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여러분의 회사가 현재 투자를 검토 중인 중국 테크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ChatGPT에게 "이 테크 기업의 향후 전망은 어때?"라고 질문하니 굉장히 장밋빛의 미래가 예상된다는 결과를 얻었다면, 여러분은 당장 투자하기로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물론 AI의 답을 근거로 거액이 소요되는 투자를 바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오호, 그래?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겠어."라는 마음은 들 겁니다.
하지만 주의를 해야 합니다. AI가 '외국 편향(Foreign Bias)'을 보인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 나왔으니까요. 보통 우리 인간은 자기 나라 기업을 더 좋게 평가하는 '자국 편향(Home Bias)'를 나타내는데, AI는 정반대라는 것이죠. 외국 편향이란 '외국 기업에 대해 근거 없이 낙관론을 펼치는 경향'을 뜻합니다.

왜 AI는 외국 편향을 보일까요? 연구팀은 그 원인을 '정보의 가용성'에서 찾았습니다. ChatGPT는 주로 영어권 뉴스를 수집하고 학습하는데요, 미국 매체들이 보도하는 외국 기업 뉴스는 미국 기업 뉴스에 비해 양이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외국 기업에 관한 부정적인 소식은 별로 다루지 않죠. 그러니 부족한 정보를 학습한 AI는 한정된 정보(주로 긍정적인 정보)만을 토대로 "외국 기업은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편향된 제안을 하고 맙니다.
여기서 우리는 AI의 제안과 분석이 객관적일 것이라는 믿음은 미신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주지해야 합니다. 해당 지역의 맥락이 담긴 로컬 데이터를 충분히 부여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AI도 낯선 여행객처럼 어리버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어리버리함을 속이고 당당하게 아는척을 한다는 게 더 큰 문제죠.
AI의 제안이 근거를 기반으로 한 통찰인지, 아니면 정보 부재로 인한 낙관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몫입니다. 좋은 답을 얻으려면 AI에게 해당 지역의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학습시키는 것 역시 인간의 역할이죠. 실제로 연구팀이 해당 국가(예: 중국)의 기업 뉴스를 충분히 입력하자 ChatGPT는 딥시크(중국의 AI LLM) 수준의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외국 편향이 옅어진 것이죠.
오늘 여러분이 AI에게 낯선 나라의 사례를 질문한다면 해당 국가의 부정적인 뉴스나 리스크 요인 3가지를 찾아서 입력한 후에 다시 질문해 보세요. 이런 작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보다 현실적인 답변을 얻어낼 수 있으니까요. (끝)
*참고논문
Cao, S., Wang, C. C. Y., & Yi, X. (2026). When LLMs Go Abroad: Foreign Bias in AI Financial Predictions. Harvard Business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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