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문 앞에 요상한 내용이 쓰인 쪽지가 붙어 있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도 그냥 놔두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장에 그걸 떼어내고 어떤 녀석이 그런 짓을 했는지 나름의 '수사'에 들어간다.

내 블로그의 어떤 글에 기분 나쁜 리플이 달렸다면, 어떻게 할까? 그걸 지워야 할까, 말아야 할까? 놔두자니 신경 쓰이고, 지우자니 좀스럽게 보일 것 같다. 명백한 악플이라면 지우는 게 마땅하지만, 껄끄러운 리플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리플이 달리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싶지만, 글을 읽을 때마다 따라 붙는 리플이 눈에 거슬린다. 그냥 너그럽게 놔둘까, 클릭 한 번으로 지워 버릴까?

블로그를 방송이나 언론 같은 공적 매체로 볼 것인가, 아니면 개인의 순수한 이야기 나눔터로 볼 것인가에 따라 그런 '기분 나쁜 리플 처리'에 관한 의사결정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블로그를 가상의 공간에서 존재하는 일종의 미디어로 보게 된다면, 주인장 맘대로 지우기가 뭣하다. 반면에 블로그가 개인적 공간이라면 지우거나 남기거나 모두 주인장 맘대로다. 마치 집에서 속옷만 입고 있다고 해서 누가 뭐라지 않는 것처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자유롭게 행동할 자유가 있다.

상업적 목적을 가진 블로그라면, 공적 매체로 볼 수 있을까? '구글 광고' 클릭으로 조금이라도 돈을 버는 개인 블로그는 모두 상업적 블로그로 봐야 하나? 어떤 기준을 가지고 상업적이냐, 아니냐를 가릴 수 있을까? 참 어렵다.

나는 기업에서 마케팅용으로 운영하는 일부 블로그를 제외한 모든 블로그는 순수한 개인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는 가상의 공간에 만들어 놓은 '마이 하우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집의 주인장은 자기 집 문 위에 요상하게 적힌 기분 나쁜 쪽지를 뜯어 내버릴 권리가 있다(반대로 그냥 둘 자유도 있다). 여긴 내 집, 내 공간이니까.

예의를 갖춰 내 의견을 반박하는 리플들은 매우 환영한다. 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착한 리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런 리플은 절대 지우지 않는다. 그러나 그냥 멋대로 뇌까리듯이 던져 놓고 가버리는 '무척 성의 없고 기분 나쁜 리플들'은 반드시 지워야겠다. 그건 주인장 맘이다. 다시 말하지만, 여긴 내 집, 내 공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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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Favicon of http://gomufan.tistory.com BlogIcon 바하문트 2008.03.13 01:50

    옳은 말씀이고, 결론에는 동의합니다. 하나 언급을 하자면(아, 저는 초보블로거입나다^-^), 댓글은 그 태생부터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정말 범죄수준의 악플이 아니라면, 소통의 한 형태(우리가 일상에서도 서로 잘 이해하기는 힘든 것처럼)로 놔두는 것은 어떨까 생각합니다. 관련된 글이 있어서 트랙백 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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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문제는 2008.03.13 04:35

    제 경험상, 댓글이 삭제되는 때는
    예의없음이나 욕설이나 또는 비논리가 아니고,

    그 글에 대한 가슴이 서늘할 정도의 논리적 반박.

    정말 그 글 쓴이가 상당히 가슴이 아플 정도의 근거 있는 반박일 때,

    그 파워 블로거라는 분들이

    댓글을 삭제하시더군요.


    자신을 칭찬하거나 찬양하거나 동의 하는 글들은 익명성과 상관없이 환영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반박하는 분들의 글들은 쉽게 삭제되는 것을 허다하게 봐 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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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hyeranh.net BlogIcon 혜란 2008.03.13 08:41

      가슴아플 정도의 근거있는 반박.
      이건 집 주인이 누군가에 따라 다르죠.
      집 주인이 보기에 논리적이지 않다, 하면 집주인 마음대로 삭제되는것이 익명 댓글입니다.

      ...그런데, 그런것을 알려주시는 '문제는' 님께서도 익명 리플을 다셨네요 :)

  3. Favicon of http://hyeranh.net BlogIcon 혜란 2008.03.13 08:43

    올블로그를 통해 들어왔습니다 ^_^
    스팸필터를 걸러가는 스패머가 하나 또 늘었군요 -_-;
    댓글삭제만 30페이지 하고 나서 여기저기 둘러보니 많은 분들이 당했(??)더군요.

    흐. 동의하는 글이라 리플을 달고 갑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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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블로그가 개인 공간이라면 2008.03.13 10:48

    제발 올블로그 같은 메타 사이트로 포스트 송고는 그만 하시고 블로그 비공개나 통하는 사람만 볼수 있게 조치를 취해 주세요.

    메타사이트로 포스트를 송고해 자기 블로그 알릴때는 언제고 악플(기준이 뭔가? 자기 맘에 안 들면 악플이고 자기 칭송하면 선플인가?)이 달리면 "왜 남의 집에 와서 똥 사지르냐!"하면서 성을 내고.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거들의 이중적인 처신을 보노라면 한 마디로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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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php.chol.com/~life89/blog/infuture BlogIcon 유정식 2008.03.13 14:37

      제 글을 꼼꼼히 안 보셨군요.

      제가 느끼기에 기분 나쁜 리플은 제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을 적은 리플이 아닙니다. 예의없고 성의없는 리플을 말하는 것이죠.

      리플 감사합니다.

  5. Favicon of http://www.heartsavior.net BlogIcon Heart 2008.03.13 11:29

    오른쪽 블로그 소개에서 발췌했습니다.
    "인퓨처컨설팅 홈페이지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블로그 형식으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신다면 질책과 따끔한 충고는 '받아들이시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나요?

    그리고, 초대장 보내서 손님들을 자기 집으로 초대했으면, 자기 집이라고 손님들에게 함부로 하는 게 아니죠.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에 익명 님께서 작성하신 것 마냥 포스트 송고는 초대장이라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블로거들도 권리에 따른 의무를 지는 게 순리라고 봅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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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php.chol.com/~life89/blog/infuture BlogIcon 유정식 2008.03.13 14:35

      제 글을 꼼꼼히 안 읽어 보셨군요.

      제가 말한 것은 딱히 악플은 아닌데, 아무렇게 '뇌까리고 간' 리플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즐~~" "잘났다..." 이런 리플을 말하는 겁니다. Heart님이 말씀하신 질책과 따끔한 충고는 흔쾌히 받아들인다고 했습니다.

      Heart님처럼 성의있게 잘 써주신 리플은 제가 지우고 싶은 리플이 아닙니다. 오해 푸시기를...

  6. Favicon of http://raspuna.lovlog.net BlogIcon Raz 2008.03.13 15:41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댓글이 많이 달린 것은, 댓글 적은 사람들이 글을 오독한 게 아니라, 글쓴분이 글을 잘못 쓰신 겁니다.

    붉은 색 강조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워낙 글의 후반이라 글의 첫인상이 의도하신 것과는 다르게 읽힙니다.
    "내 블로그의 어떤 글에 기분 나쁜 리플이 달렸다면, 어떻게 할까? 그걸 지워야 할까, 말아야 할까? "
    이 부분은 단순히, 블로그 주인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 수 있는 글이라면 어떤 글이라도 이 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아직은 악플의 정의가 모호하기 때문에, 저 문장의 앞이나 뒤에 바로 위의 댓글에 댓글로 쓰신 예시를 적어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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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php.chol.com/~life89/blog/infuture BlogIcon 유정식 2008.03.14 23:22

      독자들이 오해할 수도 있겠군요.

      지적 감사합니다.^^

  7.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8.03.15 10:24

    위의 몇분들께..

    저는 며칠전 이런 댓글을 받았습니다.
    http://inuit.co.kr/1438#comment2091162

    과연 이게 소통이라고 봐야할지 애매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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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08.03.16 01:18 신고

      좀 어이가 없는 애매한 댓글이었군요.

      오프라인에서나 온라인에서는 소통은 참 어려운 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