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웃으십시오   

2009. 5. 2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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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래 전부터 예정된 공적인 일정이 있어서 영결식 모습을 실황으로 보지 못하고,
이제서야 간추린 장면을 TV로 봤다.

화장로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억제하기 어려웠다.
와이프는 내가 우는 모습을 처음 봤다고 하며 같이 눈물을 흘렸다.
볼수록 가슴이 아려온다.

온 국민(아니, 일부를 제외하고)이 이렇게 슬픈데,
조문 서열 1위라는 이 나라 현직 대통령은 즐겁나보다.
사석도 아니고 영결식장에서도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나?
그렇게 좋은가?
그렇게 즐거운가?

미소 하나 진 걸 가지고 좀스럽게 뭐라 그런다, 고 나무랄지 모르겠으나,
속마음이야 설사 기쁘고 즐겁더라도 적어도 일국의 대통령이
나라의 비통함을 뼈저리게 느낀다면 그렇게 미소를 흘릴 수 있는가?
표정관리력의 문제는 아닌 듯 싶다.

만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영결식에서 저런 표정을 지었다면 어땠을까?
보수 언론과 보수 세력이 벌떼처럼 일어나 '혀로 사람을 죽이는 짓'에 대동단결 했으리라.

난 저 사람을 찍지 않았지만, 잘 해주길 바랐다.
허나 이제 그 의견조차 철회한다.
기본적인 사리분별력조차 신뢰가 가지 않는 자가 국가원수로
앉아있는 현실이 아득하고 참담하고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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