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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모든 팀원이 이견 없이 회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열심히 해보자"라는 격려를 서로에게 건넨다면 아마도 여러분은 "우리 팀은 팀워크가 참 좋아"라고 평가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이 착각일 수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팀원들 모두가 동의하고 찬성하는 모습은 높은 팀워크의 증거라기보다 오히려 팀이 겉돌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일지 모릅니다.

사실 무비판적인 동의는 진정한 합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를 하거든요. 그저 회의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섣불리 반대 의견을 냈다가 '모난 돌'로 찍힐까 두려워서, 혹은 어차피 내 의견을 말해봤자 바뀌는 것은 없을 거라는 '학습된 무기력' 때문일 수도 있죠.

여러분의 팀이 겉으로만 단결이 잘 되고 실제로는 팀워크가 좋지 않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다음 중 하나 이상이 발견된다면 여러분의 팀워크를 재고해야 할 겁니다.

 



1. 회의 후에 또 회의를 하는가?
회의실에서는 모두가 동의했지만, 회의가 끝난 직후 사내 메신저나 탕비실에서 "솔직히 그게 될 리가 없잖아", "현장을 너무 모르는 거 아냐?"라는 식의 뒷말이 나온다면 이것은 팀워크가 치명적으로 떨어진다는 신호입니다. 팀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이 매우 떨어져서 그저 갈등을 회피하려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2, 구체적인 행동이 아니라 '다짐'만 하는가?
"다 같이 노력해 봅시다", "앞으로 신경 쓰겠습니다"라는 말로 훈훈하게 회의가 끝난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한 역할 분담(R&R)과 실행 계획이 정해지지 않으면 그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알리바이를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비전 선언문을 근사한 액자에 담아 벽에 거는 것으로 그치는 조직이 바로 이렇죠.

3. 각자의 우선순위를 고집하는가?
혁신의 방향에 모두 동의했다고 해도 A팀원은 여전히 본인의 단기 실적에 매달리고, B팀원은 기존 프로세스를 고집한다고 해보세요. 이것은 각자 사일로(Silo) 안에 갇혀 있느라 혁신의 큰 방향에 헌신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자고 동의해 놓고서 기존처럼 결제와 보고 프로세스에 여러 단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헌신 혹은 조직몰입(commitment)는 논의 단계에서 치열하게 논쟁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논쟁 끝에 하나의 결론이 내려지면 그게 자기 의견이 아니더라도 마치 내 의견인 것처럼 전력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commitment입니다. 

오늘 회의를 끝내면서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회의실을 빠져나간다면 그들을 다시 불러 자리에 앉히세요. 그리고 "우리는 왜 회의 결과에 아무 이견 없이 동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라고 문제 제기를 해보세요. 이견 없음이 좋은 팀워크의 모습이라는 관점에 이의를 제기해 보기 바랍니다. (끝)


*참고기사
https://www.fastcompany.com/91520073/5-signs-your-team-isnt-aligned-even-if-theyre-all-no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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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많이 쓰면 무능해 보인다   

2026. 4.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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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동료가 쓴 보고서. 문장은 유려하고 오타 하나 없습니다. 서론, 본론, 결론이 완벽한 구조를 갖추고 있고, 마치 유능한 컨설턴트가 쓴 것처럼 세련된 단어들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뇌리를 쓰칩니다. "이거 혹시 챗GPT로 돌린 거 아냐?" 이런 경우, 여러분은 그 동료를 스마트하고 유능한 인재로 평가할까요? 아니면 게으르고 무책임한 사람으로 느낄까요?

스탠퍼드 대학교 제프리 핸콕 교수팀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상대방의 메시지가 AI에 의해 작성됐다고 의심하는 순간 상대에 대한 평가를 하향 조정한다고 합니다. 실험을 해보니, AI가 생성한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은 발신자를 덜 따뜻하고(less warm), 신뢰하기가 좀 그렇고(less trustworthy), 심지어 지능이 낮은(less intelligent) 사람으로 평가했습니다. 겉보기엔 완벽한 내용이지만 인간적 고뇌가 결여됐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이런 질 낮은 기계적 업무 결과물을 워크 슬롭(Workslop)이라 부릅니다. 소나 돼지에게 주는 잔반(Slop) 같다는 뜻이죠. 요즘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에 알고리즘을 노리고 AI로 찍어낸 영양가 없는 뻔한 콘텐츠, 이른바 트렌드 슬롭(Trend-slop)이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는데요, 조직 내에서 만들어지는 워크 슬롭을 보며 우리는 똑같은 불쾌감과 불신을 느낍니다.

워크 슬롭을 양산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I는 초안의 구조와 뼈대를 잡는 데만 활용하고, 문제 해결의 핵심 인사이트는 반드시 여러분의 사고로 직접 채워 넣어야 합니다. 또한, 리더가 AI를 소통 도구로 쓰려면 문법 교정용으로만 제한해야 합니다. 팀원 개개인에 대한 구체적 에피소드를 담는 '휴먼 터치'를 결코 생략하지 않아야 하죠.

AI가 인간의 평범함을 완벽하게 흉내 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렇기에 진정한 가치는 오직 인간만이 행할 수 있는 숙고(Deliberation)에서 나옵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보내는 중요한 메일 한 통만큼은 AI의 도움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당신의 손과 머리로 직접 작성해 보세요. 여러분의 진심은 AI 기술보다 강하니까요. (끝)


*참고논문
Lagerwater, M. T., & Hancock, J. T. (2023). The AI-mediated communication effect: How AI involvement in communication shapes social perception and interpersonal trust. Journal of 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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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상사를 괴롭히는 조직?   

2026. 4.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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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하면 권력자 위치에 있는 상사가 직원을 억압하는 장면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직원이 상사를 괴롭히는' 역전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지금까지 우리는 상사의 부당한 권력 남용을 이야기해 왔지만, 많은 리더가 직원으로부터 심리적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며 그 수위는 점차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를 '상향 괴롭힘(Upward Bullying)'이라고 부르는데요, 호주의 비즈니스 컨설팅사 모린 카인(Maureen Kyne)이 전 세계 중간 관리자부터 최고경영자(CEO)까지를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설문조사에 따르면, 놀랍게도 응답자의 71%가 상향 괴롭힘을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약 75%가 이러한 괴롭힘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하네요.

비록 이 조사가 해외의 사례를 바탕으로 하지만, 점차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하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강조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오히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교묘하게 상향 괴롭힘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요? 

 



실제 현장에서 상향 괴롭힘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첫째, 수동적 공격(Passive-aggressive)과 고립인데요, 정당한 업무 지시를 은근슬쩍 무시하거나, 데드라인을 상습적으로 어기면서 상사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을 말합니다. 상사를 소외시키고 팀원들끼리만 정보를 공유하는 등 상사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도 이에 해당하죠. 이렇게 실무를 담당하는 다수의 팀원이 단결하여 태업을 행하면 상사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제도의 무기화(Weaponization of Systems)입니다. 익명 게시판(블라인드 등), 360도 다면평가, 사내 고충 처리반 등을 악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리더가 팀원의 미흡한 성과에 대해 정당하게 피드백했음에도 일부 직원들은 이를 가스라이팅이나 갑질로 포장하여 인사팀에 신고하거나 블라인드 같은 익명 앱에 올려 비난을 가한다면 리더는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죠. 결국 "아무것도 피드백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무기력에 빠지고 맙니다.

조사에 따르면, 리더 본인이 직원들의 공격 타겟이 되었을 때 고위 경영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리더는 단 18%에 불과했습니다. 이렇게 팀원들과 고위 경영진들 모두에게서 고립된 리더들은 자존감을 상실하고 조직에 대한 신뢰와 사기 저하, 생산성 감소라는 '병'을 앓고 말죠.

CEO를 비롯한 고위 경영진이 지금까지 상사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그런 노력의 일부를 직원에 의한 상향 괴롭힘 최소화에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중간 리더들의 정당한 업무 지시와 피드백이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하기 바랍니다. "저는 팀장 되기 싫어요."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면 CEO가 중간 리더들에게 책임만 강조하고 아무런 배려를 하지 않는다는 뜻일지 모릅니다.  (끝)


*참고기사
https://www.inc.com/bruce-crumley/employees-are-bullying-their-bosses-and-most-leaders-say-its-getting-worse/9132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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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직원일수록 변화를 거부한다?   

2026. 4.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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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팀에 입사 이래 인사고과에서 최고 등급을 기록하는 우수사원 '김 대리'가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그는 회사의 핵심가치와 비전을 줄줄 외울 뿐만 아니라, 급박한 상황에 처하면 주말 출근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열정적으로 일합니다. 일도 잘하고 회사에 대한 열정도 대단한 핵심인재죠.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에 회사가 전사적으로 'AI 기반의 애자일(Agile) 업무 시스템'이나 지금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파괴적인 혁신을 도입하려고 한다면, 이 일 잘하고 열정적인 김 대리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그 변화를 자발적으로 수용하려 할까요? 이 질문의 답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입니다. 

조직의 가치관과 개인의 성향이 일치하는 정도를 뜻하는 '조직 적합성(Person-Organization Fit)'이 높은 직원일수록, 즉 김 대리 같은 직원들이 회사가 추진하는 혁신에 가장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믿지만, 충격적이게도 그 반대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오히려 변화를 거부하고 현상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인다고 합니다.

 



연구자는 디지털 전환(DX)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와 가치관을 얼마나 공유하는지(조직 적합성), 그리고 새로운 디지털 업무 방식을 얼마나 주도적으로 수용하고 학습하는지를 측정한 것이죠.

결과는 경영진의 예상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조직 적합성이 '보통' 수준인 직원들은 회사의 새로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주도적으로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조직 적합성이 '매우 높은' 최상위 그룹의 직원들은 오히려 변화를 거부하고 현상을 유지하려는 성향을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연구자가 밝히기를, 조직 적합성이 높은 직원들에게 기존의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은 단순히 '월급을 받기 위해 지켜야 할 규범'이 아니라,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정체성'입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이나 프로세스의 변화는 본인이 오랫동안 헌신해 온 고유한 정신을 훼손하는 위협으로 느끼고 그에 따라 조직의 변화를 온몸으로 거부하는 언행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연구의 결과입니다.

여러분이 리더의 입장이라면 일 잘하고 회사를 사랑하는 직원일수록 변화를 거부한다는 것에 뭔가 배신감 같은 게 느껴질지 모르겠는데요, 그들을 변화에 제일 먼저 동참케 하는 것이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의 주요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랍니다. (끝)


*참고논문
Do, T. T., et al. (2025). Employees' perception of digital human resource management changes and proactive behavior: the mediating role of work engagement and moderating effect of person-organization fit. Frontiers in Psychology, 16, 162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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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이 높다고 월요일 출근이 즐거울까요?   

2026. 4.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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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연봉이 지금보다 2~3배나 인상되어 소위 '억대 연봉자'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세요. 아마도 금요일 퇴근길에 여러분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여유로운 표정을 지을 겁니다. 그런데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에 출근길을 서두르는 여러분의 기분은 어떨까요? 통장에 찍힌 숫자를 떠올리며 콧노래를 부를까요?

십중팔구 여러분은 무겁고 피곤한 표정을 지을 것이고 연봉 인상 전에 '아, 회사 가기 싫어'라고 했던 마음과 똑같을 겁니다. 연봉이 높아졌다고 해서 월요일 출근길 발걸음이 그만큼 가벼워지고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우리는 돈을 많이 받으면 기쁘게 일할 것이라 짐작하지만, 돈은 우리를 회사에 남아 있게(Retention) 만들 수는 있어도 웃으며 일하게(Engagement) 만들지는 못합니다.

와튼 스쿨의 마튜 킬링스워스(Matthew Killingsworth)는 소득이 높아질수록 '내 삶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확실히 올라간다고 말하면서 그 이유는 돈이 주는 통제력과 삶의 여유 덕이라고 언급합니다. 그러나 '근무 시간 중에 느끼는 행복감'은 소득 수준과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연구 결과로 내놓았습니다.

 



킬링스워스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연봉이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무거워지고, 더 높은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며, 자기 시간을 마음대로 통제할 자율성이 줄어듭니다. 돈은 개인 생활의 안락함을 보장하고 삶의 근심을 덜어주는 훌륭한 진통제이긴 하지만, 하루 8시간 이상을 보내는 회사에서 몰입의 즐거움과 동료와의 유대감을 높여주는 역할은 하지 못한다는 게 연구의 결과입니다.

어느날 어떤 핵심 인재가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라는 말을 꺼내면 보통은 회사가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제시함으로써 나가지 못하게 막는 조치를 취합니다. 당장은 핵심 인재의 이탈을 막았다고 안도할지 모르지만, 그후 해당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면 예전보다 못하다는 걸 발견하지 않나요?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돈이 아니라 과중한 업무로 괴롭히는 상사, 의미없는 업무의 반복, 성장 기회의 박탈 등이기 때문이겠죠.

높은 연봉은 '도망 못가게 만드는' 수단일지는 몰라도 더 높은 성과를 창출케 하는 부스터는 되지 못한다는 걸 (이제라도) 깨달아야 합니다. '너는 돈을 많이 받으니까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고 책임을 강조하기보다는 높은 연봉을 받는 만큼 업무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인재를 관리해야 합니다. 연봉만 가지고 높은 성과를 유도하기보다 일의 의미, 동료들과의 관계 설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끝)
 

*참고기사
https://knowledge.wharton.upenn.edu/article/more-money-makes-people-happier-but-not-a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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