈을 쓰는 것도 아닌데, 남이 어디에다 돈을 쓰든 무슨 상관인가? (물론 부부 같은 경제공동체는 충분히 상관해야 한다.) 우리는 그저 ‘아, 이 사람은 여기에 돈 쓰는 걸 아까워 하는구나.’ 혹은 ‘여기엔 팍팍 돈을 쓰네?’라고 생각하고 적절하게 자신의 행동과 말을 조절하거나, 필요에 따라 적당한 거리를 두거나, 아니면 아주 자연스레 손절하면 그만이다. 식도락을 중시하는 커플이 그렇지 않은 커플과 함께 해외여행을 갔는데, 상대 커플이 ‘한식’을 고집하는 바람에 현지음식은 입에 대본 적이 거의 없다면 다음부터는 여행을 같이 가자는 제안을 하지 않으면 된다. ’돈을 믿으라’는 말은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객관적’으로 일러주는 지출 내역을 통해 인간관계를 주도적으로 관리하라는, 그리고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의미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업 역시 돈이 어디에서 쓰이는지를 통해 그 조직이 어떤 부문을 중요시하고 무슨 가치를 추구하며 어떤 테마에 관심을 가지는지 등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회계가 상세한 수준으로 이루어지는 조직이라면 누구나 손익계산서의 비용 내역을 살펴볼 수 있으니 개인의 지출 내역을 파악하는 일보다는 용이하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이 조직(혹은 CEO)이 특별히 돈 쓰기를 아까워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부분이 구성원들의 바람에 해당하는 것인지, 구성원의 요구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진다고 말은 하지만 그에 쓰이는 비용은 그저그런 수준은 아닌지 등을 살필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영층과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오해가 무엇인지, 이 회사 조직문화의 특징과 개선 방향은 무엇인지,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비용 구조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등 미래지향적인 고민도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CEO의 경영방침이 제안하는 바람직한 비용 지출 구조와 실제의 비용 지출 구조와 부합되지 않음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는 조직 상하간에 의사소통이 단절돼 있거나  전달 과정에서 왜곡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일 것이다. 

 

이처럼 조직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를 통해 여러 가지 가설을 수립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개선의 포인트를 잡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회계전문가 혹은 관련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조직의 구성원이거나 투자자라면 누구나 재무제표를 읽을 줄 알아야 하는 하나의 이유이다. 기업을 믿지 말고 돈을 믿어라. 홍보 기사나 내부 구성원들의 말보다 비용 지출 내역이 기업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주는 법이다.   (끝)

 

*이 글은 제가 쓴 책 <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에 수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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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팀을 맡게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팀원의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크게 팀원들이 각자 맡은 역할에 적합한 역량을 지녔는지(역량), 스스로 일하고자 하는 동기는 어느 수준이고 새로운 스킬을 습득할 자세가 되어 있는지(동기), 동료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는지(피플 스킬) 등 3가지 카테고리로 평가할 수 있는데, 이 중 하나 이상의 카테고리에서 기대 수준에 미치는 못하는 직원이 바로 C Player이다.

C Player는 업무 마감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수준의 50퍼센트 미만의 업무 품질을 보이기 때문에 리더의 시간과 노력을 잡아먹는다. 뿐만 아니라 동료르 비난하며 팀워크를 해치고 외부요인을 핑계로 대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일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며 리더를 비난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C Player들은 타인의 성과에 악영향을 끼치고 동료들의 의욕을 꺾어 버린다.

 


리더는 이처럼 일 잘하는 직원들의 동기와 성과를 저해하는 C Player를 좌시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을 팀 밖으로 내보내야 할까, 아니면 잘 가이드하여 B Player 혹은 A Player되도록 해야 할까? 제이 콩어(Jay A. Conger) 교수와 펩시코의 부사장 앨런 처치(Allan H. Church)는 C Player의 유형별로 대처법이 다르다고 충고한다. 

그들이 말하는 첫 번째 유형의 C Player는 담당하는 역할에 비해 역량이 떨어지는 직원이다. 이런 직원들은 단순히 현재의 일을 수행할 능력이 되지 않기에 가능하면 팀 밖으로 내보내는 쪽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기에서 ‘내보내라’는 말은 무조건적 해고를 뜻하지 않는다. 그 직원이 가진 역량에 맡는 역할을 조직 내에서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의미이다. 적합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현재보다 더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여러 번의 기회를 주고도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때는 최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두 번째 유형은 역량은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일하고자 하는 동기가 매우 저조한 C Player들이다. 이들에게는 리더의 적극적인 코칭과 피드백을 통해 다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쩌면 그들은 본인이 발휘할 수 있는 역량보다 낮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혹은 지나치게 난해한 업무를 맡고 있어서 노력하고자 하는 의욕 자체가 생겨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리더는 이렇게 동기가 떨어진 직원에게 어떤 업무가 적절할지, 그들에게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 어떤 업무를 원하는지 등 직원 각자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또한 팀 운영 방향에 그들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소속감을 높여주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C Player의 세 번째 유형은 피플 스킬이 지독하게 떨어지는 직원들이다. 그들은 역량과 동기가 높아서 리더의 눈에는 그리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지배욕구가 강하고 언행이 폭력적이며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팀워크를 해치고 타인의 성과를 저해하기 때문에 눈여겨 살펴야 할 대상이다. 리더가 피드백해도 겉으로만 수용하고 결국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크기에 이들에게 코칭과 멘토링의 방법은 먹히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C Player가 있으면 다른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들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분명한 어조로 강하게 피드백해야 한다. 그들의 행동이 조직 내 관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하며,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런 행동을 보이면 승진과 보상에 불이익이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전달해야 한다.

컨설팅 사 맥킨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9퍼센트의 관리자들만이 회사가 C Player에게 단호한 조치를 취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사전에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C Player를 방치하다가 결국은 불미스러운 상황을 발생시키고 만다. 크고 작은 조직을 맡게 될 때 제일 처음으로 해야 할 일이 C Player를 발견하는 것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신규로 리더의 직책을 맡게 되는 자들에게 ‘C Player 파악하기와 대처법’과 같은 실천적인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역량, 동기, 피플 스킬이 저조한 직원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또한, 어쩌면 리더 자신이 직원들을 C Player로 만드는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참고문헌)
Jay A. Conger, Allan H. Church, The 3 Types of C Players and What to Do About Them, HBR, February 0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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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하고 어려운 의사결정을 천천히 내리거나 미룬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시급하게 내려야 할 것이 있다면 고심하고 분석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서 변화하는 환경에 남보다 한 발 먼저 대처해야 한다. 물론 시간을 줄인다고 해서 의사결정의 품질이 훼손되면 안 된다. 의사결정에 들이는 시간과 그 품질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요한 사안을 시급하게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Divine Time Management>의 저자 엘리자베스 손더스(Elizabeth Saunders)는 이러한 딜레마적인 상황에서 의사결정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 가이드를 제시한다. 손더스는 먼저 의사결정자가 준수해야 할 기본원칙 3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생각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일상업무가 많아서 의사결정 사안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고 의사결정을 질질 끄는 것을 합리화해서는 안 된다. 의사결정을 빨리 하려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의사결정을 위한 시간을 일부러 비워 두고 그 시간에는 일상업무를 잊고 오로지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릴 것인가만을 생각해야 한다.

둘째, ‘한다’, ‘안한다’와 같은 1차원적인 선택지 외에 다양한 선택지를 도출해야 한다. 중간 영역에 해당하는 선택지도 있을 수 있고, 아예 다른 차원의 선택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업을 할까 말까, 라는 선택지보다는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어느 범위로 할까, 라는 식으로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것이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는 데 전제조건이 된다.

셋째, 의사결정을 둘러싼 제반사항을 정의해야 한다.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바뀌는 사항들이 있기 마련이다. 또한 선택지들 간의 장단점도 달라서 트레이드-오프가 존재한다. 결정 전에 이런 모든 제반사항을 파악하고 가능한 한 도식으로 표현한다면 의사결정의 속도를 전보다 향상시킬 수 있다.

손더스는 이 3가지 기본원칙을 준수한다는 전제 하에 5가지 방법을 적절하게 적용하면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첫째, 가치에 집중하라.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인식하면 어려운 결정이 보다 쉬워진다. 고객경험을 제고하거나 적어도 훼손시키지 않는 것이 조직이 추구하는 제 1의 가치라고 해보자. 그러면 사업을 확장할 때 1대 1 고객 맞춤 서비스가 저해된다면 사업 확장에 대한 결정을 바로 접거나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둘째, 대화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라. 어떤 사람들은 의사결정 사안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스로 정리가 되고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곤 한다. 중요한 결정일수록 외부에 알리지 않고 혼자 끙끙거리기보다는 보안이 허락하는 한 많은 사람들과 대화함으로써 의사결정의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손더스는 이 방법을 쓸 경우,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제기하는 사람보다는 경청에 능한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타인과의 대화는 토론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셋째,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라. 타인과의 대화를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타인에게 조언을 요청할 수도 있다. 특히 전에 경험한 적이 없는 사안일 경우, 타인이 자신보다 더 경험이 풍부할 경우에는 조언이 의사결정의 속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타인의 조언 자체보다는 그들이 어떤 관점을 취하며 조언을 제공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의사결정 사안을 다른 방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실행하기 전에 테스트하라. 가보지 않은 도시를 여행하기 전에 그 도시와 관련된 책을 살펴보듯이, 의사결정 사안을 가능한 한 작게 시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라. 인사평가제도를 새로 개편한다면 그것을 일부 부서에만 적용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사내 공청회를 열어서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야 한다.

다섯째, 무엇을 희망하는지를 명확히 하라. 결정 내리기가 어렵다면 그것은 이성적인 판단과 감정적인 판단이 다르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자신이 희망하는 것에 집중하라. 무엇이든 답해주는 멘토가 있다고 상상하고 그가 당신에게 말해주었으면 하는 것(그리고 말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써보라. 이런 과정 속에 당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손더스는 말한다.

중요하고 어려운 결정이라고 해서 엄청난 시간을 쏟을 필요는 없다. 특히 위급한 상황일수록 의사결정을 빨리 내리는 것이 의사결정의 품질로 둔갑해서는 안 된다. 앞에서 말한 3가지 기본원칙을 준수하면서 필요에 따라 5가지 방법을 적절하게 구사한다면 의사결정에 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서도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가뜩이나 내려야 할 결정이 많은 리더들에게 꼭 필요한 스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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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리더란 어떤 의미에서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일을 제대로 위임하지 않은 채 리더가 모든 걸 혼자 감당하려 한다면 팀원들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할 능력을 키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팀의 장기적인 성과도 저하되고 만다. 무엇보다 리더 자신이 먼저 번아웃되어 버릴 뿐만 아니라 세세한 것까지 본인이 챙기는 탓에 '마이크로 매니저'란 오명을 덮어 쓴다. 이렇게 직원들에게 일을 잘 위임하지 못하는 이유는 리더가 다음과 같은 생각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1. 팀원들에게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싶지 않다
2. 팀원에게 업무를 맡기면 잘하지 못할 것 같다
3. 내가 직접 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더 빠르다
4. 팀원들에게 일하는 방법을 일일이 가르칠 시간이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키는 리더는 '아무 생각없이' 팀원들에게 일을 마구 시키는 사람이다. 구체적인 방향 없이 생각날 때마다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날려 업무를 지시하고서 결과를 빨리 내놓기를 강요하거나, 너무 많은 일을 시킨 나머지 정작 어떤 업무를 팀원들이 수행하고 있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리더들이 생각 외로 많다. 직원들에게 '잘못 일을 시키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을 잘 시키기 위한 올바른 방법은 무엇일까? <Awake Leadership>의 저자 힐러리 제인 그로스코프(Hilary Jane Grosskopf)는 일을 시킬 때 다음과 같은 6가지를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 가능한 한 대면하여 일을 지시하라.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업무를 지시하면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상대방이 업무의 방향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한다. 사정상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사용했더라도 나중에 대면하여 다시 업무를 명확하게 지시해야 한다. 또한 대면으로 지시해야 팀원으로 하여금 업무의 중요성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둘째, 지시하는 업무가 회사에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를 팀원에게 설명하라. 
단순히 해야 할 일을 알리기 전에 왜 이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이 일이 회사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 줘야 한다. 필요하다면, 일을 지시 받은 팀원에게 그 일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말해보라고 요구하라.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팀원이 명확하게 인지할 때 성과를 내고자 하는 동기가 유발되는 법이다.

셋째, 구체적으로 지시하라. 
업무를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 기대하는 아웃풋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 등을 가능한 한 상세하게 알려라. 완료 일정이 현실적인지를 확인하고, 이미 수행 중인 업무가 있다면 우선순위를 어떻게 조정할지 팀원과 합의하라. 또한 중간 중간에 어떤 일정으로 피드백할지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해야 업무가 완료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넷째, 일의 방향을 명확하게 하되 그 수행 방법은 팀원에게 일임하라. 
팀원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라면 리더가 멘토 역할을 해서 팀원을 가이드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팀원이 재량껏 세부적인 수행방법을 정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팀원이라면 리더는 지원하는 역할로 그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이크로 매니저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다섯째, 팀원이 지원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응하라. 
일을 지시해 놓고 완전히 신경을 끄는 것이 '위임'은 아니다. 정기적으로 팀원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팀원이 요청하면 적절하게 자원과 인맥 등을 지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섯째, 계속 관찰하고 정기적으로 피드백하라. 
일의 성격에 따라 일주일 혹은 2주 단위로 한번씩 팀원을 만나 업무의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지, 기존의 업무 수행 계획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피드백하라. 너무나 자주 아무때나 피드백하면 팀원들은 리더가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느끼고 자신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팀원들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더라도 가능한 한 정해진 시간에 피드백하는 것이 좋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리더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팀원들에게 일을 효과적으로 시킴으로써 팀과 회사 전체의 성과를 달성하도록 이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을 잘 시키는 리더는 생각보다 어려운데, 그 이유는 위의 여섯 가지 준수사항은 말보다는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내가 팀원들에게 일을 잘 시켰는지', '팀원들 각자 어떤 업무를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다음주에는 어떻게 본인의 '일 시키는 기술'을 개선할지 등을 반성하고 실천해야 한다. 훌륭한 리더십은 이렇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술을 교육하고 연마하는 과정에서 함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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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Favicon of https://ejssdaddy.tistory.com BlogIcon EJ.D 2022.09.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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