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보다 직원이 AI를 적게 사용하는 이유는?
어떤 CEO의 말. "우리 회사도 AI 솔루션을 개발했는데요, 제가 써보니 기가 막히더군요. 직원들에게 AI를 쓰게 하면 업무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올라가겠죠?"
그러나 이런 바람이 실망으로 바뀌는 모습을 종종 발견합니다. 직원들의 AI 솔루션에 별로 접속하지 않은 채 여전히 예전 방식대로 야근을 하거나, 보안 지침을 어기면서 개인 스마트폰으로 무료 AI를 몰래 쓰는 모습, 혹시 여러분 회사의 상황은 아닌가요?
여러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AI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지만 경영진과 직원 사이의 활용도 격차가 꽤 크다고 합니다. 뱀부HR(BambooHR)의 최근 리포트에 따르면, 매일 AI를 활용한다고 답한 C레벨 및 임원급은 72%에 달한 반면, 일반 실무자는 18%에 불과해 무려 4배의 격차를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업무 동향 지표'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85%가 회사의 공식 지원이나 체계적인 교육 없이 개인 계정으로 AI를 몰래 사용하는 일명 'BYOAI(Bring Your Own AI)' 행태를 보입니다.
왜 이런 격차가 나타날까요? 단순히 직원들이 게으르거나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일까요? 여기에는 직무 특성과 심리적 요인이라는 세 가지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1. 업무의 성격 차이
경영진과 임원들의 주된 업무는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요약하며,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거나 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입니다. 이는 지금의 생성형 AI가 가장 잘하는 '비정형 데이터 처리' 영역이어서 조금만 써도 효과가 엄청납니다.
반면 일반 실무자의 업무는 다르니다. 복잡한 ERP 시스템의 숫자를 맞추고, 까다로운 고객의 구체적인 불만을 처리하며, 회사의 고유한 양식에 맞춰 문서를 작성해야 하죠. 이런 실무에 AI를 적용하려면 자신의 업무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키고 구조화하는 고통스러운 사전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니 누가 선뜻 AI를 활용하겠습니까?

2. 두려움
경영진은 AI를 '비즈니스 혁신 도구'로 당당하게 사용하지만 실무자들은 AI 사용을 숨기려 한다는데요, 무능해 보일까 해서, 자신의 일자리가 대체될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3. 조직문화의 문제
새로운 도구를 익히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업무 속도가 떨어지고 실수가 발생합니다. 당장 내일까지 실적을 내야 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언제 AI를 학습시키고 AI와 토론할 시간이 있겠습니까? 더욱이 AI가 잘못된 답을 내놓는다면?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조직 분위기라면 굳이 AI 툴을 써서 모험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직원들의 AI 활용도를 높여야 할까요? 회사는 AI 툴을 던져주고 "이제부터 이걸 활용해 성과를 내라"는 식으로 AI 교육을 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팀원들이 특정 업무(예: 주간 보고서 초안 작성, 고객 불만 메일 회신)에 대해서 함께 프롬프트를 짜보고, 엉뚱한 결과물이 나오면 토론할 수 있는 '실전 연습 시간(Sandbox)'을 근무 시간 내에 보장해야 합니다.
개인 역시 남들이 말하는 'AI 활용법'을 읽는 것에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남이 만든 범용 프롬프트는 여러분의 복잡한 실무를 해결해 주지 못하니까요. 여러분 업무의 맥락을 스스로 논리적으로 쪼개고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AI와 지루하게 씨름하는 과정이 여러분의 미래 경쟁력이 됩니다.
AI는 헬스클럽과 같습니다. 직원들에게 헬스클럽 회원권을 끊어준다고 해서 직원들에게 근육이 생기지는 않죠.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AI를 적용하고 공유해야 AI 근육이 붙습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해야 할 업무 중에서 가장 지루하고 반복적인 실무를 하나만 골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AI와 함께 처리해 보세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과 과정을 동료들에게 공유하기 바랍니다. (끝)
*참고기사
https://www.fastcompany.com/91508168/why-your-employees-arent-using-the-ai-you-b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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