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08. 12. 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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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나는 5권의 책을 읽었다.
탈고하느라 그것에만 신경을 썼더니, 5권 밖에 읽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86권인데, 목표인 100권까지 14권이나 남았다.

12월에 그만큼 읽을 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
1년에 100권 읽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음을 절감한다.

불완전성 : 천재 수학자 괴델의 평전인데, 철학자가 쓴 글이라서 그런지 난해했다. 잘 읽혀지지 않아서 잡았다 놓은 적이 많았다. 결국 3분의 2정도 읽고 그만 뒀다. 이번에도 괴델을 이해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괴델, 에셔, 바흐' 완독도 실패했는데... 내겐 괴델이 너무 어렵다.

평등해야 건강하다 : 불평등이 심한 사회일수록 건강하지 못하고, 살인율이 높으며, 소비 지출이 많다는 사실을 연구한 책이다. 비슷한 이야기가 중언부언되는 게 옥의 티지만, 우리 시대의 불평등이 얼마나 사회적 폐악의 주범이 되고 있는지 깨닫는 데 도움이 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푸앵카레의 추측 : 우주는 어떤 모양으로 되어 있을까란 문제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밀가루 반죽으로 주물럭 대는 위상수학에 그토록 심오한 함의가 숨어있을지 몰랐다. 좀 어려운 책이지만, 지적 충만감을 일으키는 책이다. 일반인들이 이런 과학책을 많이 읽었으면 한다.

나쁜 유전자 : 악한 본성이 인간의 유전자에 내재돼 있음을 자신의 개인사를 곁들여서 재미있게 서술하는 책이다. 악한 인간들이 성공하는 이유, 그들이 다른 사람들을 휘어잡는 힘... 이해가 되면서도 씁쓸했다. 왜 우린 그런 인간들의 종 노릇을 해야 하는 걸까? 이 세상 사이코 패스들이여, 이 책을 읽어라.

오래된 미래 : 신자유주의의 물결로 피폐해진 마을 공동체가 차츰 회복되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지속가능한 인간의 생활이란 과연 무엇일까? 인간은 왜 이리 빠르게 살면서 서로를 해악하지 못해 안달일까? 근본적인 의문부호들이 내내 가슴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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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플래닝으로 인력계획을?   

2008. 11. 2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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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전략과 HR제도는 회사의 비전과 전략에 정렬(Align)되어 있어야 한다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회사가 앞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했다면 그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고 글로벌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가 평가와 보상, 인력 배치 등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비전과 전략에 부합되는 인력의 규모, 인력의 역량을 고려하여 인력계획을 수립할 경우에 사업전략과 사업계획이 반드시 분석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인사담당자는 회사의 사업전략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전략 수립과정에도 일부분 참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회사의 비전과 전략이란 것이 언제나 명확한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비전과 전략이 있기나 한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회사가 과연 어떤 인재를 원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인력계획의 기준을 잡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인사담당부서가 전략담당부서가 해야 할 회사의 비전 및 전략 수립을 대신할 수도 없다.(인사부서가 전략 수립을 나름대로 진행하는 회사를 본 적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것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임원들 간의 정치적인 다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비전, 전략, 사업계획들이 불분명하거나 최악의 경우 전혀 없는 경우일지라도,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도출해 봄으로써 인력을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지, 어느 분야에 얼마만큼의 인력을 배치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인력계획 수립의 단초를 얻을 수 있다.


어떻게 인력을 운용하는 것이 좋은가에 관한 시사점은 시나리오별로 다를 것이다. 인력계획을 세우려면 어떤 시나리오가 실제로 발생할 것인지를 판단하여 그에 맞게 채용, 이동 및 재배치, 인력 퇴출 등의 활용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이 때, 현실로 일어날 시나리오를 잘못 선택한다면 나중에 인력운용 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시나리오에만 적합한 인력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여러 개의 시나리오에 공통적으로 적합한 인력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먼저, 여러 시나리오를 분석하여 인력에 관하여 어떤 점을 요구하는지를 찾아낸다. 그런 다음, 공통적인 부분을 파악하여 인력계획의 밑거름을 그리면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모 사업부문의 영업망 확대 가능성에 대해 3가지 시나리오를 도출했고 영업인력에 관한 인력계획의 시사점을 시나리오별로 파악했다고 가정하자.(표 1) '소극적 확대 시나리오'를 분석해보니 40명, '적극적 확대 시나리오'에서는 70명, '장미빛 시나리오'에서는 최대 100명의 신규영업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 과연 인력계획은 어떤 시나리오에 맞춰 짜야 할 것인가?

 

[표 1] 시나리오별 요구인력 예시

시나리오

요구되는 신규영업인력

소극적 확대 시나리오

40

적극적 확대 시나리오

70

장미빛 시나리오

100



보통 이럴 경우, 가장 일어날 법한 시나리오를 택해 그에 맞는 인력계획을 수립하려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각 시나리오는 특성상 동일한 정도의 발생확률, 즉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속단이나 예단은 금물이다. '적극적 확대 시나리오'가 가장 일어날 확률이 크다고 해서 70명을 뽑았다가 나중에 '소극적 확대 시나리오'가 실제로 현실화된다면 30명은 자연스레 잉여인력이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때는 최소한으로 필요한 인력을 기준으로, 즉 '소극적 확대 시나리오'에 맞춰 인력계획을 수립한다. 즉 어떤 시나리오가 발생하더라도 적어도 40명의 신규영업인력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 40명을 채용할 것인지를 인력계획으로 수립하면 된다. 그런데 사업이 잘 되어 '적극적 확대 시나리오'와 '장미빛 시나리오'로 미래가 바뀌었다면 40명 가지고는 부족하기 때문에 '기회손실'의 위험을 떠안을 수 있다.


그러므로 40명보다 많은 인력을 채용해야 할 상황에 대비하여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마련해야 한다. 즉, 30명이나 60명을 더 뽑아야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미리 생각해 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든 항상 필요한 40명의 인력은 정규직(혹은 상근계약직)으로 뽑아 놓고 그 이외의 30명 혹은 60명은 계약직을 뽑아 활용한다는 식의 계획을 세운다. 물론 필요할 때마다 즉각 계약직으로 뽑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만일 특수한 역량을 요구한다면 사람 뽑기가 녹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전에 어느 곳에서 인력을 충당할 것인지도 컨틴전시 플랜에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인력을 중심으로 인력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자마자 뒤늦게 정확히 필요한 만큼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허둥지둥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더 나을 것이다.


각 시나리오가 인력에 관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를 어떻게 파악하느냐가 관건이라 하겠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특정 상황을 가정하여 질문을(이를 'What-If 질문'이라고 한다) 던져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가 중국시장으로 영업망을 확대하려면 어떤 인력이 얼마만큼 필요할 것인가'와 같은 식의 What-If 질문을 통해 시사점을 찾아낸다.

 

[표 2]

What-If 질문 예시

이 시나리오에 적합한 전략을 실행하려면

어떤 스킬이 요구될 것인가?

그 스킬을 갖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시장에 존재하는가?

그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끌어들일 수 있을까?

그들의 연봉수준은 어느 정도로 형성되어 있는가?

어디에서 그들을 찾아야 하는가?

 

이렇듯 시나리오를 사용해 인력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사업전략이 불분명하거나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 유용하다. 요약하면,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 몇 개를 도출하여 그것을 근거로 인력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단, 인력계획을 완성하기 전에 경영자나 타부서 관리자들과 시나리오의 적합성에 대해 검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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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는 찻집에서   

2008. 11. 2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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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중이다.
스피커로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저음이 매력적인 Diana Krall의 노래다.

이 노래를 듣자니, 한달 정도 남은 크리스마스가 성큼 다가선 느낌이다.
옛날에는 12월 중순이나 돼야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트리가 켜졌는데,
요즘은 11월초부터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시작되기 때문일까?

암튼 그녀의 노래를 들으니 마음이 착 가라앉으면서 의자에 몸을 깊게 묻게 된다.
노래 가사처럼 크리스마스가 내 곁에 와 있는 느낌이다.

저작권 때문에 노래를 올리기 어려워 가사만 올려본다.

Christmas time is here

Christmas time is here,
Happiness and cheer,
Fun for all that children call their favorite time of year.

Snowflakes in the air,
Carols everywhere,
Olden times and ancient rhymes and love and dreams to share.

Sleigh bells in the air;
Beauty everywhere;
Yuletide by the fireside
And joyful memories there.

Christmas time is here;
Families drwing near;
Oh that we could always see such siprit through the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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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에 과학 원리 적용하면 해법 보인다.   

2008. 11. 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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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글은 '신동아' 11월호 p.630~635에 나온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경영에 과학 원리 적용하면 '해법' 보인다.

(...전략)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유정식 지음, 위즈덤하우스)도 지식의 융합을 꾀했다. ‘과학의 시선으로 풀어보는 경영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경영인에게 과학기술 지식을 활용하는 노하우를 소개했다. 저자의 다채로운 프로필에서 이 책의 탄생 배경이 엿보인다. 포스텍(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기아자동차, LG-CNS, 아더앤더슨 등의 직장에서 근무했다. 현재 전략 및 인사분야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인퓨처컨설팅의 대표로 활동한다. 저자는 “예술, 자연과학, 인류학, 사회학 등 우리가 흔히 경영학과 전혀 상관없다고 치부해버리는 학문의 관점에서 경영의 의미를 탐구하자”면서 “문과와 이과의 구분은 우리나라 교육의 최대 맹점이며 시대착오”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과학원리를 경영에 적용하면 복잡하게만 보이던 해법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수리적인 감각, 문제를 모델링하여 풀어나가는 접근방식 등이 그렇다. 경영과 과학 사이에는 유사성으로 가득하다는 것. 유사성이란 닮지 않은 사물 사이의 ‘기능적인 닮음’이다. 음악으로부터 양자론을 유추하고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법칙을 깨달은 것처럼 말이다.

벤치마킹에 대한 수학적 설명이 흥미롭다. 미국의 수학자 마틴 가드너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로 확률에 대한 보통사람들의 무지를 꼬집었다. 비행기를 자주 타는 그 남자는 누군가가 폭탄을 갖고 탑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자신도 뇌관을 제거한 폭탄을 가방에 넣어 다녔다고 한다. 폭탄을 가진 승객이 2명이나 같은 비행기에 탄다는 것은 확률상 매우 낮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그의 아이디어가 그럴듯한가, 아니면 우스꽝스러운가? 자신의 행위와 다른 사람이 폭탄을 가지고 탑승하는 것은 전혀 관련이 없는 ‘독립적인’ 일이다. 두 사건은 별개 사안일 뿐이다.

벤치마킹은 타사의 성공 사례일 뿐이라고 설명하는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벤치마킹도 그렇다. 타사의 성공 사례는 그 회사의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시도하면 엄연히 ‘독립적인’ 상황이다. 재현되지 않는다. 경영인이 벤치마킹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업영역이 비슷한 타사가 먼저 경험한 사례를 참고하면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대로 따라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 책은 중간 중간에 ‘과학과 경영’이라는 읽을거리 칼럼을 실었다. 그 가운데 ‘주관적 평가는 과연 나쁜가?’라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인사평가 또는 성과평가를 할 때 벌어지는 논란이다. 평가자에게는 ‘주관적 평가를 배제하고 객관적인 실적으로 평가하라’는 지침이 강조된다. 하이젠베르크, 아인슈타인 등 물리학 석학들은 사물을 관측할 때 관측자의 시각에 따라 사물이 달리 보이므로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니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일에 온전한 객관성이 존재할 수 있으랴.

388쪽인 이 두꺼운 책은 물리학, 생물학, 통계학 등 다양한 자연과학 지식을 짜임새 있게 정리해 여느 책 3~4권 분량의 정보를 담고 있다. 외국 저자의 책을 비싼 로열티를 물고 번역한 엉성한 자기계발서보다는 영양가가 훨씬 높다. 아니, 이 책을 영어로 번역하면 외국 독서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을 듯하다.

(...후략....)

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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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의 공원에서   

2008. 11. 2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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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산책하기가 뭐해서, 똑딱이를 들고 나가 아무렇게나 찍어봤다.

초겨울의 마른 풍경 속에서 잠시 머무르니,
마른 길을 따라 잠시 걸으니,
어느 새 이렇게 살아왔나 싶다.
어느 새 이렇게 남겨졌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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