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는 몰락을 알리는 슬픈 서곡이다   

2008. 7. 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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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멕시코와 과테말라를 중심으로 찬란한 꽃을 피웠던 마야 문명이 몰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스페인 정복자인 코르테스의 침략 때문이 아니다. 문명의 몰락은 이미 서기 800년 경에 시작되었다. 한때 적게는 300만, 많게는 14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인구로 북적거렸지만 코르테스가 1524년 즈음에 마야 문명의 중심지인 '페텐'에 도착했을 때 인구는 고작 3만 명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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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테스


마야 문명이 몰락한 원인은 바로 '풍요' 때문이었다. 풍요는 자연스럽게 인구의 증가를 낳았다. 인구가 증가하자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사람들은 숲을 파괴해 농지를 개간하기 시작했다. 고고학자 데이비드 웹스터의 말처럼 "지나치게 많은 농부가 지나치게 많은 땅에서 지나치게 많은 곡물을 재배했다."

풍요는 또한 사치를 낳았다. 마야에는 건물 벽에 석고를 바르는 풍습이 있었다. 마야의 왕들은 사원과 궁전을 치장하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석고를 두껍게 바르기 시작했다. 석고를 만들려면 용광로에서 석회석을 녹여야 하는데, 이것때문에 막대한 양의 소나무가 땔감으로 쓰였다.

농지와 땔감 확보를 위해 삼림은 무차별적으로 파괴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마야 문명을 파국으로 이끌었다. 숲이 사라지자 침식 작용이 심해져서 토양 속의 양분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고, 그 때문에 공들여 개간한 농지가 얼마 가지 않아 척박해지고 말았다. 또한 숲의 척박한 토양이 밑으로 흘러내려간 탓에 원래 비옥했던 골짜기와 평지의 토양까지 못쓰도록 만들었다. 게다가 삼림 파괴 때문에 강수량이 줄어들어 오랜 기간 가뭄에 시달렸다.

결국 곡식 수확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식량을 쟁탈하기 위한 피비린내 나는 내란이 시작되었다. 전쟁은 식량의 급감을 부채질하고 말았고, 배고픔과 전쟁 때문에 수많은 주민들이 죽음으로 내몰렸다. 이것이 마야 멸망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마야 뿐만이 아니다. 로마 제국의 몰락은 세계 정복의 위업을 달성하자마자 시작되었고, 해가 지지 않을 거라 여겨진 영국은 빅토리아 전성기가 끝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몰락했다. 풍요해질수록 변화를 추구해야 할 이유가 적어진다. 변화하지 않으면 외부적인 요인에 대처할 힘을 잃기 때문이다. 대처하지 못하면 풍요는 곧 스러지고 몰락의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많은 역사가 증명하듯, 풍요는 곧 몰락의 시작이다.

풍요 = 몰락의 시작


역사상 가장 빨리  포브스의 500대 기업에 랭크된 회사는 애플 컴퓨터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악하기 짝이 없으나 당시로서는 꽤 괜찮은 성능을 자랑하던 PC인 '애플 II'가 갑작스러운 성공의 견인차였다. 1976년에 9만 5천 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1982년에 10억 달러를 초과했다. 고작 6년 만에 10,000 배가 넘는 성장을 한 애플 컴퓨터는 1983년에 포브스 500대 기업 41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젊은 갑부가 된다. 이때가 애플의 가장 풍요로웠던 전성기였다.

그러나 풍요는 몰락의 시작이라는 공식이 애플에게도 여지없이 들어 맞았다. 1982년에 '타임'지의 표지 인물로 오른 스티브 잡스는 3년 뒤에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날 거라 예상했었을까? 1982년에 정점을 찍은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그때까지 숨죽이고 있던 코끼리 IBM에 의해 서서히 잠식 당하고 그 뒤에 무수히 쏟아진 IBM호환 PC 때문에 애플은 도산 위기에까지 몰리고 만다.

10억 달러 이상의 적자로 허덕이던 애플이 1997년에 쫓아 낸 스티브 잡스를 다시 받아 들임으로써 그 해 1억 달러 흑자라는 반전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풍요가 몰락의 시작임을 회사의 역사가 증명하는 대표적인 회사임에는 틀림없다(지금 잘 나가고 있으니 뭐가 문제냐는 말은 하지 말자). 

"쇠퇴가 임박했음을 조기에 가장 잘 표시해 주는 것은 우량 경영에 대한 표창장들이다.한 기업이 랭킹 순위 1위에 오르면 이것은 문제가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다. 오늘의 수퍼스타는 내일 깊이 추락할 수 있는가장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헤르만 지몬은 경고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우습게 넘길 말이 아니다.


풍요는 마약과도 같아서 중독될수록 더 많은 '양'을 원한다. 국민들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다스릴지 고민하지 않고 석고를 얼마나 두껍게 바를 수 있는지와 같이 사소한 경쟁에 마야의 왕들이 집착했듯이 풍요는 마약처럼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작년(2007년)에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폭행 사건 역시 풍요가 그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 것이다.

아마 이와 비슷한 상상을 할지 모르겠다. "멋드러지게 꾸민 개인 전용 사무실에서 일한다면 아이디어가 더 많이 생기고 일도 열심히 할 수 있을 텐데...장서가 가득한 나만의 서재가 있다면 까짓 멋진 작품 수십 편은 쓸 수 있을 텐데..." 나도 가끔 이런 공상에 젖곤 한다. 그러나 좋은 환경이라는 풍요는 좋은 아이디어와 높은 성과를 담보하지 않기 때문에 끝도 없이 흘러가는 공상에 브레이크를 건다.

풍요할수록 변해야 할 이유를 상실하고, 상실된 목표의식은 자신을 게으름으로 몰고 간다. 게으름은 '내가 아무것도 못하고 있구나'라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만드는데, 풍요로운 생활은 자신을 추스르도록 만들기보다는 술이나 오락처럼 방탕한 방식으로 죄책감을 해소하도록 한다. 그러므로 풍요로움에 대한 상상은 부질없는 '환상'이다. 풍요는 몰락의 시작을 알리는 슬픈 서곡이다.

스스로 풍요롭다고 생각하는가? 갑작스러운 행운과 성공이 찾아 왔는가? 만일 당신이 행운아라면 축하의 악수를 건네기 전에 이 말을 해주고 싶다. 풍요를 경계하고 보다 건설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매진하길 바란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인간은 더 많은 걸 항상 추구하는 동물이라 웬만해서 만족하는 법이 없고 또 행운아들은 매우 적은 법이기 때문이다.

풍요로움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는가? 떵떵거리는 부자가 되고 싶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가? 이런 사람은 매우 많을 것이다. 만일 당신 그 중 한 사람이라면, '내가 풍요롭지 않아서 나는 잘 하기가 힘들어'란 패배감에 당신은 아마 젖어 있을지 모른다. 혹은 '풍요로워진다면 그때 잘 할 수 있을 거야'라고 자신의 처지와 무능의 이유를 애써 합리화하며 '노력을 유보'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성공과 성공이 가져다 주는 풍요를 기대하지 말라. 지금 바로 하지 않으면 당신은 매번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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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가 패리스 힐튼과 재계약한 이유는?   

2008. 7. 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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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에 미국 사교계의 패선 아이콘이자 트라블 메이커인 패리스 힐튼은 무면허인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어 철창 신세를 지게 된다. 전 세계 언론들은 일제히 그녀의 수감과 감옥에서의 생활, 그리고 석방되기까지의 일거수 일투족을 연일 보도하는 데 열을 올렸다. 힐튼에 대한 가십성 보도가 오죽 도가 지나쳤는지 TV 뉴스 생방송 도중 앵커우먼이 힐튼에 관한 뉴스는 더 이상 보도하지 않겠다면서 기사가 적힌 종이를 찢어 버리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힐튼이 침울한 표정으로 감옥에 수감되는 장면이 전세계에 방영되는 순간, 아마 한국의 어떤 회사 사람들은 그녀를 원망과 걱정이 반반씩 섞인 표정으로 바라봤을 것이다. 바로 그 사건이 터지기 겨우 2달 전에 그녀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은 휠라 코리아(FILA Korea) 말이다.

휠라 코리아는 노후된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기 위해 한국에서는 가수인 동방신기, 김종국, 빅뱅 등 신세계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고, 더욱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해서 2007년 3월에는 패리스 힐튼과 1년 간의 광고 모델로 전격 계약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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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뜩이나 평소 행실이 좋지 않은 그녀가 이번엔 전세계 인구가 지켜보는 가운데에 구속되다니! 마케팅 담당자가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구속이 확정적일 경우에는 다른 모델로 대체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겠지만 구속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번 사건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곤혹스럽다" 라고 말했던 것으로 볼 때, 휠라 코리아로서는 상승을 기대했던 브랜드 이미지가 그녀의 구속으로 인해 오히려 추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랬던 휠라 코리아가 2007년 11월에 패리스 힐튼과 1년 더 재계약을 단행했다. 대담하게도, 이번엔 그녀를 한국으로 초청해서 기자들을 모아 놓고 윤은수 회장과 재계약 협약식까지 가졌다. 그녀는 4박 5일 동안 체류하면서 쇼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많은 화제를 뿌리고 떠났다.

조금 이상하다. 나는 과거에도 여러 번 경찰서를 드나든 전력이 있는 그녀가 CF에 나온 것을 보고 "이미지가 별로 안 좋은데 왜 모델로 쓴 거지?"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했었다. 헌데, 전세계가 지켜보던 가운데 그녀의 비행이 '확실히' 드러난 이후에 계약 파기는커녕 오히려 계약을 연장하다니!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휠라 코리아는 왜 그녀와 재계약을 한 것일까?

'주목은 또 다른 주목을 낳는다.' 이 말은 홍보의 첫번째 규칙이다. '아하!' 어느 날 우연히 이 문구를 발견했을 때 휠라가 그녀를 다시 선택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바로 이 첫번째 규칙을 아주 잘 만족하는 모델이었던 것이다. 언론들은 연일 그녀의 모든 언행을 파파라치처럼 주목하기 때문에 그녀에게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호재(?)가 터지면 전세계의 눈과 귀는 일제히 그녀에게 쏠린다. 그리고 그녀의 옷, 장신구, 헤어스타일 등도 덩달아 시선의 집중을 받게 되고 그 상품에 '꽂힌' 시청자들은 다음 날이면 매장으로 달려간다.

그녀는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는 사고를 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주목하면서 그녀가 걸친 상품도 스포트 라이트를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평소처럼 광고 멘트를 날리는 센스를 지녔다. 그녀는 2006년에 구속될 때 '인앤아웃 버거(미국 햄버거 회사)를 먹고 싶어 빨리 달렸을 뿐이에요'라고 진술했고, 2007년 6월에 3주 간의 수감생활로부터 풀려나면서도 감옥 안에서 '시크릿'이라는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랬다고 말했다. 아마 그 다음날, 인앤아웃 버거의 매장과 서점은 햄버거와 '시크릿'을 사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대지 않았을까? 광고주로서는 그녀처럼 '예쁜' 모델이 없는 셈이다.

계약한지 두 달만에 법정 구속된 그녀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 매우 염려된다는 마케팅 담당자의 말은 이제 생각해 보면 엄살, 아니 거짓말로 들린다. 아마 그는 기자를 만나고 돌아서면서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진 않았을까? 오히려 힐튼의 '악녀' 이미지는 휠라 제품과 잘 맞아 떨어진다.

패리스 힐튼과, 그녀를 모델로 계속 기용하기로 한 휠라 코리아를 보면서 '자기PR'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힐튼이 광고 모델로서 가진 미덕이 바로 전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능력에 있듯이, 자기PR이란 뭐니뭐니해도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 가장 먼저가 아닐까?


자기PR = 시선집중


주목은 또 다른 주목을 낳는다고 했다. 어떤 사람을 시켜 거리에 우두커니 서서 60초 동안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 보도록 했다. 관찰 결과, 대부분의 행인은 그냥 지나치고 4% 정도만이 그 사람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 봤다. 그러나 실험자(하늘을 올려다 보도록 지시 받은 사람)의 수를 늘릴수록 따라 하는 행인의 비율이 점점 커졌다. 15명의 사람에게 하늘을 올려다 보도록 하면 행인의 40%가 그들을 따라서 했다.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동조하는 것이다.

시선을 집중시키지 못한 자기PR은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초라하게 공연을 하는 무명가수처럼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끄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비로소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이 생긴다. 한 두 사람이 모이면 세 사람이 모이고, 세 사람이 모이면 아홉 사람이 주목하게 되어야 자기PR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방문자수가 많고 추천자수가 많은 블로그의 글들을 보면, 제목의 힘 때문인 경우가 더러 있다. 내용도 좋아야 하지만 제목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지 못하면 힘들게 쓴 글이 하루에도 수백만 건이 올라오는 인터넷 상에서 흔적없이 묻히고 만다. 간혹 내용은 부실하고 제목만 '섹시한' 글들이 있다. 분명 화 나는 일이다. 내가 쓴 글의 제목도 그렇다는 소리를 가끔 듣는다. 하지만 그런 경우 때문에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한 제목의 중요성이 평가절하될 수는 없다.

자기를 널리 알리는 행위, 즉 자기PR에 '한정 지어' 생각한다면, 자신의 내실을 기하는 것은 2차적인 것이다. PR이 성공하려면 포장을 잘해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 제1의 덕목이다. 아무리 좋은들 사람들의 눈과 귀가 쏠리지 않으면 쓸쓸히 퇴장할 각오를 해야 한다. 서점에 가면 얼마나 많은 양서들이 시선을 모으지 못해 서가 뒤편으로 사라지는가?

혹시, 내실이 있어야 집중된 시선이 더 많은 시선을 끌어 들이기 때문에 내실이 우선이고 시선집중을 위한 포장은 나중의 일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나, 세상은 참을성이 없다. 한가롭게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내실이 먼저라고 생각되면, 그렇게 하라. 말리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를 PR하고 싶다는 생각은 나중에 하는 게 좋겠다. 내실과 포장, 이 모두를 잘하면 금상첨화지만, 적어도 자기PR을 하고 싶다면 포장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이 글의 제목에는 '패리스 힐튼'이 들어가 있다. 공짜로 그녀를 모델로 고용한 셈이다. 만일 '자기PR은 시선집중에서 시작한다'라는 딱딱한 제목을 단다면 어떨까? 똑같은 내용에 제목만 달리 해서 실험을 해볼 수 없는 노릇이니.... 암튼, 그녀 덕분에 많은 방문자가 있길 기대해 본다. 아님 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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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실패는 오직 나만이 결정한다   

2008. 7. 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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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뮤지컬 영화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나타냈던 전설적인 영화배우 프레드 아스테어(Fred Astaire)가 신인 시절 1928년에 한 영화사가 실시한 카메라 테스트에서 이런 평가를 받았다. "연기도 꽝, 노래도 꽝! 살짝 대머리!" 우리에게 마릴린 먼로로 알려져 있는 노르마 진 베이커는 1944년에 모델이 되기 위해 블루 북 모델 에이전시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비서 일을 찾아 보든지, 일찌감치 시집이나 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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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아스테어

우리 이야기를 해보자. 당신이 멋진 아이디어를 보고서로 꾸며서 상사에게 보고를 하는데, 그가 보고서 앞부분에 있는 개요만 읽어보거나, 설명을 하는데 잘 듣지 않고 엉뚱한 페이지만 넘겨 보면서 '다 알겠다'는 표정을 진 적은 없었는가? 그가 "집어 쳐"라며 아이디어의 우수함을 칭찬하기보다는 그것이 미숙하고 불완전하다며 문제점만 잔뜩 늘어 놓은 적은 없었는가?

만일 상사가 당신을 그렇게 대했다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절망하여 몇날 며칠을 우울하게 보내면서 참담한 기분일 것이다. '진짜 내가 능력이 없는 걸까? 내가 이 회사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라며 인생에 대한 회의에 빠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좌절과 절망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면접관의 환상'을 모욕의 그 순간에 기억해 낸다면 말이다. 상사나 면접관의 위치에 서면 지원자(혹은 부하직원)들이 앞으로 일을 잘 할지 못 할지를 평가하는 능력에 지나친 자신감을 가진다. 여러 차례 실시된 심리 실험에 의하면, 면접관(혹은 상사)들은 '사람 보는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들은 지원자가 면접하는 동안에 보인 행동과 말을 마치 그 사람이 나중에 보일 능력인 것처럼 확대 해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식의 자신감을 보인다. 면접관 자신의 편견이나 컨디션에 따라 상대방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혹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평가 내리기도 하고, 지원자의 말 실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그들은 능력보다는 자신들의 편견에 따라 사람을 뽑는 오류를 종종 범한다.

신문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사람 보는 눈'을 자신하는 경영자들이 종종 등장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눈이 진짜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위치한 '높은 자리와 경력'이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게 평가해도, 그들의 '눈'은 다른 사람들의 평균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사람 잘 본다고 자신하는 사람도 충분히 실수를 저지른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당신은 실패자야' 혹은 '실패하고 말 거야'라는 말을 들을 때, 그사람의 지위나 전문성이 높을수록 그런 평가를 더 잘 받아들이는 실수를 또한 저지른다.

자신감이란, 다른 사람이 나에게 보낸 실패 메시지(진심 어린 조언이나 충고가 아닌)를 거부하는 것이다. 나의 성공과 실패는 내가 만드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규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믿음이 바로 자신감이다.

자신감 = 실패 메시지를 거부하는 것

나에게 '실패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실패 메시지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의 의견은 틀릴 가능성이 높다. 내가 꿈을 위해 처음부터 지금까지 노력한 과정을 알지 못하는 한, 그는 단편만을 보고 나의 전부를 판단한다. 불완전한 '사람 보는 능력'에 인생을 걸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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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

프레드나 마릴린이 면접관들에게 들은 것은 "당신들은 실패자들이니, 여기 얼씬도 하지 마시요"라고 말하는 실패의 메세지였다. 그러나 그들은 실패의 메시지를 무시했다. 그리고 보란 듯이 꿈을 성취하여 영화사(史)의 아이콘으로 당당히 빛나고 있지 않은가?

작건 크건, 모든 실패 메시지는 수신해서는 안 된다. 성공과 실패의 여부는 다른 사람이 규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니까. 당신은 다른 사람에 의해 결코 실패자가 될 수 없다. '나의 실패는 오직 나만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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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기업을 꿈꾸는 분들께   

2008. 7. 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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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기업으로 자신의 경력을 바꾸려고 할 때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자신이 과연 영업을 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 실패해도 이겨낼 수 있는 배짱과 용기가 있는지가 심각한 문제로 와 닿을 것이다.

성격이 본래 활달하고 주변사람들과 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할 줄 아는 관계지향적인 사람조차 1인기업으로서의 새출발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회사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의 자기표현과, 아무런 보호막 없이 야전에서 홀로 뛰면서 만들어 가는 관계형성은 차원이 매우 다르고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성격이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고민은 더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안온한 울타리를 뚫고 나와 1인기업으로 세상의 풍파를 홀로 견뎌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내성적인 사람에게 주는 스트레스는 크다. 그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없이 받아들여야 할 상황에 따른 것이라면 스트레스는 상상하기 어렵다.

게다가 특질상, 외향적인 자보다 분석을 잘 하는 내성적인 사람들은 1인기업의 장점보다는 영업의 지난(至難)함과 경제적인 부담감 등 1인기업의 단점을 더 크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선뜻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 열 가지 장점이 있어도 한 가지 단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의사결정을 포기하거나 보류하곤 한다.

우리는 보통 사업하는 사람의 조건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일단 외향적이면서 언변에 능해야 하며 주변사람들을 압도할 만한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는 식의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자수성가하여 성공한 사람들의 많은 수가 어떤 유형이든 나름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

그러나 로버트 볼튼과 도로시 볼튼은 그들의 저서 ‘회사 속 사람의 법칙’에서 외향적인 성격이 사업가의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말한다. 연구 결과, 우리가 통상적으로 사회에서 사업가로 성공했다고 인정하는 자 중 꽤 많은 사람들이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전 사장, 다음(Daum)의 이재웅 사장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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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사업가, 즉 1인기업의 조건은 아니라는 말이다. 마티 올슨 래니는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라는 책에서 내성적인 성격을 외향적인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며 스스로에게 강요하지 말고, 그 성격을 효과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성공의 포인트라고 주장한다.

내성적이지만 1인기업으로 성공할 충분한 자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하는 이유는 본인의 내성적인 성격을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장애’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자기비하에 가까운 이러한 인식은 스스로 팔다리를 잘라 행동반경을 억압하는 자해행위와 다를 바 없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장애를 극복하려면 내성적인 성격의 단점을 고치려고 하기 보다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내 경험상,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 중에는 말만 앞서는 자들이 많다. 한번 휙 보기만 하면 모든 걸 꿰뚫어 볼 수 있는 직관이 있다는 듯이, 말로는 청산유수처럼 현재의 문제점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떠들어 놓고는, 정작 그들이 만들어낸 보고서에는 말로 할 때는 ‘기똥찼던’ 아이디어들은 사라지고 엉성한 논리의 썰렁한 내용물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국 말만 앞서는 사람은 필요 없다. 그런 사람은 본인의 능력을 살려 차라리 전문강사로 뛰는 게 낫다.

그래서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 1인기업으로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내성적인 사람에게는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건과 사물과의 관계를 깊이 분석할 줄 아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허튼 소리를 하지 않는다. 고객에게 올바른 분석과 철두철미한 논리를 근간으로 상세한 결과물을 내놓는 능력이 외향적인 자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분석에 지나치게 집중하여 시간을 질질 끈다든지, 여러 가지 결과 중 하나를 선택하는 데 있어 주저하거나 요리조리 피할 구멍을 만드는 데만 집착한다든지, 내성적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단점도 분명 있다.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한편으론…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 합니다” 처럼 말하는 참모들에게 진절머리를 느꼈다고 한다.

즉 우유부단함이 문제인데, 1인기업을 소망하는 사람은 거의 모든 걸 혼자 결정 내리고 곧바로 실행에 옮겨야 하므로, 지나친 심사숙고는 금물이다. 모든 사안을 돌다리 두드리듯 점검하다 보면 큰 회사(Big Firm)이나 다른 1인기업에게 뒤지지 마련이다. 철저한 분석능력과 함께 단호하고 명쾌한 결단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고객에게 ‘여기가 가려울 수도 있고 저기가 가려울 수도 있다” 라고 물에 물 탄 듯 말하지 말고, “여기가 가려울 테니 이렇게 긁어라” 고 명쾌하게 말해야 한다. 고객은 그런 1인기업을 원하고 신뢰하니까 말이다. 중요한 것은 성격이 아니라, ‘하고자 하는 열정과 끈기’에 있다. 거기에다 철저한 분석과 치밀한 논리로 무장한 단호함이 곁들여 질 때, 1인기업으로서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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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단편   

2008. 7. 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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