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피드백에 항상 즉각 대응해야 할까요?   

2026. 3.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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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직원이 탕비실의 커피머신이 고장 났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리더가 "하룻밤 숙고해보고 내일 답을 줄게"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그 직원은 꽤나 황당해할 겁니다. 반대로 "우리 회사의 성과급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라고 CEO에게 건의했는데 CEO가 "좋은 의견이니 내일부터 당장 바꿉시다!"라고 답한다면 또 어떨까요?

여러분이 "직원들의 피드백에 바로 대응해야 한다"는 말이 옳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면, 오늘 이 글을 통해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고 그 의견을 수정해야 합니다. 

피드백을 받는다면 머릿속으로 다음의 3가지 기준에 따라 어떤 피드백인지 파악한 후에 '즉각 대응할지, 아니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대응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1. 파급 효과의 범위 (Systemic Impact)
"이 피드백을 수용할 때 우리 팀을 넘어 다른 부서나 회사 전체의 프로세스에 영향을 주는가?" 성과급, 유연근무제, 조직 개편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사안은 반드시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죠. 리더가 다른 맥락을 충분히 살핀다는 신호를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2. 자원의 희소성 (Resource Intensity)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거나, 팀원들의 업무 로드를 대폭 변화시키는 일인가?" 단순히 "회의 시간을 10분 줄이자"는 제안은 즉시 시행해도 좋지만, "새로운 협업 툴을 도입하자"는 제안은 검토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3. 위생 요인 vs. 동기 요인 (Hygiene vs. Motivation)
커피머신, 사무실 온도, 망가진 의자 같은 '위생 요인'은 즉각 해결할수록 좋습니다. 리더의 관심과 케어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취감, 권한 위임, 커리어 경로 같은 '동기 요인'은 깊은 대화와 숙고가 동반되어야 직원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졌다"고 느끼겠죠.

어떤 직원이 "팀장님, 회의실 화이트보드 마커가 다 말랐어요" 그리고 "제 업무 범위를 옆 팀과 조정하고 싶습니다."라고 2가지 제안을 동시에 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그러면 리더는 "비품 담당자에게 메신저를 보내 해결하게나."라고 말한 후에 "업무 범위 조정 문제는 우리 팀의 연간 목표와 직결되니, 내가 이번 주 금요일까지 진지하게 검토해 보고 면담 시간을 잡자"라고 답해야 합니다.

모든 질문에 즉답하는 리더는 가벼워 보이고, 모든 질문에 뜸을 들이는 리더는 답답해 보입니다. 리더십의 예술은 어떤 사안에서 '자판기'가 되고 어떤 사안에서 '철학자'가 될지를 결정하는 판단력에 있다고 합니다. 사소한 사안에는 실행 속도로, 중요한 변화는 숙고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출처: Li, J., et al. (2024). Why Employee Voice Performance Depends on Leader Wait Time: A Moderated Mediation Model.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67(1), 1-25. https://journals.aom.org/doi/abs/10.5465/amj.2023.1044?af=R

출처: Ashkenas, R., & Manville, B. (2026). Leaders, Pause Before Acting on Employee Feedback. Harvard Business Review. https://hbr.org/2026/02/leaders-pause-before-acting-on-employee-feed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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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의 전운,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세상을 뒤흔드는 AI의 파괴적 혁신은 글로벌 수출 기업이나 첨단 테크 기업들만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고 글로벌 거시경제의 파도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우리나라의 내수 기업들에게도 이러한 지정학적, 기술적 지각변동은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변수입니다.

내수 시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과거의 경험에 의존한 근시안적인 대응 전략만 고집해서는 '당연히'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거대한 불확실성의 흐름을 읽어내야 하는데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의 '환경 독해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전략 도구가 바로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국내 축산 및 식품가공(양돈 사료, 식육 판매, 도축 등)을 전문으로 하는 내수기업 D사를 예시로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 회사가 "2026년 말까지 미국-이란 전쟁이 가져올 글로벌 원자재 위기와 국내 거시경제 침체 속에서, 우리 회사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최적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로 설정했다고 가정하죠. (경영일기 구독자분의 이 주제로 시나리오 플래닝을 요청하셨습니다.)

AI를 활용하여 수많은 환경 변수들 중에 가장 영향도가 크고 가장 불확실한 변수 2개를 찾아보니 '글로벌 사료 곡물 가격(안정 vs. 폭등)'과 '국내 소비자 심리(낙관 vs. 비관)'이라는 결과에 이르렀습니다. 이 두 변수로 다음과 같이 4개의 시나리오가 도출됩니다.

첫째, '풍요로운 황금 돼지' 시나리오입니다. 전쟁 위기가 조기 평정되어 곡물 수급이 안정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걷혀 국내 소비 심리도 회복되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입니다.

둘째, '모래 바람 속의 돼지' 시나리오입니다. 곡물 가격은 안정적이지만, 국내 거시경제의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철저히 가성비 중심의 소비로 돌아서는 상황이죠.

 

 


셋째, '굶주린 멧돼지' 시나리오입니다. 해협 봉쇄 등으로 글로벌 곡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폭등하지만, 다행히 국내 소비 심리는 꺾이지 않아 판가 인상이 어느 정도 수용되는 상황입니다.

넷째, '디지털 빙하기의 돼지' 시나리오입니다. 곡물가 폭등으로 사료 수급이 마비되고, 국내 소비 심리마저 꽁꽁 얼어붙어 기존의 생육 판매 방식으로는 사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최악의 상황이죠.

제가 D사의 CEO라면 4개의 시나리오에 맞춰 이렇게 대응 전략을 준비할 겁니다(D사의 내부 사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상상에 의해 도출한 전략입니다).

'풍요로운 황금 돼지' 시나리오에서는 무항생제 등 초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고 자사몰(D2C) 중심의 판매로 이익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반면 '모래 바람 속의 돼지' 상황에서는 대형 양판점 중심의 박리다매 전략과 철저한 에너지 효율화로 캐시카우를 방어하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하죠.

'굶주린 멧돼지' 시나리오가 닥치면 브라질 등으로 원재료 소싱 국가를 다변화하고 초고효율 사료를 개발하여 원가 폭등을 방어해야 합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디지털 빙하기의 돼지' 시나리오에서는 기존의 생육 중심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축소하고, 식물성 대체 단백질 개발에 사활을 걸며 B2G(군납, 공공 급식) 시장으로 피신하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합니다.

물론,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더라도 반드시 실행해야 할 공통 전략이 있는데요,  지정학적 리스크에 상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원자재 헤지(Hedge)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데이터 기반의 운영 계획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정사실로 다가온 고유가와 소비 침체 트렌드에 대응하려면 태양광 설비를 확충하여 에너지를 자체 조달하고, 고기가 아닌 육류 부산물을 활용한 저가형 간편식(HMR) 라인업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두는 게 좋을 겁니다.

"우리는 내수 기업이니까 나라 밖 사정은 잘 몰라도 돼" 혹은 "중동 전쟁이 우리나라에서 돼지고기 파는 데 무슨 큰 영향이 있겠어?"라고 안일하게 치부해 버린다면, 다가오는 거대한 위기의 해일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내수 기업일수록 보이지 않는 글로벌 공급망의 나비효과를 경계하고 환경의 급변에 기민하게 대응할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경영자의 직관이나 막연한 희망이 아닌, 첨단 AI의 도움을 받아 방대한 환경 데이터를 분석하고 항상 깨어있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수행하는 것만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는 내수 기업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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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우리는 거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행보로 촉발된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운, 파괴적 혁신을 이어가는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 그리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 규제 강화라는 변수들은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을 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죠.

작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상승 랠리로 개인들의 투자 열기가 매우 높은데요, 자칫 열정이 앞서면 정답을 맞히려는 ‘예측’에 매몰될 수 있습니다. "모든 예측은 틀린다. 이 말은 진리다"라는 말을 떠올린다면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잠재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헤지하고, 위기 속에 숨겨진 기회를 포착하여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2026년에 미국-이란 전쟁, AI 혁명, 환경 규제라는 3대 핵심 변수를 고려할 때, 개인 투자자로서 산업별 투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에 시나리오 플래닝은 '지정학적 위기 관리 수준'과 'AI 기술의 실질적 수익 창출 여부'라는 변수에 주목하라고 답합니다.

이 두 개의 변수로 다음과 같이 4개의 시나리오를 도출되죠.

첫째, ‘실리콘의 평화(Silicon Peace)’ 시나리오입니다. 중동 위기가 안정적으로 통제되는 가운데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혁신하며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장밋빛 미래입니다. 

둘째, ‘불타는 서버(Burning Server)’입니다. 지정학적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하지만, 역설적으로 군사 및 보안 분야의 AI 수요가 폭발하며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입니다.

 



셋째, ‘모래 속의 신기루(Mirage in Sand)’입니다. 전쟁의 공포는 잦아들었으나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진 AI 산업이 실질적인 이익을 증명하지 못해 거품이 걷히는 국면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경계해야 할 ‘암흑의 시대(The Dark Age)’입니다. 전면전의 발발과 AI 버블 붕괴가 동시에 덮치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각 시나리오를 찬찬히 음미해 보세요. 그러면 여러분은 이런 방향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정하는 것이 유리할 겁니다. 

먼저 ‘실리콘의 평화’ 시나리오에서는 HBM 반도체, AI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등 공격적인 성장주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불타는 서버’가 현실화된다면 방산, 에너지(원유/LNG), 전력 인프라 등 전쟁 수혜주와 독점적 AI 플랫폼을 동시에 가져가는 ‘바벨 전략’이 유효하죠. 

‘모래 속의 신기루’ 국면에서는 필수 소비재, 헬스케어, 고배당 금융주 등 전통적인 가치주로 자산을 옮겨 방어막을 구축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암흑의 시대’에는 수익보다 생존에 주력하며 현금(달러), 금, 원자재 ETF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으로서는 4개의 시나리오 중 어떤 것이 현실로 나타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나리오와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강화해야 할 투자 섹터가 있는데요, 바로 ‘에너지 인프라(전력망 및 구리)’ 섹터입니다. AI 혁명이 성공하여 전력 수요가 폭발하든,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든, 효율적인 에너지 전달 및 저장 체계는 현대 산업의 혈관과 같으므로 어떤 상황에서도 그 가치가 훼손되지 않기 때문이죠.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감’에 의존하여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보고 확실성을 좇는 오만함입니다. 미래는 누구도 확률 이상으로 알아맞힐 수 없는 영역입니다. 예측이나 요행에 기댄 투자가 아니라, 시장의 미세한 변화를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며 유연하게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것이 성공하는 투자자의 기본 소양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이러한 불확실성의 숲에서 투자자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가장 강력하고 현명한 전략적 도구가 되어 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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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가 미국-이란 전쟁에 대처하는 방법은?   

2026. 3.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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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우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 이에 맞서는 이란 내 과격 정치 집단의 과잉 대응은 전쟁의 위기를 단숨에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틈새를 노리는 러시아와 중국의 직간접적인 개입 가능성, 그리고 EU를 비롯한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이 예전과 달리 보이는 소극적인 협조 태도(트럼프가 자초한 일)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현재 글로벌 경제가 마주한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합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SCM)에 의존하며, 유가와 직결된 원자재 비용, 그리고 전 세계 소비자의 실물 경제 심리에 극도로 민감한 '가전 산업'은 현재의 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볼 수만은 없겠죠. 오늘은 가전업체 입장에서 “금년에 미국-이란 전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핵심이슈로 설정해 시나리오 플래닝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가전 산업에 결정적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수많은 외부 환경 변수들을 분석한 결과, 가장 영향력이 크면서 가장 불확실한 변수는 '지정학적 물류망 붕괴 여부'와 '초강경 보호무역주의(고관세) 가동 여부'입니다. 이 두 변수로 다음과 같이 4개의 시나리오를 도출할 수 있죠.

첫째, '미풍 속의 줄다리기' 시나리오입니다. 전쟁이 국지전으로 제한되고 무역 장벽도 기존의 다자주의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불안한 소비 심리 탓에 가전 시장은 초프리미엄 빌트인과 중국산 초저가 보급형으로 극단적인 양극화를 겪게 될 겁니다.

둘째, '관세 철의 장막' 시나리오입니다. 물리적 무력 충돌은 제한적이나, 각국 정부가 안보와 자국 산업 보호를 핑계로 징벌적 고관세를 무차별 부과하는 상황입니다. 제품의 판가가 급등하고 가전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현지 생산(Reshoring)을 강제당하게 되죠.

셋째, '블랙 골드 쇼크' 시나리오인데요,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항로가 완전 봉쇄되어 유가와 해상 컨테이너 운임이 폭등하지만, 관세 장벽 자체는 높지 않은 상황을 말합니다. 팔면 팔수록 치솟는 물류비와 원자재가 부담으로 인해 기업의 마진율이 붕괴하는 늪에 빠지고 말죠.

넷째, '파편화된 빙하기' 시나리오입니다. 물류망 마비로 인한 최악의 원가 폭등과 각국의 초고율 관세 폭탄이 동시에 가전 업계를 덮치는 가장 참혹한 최악의 상황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도래하면 아시아 거점에서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하던 기존의 중앙 집중식 글로벌 공급망 체계는 완전히 붕괴하고 맙니다. 막대한 물류비와 고관세가 겹치며 수출 수익성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극심한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짓눌린 B2C 고객들의 가전 교체 심리는 사라져 버리고 말죠. 결국 신제품 판매 급감으로 인헤 현금흐름(Cash Flow)이 막히는 끔찍한 상황에 처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미리 감지할 수 있을까요?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는 가전업체라면 특정 시나리오의 현실화 여부를 조기에 알려주는 사인포스트(Signpost) 2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첫 번째 사인포스트는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의 주간 상승폭’입니다. 만약 SCFI 지수가 3주 연속 주당 15% 이상 급등하는 임계치를 돌파한다면, 이는 해협 봉쇄로 인한 '블랙 골드 쇼크'나 '파편화된 빙하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강력한 조기경보입니다. 이때는 부피가 큰 대형 가전의 수출을 줄이고 핵심 부품을 항공 운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두 번째 사인포스트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및 EU 집행위의 수입 가전 대상 무역법 타겟 조사 착수 건수’입니다. 한 분기 내에 아시아 제조 기반 가전에 대한 신규 조사 착수가 2건 이상 발생하는 임계치에 도달하면, 이는 '관세 철의 장막' 등 보호무역 시나리오로 진입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이때는 관세 장벽이 쳐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현지 창고로 재고 밀어내기 수출을 단행해야 할 겁니다.

그렇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든 간에 지금 바로 실행해야 할 공통 전략은 무엇일까요?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에 따르면, 다가올 극심한 유동성 위기와 공급망 교란에 대비해 ‘단기 현금흐름 방어 및 글로벌 SCM 비상 대응 타워 가동’을 즉각 실행해야 합니다. 비핵심 설비투자(CAPEX)를 전면 백지화하여 현금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전 세계 물류와 현지 재고를 일일(Daily) 단위로 추적·재배치하는 전사적 관제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죠.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은 비록 그가 진실을 말하더라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라는 고대 아랍의 속담이 있습니다. "전쟁이 금방 종료될 것이다, 혹은 장기전이 될 것이다 "라고 예측하려고 하지 마세요. 불확실성에 따라 다르게 펼쳐질 여러 시나리오들을 미리 그려보고 각 상황에 맞는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두는 것만이 우리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강력한 전략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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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사망했고, 이란은 주변국을 타격하며 대대적인 보복을 선포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강경 기조 속에서 우리는 자칫 인류의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와일드카드(Wild Card)'를 마주하고 있죠.

어제자 경영일기에서 언급했듯이, 프리모템(Pre-Mortem) 방식으로 이 와일드카드의 경로를 역추적하여 시나리오를 도출하면 그 공포는 명확해집니다. 현재 벌어지는 보복전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권력 장악과 핵무기 완성 선언이라는 '1단계 사건'으로 번지고, 이것이 미 항모 격침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러시아·중국의 군사 개입이라는 '2단계 사건'을 촉발한다면, 결국 미국이 이란 본토를 전면 침공하며 '제3차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파국이 발생하기를 원할까요? 만약에 그가 와일드카드로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단계별로 이렇게 전략을 취할 겁니다.

우선, 1단계 사건을 막기 위해 '미친개 전략(Madman Theory)'으로 압도적인 공포를 심어줌으로써(예를 들어 '지상군 투입을 불사하겠다!'라는 식으로) 이란이 감히 총력전을 선언하지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비공식적인 협상의 문을 열어둘 겁니다. 만약 2단계 사건으로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직접적인 지상군 투입 대신 사이버전과 경제적 고립을 통해 이란을 마비시키고, 러시아와 중국에게는 강력한 금융 제재라는 방패를 휘둘러 개입의 명분을 차단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구사하는 전략이 이 ‘전쟁 억제 전략’과 매우 흡사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거친 수사학으로 위협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도, 정작 대규모 지상 병력 파병이나 전면전과 직결되는 행보는 피하고 있습니다(물론 현재로서는). 이는 현재의 무력시위가 전쟁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도발 의지를 꺾어 '전쟁을 피하기 위한' 강력한 방어 매커니즘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제3차 세계대전급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그가 구사할 수 있는 출구전략(Off-ramp)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특정 시점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세우며 상황을 종료시키는 것일테죠.  이란의 핵심 시설을 상징적으로 타격한 뒤, 이를 승리로 규정하며 철수를 발표하는 방식입니다. 이후 제3국에서 새로운 중동 평화 합의를 제안하거나, 사우디 등 우방국의 석유 증산을 유도해 '저유가와 경제 회복'이라는 전리품을 미국 국민에게 안겨주는 시나리오를 완성하려 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그가 출구전략을 가동한다는 구체적인 신호를 보일지 그렇지 않을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미 항모 전단이 추가 증파 대신 통상적인 교체 주기에 맞춰 회항하기 시작하거나, 트럼프가 SNS를 통해 "이란 국민은 위대하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낸다면 출구를 모색한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파병 압박보다는 중동 재건 사업이나 비즈니스 기회를 언급하기 시작한다면 이 역시 전쟁을 마무리하려는 강력한 신호일 겁니다. 

물론 그가 출구전략이 아니라 와일드카드로 '직진'하는 무모한 결정을 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죠. 최악을 대비하되 기회를 놓치지 않는 '준비된 선제 대응'만이 작금의 불확실성을 타파하는 유일한 생존법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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