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평가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   

2010. 6.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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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멋진 아이디어를 보고서로 꾸며서 상사에게 보고를 하는데, 그가 보고서 앞부분에 있는 개요만 읽어보거나, 설명을 하는데 잘 듣지 않고 엉뚱한 페이지만 넘겨 보면서 ‘다 알겠다’는 표정을 진 적은 없었습니까? 그가 “이제 그만 됐어’라고 가로막으며 아이디어의 우수함을 칭찬하기보다 그것이 미숙하고 불완전하다며 문제점만 잔뜩 늘어 놓은 적은 없었습니까? 

만일 상사가 당신을 그렇게 비난했다면, 어떤 기분이 듭니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절망하여 몇 날 며칠을 우울하게 보내면서 참담한 기분일 겁니다. ‘진짜 내가 능력이 없는 걸까? 내가 이 회사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라며 인생에 대한 회의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들은 것 역시 실패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좌절과 절망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모욕적이고 참담한 그 순간에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Richard Nisbett)이 말한 ‘인터뷰 착각(interview illusion)’을 기억해 낸다면 말입니다. 

인터뷰 착각이란, 상사나 면접관들이 지원자(혹은 부하직원)들이 앞으로 일을 잘 할지 못 할지를 평가하는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적인 예가 있습니다. 텍사스 대학교의 의과대학에서는 매년 800명의 지원자 중에서 면접시험 점수로 150명을 선발했습니다.

그런데 텍사스 주의회가 갑자기 정원을 50명 더 늘리라고 하는 바람에 면접에서 떨어진 학생들 중에서 50명을 추가로 합격시켰습니다. 로빈 도스(Robyn Dawes)라는 심리학자가 후에 추적을 해보니, 먼저 입학한 학생과 추가로 입학한 학생들 사이에 학업성취도의 차이가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지요. 두 그룹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비율은 82%로 동일했고, 우등상을 받은 비율도 비슷했으며, 레지던트 1년차를 이수한 이후의 성과도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면접에 소요되는 시간은 지원자가 앞으로 그 분야에 종사할 시간에 비한다면 찰나에 비유될 만큼 매우 짧습니다. ‘척 보면 안다’라고 자신하지만, 평소에 가진 편견, 그날의 컨디션, 개인적인 호불호(好不好) 등에 따라 지원자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혹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평가 내리기도 하고, 당황한 지원자가 말 실수를 하면 뭔가 숨겨진 의미 때문은 아닌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지원자의 능력보다는 자신들의 편견에 따라 사람을 뽑는 오류를 종종 범하죠. 11군데의 대형 오케스트라에서 단원을 선발할 때 지원자들이 누군지 모르도록 칸막이 뒤에서 연주하도록 했더니 여성 단원의 합격률이 예전보다 두 배나 뛰어 올랐습니다. 이것은 면접관의 인터뷰 착각이 얼마나 심한지 깨달을 수 있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신문이나 책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사람 보는 눈’을 자신하는 경영자들이 가끔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IBM의 창업 회장인 토머스 왓슨(Thomas Watson)은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인재철학을 과시합니다. 

“나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승진시키는 것을 결코 주저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실이 정말 어떤지 말하는 반항적이고 고집이 센, 거의 참을 수 없는 타입의 사람들을 항상 고대했다. 만약 우리에게 이런 사람들이 충분히 많이 있고 우리에게 이들을 참아낼 인내가 있다면 그 기업에 한계란 없다.”

하지만 저는 그들의 눈이 진짜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위치한 ‘높은 지위와 오랜 경력’이 그에게 사람 보는 눈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 넣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옳게 판단 내린 사례만 눈에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게 평가해도, 그들의 ‘눈’은 다른 사람들의 평균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사람 잘 본다고 자신하는 왓슨 같은 경영자도 충분히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로, 왓슨은 1943년에 예언하기를 앞으로 컴퓨터는 기껏해야 전 세계를 통틀어 한 해에 다섯 대 이상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경영의 귀재로 알려진 사람이지만, 사람을 보는 데 있어 그도 실수가 없었을까요?

누군가가 여러분을 비난하는 말에 상처 받지 마십시오. 그런 메시지는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 메시지의 옳고 그름은 그들이 판단하도록 두지 마십시오. 옳고 그름은 여러분이 만들어 가는 겁니다. 이것이 비난이나 평가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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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월의 꽃에 취하다   

2010. 6. 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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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햇빛이 강렬하고 시계가 맑았던 하루였습니다. 이런 날은 사진 찍으면 잘 나올 것 같지만, 콘트라스트가 강해서 오히려 사진 찍기가 어려운 날입니다. 하지만 그냥 앉아 있기 힘들어 좀 일찍(?) 일을 파하고 공원으로 향했지요.

휴일엔 북적이는 공원이 평일엔 고요했습니다. 잔디밭에 자리 깔고 누워 쉬엄쉬엄 책을 읽으면 딱 좋을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뭐가 분주한지 저는 계속 돌아다니면서 연신 막샷만 날리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좀 아쉽습니다.

이제 여름의 시작인 6월입니다. 여름을 알리는 꽃들이 공원에 가득하고, 보리도 이삭이 패여 수확을 앞두었습니다.

6월의 꽃에 취한 하루,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납니다.

(*클릭하면 사진이 시원하게 보입니다.)


보리가 익어갑니다. 곧 누렇게 변하겠군요. ^^


보리밭 옆에 노랗게 도열한 창포꽃


잎이 날 때부터 붉게 물든 홍단풍


연못과 팔각정.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공원의 광장


커다란 꽃잎이 매력적인 작약


작약꽃은 어른 손바닥만 합니다.


홍접초라고 불리는 오렌지색 꽃밭


그 색깔이 오묘합니다


홍접초 꽃밭에 외로이 핀 이름 모를 꽃


여기가 홍접초 꽃밭


붉은 장미도 탐스럽게 피었습니다


'나는 백장미'


잠시 쉴 때 모델 노릇을 해준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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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 망치는 직원, 이렇게 찾자   

2010. 6.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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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자신을 7명의 직원을 통솔하는 팀장이라고 가정해 보세요. 당연히 팀원들 중에는 일 잘하는 사람과 일 못하는 사람이 있겠죠. 물론 팀원 모두 '스타 플레이어'인 팀도 있지만, 직원들의 역량과 성과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역량과 성과 측면 이외에, 직원들 중에는 팀워크를 저해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인 역량과 성과는 뛰어나더라도 여러 사람과 같이 일할 때마다 불협화음을 일으키면서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사람이 간혹 발견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을 흐리게 만드는 미꾸라지' 직원을 여러분은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요? 

가장 손쉬운 방법은 7명 직원 개개인에게 물어 보는 것(혹은 비밀투표로)입니다. "누가 팀워크를 저해시키느냐? 누가 팀 분위기를 망쳐 놓느냐?" 라고 질문하면, "홍길동이 문제다" 식의 대답을 얻을 수 있죠. 그렇다면 가장 많이 지적된 사람이 바로 미꾸라지 직원일 겁니다.

손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악감정 때문에 특정 직원을 '나쁜 직원'으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 또한 가장 많이 지적 받은 직원이 "뭐라구요? 내가 팀워크를 망친다구요?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죠? 납득할 수 없습니다." 라면서 반발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맞받아칠 근거가 미약해서 조직문화를 쇄신하겠다는 의지가 유야무야하게 됩니다.

두 번째 방법은 팀장이 관찰을 통해 직원들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쓰는 방법이죠. 허나 이 방법도 문제는 있습니다. 팀장 혼자만 평가하기 때문에 역시 '미꾸라지 직원'이 반발할지 모르고, 팀장 자신의 왜곡된 평가 잣대로 엉뚱한 직원이 '찍힐'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팀장이 있더군요. '미꾸라지 직원'이라는 심증은 있는데 결정적인 물증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겠습니까? 

팀장의 문제 : 7명의 직원 중 누가 '미꾸라지 직원'임을 결정적으로 증명할까?

이 문제에 대한 독창적인 해법을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핵심은 미꾸라지 직원이 스스로를 변호하지 못하도록 결정적인 증거를 코 앞에 갖다 대는 것입니다.

해법이 머리에 떠오르십니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모든 직원이 협력하지 않으면 완성할 수 없는 게임(이때의 게임은 유희를 위한 게임이 아니라 목표가 주어진 협력게임이나 업무를 뜻합니다)을 시켜 보는 방법입니다. 어떤 게임의 결과가 합격 수준의 '점수'에 도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미꾸라지 직원'이 누구인지 결정적으로 가려내는 방법이죠.

하지만, 7명의 팀원을 한꺼번에 게임에 참여시키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게임의 결과가 불합격이라고 나왔다면 "7명의 직원 중에 미꾸라지 직원이 적어도 1명이 있다"는, 애당초 이 선별 작업을 실행하게 된 '문제의식'만 재차 확인하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미꾸라지 직원인지 전혀 판별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일종의 퍼즐인데요, 4명으로 이뤄진 소그룹을 만들고 각 소그룹에게 게임을 시킨 후 결과를 살펴보면 결정적 증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4명으로 이뤄진 소그룹을 어떻게 만드냐는 것이 관건입니다.

아마도 여러분 중 누군가는 7명 중에서 4명을 뽑아 조합을 구성하는 방법을 떠올리겠지만, 그렇게 하면 모두 35개라는 제법 많은 수의 조합이 나옵니다('7 콤비네이션 4'). 미꾸라지 직원 하나 찾겠다고 35번이나 게임을 반복하는 일은 벼룩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겠죠.

여러분은 35번이 아니라, 3번만 게임을 하면 누가 미꾸라지 직원인지 밝힐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하면 됩니다. 

직원의 이름을 편의상 알파벳 대문자로 표기해서 세로로 나열하겠습니다. 그리고 각 직원의 이름 옆에 이진수로 번호를 부여하겠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A          0     0     1
B          0     1     0
C          0     1     1
D          1     0     0
E          1     0     1
F          1     1     0
G          1     1     1

이렇게 번호를 부여하면, 4명의 직원으로 이뤄진 3개의 소그룹을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 눈에 보입니다. 세로 방향으로 1이 적힌 직원들을 묶으면 됩니다. 첫 번째 소그룹은 D E F G, 두 번째 소그룹은 B C F G, 세 번째 소그룹은 A C E G가 됩니다. 이렇게 해서 각 소그룹에게 '4명 모두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임을 시켜 보는 겁니다.

만약 그 결과가 다음과 같이 나왔다면, 누가 미꾸라지 직원일까요?

첫 번째 소그룹 : 불합격
두 번째 소그룹 : 합격
세 번째 소그룹 : 불합격

이것만 가지고는 답을 모르겠다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불합격을 1로, 합격을 0 으로 치환하면 위의 결과값은 이진수로 101 이 됩니다. 헌데 이 번호를 가진 직원이 누굽니까? 바로 E 입니다. 따라서 E가 팀워크를 해치는 미꾸라지 직원임이 규명됩니다. 

이런 증거는 E에게는 결정적인 근거가 됩니다. 반박하기가 어렵죠. 어떻습니까? 다른 어떤 방법보다 우아하고 깔끔한 방법 아닌가요? (이 방법은 '독이 든' 포도주 병을 찾는 퍼즐에서 차용한 것입니다)

이 사례는 설명을 위해 7명의 직원으로 국한했지만, 직원 수가 그보다 크다면 게임의 수를 늘리면 됩니다. 15명이라면 4번의 게임을, 31명이라면 5번의 게임으로 누가 팀워크를 저해하는 '내부의 적'인지 판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엄밀히 말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원래 미꾸라지 짓을 일삼던 직원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일이니까 어쩔 수 없는 한계인데, 테스트라는 낌새를 채지 않게 은밀히 게임을 진행해야만 합니다.

또 하나의 한계는 '함께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되는' 게임이나 '1명이라도 자기 멋대로 하면 실패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무슨 게임이 좋을까요?

이 남아 있는 과제는 여러분이 해결하도록 맡겨 두겠습니다. 처한 상황이나 업무의 특성이 제각기 달라서 적용 가능한 게임 역시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조직의 팀워크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현명하고 독창적인 방법을 창출해 내길 기대해 봅니다.


(* 참고도서 : '누워서 읽는 퍼즐북')
(* 이 글의 내용이 약간 기계적인 느낌이 들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방법도 있겠구나, 라고 이해하며 읽어주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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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달리다   

2010. 5. 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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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가 자전거 타기에 아주 적당하더군요. 햇빛도 강하지 않고 습기도 적어서 바람을 맞고 달리는 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아이폰으로 이 풍경, 저 풍경 찍어 봤습니다. 
시원하고 한가한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이름 모를 꽃 너머로 자전거 타는 사람들


늦은 오후의 햇살이 강물 위로 부서집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갑니다. 과속은 금물.


달리면서 찍은 사진


소풍 나온 사람들


유람선 선착장


연인들의 로망(?), 2인승 자전거를 타는 연인들



산책하는 사람들


햇살 속으로 자전거 몰기


이제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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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매뉴얼 때문에 못 배운다   

2010. 5. 2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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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아이들은 매뉴얼을 보지 않기 때문에 빨리 기계를 다루고, 어른들은 매뉴얼을 보기 때문에 쉽게 기계를 다루지 못한다

왜 그럴까요? 개미의 생태에서 그 이유를 짐작해보면 어떨까요?


개미 사회가 유지되는 기간은 보통 15년 정도입니다. 여왕개미의 수명이 대략 그렇기 때문이죠. 개미 생태 전문가인 데보라 고돈(Deborah Gordon)의 연구에 따르면, 개미 사회는 마치 인간인 것처럼 유아기, 청년기, 성년기적인 성격을 뚜렷하게 나타내면서 15년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군체의 크기가 1만 마리 정도가 되는 초기 5년 동안은 마치 ‘미운 네 살’인 어린 아이처럼 별 이유 없이 이웃 개미 집단을 자주 공격한다는 사실이죠. 

고돈은 두 개의 개미 사회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젊은(군체가 생긴지 얼마 안 된) 집단이 더 활동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젊은 집단의 개미들에게 어떤 실험을 반복해서 실시해 봤더니 매번 다른 반응을 보였죠. 반면 ‘늙은’ 집단은 언제나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보수적인 경향을 띠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젊은 집단은 호전적이고 도전적이며 활동적이고 민감하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입니다.

개미 사회는 15년 정도 유지되지만, 개미 한 마리의 수명은 겨우 12개월 정도라서 군체는 매년 새로운 개체들로 물갈이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미 사회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인 것처럼 ‘성징(性徵)’을 겪고 점차 보수적이 되는 이유는 학습을 통해 지식을 축적하고 그것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고돈의 추측입니다.

많이 알면 그만큼 새로운 것에 대한 탐색이 많아질 법도 하지만 오히려 축적된 집단의 지식이 지적 탐구욕을 제한합니다. 어쩌면 집단의 보수적인 성향은 개미 사회가 축적한 지식의 양이 특정값을 넘을 때마다 불연속적으로 강화되는 것인지도 모르죠.

개미 사회가 유년기, 청년기, 성년기를 겪듯이 기업 역시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의 성징을 겪습니다. 도입기의 기업은 성숙기 기업에 비해 활력이 넘치고 더 도전적입니다. 이익보다는 매출을 우선하고, 재무 상태보다는 시장에서의 지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죠.

반면 성숙기 또는 쇠퇴기의 기업은 그 반대로 행동하는 보수적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기업이라는 집단이 왜 생명체처럼 성징을 겪는 걸까요? 개미 사회와 기업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인 줄 압니다. 하지만 인력 흐름이 거의 없는 기업은 물론이고, 수시로 인력이 들고나는 기업(특히 서구의 기업들)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성징의 패턴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 역시 지적 체계의 축적과 답습 때문입니다. 기업이 오래될수록 보수적 색채를 띠는 이유는 선임자들이 남긴 시스템과 인프라 때문이죠. 그것들은 조직을 지탱하는 힘이긴 하지만 후임자들의 사고와 행동을 오랫동안 지배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젊은 구성원들로 물갈이가 돼도 청년기의 기업으로 쉽게 변모되기 어렵습니다. 그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 한 조직의 변화는 요원한 일일지 모릅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떻습니까? 젊습니까, 나이들었습니까?

(*참고도서 :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유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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