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쓴 책들을 돌아보며   

2009. 3. 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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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유감』, 『스태핑』,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시나리오 플래닝』...2006년 이래로 지금까지 쓴 책이 모두 5권이 됐다(역서 1권 포함).

  • 2년 6개월만에 5권이니, 1권에 6개월씩 걸린 셈이다. 누구는 나더라 다작이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구는 과작이라고 말한다. 과작인지 다작인지 난, 잘 모르겠다.

  • 욕 먹은 책(뭔지 짐작이 갈 거다)도 있지만 대개 잘 썼다는 칭찬과 관심을 받았다. 덕분에 라디오 방송 4번과 케이블 TV 1번의 매스컴도 탔다. 허나 판매는 늘 저조했다. 왜일까? 난, 잘 모르겠다. 

  • 이 시점에서 내가 책을 쓰는 이유를 돌이켜 생각해 본다. 왜 나는 책을 쓰고 싶어 했을까? 무슨 목적이었을까? 명성, 홍보, 돈?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 이 책들을 다시 들여다 보면, 과연 내가 쓴 글인지 간혹 생경하다.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라며 스스로 놀란다. 내 글인데 왜 남이 쓴 것 같을까? 그 이유를 난, 잘 모르겠다.

  • 6번째 책은 언제 나올 수 있을까? 몇몇 출판사에게 제안이 오긴 하는데, 뭔가가 내게 견딜 수 없는 동기를 주기 전까지는 끈덕지게 거부하고 싶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데, 그 이유를 난,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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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라   

2009. 3.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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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nk the Unthinkable!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라!

  - 허먼 칸 (Herman Kahn)



[주인장의 덧글]
허먼 칸은 현대적인 모습의 시나리오 플래닝을 처음 고안해 낸 미래학자입니다. 그는 그의 유명한 책 'Thinking about the Unthinkable'에서 열핵전쟁(thermonuclear war)의 위험을 시나리오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정책입안자들이 취할 행동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의 예견 중에 몇몇은 진짜 현실로 나타났죠. 인터넷과 유전공학의 발달을 예견했으니까요. 일본이 경제강국으로 성장한다는 것도 그의 예견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그보다 많은 예견들이 오류로 판명되었습니다. 2000년이 되면 로봇이 가사를 돌볼 거라든지, 화성과 금성을 자유롭게 왕래할 거라든지가 가장 단적인 예입니다.

그의 예견 중 많은 것들이 엉터리라고 해서 그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우리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그림을 생각함으로써 풍부한 상상력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상상력을 실행에 옮기도록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몽상의 물리학자로 불리는 프리먼 다이슨은 우주 전체에 인간들이 퍼져 살게 될 거라고 주장하면서 '은하 녹화 사업'을 제안합니다. 말도 안 된다구요? 그건 우리의 후손들이 두고 볼 일입니다.

'설마 그렇게 되겠어?'라며 'Think only the Thinkable' 하지 마십시오. 오늘은 상상을 압박하는 구속복을 벗어 던지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는 하루가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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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학이 아니다   

2009. 3. 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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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도구로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컨설턴트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으면 무척 당혹스럽다

"앞으로 우리 회사나 산업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내가 OO에 집을 사려는데, 괜찮을 거 같아? 시나리오 플래닝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당황스럽지만 자주 듣는 질문이긴 하다.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미래를 예견하기 위한 또 하나의 도구로 시나리오 플래닝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미래학(未來學)과 동일시하기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은 결코 미래학(Futurology)이 아니다.

엘빈 토플러나 존 나이스비트와 같은 미래학자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일반인들은 미래학을 친근하게 받아들였다.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나 '권력 이동'과 같은 책이 나왔을 때 우리는 얼마나 열광했던가!

미래학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과거 또는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사회의 모습을 예측하고,
그 모델을 제공하는 학문 
(출처 : 두산백과사전)

이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학은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다. 우리가 막연하게 불안하게 생각하는 미래를 확실한 모습으로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의 행동이나 판단에 기여하기 위한 학문이다.

미래학이 이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환경에서 불확실성이 작은 요소, 즉 '트렌드'를 발굴하는 과정을 거친다. 문헌 연구, 전문가 인터뷰, 데이터 분석 등의 스킬을 동원해서 미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는, 변하지 않는 몇 가지 키워드를 찾아낸다. 미래엔 지식노동자들이 대접 받을 거라든지,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강화될 거라든지 등이 미래학의 아웃풋들이다.

이와는 달리, 시나리오 플래닝은 불확실성이 큰 요소가 무엇인지에 관심을 둔다. 왜냐하면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시나리오 플래닝 과정을 하면서 불확실성이 매우 작은 요소(즉, 트렌드)가 발견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될 수도 저렇게 될 수도 있는(즉, 불확실성이 큰) 요소가 관심의 대상이다. 애당초 시나리오 플래닝은 확실한 모습을 전달하기 위한 기법이 아니다.

대신에 시나리오 플래닝은 우리의 미래가 여러 개의 시나리오로 펼쳐질 수 있음을 제시한다. 미래학자들은 가능성이 가장 큰 미래만 상정하지만(실제로 현실화되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시나리오 플래닝은 여러 개의 시나리오가 동일한 가능성을 지닌다고 말한다. 미래학자들의 저작에서처럼 확언하듯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여러 시나리오들에 대비하는 것이 시나리오 플래닝의 목적이고 가치다.

정리하면, 미래학은 트렌드에 집중하고, 반면에 시나리오 플래닝은 불확실성에 집중한다. 따라서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를 다룬다는 점에서 미래학과 통하는 면이 있지만 결코 동일한 게 아니다. 이런 이유로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가로 소개되는 피터 슈워츠가 미래학자로 불리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그의 예견이 딱 들어맞은 게 아니라, 그가 만든 여러 시나리오들 중에 하나가 적중한 것인데 사람들은 그를 미래 예측의 대가로 여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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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듐을 만병통치약이라 믿은 사나이   

2009. 3. 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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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리 부부(피에르 퀴리와 마리 퀴리)가 발견한 ‘라듐’은 방사성 원소로서 안전장치 없이 다루면 방사능에 오염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30년대만 해도 라듐은 강장제나 건강용품으로 사람들에게 널리 인식되어 있었다.

(사진출처 : 네이버)

자신이 라듐의 피해자이기도 한 마리 퀴리(보통 퀴리 부인이라 불리는 여성 과학자)는 여러 차례 라듐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사용을 금하라는 조언을 했지만 라듐을 향한 대중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미국의 백만장자인 어븐 바이어스라는 사람은 라듐 발견자의 경고를 듣고도 코웃음을 쳤다.

그는 라듐이 함유된 음료인 ‘라디토어’를 몇 년 동안 1,000병 이상 마셨으며, 그 음료가 젊음을 유지시키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철썩 같이 믿었다. 하지만 그는 51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한때 아마추어 골프 챔피언이기도 했던 건장한 체격의 그가 피골이 상접한 상태로 사망한 이유는 두말할 필요 없이 라듐 중독이었다. 죽어가는 순간에도 그는 과연 라듐이 만병통치약임을 ‘알고’ 있었던 걸까?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든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무언가를 믿는다고 해서 아는 것은 분명 아니다. '안다고' 말하려면 당신은 그것을‘증명'해야 한다. 증명이라고 말하면 수학이나 과학과 같이 이론의 여지가 없는 명확한 판단을 연상할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증명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사람이라면 증명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압박을 피하고만 싶다. 하지만 어떤 이론이나 사실을 수학이나 과학으로 밝힐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증명 결과를 얻게 된다.

그러므로 수학이나 과학의 도구의 사용해 증명 가능한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1 + 1 = 2임을 밝히려면 형이상학을 들이댈 것이 아니라 간편한 도구인 수학을 사용해야 한다. 종교나 신화, 혹은 이도 저도 아닌 개똥철학을 먼저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

이렇게 말하면 종교와 형이상학적인 믿음으로 충만한 독자들은 심기가 불편할 것이다. ‘신은 존재한다’와 같은 믿음을 어떻게 수학이나 과학으로 증명하란 말인가? 증명하지 못한다면 신이 존재함을 모른다는 소리인가? 앎에 있어 수학이나 과학이 증명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그리고 반드시 수학이나 과학으로 모든 걸 증명할 필요도 없다.

옥스포드 소사전(Shorter Oxford Dictionary)에서 믿음을 뜻하는 ‘Belief’는 “제안, 진술, 사실을 ‘권위나 증거를 기반으로’ 진실로 인정하는 정신적 동의나 수용”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 정의에서 보듯이 믿음을 믿음답게 만드는 것은 믿음에 대한 증거가 얼마나 타당하냐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믿는 바를 조리에 맞게 설명하고 이해시킴으로써 나와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만들면 그것이 바로 증명이다. 나와 상대방이 함께 믿음의 상태로 이르도록 근거가 명확하게 제시된다면 증명을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신은 존재한다’와 같은 고차원적인 명제도 충분히 증명 가능하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는 것처럼 수동적이며 정적인 행위가 아니다. 무언가의 이름을 안다고 해서 진짜 아는 것도 아니다. 개똥지빠귀라는 새 이름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그 이름이 우스꽝스러워서 기억해 뒀다고 해보자. 그러면 과연 그 새를 알고 있는 걸까?

우리는 보통 단지 그 새의 이름만 알 뿐인데도 모든 걸 안다고 자부하곤 한다. 누군가 개똥지빠귀 이야기를 하면 “아, 나 그 새에 대해 알아”라고 참견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사물의 이름을 아는 것과 사물의 본질을 아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그 새가 어떤 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소리로 우는지, 어떻게 새끼를 키우는지 등을 체험과 증명을 통해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앎은 적극적이고 동적인 과정이다. 끊임없이 믿고 증명할 수 있어야 당신은 비로소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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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09. 3. 2.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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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에 나는 5권의 책을 읽었다. 1주일의 한 권 꼴이다.
금년엔 많은 책을 읽기보다, 되는대로 읽을 생각이다.
그래도 한달에 5권을 미니멈으로 정해놔야겠다.

골목에서 찾아낸 행동경제학 : 행동경제학, 게임이론, 네트워크 이론 등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특이한 책이다. 재미있고 쉬워서 빠르게 읽힌다. 초심자들에게 적절한 책으로서 추천할 만하다.

리스크 : 리스크의 본질을 풀기 위한 학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술한 책. 수학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어려움을 느낄 만한 책이다. 역사서 같은 글이라서 리스크 본질을 깊숙이 다루는 걸 기대했던 독자들은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리스크를 다루려는 인간의 역사를 한눈에 통찰하기엔 더없이 좋은 책이다.

소유의 역습, 그리드락 : 사유재산이 극도로 파편화되어 있으면 자원이 미활용되고 낭비된다는, 소위 '반공유재의 비극'을 다루는 책이다. 저자가 법학자라서 주로 재산권이나 특허 중심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지만, 기업 경영에도 수많은 그리드락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그리드락의 해결책보다 사례 위주라서 조금 아쉬운 책.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 '뇌를 이해해야 소비자를 끌어 당길 수 있다!' 뇌신경학과 소비자행동을 접목한 흥미진진한 책. 소위 '신경마케팅'이란 첨단분야를 쉽고 간결하게 소개한다. 두고두고 읽을 만한 책으로서, 강추한다.

지상 최대의 과학 사기극 : 전화기 발명 특허를 둘러싼 의혹과 음모를 파헤친 책이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의 최초 발명자가 아닐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역사는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승리자의 편집물이란 강한 증거를 보여준다.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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