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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녀석이 조그만 책을 하나 가지고 오더니 읽어 달라더군요.
뭔가 하고 보니까, 'Come and Play with Me'란 제목이 달린
영어 그림책이었습니다. 페이지수도 얼마 안 되고 그림 위주라서 몇번 읽어 줬지요.
읽어 주다가 그냥 한번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How many cats do you see?"
대답을 기대하고 묻은 질문은 아니었는데,
"Two cats." 라고 얼른 답하더군요.
"어, 무슨 뜻인지 알고 대답한 거야?"라고 하니,
겸연쩍은 듯 웃기만 합니다.
'cute'란 단어가 눈에 보이길래
"Do you know what it means?"라고 물었더니,
"Yes. 귀엽다, 맞죠?"라고 옳게 답하더군요.
유치원에서 영어 시간이라고는 일주일에 2시간 정도밖에 없는데,
그리고 저나 와이프나 일반 유치원을 보내면서 아이의 조기영어교육은
일절 생각도 안 했는데, 아이가 귀동냥식으로 배운 영어를 곧잘 알아듣는 걸 보면서
기특한 마음과 함께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집니다.
사실 제 아이가 하는 영어 수준은 영어조기영어교육을 받는
또래들 수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내년에 초등학교를 들어가면 영어 실력 차이 때문에 아이가 위축되는 건 아닌지,
나중에 영어를 따라 잡으려고 힘들어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면서
아이 교육에 그간 무심했구나, 란 반성도 듭니다.
'뭐, 지가 알아서 잘 크겠지' 생각하다가도
'최소한의 서포트를 해줘야 하겠지' 다시 생각을 고쳐 먹기를 반복합니다.
7개월 정도 됐을 때, 엄마가 오이 마사지를 하길래 몇 개 떼어서 붙여주고 찰칵!
'왜 내게 이런 짓을!' 이렇게 항의하는 듯 합니다.
이랬던 녀석이 벌써 커서 내년이면 초등학교를 들어가니, 대견하면서도 미안합니다.
영어, 일찍 가르쳐야 할까요?
여러분의 의견을 받아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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