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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일요일) 즐거운 모임이 있었습니다. 블로거 분들과의 만남이었죠. 저만 제외하고 블로그스피어에서 유명하신 분들입니다.
- 편안하고 담백한 글로 뭇불로거들의 우상이신 파워 블로거 inuit님
- 얼마 전 '나의 산티아고'란 책을 내셨고, 상당한 수준의 글맛을 자랑하시는 sanna님
- 오다쿠적인 측면과 함께 재기발랄함을 두루 갖춘, 한때(?) 꽤 영민했다는 리승환님
- 리승환님의 후배로서, 반듯한 미래관과 맑은 정신을 가진 이균재님
이렇게 네 분과 함께 했습니다. 장소 섭외를 담당한 리승환님이 지병(?)으로 잠시 정신줄을 놓으셔서 혼란이 조금 있었지요. 예약을 안 하셨더라구요. ^^ 급히 아웃백으로 장소를 변경해서 5명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inuit님은 제가 가진 이미지와 다른 모습이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텐데요, 저도 그랬었습니다. 평소의 문체로 보아 조용조용하시고 약간은 마른 모습을 연상했었지요.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건장하시고 말씀 잘 하시고 무엇보다 젊어 보이셨습니다. ^^ 조근조근 말씀하시는 모습이 편안하고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sanna님은 전체적으로 강력한 에네르기(?)가 느껴지는 분이셨습니다. 감성의 우물이 가슴 속에 깊이 들어앉은 분이시기도 합니다. 균재님의 고민에 누나 같은 마음으로 좋은 조언을 해주셨지요. 얼마 전 중대한 결정을 내리셨다는데, 앞으로 계획하시는 일 모두 잘 되길 빕니다.
리승환님은 생각보다 '매우 깔끔해서' 놀랐습니다. 오다쿠스러운 온라인 이미지 때문에 꼬질꼬질한 장발에 구부정한 어깨를 연상했는데, 키도 크고 두발도 짧고 훈훈(?)했습니다. 장소 예약 의무를 방기한 탓에 린치를 당할 뻔 했으나, 신종 플루를 연상시키는 하얀 마스크를 쓰고 연신 기침을 해대는 동정심 유발 작전으로 위기를 극적으로 모면했다는... 치밀합니다. 여하튼 쾌차하길 빕니다.
이균재님은 온라인 상에서 별로 만나지 못한 분입니다. 역시 훈남입니다. 리승환님의 후배인데 어제 알게 됐지요. 앞으로의 진로에 젊은이다운 고민을 털어 놓으며 조언을 구하셨습니다. 저도 그 나이 때에 비슷한 고민을 했었지요.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니 그런 고민을 할 때가 좋았습니다. 여행도 다니시고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하다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알던 사람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난 건 참 오랫만의 일입니다. 과거 PC통신 시절에 천리안에서 오고가던 사람들을 자주 만났었지요. 벌써 20년 전 이야기네요. 그때의 만남과 지금의 만남은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합니다.
실제의 모습을 접하면서 느끼는 설레임과 약간의 생경함(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른 데에서 오는)은 비슷합니다. 그때는 만나서 먹고 마시고 놀거나 혹은 꼬시는, 본능지향(?)의 활동에 치우쳤다면, 지금의 만남은 그보다는 한결 성숙하고 의미 있는 이야기가 오고가는 가운데 어느덧 나이를 먹은 제자신을 실감하게 되지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만남이 종종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온라인에 갇힌 삶의 외연을 한뼘 더 확대하는 훌륭한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인증샷을 올리지 못해 아쉽군요. 대신 '인증 그림'을 올릴까 했으나, 욕먹을까 하여 관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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