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구독자분들께 드리는 편지   

2009. 2. 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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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S 구독자님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문득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한RSS를 보니 인퓨처컨설팅 블로그를 구독해 주시는 분들이 벌써 254명이나 되시는군요. 구글 리더나 다른쪽 리더로 구독하시는 분들의 숫자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인퓨처컨설팅 블로그의 방문객 수가 매일 꾸준하게 유지되는 것은 바로 여러분 덕임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물론 랜덤으로 들어오신 분들에게도 감사를  ~~ ^^; )

회사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냈을 때, 몇몇 분들이 만류를 하더군요. 좀 '싸 보인다' 나요? 하지만 저는, 화려하게 장식됐지만 홍보용 브로셔보다도 못한 기업 홈페이지보다는, 덜 세련되고 덜 미려해도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블로그가 더 낫다고 고집했었지요. 지금은 제 선택에 스스로 만족합니다.

처음엔 방문객보다 제가 접속한 회수가 더 많았지만, 이제 매일 700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찾아주는 블로그가 되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파워 블로그의 방문객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저에겐 너무나 고맙고 과분한 관심입니다. 모두 여러분 덕입니다.
 
2009년도 1월이 다 가고 벌써 2월 초가 됐네요. 연초에 계획하셨던 일들, 흔들리지 않고 착착 진행 중이시겠죠? 요즘 용산 참사다, 연쇄 엽기 살인이다, 경제 위기다, 시절이 하수상합니다. 그럴수록 각기 맡은 영역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시길 빌어 봅니다.

앞으로도 인퓨처컨설팅 블로그를 자주 찾아 주시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2월 4일
블로그지기
유정식 올림

* 추신 : 어떤 분들이 제 블로그 RSS를 구독하시는지 궁금하네요.
           댓글로 서로 인사 나눠요~!

지난 가을에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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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09. 2. 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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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첫달, 1월에 나는 모두 5권을 읽었다.
작년에는 양적인 독서에 치중했는데,
금년에는 하나의 책을 꼭꼭 씹어 먹는 마음으로 읽을 생각이다.

 5권 밖에 못 읽었으면 어떠랴,
독서도 소식(少食)이 좋을 때가 있는 법이다. 



치팅컬쳐 : '승자독식사회'와 맥을 같이 하는 책. 다양한 '치팅'의 사례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그러나 철학과 대안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무한의 신비 : '실무한'을 상상하다가 정신병에 걸린, 위대한 수학자 칸토어의 생애를 중심으로 무한의 의미를 수학적으로 탐구하는 책. 좀 어려운 내용이지만, 무한의 의미를 곱씹는데 도움이 된다.

죄수의 딜레마 : 게임이론의 창시자인 수학자 폰 노이만의 평전. 중간중간에 게임이론이 소개되고 있어서 게임이론도 함께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폰 노이만의 천재성에 놀라게 되는 책!

피어라, 남자 :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다가 귀농하여 자연농법을 실천하는 농부의 에세이다. '치유'라는 주제로 잔잔하게 풀어놓은 일상의 보따리가 마음을 착하게 만든다.

클루지 : 인간의 두뇌가 정교한 설계도에 따라 만들어진 게 아니라 진화 과정에서 얼기설기 만들어졌기 때문에 행동/판단/언어 등이 실수 투성이라는 주제의 책. 진화의 '실수'를 엿볼 수 있는 참신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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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과 위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09. 2. 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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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중간에 '북한'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언급되었습니다.


KBS 제1 라디오 (FM 97.3 MHz) '성공예감, 김방희 입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주제로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2009년 2월 2일 08:40). 다음은 인터뷰의 주요 내용입니다.


사회자 멘트 : 오바마 대통령 취임으로 인한 구제금융과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좀 안정되나 싶었던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가 다시 불안정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이런 불확실한 금융과 경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좀 안정됐다 싶으면 다시 불안정해지는 걸 반복하는 건데요. 여기에 일희일비하다가는 오히려 큰 흐름을 놓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경영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더 큰 그림을 보고, 각각의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놓아야 한다고 제언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라고 할까요? 최근과 같은 금융과 경제 상황에서 개인과 기업, 그리고 정부의 대응 방안은 어때야 하는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를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1. 요즘 경제와 관련해서는 불확실하다는 얘기밖에 안 하게 되는데요. 경영에서는 불확실성이나 위험, 확실성 같은 것을 구분한다고 하던데요. 어떻게 구분이 됩니까?

제가 볼 때 불확실성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가령 “우리 회사가 언제 위태해질지 불확실하다’라는 말처럼 불확실성이란 말을 보통 불안하다, 위험하다, 이런 의미로 쓰는데요, 사실 불확실성이란 말은 그런 뜻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올 확률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똑같이 2분의 1 이죠? 이처럼 확실하게 어떤 면이 나올지 모르는 상태, 이런 것이 불확실성의 의미거든요.

따라서 불확실성은 좋게 될 수 있고 나쁘게 될 수도 있는 확률이 정확히 반반일 때가 가장 큰 것이죠. 불확실성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을 수도 있는 것이죠. 따라서 위험이나 리스크는 불확실성 그 자체가 아니라 불확실성이 큰 요소를 지나쳐버렸을 때 받게 되는 잠재적인 손실로 봐야 합니다.

신문을 보면 불확실성이 증폭된다라는 말을 자주 언급하는데요, 그것은 불안감의 표현이지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한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불확실해서 불안한 게 아니라, 불확실하기 때문에 잘 대비하지 않으면 위험이 커진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2. 현재의 금융과 경제 상황의 경우는 얼마나 불확실하고, 또 위험한 상황입니까? 우리나라의 경우를 좀 분석해보자면요. 어떤 분들은 바닥을 쳤다는 분들도 계시고, 아니다. 바닥이 온다는 분도 계신데.

저는 현재가 바닥일 수도 있고, 바닥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불확실하기 때문인데요, 2007년과 2008년에 하락을 했으니 2009년에 바닥을 찍고 올라갈 거란 의견이 힘을 얻는 것 같구요, 반대로 지금의 경제 위기가 전무후무하게 전 세계적이라서 과거와 패턴 자체가 다를 거란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저는 지금이 위험한 상황이라기보다는요,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미국 중심의 경제가 다극화되는 현상을 보일 거구요, 지구온난화와 자원 고갈에 따라 지속가능 경제가 중요하게 대두될 겁니다. 기존의 패러다임과 기존의 경제지표로 보면 바닥이냐 아니냐가 중요할지 모르지만요,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경제의 지속가능성, 환경의 질, 소득의 평등,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할 겁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의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긴 하지만 반드시 위험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개인이나 기업들이 투자를 생각한다면, 새로운 정치 경제 질서의 변화를 주시하는 게 중요합니다. 바닥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너무나 단기적인 마인드죠.



3. 우리 금융시장과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나 위험과 관련해, 유 대표가 가장 중시하는 변수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저는 두 가지라고 보는데요, 첫 번째는, 좀 거시적이긴 하지만, 북한의 기류 변화가 가장 큰 변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난 30일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한 합의를 파기한다는 통보를 해왔는데요, 향후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태, 권력 세습 과정 상의 여러 가지 불안 요소들 때문에 한반도 정세에 불확실성이 커질 겁니다.

만약 남북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으면, 특히 중국이 깊숙하게 관여할 가능성이 있구요, 그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변수는, 경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국제적인 공조가 얼마나 확고하게 유지될 건가 하는 점이 되겠습니다. 많은 국가가 공조를 여러 차례 다짐하고 있긴 하지만, 보호주의 무역의 필요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빅3 자동차 회사에 대해서 미국 정부가 지원에 나서는 사례가 그런 것이거든요. 경제가 어려워지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세계화를 반대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만약 그 때문에 공조가 약화되면 경제 위기의 회복이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4.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거나 경제 지표가 악화될 때마다 불안해졌다가 다시 안도하는 상황이 거듭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불확실성과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개인이나 기업, 정부가 대응하는 자세는 어때야 합니까?

무엇보다 미래를 예측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이나 기업, 정부도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려고 무진 애를 쓰는데요, 사람들이 점집에 몰려드는 이치와 똑같습니다.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해서 하나의 정확한 수치를 얻어내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는 거죠.

여러 기관들이 경제성장률과 같은 예측치를 쏟아내는 데요, 저는 그런 예측치를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작년에 한국은행이 2008년 경제성장률을 4.7%로 예측했고, KDI도 5%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2.5% 였거든요. 만일 그런 예측을 믿고 대비했다면, 낭패를 당할 수밖에 없었겠죠. 예를 들어 KIKO(키코) 사태도, 정부의 환율 예측을 믿어서 생긴 결과 아닙니까?

따라서 저는 예측을 통해 불확실성을 없애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것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5%니 6%니 하는 숫자 놀음보다, 차분하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생각해보고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게 먼접니다.



5. 큰 그림을 보면서 전반적인 시나리오를 갖고 있어야 된다. 유 대표께서는 그런 주장을 하고 계시고, 최근에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책도 내셨는데요. 시나리오를 갖고 있으면 뭐가 도움이 됩니까?

많은 분들이 시나리오를 미래 예측 기법의 하나로 생각하시는데요, 시나리오는 예측과는 그 의미가 완전히 다릅니다. 예측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다, 3%다, 라고 말할 때처럼 한 가지 숫자로 미래를 표현하는 것이지만요, 시나리오는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경제 상황의 여러 가지 경우를 이야기로 그려보는 것입니다.

시나리오가 도움이 되는 이유는요, 발생 가능한 여러 가지 케이스를 두루 살펴보게 해서 전략의 실패를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예측에 기반해서 전략을 수립했다면 오직 한 가지 케이스만 가정을 했기 때문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불확실성에 대처하기가 불가능합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각각의 시나리오 하에서 개인의 투자계획 하고, 기업의 전략, 그리고 정부의 정책이 과연 적합한지 검토할 수 있구요, 특정 시나리오가 현실화됐을 때 당황하지 않고 미리 준비한 전략을 곧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미래는 속도가 중요한데,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면 남들보다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거죠.



6. 시나리오를 통해 크게 성공을 거둔 예들이 있습니까? 기업들이나 혹은 개인, 나라 차원에서요.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석유회사인 쉘을 들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요, 원래 5위권 정도 밖에 안 되는 회사였는데, 시나리오를 잘 세워서, 단숨에 업계 2위로 뛰어 올랐습니다. OPEC가 설립되기 이전에는 산유국이 아니라, 석유회사들이 힘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OPEC가 설립되면서 힘의 균형이 산유국 쪽으로 넘어가고, 시장 판도가 변할 거라는 시나리오를 미리 생각해 냈습니다.

70년대 초에는 석유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석유회사들은, 유전개발 투자를 무조건 늘려 갔죠. 그런데 산유국이 힘을 갖게 되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오일쇼크가 발생하는 바람에, 그 회사들은 엄청난 손실을 보고 말았습니다. 반면에 쉘은 미리 대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업계의 강자로 떠오르게 된 거죠.

우리나라 기업인 SK에너지도 좋은 사례인데요, 최근에 환율 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전략적으로 잘 대응을 해서요, 경쟁사는 손해를 봤지만 이익을 더 많이 냈다고 합니다. 예측에 기반해서 전략을 실행한 게 아니라, 시나리오를 세워 놓고 그에 따라 대비했기 때문이죠.



7.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는 장기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요? 개인과 기업, 정부 차원에서 구분해서 설명해주시면 어떨까요?

먼저 개인들은요, 정보를 수집하고 이해할 때 자신이 기대하는 정보만 보려는 습성에 주의해야 합니다. 어떤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다면 그 회사가 잘 나갈 거라는 예측기사만 눈에 들어오고 그것 하고 반대되는 정보를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서 투자 전략이나 인생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요즘 기업들이 상황이 어렵다 보니까, 시나리오 경영을 도입한다고 하는데요,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전략을 갱신하는 것을, 시나리오 경영이라고 오해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나리오 경영은 장기적인 미래의 불확실성에 따라,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지, 전략을 자주 바꾸는 게 아니거든요. 시나리오 경영의 의미를 올바르게 인식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정부가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까 경기를 부양시키려고 토목과 건설과 같이 단기적인 해결책에 몰두하는 것 같은데요, 토목과 건설은 결코 성장동력이 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볼 때 미래의 성장동력은, 바이오, 환경, 에너지가 근간이 될 겁니다. 정부는 당장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그런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제시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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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온 착한 친구   

2009. 1. 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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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MBC에서 방영하는 'W(더블유)'에서 진흙 쿠키를 먹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저몄다.

'우린 너무 풍족해서 문젠데, 저곳은 거의 지옥이구나..." 

"만나서 반갑다, 로버트야. 비록 먼 곳이지만 우리 잘 지내보자!"

(아동 보호를 위해 중요 정보를 노출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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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왜 처음 만난 여자에게 끌리나?   

2009. 1. 2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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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성(性)'이나 가족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생각의 간극이 생각했던 것보다 꽤 크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사이에서 충돌하는 생각들...

아래는 어제 처가집에서 목격한 건데,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본능'을 주제로 벌어진 작은 논쟁(?)의 요지를 요약해 봤다. 아마도 남녀 사이에 이런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아무개 : TV 프로그램에서 어떤 여자가 "남자는 외모가 예쁜 여자만 밝히는 것 같애." 라고 말하니까, 또 다른 여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어?  "아냐.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처음 보는 여자는 다 좋아한다"라고 말이야. 그 이야기 듣고 너무 웃기더라. 제부, 남자들은 정말 그래요?

남자 : 글쎄요. (긁적긁적)

남자의 아내 : 정말 남자들은 처음 보는 여자에게 모두 관심이 있남? 당신도 그래?

남자 : 솔직히 말해서, 그런 본능은 나를 포함한 모든 남자들이 가지고 있지. 

아무개 : 남자들은 결혼을 했어도 처음 만나는 여자의 '신선함'에 끌린다고 하던데....

남자 : 그렇죠. 그런 본능을 부인하면서 '아니야. 난 내 아내에게만 언제나 끌린다고'라고 말하는 건 거짓말 아닐까요?

남자의 아내 : (화가 난듯) 결혼을 했으면 자기 아내에만 충실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남자 : 나는 지금 도덕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남자의 본능을 말하는 거야. 인간이 일부일처제의 제도를 수용한 것은 인간의 역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아주 최근의 일이라구.

남자의 아내 : 그래도 난 이해가 안돼.

아무개 : 남자들이 종족보존의 본능이 있어서 그런다더라.

남자 : 맞아요. 인류가 이렇게 번성한 것은 그 본능 덕이죠. 솔직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처음 만나는 여자를 보고 신선함을 느끼는 건 남자들의 본능이라고 인정해야 해요.

남자의 아내 : 그건 남자들의 바람끼를 사회적으로 용인하자는 것인감? 그런 마음이 들더라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닌감?

남자 : 당연히 자제해야지. 그런 느낌이 곧바로 외도로 이어지면 당연히 안 되지. 하지만 마음 속에 일어나는 그런 느낌을 막을 방법은 없어. 안 그래? 남자들의 DNA에서 '모든 여자 호감 유전자'를 긁어내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야.

남자의 아내 : 몰라. 아무튼 남자들은 저질이야. 당신도!

^_^ 대강 이야기가 이랬었다. 사실 이런 주제의 논쟁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개 실패하는 게 보통이다. 겨우 서로의 생각의 간격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하는 데에 그치고 만다.

남자는 본능을 합리화하려하고, 여자는 남자의 책임(한 여자에게 충실하라는)을 요구하면서 적어도 자신의 남자는 그렇지 않기(자기만 바라보기)를 바란다. 물론 남자든 여자든 각자의 배우자에게 충실해야지만, 본능의 이끌림까지 부정하면서 거짓말하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남자는 왜 처음 만난 여자에게 끌릴까? 게다가 그 여자가 예쁘기라도 하면 본능의 방망이가 심장을 요동치는 걸까? 여자(즉 아내)들의 요구대로 한 여자에게 충실하면 좀 좋아?

낸들 알아? 남자의 유전자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는 걸. 앞으로 수만 년 정도 더 흐르면 '모든 여자 호감 유전자'가 '한 여자 충실 유전자'로 치환될지 누가 알아?

그때까지, 여자들이여. 남자들을 좀 봐주기 바란다. ^_^

모든 여자를 좋아하던 남자도 결국 이렇게 늙어간다. 걱정 마시라, 여자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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