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의 3-3-3 법칙   

2014. 3.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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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간단한 포스팅)


직원을 빨리 뽑는 기업은 그만큼 사람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물론 매출 확보가 급해 사람을 급히 뽑을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아무나 뽑아서 빈 자리에 꽂아 넣겠다는 생각은 

사람을 도구로 생각한다는 뜻이죠.


그렇게 들어온 직원들은 쉽게 나갑니다

기존 직원들이 그 직원의 적응(혹은 교육)을 위해 쏟아부은 시간이 무의미해지죠.

보이지 않지만 매우 커다란 비용입니다.



직원 채용을 빨리하는 경향이 있다면, 아래의 3-3-3법칙을 꼭 실천하기 바랍니다.


3 : 1명의 직원을 뽑으려면 적어도 3명 이상의 지원자를 만나라.


3 : 면접관은 1명의 지원자를 적어도 3번 이상 만나라.


3 : 1명의 지원자는 적어도 3명 이상의 면접관을 만나야 한다.


여기에 또 하나의 '3'을 더한다면,

"1명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개월 이상의 시간을 들여라" 입니다.


'채용은 어렵게 결정하고 천천히 결정하라'

필히 새겨야 채용의 금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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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원들의 연봉을 공개하는 게 좋다?   

2014. 3.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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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봉제를 실시하는 회사들이 많아서 입사를 같은 시기에 했더라도 서로 조금씩(때로는 크게) 연봉 수준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동기가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떨 것 같습니까? 아마도 여러 가지 생각이 뒤엉키면서(예를 들어 ‘쟤는 나보다 별로 일을 잘하는 것 같지 않은데 왜?) 상사에게 달려가 부당함을 호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겁니다. 불평등에 대한 반감이 자라나면서 일하고 싶은 동기도 싹 사라져버리고 말입니다.


그래서 연봉제를 실시하는 기업들은 필히 ‘연봉 비밀주의’를 강조합니다. 술자리 등에서 동료에게 자신의 연봉을 슬쩍 흘리는 직원에 대해서는 ‘해고’나 그에 준하는 징계를 내리는 회사도 간혹 있지만, 비밀은 폭로되라고 존재하는 것인지 술자리에서 드러나거나, 아니면 인사팀의 친한 직원을 통해 정보를 알아내거나 하는 바람에 연봉 비밀주의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렇듯 기업이 연봉 비밀주의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남의 연봉을 알아서 좋을 게 별로 없다’, ‘사기가 떨어지고 동기를 저하시킨다’는 이유이겠지요.


헌데, 연봉 비밀주의가 경우에 따라서는 직원의 성과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논문이 눈길을 끕니다. 코넬 대학교의 엘레나 벨로골로프스키(Elena Belogolovsky)와 텔 아비브 대학교의 피터 밤베르거(Peter Bamberger)는 ‘연봉 투명주의’가 특정 직원에게는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말합니다. 의심스러운 주장이지만, 어떻게 그들이 이런 결론에 이르렀는지 살펴보죠.



출처: www.quantrills.com



벨로골로프스키와 밤베르거는 실험에 참가한 144명의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한 그룹은 ‘비밀주의 그룹’으로서 4명씩 한 팀이 되어 게임에 임한 다음 각자의 성적에 따라 보상이 주어졌지만 자신의 보상 수준만 통보 받았습니다. 이 그룹의 참가자들은 보상은 개인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절대로 다른 팀원들과 보상에 관해 일절 대화하지 말라고 요청 받았죠(모든 대화는 감시됐음). 


반면 ‘투명주의 그룹’의 참가자들은 똑같은 방식으로 팀을 이뤄 게임을 한 다음에 자신의 성적과 보상액 뿐만 아니라 팀원들의 보상액 정보까지 통보 받았습니다. 이 참가자들은 동료 참가자들과 이메일을 통해 제한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도록 허용됐죠. 모든 참가자들은 게임에 들어가기에 앞서 설문지를 통해 ‘불평등에 대한 용인 수준’을 측정 받았습니다. 


게임을 진행하고 나서 두 그룹 간의 성적이 어떻게 나왔는지 분석하자 직관을 깨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의 ‘불평등 용인 정도’에 따라 성적이 판이하게 달랐으니까요. 불평등 용인 정도가 낮은 참가자들, 그러니까 불평등한 상황을 견디는 내성이 낮은 참가자들은 ‘비밀주의 그룹’에 있을 때보다 ‘투명주의 그룹’에 있을 때 성적이 높았습니다. 즉, 자신의 보상과 동료의 보상을 모두 알게 될 거라는 조건 하에서 성과가 좋았던 거죠. 


반면 ‘불평등 용인 정도’가 높아서 불평등한 상황을 잘 참아내는 참가자들은 ‘투명주의 그룹’일 때보다 ‘비밀주의 그룹’일 때에 더 높은 성적을 보였습니다. 이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의 연봉을 ‘몰라야 한다’, ‘알려고 하지 말라’는 조건일 때 성과가 좋았죠(아래 그래프 참조).


출처: 아래에 명기한 두 번째 논문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불평등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에게는 ‘비밀주의’가 효과적일 거라는 일반적인 상식을 깨뜨리는 결과가 아닐 수 없죠. 연구자들은 ‘불평등 용인 정도’가 높은 사람은 ‘비밀주의’ 조건 하에서 다른 사람이 얼마를 받게 될까를 추측하느라 열심히 하려는 동기가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차라리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얼마 받는다고 알려주겠다는 ‘투명주의’ 하에서는 오히려 남의 보상 수준에 관심을 덜 가지고 자신의 과제에 집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거라고 유추할 수 있겠죠.


이 실험 결과를 보고 무조건 ‘연봉 비밀주의’는 옳지 않다고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고, 모든 직원들의 연봉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결론 내리는 것도 금물입니다. ‘불평등 용인 정도’가 높은 참가자들은 ‘비밀주의’ 하에서 성적이 더 높았기 때문이죠. 불평등 용인 정도가 낮은 사람은 자신의 성과가 보상에 어떻게 연동되는지를 다른 사람보다 더 촉각을 곤두세우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성과와 보상 간의 관계를 좀더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상사가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연구자들은 조언합니다. 


벨로골로프스키와 밤베르거는 개별적인 연봉 정보를 모두 공개하는 것은 어려울 테니 연봉이 성과에 따라 어떻게 결정되는지, 그 ‘로직’을 충분히 설명할 것을 제안합니다. 물론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연봉이 결정되는 로직을 상세하게 알리고 있겠지만, 몇몇 기업의 경우 연봉 결정 과정이 ‘블랙 박스’(평가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경영자들이 임의적으로 결정하는 관행)이더군요. ‘연봉 비밀주의’를 한다고 해서 ‘연봉 결정 로직의 비밀주의’가 되어서는 곤란하겠죠. 숨겨야 할 게 무엇이고 알려야 할 게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이 연구의 시사점입니다.


동료의 연봉이 얼마인지 궁금합니까? 궁금한 거야 인간의 마음이지만 그런 궁금함이 지나치면 자신의 성과 달성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기 바랍니다. 본인이 불평등을 못참아내는 성격이라면 말입니다.




(*참고논문)

Belogolovsky, E., & Bamberger, P. (2013). When Pay is Kept Secret, the Implications on Performance are Revealing.


Bamberger, P., & Belogolovsky, E. (2010). The impact of pay secrecy on individual task performance. Personnel Psychology, 63(4), 965-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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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사람의 말은 항상 옳다   

2014. 3.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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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8일부터 3월 10일까지 페이스북 등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 이제 봄이려나요?



[게으른 사람들의 …은 항상…]


- 게으른 사람들의 꿈은 항상 크다.


- 게으른 사람들의 일은 항상 어렵다.


- 게으른 사람의 내일은 항상 내일이 아니다.


- 게으른 사람의 말은 항상 옳다



[기법의 유용성]


- (그 기법)은 (그 기법)이 없어도 잘 하고 있던 사람에게 유용하다. ‘그 기법' 대신 아무 기법이나 넣어보라. 말이 될 것이다.


[예] 

1. (이북)은 (이북)이 없어도 책을 즐겨 읽던 사람에게 유용하다.

2. (성과관리기법)은 (성과관리기법)이 없어도 성과관리를 잘 하던 기업에게 유용하다.



출처: mosesandalice.com




[미루는 습관에 대하여]


- 마음이 내켜야만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어떤 일을 해봐야 마음이 내키는 것이다.


- '안 되는 이유'를 찾는 사람은 결국 '안 된다'. 하지만, '안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이유로 즐거워 한다. '된 것'도 없는데 기분은 좋은 것이다.


- 기업가는 별게 아니다. 생각하는 것을 '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생각하는 것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상사라는 자리에 대하여]


- 나쁜 상사라는 평판을 회복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리셋하는 수밖에 없다


- 상사가 자신을 이용한다(혹은 착취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직원은 일할 동기를 잃는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 해도 마찬가지다.


- 중간관리자는 기본적으로 욕 먹는 자리다. 밑의 직원들 관리 잘 하라고 경영자에게 욕 먹고, 제발 일하게 좀 놔두라고 직원들에게 욕 먹고.



[조직문화에 대하여]


- 자기희생이 없으면 협력은 없다. 자기가 먼저 손해 보려는 조직이 협력적인 조직이다. '네가 먼저 도와주면 나도 도와줄게'라는 문화는 협력적인 문화로 이어지지 못한다.


- 성과급이 객관적인 기준 없이 주어진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 하지만 성과급이 객관적(혹은 계량적)인 기준을 가지고 주어진다 해도 문제가 있다. 바로 계량 가능한 성과만 달성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성과급은 이래저래 문제가 많다. 그러니 객관적인 기준(예:KPI)을 만들겠다는 시도는 하지 마라.


- 기업들은 푼돈같은 직원들의 비용 처리를 감시하려고 수십억 짜리 시스템을 돌린다.


- 직원들에게 주인정신 요구하지 마세요. 차라리 직원정신을 주문하세요. 주인정신 원한다면 주식을 좀 주시든지.


- 실력있는 사람을 뽑아라. 하지만 그가 '충분히 배고프지 않다면' 뽑지 마라.


- "fwd, RE, CC"를 줄줄이 엮어가며 이메일을 통해 의사소통을 주로 하는 조직은 겉으로 보기엔 상당히 의사소통이 잘 되는 듯 하다. 하지만 물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이메일이란 감옥에 갇힌 의사소통을 탈출시켜라.


- 어떤 조직에 치명적인 사고가 터지지 않는 까닭은 두 가지 중 하나.

(1) 사고가 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안정적이다.

(2) 갈등을 억누르고 작은 사고를 쉬쉬하며 숨긴다.


- 기술에 투자하지 마라. 사람에 투자하라.



[Don’t 잉잉]


Don't 낑낑 :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 낑낑대지 마라.

Don't 밍밍 : 물에 물 탄 듯 밍밍하게 살지 마라.

Don't 빙빙 : 여러 곳을 빙빙 돌아다니지 마라.

Do 싱싱 : 항상 싱싱한 마음가짐을 가져라.

Don't 씽씽 : 씽씽 지나치듯 너무 빠르게 살지 마라. 

Don't 징징 : 힘들다고 징징대지 마라.

Don't 찡찡 : 알아봐 달라고 찡찡대지 마라.

Don't 칭칭 : 분수 맞지 않는 것을 몸에 칭칭 감지 마라.

Don't 킹킹 : 킹킹거리며 보채지 마라.

Don't 팅팅 : 살을 팅팅 찌우지 마라.

Don't 핑핑 : 총알이 핑핑 나가 듯 너무 빨리 살지 마라.



[기타]


- 독일은 2차세계대전으로 파괴된 문화재급 건물을 복원하는 데 수십 년의 시간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외양만이 아니라 최초 건립 당시 사용된 기술부터 복원한다고 한다. 우리는 남대문 복원에 고작 5년이 걸렸다. 복원이 아니라 복구한 셈이다. 부끄럽다. 우리는 참을성이 너무 없다.


- 출발선에 섰을 때는 박수 받을 것을 기대하지 말라.


- 가장 완전한 것일수록 가장 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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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들이 하면 안 되는 10가지 멍청한 말   

2014. 3. 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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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Inc.com에 나온 재미난 기사를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상사들이 하면 안 되는 10가지 멍청한 말”, 그리고 그런 말 대신 “스마트한 상사라면 해야 하는 말”입니다. 


10. 

멍청한 상사 : “절대 윗분들께는 말하지 마”

스마트한 상사 : “(변경사항이 있으면) 항상 나에게 보고하도록 해.”


9. 

멍청한 상사 : “어떻게 시간을 쓰는지 매시간마다 점검하도록 해”

스마트한 상사 : “이게 자네가 해줬으면 하는 일이야…”


8. 

멍청한 상사 : “사무실 용품을 적게 써라”

스마트한 상사 : “업무를 완료하는 데 신경을 쓰게.”


7. 

멍청한 상사 : “고객은 항상 옳아”

스마트한 상사 : “나는 자네의 결정을 지지한다네.”


6. 

멍청한 상사 : “회사에 충성하길 바라.”

스마트한 상사 : “자네가 얼마나 가치 있냐가 중요해.”



출처: forum.rifftrax.com



5. 

멍청한 상사 : “우리 회사는 능력주의야”

스마트한 상사 : “우리는 최고를 채용하고 최고를 승진시키려고 노력한다네.”


4. 

멍청한 상사 : “돈은 많이 못 주지만, 자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야”

스마트한 상사 : “자네가 얼마나 가치 있냐에 따라 연봉을 받게 될 것이고, 또 무언가를 배우게 될 거야.”


3. 

멍청한 상사 : “그 소문에 대한 근거는 없어.”

스마트한 상사 : (아무 말 하지 않는다)


2. 

멍청한 상사 : “내가 하자는 대로 하든가, 아니면 떠나든가”

스마트한 상사 : “자네의 방법으로 한번 해보자고.”


1. 

멍청한 상사 :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야!”

스마트한 상사 : “나는 이런 결정을 내렸네. 왜냐하면…”



여러분의 상사는 어떤 분입니까?

여러분은 어떤 상사입니까?



출처 : http://www.inc.com/geoffrey-james/10-dumb-things-bosses-say-and-what-to-say-instea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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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야 더 잘한다   

2014. 3. 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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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목표 달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끈기’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창하게 ‘역경’이란 말을 썼지만 사실 알고 보면 별것들은 아닙니다. 지루함을 느낀다든지, 몸과 마음이 지쳐서 쓰러진다든지(‘자아고갈’ 상태), 이 정도면 됐다는 포만감에 사로잡힌다든지, 인풋 대비 아웃풋이 얼마 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든지 등등이 바로 목표 달성 과정에서 개인에게 일어날 수 있는 역경이죠.


이런 역경을 이겨내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또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것은 바로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하지 않는다’는 옵션을 추가하는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이 목표를 포기해도 된다’라는 선택지를 가지고 목표에 임하면, 끈기가 약화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돼서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출처: www.blessedisthekingdom.com



이 말이 직관을 거스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험을 통해서 이를 증명한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롬 쉬리프트(Rom Y. Schrift)와 조지아 주립 대학교의 제프리 파커(Jeffrey R. Parker)는 온라인에서 106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여 과제 수행의 결과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알파벳 문자들이 무작위하게 뿌려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메트릭스에서 어떤 주제와 관련된 단어를 찾아내는 퍼즐 게임이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주제가 ‘유명 배우의 성(姓)’일 경우에 제시되는 퍼즐이었죠. 사전에 어떠한 힌트도 참가자들에게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보통의 단어 찾기 퍼즐보다는 상대적으로 까다로웠죠. 참가자들은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퍼즐을 중단할 수 있었고 맞힌 단어 수에 따라 보상을 받았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참가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세 가지 실험 조건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되었는데, 첫 번째 조건은 참가자들이 주제를 선택할 수 없고 ‘국가의 수도’와 ‘유명 배우’ 중에서 강제로 한 주제가 주어지는 경우였습니다(강제 조건). 두 번째 조건 역시 참가자에게 주제가 강제로 주어졌지만, 주어진 주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게임 자체를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지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거절 조건). 하지만 게임 자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참가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세 번째 조건은 국가의 수도와 유명 배우라는 조건과 함께 ‘유명 발레 댄서’를 옵션으로 추가해서 참가자들이 선택하게 했죠(세 가지 대안 조건). 사실 유명 발레 댄서는 참가자들이 별로 알 만한 주제가 아니었지만, 쉬리프트와 파커는 과연 이런 친숙치 못한 주제가 옵션으로 주어질 경우 참가자들의 끈기가 어떻게 영향 받을지 보고자 했죠. 주제가 어려웠는지 아무도 ‘유명 발레 댄서’라는 주제를 택하지 않았습니다.


통계 분석을 통해 참가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게임 수행을 지속했는지를 측정하자, ‘거절 조건’의 참가자들이 나머지 두 조건의 참가자들보다 오랫동안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418초 대 290초, 283초). 그렇다면 참가자들이 찾아낸 단어 수는 어땠을까요? 역시나 ‘거절 조건’의 참가자들 성적이 가장 좋았습니다. 이 참가자들은 평균 4.03개를 찾아냈지만, 나머지 두 조건의 참가자들은 각각 3.28개(강제 조건), 3.03개(세 가지 대안 조건) 밖에 찾지 못했죠.


이 실험 결과는 단순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조건을 추가하기만 하면 선택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인내력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후속실험에서도 역시나 ‘no-choice’ 옵션을 제시 받을 경우에 더 좋은 성적을 나타내는 결과가 관찰되었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똑같아 보이는 두 개의 그림에서 다른 곳을 찾는 게임을 수행하게 했더니 ‘거절 조건’의 참가자가 가장 오랫동안 게임을 지속했고 더 정확하게 다른 곳을 짚어냄으로써 다른 참가자들보다 많은 돈을 받아 갔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쉬리프트와 파커는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선택지가 추가되면 자기가 달성하기로 한 목표에 대한 믿음이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어찌됐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옵션을 주는 것이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우리의 상식에 반하는 재미있는 결과임에 틀림 없습니다. 


우리는 보통 ‘배수의 진을 친다’, ‘건너온 다리를 불태운다’와 같은 말을 쓰면서 선택할 여지가 없어야만(게다가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만) 목표 달성에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선택지가 오로지 하나 밖에 없어서 그걸 반드시 해야만 경우에도 ‘선택하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떠올리면 오히려 그 하나 밖에 없는 선택지(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이 실험이 시사합니다. 


뭔가 어렵고 괴로운 프로젝트를 수행 중일 때도 ‘언제든 이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있어’라고 의도적으로 떠올린다면 오히려 그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 실험의 결과를 저도 간혹 경험합니다. 글을 안 써져서 괴로울 때면 ‘반드시 이 글을 지금 써야 한다’라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강요할 때보다 ‘안 써지만 나중에 쓰지, 뭐’라고 생각하면 의외로 그후에도 계속 글을 쓰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니까요. 


상사들도 직원이 어려운 업무 때문에 힘들어 한다면 이 실험의 결과를 살짝 응용하는 것도 좋을 거라 추측해 봅니다. 물론 ‘그 일을 하지마’라고 말해서는 안 되겠지만, ‘힘들면 다른 일을 한 다음에 해도 돼’, ‘일단 쉬고 나서 생각해 봐’라고 조언한다면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직원의 동기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과연 효과가 있는지 현장에서 한번씩 실험해 보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Schrift, R. Y., & Parker, J. R. (2014). Staying the Course The Option of Doing Nothing and Its Impact on Postchoice Persistence. Psychological science, 0956797613516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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