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스타 직원'이 필요한 진짜 이유   

2014. 5. 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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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조직에 과거에 혹은 최근에 소위 ‘시장에서 잘 나가는’ 우수인재를 채용한 적이 있습니까? 많은 기업들은 특별한 보상과 역할을 제시하면서까지 우수인재를 외부에서 영입하여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수인재 채용 후에 조직의 성과가 크게 향상됐다는 것을 진짜로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또한, 그 향상된 성과가 우수인재에 의해 창출된 것인지 진짜로 확인해 본 적이 있습니까?


토론토 대학교의 아제이 아그라월(Ajay Agrawal)과 동료 연구자들은 조직에 우수인재가 영입됨으로써 창출되는 성과 향상 효과는 우수인재 혼자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님을 종단면적 연구를 통해 주장합니다. 아그라월은 1980년부터 2008년까지(29년간) 255개 ‘진화 생물학’ 학과에서 출간한 149,947개의 논문을 연구하여 그와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 연구에서 ‘스타 인재’는 논문 인용수에서 상위 10퍼센트 이상인 학자로 정의되었고, 조직의 성과도 출간된 논문의 인용수로 평가했습니다(과학계에서는 어떤 논문이 다른 논문에 얼마나 많이 인용됐는지가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출처: www.recognizethisblog.com



아그라월은 우수인재가 영입되면 세 가지 방향으로 조직 성과를 자극하는 효과가 발생할 거라고 간주했습니다. 첫째 우수인재 자체가 조직에 기여하는 성과, 둘째 우수인재와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재가 창출하는 성과, 셋째 우수인재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재의 성과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세 가지 효과 중에 어떤 것이 가장 클까요?


아마도 이 질문에 첫 번째 효과인 ‘우수인재 자체가 조직에 기여하는 성과’라고 답할지 모르겠지만(그럴 목적으로 우수인재를 뽑았으니까), 아그라월은 이런 직관과 반대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우수인재가 직접적으로 창출하는 성과는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겁니다. 통계 분석 결과, 우수인재가 조직에 영입되면 전반적으로 성과가 54퍼센트 향상되었는데, 이것만 보면 우수인재가 조직에 크게 기여한다고 간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수인재가 직접적으로 기여한 효과를 제거하니 우수인재 영입 후 조직 성과는 48퍼센트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죠(학과의 크기를 감안할 경우에는 38퍼센트).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우수인재는 조직 성과 향상에 겨우 6퍼센트 포인트만 기여했던 겁니다. 특히 우수인재와 같은 분야(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구성원들의 성과는 69퍼센트나 향상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우수인재가 영입되어 조직의 성과가 향상되는 이유는 ‘우수인재가 잘 해서’가 아니라 ‘기존 구성원들이 자극을 받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출처: 아래 명기된 논문



또한, 아그라월은 우수인재 영입이 그 후에 들어오는 ‘신규 입사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우수인재 영입 후에 합류한 구성원들의 실력(역시나 논문 인용수로 평가한)은 그 전에 합류한 구성원들에 비해 68퍼센트나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신규 구성원들의 경우에는 무려 434퍼센트, 비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신규 구성원들의 경우에도 48퍼센트나 높은 실력을 보였습니다.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수인재 영입으로 인한 전체 효과를 100으로 볼 때, 우수인재가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성과는 11, 우수인재 영입이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존 구성원의 성과를 자극하는 효과는 42, 실력 있는 신규 합류자를 끌어당기는 효과는 47이었습니다. 우수인재 영입의 효과는 기존 구성원과 신규 합류자를 자극함으로써 나타났던 겁니다.


아그라월의 연구는 학계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가지고 수행한 것이라서 우수인재 영입 효과의 수치를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되지만, 적어도 우수인재 자체가 조직에 기여하는 성과는 상대적으로 별로 크지 않을 거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우수인재 혼자서 조직 전체를 ‘먹여 살릴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그가 주변의 구성원들에게 성과 창출의 동기를 자극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일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수인재에게만 지나칠 정도로 관심을 주는 바람에 ‘우수인재로 인해 자극 받은 기존 직원들의 동기’를 꺾어 버리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겠죠. 


여러분 조직에 소위 우수인재를 채용한 적이 있다면, 그를 영입하기 전과 영입한 후의 성과를 비교해(물론 신뢰할 만한 정량지표가 있다는 전제 하에) 보면 어떨까요? 모르긴 해도, 우수인재에게 자극 받아 과거보다 성과가 향상된 구성원들이 있지 않을까요?



(*참고논문)

Agrawal, A., McHale, J., & Oettl, A. (2013). Why stars matter. University of Toronto m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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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을 강화하는 몇 가지 방법   

2014. 4. 2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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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어느 날, 길을 건너던 열일곱 살 티모시 마이어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린 운전자가 빨간 신호등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티모시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마이어는 심리학자였다. 그는 아들의 죽음 이후 멀티태스킹의 위험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한다.


인터넷, 스마트폰, 다양한 앱의 등장과 범용화로 인해 사람들은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에드워드 마이어는 ‘멀티태스킹은 허구’라며 실제로 뇌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없다고 단언한다. 심리학자 글로리아 마크는 다른 일을 하다 예전 작업으로 돌아오는 데에 약 25분이 걸린다고 한다.


마크가 1,000명의 직원들을 연구한 결과, 하나의 일에 집중하는 시간은 겨우 3분에 불과했다. 이렇게 방해가 일어나는 시간을 모두 합산하면 하루에 2.1시간이나 된다고 하니, 급여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비용이다.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셈이다.


집중력은 왜 업무에 중요한가?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교의 아델 다이아몬드 교수는 업무의 실행능력은 IQ가 아니라 집중력에 달렸다고 말한다. 그는 2년 간의 실험을 통해 집중력을 강화시킨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실행능력이 월등히 앞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IQ와의 상관성은 미약했다. 본인이 일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것은 지능 때문이 아니라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출처: losingself.wordpress.com



집중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먼저, 자신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보의 시대에 맞지 않는 조언인 듯 보이지만, 모든 정보를 다 알아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하나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오히려 좋은 정보가 자신에 도달되지 못한다. 정보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들어오는 정보를 줄이고 ‘안 들어온 정보’에 미련을 갖지 않는 것이다. 일 못하는 사람일수록 많은 정보를 끌어 안고 있다.


직장에서 정보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통로는 이메일인데 일하다 말고 열어보느라 집중력이 흩어지고 만다. 가능하면 이메일 보는 시간을 따로 정하라. 이메일은 바로 읽고 바로 답장하고 중요하지 않으면 바로 삭제하라. 정크메일 관리도 잊어서는 안 된다. 시간관리 전문가인 마이클 포르티노에 따르면, 일생 동안 정크메일을 확인하는 데 쓰는 시간이 8개월이나 된다고 한다.


일을 미루지 말고 바로 실행하는 것이 집중력을 강화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일에 집중하지 않고 인터넷이나 서핑하며 차일피일 미루는 이유 중 하나는 완료되지 않고 쌓여있는 일에 압도 당하고 실패를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리타 에밋의 말처럼, “일에 대한 두려움은 일 자체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미루지 않는 습관을 갖는 것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데, 심리학자 션 맥크리어가 제안한 방법을 써보기 바란다. 그는 할일을 구체적인 이미지를 상상하면 덜 미룬다고 말한다. 욕실 청소를 예로 들어보면, 욕실을 청소했을 때 반짝거리는 욕조, 욕실에서 느껴지는 냄새, 환한 조명 등을 상상해야 ‘힘든 데 어떻게 하지?’란 감정이 누그러져서 바로 청소라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집중력은 일을 끝까지 마치려는 의지력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이때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팔짱을 끼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프리드먼이란 학자는 팔짱을 끼게 하고 아주 어려운 문제를 풀도록 하니 남들보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두 배나 더 오래 앉아 있었다고 한다. 끈기 있게 업무를 완료하고 싶으면 팔짱을 낀 채 문제를 바라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집중력을 단련하려면 헬스클럽으로 달려가 역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출처: blog.ditoweb.com



집중력 있게 하루의 일을 완료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는 엄청나게 벌어진다. 이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일화가 있다. ‘베들레헴 철강’의 사장 찰스 마이클 슈웝은 무엇보다도 생산의 효율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람이었다. 


홍보 담당자 아이비 리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가 막힌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을 때 그는 귀가 쫑긋했다. 리는 슈웝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에게 임원 한 사람당 15분 정도 대화할 시간을 주세요.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겁니다. 만일 3개월 후에 저의 제안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합당한 금액을 저에게 주시면 됩니다.”


슈웝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 들였다. 제안이 효과가 있었던 모양인지 리는 3개월 후에 슈웝으로부터 3만 5천 달러짜리 수표를 받았다. 요즘 물가로 7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이었다. 슈웝은 봉투에 “하찮게 보이는 방법이었지만 아주 효과가 컸다”라는 메모를 동봉했다. 


리가 슈웝을 포함한 모든 임원들에게 요구한 내용은 사실 간단했다. “앞으로 3개월 동안 하루 일을 마치면 퇴근 전에 내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 6가지를 수첩에 적으세요. 그런 다음 우선순위를 1부터 6까지 매기고 그 순서대로 일을 완료하세요. 하루에 다 끝내지 못했다면 다음 날로 넘겨서 다시 우선순위를 매기고요.” 


리는 중요한 일을 일깨우고 하나씩 지워 나가는 단순한 방법이 개인과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간파했다. 요컨대 ‘집중력이 집중해야 할 일’은 ‘중요한 일’이어야 한다. 필자 역시 수첩에 ‘오늘 할일’을 적어 놓고 하나씩 지워나가면서 그 날의 일에 집중한다. 하나의 일을 끝내고 X표를 할 때의 쾌감마저 느껴진다. 


우리를 멀티태스킹의 유혹에 빠뜨리고 정보의 홍수 속에 허우적대게 만드는 요즘 시대에 집중력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핵심역량이 되었다. 수적석천(水滴石穿,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집중력이 성공을 가로막는 장벽을 뚫어줄 것이다.



(*참고문헌)

Diamond, A., Barnett, W. S., Thomas, J., & Munro, S. (2007). Preschool program improves cognitive control. Science (New York, NY)318(5855), 1387.


<집중력의 탄생>, 매기 잭슨 지음, 왕수민 역, 다산초당,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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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간신'들만 주위에 남기는 방법   

2014. 4. 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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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일부터 4월 22일까지 페이스북 등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추악한 이들의 추악한 모습도 여기저기에서 민얼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시간이 자꾸 흐르고 있군요.




[리더가 ‘간신’들만 주위에 남기는 방법]


(1) 조직의 잘못을 밑의 사람들의 무능함으로 돌린다


(2) 겉으론 A라는 가치를 추구한다면서 B를 잘하는 이에게 보상한다


(3) 직언과 고언을 자신에 대한 불충으로 간주한다


(4) 부하들의 '충성 경쟁'을 즐긴다


(5)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 희생양 찾기로 문제를 해결한다



출처: www.instantshift.com



[혁신에 대하여]


- PC가 버벅대면 '껐다가 다시 켜는 게' 상책이다. CPU가 버벅대는데 거기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PC는 다운되고 만다. 조직이 버벅댄다면 '리부팅'해야 한다. 리부팅 없이 이것저것 새로운 대증요법을 도입하면 그 '무게'로 인해 조직은 붕괴되고 말 것이다.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에게 묻는다. 정말로 '리부팅'했는지를.


- 힘들고 고되더라도 정도(正道)를 지키라고 개인들에게 흔히들 충고하듯이 기업도 그런 고됨을 견뎌내야 한다. 너무나 쉬운 길만 가려고 한다. 너무나 쉽게 포기한다.


- 기업에 솔루션을 제시하면 다 해봤는데 효과가 없어서 포기했다고 한다. 솔루션에 문제가 있는 건가, 아니면 참을성이 없어서일까? 후자인 경우가 많아 보인다. 1~2년 해보고 효과 없어 흐지부지됐다던데... 혁신은 끈기와 인내다.


- 변화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변화할 시간도 주지 않고 변화하라는 조직은 변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 이상한 현상 하나. 기업은 자기네들의 실패 사례는 분석하려고 하지만, 성공 사례는 '잘했어!' 한마디로 박수 치고 넘어간다. 그러면서 다른 회사의 성공 사례는 엄청 분석하려고 한다. 이상하다, 정말.


- 많은 조직들은 구성원들에게 A라는 목표(또는 가치)를 강조한다. 그러나 정작 보상할 때는 B에 대해 보상한다. 혁신의 실패는 여기에서 온다.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겠다고 '핑계 대는' 방법]


(1)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2) 인프라를 먼저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3) 비용을 충당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4)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5) 예전에 해봤는데 잘 안됐었다고 말한다


(6) 우리 실정과는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치에 대하여]


- 국민을 위하기보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는 것에 모든 것을 건 듯한 사람들이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통탄할 일이다.


- 토마스 쿤은 과학이론은 그 자체의 부적절성 때문에 무너지는 게 아니라 '대체할 수 있는 이론'이 등장할 때 무너진다고 말한다. 쿤의 말이 정치에게 주는 시사점은 이렇다. 정권을 교체하려면 현 정권의 문제를 공격해봤자 소용이 없다.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이 되어야 한다.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 정치도덕적 관념론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 안철수 대표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그의 입장에서는 '타당한 고민'이 사람들에게 우유부단함의 표식으로 인식되기 때문. 사람들은 현명한 리더보다 저돌적인 리더에게 더 끌리는 법이다. 안철수 대표가 인기를 회복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제자리에 세우려면, 이제 '햄릿'과 같은 포지션을 벗어나야 한다. 좀 무식해질 필요가 있다.


- 사람들은 타당한 이유로 입장을 번복하는 지도자보다 확신을 가지고 '말아먹는' 지도자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슬프지만, 사실이 그러하다.




[오류와 앎에 대하여]


- 우리가 안다고 확신하는 것은 신기루를 보고 그것이 실재한다고 믿는 것과 같을지 모른다. 우리의 앎은 오류를 포함한다. 우리의 앎은 '확률분포적 앎'이다.


- 진정한 '지적 능력'의 진보는 자신의 믿음이 새로운 통찰과 발견에 의해 무너질 때 이루어진다. 붕괴가 곧 진보다.


- 사람들은 누구나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다들 '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행동한다.



출처: www.huntedhead.com



[리더십에 대하여] 


- 부하직원들이 PT를 할 때 상사(임원이나 CEO)가 자기 앞에 놓인 핸드아웃을 넘기는 속도를 보면, 그 상사가 얼마나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는지 알 수 있다. 부하직원은 1페이지를 설명 중인데, 상사는 10페이지 넘게 진도가 나간 경우를 자주 본다. 눈길 한번 안 주고.


- 골프 연습에 들이는 노력만큼 부하직원 코칭에 공을 들였다면 많은 회사가 좋아졌을 듯하다.


-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전까지는 절대 비판하지 마라.


-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오전에 회의를 잡지 않는다. 오전은 가장 머리가 잘 돌아가는 시간이기에.




[오너와 전문경영인]


1. 기업 오너들은 연속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전문경영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성과보다는, 자기에게 순종적인 전문경영인을 좋아한다.


2. 연속적으로 성과가 뛰어난 전문경영인은 오너에게 위협이 된다. 특히, 자기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고픈 오너에게는.


3. 기업 오너는 전문경영인이 아무래 잘해도 자기와는 신분이 다르다고 여긴다.


4.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턴어라운드시키면 오너는 전문경영인을 내보낼 생각을 마음 한켠에 품기 시작한다.




[기타] 


-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라. 하지만 똑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똑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질렀다고 해서 거기에서 멈추고 '안 되나 봐'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 열정을 가지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개인이든 조직이든 무리수를 낳는다.


- 마음을 바쁘게 만들지 않으려면? 바쁘다는 말을 자신에게(그리고 주변인들에게)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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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의 고통이 클 땐 진통제를 먹어라?   

2014. 4.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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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를 정리하다가 무거운 액자가 발등 위로 떨어진다면 어떨 것 같은가? 아마 그 순간 입이 떡 벌어지고 말 한 마디 내뱉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런 감각이 빠르게 온몸을 경직시키고 말 것이다. 뇌에서 이러한 물리적인 고통이 처리되는 부분은 ‘전방 대상피질'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영화 <통증>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권상우는 누군가가 상처를 내거나 가격을 해도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순’역을 맡았는데, 아마도 이 부분이 고장 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전방 대상피질은 물리적 고통 뿐만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거절 당하거나 버림 받았을 때 느끼는 ‘사회적 고통’과도 깊이 연관된 부분이라는 사실이 뇌과학자들의 연구로 규명되었다. 물리적 고통과 사회적 고통은 둘 다 뇌의 같은 부분에서 처리된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남순’은 ‘동현(정려원 분)’을 만나기 전까지는 누구로부터도 마음의 상처도 느끼지 못하는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가야 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물리적 고통과 사회적 고통의 연관성을 이미 알고 있던 심리학자 C. 네이선 드월(C. Nathan DeWall)과 동료 연구자들은 '물리적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가 사회적 고통을 감내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란 재미있는 발상을 했다. 진통제를 먹으면 전방 대상피질의 활동을 둔화시켜서 실연을 당했거나 동료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등 타인으로부터 사회적 연결을 거부 당함으로써 겪는 고통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추측했던 것이다.



출처: www.nydailynews.com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드월은 25명의 건강한 대학생을 실험에 참여시켰다. 참가자들 중 절반은 500밀리그램 짜리 진통제를 아침에 일어나서 두 알, 잠자리에 들기 한 시간 전에 두 알을 복용해야 했다. 드윌은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에게는 동일한 모양으로 생긴 가짜약(위약)을 삼키게 했다.


이렇게 수일 간 진통제나 위약을 복용한 참가자들은 실험 마지막 날에 연구실을 방문하여 드월이 주관하는 일종의 '공 주고 받기 게임’에 참여했다. 각 참가자는 다른 두 멤버들과 함께 3인 1조가 되어 컴퓨터 상에서 게임을 진행했는데, 사실 다른 두 멤버들은 실제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로 프로그래밍된 가상의 존재였다. 드월이 게임을 이렇게 조작한 이유는 참가자를 무시하고 자기네끼리만 공을 주고 받으면서 ‘왕따시키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거부될 경우 참가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찰할 목적이었다.


참가자들은 게임이 끝난 후에 “나는 다른 멤버들에게 따돌림 당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라는 식의 질문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사회적 고통을 경험했는지 답했다. 그러자 진통제를 복용했던 참가자들이 위약을 먹은 참가자들에 비해 고통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만으로 진통제가 사회적 고통까지 경감시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드월은 실험 결과를 좀더 확인하기 위해서 참가자들을 ‘기능성 자기공명 장치(fMRI)’ 안에 눕도록 하고 동일한 방식으로 ‘공 주고 받기 게임’을 진행하게 했다. fMRI를 사용하면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좀더 확실한 증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진통제를 복용한 참가자들이 공 주고 받기에서 배제될 때 전방 대상피질의 활동이 위약을 먹은 참가자들에 비해 현저하게 둔화된 모습이 관찰되었다. 또한 진통제는 정서적인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부분인 ‘전전두엽 피질’의 활동도 둔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진통제가 물리적 고통 뿐만 아니라 사회적 고통을 경감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규명되었다.


출처: http://blog.naver.com/pain2011



이 연구에서 드월은 실험의 효과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대학생들에게 장장 3주 동안 진통제를 복용하도록 했다. 그래서 ‘진통제를 그렇게 많이 먹어도 되는가’라는 걱정이 앞서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통보 받았거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서 가슴이 아프고 자괴감이 못 견딜 정도라면, 진통제 한 두 알 먹고 잠시 잠을 청하는 게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진통제 중독을 경계해야 한다. 영화에서 ‘남순’은 이렇게 말한다. “아프지 않으면, 사랑도 없어.”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실연의 고통을 잠재운답시고 진통제를 장기복용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기 바란다. 진통제에 찌든 전방 대상피질 때문에 다시 찾아올 사랑을 느낄 수 없을 테니까. 진통제는 약사에게, 실연은 새로운 사랑으로!



(*본 글은 <샘터> 2014년 4월호 '과학에게 묻다' 코너에 게재되었던 저의 칼럼입니다. 또한, 예전에 이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수정/보강한 것임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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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과 이직, 하고 싶은대로 하라   

2014. 4.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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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야기다. 1997년, 내 첫 직장이었던 모 회사는 부도가 났다. 당시 IMF 외환 위기 와중이라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었고, 모 그룹사가 회사를 적대적으로 인수하려고 의도적으로 부도를 유도했니 마니 말이 참 많았던 시기였다. 당연히 회사는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부서별로 1~2명씩 내보낼 사람을 적어내라는 하명이 떨어졌다. 다행히 난 부서의 막내라서 구조조정의 화살을 피해갈 수 있었지만, 내 사수는 일주일 후 짐을 싸야 했다. 회사는 직원들 월급을 현금으로 직접 주면서 채권단 눈치를 살폈다. 십원짜리까지 알뜰하게 계산되어 누런 봉투에 담긴 월급을 받아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런 회사에 정 붙이며 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회사는 한 차례 구조조정으로 부족했는지 ‘나가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나가줬으면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20대였던 내가 가장 ‘시장성’ 있어 보였다. 나는 당시에 대중적으로 막 쓰이기 시작했던 인터넷을 뒤지며 내가 갈 만한 회사를 조회하기 시작했다. 딱 한 곳이 있었다. 시스템 통합(SI) 회사였다. 사실 대학 다닐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선뜻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었다. 그 회사 말고 사람 뽑는다는 기업은 가뭄에 콩 나듯 했으니 말이다.


나는 인터넷 지원 사이트에 인적사항을 입력하고 자기소개서를 썼다. 고백하건대, 자기소개란에 고작 5~6줄 밖에 쓰지 않았다. 안 돼도 그만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애초에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라서 더 그랬는데, 상상해 보면 그런 지원서를 받아본 담당자는 ‘참 건방진 놈’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이제와서 미안한 마음이지만, 그때 나는 될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 면접 오라는 전화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진짜로 연락이 왔다. 두어 번 면접을 받고 나서 입사하라는 통보까지 받았다. ‘이걸 어째?’ 당황스러웠다. 안 들어가도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원래 업무에 충실하고자 애쓰던 차였다. 물어볼 사람이 딱히 없어서 스스로 결정해야 했다. 며칠 고민 끝에 ‘여기에서 월급이 나오니 안 나오니 걱정하지 말고 그곳에 가서 일하자’란 결론에 도달했다. 그 회사에 가서 경험하는 새로운 업무도 나중에 피가 되고 살이 되겠지라고 합리화하기도 했다. 


(이번에 번역 출간한 책 표지입니다.) (이 글은 이 책에 실린 '역자 후기'입니다.)



아뿔싸! 옮겨간 회사에서 첫 달을 보낸 나는 곧바로 실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 회사에서 수천 억원 짜리 프로젝트(물론 나 혼자 한 것 아니었지만)를 기획하다가 이제 컴퓨터 앞에 쪼그리고 앉아 버그 잡느라 엉덩이에 물집이 잡힐 정도였으니 말이다. 사람이 ‘쪼잔해지는’ 것 같았다. 중후장대한 업무에서 경박단소한 업무로 급선회한 나는 전직을 후회했다.  안정적인 월급만 바라보고 전 직장을 때려친 것의 대가는 아주 컸다. 그래도 뭐 어쩌랴? 국가 경제가 어려워 사람 뽑겠다는 곳이 없으니 그냥 다닐 수밖에! (오해 마시길. SI업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나에겐 맞지 않았다는 뜻이니...)


회사와 집만 왔다 갔다 하다가 2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이제 떠나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 나는 대학교 다닐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컨설팅 일을 해보고 싶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헌데, 귀인이 나타났다. 전 직장의 상사가 구조조정 컨설팅을 주로 하는 외국계 컨설팅 업체로 이직을 했던 것이다. 그 분은 전 직장이 다른 회사에 합병될 때 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팅 회사로 이직할 수 있었을 듯 싶다. 새옹지마는 이때 쓸 수 있는 말이다. 그 분 덕에 내가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컨설턴트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2년 전에 날 뽑아 준 팀장은 힘들 때 뽑아준 은혜를 저버렸다며 나를 강하게 나무랐다. 회사 일이 가뜩이나 많은데 그만둬야겠냐며 또 나무랐다. 게다가, 같은 팀의 고참은 자기도 그만둘 참이었는데 내가 먼저 나가면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자기가 그만두고 난 후에 퇴사하라며 싫은 소리를 해댔다. ‘어찌해야 하나?’ 나는 이때도 스스로 결정해야 했다. 그들의 요구를 따랐을 때 내가 얻을 것은 무엇이고 또 잃을 것은 무엇인지 따져봤다. 계산적이라 핀잔 주겠지만, 누구나 그러지 않는가? 


매일 그냥 남아 있자는 생각과 옮겨 가자는 생각이 국경선에서 ‘국경 놀이’를 하는 여행객마냥 왔다리 갔다리 했다. 결국, 그들을 위해 내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라는, 다소 이기적인 마음이 승리를 거뒀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면, 버그나 잡는 일상에서 나 스스로 버그가 될 것 같았다. 냉정하게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 후 한 번의 전직이 있었고 사업체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컨설팅이란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컨설턴트 일로 먹고 살고 있으니, 그때 그 야멸찼던 전직이 나에겐 제법 성공적이지 않았나 싶다.



출처: www.arkvalwebworks.com



이렇게 나의 과거사를 장황하게 꺼내는 이유가 있다. 전직이라는 것이 사전에 면밀한 예측이나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말하기 위해서다. 시건방졌던 첫 전직, 우연한 기회를 잡아 이뤄진 두 번째 전직 모두 계획 따위는 없었다. 한 마디로 ‘그냥 질렀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전직을 위한 철저한 계획을 주문하지 않는다. 진정한 자아를 어디에 있는지 찾지 말고 바로 지금의 자아가 진정한 자아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전직의 기술, 그 요체를 발견한다. 그것은 ‘그냥 해보라’는 뜻이다. 해보기 전까지는 그 일이 적성에 맞을지, 삶에 도움이 될지 알기가 힘드니 어떤 식으로든 이것저것 해보면서 자신의 천직을 찾아가라는 의미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자 ‘좋은 전직’의 유일한 방법이다. 한번에 만루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 따위는 버려라. ‘3루에서 태어난 자’들을 쳐다보며 자신을 비하하지도 말라.


지나고 나서 보니, 우울했던 SI 회사 시절의 경험도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논리적 사고가 다져졌고, ‘하던 가락’이 있어서 홈페이지와 블로그 운영을 혼자 해도 충분하니 말이다. 컨설팅을 하다보면 기업의 시스템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오는데, 잘은 몰라도 대강 어떤 흐름인지 알아먹을 정도는 됐다. 잘못된 전직이라고 생각해도 지나고 나면 내 경우처럼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느낄지 모른다. 그러니 ‘이 일은 나에게 너무 맞지 않아’라며 현실을 한탄하지는 말기 바란다. 


컨설팅 회사로의 전직을 만류하던 팀장과 그 고참은 하다하다 안 되니 내게 이런 식으로 말했다. “세상 좁아. 언젠가 만날 텐데, 그렇게 그만두는 거 아니야.” 미안하지만, 만날 일 없다. 세상은 넓다. 전직, 여러분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본 글은 이번에 제가 번역 출간한 <마침내 내 일을 찾았다>(새로운현재 刊)의 '역자 후기'를 옮겨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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