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천재론, 이제 폐기해야   

2008. 5.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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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경영의 방향을 화두로 던지면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곤 하기 때문에 언론은 늘 그의 입을 주시한다. 이 책을 쓰고 있는 요즘에는 그가 던진 소위 ‘샌드위치론’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1994년 공무원 대상 특강에서 “21세기는 1명의 천재가 1만 명을 먹여 살린다”라는 소위 ‘천재론’을 이야기한 그는 2002년 6월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의 ‘핵심인재경영 가속화’를 대대적으로 선언했다. 리더는 인재에 대해 욕심이 있어야 하며 핵심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사장단이 직접 뛰어야 한다는 것이 그 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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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던진 화두가 촉매가 되어 많은 기업에서 핵심인재 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거나 도입을 준비 중이다. 마지막 방점을 찍듯이 핵심인재 관리로 성과주의가 완성된다고 믿는 모양이다. 하지만 모든 제도가 그러하듯 이 제도 역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는데, 수학의 논리를 적용해 보면 과연 핵심인재 관리제도가 꼭 필요한 것인지 회의가 든다.

우리 회사의 핵심인재는 얼마나 될까? 10%다, 15%다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나는 알짜 핵심인재는 전체 구성원의 1% 정도에 불과하며, 아무리 높게 잡아도 5%를 넘지 않는다고 본다. 보수적(?)으로 생각해서 핵심인재의 비율을 5%라고 해보자.

조직 어딘가에 숨어있는 핵심인재를 발굴하려면 인사고과든, 업적평가든 여러 가지 방식의 평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평가의 신뢰성을 95%라고 해보자. 즉, 평가를 통해 핵심인재임을 옳게 판별할 확률이 95%라는 말이다. 평가제도가 완벽하게 짜여 있더라고 운영 상의 문제가 항상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 95%의 신뢰성도 꽤 높게 잡은 것이다.

반면, 핵심인재가 아닌데도 핵심인재로 잘못 판별할 확률을 5%라고 해보자. 이 확률 역시 평가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인데, 5%밖에 오류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말은 평가가 상당히 우수하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질문을 던지자. "어떤 사람이 핵심인재로 선발됐다면, 그가 진짜 핵심인재일 확률은 얼마일까?" 직관적으로는 95%에서 5%를 빼면 90%니까 그 정도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정답은 90%보다 훨씬 작다.

전체직원수가 1000명이라고 하자. 그러면 그 중 진짜 핵심인재는 5%인 50명일 것이다. 하지만 평가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누가 핵심인재인지 모른다. 평가의 신뢰성이 95%이니까 50명 중 48명만 핵심인재로 발굴되고 2명은 소외를 당하고 만다. 또한  나머지 950명 중에서 5%인 48명이 핵심인재로 오인된다.

이제 질문에 답해 보자. 핵심인재로 선발된 어떤 사람이 '진짜' 핵심인재일 확률은  48 / (48+48) = 50% 밖에 안 된다. 홍길동이라는 친구가 핵심인재 그룹으로 선발됐다 하더라도 그가 '진짜' 핵심인재일 확률은 반반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평가가 상당히 우수하게(신뢰성 95%, 오류 확률 5%)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이 정도 밖에 안 된다. 만일 평가가 엉망으로 이루어진다면, 홍길동이 핵심인재일 확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아래의 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핵심인재 비율 평가 신뢰성 오류 확률 홍길동이
핵심인재일 확률
5% 95% 5% 50%
5% 90% 10% 32%
5% 85% 15% 23%
5% 80% 20% 17%

선발된 핵심인재가 진짜 핵심인재일 확률을 높이려면, 평가의 신뢰성을 100%로 끌어 올리고 동시에, 핵심인재가 아닌데도 핵심인재로 잘못 판별할 확률을 0%로 만들면 된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긴 매우 요원하다. 어쩔 수 없이 평가는 주관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위에서 봤듯이, 핵심인재 관리제도는 논리적으로 매우 허점이 많은 제도이기 때문에 회사를 살리고 회사를 번영시킬 도깨비 방망이로 떠받드는 건 옳지 않다. 그리고 핵심인재 그룹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것도 불합리하다. 그가 핵심인재일 확률은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5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그들에게는 도전과 시련의 기회를 주어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그가 진짜 핵심인재가 아닐지 모를 확률이 더 크기 때문이다. 만일 '보상' 중심의 핵심인재 관리제도라면, 당장 집어 던져야 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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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그가 그립다   

2008. 5.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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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김현식을 듣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의 앨범은 88년에 나온 4집이다. 그 앨범에 있는 노래들 중에 '언제나 그대 내 곁에', '여름밤의 꿈', '사랑할 수 없어', '그대 내 품에', '우리 처음 만난 날' 이란 노래를 제일 좋아한다.

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에 그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들으며 진한 커피를 마시면 어느 새 내 마음은 20대의 가난했던 시절로 돌아가곤 한다. 눈이 소복히 쌓인 풍경을 보며 그의 '한국사람'이란 하모니카 연주곡을 들으면 눈보라가 치는 황량한 벌판에 서 있는 듯이 가슴 속으로 냉랭한 바람 한줄기가 지나간다.

그는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죽었다. 그가 죽자 '내 사랑 내 곁에'란 노래가 대히트를 했다. 부끄럽지만 나는 군대에서 노래 잘 하는 축에 속하는 병졸이었다. 휴식 시간에 고참들은 심심풀이 삼아 나를 앞에 세우고 '노래 일발 장전'을 명령했다. 그때마다 꼭 김현식의 그 노래를 시키곤 했다. 병영 내에서 그 노래는 꽤나 유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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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는 김현식과 결코 비슷하지 않다. 김현식의 거친 음성의 테너라면 나는 음이 높은 노래가 부담스러운 바리톤의 미성을 지녔다. 하지만 고참들은 왠지 미성으로 부르는 내 노래를 듣기 좋다고 말하곤 했다. 나는 달콤한 휴식시간을 반납하고 다른 병사들의 망중한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게 싫었다. 김현식이란 가수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때는 그가 밉기도 했다.

세월이 지나 다시 그의 노래를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 본다. 사람이 떠나고 노래가 남았다. 노래가 남고 나의 옛날이 저 멀리 사라졌다. '내 사랑 내 곁에'를 따라 불러 보며 나는 별이 한가득 쏟아지던 포천의 하늘을 떠올린다. 언제쯤 지긋지긋한 이곳을 나가게 될까, 별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하루를 세고 또 하루를 세던 그때 그날들이 왜 그리워지는지 모르겠다.

그때보다 비록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진 일상이지만 그럴수록 굳은 살이 배기는 생활 속에서 때때로 허허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가 조금은 산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일까? 내가 뒤늦게 철이 들어가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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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공학기술경영 포럼이 열립니다   

2008. 5. 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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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에서 열리는 기술경영 포럼에 제가 패널로 참여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1. 목적 및 취지

  ㅇ 국가 산업 발전의 핵심요인으로 이공계 분야 교육 활성화가 날로 강조되어가고 있음

  ㅇ 특히, 공대생과 엔지니어들에게 경영, 경제, 리더쉽 등 다양한 인문 사회학적 기본소양을 강화하는
공학기술경영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

  ㅇ 최근 다학제간 학문융합 [통섭(統攝)] 마인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산업기술재단의 이공계융합교육연구센터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공학기술경영교육연구센터의 역할과 활동을 소개하고 차세대 융합교육
방향 수립을 위한
포럼 개최


2. 행사 개요

  ㅇ 참석 대상 : 이공계 융합교육 및 공학기술경영 분야 산학연관 관련자 및 전문가

  ㅇ 일시 및 장소 : 2008년 5월 27일(화) 오후 1:30~5:00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최고위과정 강의실(제2공학관 B201)

  ㅇ 주최 : 연세대학교 공학기술경영교육연구센터

  ㅇ 후원 :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과학재단, 한국경제신문


3. 행사 일정 

 

시 간

프로그램

비 고(연사)

13:00~13:30

등록 및 입장

개회: 박희준 교수

[공학기술경영교육연구센터 부소장]

Part I : 공학기술경영 교육 연구

13:30~13:50

공학기술경영교육연구센터
비전 및 사업 현황

임춘성 교수

[공학기술경영교육연구센터 소장]

13:50~14:10

교육과학기술부의 이공계 융합교육 발전방안

임창빈 과장

[교육과학기술부 산업인력양성과]

14:10~14:30

공학기술경영 커리어 로드맵 발표

이주성 교수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14:30~14:50

공학기술경영 교육 실태 조사 발표

모정훈 교수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14:50~15:00

Coffee Break

Part II : 이공계 융합형 통섭 교육

15:00~15:40

[발제] 이공계 인재양성과 인문학 교육

김성동 교수 [호서대학교 문화기획학과]

저서 : “기술 열두 이야기”

15:40~17:00

패널 토의

[ 지식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이공계 융합형 통섭 교육 ]

패널 1 [좌장] : 안현실 위원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패널 2 : 유정식 대표 [인퓨처컨설팅 대표]

저서 :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패널 3 : 양규철 팀장
[롯데인재개발원 팀장]

패널 4 : 나정은 교수

[연세대학교 학부대학 공학계열 담당교수]


4. 문의 및 연락처

   연세대학교 공학기술경영교육연구센터 사무국 02-2123-7829, eerc@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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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씨에게서 '최선'의 의미를 배우다   

2008. 5. 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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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큰 공원 앞에 있다. 녹음이 우거진 그 공원의 광장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가 많이 개최되곤 한다. 특히 여름이나 가을이면 가수들을 초청해서 흥을 돋우는 이벤트가 종종 열려서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린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다.

집이 바로 공원 맞은 편에 있는 까닭에 창문을 열어 놓으면 가수들의 열창을 가깝게 들을 수 있어서 내 방이 바로 콘서트장으로 변하기도 한다. 가끔 소음에 가까운 노래가 꽝꽝거리면 조용히 쉬고 싶은 마음을 방해 받아서 고역이긴 하지만, 이 집으로 이사 와서 얻게 된 새로운 즐거움이라 생각하면 이런 혜택이 고맙게 느껴진다.

작년 가을에 구청에서는 백제문화제라는 행사를 공원에서 대대적으로 벌였다. 한성 백제의 역사와 풍습, 백제의 시조인 온조왕을 비롯한 역대 왕들의 치적 등에 관한 다채로운 이벤트가 공원 곳곳에서 펼쳐졌다. 새로 구민(區民)의 자격을 얻은 나는 가족들과 함께 축제를 함께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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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네이버


2박 3일 동안 열린 백제문화제에 초대된 가수는 요즘 '기부하는 가수'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장훈이었다. 그가 왔다는 사회자의 방송을 듣자마자 평소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나는 가족들을 떼어 놓은 채 무대로 달려갔다. 비록 먼 발치였지만 나는 그를 향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대며 그의 공연을 즐겼다.

그는 흥을 돋우기 위해 무대와 객석을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며 전매 특허인 발차기의 묘기를 보이기도 했다. 그런 행사에 나온 가수들이 으레 그렇듯이 김장훈 역시 노래 한 두 곡 정도 부르면 가겠지 싶었는데, 놀랍게도 앵콜을 포함해서 1시간 반 동안 9곡이나 열창을 했다. 그 정도면 거의 콘서트 수준이었다.

공연 중간에 그는 "출연료도 별로 못 받았는데 이렇게 오래 놀아주고 가는 가수는 나 밖에 없을 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도 저를 보려고 모이신 여러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을 보니 얼굴만 예쁘고 젠체하는 여느 가수들과는 달리 자기철학이 확고하고 생각이 순수한 가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좀 불만스러웠던 점이 있었다. 내가 CD에서 듣던 대로 부르는 게 아니라 즉석에서 '편곡'해 부르는 것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도레미' 해야 할 부분이라면 '도파미'로 바꿔 부르는 식이었다. 특히 고음 영역일 때 그런 경우가 많았다. 무대에서 객석까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노래를 부르다 보니 숨이 차고 고음이 안 나와서 그렇다고 이해해 줄 만도 했지만, 너무 자주 편곡된 멜로디를 듣고 있자니 처음에 가졌던 반가움이 반쯤 가시는 느낌이었다.

문화제의 마지막 날 밤은 유명가수인 김건모가 장식했다. 갑작스레 내린 비 때문에 공원에는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창문을 좀 열어 놓고서 그의 노래를 들었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높은 도'를 내야 할 부분을 '낮은 도'로 대체하고 가사도 코맹맹이 소리처럼 대충 부르고 넘어가곤 했다. 특히 그는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마이크를 청중으로 향하는 동작을 여러 번 반복했는데, 노래가 중간중간 끊기니 짜증스러웠다. 한 두 번이라면 관객과 함께 노래를 즐기기 위해서 그렇겠거니 이해해 줄 수도 있겠지만, 지나치게 반복되는 '마이크 넘기기' 때문에 흥이 깨진 나는 창문을 닫아 버리고 어서 빨리 그의 노래가 끝나기를 빌고 말았다.

김장훈과 김건모는 많은 히트곡을 가진 인기가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노래를 알고 있으며 공연을 볼 때 따라 부르며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기가수일수록 정확히 악보대로 부르는 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고 관객들에게 최대의 예의를 지키는 길이 아닐까? 만일 가수가 청중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멜로디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면 청중들은 순간 당황하게 된다. 열심히 '도레미'로 따라 부르는데 가수는 '도파미'로 부르거나 클라이막스가 나와야 할 부분에서 마이크를 객석으로 돌린다면 관객들은 따라 부르던 자신이 무안해진다.

최선 = 기본 / 기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경력이 쌓일수록 기교가 늘어가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절대로 기교가 기본을 능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교가 기본을 뛰어 넘는다면 그가 아무리 열정적으로 노래를 하고 관객들을 즐겁게 해 준다고 해도 최선을 다했다 말하기 어렵다. 발차기와 오버액션의 기교 때문에 자신의 멜로디가 함몰되어서는 안된다. 기교가 늘수록 자신이 기본에서 멀어졌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자주 한다. 초심은 기본을 지킴으로써 회복된다. 열심히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늘 제자리에서 맴돈다는 느낌이 든다면 당신은 기본을 멀리하고 기교라는 달콤함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일이 영 풀리지 않는다면 당신은 진정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기본보다는 기교에만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끊임없이 들붙는 기교라는 거머리를 떼어내고 매 순간 기본을 일깨움으로써 최선에 이르는 자만이 자기 완성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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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미쳤어요!   

2008. 5. 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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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직원들은 어떤 목표가 정해지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한다.
     제 아무리 어려운 주제의 일이라도 직원들은 화합해서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의 '도전정신'은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인터뷰 때 나온 이야기다. 나는 그 직원의 말을 듣고서 머리를 갸웃했다. '도전'이란 말의 의미를 잘못 생각하는 것 같아서였다.

'도전'이란 말의 의미를 한마디로 정의 내린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 의미를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일단 도전이란 단어에는 무엇인가를 향한 '반항'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타파할 대상이 반드시 '도전한다'는 동사의 목적어로 담겨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타파해야 할 대상이란 전통, 규칙, 습관 등처럼 이미 여러 사람들이 '바꾸기 힘들며 신성하고 권위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가치들을 말한다. 이런 모든 '권위'들을 밑바닥에서부터 하나씩 따져보면서 옳은 것은 받아들이고 옳지 않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깨뜨려 나갈 때 우리는 그것을 도전이라고 부른다.  요약하면, 도전이란 모든 '권위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이다. 그 권위의 크기와 범위가 어떻든 상관없이 말이다.

도전 = 권위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


열심히 일하거나 협력을 잘 해서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도전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해내기 어려운 목표를 초과달성하는 것이 바로 도전이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그 목표에 이르는 동안 자신의 행동을 제한하는 숱한 권위(그게 무엇이든 간에)를 깨뜨리려는 의지와 행동을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우리는 그걸 도전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앞에서 말한 그 직원의 회사는 전반적으로 권위를 타파하려는 도전 의지보다는 오히려 권위가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회사의 문화가 도전적인 것과 거리가 멀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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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맹목적으로 권위를 존중하는 것은 진리에 대한 가장 큰 적이다"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던 실업자 시절에 그는 물리학 논문들을 탐독하며 마음을 달래곤 했는데, 유명한 학자들의 논문에서 오류라고 생각되는 것이 있으면 그가 누구든 상관없이 편지를 보내어 오류를 지적하곤 했다. 그 때문에 그는 '권위자'들의 분노를 사서 소망하던 대학 교수 자리를 얻지 못하고 특허사무소의 사무관으로 취직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는 도전 의지를 결코 꺾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이 그 유명한 '상대성 원리'를 발견할 수 있었던 까닭도 바로 그의 무모한 도전에 있었다. 사실 동시대 학자인 앙리 푸엥카레도 상대성 원리의 근처까지 이르렀지만, 그는 여전히 뉴턴의 결정론적 세계관에 함몰된 탓에 과거의 이론을 버리려 하지 않았다. 그는 완고한 전통주의자로서 '에테르'라고 하는 가상의 물질을 고집하느라 위대한 발견의 문턱에서 주저앉아 버렸다. 반면 아인슈타인은 거추장스러운 기존의 틀을 폐기하면서 물리학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사람으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아인슈타인 이후 가장 뛰어난 물리학자로 인정 받는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 역시 권위에 대한 도전을 일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던 사람이다. 역시 위대한 물리학자로 불리는 닐스 보어가 파인만이 근무하던 곳(로스엘러모스)에 세미나를 하러 온 일이 있었다. 닐스 보어는 원자의 구조에 대한 독창적인 가설을 제시한 학자로서 당시에는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신적인 존재로 여겨진 사람이었다.

보어가 세미나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도중에 파인만은 이렇게 소리쳤다. "당신은 미쳤어요!" 그때 파인만은 박사학위를 갓 따고서 교수 자리를 알아 보던 햇병아리에 불과했다. 파인만은 조금이라도 틀렸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가 누구든지 이같이 대들던(도전하던) 사람이었다. 보어는 파인만의 도전적인 태도에 감동한 듯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 유일한 친구로서, 내가 잘못되면 바로 지적할 사람이다.
    나중에 내가 아이디어를 토론할 일이 있으면, 무슨 말을 해도 '옳소'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필요 없다. 나는 그를 제일 먼저 불러서 이야기하고 싶다."

도전은 열정이 아니다. 도전은 묵묵히 수행하는 정진도 아니다. 도전은 자신을 옥죄는 '권위'라는 신성불가침의 껍질을 깨뜨리는 것이다. 열정도 정진도 그 껍질을 깨고자하는 도전이 없으면 의미 없는 소진일 뿐이다. 감히 대들 수 없을 것같은 안온(安溫)한 모든 권위를 차가운 머리로 의심해 보라. 만일 그것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파인만이 그랬듯이 이렇게 외쳐라. "당신은 미쳤어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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