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공 같은 미래를 잘 대비하려면?   

2015. 3. 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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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까요? 우리는 불안한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다양한 상황들을 머리 속에 그려 봅니다. 아마도 정리가 안 될 정도로 수많은 장면들이 스치고 지나가겠죠. 이것도 위험하고 저것도 문제라서 그 모든 케이스를 다 대비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시나리오들을 세워 놓고 그에 따른 대비책을 꼬리표 붙이듯이 달아놓아야 마음이 놓일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회사는 수천 가지의 시나리오를 세워 놓았다고 자랑스레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에서 권장하는 시나리오의 개수는 겨우 4개 정도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많은 분들이 과연 그 정도 개수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겠냐며 반문하죠.





4개의 시나리오를 만든다는 것은 가장 불확실하고 중대한 변화동인(이를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핵심변화동인이라 함)을 2개 찾아낸다는 말과 같습니다. ‘뭐라고? 겨우 2개? 미래 환경 변화를 이끄는 요인들이 무수히 많은데 고작 2개의 핵심변화동인만으로 시나리오를 세운다고?’ 여기서 많은 분들이 또 한번 의문의 눈초리를 쏘아 대시죠.


저는 그럴 때마다 미래 환경의 거대한 변화를 이끄는 요인(즉 핵심변화동인)은 2개 내외이고 나머지 요인은 그로부터 파생되어 나오거나 연관된 것들이기 때문에 2개의 핵심변화동인만으로 충분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2개의 핵심변화동인을 가지고 4개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대비해도 충분한(또는 효율적인) 이유를 비유를 통해 쉽게 이해해 보겠습니다. 축구공이나 야구공같은 '구(球)'를 머리 속에 그려보며 사고실험을 해보죠. 구는 어느 방향으로 봐도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없습니다. 그래서 평평하고 매끄러운 바닥에 바운드되면 대략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상 가능하죠. '완벽한 구'라면 튈 때 그리는 궤적은 하나의 곡선으로 표현될 겁니다. 여기서 완벽한 구의 궤적이란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고 예측 가능한 이상적인 미래를 나타내죠.


그런데 어떤 이유 때문인지 공의 어느 한 부분이 톡 튀어나왔다고 가정해보죠. 평평한 바닥에 떨어뜨리면 구와는 다르게 불규칙적으로 바운드될 겁니다.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하면 톡 튀어나온 공이 바운드되며 그리는 궤적은 구보다는 복잡하고 그때그때마다 달라서 결코 하나의 곡선으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만약 실험을 무한히 반복한다면, 궤적의 집합은 특정 공간을 모두 채우고 지나갈 겁니다. 이 말은 톡 튀어나온 부분, 즉 불확실한 변화동인이 하나만 존재해도 충분한 크기의 미래 환경을 그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원래 튀어나온 부분과 정확히 반대쪽에 또 하나의 '톡 튀어나온 부분'이 생겼다고 하죠. 럭비공의 모양을 떠올리면 됩니다. 바운드되는 럭비공을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여러분은 익히 알 겁니다. 럭비공은 아까보다 더욱 예상 못하는 방향으로 튀기 때문에 실험 횟수를 조금만 반복해도 궤적의 집합이 금세 공간의 대부분을 채울 겁니다.


그렇다면, 톡 튀어나온 부분이 3개라면 어떨까요? 아마도 이런 모양의 공이 있다면 럭비공보다 더 불규칙한 궤적을 나타낼 거라 짐작됩니다. 그러나 톡 튀어나온 부분이 하나일 때와 두 개일 때의 차이만큼은 아닙니다. 톡 튀어나온 부분을 3개로 만들어 봤자 2개일 때의 궤적과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하나 더 늘린다고 해서 궤적의 다양성을 크게 증가시키지 못하죠. 


핵심변화동인이 3개이면 모두 8개(2의 3제곱)의 시나리오 조합이 만들어지는데, 모두 기억하기엔 너무 많아서 미래를 대비하는 데에 혼란만 야기합니다. 그러므로 미래 환경의 대부분을 커버하면서 동시에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대비하려면 2개의 핵심변화동인과 4개의 시나리오로도 충분합니다. 사실 4개의 시나리오도 많다고 하여 2~3개로 더욱 압축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요즘처럼 자본주의가 세상을 압도하는 상황이 펼쳐지게 된 요인들을 생각해 보죠. 많은 이들이 기업들(특히 다국적 거대기업)의 탐욕, 헤지펀드의 농간, 일부 CEO와 스포츠 스타의 천문학적인 수입, 신자유주의 광풍 등 여러 가지의 이유를 갖다대지만 그것들은 모두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위 '수퍼 자본주의'는 결국 '신기술'의 출현과 확산 때문에 벌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향유하는 대부분의 신기술은 과거 미국과 소련 사이의 냉전시기에 벌어진 무기경쟁의 부산물이죠. 따지고 보면 '냉전'이 요즘의 슈퍼 자본주의를 낳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이는 로버트 라이시의 견해이기도 합니다).


환경 변화를 이끄는 중대한 요인은 하나이거나 많아야 2개 정도입니다. 미래가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보다 환경의 불확실성을 일으키는 그 2개의 동인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3~4개의 시나리오를 미리 '예상'해 보는 것, 그리고 각 시나리오에 어떻게 대비를 할 것인지 전략을 구상하는 것, 이것이 미래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참고도서)

<전략가의 시나리오>, 유정식, 알에이치코리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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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 직원은 외향적 직원을 '낮게' 평가한다   

2015. 3. 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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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내향적인 사람들이 부적절한 인간형으로 평가절하되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은, 수전 케인의 책 <콰이어트>는 감각적이고 깊게 사고할 줄 아는 내향적 기질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습니다. 산업사회에 걸맞지 않는 열등한 기질이라 여겨지는 내향성 기질이 조용히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힘을 만들어낸다는 케인의 책은 숨어 지내거나 외향적이길 강요 받아 온 수많은 내향적 인간들에게 커다란 공감을 이끌어내어 지금도 절찬리에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기업들도 ‘도전’ 또는 열정’처럼 외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인재 육성의 방향을 보다 현실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는 모양입니다.



출처: fractalenlightenment.com



헌데 내향적인 직원들이 사고력, 창의력, 감성 등에서 우수한 특성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조직 생활에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아미르 에레즈(Amir Erez)와 동료들은 내향적인 직원들이 다른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할 때 자신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여 실제보다 ‘낮게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를 지적합니다. 경영대학원에 다니는 178명의 학생들은 학기 중에 4~5명씩 팀을 이루어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에레즈는 여기에서 내향적인 학생들이 외향적인 학생들의 기여를 ‘박하게’ 평가하는 경향을 발견했습니다.


이어 실시된 실험에서 에레즈는 학생들을 팀에 참여시켜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했습니다. 학생들은 헤드셋과 문자 채팅만으로 동료 팀원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그들이 실제로 대화를 나눈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에레즈가 컴퓨터로 조작한 가상의 동료들이었죠. 학생들은 내향적이거나 외향적인 동료, 친절하거나 불친절한 동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과제를 수행했고, 그 후에 팀원들의 성과를 평가해야 했습니다. 


내향성이 높은 학생들은 외향적인 동료(실제로는 가상의 동료)에게 박한 평가점수를 내렸습니다. 외향적인 동료에게 다른 가상팀원들이 준 점수는 모두 같았는데도, 내향적인 학생들은 외향적인 동료들에게 보너스를 줘야 한다는 의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른 동료들에게보다 6배나 많이 말입니다. 반면, 외향적인 학생들은 동료들의 성격이나 친절함 정도에 따라 평가를 달리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았죠. 이것으로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들에게 뭔가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higherperspective.com



여러 기업에서 실시하는 ‘동료평가(peer appraisal)’는 ‘인기투표를 조장한다’, ‘서로 야합한다’ 등의 문제점 때문에 실효성을 의심 받고 있습니다. 에레즈는 여기에 한 가지 문제점을 추가한 셈입니다. 외향적인 직원들의 성과가 타 직원들과 동일하거나 높더라도 내향적인 직원들에 의해 평가절하되는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동료평가 결과가 보상에 반영된다면 더 큰 문제겠죠. 에레즈의 말에 따르면, 내향적인 직원들이 조직 전체의 성과에 해가 될 거라고 ‘짐작되는’ 행동을 더 민감하게 감지하기 때문이고, 그들의 눈에는 외향적인 직원들의 시끌벅적하고 과감한 언행이 조직 성과에 해가 된다고 여기는 모양입니다.


에레즈의 연구는 평가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절대 객관적일 수 없는 이유는 평가하는 사람의 성격 때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합니다. 평가지표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설정돼 있다 한들 점수를 기록하는 자는 ‘사람’이니까요. 얼마 전, ‘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한 제 강의가 끝나고 나서 어떤 분이 “객관적인 평가는 가능한다.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만들면 된다.”며 짐짓 화가 난 표정으로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말이 길어질까 “네, 그렇군요.”라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의 이런 뒷 말을 듣고 씁슬하게 웃었습니다.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만드는 게 어렵긴 하겠지만요.” 


지금까지 어려웠다면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고, 계속 어렵다면 불가능한 겁니다.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찾아내는 것은요.



(*참고논문)

Erez, A., Schilpzand, P., Leavitt, K., Woolum, A., & Judge, T. (2014). Inherently Relational: Interactions Between Peers' and Individuals' Personalities Impact Reward Giving and Appraisal of Individual Performance.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amj-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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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의 전략을 알아맞히는 방법   

2015. 2. 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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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플래닝은 보통 ‘나 자신의 문제’, ‘우리 회사의 문제’ 해결에 사용되는 일종의 의사결정기법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나 경쟁사가 어떤 전략을 취할지 미리 알아보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경쟁자의 전략을 추정해보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시나리오 플래닝과 동일합니다. ‘경쟁자의 입장’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한다는 것만 다르죠.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가상의 예를 들어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www.seo360.it


여러분이 어떤 제품을 독점으로 생산 판매하는 회사라고 가정해 보십시오. 그런데 국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외국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정부에서 국내 기업을 위한 특혜를 영업활동을 법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현재는 별탈 없이 영업을 해오고 있지만 외국회사가 들어오면 상황이 나빠질 것은 불 보듯 뻔하겠죠.

이제 여러분을 외국회사의 입장으로 설정해 보십시오. 그렇다면 어떻게든 국내에 진출하여 수익을 꾀하려고 할 겁니다. 그래서 정부에 로비를 벌여 국내 회사를 보호하는 법을 폐지할 것을 종용하거나 자기네 회사에게도 특별한 혜택을 달라고 요구하겠죠.

만일 정부가 완강히 버틴다고 해도 외국회사는 법을 피해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기업 하나를 M&A 하고 그 회사를 통해 국내에 진입하는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방법보다는 정부가 법을 폐지하도록 만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

이 외국회사가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국내 진입에 나설지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을 활용해 보면 짐작이 가능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하려면 먼저 주제가 되는 '핵심이슈'를 정해야 합니다. 외국 회사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핵심이슈로 정했을 겁니다.

핵심이슈 : 우리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한국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가?

외국 회사가 이 핵심이슈에 대한 답을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에 따르면 의사결정요소를 도출하고 변화동인을 규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 예에서는 논의를 간단히 하기 위해 곧바로 핵심변화동인을 설정해 보겠습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다음의 2가지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불확실한 핵심변화동인일 겁니다.

핵심변화동인 1 : 고객의 정서 : 한국 기업을 선호할까, 외국 기업을 선호할까?
핵심변화동인 2 : 정부의 협조 : 협조적일까, 비협조적일까?

이 2개의 핵심변화동인으로 4개의 시나리오를 도출하면 다음과 같겠죠.

    시나리오 No.

고객의 정서

정부의 협조

          1

    한국기업 선호

        협조적

          2

    한국기업 선호

        비협조적

          3

    외국기업 선호

        협조적

          4

    외국기업 선호

        비협조적


이 4개의 시나리오에 대해 외국 회사가 택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위의 핵심이슈에서 정부로부터 진입 억제를 받는 상황을 전제했으므로, 다음과 같은 3가지 전략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논의를 간단히 하기 위해 3개의 전략대안만 고려하겠습니다.

전략대안 1 : 국내 진출 포기
전략대안 2 : 직접 진출
전략대안 3 : 국내기업을 통한 우회적인 진출

외국 회사는 과연 위에서 정한 3개의 전략대안 중에 무엇을 택할까요? 전략대안들과 시나리오들 간의 적합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먼저 '적합도 판단기준'를 결정해야 합니다. 다음의 2가지를 적합도 판단기준들로 채택될 수 있을 겁니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안정적 시장점유율 확보 가능성
적합도 판단기준 2 : 안정적 이익 확보 가능성

이 적합도 판단기준에 따라 각 전략대안의 적합성을 평가해 보겠습니다. 산업의 특성에 따라, 그리고 평가하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르겠지만, 결과가 다음과 같이 나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안정적 시장점유율 확보 가능성'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국내진출 포기

전략 2 : 직접 진출

전략 3 : 우회적 진출

국내 선호 협조적

2

2

2

국내 선호 비협조적

2

1

2

외국 선호 협조적

1

3

3

외국 선호 비협조적

1

3

3

합계

4

9

10

( 1 : 적합하지 않다/관련 없다    2: 적합한 편이다    3: 아주 적합하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안정적 이익 확보 가능성'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국내진출 포기

전략 2 : 직접 진출

전략 3 : 우회적 진출

국내 선호 협조적

2

2

3

국내 선호 비협조적

2

1

2

외국 선호 협조적

1

3

3

외국 선호 비협조적

2

2

2

합계

7

8

10

( 1 : 적합하지 않다/관련 없다    2: 적합한 편이다    3: 아주 적합하다)

각 표의 합계 점수를 합산해 보면, '국내기업을 통한 우회적인 진출' 전략이 가장 최고의 전략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즉 외국 회사가 정부의 협조를 못 받을 경우에 국내진출을 포기하기보다는 우회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출처: www.hallaminternet.com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시나리오 플래닝이 지양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경쟁자가 최고가 아닌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경쟁자가 어떤 전략을 최고의 전략으로 취할지를 미리 추정해보는 일은 의미가 있습니다. 미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속도가 중요시되는 기업환경에서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번다는 것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위에서 제시한 사례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을 경쟁자의 입장에서 수행함으로써 상대방이 쥔 패를 미리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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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없다고 느끼는 40대 직장인들에게   

2015. 2. 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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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5일부터 2월 24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 연휴가 길어 내용이 좀 적네요. 벌써 2월의 마지막 주. 2015년도 두 달이 훅 지났습니다. 계획했던 것들, 착착 진행되고 있나요?



[열정이 없어졌다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


- 자신의 일에 열정을 느낄 수 없다고 말하는 40대 직장인들이 있습니다. 체력이 약해져서 그런 거지 열정이 약해진 게 아닙니다. 그러니, 다른 일 하겠다면서 두리번거리지 마세요. 밤샘을 열정이라고 보면 안 됩니다. 지금까지 그 일을 하고 있는 게 곧 열정이니까요.


- 열정이 없어졌다고 느낀다면 그건 좋은 것이다. 더 이상 밤을 새며 체력을 축낼 위험이 없어졌다는 뜻이니까.


- 대다수 자기계발서들은 우리에게 다중인격자가 되라고 요구한다. 쓸데없는 죄책감만 안겨주면서...


- 시간이 전문가를 만들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숙달될 뿐이다. 그저 '생활의 달인'일 뿐이다. 공부를 하라. 전문가가 되려면.



출처: www.forbes.com



[사업하겠다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


- 좋은 차 끌고 다니는, 사업하는 친척들이 부러워 본인도 사업하겠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그런 동기라면 100% 망한다.


- 본인이 사업의 좋은 면만 이야기하고 나쁜 면은 외면하고 있다면, 절대 사업하지 마라.



[나만 잘났다고 하는 어느 직원에게 하고픈 말]


- 커피 한 잔을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마실 수 있는가? 커피콩 재배, 연료와 식수 확보, 버너 제작, 그릇 제조 등등...커피 한 잔을 위해 많은 이들의 에너지가 투여된다. '내 성과가 뛰어나니 많은 보상을 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본인의 성과가 혼자만의 창조물인지 생각하라. 커피 한 잔을 혼자 힘으로 만들어 마실 수 없다면.



[고민남, 고민녀들을 보며]


- 자신의 고민이 심플해지기 전까지는 상담가를 찾지 마라. 하소연은 친구한테나 하라


- 고민을 '장황하게'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려는 사람이다.


- '얼굴이 예쁘다'는 말은 미운 표정보다 예쁜 표정이 더 많다는 뜻이다. 예쁜 표정을 발견하거나 예쁜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면 예뻐진다.



출처:www.ikea.com



[할인카드에 대한 불만]


- 오늘 이케아에 다시 갔다가 든 생각. 회원 카드 같은 걸로 고객을 더 유인할 수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유발시키지 않을까? 계산할 때 내 앞에서 회원 카드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던 아줌마 몇몇을 보면서.... 이케아 같은 곳에선 회원 카드제 같은 거나 제휴 신용카드 같은 거 안 해도 되지 않을까?


- 나는 놀이공원이나 극장에서 줄줄이 나열된 제휴 신용카드 리스트를 볼 때마다 은근 화가 난다.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척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혜택 못 받는 고객을 바보로 만드는 것 같아서. 이런 고객관리는 이제 '후지다'는 생각이 든다.



[기타]


- 전문경영인들이 단기경영의 오류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는.....오너들이 뒤에서 '쪼기' 때문이다.


- 회사에서 보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니 건물 경비와 출입을 담당하는 부서가 자기네 업무를 핵심업무라고 주장한다. 과연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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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할 때 지켜야 할 3가지 원칙   

2015. 2.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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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토론할 때 참가자들의 의견을 먼저 들어봅니다. 각자의 의견을 알아야 토론에 대비할 수 있고, 타협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회의 진행자는 참가자들에게 돌아가면서 각자 자기 의견을 말해보라면서 회의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 의견을 먼저 밝히는 과정이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진짜로 도움이 될까요? 우리가 회의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들엔 무엇이 있을까요?


스테판 슐츠-하르트(Stefan Schulz-Hardt)는 몇 가지 실험 결과를 통해 토론 전에 각자의 의견을 먼저 공유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그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4명의 항공기 조종사 후보 중에서 한 명을 뽑아야 하는 역할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각자에게 후보에 대하여 ‘서니로 다른 일부분의 정보’만을 따로따로 제공했습니다. 연구자는 참가자들을 둘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나는 이 사람을 채용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사람을 혼자만 알고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다음에, 두 그룹의 참가자 모두에게 다른 사람들이 받았던 정보를 모두 제공하고 후보의 채용 여부를 다시 판단하도록 요청했습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처음에 자신이 어떤 후보를 선택했든지 간에, 새로 받은 정보를 토대로 다시 결정해야 하겠죠. 하지만, 처음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청취했던 참가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최초에 내린 채용 결정이 불완전한 정보에 근거했다는 것을 알고서도 그 결정을 고수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실한 채용 결정을 내렸던 겁니다. 반면에, 처음에 서로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았던 참가자들은 상대적으로 정확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회의의 90퍼센트 이상이 본격적인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회사에서 진행되는 회의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토론 전에 각자의 견해를 밝히는 과정은 타인의 견해를 수용하고 타협점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처음 결정을 고집하게 만들 뿐이죠. 그렇하기 때문에 회의를 할 때는 참가자들이 처음부터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못하게 주의를 주어야 합니다. 회의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은 각자의 의견이 아니라,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입니다. 타인의 의견을 참조해서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려면, 각자가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회의하기 전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먼저 청취하는 것은 말씀 드렸다시피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의의 마지막에 가서는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입장을 취하는 것이 좋은 결정에 도움이 됩니다. 심리학자 일란 야니프(Ilan Yaniv)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특정 음식의 이름을 보여주고, 칼로리가 얼마인지 맞혀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야니프는 한 쪽 그룹의 참가자에게는 ‘당신과 짝지어진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칼로리가 얼마라고 예상할 것 같은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런 다음에 최종적으로 칼로리 값을 쓰도록 했습니다. 타인의 입장에서 최종 판단을 내리라고 했던 겁니다.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이런 질문 없이 스스로 판단해서 적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 입장’의 참가자보다 ‘타인 입장’에서 판단한 참가자가 처음에 썼던 칼로리 값을 더 많이 수정하는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그렇다면 정확도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전체적으로 ‘타인 입장’ 참가자가 ‘자기 입장’ 참가자보다 더 정확한 결과를 냈습니다. ‘자기 입장’ 참가자들은 평균 오차가 77.5였구요, ‘타인 입장’ 참가자들은 그 값이 62.8에 불과했죠. 간단한 실험이지만, 타인의 입장이 되어 판단하라, 이런 일반적인 조언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할까?’, 이런 질문이 나쁜 판단을 줄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회의 참석자의 지위가 무엇이든 간에 각자의 의견은 존중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점을 잘 알아도, 직급 낮은 부하직원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메튜 메이(Matthew E. May)는 미국의 자동차 회사 GM의 직원들과 워크숍을 하기 전에 ‘달에서 살아남기’란 게임을 했습니다. 이 게임에 이기려면, 달에서 조난 당한 우주 비행사라고 생각하고 15개 물품을 생존에 도움이 되는 순서로 순위를 매겨야 합니다.


메이는 10명씩 조별로 게임을 진행하게 했는데, 각 조에는 팀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여러 직급이 고루 섞이게 했습니다. 그런데 메이는 게임 시작 전에 각 조의 말단 사원만 따로 모아서 답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게임 막바지에 가서 조원들에게 ‘내가 답을 안다’, 이렇게 말하게 했죠. 게임 진행자가 정답을 미리 알려줬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15개조 모두 정답을 맞혔을까요? 애석하게도 정답을 맞힌 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로 말단사원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묵살시켰기 때문입니다. “네까짓게 뭘 안다고? 결정권은 나한테 있어.”라고 말하면서 입을 막아버렸던 겁니다.


여러 사람들이 회의에 참석해도 회사 문화가 위계를 중시하고 있다면, 좋은 의사결정은 물건너 갑니다. 말로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해도 실제로는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일이 많지 않습니까? 분명히 직원의 아이디어가 자신의 것보다 더 좋아도 직원의 생각을 받아들이면 권위가 꺾인다고 생각하는 관리자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또한, 한번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못하면 계속해서 직원들에게 휘둘릴 거라고 염려하기도 하죠. 물론 관리자가 자신의 의지를 밀고 가야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는 권위를 앞세우기 전에 논리로 직원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각자의 의견을 먼저 말하지 않게 하는 것, 판단을 할 때 타인의 관점을 일부러 취하는 것, 회의하는 자리에서 권위와 위계를 앞세우지 않는 것, 이 세 가지만 잘 지켜도 회의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도서)

<착각하는 CEO>, 유정식 저, 알에이치코리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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