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는 '합의'하지 마세요   

2026. 4.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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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아마도 만장일치나 합의(Consensus)를 가장 민주적이고 이상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여길 겁니다. 여러 의견을 골고루 청취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실행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의 반발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AI 시대에도 이런 '합의식 의사결정'이 최선일까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2026년 4월호에는 "AI 시대에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은 작동하지 않는다(Decision-Making by Consensus Doesn’t Work in the AI Era)"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는데요, 다소 논란을 일으킬 만한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모두의 동의를 구하는 합의 방식이 AI 시대에는 오히려 치명적인 약점과 병목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주장이 극단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저는 지금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고 상당히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봅니다. 기존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다양한 리스크를 검토하기 위해서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회의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하여 최적의 대안과 예측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를 놓고 '합의'를 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모두가 만족할 만한 타협점을 찾으려는 것은 가장 평범하고 안전한 결정으로 귀결되어 파괴적인 혁신은 애초에 불가능할 겁니다.

저자는 합의 대신에 명확한 책임자가 결단을 내리는 단독 의사결정 모델이나 'Consent(반대 없음)' 모델로 전환할 것을 강하게 권고합니다. 의견 충돌이 있더라도 리더가 결정을 내리면 반대했던 사람조차 그 결정이 성공할 수 있도록 100% 매진하는 프로세스가 그 예가 될 수 있죠. 

또한 애플이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직접 책임자) 제도를 운영하듯이 어떤 프로젝트나 회의 안건이든 최종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한 명의 사람을 명확히 지정하는 것도 AI 시대에 어울리는 의사결정 방식일 겁니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거나,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라는 방관자 효과를 시스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방식을 모두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중대한 투자 건처럼 합의와 숙고가 반드시 필요한 영역도 분명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핵심은 이것입니다. AI가 비즈니스의 속도를 가속시키는 지금, 기존의 느리고 무거운 의사결정 방식을 맹목적으로 고수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하면 모두를 만족시킬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가장 날카로운 결정을 가장 민첩하게 내릴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AI 시대의 리스크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동의를 기다리다 골든 타임을 놓쳐버리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끝)

*참고기사
 https://hbr.org/2026/04/decision-making-by-consensus-doesnt-work-in-the-ai-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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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더는 반드시 이렇게 한다   

2026. 4.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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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유능한 리더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본인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여러분의 능력을 CEO에게 인정받아야 치열한 내부 경쟁에서 살아남아 승진할 수 있다고는 믿음 때문이겠죠. 

하지만 좋은 리더와 최악의 리더를 가르는 단 하나의 결정적 지표는 여러분이 얼마나 성과를 이뤄냈냐가 아니라 여러분이 '그 성과의 공(credit)을 누구에게 돌리느냐'라는 것임을 아십니까?

리더십 평가 전문 기관인 젱거 포크먼(Zenger Folkman)은 리더가 '타인의 공을 가로채는 성향'이 리더십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는데요,  직원의 공을 가로채는 리더들은 전체 리더십 효과성 평가에서 하위 13%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이들이 이끄는 조직의 직원 몰입도 역시 하위 36%였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팀원들에게 온전히 공을 돌리는 리더들은 어땠을까요? 이들의 리더십 효과성은 무려 상위 15%에 달했고, 직원 몰입도는 상위 18%였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이렇게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직원에게 공을 넘기면 내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것 아닐까?', '경영진이 나를 무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말이죠. 하지만 젱거 포크먼의 연구에 따르면 정반대입니다. 공을 나누는 행위는 리더 본인의 영향력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키는 강력한 승수 효과(Multiplier effect)를 일으키니까요. 팀원들은 자신의 기여를 인정해 주는 리더에게 신뢰를 느끼며 더 큰 성과를 내려고 자발적으로 헌신하기 때문입니다.

리더십의 크기는 리더 본인이 얼마나 밝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느냐가 아니라, 그 스포트라이트를 팀원들에게 얼마나 넓게 반사해 주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능력을 증명하려고 팀의 성과를 독식한다면 리더는 빛을 잃고 고립됩니다. 리더는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아니라, 팀 전체에 빛을 반사하는 프리즘이 되어야 하죠.

오늘은 팀원이나 동료의 성과 혹은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칭찬해 보세요. 사내 메신저나 회의 자리에서 "이번 보고서에 들어간 데이터 분석은 강 대리가 꼼꼼하게 해줘서 정말 수월하게 끝났습니다."라는 말로 공을 돌려보세요. 이 작은 '인정의 말' 한마디가 팀 내의 '신뢰 자본'을 쌓아 올리는 최고의 투자입니다. (끝)


* 참고기사
https://www.forbes.com/sites/joefolkman/2017/11/10/its-all-about-me-what-happens-when-a-leader-takes-all-the-credit/?sh=1cab1815312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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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보다 먼저여야 하는 이유   

2026. 4.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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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영화를 보면 종종 이런 대사가 등장합니다.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있어. 뭐부터 들을래?"

여러분이 이 문장을 말하는 사람(화자)라면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 중 무엇을 먼저 말하고 싶습니까? 반대로 여러분이 이 질문을 받는 사람(청자)라면 무엇부터 듣고 싶을까요?

여러분이 화자라면 '좋은 뉴스부터 말하겠다'라고 답하는 경우가 '나쁜 뉴스부터 전달하겠다'라는 경우보다 많을 겁니다. 반대로 여러분이 청자라면 '나쁜 뉴스를 먼저 듣겠다'를 더 많이 선택할 겁니다. 왜 이렇게 확언하냐고요? 2014년에 나온 연구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앤절라 레그(Angela M. Legg)와 케이트 스위니(Kate Sweeny)의 연구는 화자일 때와 청자일 때의 불일치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121명의 참가자들을 화자와 청자로 나누어 성격 테스트 결과를 전달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청자들은 무려 78%가 "나쁜 소식부터 듣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이유는 부정적인 감정을 빨리 털어내고 좋은 기분으로 대화를 마무리하길 원했기 때문이었죠.

반면, 화자의 절반 이상(54%)은 "좋은 소식부터 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나쁜 소식을 먼저 전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라는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이유를 댔습니다.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해서라고 변명하지만 사실은 나쁜 뉴스를 전할 때 본인이 겪어야 할 껄끄러움을 조금이라도 미루고 싶어 하는 것이죠.

 



화자가 좋은 뉴스부터 말할 때 청자의 마음속은 어떨까요? "언제 진짜 본론이 나올까?"라는 불안감이 증폭되어 좋은 뉴스는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게다가 대화의 마지막을 나쁜 뉴스로 마무리하면 부정적인 감정과 씁쓸함이 훨씬 더 오래 남는 법이죠. 여러분이 청자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겁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은 나쁜 뉴스부터 전달하고 좋은 뉴스를 그 다음에 말해야 합니다. 이후에 영화에서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있어. 뭐부터 들을래?"라는 질문에 청자가 어떻게 대답하는지 살펴보세요. "나쁜 뉴스부터!"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걸 인식할 겁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가필드 2(Garfield 2)>의 한 장면입니다.

나이절(패럿):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있어. 뭐부터 들을래? (I've got some good news and some bad news. Which would you like to hear first?)"

동물 친구들: "나쁜 뉴스. (The bad news.)"

나이절: "다지스 경이 프린스(고양이)를 강에 던져버렸어. (Lord Dargis just threw Prince in the river.)"

윈스턴(불독): "좋아, 그럼 좋은 뉴스는 뭔데? (Okay, give me the good news.)"

나이절: "아주 예쁜 피크닉 바구니에 담겨 있더라고. (He was in a lovely picnic basket.)"

오늘 누군가에게 지적을 하거나 껄끄러운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면, 첫 문장에 부정적인 팩트를 명확하게 담아보세요. 그리고 두 번째 문장에서는 긍정적인 대안이나 배운 점, 해결책을 덧붙여 보기 바랍니다. 나쁜 소식부터 말해야 한다는 것, 오늘의 상식입니다. (끝)


*참고논문
Legg, A. M., & Sweeny, K. (2014). Do you want the good news or the bad news first? The nature and consequences of news order preference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40(3), 279-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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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절대 대체하지 못하는 인간의 핵심역량은?   

2026. 4.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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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I 활용 업무 자동화' 같은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제법 많은데요, AI 시대에 도태되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처럼 보여서 한편으로는 좀 짠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AI 시대에 우리가 갈고닦아야 할 무기는 화려한 프롬프트 기술이 아니라 가장 아날로그적인 '인간 고유의 역량'입니다.

팀 스토비어스키(Tim Stobierski)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온라인에 게재한 글을 통해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4가지 핵심 역량을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1. 감성 지능과 인간적 연결(Emotional Intelligence and Human Connection) 
AI는 그럴듯한 위로의 문장을 1초 만에 써낼 수 있지만 타인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거나 끈끈한 신뢰를 구축하지는 못합니다.

 



2. 적극적 경청과 의미 부여(Active Listening and Meaning-Making)
AI는 텍스트의 패턴을 확률적으로 분석할 뿐, 말끝을 흐리는 주저함이나 미세한 표정 변화 등 비언어적 의미, 행간의 맥락을 읽어내지는 못합니다.

3. 모호한 상황에서의 판단력(Judgment in Ambiguous Situations)
명확한 정답과 규칙이 있는 문제에서는 AI가 탁월하지만,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윤리적 가치가 충돌하는 복잡한 딜레마 앞에서는 인간의 통찰과 가치 판단이 필요합니다.

4. 창의성과 기존 가정에 대한 도전(Human Creativity and Challenging Assumptions)
AI는 기존 데이터를 짜깁기하여 그럴싸하게 모방할 뿐입니다. 당연한 전제 자체를 뒤집고 '왜?'라는 질문을 던져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은 오직 인간의 영역입니다.

AI를 따라가려 애쓰기보다 가장 인간다워지는 것이야말로 다가오는 시대의 차별화 전략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따뜻한 공감 능력,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는 섬세함, 그리고 스스로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힘임을 다시 새기면 좋겠네요.


*참고기사
https://online.hbs.edu/blog/post/human-skills-ai-cant-re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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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 전에 반드시 해야 할 것들   

2026. 4.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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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된 낡은 경운기를 빨리 달리게 하겠다고 엄청난 돈을 들여 최신 스포츠카 엔진을 장착한다면 시속 300km로 달릴 수 있을까요? 십중팔구, 엔진의 출력을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나지 않을까요? 폭발하지 않으면 다행일 겁니다.

모든 기업의 화두인 AI. ChatGPT, 제미나이, 코파일럿 같은 AI 도구를 도입하기만 하면 고질적인 비효율이 곧바로 사라지고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라 믿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단언컨대 AI는 여러분의 회사를 고쳐주지 못합니다. 지금껏 유행한 여러 가지 경영혁신 기법들이 그러했듯이, 기초 체력을 갖추지 못한 조직에 AI가 도입되면 오히려 기존의 엉망진창인 프로세스를 '더 빠른 속도'로 가속화하고 맙니다.

AI가 보고서 초안을 1시간 만에 완벽하게 써준다고 하죠. 그런데 이 보고서를 결재 받으려면 5명의 상사에게 승인을 받아야 하고, 내용 수정을 위해 1~2시간의 지루한 회의를 두세 번 거쳐야 한다면 어떨까요? AI가 높여준 생산성은 낡은 관료주의 시스템 내에서 흔적없이 휘발돼 버리죠. AI라는 도구보다 AI를 담아내는 시스템이 먼저라는 걸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AI를 도입하기 전에 여러분의 조직은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요?

첫째, 조직을 재설계해야 합니다. 수직적이고 경직된 결재 라인은 단순화하고 작은 팀 단위로 권한을 위임해 AI 기술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조직 구조를 먼저 구축해야 합니다.

둘째, 심리적 안전감을 기반으로 한 조직문화를 형성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AI를 내 일자리를 위협하는 적으로 간주한다면 어떤 혁신도 실패합니다. AI를 활용해서 실패하더라도 용인하는 분위기,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셋째, AI 도입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하자"가 아니라, 우리 회사가 해결할 고객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를 위해 AI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케아는 고객 지원 센터에 AI 챗봇 '빌리(Billie)'를 도입했습니다.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인건비 절감만을 기대하지만 이케아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AI가 배송조회나 반품 같은 단순 문의를 처리하게 두고, 기존 8,500명의 콜센터 직원들을 해고하는 대신 '원격 인테리어 조언자'로 역할을 완전히 재정의했습니다. 즉,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공포심을 갖지 못하게 함으로써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했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프로세스로 업무의 목적을 바꾼 것입니다. 그 결과, AI는 단순 문의의 47%를 처리했고, 직원들은 인테리어 상담을 통해 신규 수익을 창출해 냈습니다.

여러분의 팀에서 고질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업무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이 업무에 AI를 어떻게 쓸까?"라고 묻지 말고, "만약 이 프로세스에서 딱 하나만 없앤다면 어떤 것을 뺄 수 있을까?"를 질문하세요. AI는 그 다음에 적용해도 늦지 않습니다.  (끝)


*참고기사
https://www.fastcompany.com/91511489/ai-wont-fix-your-company-heres-what-will

https://www.reuters.com/technology/ikea-bets-remote-interior-design-ai-changes-sales-strategy-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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