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이 프로젝트의 걸림돌이에요"   

2010. 5.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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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30일 짜리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됐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순수하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요?

"30일 짜리라고 했으니 당연히 30일이 답이잖아. 이거 너무 쉽잖아?" 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군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30일 짜리 프로젝트에서 여러분이 순수하게 프로젝트 수행(문제 해결)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은 30일보다 훨씬 작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보고와 리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가 힘들 때 시원한 약수 한잔을 쭉~)


만일 여러분의 직속상사가 위로 4명이 있다면(예를 들어, 팀장, 담당임원, 사업부장, 사장), 30일 짜리 프로젝트에서 여러분이 문제 해결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요? 반드시 30일 안에 끝내야 하는 프로젝트라면, 아마도 17일 밖에 안 될 겁니다. 프로젝트의 거의 1/2이 되는 기간이죠.

1~17일차 : 문제 해결
18일차 : 팀장 보고
21일차 : 담당임원 보고
24일차 : 사업부장 보고
27일차 : 사장 보고
30일차 : 최종 보고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이런 식의 말들이 오고가지 않습니까?

팀장 : 프로젝트 결과물이 언제 나오나?
프로젝트 책임자 :  26일차 정도에 프로젝트 결과가 나옵니다.
팀장 :  안돼, 임원님과 사업부장님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잖아.
           그리고 나도 검토를 해야 하니까, 17일차 까지 끝내도록 해.
           그게 어려우면 초안이라도 17일차까지 보고해.

위로 4명의 상사가 있다면, 각각에게 보고를 하고 '리뷰 결과'를 반영해서 보고서를 고치는 일을 4번이나 반복해야 합니다. 문제는 상사들에게 각각 리뷰(혹은 결재)를 받는 시간이 3~4일씩 걸리기 일쑤라는 겁니다. 바쁜 탓인지, 게으른 탓인지 보고서를 올리면 즉각 검토해주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마음 먹고 앉아서 리뷰하면 1시간도 안 걸릴 일이 그렇게 함흥차사처럼 늘어집니다.

더욱 허무한 경우는 기껏 3~4일이나 기다렸더니 "별로 고칠 것 없이 이대로 됐다. 윗선에 보고하자"란 말을 들을 때입니다. 또 어떨 때는 휴가나 출장을 이유로 "그때는 시간이 안 되니까 미리 한번 보여 달라"고 말하는 통에 밤을 새워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직속상사가 한 명이 생길 때마다 '검토'라는 이유로 문제 해결에 쓰일 프로젝트 기간을 갉아 먹는 현상은 일종의 '채찍 효과(Bullwhip Effect)'에 해당됩니다. 각 상사는 안정장치라는 이유로 3~4일 정도의 리뷰 시간을 확보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보고 단계가 많아지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프로젝트의 후반부를 '보고하고 검토하는 데'에 시간을 소모하도록 만듭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되죠.

요즘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할 텐데, 위와 같은 현상 때문에 문제 해결에 많은 공을 들이기보다는, 보고를 잘하고 결재를 잘 받는 일에 힘을 소모하는 모습을 자주 듣습니다. 30일 짜리로 계획됐다가 결재자들의 검토가 늦어지는 바람에 일정을 훌쩍 넘겨버리는 일도 흔합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위계질서가 강조되는 기업일수록 그러한데, 속도가 중요시되는 기업환경에서 이러한 '늘어짐 현상'은 조직을 정체시키는 끈적끈적한 병폐로 자리잡고 맙니다.

프로젝트는 단기간 내에게 힘을 집중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윗선에 보고하고 검토를 받는 기간을 최소화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매진하게 해야 합니다. 프로젝트의 보고 단계는 다음과 2단계면 충분합니다.

1~26일차 : 문제 해결
27일차 : 프로젝트 매니저 검토
28일차 : 프로젝트 오너 보고
30일차 : 최종 보고

프로젝트가 실행되면 반드시 프로젝트 매니저와 프로젝트 오너(프로젝트 결과물을 최종적으로 의사결정하고 실행의 책임을 지는 사람)를 선정하고, 중간에 다른 의사결정자들이 끼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프로젝트 매니저와 프로젝트 오너가 책임지고 내리도록 프로젝트 추진조직을 구조화해야 불필요한 '보고와 리뷰' 때문에 역량이 흐트러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중간에 '검토자' 혹은 '결재자'가 많아질수록 프로젝트가 늘어질뿐더러 애초에 시도했던 '예리하고 과감한' 해결책이 초점을 잃고 뭉뚝하게 변하는 일이 많습니다. 중간 결재자들이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시도가 더해지는 바람에 그렇게 돼 버리죠. 프로젝트 수행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뛰어난 아이디어를 던져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들이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는 해결책의 위험을 헷지하려 한다기보다는, 자신들에게 튈지 모를 불똥을 사전에 없애기 위해서인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소위, '윗선에게 깨지지 않으려는' 시도에 불과합니다.

프로젝트의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의사결정(보고와 결재) 단계를 최대한 단축시키는 것도 문제 해결의 질과 속도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방법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프로젝트는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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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 깔끔해야 BSC가 잘된다   

2010. 5.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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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객을 만나 BSC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회사는 부서 단위로 BSC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일부 직원들이 평가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야기의 요지였죠. 부서 BSC의 평가 결과가 개인의 평가결과에 반영되어 최종적으로 개인별 평가등급이 산정되는 방식이었습니다.


풀어서 이야기 하면, 부서의 목표 달성 여부가 20% 내외, 개인의 역량평가 결과와 업적평가 결과가 80% 내외로 가중 평균하여 100점 만점 기준으로 총점을 계산한 다음, 평가군별로 S-A-B-C-D 등급을 결정하는 로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당초 부서(조직) BSC를 개인의 평가등급 산정에 반영한 이유는, 직원들이 오로지 자신에게 해당되는 개인 목표 달성에만 관심을 두는 폐해를 막고 팀 플레이적인 마인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랬습니다. 부서 내에 성격이 다른 두 개 이상의 비공식적인 조직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을 경우, 부서 BSC 결과 반영에 따라 피해를 보는 직원들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었죠. 자금부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그 부서 내에 자금 담당 직원들과 회계 담당 직원들이 한 조직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기능이긴 하지만, 수행하는 업무를 놓고 볼 때 상이한 기능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자금부의 BSC를 결정할 때, 자금 기능에 해당하는 목표를 회계 기능에 해당하는 목표보다 더 많이 잡도록 했습니다. 목표가 8개 라면 7개가 자금 기능, 1개가 회계 기능이 달성하도록 한 것이죠. 전사적인 관점에서 회계 기능보다는 자금 기능의 전략적 중요도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회계 기능에 속한 직원들은 자신들이 전혀 컨트롤 할 수 없는 7개의 목표 달성여부에 의해 본인들의 평가결과가 좌우되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리고, 회계 기능에서 추진해야 할 여러 목표는 무시되고 오직 1개의 목표로 회계 기능 전체를 평가 받는 경우에 빠지게 되어, 자칫 그 목표와 관련 없는 업무를 소홀히 할 우려가 있지요.

단위조직의 BSC는 독립적인 조직 단위를 기초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조직도 상에 그려져 있는 부서 단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별도의 특성을 지닌 조직 단위별로 BSC가 수립되어야 한다는 말이죠. 자금부의 경우, 현재의 조직도가 자금부로 되어 있다고 해서 ‘자금부 BSC’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자금 기능의 BSC, 회계 기능의 BSC를 별도로 세워야 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독립적인 조직 단위, 즉 팀(Team)으로 조직을 개편할 필요도 있습니다. 자금부를 자금팀과 회계팀으로 분할시켜 각각 BSC를 수립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위에서 언급한 평가의 불공정한 측면을 최소화할 수 있지요.

BSC와 개인평가의 납득성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BSC란 기본적으로 팀제를 밑바탕에 두고 생겨난 경영기법임을 생각해 볼 때, 회사가 목표 지향의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조직구조에 억지로 BSC를 끼워 맞출 것이 아니라, 이 참에 조직의 그림을 새로 그려 보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직이 깔끔하게 구성되어야 BSC가 잘 됩니다. 옛말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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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투자는 쪽박의 지름길   

2010. 5.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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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확률이 "10분의 1" 인 게임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이 게임을 이렇게 제안합니다. 


이 게임을 하려면 100 만원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이기기만 하면 1000 만원을 딸 수 있습니다. 어때요, 한번 해 보시지요?



구미가 당기는 제안인가요? 이 게임에서 이길 확률은 10분의 1이니 10 번에 한 번 꼴로 이기는 게임이겠지요. 그래서 여러분은 머리 속으로 다음과 같이 계산할지도 모릅니다.


10 번 게임을 하는 데 드는 비용 = 100 만원 * 10번 = 1000 만원
한 번 이기면 딸 수 있는 금액 = 1000 만원

∴ 잃어봤자 본전이니, 게임을 해보자!


그러나 수치로 나오는 확률과 실제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이길 확률이 10분의 1 이라고 해서 10 번 게임을 하면 적어도 한 번은 이긴다고 장담하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10번 게임을 해서 모두 질 확률이 35%나 되기 때문입니다.


10번 게임을 모두 질 확률 = (9/10)의 10제곱 = 약 35%


35% 라는 수치는 꽤 높은 확률이어서, 쉽게 1000 만원을 몽땅 털릴 위험이 크다는 걸 의미합니다.

물론 10번 게임해서 적어도 한 번 이상 이길 확률이 65%이고, 운이 좋아서 2번 이상 이길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분은 꽤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큽니다.

성공할 확률이 작고 비용 부담도 크지만 성공하게 되면 '대박'이 터지는 사업이나 투자가 있습니다. 그런 사업이나 투자를 여러 번 한다고 해서 '한 번은 성공할 거니까 몇 번 실패해도 괜찮아'라고 생각하는 습성을 경계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기대와는 달리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서 '쪽박'을 찰지 모르는 일입니다.

현명하지 못한 사람은 성공확률이 작은 '대박 투자'를 여러 번 하려고 하지만(과거의 벤처 캐피탈리스트들), 현명한 사람은 성공확률이 높은 투자만을 엄선할 줄 압니다. 투자와 사업의 성공은 '성공확률에 있는 것'이지 성공했을 때에 주머니에 들어올 돈의 규모에 있지 않습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머리 속으로는 잘 알아도 주식 투자나 전략을 실행할 때 이 교훈을 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성공확률이 작고 비용부담이 크지만 일단 성공하면 대박이 터지는,일명 '모 아니면 도' 방식의 투자나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라면 자신의 선택이 과연 올바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대박 투자는 쪽박의 지름길일지 모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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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오류'에 빠지지 마세요   

2010. 5. 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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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오류’라는 말을 아십니까? 베토벤의 장엄하고 웅장한 음악을 들으면, 그가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와 더러운 옷이 굴러 다니는 돼지우리 같은 아파트에서 위대한 음악을 창조하는 장면이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베토벤의 아파트를 목격하지 않은 당시의 사람들은 그의 음악만을 듣고 그가 훌륭한 저택의 정갈한 작업 환경 속에서 명작을 탄생시켰다고 미루어 짐작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베토벤의 오류란, 사람들이 과정과 결과가 서로 비슷하리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꼬집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 "뭔가 있을 거야"라고 단정 짓는 '습관'을 말합니다.

(베토벤이 아니라 모짜르트가 사용했다는 쳄발로)


어떤 기업이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등장할 때 으레 그곳엔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존재하리라 미루어 짐작하는 것도 베토벤의 오류 중 하나입니다.

인간은 패턴 찾기에 유능한 동물이라서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는 있는 평범한 것이 그 회사의 성공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하고 예외적이며 특이하게 보이는 무엇인가를 찾아내려고 합니다. “어떤 행동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 발생한 성공을 어떤 행동으로 인하여(because of) 발생한 성공과 혼동하는" 경향이 있지요.

베토벤의 오류가 심화되면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생각하는 오류에 빠집니다. 뭔가 있을 거야, 란 시각으로 바라보면 뭐든지 '뭔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베토벤이 위대한 음악을 작곡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그의 더러운 작업환경이었다고 잘못 주장하게 되죠. 이를 논리학에서는 '가짜 원인의 오류'라고 부릅니다.

구글과 같이 성공적인 기업은 직원의 복리후생에 많이 투자하는데, 이를 보고서 복리후생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해결책이라고 일반화하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특히 복리후생과 관련한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은 더욱 그렇지요. "자 봐라, 구글이 잘 나가는 이유가 바로 복리후생이다"라고 말하며 '가짜 원인의 오류'의 포로가 되죠.

모 CEO는 미국의 기업이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된 원인이 성과에 대해 철저히 차별적으로 보상했기 때문이라고 믿더군요. 문제는 그가 프로야구식 연봉 차등을 기업의 유일한 성공요소로 일반화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가짜 원인의 오류에 빠지는 사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와 전세계 PC 운영체계를 장악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모두 낙제생이니 훌륭한 CEO가 되려면 낙제생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베토벤의 오류와 가짜 원인의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현상을 냉철한 눈으로 바라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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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에 투자하시겠습니까?   

2010. 5.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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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면 약 1억 달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CEO라면 이런 말을 듣고서 "그래? 그렇다면 그 프로젝트를 당장에 시작해야겠군" 이라고 의사결정 내리겠습니까?

"전 보물선이 아니랍니다. 그저 황포돛단배일 뿐"


위에서 말한 1억 달러라는 값은 말 그대로 '기댓값'입니다. 기댓값이란 알다시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각각의 확률과 곱하여 합산한 값을 말합니다.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100을, 뒷면이 나오면 50을 얻는다면 기댓값은 100 * (1/2) + 50 * (1/2) = 75 가 됩니다.

헌데, 기댓값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거나 일부러 악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합니다. 각각의 경우에서 얻을 수 있는 값과 확률을 조작해서 얼마든지 기댓값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공할 확률이 아주 미미해도(0에 가깝더라도) 그때 얻을 수 있는 값을 높여 버리면, 기댓값은 덩달아 높아집니다.

약 1억 달러라는 기댓값은 다음과 같은 확률 계산을 토대로 산출됐을지 모릅니다.

성공확률 : 1%
실패확률 : 99%

성공할 때의 수익 : 1,000 억 달러
실패할 때의 수익 : - 100 만 달러

기댓값 = 1% * 1,000 억 달러 + 99% * (-100 만 달러) = 약 1억 달러

한 마디로 눈속임이죠. 실패확률이 99% 라는 말은 거의 확실하게 실패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100 만 달러 만큼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 뻔한데도, 성공할 때 얻을 수익을 크게 설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기댓값을 높게 보이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생각이 있는 CEO라면 "1억 달러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가 끝나면, 프로젝트가 성공할 확률, 실패할 확률, 그리고 성공과 실패의 경우에 얻을 각각의 손익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 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댓값만 믿고 '올인'하는 오류에 빠지죠.

위의 예는 극단적인 예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왕왕 발생합니다. 10 여년 전에 동해에 빠진 보물선을 건져 올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업체(동아건설)가 있었습니다. 동해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이 역시 확실하진 않지만)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6200t급 철갑 순양함 도미트리 돈스코이호가 바로 동아건설이 노리던 보물선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걸 보니 보물선 인양은 물 건너 간 이야기인 듯 합니다.

2000년 당시, 동아건설은 보물선을 인양하면 엄청난 부를 얻을 수 있다고 광고하며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퇴출 위기에 몰려있던 동아건설은 보물선을 이슈화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지요. 실패할 확률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실패했을 때 입게 될 손실은 입도 뻥긋하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에이, 설마 투자자들이 바보도 아닌데 그런 허무맹랑한 제안에 속겠어요?" 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애석하게도 개인투자자들은 그리 현명하지 못했습니다. 315원이던 주가가 3265원으로 10 배 이상 급등했다는 게 바로 투자자들이 속아 넘어갔다는 증거입니다. (후에 동아건설 주가는 폭락하고, 회사는 매각됐지요)

기댓값에 기대를 거는 것처럼 어리석은 의사결정은 없습니다. 기댓값은 성공의 확률이 어느 정도 보장돼야 의미가 있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보물선으로 주가 띄우기 이벤트'에 또 당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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