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택일을 강요하지 마세요   

2010. 8.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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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을 잃지 않으려면 OOO전략을 서둘러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OOO전략은 바로 지금이 적기라서 시간이 지나면 무용지물이 되어 경쟁사에게 기회를 뺏기고 맙니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의사결정자인 여러분이 부하 직원으로부터 이런 말을 보고 받는다면 머리 속에서 이런 질문이 뱅뱅 맴돌 겁니다. "OOO전략을 실행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만일 이런 질문이 끊임없이 머리 속으로 왔다갔다한다면 여러분은 '양자택일의 함정'에 빠지고 만 것입니다.

(가지고 놀 물줄기는 아주 많습니다)


양자택일의 함정
양자택일의 함정이란, "하냐, 안 하냐"란 2가지의 대안 밖에는 다른 대안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의사결정의 오류를 일컫는 말입니다. "OOO전략을 실행하는" 대안과 "실행하지 않는 대안" 에만 온갖 신경을 집중하는 바람에 제3의 대안을 생각하지 못하는 일종의 "마비 현상"을 뜻합니다.

양자택일의 함정은 의사결정에 허락된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을 때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다시 말해 '지금'이 아니면 좋은 의사결정의 기회가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상황일 때 함정의 깊이가 더 커지는 것이죠.

상인들은 시간적인 제약을 가해서 양자택일의 함정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만 반값 세일!"이란 광고를 봤을 때 여러분은 "이 제품을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란 빠지기 쉽습니다. 오늘만 지나면 좋은 제품(적어도 상인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을 반값에 살 기회(옳은 의사결정의 기회)를 상실하기 때문에 "제품을 사는 대안"과 "사지 않는 대안" 밖에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못하기 십상입니다.

양자택일의 함정을 피하는 법
양자택일의 함정에서 빠져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려면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이라고 대안의 폭을 2가지로 제한하지 않아야 합니다. 즉, 제3의 대안을 생각해 내야 하죠. OOO전략만이 경쟁사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유일한 대안이 '아닐지도 모름'을 의도적으로 의심하는 것이 양자택일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입니다.

어떻게 하면 제3의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은 머리 속을 뱅뱅 도는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OOO전략을 실행할까, 말까?"란 닫힌(closed) 질문을 밀어내고, 대신 "시장점유율의 하락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란 열린(open)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이 제품을 살까, 말까?"라고 의사결정을 몰아 붙이는 질문이 아니라, "나의 돈을 어떻게 잘 쓸 수 있을까?"란 질문으로 바꿔야 "이 제품을 구매하지 말고 대여하자"란 제3의 대안이 비로소 눈에 보입니다.

또한, 아예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OOO전략을 실행할까, 말까?"란 질문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OOO전략을 지나치게 주장을 펼친다면 그 주장에는 숨은 의도가 있을지 모릅니다. OOO전략이 회사의 생존이 아니라 개인이 영달을 추구하기 위한 방책일지 모릅니다. 그럴 땐 적당한 이유를 들어 의사결정의 초점을 다른 문제로 돌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대안의 수가 아주 많아도 문제이지만, 오직 2개 밖에 안 되도록 스스로 '프레임 당하는(Framed)' 상황도 문제입니다. 시간이 촉박하고 의사결정의 무게가 무거울수록(중대할수록) 양자택일의 함정에 빠져서 오로지 "한다, 안 한다"란 2가지 대안 밖에 다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지, 경계하기 바랍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란 격언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양자택일을 여러분 스스로에게 강요하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강요 받는다면 여러분의 의사결정은 길을 잃고 헤매다가 깊고 깊은 함정에 빠지고 맙니다.

오늘은 짧게 포스팅합니다.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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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버린 비용, 아까워 마세요   

2010. 8.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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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개발비를 쏟아 부어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Concord)는 채산이 맞지 않을 것임이 개발 초기부터 수차례 지적됐으나 매번 묵살되고 말았습니다. 이미 거액의 투자비가 들어간 상황에서 개발 포기는 있을 수 없다는 이유로 강행되었죠. 경제성을 무시하면서까지 개발을 강행한 이면에는 항공기 개발에 있어 미국에 뒤질 수 없다는 유럽인들의 헛된 자존심도 큰 작용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땠나요? 콩코드의 뉴욕-런던간 왕복요금은 일반비행기 요금의 7배가 넘는 1만 달러나 되었습니다. 조금 더 빠르게 가려고 엄청난 요금을 지불할 이유가 없던 고객으로부터 콩코드는 외면 받기 시작했고, 결국 2003년 10월 23일, 27년 간의 비행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콩코드 사례의 시사점은 ‘매몰비용 효과’로 인해 사고의 관성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의사결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사고의 관성입니다. 매몰비용(Sunk Cost)이란 이미 지급되어 돌려 받을 수 없는 비용을 말합니다.

결정을 번복해서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한다면 지금까지 투자된 비용을 다 날릴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밀어붙이면 본전은 건질 수 있겠다고 판단하는 것은 바로 매몰비용을 너무 고려한 끝에 내리고 마는 악수(惡手)입니다.

기업의 리더들이 전략의 강행과 철회를 결정할 때 추진하던 대로 밀고 나가자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곤 하지만, 실제로는 매몰비용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기 때문에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것뿐이라고 말할 수 있죠. 그렇다면 왜 매몰비용 효과가 일어나며 그것이 왜 경영의 관성을 고착화시킬까요?

첫째, 무엇보다도 일관성 있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입니다. 한번 결정한 것을 번복하게 되면 리더로서의 권위와 이미지가 실추된다고 여기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결정을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둘째, 리더들은 자신의 처음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하고자 하는 욕구가 누구보다도 강하기 때문에 비록 그 결정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을 받더라도 쉽게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습니다.

셋째, 어떤 사안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나면 결정하지 않았을 때보다 그 사안에 거는 기대감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hialdini)에 따르면, 사람들이 경마장에서 특정 말에 돈을 건 후에는 돈을 걸기 전과 비교하여 그 말이 경마에서 우승할 확률이 더 높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돈을 걸기 전이나 후나 이길 확률은 변함이 없으나 일단 특정 말에 돈을 걸게 되면 자신의 말이 우승할 거라는 자신감이 생겨나는 까닭이죠. 그 이유는 자신의 심리 상태를 그 선택에 일치시키기 위하여 자신감을 조율하는 ‘자기합리화’의 과정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혹시 어떤 사안의 진행 여부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나중에 그것들이 어떤 결론에 이르렀는지 살펴보기 바랍니다.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사안들은 기존에 해오던 것은 계속 하도록 결정 나고, 하지 않았던 것은 여전히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되는 경향을 보일 겁니다.

매몰비용에 의한 관성은 기업의 리더들에게 나타나기 쉬운 가장 강력한 사고의 관성입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 문을 열고, 관성에 따른 의사결정에 의해 야기된 과거의 실패를 면밀하게 연구며, 항상 제로 베이스에서 사안을 검토하는 열린 마음이 사고의 관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서커스단에 있는 어린 코끼리를 도망가지 못하도록 작은 말뚝에 매어 놓으면, 2톤이 넘게 다 자라난 이후에도 말뚝을 뽑아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그냥 묶여 있으면서 먹이만 받아 먹습니다. 매몰비용에 얽매어 새로운 의사결정을 창출하지 못하는 리더들은 어리석은 코끼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참고도서 :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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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10. 8.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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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에는 모두 4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7월에 10일 넘게 여행을 다녀온지라 읽은 양이 적습니다. 여름 휴가철만 되면 '휴가 때 읽어야 할 책'이라는 타이틀로 여기저기서 추천이 잇따르지만(저도 추천한 바 있지요 ^^), 실제로 휴가 때 책 읽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개인에 따라 책 읽기가 업무의 연장선에 있다고 느껴진다면 책에 손이 가기 어렵겠죠.

암튼 7월에는 책 읽기도 휴가를 내버렸으니(?), 8월에는 좀더 많은 양의 책을 읽을 생각입니다. 그래서 주문도 해 뒀지요.


7월에 읽은 책 4권은 모두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소위 '강추'입니다. ^^ 즐거운 독서 생활하세요.


선택실험실
쉬나의 선택 실험실 : 우리에게 옳은 선택이란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을 묵직하게 던져주는 책. 선택과 관련한 여러 가지 심리 연구들이 잘 정리된 책입니다. 제가 북모닝CEO에 서평을 남기기도 했지요. 여러분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위험한 경영학
위험한 경영학 : 경영학의 실체를 파헤치고 소위 경영의 구루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헛된 이론을 맹렬하게 비판하는 책. 유명한 컨설팅 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느꼈던 컨설팅의 부조리함도 동시에 고발합니다. 경영학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싶은 분들게 이 책을 강추합니다. '여기'에 책 내용에 대한 정리를 해두었으니 참고하세요.


SLACK
Slack(슬랙) : 사실 별 생각 없이 들춰본 책이었는데, 그 내용에 빠져든 책입니다. 저자의 주장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유와 약간의 비효율에서 창의가 발현된다는 저자의 생각에는 깊게 공감합니다. 무조건 열심히 하면 뭔가 이뤄진다는 생각에 천착한 경영자라면 이 책이 자신의 경영철학을 반성케 할 겁니다. 강추합니다. 책의 내용을 정리한 저의 포스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아름다움은 왜 진리인가
아름다움은 왜 진리인가 : '대칭'과 관련한 수학의 역사와 연구의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교양과학서입니다. 갈루아가 창시한 '군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서술되지요. 수학적인 배경이 약하다면 이 책은 읽기가 녹록하지는 않을 겁니다. 저도 꽤 힘들었지요. 하지만 수학에서 말하는 대칭의 개념을 이 책처럼 개괄한 책은 없을 겁니다. 수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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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결정'을 위한 작은 기술   

2010. 8.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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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이직을 계획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직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재 몸 담은 직장에 무언가가 불합리한 면이 있기 때문이겠죠. 똑같은 불행(?)을 하지 않기 위해서 여러분은 이직할 기업을 신중하게 선택할 겁니다.

그렇게 하려면 후보 회사를 선택하기 전에 나름대로 좋은 직장의 '선택 기준'을 만드는 일이 선행돼야 합니다. 자신이 연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도전적인 업무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일-생활 균형(Work & Life Balance)를 추구하는지 먼저 따져 봐야겠지요.


아마도 여러분은 여러 가지 선택 기준을 생각해 낼 겁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5가지의 선택 기준이 나왔다고 가정해 보죠.

적절한 연봉
개인 성장의 기회
일-생활 균형
기업의 발전 가능성
회사의 네임 밸류

이 5가지의 선택 기준을 가지고 곧바로 후보 회사를 물색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여러분이 좀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기로 한다면 선택 기준들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따져 본 후에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행복한 고민이겠지만 여러분이 고를 수 있는 후보 회사가 여럿이라면 '동률'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선택 기준들의 중요도를 미리 파악해야 좋습니다.

아래의 글을 읽기 전에 먼저 위의 5가지 선택 기준들의 중요도를 각각 1점부터 5점까지의 척도로 판단해 보기 바랍니다. 지극히 중요하다면 5점에, 보통 정도로 중요하다면 1점을 매기면 됩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각각의 선택 기준에 대해 다음과 같은 패턴으로 평가를 내렸을 겁니다(앞의 숫자가 중요도).

4      적절한 연봉
4      개인 성장의 기회
3      일-생활 균형
2      기업의 발전 가능성
3      회사의 네임 밸류

무슨 패턴인지 눈에 보입니까? 앞에서 분명히 중요도를 1점부터 5점까지 내리라고 했는데, 위의 예에는 1점과 5점을 받은 선택 기준이 없고 2점부터 4점까지의 분포를 갖습니다. 예상컨데 여러분이 평가한 결과도 이런 패턴이 나타날 겁니다. 물론 여러분 중에는 특정 선택 기준에 1점과 5점을 매긴 사람이 분명 있겠죠. 

하지만 보통은 극단적인 점수(1점 혹은 5점)을 주는 데에 주저하게 됩니다. 5점이나 1점을 주고 싶은 욕구가 들더라도 지나치게 극단적인 점수를 주는 바람에 의사결정이 잘못되지는 않을까 염려되는 마음이 은연 중에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직이 여러분에게 굉장이 중차대한 문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값을 주지 않은 채 여러 후보 회사를 평가하면 "이 회사도 좋아 보이고 저 회사도 좋은걸"이라면서 선택에 어려움을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 선택 기준의 중요도가 두루뭉술하기(2점부터 4점) 때문이죠. 이처럼 '절대평가' 방식을 사용하면 의사결정 사안이 중대할수록 선택 기준에 극단적인 값을 매기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런 현상을 '가장자리 회피 효과'라고 부릅니다.

가장자리 회피 효과를 피하고 '확실하게' 선택 기준들의 중요도를 지정하려면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 방식을 써야 합니다. 상대평가란, 선택 기준들을 한 쌍씩 비교해서 무엇이 더 중요한 지만을 평가 내리는 방식을 말합니다.

예컨데, '적절한 연봉'과 '회사의 네임밸류'를 비교해서 전자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면 그것에 2점을 줍니다. 훨씬 더 중요하다면 전자에 3점을 부여합니다. 둘이 중요도가 같다면 전자에는 1점을 주지요. 반대로 후자가 더 중요하다면 전자는 1/2를, 후자가 훨씬 더 중요하다면 전자는 1/3를 주면 됩니다.

전자 =  후자     :   전자에 1점,  후자에도 1점
전자 >  후자     :   전자에 2점,  후자에 1/2점
전자 >> 후자    :   전자에 3점,  후자에 1/3점
전자 <  후자     :   전자에 1/2점,  후자에 2점
전자 << 후자    :   전자에 1/3점,  후자에 3점

이렇게 모든 쌍을 비교 평가해서 얻은 합계점수의 순위대로 각 선택 기준에 1점부터 5점까지의 점수를 최종적으로 부여하면 됩니다. 좀 복잡한가요? 엑셀 같은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해서 가로축과 세로축에 위의 5가지 선택 기준을 펼쳐 놓고 서로 비교해서 점수를 주고 합산하면 그리 복잡한 일은 아닙니다. 참고로, 예전에 포스팅한 글을 읽으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절대평가 방식을 쓰면 모든 선택 기준이 중요하게 보이는 바람에 '가장자리 회피 효과'에 빠질 위험이 있지만, '한 쌍씩 비교하는' 상대평가 방식은 확실하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설명을 위해서 이직을 예로 들었지만, 기업의 중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Tip입니다.

의사결정 과정에 여러 가지 오류가 있지만 '마음이 약해서' 극단적으로 평가 내리지 못하는 '가장자리 회피 효과'는 꽤 빈번하게 발생하고 그 피해도 큰 편입니다. 의사결정 사안이 매우 중차대할수록 낭떠러지 가장자리까지 가야 합니다.

모두가 안전한 장소에서 '마음 약한' 의사결정을 하려 할 때 상대평가라는 단순한 방법을 써서 '담대한'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충분히 해볼 만한 '작은 도전'입니다.

(*참고도서 : '의사결정의 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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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면 까라'는 회사에 다닙니까?   

2010. 8.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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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사고(Group Think)'란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또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란 말도 많이들 접했을 겁니다. 우리말로는 똑같이 '집단'이란 말이 들어가서 비슷한 듯하지만, 이 두 용어는 뜻이 완전히 다릅니다. 집단지성은 긍정적인 현상을 가리키는 반면, 집단사고는 조직이 관료화되면서 나타나는 병폐이기 때문입니다.

집단사고란, 집단의 단결력을 유지하고 갈등을 회피하려는 무언의 압력이 형성되어 반대의견을 묵살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결국은 크게 실패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이 말을 처음 만든 사람은 어빙 제니스(Irving L. Janis)입니다.

제니스는 그의 책에서 케네디 정부의 피그만 침공 실패를 '집단사고'의 대표적인 예로 듭니다. 그리고 집단사고가 나타나기 쉬운 조건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을 하죠.


그의 책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자가진단표를 만들어 봤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을 대상으로 다음의 문장에 '예' 혹은 '아니오'로 대답함으로써, 얼마나 집단 사고가 팽배해 있는지 조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 16개의 항목입니다.


- 회의에서 가장 선임인 자만 이야기한다.

- 경력으로 입사한 직원이 적응을 잘하지 못한다.

- 경영자나 직원들이 서로의 단합(공적으로, 사적으로)을 자주 강조한다.

- 공석에서 누군가가 튀는 행동과 말을 하면 신경이 곤두선다.

- 직원들이 과거의 성공신화에 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 반대의견 없이 거의 만장일치로 결정이 내려지는 편이다.

- '우리는 항상 그런 식으로 해왔어'란 말을 자주 하거나 듣는다.

- 시장환경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간다.

- '우리 사전엔 패배란 없다'란 정신이 충만하다.

- 주축을 이루는 경영진(임원 이상)들이 평소에 화를 잘 내는 성격이다.

- 대부분의 '타당성 분석'들은 이미 내려진 의사결정을 합리화하는 과정이다.

- 반대의견을 낸 자에게 '입증할 책임'을 요구한다.

- 크건 작건 회의가 자주 열린다.

-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 구성원들의 사회적 배경(학력, 전공, 출신지, 성별, 경력 등)이 거의 비슷하다.

- 경영자나 관리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떠벌리길 좋아한다.


다 대답하셨나요? 그렇다면 '예'라고 응답한 개수가 몇 개인지 세어보세요. 개수에 따른 '집단사고 위험지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12 ~ 16개(매우 위험) : 최고경영자 혼자 매번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충성스러운 구성원들이 뒤치닥거리를 하는 조직. 집단 사고에 의해 언젠가 큰 실패를 겪게 될 위험이 매우 큼

8 ~ 11개 (위험) : 겉으로는 반대의견을 장려한다고 말하지만, 중요 의사결정은 모두 소수의 이너 그룹(inner group)이 주도하는 상태. 외부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면 모두들 최고경영자 입만 쳐다봄

4 ~ 7개 (경계) : 대체로 양호한 조직. 조직이 관료화되면서 집단사고가 서식하지 않도록 탄탄한 조직문화를 배양해야 함

0 ~ 3개 (안심) : 반대의견을 활발히 수용하고 갈등을 권장하는 건강한 조직.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감정적으로 미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적인 갈등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많이 오해합니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란 말을 생각보다 잘 지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괜히 반대의견을 제시했다가 갈등이나 일으키진 않을까 두려워해서 집단사고를 '무럭무럭' 키우고 말죠.

어빙 제니스가 자신의 책에서 집단사고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을 여러 개 제시했지만, 그 첫걸음은 공과 사를 깔끔하게 구별하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을까요? 자세한 내용은 그의 책을 살펴보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집단사고의 조직입니까, 아니면 집단지성의 조직입니까? 글자로는 두 자 차이지만, 그 결과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혹시 여러분은 '까라면 까라'는 회사에 다니는 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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