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진정 노력했는가?   

2008. 3. 1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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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노력했어, 최선을 다했어"라고 말하려면, 그전에 아래의 공식을 떠올려 보라

노력 =  Dead Point + 1

데드 포인트(Dead Point)라는 말이 있다. 마라톤에서 쓰는 말이다. 데드 포인트에 점점 이르게 되면 목이 타들어 가고 가슴이 터질듯 괴로워서 죽을 것만 같다. 그러나 데드 포인트를 지나고 30초에서 2분 정도 지나면 숨 쉬기가 편해지고 오히려 발걸음도 가벼워 진다. 이 때가 바로 세컨드 윈드(Second wind)다. 선수가 장거리 경주에서 이기려면 반드시 데드 포인트를 극복해서 세컨드 윈드 상태에 돌입해야 한다.


노력은 누구나 한다. 힘들 때까지 노력했다고 해도 그 정도는 남들도 다 한다. 사람들은 서로 비슷해서 힘듦을 느끼는 정도도 비슷하다. 데드 포인트의 수준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데드 포인트에 이르면 힘이 들기 때문에 자신이 무진 노력을 했다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진정한 노력은 데드 포인트를 뛰어넘어야 가능하다. 마라톤 선수가 데드 포인트에 이르러 달리기를 포기한다면, 그가 결승 테이프를 끊을 수 있을까? 데드 포인트를 지나 한 발 더 앞으로 더 나아가야 '노력을 다했으며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인가를 성취하려고 목표를 세웠다면, 첫째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까지 뛰어보라. 그리고 포기하고 싶어지는 때가 언제인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관찰해 보라. 만일 정말로 이제는 그만 두고 싶어진다면 그때가 바로 데드 포인트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멈추면 남들과 다를 바 없다. 거기서 한 발자국만 더 뛰어라. 그래야 세컨드 윈드가 찾아오고 남들보다 오래 정진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성공은 빠르게 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오래 정진하는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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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sm 8] Right Hand   

2008. 3. 1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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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봐, 어서 일어나라구, 어서. 자네에게 할말이 있어."

아직 어두컴컴한 새벽, 오른손이 내 가슴위에 올라서서 내머리를 흔들어 나를 깨웠다.

                "무슨 일이야. 아직 일어나려면 멀었다구. 봐, 아직 깜깜하잖아."
                "물론 나도 그쯤은 알아. 하지만, 난 지금 자네에게 할말이 있고,
                 또 그말을 지금 당장해야만 해."
                "뜬금없이 무슨 말?"
                "작별인사야."

나는 아직 멍한 눈을 비비며 상체를 약간 일으키며 놀란듯 말했다.

                "작별인사?"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 난 자네가 재미없어졌어. 난 자네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었다고 생각해. 그런데 자네는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구.
                 하다못해 은반지로 날 위로해줄 수도 있었어. 하지만 자네는 날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구. 난 날 아름다운 보석과 귀금속으로 장식해줄
                 사람을 찾아 떠날거야."

오른손은 검지손가락으로 손바닥을 긁으며 말했다. 무언가 결연한 행동을 눈앞에 둘때 그가 하는 버릇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뜻했다.

                "그렇군. 나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나도 자네에게 늘 미안했어.
                 군말은 않겠네. 잘 가게."

                "자네에게 딱 한가지 마음에 드는 점은 말야, 아무리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에는 털 끝만큼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이야.
                 자네는 나름대로 인생을 효율적으로 살아가고 있어. 그 점만큼 존경하고 있다구."
 
그래, 오른손의 말처럼 난 쉽게 포기하는 법을 너무 일찍 배웠다. 딱히 그럴려고 그런 것은 아닌데 어느새 나는 인생과 그것을 존재하도록 발을 구르는 힘과의 조절레버를 능숙하게 조작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뭐, 그런 것이다.

                "고맙네. 부디 자네에게 꼭맞는 아름답고 화려한 삶이 되길 빌겠네."

나는 나의 왼손을 내밀어 오른손과 악수를 나눴다.

                "잘 있어."

                "잘 가."

오른손은 1년 전에 떠나버린 그녀의 손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창 밖 어둠속으로 이내 사라졌다. 나는 바로 조금전까지 오른손이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푸른빛이 희미하게 섞여있는 어둠이 그자리를 대신 메우고 있었다.

나는 조금 슬퍼졌지만, 울지는 않았다. 누구나 그런 것이다.  누구나 누구에게로부터 떠나려고 하고, 누구나 누군가를 떠나 보내야 하는 것이다. 슬픔때문에 삶의 기력을 낭비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다. 나에겐 그렇다.

나는 지금 왼손하나로 이글을 쓰며 왼손을 바라본다. 왼손은 떠나버린 오른손때문에 슬픈 모양이다. 내내 말이 없다. 언젠가 왼손마저 떠나버릴 날이 오겠지. 그리고, 나의 다리, 팔, 심장, 입술, 성기마저도. 그들은 나로부터 떠날 자유가 있다. 그러므로 나는 그때마다 슬퍼하거나 또는 절망하지 않기를 그저 다짐할 뿐이다.
 
나는 정말이지 떠나 버린 오른손의 행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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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로 이사 왔습니다   

2008. 3. 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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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에 있는 제 계정에서 티스로리로 인퓨처컨설팅의 블로그 전체를 이사하느라 어제 하루는 꼬박 보내고 말았네요. 천리안은 설치형 블로그라서 여러 가지 설정을 해줘야 하고 주소도 길어지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티스토리에 오니 업로드 용량 제한도 없어서 좋네요. 처음부터 티스토리에 할 걸 그랬습니다.

블로그의 주소는 www.infuture.kr  입니다. co 없이 그냥 kr만 붙이면 됩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도메인인데, 이걸 티스토리 블로그 주소와 매칭시키는 게 참 어려웠습니다. 아는 분들은 쉽겠지만....

DNSever에서 주소를 매칭시키는 작업을 했는데, 네임서버가 바로 갱신이 안 되고 24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이게 제대로 된 건지' 아주 헷갈리더군요.

주소가 짧아지니 저도 그렇고 방문자 분들도 기억하기 쉬우실 거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는 www.infuture.kr 이나 www 없이  infuture.kr 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제 RSS를 구독하시는 33명의 독자들께서는 수고스러우시겠지만 주소를 바꿔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날씨는 맑은데 황사라서 나가기가 꺼려지는 일요일입니다. 꼭 쉬는 날만 이러는지...(이렇게 생각하는 건 직관의 오류이지만...)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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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들의 인사   

2008. 3. 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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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 공원에 가니, 봄꽃들이 반겨줍니다.
바람에 꽃잎을 나부끼면서 봄소식을 전하는 작은 꽃들이 무척 반가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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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의 꿀맛, 책 읽기   

2008. 3. 1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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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화장실에 갈 때마다 꼭 책을 가지고 간다. 적당히 읽을 만한 책을 찾기 전까지는 기꺼이 '참/는/다!' 이상하게 화장실에 읽는 책은 머리에 쏙쏙 들어와 박힌다. 아무리 어려운 책이더라도 화장실에 있는 동안에는 소설 읽듯이 술술 읽힌다. 희한한 일이다.

괄약근의 수축과 두뇌 활동에 어떤 연관관계라도 있는 것일까? 배설의 상쾌함이 뇌세포들을 연결하는 뉴런의 신호전달 체계에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일까? 암튼 화장실에서의 독서는 꿀맛(?) 같다. 일어나기가 아쉬울 때도 있으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에 갈 때 신문을 들고 가는데, 난 이상하게 신문을 읽는 것보다 책이 더 좋다. 신문은 펼치고 있기도 힘들거니와 페이지 넘기기도 성가시다. 신문지를 들고 있어야 할 팔로 힘이 분산되니 쾌변 작용을 해야 할 괄약근이 맥을 못춘다.

게다가 요새 신문을 펼치면 '머슴론'이니 '대운하사업'니 하는 신조어들이 가뜩이나 아픈 배를 콕콕 찔러대서 쾌변이 방해 받기 때문에, 내 화장실의 동반자로서 자격미달이다.

사실 괄약근의 건강을 위해서는 화장실에서 책을 읽으면 안 된다. 5분을 넘지 말아야 하는데 책 때문에 10분이 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10분 이상 괄약근이 긴장을 하고 있으려면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그래도 화장실에 갈 때는 꼭 책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급해도 적당한 책이 없으면 다리가 꼬이는 한이 있더라도 기어이 책을 고르게 된다. 화장실에서의 독서가 아주 꿀맛이니 어쩔 수 없다. 이쯤되면 참 중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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