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메라를 갖게 되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멋질거야, 그걸 들고 있는 내모습을 보며 주위 사람들은 얼마나 부러워 할까'... 우리는 이렇게 행복한 상상에 빠진다. 그리고 카드번호를 입력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택배 아저씨가 벨을 누를 때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빨리 포장을 뜯고 싶은 마음에 손까지 떨릴 것 같다. 포장을 걷어내고 물건을 손에 쥐었을 때 육중하게 느껴지는 그립감에 또 우리는 얼마나 행복감에 젖는가?
그러나 실제로 물건을 받고 나서 느껴지는 행복감은 우리가 상상 속에서 느꼈던 행복감에 미치지 못한다. 기분 좋기는 하지만, 상상처럼 뛸 듯이 기쁘지는 않다. 조금 심드렁하기까지 하다. 막상 사용해 보니 다른 물건들과 다들 바 없다.
처음에 흠집이라도 날까 애지중지하다가 어느새 아무렇게나 집어 던지기까지 한다. 결국 무엇을 가짐으로써 얻게 되는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하고 금방 휘발돼 버린다. 비단 물건만 그러할까?
"브론스키는 그토록 오랫동안 갈망해온 일(안나 카레니나를 얻은 일)이 이루어졌지만 완전한 행복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이룬 뒤 곧바로 얻는 것이 거대한 산 같은 행복이 아니라 조그만 모래 알갱이만한 행복이었음을 깨달았다."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중)
물건 뿐만 아니다. 욕망의 대상이 물건이든, 사람이든, 자리(post)이든, 행복은 욕망을 성취한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즉 '행복 ≠ 욕망의 달성'이다. 행복의 지름길은 오늘의 욕심을 줄이는 데에 있다.
욕심이 많으면, 즉 많은 걸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빠진다면, 행복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줄어든다. 반대로 욕심을 줄이면, 줄인 만큼 행복으로 돌아온다. 멋진 차를 상상하면 즐겁지만, 멋진 차를 살 수 없는 현실에 부딪치면 우리는 불행을 느낀다. 불행하지 않으려면 멋진 차에 대한 욕심을 줄이거나 버리면 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기쁘고 즐겁고 재미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소유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걸까? 행복은 욕심을 조금씩 덜어냄으로써 얻을 수 있는 '불행하지 않은 상태'다. 행복은 욕심을 줄이면 찾아오는 '마음의 평온함' 그 자체다.
하와이 원주민들에게서 전해 오는 말 중에 이런 경구가 있다.
"There are 2 ways to be Rich. Make More or Desire Less"
행복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만들 수 있다. 마음 속에 가득한 욕심을 한 스푼씩 덜어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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