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갈등으로부터 나온다   

2010. 7.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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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에 발생한 롯데호텔의 노사분규를 기억하십니까? 이 호텔의 노사분규는 무려 74일간 이어지다가 정부가 개입하면서 가까스로 해결됐는데, 기록을 살펴보면 2000년 한 해에 발생한 노사분규는 모두 250건에 달했는데 그 중 유독 이 호텔의 노사분규가 치열하게 벌어졌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 안에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갈등의 원리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노사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산불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루스 멜러머드라는 과학자는 컴퓨터를 가지고 가상의 실험을 실행했습니다. 바둑판 모양의 격자에 가상의 나무를 무작위하게 심도록 컴퓨터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 다음에, 나무가 100그루 정도 심겨지면 가상의 성냥을 바둑판에 떨어뜨리도록 했다고 합니다. 


만약에 성냥이 나무 위에 떨어지면 그 나무가 타 버리고 주변의 나무에 불이 번져서 산불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성냥이 공터에 떨어지면 산불로 번지지 않고 금방 꺼지겠죠.

멜러머드는 실험을 조금 바꿔 봤습니다. 성냥을 1백 그루마다 한번씩 떨어뜨렸던 것을 2천 그루마다 한번씩 떨어뜨렸습니다. 그랬더니 가상의 숲에 대참사가 일어나는 횟수가 급격히 많아졌다고 합니다. 성냥을 떨어뜨리기 전까지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랄 수 있었는데, 성냥이 떨어지자 숲 전체로 불이 번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멜러머드는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란 숲은 그만큼 상호작용이 크기 때문에 숲 전체에 걷잡을 수 없는 대형산불이 일어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그의 말을 다시 해석해 보면, 산불이 드물게 발생할수록 오히려 대형 산불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그의 실험 결과는 1988년에 미국 옐로스톤(Yellowstone)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증명합니다. 세 달 가까이 계속된 이 산불에는 소방수 1만 명, 비행기 117대, 소방차 100대 이상이 동원됐는데, 결국 150만 에이커라는 어마어마한 산림이 잿더미가 되고 진화 작업에 투여된 비용만 해도 모두 1억 2천만 달러가 넘었다고 합니다. 

무엇 때문에 산불이 이토록 커졌을까요?  이 초대형 산불의 원인은 옐로스톤의 숲이 ‘임계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임계상태란, 조그만 변화가 대형산불로 커질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상태를 말합니다.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서 미국의 산림 당국은 단 한 건의 산불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목표로 숲을 관리해 왔습니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조그만 산불까지도 필사적으로 막아내려고 했습니다.

그때문에 숲에는 불쏘시개가 될 만한 죽은 나무와 마른 나뭇잎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나무들을 솎아내는 효과가 있던 작은 산불이 일어나지 못하니까 나무들이 점점 조밀해졌습니다. 그래서 숲이 임계상태로 치닫게 돼서 결국 초대형 산불이라는 참사가 벌어진 겁니다.

이제 산림당국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작은 산불은 구태여 끄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나무들 사이의 불쏘시개를 없애기 위해 일부러 작은 불을 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야 숲이 임계상태가 되는 걸 막을 수 있고 대형 참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이라는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갈등이 폭발되어 확산되는 것도 산불이 발생하는 것과 흡사한 이유 때문입니다. 기업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때론 협동하고 때론 갈등하는 '임계상태의 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사분규와 같은 극한 갈등을 예방하려면 일부러 작은 산불을 내듯이 갈등을 조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갈등중재 전문가이자 심리학자인 다니엘 다나는 올바르게 갈등을 관리하려면, 첫째 '거리를 두지 말고', 둘째 '강압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다시 말해, 갈등이 되는 원인과 대상으로부터 피하려 하지 말고, 그렇다고 강압적으로 상대와 맞대결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진보는 갈등으로부터 나온다."는 쥬세페 마치니의 말처럼 갈등은 변화를 이끌고 조직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올바른 갈등관리는 갈등을 억제하고 회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억제하려고 한다면 옐로스톤 화재처럼 더 큰 갈등으로 분출될 뿐이죠. 유익한 갈등을 조장하고 그것을 조직의 역동적인 변화의 기회로 삼는 것이 올바른 갈등관리의 시작입니다. 

(* 한경 HiCEO '경영 속의 과학' 강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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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과 실행은 다르다   

2010. 7.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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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개발회사인 로열더치셸을 아십니까? 이 회사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용하여 최초로 성공을 거둔 기업입니다. 이 회사의 시나리오 플래닝 책임자인 피에르 왁(Pierre Wack)은 OPEC의 등장으로 1970년대 초반에 석유 파동이 올 거라는 시나리오를 수립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에 수립된 여러 전략들을 수정하고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 결과 다른 메이저 정유회사들을 제치고 업계 중위권에서 단숨에 2위권으로 도약하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석유개발업계는 '승자독식'의 구조였기 때문에 중위원에서 2위로 오른다는 것은 대단한 성장이었죠.


만약 여러분이 로열더치셸의 경영자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다면 이러한 대성공을 경험한 후에 어떤 마음이 들겠습니까? 여러분은 현명한 분들이기 때문에 시나리오 플래닝을 전담으로 하는 조직을 만들어서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을 시나리오에 기반해 내리도록 '조직문화의 혁신'을 시도할 겁니다. 그만큼 시나리오 플래닝이 가져다 준 효과가 크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로열더치셸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효과를 경험하고서도 그것을 프로세스로 정착시키는 일이 과연 옳은가를 긴가민가했습니다. 셸의 경영자가 시나리오 플래닝을 모든 의사결정의 핵심 기법으로 인정하고 조직에 전담조직을 설치하기까지는 그 후로 5~6년이나 되는 시간이 더 흘러야 했습니다. 

이 사례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란 경영의 오래된 금언이 떠오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정착시키는 데에는 상당히 높은 벽이 존재합니다. 셸의 사례는 구성원들을 '시나리오 주의자'로 변화시키려면 단순히 시나리오 플래닝의 효과를 눈으로 확인만 시켜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말해 줍니다.

왜냐하면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순한 전략수립 기법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우리로 하여금 미래를 예측하겠다는 허황된 욕구를 버리라고 요구합니다. 확실한 근거가 아니라 불확실성에 근거하여 전략을 수립하라고 말합니다. 또한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며 전략은 항상 불완전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출발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 플래닝의 특성을 전통적인 전략 수립 기법에 사로잡힌 경영자와 관리자에게 이해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확실하게 말해 주시오. 그래야 전략을 수립할 수 있지 않겠소?" 

하지만 시나리오는 확실한 수치로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다양한 미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릇이기 때문에 그들의 전통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따라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항상 문화적인 충돌이 여기저기서 불거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로열더치셸과 같은 선진기업에서 성공을 거둔 기법이니까 무조건 도입해야 한다"식으로 밀어붙이면 역효과가 발생하는 법이죠. 구성원들이 시나리오 플래닝을 조직의 일부로, 프로세스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인정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의 토대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어떤 사람을 하나의 팀으로 구성하느냐가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요소 중 하나입니다. 프로젝트 팀의 구성은 비단 시나리오 플래닝 뿐만 아니라 모든 혁신과 전략의 성공을 가늠하는 요소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역량을 별로 고려하지 않은 채 행정편의적으로 인력을 선발하는 오류를 범하곤 합니다.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면 적합한 인력을 직접 뽑아야 합니다. 역할별로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그에 부합되는 인력을 조직 내에서 선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니즈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능한 한 여러 직무를 프로젝트 팀에 골고루 참여시켜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효과적으로 통솔 가능한 프로젝트 팀의 규모는 팀장을 포함해서 5명 내외가 적당합니다. 

경영자가 시나리오 플래닝 효과를 의심한다면, 그것은 경영자에게 시나리오 플래닝의 의미를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경영자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프로젝트가 실패할 뿐만 아니라 변화관리도 실패하고 맙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결과가 조직 전체로 전파되어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려면 CEO와 고위 임원들의 전폭적인 후원이 무엇보다 필수적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핵심이 되는 임원 1~2명을 팀에 합류시키고 경영자들의 의사소통 채널을 항상 열어 두는 것입니다. 경영자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회의나 인터뷰를 실행하고, 그들의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경청해야 합니다. 의사소통의 문을 꼭꼭 닫아두고 비밀스럽게 작업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팀원들이 흩어지면 습득한 지식과 노하우가 사라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비(非)효율'를 막으려면, 프로젝트 이후에 시나리오 전담 조직을 반드시 상설로 운영해야 합니다.

시나리오 전담 조직을 설립하는 목적은 첫째, 향후의 모든 전략적 의사결정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을 '시나리오 주의자'의 관점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셋째, 불확실한 미래를 경쟁사보다 앞서 대응하는 상시적 위기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는 것보다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효과와 방법을 이해하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시나리오 플래닝이 조직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 흐르도록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있는 고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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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은 그냥 가설일 뿐입니다   

2010. 7.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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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루피니(Paolo Ruffini)라는 이탈리아의 수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5차방정식을 풀 수 있는 공식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한 사람입니다. 여러분이 고등학교 때 달달 외웠던 2차방정식의 '근의 공식'과 같은 공식이 5차방정식(x의 차수가 5인)에서는 없음을 증명했던 거죠. 하지만 그의 증명은 오류가 있음이 그가 죽은 후에야 밝혀지게 됐습니다. 

루피니는 2권 분량이나 되는 자신의 증명을 책으로 출판하여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습니다. 당시의 위대한 수학자 중 한 사람이었던 라그랑주에게도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의 책을 보내어 '검증하거나 인정해주기를' 바랐지만 라그랑주는 아무런 답장도 보내지 않았죠. 웬일인지 사람들은 그의 증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첫 번째 이유는 그의 증명이 너무나 복잡하고 길었기 때문입니다. 책으로 2권이나 되는 그의 증명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따져보기에는 너무나 방대하고 어려웠습니다. 5차방정식 문제가 수학자들의 주요 테마 중 하나이긴 했지만,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같이 수세기 동안 수학자들을 괴롭혔던 문제가 아니고서는 관심을 쏟을 이유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부정적인 결과('5차방정식엔 근의 공식이 없다')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심리 때문입니다. 수학자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3차방정식과 4차방정식에서 근의 공식을 규명해냈기 때문에 5차방정식에서도 근의 공식이 존재하리라고 추정했습니다. 그 공식이 복잡하고 난해하더라도 언젠가는 밝혀지리라는 믿음을 가졌지요. 

우리는 두 번째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에 반하는 증명을 누군가가 제시했을 때 자동적으로 그것을 반대하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자신의 가설을 '반증'하는 근거를 수용하기 어려워 합니다.

그러니 루피니가 나타나서 오랜 시간 동안 잠정적으로 믿어왔고 '입증'하려고 애써온 가설이 틀렸다는 증명을 자신들에게 던져주니 살펴볼 마음이 생기지 않았던 겁니다. 2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 때문에 더더욱 그랬죠. 그래서인지 루피니의 증명에 존재하는 오류는 그가 살아있을 땐 규명되지 못했습니다(나중에 노르웨이의 수학자 닐스 아벨이 5차방정식에는 근의 공식이 없음을 '옳게' 증명해 냅니다).

가설은 한번 설정되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해서 마치 그 가설이 옳은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그래서 가설을 입증할 근거만 눈에 보이고 반증할 근거는 자신도 모르게 외면하고 맙니다. 누군가가 가설의 틀림을 이야기하면 그가 제시한 근거에 먼저 눈을 돌리기보다는 가설의 보호자를 자처해 그 사람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루피니는 죽기 1년 전인 1821년에야 위대한 수학자인 코시(Cauchy)로부터 5차방정식 연구에 대해 찬사를 받았지만 코시도 루피니의 증명을 검증해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루피니는 수학자가 아니라 발진티푸스를 연구하고 치료하는 의사로 살다가 1822년에 삶을 마감합니다.

자신이 만들었거나 자신이 지지하는 가설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을 가지기가 어려움을 루피니의 '불행한 삶'이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가설은 그냥 가설일 뿐입니다.

(*참고도서 : '아름다움은 왜 진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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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10. 7. 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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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에도 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월드컵 시즌이었고 원래 6월달은 출판계의 비수기라서 책 읽기를 다소 멀리 하기 쉬웠던 지난 한 달이었습니다. 일이 바빴고 게다가 얼마 전에 저의 6번째 책을 탈고하느나 책 읽을 짬을 내기가 어려웠지요. 하지만, 그 와중에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러분도 즐거운 독서 생활 누리기를 바랍니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글 잘 쓰기로 유명한 글래드웰의 신작. 그 동안 쓴 여러 기사들을 모아서 펴낸 책이라서 책 전체를 꿰뚫는 일관된 메시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조금 실망스러운 책입니다. 명성에 기대어 쉽게 책을 팔아보려는 속셈이 보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각 장의 개별 이야기들은 세상을 독특하게 바라보는 글래드웰의 시각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스눕
스눕 : 어떤 사람의 거실이나 침실, 또는 사무실을 들여다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꿰뚫어 볼 수 있다는, 심리학의 '발칙한' 한 분야를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은 아마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듯한데, 저는 그런대로 '이렇게도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란 하나의 시각을 얻었기에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우리가 상식적으로 느끼는 첫인상과 그 사람의 실제 성격이 크게 다를지도 모름을 이 책은 지적합니다.

히든브레인
히든 브레인 : 처음엔 뇌과학에 관한 책인줄 알았는데, 인간들의 무의식적인 편향을 다룬, 꽤 흥미로운 심리학 책입니다. 편향적인 사고를 하고도 사람들이 그걸 느끼지 못한다는 것, 지적을 해주었을 때 매우 당황하거나 믿지 못한다는 것, 그것이 숨겨진 뇌의 은밀한 조종 결과임을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재미있게 전달합니다. 꼭 읽어 보세요.

기업 브랜드의 전략적 경영
기업 브랜드의 전략적 경영 : 개별 제품의 브랜드 전략이 아니라, 기업 자체를 브랜드로 구축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 무엇보다 '자아도취'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교훈입니다. 브랜드 관리자들은 꼭 봐둬야 할 책.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 책 제목에 확 이끌어 충동적으로(?) 산 책.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가 있을 거란 기대감에 페이지를 넘겼으나, 저자 자신의 신변잡기적인 문장만 가득한 책. 저로서는 조금 실망이었습니다. 결국 50페이지 정도를 남겨두고 읽기를 멈췄죠. 정재승 교수가 왜 그렇게 과도한 칭찬의 서평을 남겼는지 모를 일입니다. 비유하자면, 이 책은 일본과 파라과이의 축구 경기 같습니다. ^^

열린사회와 그 적들 1
열린 사회와 그 적들 1 : 철학자 칼 포퍼의 대표적인 저작입니다. 철학책이라 그런지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포퍼는 닫힌 사회를 지향한 플라톤의 철학을 이 책에서 맹렬히 비판합니다. 플라톤적인 사고방식이 시대를 불행하게 만드는 주범임을 고발합니다. 아마도 이 책의 초판이 히틀러가 몰락했던 1945년에 출판됐기 때문이겠죠. 포퍼의 날카로운 지적은 현재에도 계속 유효합니다. 어렵겠지만,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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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에게 잡아먹히지 않는 방법   

2010. 7.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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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란 무엇일까요? 아마 여러분은 문제라는 말을 여러 가지 의미로 정의 내릴 것 같군요.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문제란 기대 상태와 현재의 상태 사이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덜컹덜컹 요란한 소리를 내는 중고차를 몰고 길을 달리는데 빨간 스포츠카가 굉음을 내면서 앞으로 순식간에 끼어들었다가 저 멀리 사라져버린다면 어떤 기분이 듭니까? 먼저 화가 나겠지만, 화가 좀 가라앉으면 스포츠카와 초라한 자신의 차를 비교하면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 나도 저런 멋진 차를 타고 다니면 이런 꼴을 당하지 않을 텐데’ 라고 말입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튀어 나옵니다. 멋진 스포츠카를 꿈꾸는 상태와 낡은 중고차를 가진 현재 상태 사이의 갭(gap)이 문제를 발생시키는 거죠.

문제 = 기대 상태 - 현재 상태

문제를 잘 정의하면 문제해결이 쉽다는 말을 자주 들었을 겁니다. 다음 사례를 읽어보기 바랍니다.

동물들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알래스카를 여행하던 어느 교수와 학생이 야영을 위해 텐트를 설치하던 중이었습니다. 이때 사납게 생긴 곰 한 마리가 그들을 발견하고 달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느리고 미련하다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곰의 걸음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어물쩍거리다가는 잡아 먹히는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교수는 황급히 도망을 치려는데, 학생은 가방에서 운동화를 꺼내서 신기 시작했습니다. 교수가 놀란 눈으로 뒤돌아보면서 외쳤습니다. “운동화 신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아. 빨리 도망쳐야 한다고!” 이 말을 들은 학생이 짐짓 태연하게 소리쳤습니다. 

"글쎄요, 문제는 그게 아닌 것 같은데요?” 

이 에피소드에서 발생한 문제는 무엇입니까? 교수는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정의 내렸습니다.

교수가 인식한 문제 
   = 곰으로부터 멀리 달아난 상태 – 곰이 그들을 잡아먹는 상태

이 문제의 제약조건은 인간이 곰보다 빠르지 않아서 현재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오토바이나 자동차가 없는 한 해소할 방법이 없는 제약조건이죠. 

교수는 이런 제약조건에 매몰되어 학생을 탓했지만, 학생은 기대하는 상태와 현재 상태를 동시에 변경함으로써 그 제약조건이 더 이상에 문제해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학생이 새로 정의한 문제
    = 교수보다 빨리 뛰는 상태 – 교수와 비슷한 속도로 도망치는 상태

자, 학생이 어떤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봤는지 눈에 확 들어옵니까? 학생이 새로 정의한 문제는 운동화로 갈아 신음으로써 간단히 해결됩니다. 

학생이 교수에게 “문제는 그게 아닌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한 이유는 문제의 해법이 곰에게서 멀리 달아나는 게 아니라 교수보다 빨리 달려서 곰이 교수만 잡아 먹도록 하는 방법에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만 목숨을 구하겠다는 학생의 이기심이 괘씸한 것만 빼고 생각한다면, 문제를 창의적으로 정의하는 방법이 제약조건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효과적인 해법을 낳는 기반임을 보여주는 사례죠. 

문제를 잘 정의만 해도 해법이 곧잘 드러납니다. 여러분은 해법을 구상하기 전에 최초에 인식된 문제를 다시 정의할 필요는 없는지 살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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