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히 요구하는 제안 요청에는 응하지 마라   

2008. 10. 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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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유정식)


“우리가 2주일 이내에 시급히 프로젝트를 론칭해야 하는데, 늦어도 3일 이내에 제안서를 제출해 주시겠습니까?”

만약 이렇게 요구하는 고객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앞뒤 볼 것 없다. 나는 그들에게 “No!” 라고 말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시간도 주지 않고 제안서를 요청하는 고객들은 십중팔구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면, 그들은 컨설팅 받을 생각이 없을 확률이 90% 이상이다. 그런데 왜 제안서를 달라고 할까? 단기간 안에 그런 요청을 해 오는 고객은 개인적으로 공부하려는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 고객 내부적으로 컨설팅 받지 말고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라고 지시가 떨어졌을 공산이 크다. 윗사람은 빨리 계획을 세우라고 독촉하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은 안 오지, 이런 상황에서 아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이 바로 컨설팅펌이다.

제안서에는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절차와 단계별로 사용되는 컨설팅 방법론 및 도구 등이 잘 기술되어 있다. 서너 개 회사로부터 제안서를 받아두면, 그것만 읽어봐도 꽤 많은 공부가 된다. 괜히 여기저기 관련자료를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다. 전화 한 통만 걸면, 프로젝트 수주에 목마른 컨설팅펌들이 득달같이 제안서를 보내주기 때문이다. 진짜 누워서 떡 먹기 아닌가?

한번 컨설팅을 받으려면 적어도 몇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지출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내부적으로 상당기간 검토를 통해 컨설팅 진행을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당장 며칠 만에 제안서를 받아 컨설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고객 본인의 개인적인 공부를 목적으로 할 때도 그렇지만, 경쟁입찰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 부랴부랴 들러리용 컨설팅펌에게 단기간 내에 제안서를 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나쁜 의도를 가진 고객은 제안서를 제출하고 나면 감감무소식이다. 요청할 때는 아주 시급한 것처럼 말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제안서를 내고 일주일이 혹은 한 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 답답한 컨설턴트가 먼저 전화를 걸면, “의사결정자가 출장을 가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고 핑계를 댄다든지, “결정이 되면 연락을 할 테니 진득하게 기다려 달라.” 고 핀잔을 준다든지, 좀 시간이 지난 뒤에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해서 프로젝트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다음에 꼭 연락하겠다.” 라고 둘러댄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클라이언트가 있다면, 제발 그러지 말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싶거나 자체 프로젝트 실행에 참고하고 싶다면, 솔직하게 도와달라고 요청하라. 1인기업 컨설턴트의 순수한 열정을 이용하지 말기를 부탁드린다.

 
[Tip] 나쁜 의도를 가진 고객을 알아내는 몇 가지 방법

 - 제안요청서가 없거나, 있어도 아주 부실하다.
 - 하드카피보다 소프트카피(파일)를 원한다. 왜냐하면 Copy & Paste가 쉽기 때문이다.
 - 방법론을 충분히 기술해 달라고 한다. 왜냐하면 보고 따라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 - 제안서 제출 이후에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관한 계획이 불분명하다.
 - 고객사에 아는 사람이 근무하고 있다면 진위여부를 알아봐 달라고 요청하라.

고객들의 이런 부당한 요구에 1인기업 컨설턴트는 희생되기 싶다. 빅펌이야 어느 정도의 인적 네트워크가 있어서 그 회사가 진짜 컨설팅을 받을 생각이 있는 것인지의 진위 여부를 알아차리곤 한다. 만약 고객이 개인적인 목적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면, 투입할 인력이 없다는 등의 핑계를 대 피해 가거나, 고객과의 향후 관계를 고려하여 비슷한 내용의 다른 제안서를 조금 고쳐서 내버리고 만다. 그러나 1인기업 컨설턴트는 네트워크가 약하기 때문에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고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확실한 심증을 얻으려면, 제안요청서(Request for Proposal)을 달라고 말해보라. 만약 고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제안요청서가 특별히 없다고 우물쭈물 말하거나, 아니면 급조한 티가 팍팍 나는 제안요청서를 이메일로 보내올 것이다. 전혀 컨설팅 받을 생각이 없었으니, 제안요청서를 제대로 만들었을 리 만무하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1인기업 컨설턴트는 고객의 제안 요청자체가 고맙게 느껴지기 쉽다. 고객사가 대기업일수록 더 그렇다. 그래서 고객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밤을 새서라도 기쁜 마음으로 제안서를 작성한다.

중국 고전 중의 하나인 '귀곡자'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궁지에 몰렸을 때 내리는 결정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냉철하게 판단하라. 주는 먹이를 덥석 물었다가 그것이 그저 미끼라는 것을 아는 순간, 피해는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해야 하는 1인기업 컨설턴트에게 고스란히 쌓이고 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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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Fee)를 청구하는 몇 가지 기술   

2008. 9. 3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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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업 컨설턴트가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에 대해 받아야 할 정당한 수준의 수수료(Fee)를 결정했다면 고객에게 잘 청구할 줄 알아야 한다. 제안된 수수료를 고객이 별 무리 없이 수용하여 고객과 1인 기업이 서로 Win-Win 하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테크닉을 참조하기 바란다.

첫째,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가격으로 제시하라. 예를 들어, 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순수한 대가가 1000만원이라면 부가가치세가 100만원이 되므로, “본 제안건에 대한 서비스 수수료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여 1100만원이다.” 라고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다.

보통의 컨설팅 업체들이 1000만원을 수수료로 제안하면서 ‘부가가치세 별도’ 라는 말을 금액 옆에 작은 글씨로 명기하곤 한다. 그런데 고객들은 ‘부가세 별도’ 라는 글씨를 못보고 금액만 보는 경향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고객들은 1000만원이라는 가격만이 그들이 지불해야 할 전체 금액으로 오인하게 된다. 따라서 나중에 컨설턴트가 고객에게 100만원의 부가세는 별도라고 시정시켜 줘도 이미 머릿속에 1000만원이라는 금액이 박혀 있기 때문에 추가금액을 부담하려 들지 않는다.

또한, 미리 컨설팅 예산을 세워 놓는 것이 아니라 제안서를 받고 난 다음에 예산을 편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경우 부가세가 제외된 금액만을 예산에 반영하게 된다. 부가세만큼의 추가부담을 예산에 반영하려면 내부 결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고객들은 ‘웬만하면 그냥 합시다.’ 라는 회유(?)를 하기 마련이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컨설턴트는 겨우 10%의 부가세 때문에 프로젝트 수주를 거절할 순 없잖아, 라고 판단하여 결국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기 마련이다.

프로젝트 수주가 먼저이기 때문에, 부가세를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무슨 대수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나중에 세무서에 부가세를 납부할 때 무척 속이 쓰리게 될 테니 사전에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부가세는 수수료가 아니라 나라에 납부해야 할 세금이므로 확실하게 말하라. 고객에게 수수료를 제시할 때는 부가세 별도라는 말을 구두상으로나 문서상으로나 고객에게 강조하여 설명해 주어야 한다. 아니면 부가세를 포함하여 총금액으로 제안하도록 하라.

둘째, 각종 경비를 따로 청구하겠다고 하지 말라. 컨설팅을 하다 보면 지방 출장에 따른 교통비, 숙박비, 식대 등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또는 각종 인쇄비용, 관련 도서 및 소모품 구입비 등이 들기 마련이다. 보통 이런 비용들을 영어로 Out-of-Pocket Expenses(현금 지불 경비)라고 부른다.

Out-of-Pocket Expenses가 발생할 때마다 실비로 청구하겠다고 하지 말고, 제안 단계 때 대략 그 비용이 어느 정도 되겠는지를 예상하여 수수료 산정에 반영하는 것이 좋다.

실비로 청구하겠다고 이야기 해 놓더라도, 경비가 발생할 때마다 고객에게 실비로 청구하는 것은 내 경험상 꽤나 계면쩍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우리가 비싼 돈을 들여 이 일을 하고 있는데 교통비, 숙박비가 얼마나 된다고 일일이 청구하는 거야.’ 라고 경우에 따라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합리보다는 정황을 중시하는 한국사람들의 정서상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1인기업 컨설턴트로 수행하는 프로젝트는 대형 컨설팅펌처럼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아니므로, 경비라고 해 봤자 부담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제안서에는 ‘Out-of-Pocket Expenses는 별도를 실비 청구하겠다’ 라는 말보다는 ‘Out-of-Pocket Expenses는 상기 수수료 제안금액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별도로 청구하지 않는다’ 라고 명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액이라 할지라도 고객에게 수수료 이상의 추가부담은 없다라는 것을 인지시킬 수 있으므로 제안서 심사 때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

셋째, 분할 청구 비율은 수수료와 기간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하라. 분할 청구 비율이란 쉽게 말해 착수금, 중도금, 잔금의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착수금 20%, 중도금 30%, 잔금 50%를 받는 것이 상례이나, 이는 프로젝트 수행기간이 적어도 3개월 이상 될 때 적합하다.

1인기업 컨설턴트의 경우 3개월 미만의 소규모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므로, 착수금 30~40%, 잔금 60~70%로 하는 것이 좋다. 고객으로 하여금 ‘며칠 지나지 않아 또 청구하냐’ 란 불만을 갖게 하지 않으려면 청구 주기가 최소한 1개월 이상은 돼야 한다는 말이다.

1개월 내지는 1개월 반 정도 짧게 진행되는 프로젝트에는 아예 착수금 없이 잔금 100%로 청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떤 회사는 착수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보증보험증권을 요구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착수금을 먼저 주는 것이 불안하여 안정장치를 마련하려고 하는 것이다. 보증보험료가 보증금액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몇만원에서 몇십만원 정도가 된다. 기간이 짧은 프로젝트에 굳이 보증보험료를 낼 필요 없다. 착수금 없이 잔금을 100%로 받겠다고 하는 것이 낫다.

분할 청구 비율을 제안서에 명시했다고 해도 계약서를 쓸 때는 다르게 작성되는 경우가 많다. 분할 청구 비율이 차이가 나거나, 분할 청구 시점이 다르거나 하는 것이다. 이는 고객의 내부지침 때문에 그러한 것인데, 제안할 때 고객의 계약관행상 분할 청구 시점과 비율이 어떠한지를 파악해 놓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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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늘 짧다   

2008. 9. 2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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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터지는 소리에 창 밖으로 달려나가 부랴부랴 찍다.
아름다운 것들은 아름다움을 말해주기 전에
금새 달아나 버림을,

그래서 빨리 말해주지 않으면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지 못할 것임을,
나는 삼각대를 접으며 생각해 본다.





(사진 : 유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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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드는 광고, 절대 하지 마라   

2008. 9. 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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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유정식)


이제 첫발을 내딛는 1인기업 컨설턴트들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을까를 매일매일 고심할 것이다. 여기저기 인맥을 통해서 자신이 새로 시작한 사업을 설명하거나 다른 이에게 홍보도 부탁하는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을 총동원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1인기업 컨설턴트는 브랜드를 알리려는 조급한 마음 때문에 ‘돈을 들여 광고 좀 하는 것이 어떨까?’ 란 생각에 다다르기도 한다. 누구나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광고를 올릴 수 있는 매체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신문, 잡지, 인터넷 포털 등 돈만 좀 쓸 수 있다면 광고 올릴 곳이 없어서 광고를 못하는 경우는 아마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신문사, 특히 경제신문사에서 소위 ‘무슨무슨 경영대상’ 이라는 상을 만들어 놓고서 찬조금을 내면 기업탐방기사 형식으로 신문에 게재해 주겠다며 접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통 300만원 정도를 내면 A4용지로 2분의 1 정도의 기사에 대표자 사진을 올려 주겠다고 말하는데, 신문이 발행되면 회사 홍보가 엄청나게 될 것이라며 유혹하기 일쑤다.

신문사가 언제부터 ‘상(償)’ 가지고 장난쳤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언론의 본분이나 제대로 지켜주기 바란다. 창업한지 6개월도 안된 업체에게 ‘컨설팅 대상’을 주겠다고 하는 것이 도대체 말이 안 된다.

몇 년 전인가 나도 비슷한 꾐에 속아 아까운 돈을 날린 적이 있었다. 어디서 알았는지 모 경영관련 잡지사 기자가 “선생님의 명성을 익히 들었다. 만나 뵙고 컨설턴트로서 기업경영의 핵심이 무엇인지에 관해 인터뷰를 좀 했으면 한다.” 라고 전화를 해 왔다. 그러면서 자기네 잡지가 시장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를 은근히 내세우며 나의 응낙을 재촉했다.

그 때 난 명성이랄 것은 전혀 없는 신출내기 1인기업 컨설턴트에 불과했다. 그러니 내 주제로는 “예끼, 이 사람아, 난 아직 햇병아리 컨설턴트야. 다른 유명한 분이나 찾아보게나.” 라고 대꾸해주며 전화를 끊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 때는 내 눈에 뭐가 씌었는지 그런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다. “야, 이것 봐라. 내가 활동 좀 하니까 꽤 알려졌나 봐.” 라는 그야말로 제 주제도 모른 채 한껏 거만을 떨고 싶은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그러니 “그럽시다. 만납시다.” 라고 할 수밖에.

진짜로 나는 세상 무서운 것 모르는 철부지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순수하게 인터뷰인 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기자가 와서 이것저것 묻고 사진도 펑펑 찍어대는 분위기에 한껏 고조되어, 있는 생각 없는 생각 다 끄집어 내어 답변을 하던 내 모습, 지금 떠올려도 얼굴이 확확 달아오른다.

“찬조금조로 우리 잡지 50부만 구입해 주십시오. 청구서는 곧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 기자가 인터뷰를 끝내고 자기를 뜨기 전에 내던진 이 말 한마디를 듣고 나서야, 내가 속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통수를 둔기로 세게 맞은 듯, 기자가 가고 난 뒤에도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다 먹고 난 후에 바퀴벌레를 씹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보름 뒤에 받은 문제의 잡지에는 내 기사가 다른 특집기사에 밀려 귀퉁이에 외로이 게재되어 있었다. 달랑 한 페이지로 말이다. 사진은 왜 그렇게 못생기게 나왔는지, 자다가 일어난 표정의 얼굴이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50권의 잡지더미 사이에 삐죽 나온 청구서. 화가 치민 나는 50권이나 되는 잡지를 모두 쓰레기통에 처넣고야 말았다.

나는 평상시 광고의 효과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다. TV에서, 신문에서, 지하철에서, 하다못해 화장실 안에서까지 광고가 넘쳐나는 요즘, 누가 하루 동안 본 광고를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제 광고는 죽었다.’ 라며 호기 있게 떠들고 다닌 나였기에, 분노가 더 극에 달했다.

그 뒤로도, H경제신문사, D신문사, F신문사 등에서 기획기사를 써주겠다는 전화가 종종 왔다. 당연히 ‘No!’ 라고 말했다. 상대방은 내가 단호하게 대답하는 것에 약간은 놀란 듯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봐, 당신들이 선전 안 해줘도 대단히, 무척이나 잘 되니까 걱정 안 해주면 안되겠니?” 이렇게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으니까 말이다.

1인기업 컨설턴트를 하고 있거나 꿈꾸고 있는 당신은 광고 따위는 절대로 하지 말기를 바란다. 컨설턴트는 물건 파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파는 사람이다. 자신의 전문성은 광고를 통해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사람은 이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라는 기사를 보고, “야, 이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 한번 연락해서 컨설팅을 맡겨 볼까?”, 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있을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1인기업 컨설턴트 지망생이 있다면, 미안하지만 구태여 1인기업하느라 애쓸 생각 말고 어디 안정적인 직장이나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몇십만 원이 됐든, 몇백만 원이 됐든 광고에는 절대 지출하지 말라. 그럴 돈 있으면 본인의 전문성과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사서 만나는 고객들에게 한 권씩 선물로 주거나,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육 프로그램을 한두 번 제공하는 것이 좋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전문가처럼 보일 수 있도록 본인의 외모관리에 투자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명색이 컨설팅한다는 사람이 광고와 같이 누구나 생각하기 쉬운 단순한 방법에 의존하면 쓰겠는가? 머리를 굴리면 광고가 아니래도 더 큰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광고의 효과를 얻으면서도 돈 한 푼 안 드는 방법을 하나 알려 준다면, 어디라도 좋으니 잡지 같은 매체에 자신의 칼럼을 지속적으로 연재하라. 1인기업 컨설턴트로 출사표를 던졌다면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다. 그동안 숨겨왔던 본인의 전문성을 글을 통해 유감 없이 나타내보라. 본인의 글을 어디에선가 보게 될 고객이 당신의 전문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낯 간지러운 광고보다는 고객들이 정말 궁금해하고 답답해 하는 문제에 대하여 본인의 생각을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써 내려간 글을 통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여라. 그러면 ‘돈이 되는’ 프로젝트를 머지 않아 따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한 개 두 개 쌓인 글을 묶어서 근사한 책으로도 낼 수 있으니 본인의 이력관리상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끝으로, 내가 아는 모 컨설턴트가 컨설팅 업체를 차리면서 돈을 내고 모 경제지에 PR기사를 올렸다.

OOO 컨설팅을 주력 사업으로 해 온 'OOO사’는 OOO 대표 체제로 조직 개편 후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으로부터 높은 만족 도의 피드백을 받고 있다. 현장 중심의 '노력형 CEO'로 정평이 나있는 OOO 대표는 "OOO사는 업계 최고의 컨설팅 전문가들을 확보하고 실질적이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적용함으로 써 고객의 미래지향적 가치창조를 위한 장기적인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후략)

창업한지 1개월도 안 된 회사다. 피식, 웃음만 나온다. 돈 드는 광고는 절대로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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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있는 홈페이지는 이제 그만!   

2008. 9. 2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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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업의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홈페이지가 항상 살아있도록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것이 어려운 일이고 매우 중요하다. 게시판이니 자료실이니 처음에 만들어만 놓고 관리를 하지 않아서 1년이 넘도록 추가되는 글이나 자료가 없다면, 그 홈페이지는 죽어있는 거나 다름없다.

여러 기업의 홈페이지를 접속해 보면(특히 컨설팅사 홈페이지), 거의 업데이트되지 않고 처음에 만들어진 그 모습 그대로를 꿋꿋이(?)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겨우 브로셔(Broacher) 역할 밖에는 못하는 기업 홈페이지가 인터넷 공간에 널려 있다.

게시판을 클릭해 보면 ‘홈페이지를 오픈합니다.’라는 글만 달랑 올라가 있거나, 스팸성 글들이 요란하게 도배되어 있기도 하다. 처음엔 의욕적으로 관리를 해볼 요량이었는지 하루 이틀 사이에 집중적으로 글을 올리다가 몇 년째 그대로 손을 놓아버린 게시판도 비일비재하다.

얼마 전 모 경제신문을 보니 인터넷에 등록되어 있는 사이트 중 약 30 ~ 40% 정도는 ‘죽은 사이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신문기사에서는 이런 죽은 사이트들을 ‘정보시체’라는 섬뜩한 말로 표현하고 있다.


비싼 돈을 들여 화려한 그래픽으로 치장해 만든 홈페이지가 정보시체가 되어 인터넷 공간을 떠돌고 있다면, 회사의 홍보는 애당초 기대할 수 없다. 홍보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 오히려 회사의 이미지나 깎아먹는 건 아닌지 걱정해야 한다.

회사의 홈페이지를 클릭해 봤는데, 업데이트가 전혀 안되고 있거나 자기자랑만 요란하게 할 뿐 읽어 볼 내용이 별로 없다면 ‘이 회사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홈페이지 관리할 시간조차 없을 거야.’라며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줄 고객은 아무도 없다. ‘뭐야, 이건! 이런 걸 홈페이지라고 가지고 있냐’며 브라우저를 꺼 버리거나 다른 사이트로 도망쳐 버린다. 잠재적인 고객을 잃고 마는 순간이다.

홈페이지를 제대로 관리할 여력이 없다면 차라리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는 게 낫다. 남들 보는 눈이 있어 그럴싸하게 구축한답시고 게시판도 넣고 자료실도 넣고 하는 것은 사치이고 낭비다. 적어도 매주 한 번 이상 새로운 글로 업데이트할 능력이 안되면, 순수하게 브로셔 기능으로만 쓰이도록 홈페이지를 간단하게 구성하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판을 달았다는 것은 새로운 정보를 꾸준히 알리고 동시에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고 고객과 묵언의 약속을 한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시판 운영에도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 없이 당연하다. 무엇을 알려야 하나, 무엇을 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해야 한다. 그럴 자신 없으면 게시판 같은 건 없애는 게 낫다.

처음에는 의욕에 차 게시판을 열심히 관리하다가 어느 순간 방치해버려 몇 년이 지나도록 그대로인 홈페이지가 많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홈페이지 운영에 따른 직접적인 ‘보상’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홈페이지 관리가 영업의 성패에 관련이 없는 것 같거나, 글을 올려도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거나 하면, 열심히 홈페이지를 관리할 동기가 상실되기 때문인 듯 하다. 한마디로 ‘시시해지는’ 것이다. 때마침 일이 바빠지기라도 하면 그걸 핑계로 홈페이지 관리를 등한시하기 쉽다.

그러나 잠재적 고객들의 확보를 위해서 홈페이지 관리를 중단하거나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잠재적 고객들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느닷없이 홈페이지를 방문한다. 그들을 유인할 만한 ‘꺼리’가 없는 황량한 홈페이지는 그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긴커녕 나쁜 인상만 심어줄 수 있다.

만일 고객이 본인에게 제안요청을 했다고 하자. 아마 모르긴 해도 고객은 제안요청 후에 반드시 홈페이지를 방문해 볼 것이다. 제안할 회사가 어떤 곳인지, 컨설턴트 역량은 어떤지 기초적인 정보를 알기 위해서다. 썰렁한 게시판, 몇 년은 족히 묵은 글들을 바라보는 고객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 사람은 프로구나.’ 라고 느끼는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홈페이지를 항상 살아있게 만들려면 뉴스레터를 적절히 활용하라. 글을 올려 놨는데 아무도 읽어보는 사람이 없다며 실망하지 말고 그걸 뉴스레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라. 스스로 알아서 찾아오는 유명사이트가 아닌 한, ‘내 쪽’에서 알리는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좋은 글이라면 조회수가 오를 것이고 제 발로 방문하는 고객도 차차 늘 것이다. 운이 좋으면, 어쩌다 찾아 온 고객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야 홈페이지를 계속해서 관리할 힘이 생기는 법이다.

홈페이지를 1인기업 본인이 얼마나 ‘잘 났는지’ 광고하고 뽐내려는 도구라고 오산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현란하게 꾸밀 수 있는지 콘테스트 하는 공간은 더더욱 아니다.

홈페이지는 고객과 소통하는 창(窓)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블로그로 홈페이지를 대신하고 있다. 블로그로 바꾸고 나니 더 많은 방문객을 맞게 되어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고객에게 새로운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고 고객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운영해야 할 것을 1인기업 여러분에게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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