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12. 빅토리아 이곳 저곳   

2014. 4. 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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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 갔던 캐나다 여행. 그 중 빅토리아 시내 이곳저곳을 다닌 사진을 올립니다. 사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기억이 오래 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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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에 과분한 지원자, 뽑아야 할까?   

2014. 4. 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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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공고를 내고 이력서를 받아보니 어떤 지원자 이력이 회사에서 그 직무에 요구하는 수준보다 높다고 가정해 보죠. 학력도 높고 경력도 오래 되고 더 좋은 직장에 다녔으며 수행한 업무의 수준도 꽤 높은 지원자입니다. 여러분이 채용 담당자라면 이 지원자에게 전화해서 인터뷰를 하자고 전화를 할 것 같습니까, 아니면 그 이력서를 덮어 버리고  회사에 요구하는 ‘딱 적당한 수준’의 지원자를 찾으려고 할 것 같습니까? 아마도 후자일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그 이유는 필요 이상의 자격을 갖춘(overqualified) 지원자를 뽑으면, 그 직원은 낮은 수준의 회사 업무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고(또 주변 동료들과 갈등을 일으킬 것이고), 좋은 직장이 어딘가에 나타나면 금세 그만 둘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채용 담당자들은 가능하면 ‘오래 다닐 직원’을 당연히 선호합니다. 채용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과연 이런 생각은 옳은 것인가요? 잘못된 선입견은 아닐까요? 수준 높은 지원자를 뽑아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세인트 앰브로즈 대학교의 마크 말타리치(Mark Maltarich)와 동료 연구자들이 5,000명 이상의 미국 직장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세차장이나 쓰레기 집하소에 근무하는 직원들 중 평균보다 지적 수준이 높은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보다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조직을 그만둘 가능성도 적었습니다. 이는 필요 이상의 자격을 갖춰서 ‘과분한’ 직원들이 회사에 만족하지 못할 거라는 고정관념을 의심케 하는 결과입니다.



출처: bostinno.streetwise.co



필요 이상의 자격을 갖춘 직원들을 잘 활용하면 조직에 득이 된다는 결론에 연구가 있습니다. 베린 에르도건(Berrin Erdogan)은 터키의 의류 판매 업체의 매장 25곳에서 근무하는 244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벌였는데, 자격의 ‘과분함’이 곧바로 ‘낮은’ 직무만족도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직무만족도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바로 ‘권한이양(empowerment)’였습니다. 필요 이상의 자격을 갖춘 직원들에게 제대로 권한을 부여하지 않을 경우에 직무만족도가 떨어지고 자발적 퇴사가 높아지는 것이지, 자격이 높다는 것 자체가 낮은 직무만족도와 높은 이직율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에르도건은 말합니다. 만일 필요 이상의 자격을 갖춘 직원들에게 적절하게 권한을 부여한다면 직무만족도가 개선되고 이직율도 낮아진다는 뜻이죠.


‘과분한’ 수준의 직원들은 회사에 들어와서 다른 직원들은 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과 해결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기가 맡은 직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높은 성과를 달성합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필요 이상의 자격을 갖춘 직원들이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하이퍼포머’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현실을 개선시킬 수 있는 적절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자율성을 보장하기만 하면 회사에도 득이 되고 그 직원의 개인적 발전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들이 회사에 잘 자리를 잡는다면, 높은 수준의 지원자들을 회사로 끌어 당길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죠.



출처: smallbusinessology.wordpress.com



필요 이상의 자격을 갖춘 직원에게 허드렛일만 맡겨 놓는다든지 ‘괜히 들쑤시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식으로 아무런 권한을 주지 않으면서 그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면 ‘거봐라, 그런 직원 뽑으면 금방 나간다’며 자신의 믿음을 (아무런 의미없이) 확인하는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필요 이상의 자격을 갖춘 직원들이 직무에 만족하지 못하고 금세 이직을 하는 이유는 그 직원을 바라보는 관리자와 주변 동료들의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의 결과일지 모릅니다. 은근히 자기가 기대하는 쪽으로 그 직원을 몰아가 놓고서 ‘거봐라, 내가 뭐랬어.’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채용의 경쟁력은 현 직무에 ‘꼭 맞는’ 지원자를 언제든지 뽑을 수 있는 능력이라기보다 지원자의 자격이 높건 낮건 간에 현 직무 수행의 수준을 높이고 높은 성과를 달성할 지원자를 뽑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채용 부서뿐만 아니라, 지원자를 활용할 현업 부서의 역할이 훨씬 중요합니다. 필요 이상의 자격을 갖춘 직원을 뽑아 놓고 괜한 ‘질시’를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참고논문)

Maltarich, M. A., Nyberg, A. J., & Reilly, G. (2010). A conceptual and empirical analysis of the cognitive ability–voluntary turnover relationship.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95(6), 1058.


Erdogan, B., & Bauer, T. N. (2009). Perceived overqualification and its outcomes: the moderating role of empowerment.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94(2),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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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는 자기 수준의 부하직원을 갖는다   

2014. 4. 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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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0일부터 4월 1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 봄이 짧게 지나가고 금세 여름이 올 것 같은 기세네요. 벚꽃도 내일이면 다 질 듯하고…  한 주의 중간인 수요일, 건강하게 보내세요.



[피드백에 대하여]


- 피드백은 직원을 '바로잡는 것'이 아니다. 직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 피드백할 때, 특히 부정적인 피드백을 할 때는 반드시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아주 자세히 준비해 둬야 한다. 피드백 받는 직원은 상사의 부정적 피드백을 바로 수긍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 직원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절대 피드백하지 마라. 컨텐츠보다 진정성이 먼저다.


- 의사소통의 기술에 관한 책을 보면 어떻게 의사소통해야 하는지 오히려 헷갈린다. 의사소통을 잘 하려면...

(1) 내 의도를 상대방이 알고 있으리라 간주하지 말 것

(2) 모르면 물을 것

이 두 가지만 기억하면 의사소통 잘 된다.


- 관리자들에게 직원 코칭을 하라고 말하기 전에 코칭할 시간을 주라. 결국 실적만 따질 거면서.


- 보통 '부하직원에게 권한을 이양하라'고 팀장들에게 말한다. 하지만 팀장들이 권한이 없는데 어떻게 부하직원에게 권한을 이양한단 말인가?


- 직원에게 상세히 가르쳐주는 상사는 좋은 상사가 아니다. 그 직원을 믿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상사가 자기를 가르쳐주길 바라는 직원은 좋은 직원이 아니다. 스스로 자기 무능을 드러내는 것이니까.


- 직원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주목해야 할 4가지

(1) 적절한 보수

(2) 업무에 대한 자기통제력

(3) 업무의 복잡성 및 다양성

(4) 성취감



출처: yourbusiness.azcentral.com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에 대하여]


- ‘저성과 직원 보존의 법칙’ : 저성과 직원을 해고해도 저성과 직원은 다시 생긴다.


- 세상에는 불합리한 상사 밑에서 일하는 합리적인 직원들로 넘쳐난다.

세상에는 불합리한 직원을 두고 있는 합리적인 상사들로 넘쳐난다.


- 성과가 높아야 승진하기 쉽다(X). 성과가 높다고 상사에게 '인식'돼야 승진하기 쉽다(O).


- 리더십 책을 아무리 읽고 실천해도 '누구에게나 항상 좋은 상사'가 되기는 불가능하다. 인간이라서 그렇다.


- 성과를 못내는 것 같은 직원이 열심히 노력해서 성과를 낸다면, 이제 그 상사는 그 직원을 일 잘하는 직원으로 인정할까? 아닐 가능성 90퍼센트 이상.


- 상사들은 성과 못내는 직원을 미워하지 않는다. 자기가 보기에 태도가 마음에 안드는 직원을 미워한다. (하지만 정작 상사는 성과 못내는 직원 때문에 힘들다고 말한다.)


-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대통령을 가진다. 상사는 자기 수준에 맞는 부하직원을 가진다.


- (가설) 상사가 직원들을 관대하게 평가하려는 한 가지 이유 = 직원들로부터 본인이 '좋은 상사'라고 평가 받고자 하기 때문



[경영의 오류에 대하여]


- 경영자들은 직원들을 경쟁의 고속도로로 내몬다. 동시에 그 고속도로에 과속방지턱을 숱하게 설치한다. 관리라는 명목으로.


- 보상을 위한 평가는 당연히 해롭다. 하지만 육성을 위한 평가도 해롭긴 마찬가지. 육성형 평가를 이야기하는 회사는 성과가 낮은 직원을 가려내어 그들의 성과와 역량을 향상시켜주겠다는 '선한' 목적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성과가 낮다고 '찍힌' 직원들이 과연 성과와 역량을 향상시킬까? Absolutely Not!


- 현명해지는 한 가지 방법. 판단을 유보하라. 정확한 팩트가 나타날 때까지는.


- 경쟁을 종용하고 미국식 성과주의가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가설. 인구가 팽창하고 자원이 고갈되면서 '같은 먹이'를 놓고 싸울 경쟁자를 없애기 위한, 무의식적인 발로가 아닐까? 인구가 급격히 줄지 않는 한, '경쟁'이라는 밈은 맹위를 떨치지 않을까? (나의 가설일 뿐)


출처: www.trinityp3.com



[전략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논리적인 이유]


전략은 대개 KPI를 동반한다.

--> KPI 목표치는 높게 설정되기 마련이다.

--> 상사는 실적 부담에 시달린다.

--> 실적을 제대로 못내는 것 같은 직원을 나무란다.

--> 실적을 잘 내는 직원에게 일이 몰린다.

--> 직원들은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burn-out된다.

--> 전략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다.

--> '이 전략은 아닌가벼!'하며 다른 전략을 찾는다.


- 차별화의 선행 조건. '우리는 차별적이지 않다'를 진정으로 인정하는 것.


- 좋은 전략을 수립하려면 어디로 가야할지보다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잘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으면 그건 오히려 기회다. 변화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많은 경영자들은 변화를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다. 변화는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다.


- 전략의 성공도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많다. 0점짜리다. 


- 전략은 답이 아니다. 과정이다. 사고 과정이고 실천 과정이고 부단한 수정 과정이다.


-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 주인공 남자는 "하드가 100MB면 평생 써도 다 못 쓰겠네"라고 말한다(정확한 대사가 아닐 수도). 지금 1~3TB인 하드를 보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은 현재를 기준으로 삼는다. 예측이 실패하는 한 가지 이유다.



[컨설팅 산업의 매력도]

- 경쟁 강도 :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곳이 많다. 쉽게 베낀다.

- 고객의 교섭력 : 이젠 컨설턴트를 서번트로 여긴다.

- 잠재경쟁자 : 누구나 들어온다. 일반회사 퇴직 후의 경력으로 생각한다.

- 대체재 : 과거의 컨설턴트들이 인하우스 컨설팅 조직에 들어가있다.

고로, 컨설팅 산업의 매력도는 10점 만점에 1~2점 수준.



[기타]


- 스타트업보다 스케일업(scale-up)에 주목하라. '비실거리는' 기업을 찾아내 그 기업을 성장시켜라. 그게 스타트업보다 훨씬 나을 때가 많다.


- 많은 경영자들이 활력을 잃은 산업에 자기가 진출하면 쉽게 1등을 차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1등을 쉽게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주머니에 남는 돈이 없는 게 문제.


- 자기가 Giver라고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은 Taker일 확률이 90% 이상.


- 협동조합을 우습게들 생각한다. 협동조합을 비즈니스모델로 생각하는 사람들, 참 많다. 협동조합은 철학이다. 철학 없는 조합원들, 어중이떠중이 모으다가 배가 산으로 간다. 정신 차려라.


-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나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을 벌하면 된다. (역설적인 표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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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파티션 없애면 직원들이 아프다?   

2014. 4. 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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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올린 글 <사무실 파티션을 없애면 정말 좋을까>에서 개방형(오픈-플랜) 사무실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모습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불만, 동료가 발생시키는 소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바람에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불만, 개방형 사무실이 오히려 동료들 간의 상호작용에 유리하지 않다는 불만 등을 이야기했었죠.


그러나 그 연구는 직원들의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실시됐기에 사무실의 레이아웃이 직원들에게 어떤 효과를 일으키는지에 관한 실증적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조사한 샘플수가 많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경험적인 연구). 직원들이 개방형 사무실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것과 실제로 생산성에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별개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느낀다’고 해서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출처: www.metropolismag.com



그런데, 사무실 레이아웃이 직원들의 ‘병가(sick leave)’와 관련이 있다는, 조금은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최근에 발표됐습니다. 스톡홀름 대학교의 크리스티나 다니엘손(Christina B. Danielsson)과 동료 연구자들은 실제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오픈-플랜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병가일수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습니다. 개방형 사무실이 단순한 불만 야기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직원들의 웰빙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는 결과죠.


다니엘손은 2010년과 2012년에 실시된 ‘건강에 관한 종단적 설문조사’에서 1852명의 샘플을 추출하여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는데, 그 설문조사는 사무실 타입과 같은 물리적인 작업 환경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상태와 직장 생활 등을 폭넓게 조사해 오고 있었죠. 다니엘손은 사무실 형태를 셀(cell) 형태의 사무실부터 오픈-플랜 사무실, 플렉스 오피스 등 모두 7가지로 분류했고, 종속변수로 단기 병가 회수, 장기 병가(병원 진단서가 필요한) 회수, 총 병가 일수를 설정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실시한 결과, 앞에서 언급했던 다소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단기 병가의 측면에서 분석해 보니, 사무실이 개방형일수록 단기 병가를 낼 위험이 높았습니다. 셀 형태나 콤비 오피스에서는 그럴 위험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남성의 경우 ‘플렉스-오피스’일 때 단기 병가를 낼 위험이 가장 높았습니다. 장기 병가 측면에서는  ‘대형 오픈-플랜 사무실’일 경우 장기 병가를 낼 위험이 가장 높았는데, 특히 여성들이 그런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 병가 일수 측면으로 분석해 보니, 남성들의 경우 ‘플렉스-오피스’일때 가장 위험하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여성은 ‘대형 오픈-플랜 사무실’).



출처: www.croatiaweek.com



정리하면, 여성의 경우 사무실이 개방형일수록 대체적으로 병가를 낼 위험이 높고, 남성의 경우는 특별히 자기 자리가 지정되어 있지 않아서 매일 ‘예약’하거나 선점해야 하는 플렉스-오피스에서 가장 위험한 경향이 있습니다. 플렉스-오피스도 사실 따로 방이 있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개방형 사무실 구조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사무실이 개방형일수록 직원들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이 연구 결과를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연구도 설문조사에 의한 것이라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단순한 만족도 조사가 아니라 정량적으로 직원들의 웰빙과 사무실 레이아웃과의 관계를 조사한 데 의의가 있습니다(병가가 웰빙을 대표하는 변수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긴 합니다).


그런데, 왜 사무실이 개방형일수록 직원들이 병가를 낼 위험이 큰 걸까요? 이 질문의 답은 추후 연구를 통해 밝혀져야겠지만, 자신의 상태가 다른 이들에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그로 인해 생리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또 노출의 반대급부로 자신을 ‘감추기’ 위해서 아프지 않은데도 병가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어딘가로 피해 있으려는 것은 아닐까 추측됩니다. 혹시 병가를 내고 싶다면, 아니 실제로 병가를 내야 한다면, 그 이유 중 하나가 개방형 사무실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사무실은 어떻습니까?


(*첨언)

사실 저는 개방형 사무실의 옹호자였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접하고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닐 때, 제 자리가 없이 이리저리 메뚜기 뛰듯이 옮겨 다니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가 떠오릅니다. 병가를 내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아니었지만, 사무실에 있기 싫다는 마음이 자주 들곤 했죠.



(*참고논문)

Bodin Danielsson, C., Chungkham, H. S., Wulff, C., & Westerlund, H. (2014). Office design's impact on sick leave rates. Ergonomics, (ahead-of-print),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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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직원들은 생산성이 얼마나 높을까?   

2014. 3. 3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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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행복이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렇습니다. 실제로 행복은 생산성의 높고 낮음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임을 밝힌 실험들이 여러 번 실시됐었죠. 그런데 왜 그렇게 자명한 것을 굳이 실험을 통해 규명하고 논문으로 만들어 발표하냐는 의문이 생길지 모르겠네요. 과학은 지금까지 모르던 새로운 것을 밝혀내는 역할도 하지만, 우리의 상식(혹은 편견)이 정확한지를 확인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렇다면, 행복이 생산성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까요?


영국의 심리학자 앤드류 오스왈드(Andrew J. Oswald)와 동료 연구자들는 ‘정량적’으로 생산성에 대한 행복의 기여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오스왈드는 유명한 코미디언이 나와서 우스운 이야기를 하는 10분 짜리 동영상을 276명의 참가자들 중 절반에게 보여주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아무런 동영상을 보여주지 않았죠. 



출처: www.softgardenhq.com



그런 다음, 두 자리 숫자 5개를 더하는 문제를 여러 개 제시하고 10분 내에 가능한 한 많은 문제를 풀도록 했죠. 총 6일에 걸쳐 이 실험이 실시됐는데, 1~4일에는 보상 금액을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았고, 5~6일에는 정답 하나 당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를 정확히 이야기해줬죠. 그 결과, 웃긴 동영상을 본 참가자들이 대조군보다 문제를 2.11개 더 많이 풀어서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13퍼센트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총 세 번(실험 시작 전, 동영상을 본 후, 과제를 끝내고 나서)에 걸쳐 행복감을 느끼는 수준을 7점 척도로 물어보았습니다. 코미디언 동영상을 보여주고 첫 번째 실험과 동일한 과제를 부여하니까 참가자들은 더하기 문제에서 평균 22.96개를 맞혔습니다. 반면 대조군(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조용한 동영상을 본 그룹)은 18.81개를 맞혔죠. 참가자들이 느낀 행복감과 정답 개수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행복감을 많이 느낄수록 정답을 많이 맞히는 경향이 발견됐습니다. 행복감이 1점(7점 만점) 더 높으면 9개를 더 많이 맞힌다는 뜻이었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세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의 행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도구로 ‘먹을 것’을 사용했습니다. 오스왈드는 참가자들 중 절반에게는 초콜릿 바, 과일, 생수를 제공하고 나머지 절반(대조군)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은 다음, 앞에서 언급한 더하기 문제를 풀도록 했습니다. 음식을 제공 받은 참가자들은 대조군보다 3.07개를 더 풀어서 15퍼센트의 생산성 향상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실험은 사실 연구실에서 행복감을 ‘조작’한 것이기에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에 부딪힐 수 있겠죠. 이런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오스왈드는 참가자들에게 최근에 가족들 중 사망한 사건을 경험했는지, 가족이 치명적인 질병에 걸린 적이 있었는지, 부모가 이혼을 했는지 등을 물어봄으로써 ‘불행감’을 유도했습니다. 그 결과, 불행한 사건을 경험한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평균적으로 0.5점 정도(7점 만점) 행복감이 낮았고 2문제 가량을 맞히지 못했습니다.


모두 4번에 걸친 실험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행복이 생산성에 명확하게 영향을 미치고 그 정량적 효과는 대략 12퍼센트라는 것입니다. 행복감이 낮으면 낮은 생산성을, 행복감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달성한다는 것은 상식에 해당하지만, 이 실험은 생산성에 미치는 행복의 정량적 효과를 알아낸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12퍼센트의 생산성 증진 효과는 과연 얼마나 큰 것일까요?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12퍼센트면 상당한 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들여오고 제도를 바꾸고 인력을 훈련시키는 등의 여러 가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12퍼센트의 생산성 증진 효과를 얻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현장의 관리자나 경영자들은 익히 알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서 기업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질문의 답은 쉽게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행복감을 결정하는 변수가 상당히 많을 뿐더러 그 변수가 어떤 것인지조차 애매모호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 변수의 상관계수도 매번 변화하기 때문에 어떤 변수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도 정말 쉽지 않은 문제죠. 


단, 행복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이벤트성’ 조치는 피해야 합니다. 단합대회라는 명목으로 회식을 한다든지(술 사주기), 같이 모여 산행을 한다든지, 포상금을 걸고 경진대회를 하는 식의 이벤트는 직원들의 행복감을 지속시키지 못합니다. 기업에서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기보다 어쩌면 직원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그 원인을 제거해 가는 것이 먼저입니다. 직원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는 그냥 놔둔 채로 행복감을 높이기 위한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생산성에 별로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냉소를 가중시킬 뿐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조직 내에서 얼마나 행복한가요?



(*참고논문)

Oswald, A. J., Proto, E., & Sgroi, D. (2009). Happiness and productivity (No. 4645). IZA discussion pap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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