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 속에 너를 담다   

2008. 6. 2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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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속에 너를 담다


컵에 너를 따른다
너를 바라본다
너의 눈빛이 내 안에 닿아
너의 몸짓이, 너의 그늘이 흔들린다

어둠 한자락을 너에게 얹는다
너는 까맣게 소리치고
너의 검은 외침이 가슴으로 굴러 떨어져
내게 검은 상처가 된다

컵에 너를 담는다
내 눈마저 흔들린다
네가 가라앉으면
기포처럼 떠오르는 통증

너로부터 떠나 온 나의 거리만큼
긴 이야기가 흐린 영상으로 떠오른다
그 영상이 상영되는 먼 나라의 작은 집
그 집의 하얀 벽 위로
달려 가는 기억들

나는 곧 잊히겠지
컵 속에 담긴 너만은 날 잊어주겠지
너만은 내게 길고 긴 헤어짐의 입맞춤을 해주겠지
눈물 닦고 내게 노란 장미를 건네주렴

그래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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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 문제만 풀다가 죽다?   

2008. 6. 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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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세일즈맨이 있다. 그가 물건을 팔기 위해 모두 5개의 도시를 순회하려고 하는데, 하나의 도시는 반드시 한번만 방문한다고 할 때 최단 경로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한번쯤은 접해 본 문제일 것이다. 간단한 방법은 모두 120개 (5×4×3×2×1)가 되는 경우를 하나씩 비교해 보는 것이다.

120개 정도야 손으로도 거뜬히 풀 수 있지만, 방문해야 하는 도시가 10개가 되도 일반컴퓨터로 계산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의 수(3,628,800)가 나온다. 별로 큰 수 같지 않아 보이지만, 초당 100만 번의 비교가 가능한 슈퍼컴퓨터에 이 작업을 시켜도 무려 4,900년이라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까 말이다. (출처 :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보기에 간단해 보이는 수학 문제도 이처럼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데, 변화무쌍한 환경에 맞서 매순간 선택의 위험을 무릅쓰며 살아가기 위한 정답을 찾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어느 한 시점에 딱 적확(的確)한 정답이라 생각되더라도 내일이 되면 휴지조각이 되기도 한다. 이것이 정답이다, 저것이 정답이다,며 여기저기서 떠들어 댄다. 그러나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 인간들에게 주어진 오랜 숙명이 아닐까 싶다.

만일 여러분이 ‘세일즈맨 최단경로 문제(Traveling Salesman Problem)’를 해결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해보자. 그것도 컴퓨터 없이 말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360만여 개의 경우를 놓고 무작정 앉아서 답을 찾아가다가는 부질없이 세월만 보내기 십상이다. 마뜩치 않겠지만, 이럴 때는 어딘가에 존재할 ‘최상’의 답을 단숨에 찾겠다는 만용을 과감히 버리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360만여 개의 경우 중 무작위로 두 개의 경로를 찾는다. 그런 다음, 비교하여 둘 중 나은 경로만 택하고 나머지는 버린다. 그리고 새로운 경로를 찾아내어 계속 비교해 나가는 방법을 취하면 된다. 어느 정도 만족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면 문제 풀기를 멈추고 최종적으로 선택된 경로를 택하면 된다. 그것이 최단경로가 아니라도 말이다. 세일즈맨이 이 문제만 풀다가 늙어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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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게 있어 복잡한 문제를 풀 때 이런 방식을 취해 볼 것을 권한다. 현실은 대단히 복잡하고 게다가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단숨에 100%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목표는 강박관념 내지는 편집증이라 볼 수 있다. 바로 지금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인데, 최상의 방법이 아니라면서 의사결정을 미루는 것은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빠른 세상에서 반드시 지양해야 할 자세다. 인내심을 가지면서 차근차근 답을 찾는 태도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어떤 방향이나 방법이 일단 정해지면 그 이외의 것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집중력을 위해선 필요한 태도다. 하지만 지금 내가 택한 방법도 언젠가 시류에 맞지 않는 옛것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더 나은 방법에 대해 눈과 귀를 열어 놓아야 한다.

세일즈맨 문제를 풀 때처럼 N번째 답보다 나은 N+1번째 답이 나올 수 있으므로 마음 속에서 제기되는 여러 의견(내면의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늘 A가 정답이라고 얘기했다가 내일 B가 정답이라고 판단되면 방법을 바꾸는 유연한 자세가 요구된다.
 
많은 사람들이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단숨에 정상에 오를 단호하고 획기적인 것을 바란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 하이에크는 시장경제가 계획경제보다 우월한 이유를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단계적으로 한걸음씩 ‘더듬어’ 나아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홈런’ 한 방을 꿈꾸기 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점검하는 자세가 변화무쌍한 세상을 이기는 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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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IQ를 믿습니까?   

2008. 6. 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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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네이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의 IQ를 알고 나면 과연 그를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지, 그리고 IQ를 지적 능력의 측정치로 볼 수 있는지 의심이 들 것이다. 파인만은 운이 좋았다면 노벨상을 하나가 아니라 3개나 받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여동생인 존이 학교에서 실시된 IQ 검사 결과를 몰래 훔쳐 보았는데, 그녀는 124였고 오빠는 123이었다.  (여동생은 역시 과학자가 됐다)

둘 다 통상적으로 천재의 IQ에는 미치는 못하는 수준이었다. IQ 148 이상이고 상위 2%에 해당하는 사람의 클럽인 ‘멘사’(Mensa)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파인만에게 가입을 권유했을 때 평소 장난기가 많은 그는 “미안하지만 당신들만큼 지능지수가 높지 않기 때문에 가입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평소 지적 허영에 찬 집단인 멘사를 비꼬던 차였기에 그는 이렇게 말하며 아주 재미있어 했다.

프랑스의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비네에 의해 처음 도입된 IQ는 원래 특별한 교육을 필요로 하는 능력이 뒤떨어지는 아이들(학습지진아)을 식별하기 위한 도구로 한정되어 있었다. 비네는 학습지진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지적능력을 측정하고 싶어했을 뿐, IQ가 일반화돼서 모든 사람의 지능 수준을 측정하는 도구가 되는 걸 두려워했다.

하지만 IQ가 비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능 서열 매기기의 장치로 오용된 것은 미국의 루이스 터먼(Lewis M. Terman) 의 공(?)이 컸다. 그는 오늘날 범용적으로 쓰이는 IQ 테스트의 기초를 만든 사람이다. 그는 전5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서, ‘천재에 대한 유전적 연구(Genetic Studies of Genius)’를 통해 이미 세상을 떠난 천재들의 IQ 테스트 결과를 과감히 발표하기도 했다. 어처구니 없게도 그는 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윈은 135, 지동설을 주장한 천체 물리학자인 코페르니쿠스는 겨우 105 정도로 측정했다.

측정방법은 이랬다. 먼저 기본 점수로 IQ 100을 할당했다. 그런 다음, 남아있는 역사 자료를 토대로 해서 이 값에 점수를 더하거나 빼는 방식을 취했다. 이 방법의 문제는 남아있는 자료의 양에 따라 IQ 측정값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자료가 많은 사람은 IQ를 높게 받을 수 있어서 유리했다. 반면, 코페르니쿠스와 같이 유년기 정보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는 인물은 터무니없이 낮은 IQ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IQ는 지능검사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이 높게 나올 뿐, 창의력, 문제해결력, 탐구력과 같은 ‘지적 능력’과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IQ의 창시자인 비네가 주장했듯이, IQ는 학습지진의 여부를 측정하는 도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IQ가 학교 성적, 연구 업적, 사회적인 성공 등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걸 볼 때 IQ를 한 사람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 IQ가 높다는 것이 능력을 보장하지 않는다. 또 능력 있는 사람이 IQ가 높은 것도 아니다. 그래도 IQ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 그저 어떤 사람이 지닌 잠재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측정치 정도로만 여겨져야 한다.요즘 IQ를 대신해서 등장한 EQ니 SQ니 하는 것들도 인간의 능력을 서열화하는 도구가 될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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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네이버

찰스 다윈은 자신의 사촌이자 지능 신봉자인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보를 제외하고, 인간은 지능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가 나는 것은 열의와 노력뿐입니다.”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의 기본적인 지적 능력은 큰 차이가 없다. 차이가 나는 것은 열의와 노력을 통해 얻어진 능력이다.”

아직도 당신의 IQ가 낮음을 책망하고 혹은 IQ가 높음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가? 그리고 인류 발전을 위해 별다른 공헌을 하지 못하는 멘사라는 '자기만족형 클럽'에 부러운 마음이 조금이라도 드는가? 그렇다면, 인간의 지적 능력은 토마스 에디슨의 유명한 말처럼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루어짐을 오늘 하루 가슴 속에 새겨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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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학교 도서관에서 선정한 2008년 교양 및 양서 100권에 제가 쓴 책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가 다음과 같이 포함되었습니다.

(충북대학교 도서관의 공지사항 원문 링크 http://cbnul.chungbuk.ac.kr/board/content.asp?tb=inno_1&id=253 )


□ 2008. 교양 및 양서(良書) 100선 목록 선정 □

우리 도서관에서는 학부생의 교양 및 인성함양에 도움을 주고자 ‘2008. 교양 및 양서(良書) 100선’을 다음과 같이 선정하였습니다.

교양 및 양서(良書) 100선의 자세한 사항은
* 도서관홈페이지 → 추천도서 → 교양 및 양서 100선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 다.

* 문의 : 도서관 어문학자료실(☎ 261-2892)
 

- 다      음 -

No     출 판사 년 도
1 20대, 공부에 미쳐라 니카지마 다카시 랜덤하우스 2008
2 간디 자서전 간디 한길사 2002
3 감시와 처벌 미셸 푸코 나남 2003
4 강의 신영복 돌베개 2004
5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유정식 위즈덤하우스 2007
6 고도를 기다리며(세계문학전집 43) 사뮈엘 베케트 민음사 2001
7 광장/구운몽 최인훈 문학과지성사 1996
8 구운몽(세계문학전집 72) 김만중 푸른생각 2005
9 구토 사르트르 청목사 2003
10 그길에서 나를 만나다 하페 케르켈링 은행나무 2007
11 그리스 로마 신화 에디스 해밀턴 문예출판 2005
12 금희의 여행 최금희 민들레 2007
13 꿈의 해석 프로이트 선영사 2002
14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부키 2007
15 남한산성 김훈 학고재 2007
16 내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리인홀트 매스터 황금나침반 2006
17 노름마치(1-2) 진옥섭 생각의나무 2007
18 논어 공자의 문도 책세상 2003
19 논어금독 리쩌하우 북로드 2006
20 뇌내혁명(1-3) 하루야마 시게오 사람과 책 1996
21 니코마코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 이제이북스 2006
22 다시쓰는 택리지(1-5) 신정일 휴머니스트 2004
23 닥터스 씽킹 제롬 그루프먼 해냄출판사 2007
24 당신들의 대한민국(1-2) 박노자 한겨레출판사 2001
25 대중음악의 이해 사이먼 프리스외 한나래 2005
26 대학.중용(동양고전백선3) 주희 일신서적출판사 1991
27 데미안 허르만 헤세 민중출판사 2004
28 데카메론 보카치오 서해문집 2007
29 도산에 사는 즐거움 이황 돌베개 2008
30 디지털 포트리스(1-2) 댄브라운 대교페텔스만 2005
31 디지털이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커뮤티케이션북스 1999
32 뜻으로본 한국역사 함석헌 한길사 2003
33 럭키경성 전봉관 살림 2007
34 레오나르도 다빈치 토마스 다비트 랜덤하우스중앙 2006
35 리스본행 야간열차(1-2) 파스칼 메르시어 들녘  2007
36 리진(1-2) 신경숙 문학동네 2007
37 인간없는 세상 앨런 와이즈먼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
38 만들어진 신 리처드 도킨스 김영사 2007
39 맹자 맹자 을유문화사 2007
40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문예출판사 1998
41 무정(베스트셀러한국문학선1) 이광수 소담출판사 1995
42 문화의 수수께끼 마빈해리스 한길사 2000
43 미국의 민주주의(1-2) A 토크빌 한길사 2002
44 미술관에 간 화학자 전창림 랜덤하우스  2007
45 바리데기 황석영 창비 2007
46 백낙청 회화록세트(1-5) 백낙청회화록간행위 창비 2007
47 백년동안의 고독(혜원세계문학 50) 가브리엘 G.마르케스 혜원출판사 1993
48 변신 카프카 문학동네 2005
49 부의 창조 매일경제 매경출판  2007
50 북학의  박제가 서해문집 2003
51 살아남은자의 슬픔 브레히트 한마당 1990
52 삼국유사 일연 한길사 2006
53 삼대(베스트셀러한국문학선 26) 염상섭 소담출판사 2002
54 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에코의서재 2007
55 석유 지정학이 파헤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 윌리엄 엥달 2007
56 설국(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민음사 2002
57 전쟁의 기술 로버트 그린 웅진지식하우스 2007
58 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검둥소 2007
59 심리학의 즐거움:사람이 알아야 할 마음 의 모든 것 크리스 라반 휘닉스 1998
60 심리학의 즐거움.2: 심리활용편 - 교양으로 읽는 마음의 모든 것마틴 셀리그만 마틴 셀리그만 휘닉스(2000) 1997
61 아담의 배꼽 마이클 심스 이레  2007
62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은희경 창비 2007
63 아인슈타인, 삶과 우주 월터 아이작스 까치글방  2007
64 앗 뜨거워 빌 버포드 해냄 2007
65 어린왕자 생떽쥐페리 책이있는마을 2003
66 엔트로피 제라미 리프킨 세종연구원 2000
67 역사를 위한 변명 블로크 마르크 한길사 2007
68 연암산문선 박지원 거송미디어 2005
69 열하일기 박지원 2004
70 영화속의 철학 박병철 서광사 2001
71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마이클 셔머 바다출판사  2007
72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갈라파고스 2007
73 우연과 필연 자크모노 범우사 1996
74 이기는 습관 전옥표 쌤앤파커스 2007
75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을유문화사 2002
76 이슬람 이희수 청아풀판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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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이중나선 제임스 D. 왓슨 궁리 2006
79 인생철학51강 허유수선 황소자리 2006
80 인정받는 사람의 조건 최치영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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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자연과 타협하기 리오 패니치 필맥 2007
85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1-6) 플라톤 이제이북스 2007
86 제3의 길 앤소니기든스 생각의 나무 2001
87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 2005
88 징비록 유성룡 역사의 아침 2007
89 채근담 홍자성 건국대출판사 2003
90 채식주의자 한강 창비 2007
91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현대문학 2007
92 천재들이 만든 수학퍼즐 1. 홍선호 자음과 모음 2007
93 카오스 제임스 글리크 누림 2006
94 카인의 후예 황순원 문학과 지성사 2006
95 컬처코드 클로테르 라파이유 리더스북 2007
96 파우스트(1-2) 괴테 민음사 1999
97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1-2) 리처드파인만 사이언스북스 2000
98 루쉰소설전집 루쉰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2
99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프리초프 카프카 범양사 2006
100 황금노트북(1-3) 도리스 레싱 뿔(웅진문학에디션) 2007

충북대학교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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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삼미 슈퍼스타즈 감독이라면?   

2008. 6. 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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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 사업포트폴리오, 시스템(제도) 등의 측면에서 약점을 지니고 있어 상대적으로 인재관리 역량이 떨어질 수 밖에 없으며 신경 쓸 여력도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은 인재유출에 따른 리스크가 대기업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에 CEO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중소기업 CEO들은 인재들이 잘 들어오려고 하지 않고, 힘들게 뽑아 놓아도 금방 나가버린다며 인재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래서 인재를 외부에서 힘들게 모셔올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키워라, 그게 편리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라는 것이 중소기업을 위한 인재전략으로 종종 제시되곤 한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생각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차선책일 뿐 한계가 뻔히 보이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1982년의 삼미 슈퍼스타즈라는 프로야구팀을 기억할 것이다. 15승 65패라는 성적과 18연패라는 깨지기 힘든 기록을 가지고 있는 불행한 팀이었다. 참담한 성적을 기록하던 삼미 슈퍼스타즈는 이듬해 장명부라는 거물급 투수를 당시에는 천문학적인 1억 2천만원의 연봉으로 전격 스카우트한다.

OB 베어스의 박철순 투수가 당시 2,400만원을 받고 있었으니 삼미로서는 운명을 건 투자라고 할 수 있었다. 장명부의 영입 이후 삼미는 그 해 전기리그 2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장명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장명부는 60게임에 출장하여 한 시즌 30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그야말로 ‘핵심인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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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례가 중소기업의 CEO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만약, 죽을 쑤고 있던 그 팀이 회사이고 CEO가 감독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우선 선수들을 혹독하게 맹훈련시킬 것인가? 그런데 이 방법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지 몰라도 우수한 성적을 내는 데는 아마 역부족일 것이다.

따라서, 회사 내부인력의 역량이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그리고 현재 긴급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면, 과감히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최고이며 유일한 방법이다. 중소기업은 느긋하게 내부인력을 양성할 시간이 없다. (*이건희 회장이 이야기하는 '천재론'을 말하는 것이 아님)

만일 영입을 해야 하는데 줄 수 있는 연봉에 한계가 있다면 그 틀을 파괴해서라도 인재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CEO는 해야 한다. 당장에 연봉을 타 직원보다 많이 주는 것에 부담을 느끼겠지만 그보다 많은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직접 발품을 팔아 인재를 찾아 나서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인재가 나가지 않고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명부가 30승 달성시 약속된 1억원의 보너스를 받지 못하자 일부러 지는 바람에 또다시 만년 꼴찌팀으로 전락한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현금흐름(Cash Flow)가 있듯이 인재흐름(Human Resource Flow)가 있다. CEO는 ‘인재흐름경영’을 추구해야 한다. 현금흐름이 막히면 유동성 위기로 인해 자칫 회사가 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재들이 들어와 성장하여 수익에 기여하는 흐름이 정체되면 경쟁력 제고는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머지않아 회사는 도태된다.

늘 새로운 능력과 시각을 갖춘 인재로 조직이 채워질 수 있도록 하고, 항상 ‘싱싱한’ 인재들이 스스로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CEO의 역할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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