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고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알다시피 삼단논법을 이야기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예다. 대전제와 소전제, 그리고 결론으로 이어지는 삼단논법의 전개방식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서 별것 아닌 것 같이 보이지만, 두 개의 '참' 명제로부터 새로운 '참' 명제를 도출하는 과정은 논리학에 있어서 대단한 발견이다.
이번엔 다음과 같은 삼단논법을 살펴보자.
[진술 2]
사람은 산소를 호흡한다
고로, 사람은 포유류 동물이다
이 진술이 옳은가, 그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식의 삼단논법은 엉터리다. 물론 위의 3개의 명제는 모두 '참'이다. 그러나 삼단논법에 동원된 개별 명제가 모두 참이라고 해서 삼단논법의 전개 방식 역시 옳은 것은 아니다. 위에서 '사람'을 '파리'로 바꿔 보면 이런 삼단논법이 엉터리임을 대번에 알수 있다.
[진술 3]
파리는 산소를 호흡한다
고로, 파리는 포유류 동물이다
삼단논법이 옳게 완성되려면, 아래와 같은 논리 구조를 가져야 한다.
대전제 : A --> B
소전제 : C --> A
결론 : C --> B
위의 [진술 1]은 이런 논리 구조를 만족하지만, [진술 2]와 [진술 3]을 풀어 헤쳐보면 아래와 같은 엉터리 논리 구조를 지닌다. (보다시피 C와 A와의 관계는 전혀 알 수 없다)
대전제 : A --> B
소전제 : C --> B
결론 : C --> A ??
자, 이제 삼단논법의 올바른 구조를 제대로 알았다면, 다음의 [진술 4]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해 보고 본인의 생각을 댓글로 달아보자.
[진술 4]
마스크 착용자들은 폭력/불법 시위에 가담한다
고로, 마스크 착용자들은 불온하다 (그래서 체포해야 마땅하다)
또는...
[진술 5]
마스크 착용자들은 불온하다
고로, 마스크 착용자들은 폭력/불법 시위 참가자다 (그래서 체포해야 마땅하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이번에 '집회시위법 개정안(일명, 마스크법)' 입법을 강행하면서 위의 삼단논법의 탈을 쓴 [진술 4] 또는 [진술 5]의 엉터리 논리로 스스로를 무장(?)시킨 게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다.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해서 집시법 위반이라니! MB정부의 캐릭터는 과감하고 저돌적이며 무모한 게 아니라, 어쩌면 '그저 OOO' 게 아닐까? 이 또한 논리적 비약일까? 나는 현재까진 그런 판단의 반례(反例)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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