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왜 처음 만난 여자에게 끌리나?   

2009. 1. 2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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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성(性)'이나 가족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생각의 간극이 생각했던 것보다 꽤 크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사이에서 충돌하는 생각들...

아래는 어제 처가집에서 목격한 건데,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본능'을 주제로 벌어진 작은 논쟁(?)의 요지를 요약해 봤다. 아마도 남녀 사이에 이런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아무개 : TV 프로그램에서 어떤 여자가 "남자는 외모가 예쁜 여자만 밝히는 것 같애." 라고 말하니까, 또 다른 여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어?  "아냐.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처음 보는 여자는 다 좋아한다"라고 말이야. 그 이야기 듣고 너무 웃기더라. 제부, 남자들은 정말 그래요?

남자 : 글쎄요. (긁적긁적)

남자의 아내 : 정말 남자들은 처음 보는 여자에게 모두 관심이 있남? 당신도 그래?

남자 : 솔직히 말해서, 그런 본능은 나를 포함한 모든 남자들이 가지고 있지. 

아무개 : 남자들은 결혼을 했어도 처음 만나는 여자의 '신선함'에 끌린다고 하던데....

남자 : 그렇죠. 그런 본능을 부인하면서 '아니야. 난 내 아내에게만 언제나 끌린다고'라고 말하는 건 거짓말 아닐까요?

남자의 아내 : (화가 난듯) 결혼을 했으면 자기 아내에만 충실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남자 : 나는 지금 도덕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남자의 본능을 말하는 거야. 인간이 일부일처제의 제도를 수용한 것은 인간의 역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아주 최근의 일이라구.

남자의 아내 : 그래도 난 이해가 안돼.

아무개 : 남자들이 종족보존의 본능이 있어서 그런다더라.

남자 : 맞아요. 인류가 이렇게 번성한 것은 그 본능 덕이죠. 솔직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처음 만나는 여자를 보고 신선함을 느끼는 건 남자들의 본능이라고 인정해야 해요.

남자의 아내 : 그건 남자들의 바람끼를 사회적으로 용인하자는 것인감? 그런 마음이 들더라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닌감?

남자 : 당연히 자제해야지. 그런 느낌이 곧바로 외도로 이어지면 당연히 안 되지. 하지만 마음 속에 일어나는 그런 느낌을 막을 방법은 없어. 안 그래? 남자들의 DNA에서 '모든 여자 호감 유전자'를 긁어내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야.

남자의 아내 : 몰라. 아무튼 남자들은 저질이야. 당신도!

^_^ 대강 이야기가 이랬었다. 사실 이런 주제의 논쟁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개 실패하는 게 보통이다. 겨우 서로의 생각의 간격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하는 데에 그치고 만다.

남자는 본능을 합리화하려하고, 여자는 남자의 책임(한 여자에게 충실하라는)을 요구하면서 적어도 자신의 남자는 그렇지 않기(자기만 바라보기)를 바란다. 물론 남자든 여자든 각자의 배우자에게 충실해야지만, 본능의 이끌림까지 부정하면서 거짓말하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남자는 왜 처음 만난 여자에게 끌릴까? 게다가 그 여자가 예쁘기라도 하면 본능의 방망이가 심장을 요동치는 걸까? 여자(즉 아내)들의 요구대로 한 여자에게 충실하면 좀 좋아?

낸들 알아? 남자의 유전자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는 걸. 앞으로 수만 년 정도 더 흐르면 '모든 여자 호감 유전자'가 '한 여자 충실 유전자'로 치환될지 누가 알아?

그때까지, 여자들이여. 남자들을 좀 봐주기 바란다. ^_^

모든 여자를 좋아하던 남자도 결국 이렇게 늙어간다. 걱정 마시라, 여자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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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은 삼단논법이 뭔지나 알까?   

2009. 1. 2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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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1]
모든 인간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고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알다시피 삼단논법을 이야기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예다. 대전제와 소전제, 그리고 결론으로 이어지는 삼단논법의 전개방식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서 별것 아닌 것 같이 보이지만, 두 개의 '참' 명제로부터 새로운 '참' 명제를 도출하는 과정은 논리학에 있어서 대단한 발견이다.

이번엔 다음과 같은 삼단논법을 살펴보자.  

[진술 2]
 모든 포유류 동물은 산소를 호흡한다
 사람은 산소를 호흡한다
 고로, 사람은 포유류 동물이다

이 진술이 옳은가, 그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식의 삼단논법은 엉터리다. 물론 위의 3개의 명제는 모두 '참'이다. 그러나 삼단논법에 동원된 개별 명제가 모두 참이라고 해서 삼단논법의 전개 방식 역시 옳은 것은 아니다. 위에서 '사람'을 '파리'로 바꿔 보면 이런 삼단논법이 엉터리임을 대번에 알수 있다.

[진술 3]
 모든 포유류 동물은 산소를 호흡한다
 파리는 산소를 호흡한다
 고로, 파리는 포유류 동물이다

삼단논법이 옳게 완성되려면, 아래와 같은 논리 구조를 가져야 한다.

   대전제 :    A --> B
   소전제 :    C --> A
   결론    :    C --> B

위의 [진술 1]은 이런 논리 구조를 만족하지만, [진술 2]와 [진술 3]을 풀어 헤쳐보면 아래와 같은 엉터리 논리 구조를 지닌다. (보다시피 C와 A와의 관계는 전혀 알 수 없다)

   대전제 :    A --> B
   소전제 :    C --> B
   결론    :    C --> A    ??

자, 이제 삼단논법의 올바른 구조를 제대로 알았다면, 다음의 [진술 4]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해 보고 본인의 생각을 댓글로 달아보자.

[진술 4]
 모든 불온한 사람은 폭력/불법 시위에 가담한다
 마스크 착용자들은 폭력/불법 시위에 가담한다
 고로, 마스크 착용자들은 불온하다 (그래서 체포해야 마땅하다)

또는...

[진술 5]
 모든 폭력/불법 시위 참가자는 불온하다
 마스크 착용자들은 불온하다
 고로, 마스크 착용자들은 폭력/불법 시위 참가자다 (그래서 체포해야 마땅하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이번에 '집회시위법 개정안(일명, 마스크법)' 입법을 강행하면서 위의 삼단논법의 탈을 쓴 [진술 4] 또는 [진술 5]의 엉터리 논리로 스스로를 무장(?)시킨 게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다.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해서 집시법 위반이라니! MB정부의 캐릭터는 과감하고 저돌적이며 무모한 게 아니라, 어쩌면 '그저 OOO' 게 아닐까? 이 또한 논리적 비약일까? 나는 현재까진 그런 판단의 반례(反例)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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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날의 사진을 들춰본다   

2009. 1. 2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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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풍경이 쓸쓸하다는 핑계로 요즘 사진 찍기를 게을리 하고 있다.
대신, 지난 가을의 사진을 들춰보며 잠시 추억에 젖는다.
뜨겁고 쌉싸름한 차를 마시며...

(크게 보려면 클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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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버릴까?   

2009. 1. 2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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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중간에 깼는데 잠이 다시 오지 않고 전전반측하다가 옷을 챙겨 입고 책상에 앉았다. 인터넷으로 오바마의 취임연설을 보고, 용산 철거민 참사 관련 뉴스 등을 읽었다. 오바마의 연설은 힘찼으나, 용산의 사태는 슬펐다.

요새 TV를 잘 보지 않아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른다. 그리고 신문도 안 본다. 시사를 잘 알아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늘 비슷하게 평이하고 비슷하게 우울한 뉴스인지라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닭이 모이를 주어 먹듯이 이렇게 인터넷으로 토막 뉴스를 보면 그만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우울한 뉴스가 압도적으로 많은 시절에는 말이다.

시사를 따라가야 한다는 의무감은 조급하게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강박관념은 아닐까? 신혼 때 구입해 지금까지 쓴 뚱뚱한 브라운관 TV... 이제 버릴 때가 됐나부다. 그래도 잘 '살아질 것' 같다.

차나 한잔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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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으로 밥 먹고 이 닦기   

2009. 1. 1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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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동안 집중해서 책을 쓰느라 오른쪽 어깨가 많이 상했다. 팔과 어깨가 만나는 곳이 바늘로 찌르는 듯이 아팠다. 오십견인가? 어깨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한의원에 갔더니 그건 아니고, 어깨결림이라고 한다. 새끼 발가락에 눈을 쏙 빠질듯한 침을 몇 차례 맞고 탕약을 먹으니 굳었던 어깨가 풀리면서 조금 나아지는 중이다.

그런데 왜 하필 오른쪽 팔과 어깨만 아픈 걸까? 이참에 찬찬히 나의 '몸 움직임의 패턴'을 살펴봤다. 하루에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노트북 사용 '실태'를 관찰했다. 키보드를 칠 때 왼손은 거의 고정돼 있는데, 오른손은 매우 분주하다. 마우스 움직이랴, 백스페이스(내가 가장 많이 쓰는 키) 누르랴 정신이 없다. 가방은 왼손으로 드는 것보다 오른손으로 드는 것이 훨씬 편하다. 이빨도 오른손으로, 밥도 오른손으로, 청소기 밀 때도 오른손으로, 샤워할 때 비누칠도 오른손으로... 등등.

이것 참! 하나하나 따져보니 오른손과 오른팔을 너무 혹사시키고 있었다. 오른손과 오른팔을 많이 쓰다보니 등뼈도 오른쪽으로 약간 휜 듯하다. 허리도 오른쪽이 좀 뻐근하고 묵직하다. 40년이나 중노동시켰으니 오른팔과 어깨가 지금껏 버텨준 게 오히려 용하다. 내 몸이 아픈 이유는 오른쪽과 왼쪽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인 건 아닐까?



해서 그동안 편안히 놀았던(?) 왼손에게 몇가지 일을 시켜 봤다. 이빨도 왼손으로, 청소기도 왼손으로, 가방도 일부러 왼손으로만 들어 봤다. 마우스도 왼손으로 움직여본다. 처음이라 굉장히 어색하다. 오른손으로 하면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왼손은 아주 버거워한다. 시간도 배로 들고, 개운하게 일을 마쳤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40년을 게을렀던 왼손인지라 당연한 현상이겠지.

오른손을 대신해 몇 가지 간단한 일을 왼손에게 시켜보니 불편함 가운데서 색다른 깨달음을 얻는다.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 얼마나 조급하게 오른손과 팔을 휘둘렀던가? 왼손을 쓰니 일은 더디지만 마음은 느긋해지고 편안해진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 육신의 절반인 왼쪽에게 그간 너무 무지했구나'  이제 시작이지만, 내 몸의 왼쪽을 알아가는 과정이 생경하면서도 재미난다.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아이의 느낌이랄까? 마치 미답의 땅을 여행하는 기분이다.

이를 닦을 때나 밥을 먹을 때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으로, 왼손잡이라면 오른손으로 바꿔서 사용해 보라. 한쪽으로 쏠린 삶의 무게중심이 바로잡히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리고 내 몸의 반쪽과 화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다. 명상이 뭐 별건가? 안 쓰던 쪽을 사용하면서 얻는 삶의 더딤 또한 명상이 아닐까?

(* 이 글은 필자가 오른손잡이인 입장에서 쓴 것이니, 왼손잡이 여러분의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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