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두려움 없이 하는 방법   

2008. 1. 1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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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는 개인의 마케팅을 위한 훌륭한 무기이다. 개인이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사내에서 혹은 사외에서 갑작스럽게 강의를 요청할 때가 있다. 그러므로 평소에 강의 스킬을 연마한다든지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강의를 잘 하는 방법은 알려면 서점에 가서 이미 여러 종류로 출간되어 있는 책들을 몇 권 골라 읽어보면 된다. 아마 강의 스킬에 관한 상세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강의 스킬에 관련된 책을 기준으로 볼 때, 나는 강의를 잘하지 못한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발성과 시선 처리 같은 건 여전히 불안정하고 시쳇말로 '버벅댄다'. 수강생들이 졸지 않고 강의를 즐겁게 들을 수 있게 감초 역할을 하는 유머 같은 건 아예 할 줄 모른다. 부끄럽지만 내 수강생들 몇몇은 강의 내내 졸기도 한다. 이런 내가 강의를 잘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는 게 애초부터 말이 안 된다. 지나가는 소가 비웃을 일이다.

하지만 내가 그간 강의를 해오면서 "이렇게 강의하니 효과가 있네!" 라고 생각되는 몇 가지를 소박하게 말해볼까 하니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편히 읽어주기 바란다.

내가 처음 강사로 나섰을 때 마음의 부담감과 두려움이 꽤나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전에 컨설팅 회사에 있을 때 고객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여러 번 한 적이 있었지만, 강의료를 받는 강의는 처음이었다. 강의실에 들어가기 전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프레젠테이션과 강의는 비슷한 것 같지만 매우 다르다. 컨설팅 프레젠테이션은 사전에 고객과 협의가 되어 어느 정도 정해진 시나리오가 있고 길어봐야 1시간 내외로 끝나는 반면, 강의는 3~4시간 동안 관련지식을 총동원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 대비해야 한다. 자칫 본인의 실력이 들통 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강의는 항상 어렵고 두렵다.

그러나 결코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두려워 떨리기 시작하면 그날 강의는 모두 망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떨지 않고 강의에 임할 수 있을까?

첫째, 어떤 말로 강의를 시작할지를 충분히 연습하라. 첫 운을 잘 떼면 그날 강의는 술술 풀린다. 강의 준비할 때 생각나지 않았던 아이디어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며 수강생들의 호응도 높아진다. 반면 처음부터 말이 꼬이면 심리가 불안해지고 강의하는 내내 그 생각이 나서 자신감을 잃게 마련이다. 강의자료를 놓고 어떻게 강의할지 궁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 1분간 수강생들에게 어떤 말을 건넬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

많이도 필요 없다. 1분간 이야기할 내용을 따로 적어 연습하도록 한다. 그러나 토씨 하나까지 정확히 외우려고 하지 말고 전체적인 줄거리를 기억해 두어야 한다. 나중에 외운 대로 말하지 못하면 중간에 당황하여 말을 잇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말은 천천히 시작하라. 떨게 되면 말이 빨리 나오게 된다. 말을 빨리 해버리고 곤란하고 두려운 상황을 되도록 신속히 벗어나고자 하는 심리 때문이다. 또는  말을 빨리 함으로써 떨거나 약해졌다는 사실을 은폐하려는 심리 때문이기도 하다.

연습이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말을 빨리 하면 발음이 꼬이는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 '앗 말이 꼬였네.' 라는 생각이 들면 불안은 더 심화된다. '사람들이 내 발음을 듣고 속으로 비웃는 건 아닐까?' 등의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히면서 더욱 떨리게 된다.

그러므로 떨릴수록 말을 '의식적으로' 천천히 시작하라. 천천히 그리고 정확히 말하다 보면 두려운 마음이 점점 엷어지고 몸이 점점 따뜻해지면서 떨림도 줄어드는 걸 느낄 수 있다.

셋째, 약간 거만해져라. 수강생들은 당신이 강의를 잘하나 못하나, 실력은 있는지 없는지를 평가하려고 온 사람들이 아니다. 당신으로부터 뭔가를 배우기 위해서 온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경외감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신을 '선생'으로서 예우(그렇지 않은 수강생도 아주 가끔 있지만)하는 자세로 임한다.

따라서 괜히 기죽을 필요는 없다. 마지못해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면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당신의 지식과 경험을 가르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라. 그러면 첫 강의 때의 두려움은 대부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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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퓨처컨설팅 홈페이지, 블로그로 거듭나다!   

2008. 1. 15.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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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있는 홈페이지는 이제 그만!
2008년을 시작으로 인퓨처컨설팅의 홈페이지가 블로그형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기존 홈페이지에서 부족했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과감하게 블로그형 홈페이지를 오픈합니다.

처음이라 조금 어색한 느낌도 들겠지만,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죽어 있는 일반 홈페이지보다는
이와 같은 블로그가 고객 여러분과 좀더 생동감 있게 만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판단했습니다.


2008년에도 최선을 다해 여러분께 좋은 소식과 정보를 알려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인퓨처컨설팅 블로그에 자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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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오라   

2008. 1. 1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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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유적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압살라(천녀).
주밍샷으로 찍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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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2008. 1. 15.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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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 스러진 폐허 위에는
음습한 이끼만 푸르스름히
깨진 돌무덤 아래 짓눌린
천년 고도의 아픔을
그는 바라보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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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sm 7] Dancer   

2008. 1. 15.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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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바깥이 시끄러웠다. 옆집에 누가 이사 오는 모양이었다. 난 한번 밖을 내다보고는 침대에 벌렁 누워 2시간인가를 더 잤다. 그날은 일요일이었으므로 난 더 자야할 필요가 있었다.

딩동 딩동! 초인종은 아까부터 계속 울려댔다. 쿵쿵쿵! 쿵쿵쿵!  아예 문을 부술 셈인가? 잠에 덜 깬 눈으로 문을 여니, 한 여자가 있었다.

    "옆집에 이사온 사람인데, 망치 좀 빌려주세요. 춤을 위해 필요해요. 전 댄서거든요."

춤과 망치? 망치를 가지고 춤추는 댄서. 이건 또 뭔가?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거지?  나는 다용도실 어느 구석에 처박혀있는 녹슨 망치를 그녀에게 건넸다.

    "고마워요."

생긋 웃으며 그녀는 자기집으로 돌아갔다. 웃는 모습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사람의 마음을 아열대 해변처럼 평화롭게 만드는 그런 웃음이었다. 그러나 저러나 나는 더 자야 돼.

30분쯤 지났을까? 딩동 딩동! 그녀는 또 문 밖에 서 있었다.

    "죄송하지만, 현관 매트 좀 빌려주시겠어요? 춤을 위해서 필요해요. 다시 말하지만, 전 댄서거든요."

춤과 망치와 현관 매트. 망치를 휘두르며 현관 매트를 치마처럼 걸치고서 폴카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댄서를 그려보았다. 비현실적인 장면이었다. 아니면 내 상상력이 빈곤한 탓일지도.

     "이거 말이요? 당신도 보다시피....."

     "네, 알아요. 몹시 더럽다는 것을. 그렇지만 제 춤을 위해서는  충분히 더러워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즘엔 이상할 정도로 내 주변엔 기이한 일들만 생겼다. 마치 내가 잠에 빠져 있는 동안 어느 누군가가 나를 세상의 변두리로 몰래 떨어뜨려 놓은 듯한 생각마저 들었다.

그 후로도 그녀는 계속해서 내 초인종을 눌러댔다. 진공청소기, 턴테이블, 바퀴 벌레약, 파카글라스, 연필깎이 등등 나에게서 수없이 많은 것을 끊임없이 빌려갔다. 심지어 내 트렁크 팬티까지 빌려달라 했다.

그런데 그녀는 한번도 빌려간 것을 돌려주질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서 다시 돌려받을 생각이 이상하게도 들지 않았다. 그녀의 아열대 웃음이 날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

어느새 내겐 아/무/것/도/남/아/있/지/않/았/다. 한번 기침을 하면 메아리가 0.5초쯤 울릴 정도로 내집은 텅 비었다. 딩동 딩동! 그녀가 또 거기 있었다.
 
    "난 당신이 보다시피 아무 것도 없어. 당신이 다 빌려 갔다구. 자, 난 알몸이야."

난 그녀에게 내 알몸을 보여줬다.

    "하하, 그렇네요."  그녀는 유쾌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미안해요. 웃어서. 하지만 당신은 나의 춤에 아주 많은 도움을 줬어요. 그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세요."
    "자부심?"  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요, 자부심. 슬퍼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전 오늘 이사가요. 거기서 또 제 춤을 더욱 향상시켜야 하거든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12%정도 당신이 보고싶을 지도 몰라요. 안녕."  

그녀는 내 목에 살짝 키스를 하고 이내 눈에서 사라졌다. 난 한번도 그녀의 춤을 본 일이 없었다. 나에겐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나는 그것을 애석하게 생각해야 할까, 말아야할까. 그녀의 초인종 소리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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