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만은 피실험자들에게 신문 한 부씩을 나눠주면서 신문에 나온 사진의 개수를 전부 세어보라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피실험자들은 와이즈만의 지시를 듣고 2분 내에 사진의 개수를 모두 헤아렸습니다.
헌데, 와이즈만이 신문의 2면에 "세는 것을 중단하시오. 이 신문에는 모두 43개의 사진이 있습니다."라고 대문짝만하게 써놓은 것을 본 참가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사진의 개수를 세는 것과 같은 세부적인 일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전체를 바라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죠.
와이즈만의 실험은 우리에게 '환원주의적'인 관점이 얼마나 우리의 시각을 좁게 만드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환원주의(reductionism)는 전체를 잘게 쪼개 각 부분의 메커니즘을 밝혀내면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패러다임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부분을 모두 합하면 전체가 되고 전체는 다시 부분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사물과 현상을 환원주의적으로 이해하면 와이즈만의 실험에서 피실험자들이 빠졌던 '전체를 보지 못하는' 오류에 빠질 뿐만 아니라, 부분들 간의 상호작용을 무시하고 넘어가고 맙니다. 즉, 전체는 부분들의 합보다 '더 크다'란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죠.
환원주의의 반대는 전일주의(Holism)입니다. 전일주의는 사물과 현상을 구성요소의 합계가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전체로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그렇다고 환원주의적인 사고가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껏 이룬 놀라운 과학 성과의 많은 부분이 사물의 본질을 부분으로 쪼개 들어가는 환원주의적인 접근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법입니다.
혹시나 여러분은 세상을 환원주의적 관점으로 보고 있나요? 여러분이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려면 환원주의의 늪에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전일주의 관점이라는 밧줄로 항상 끌어당겨주는 '중용'을 발휘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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