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예측은 시나리오를 찾는 것   

2010. 6.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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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불어 닥친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경제가 급격하게 요동쳤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주식시장은 조그마한 호재나 악재 하나로도 주가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등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발할 때만 하더라도 세계 경제가 이토록 추락할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죠. 하지만 설마 했던 금융 위기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자 국가와 기업들은 그제야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불확실성이 증폭되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면 경제기관들과 정부는 예측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미래가 불안하니까 확실한 숫자로 기업과 일반 대중을 안심시켜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입니다. 처지가 불안해지면 개인들이 점집에 몰려드는 이치처럼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해서 하나의 정확한 수치를 얻어내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나오는 예측치들은 거의 대부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비근한 예로 한국은행이 2008년 경제성장률을 4.7%로 예측했고 KDI도 5%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2.5%에 불과했습니다. 이 정도 차이면 예측은 무용지물입니다.

예측을 통해 불확실성을 없애려고 노력하기보다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것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5%니 6%니 하는 숫자 놀음보다, 차분하게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생각해보고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이 바로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 플래닝의 절차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7단계로 구분됩니다. 간략하게 단계의 내용을 소개합니다.

핵심이슈 선정(Phase 1)
핵심이슈(Core Issue)란 회사 내 여러 곳에서 제기되는 걱정거리 중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이슈이며,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과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사업포트폴리오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을까?" "신규설비를 구축해야 할까?" "이머징 마켓으로 진출해야 할까?" 등 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한 질문들이 핵심이슈에 속하죠. 

핵심이슈가 있어야 시나리오 플래닝이 가능합니다. 그냥 무작정 미래를 알아보겠다면서 핵심이슈 없이 접근하면, 아무것도 손에 쥘 수 없습니다.

의사결정요소 도출(Phase 2)
의사결정요소(Decision Factor)란 핵심이슈에 대한 의사결정에 1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 요소를 말합니다.

강 너머에는 애인이 서 있고 이쪽에는 내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의 핵심이슈는 “애인을 지금 만나러 가야 할까?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까?”입니다. 강을 건너겠다고 마음먹으려면 어떤 조건이 만족되어야 할까? 가장 중요도가 높은 것은 일단 배를 구할 수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배가 없다면 내가 애인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용케 배를 구했다 해도 비바람이 몰아친다면 배를 띄우기가 어렵죠. 이렇듯 의사결정요소란 내가 강을 건너리라 마음먹는 데에 1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 변수들을 말합니다. 

변화동인 규명(Phase 3)
변화동인(Change Driver)란 의사결정요소의 아웃풋을 결정하는 거시적 관점의 원동력을 의미합니다. 의사결정요소 중 하나가 김치냉장고의 시장성장률이라고 하죠. 신종 플루와 같은 질병 예방에 김치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김치 소비가 급증하여 김치냉장고 판매까지 덩달아 급증할지 모릅니다. 반대로 서구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입맛 때문에 김치냉장고 수요가 서서히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김치냉장고 수요곡선의 하락을 예고합니다. 

이처럼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김치 냉장고의 시장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변수는 상당히 많습니다. 이것들이 바로 변화동인들이죠.

시나리오 도출(Phase 4)
Phase 3에서 만일 150개 이상의 변화동인이 규명됐다면 그것 모두를 시나리오를 만든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시나리오 개수가 나옵니다. 그러므로 수많은 변화동인 중에서 핵심이슈에 대한 영향도(중요도)가 높고 불확실성도 큰 변화동인을 찾아 내야 합니다. 

보통 150개 이상의 변화동인을 찾는데, 그 이유는 시나리오 테마의 결정요소인 핵심변화동인 2개를 그 더미 속에서 발굴하기 위해서입니다. 핵심변화동인은 ‘이렇게 될 수 있고 저렇게 될 수 있는’ 옵션을 가지므로 핵심변화동인이 2개라면, 모두 4개(=22) 시나리오 조합이 나옵니다.

시나리오 라이팅(Phase 5)
소설가가 집필을 위해 문헌을 조사하고 전문가를 취재하여 글 전체의 아우트라인을 잡듯이, Phase 4까지의 작업은 시나리오를 쓰기(writing) 위한 기본 재료를 수집하고 뼈대가 될 요소를 결정하는 과정이었다면, Phase 5는 미래가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기사체나 소설체로 이야기를 서술하는 단계입니다. 이를 통해 여러 각도에서 전략을 구상하는 효과가 있죠. 상상력을 발휘해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합니다.

대응전략 수립 (Phase 6)
이 단계는 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었다는 가정 하에 미래가 우리에게 어떤 기회를 부여하고 또 어떤 위협을 가해올지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고찰하여 최적의 전략을 찾는 과정입니다. 시나리오별로 전략을 평가한 다음에 하나의 최적전략을 택하는 과정이죠.

모니터링 (Phase 7)
도출된 시나리오들은 발생확률이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현실화될지는 변화의 신호를 캐치하는 과정을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모니터링입니다. 이때 변화의 신호를 나타내는 지표를 사인포스트(Signpost)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독과점 가능성과 관련한 시나리오라면 이에 대한 상위 매출 집중도, 인수 합병 발생 건수 등이 사인포스트가 됩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예측을 통해 정복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진정한 예측은 숫자를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를 찾는 것입니다.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폭넓게 가정하여 각기 다른 대응전략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의 확실한 생존전략임을 잊지 말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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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을 나눠가지는 현명한 방법   

2010. 6.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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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평소 유언장에 큰 아들에게는 200평의 땅을 물려주고, 작은 아들에게는 100평의 땅을 물려 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망하고 나니 모두 300평인 줄 알았던 땅이 겨우 50평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버지가 사망하기 직전에 250평을 몰래 처분해서 복지시설에 기부를 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하던 두 아들은 좀 약이 올랐겠죠. 그나저나 그들은 50평 밖에 안 되는 땅을 둘이 나눠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두 아들은 각각 얼마씩 땅을 나누어 가져야 할까요?


첫 번째 방법은 두 아들의 '지분율' 만큼 나눠 갖는 것입니다. 큰아들의 지분율이 2/3 이고, 작은 아들의 지분율이 1/3 이므로, 50평을 땅을 다음과 같이 나누면 되겠죠.

큰아들 = 50평 *  2/3  = 33.4평
작은 아들 = 50평 *  1/3 = 16.6평

지분율 대로 나누는 것이 공평한 듯이 보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작은 아들의 불만이 크겠죠. 100평을 받기로 했는데, 겨우 16.6평만 받게 됐으니 말입니다. 큰아들 입장에서도 동생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지분율대로 칼 자르듯 나누었다가 형제 사이가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둘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대립은 일종의 '게임'인데, '게임 이론'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하나의 해법의 제시합니다. 그것은 '둘이 서로 갖겠다고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평하게 나누라'는 원리입니다. 이를 '경쟁 부분에 대한 공평 분배법(Equal Division of the Contested Sum, EDCS)'이라고 말합니다.

두 아들의 경쟁하는 부분은 50평의 땅 전체입니다. 큰아들은 200평의 지분을, 작은아들은 100평의 지분을 가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EDCS(공평 분배법)에 의하면, 50평의 땅을 둘이 사이좋게 25평씩 나누는 것이 게임이론에 입각할 때의 최적 해법입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땅 = 50평
큰아들의 지분 = 200평
작은아들의 지분 = 100평

경쟁하는 땅의 크기 = 50평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0 평

큰아들 = 25평
작은아들 = 25평

숫자를 바꿔서 EDCS에 대해 더 알아볼까요? 만일, 큰아들이 100평을, 작은아들은 50평을 받기로 했는데, 아버지의 땅이 100평 밖에 안 된다면, EDCS에 의해서 땅을 얼마씩 나눠야 할까요?

둘이 경쟁하는 땅의 크기는 50평입니다. 큰아들은 100평 전부를 원하고, 작은아들은 50평을 받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경쟁하지 않는 땅의 크기는 50평이겠죠. 따라서, 큰아들에게는 경쟁하지 않는 땅인 50평을 준 다음에, 경쟁하는 땅인 50평을 둘이 공평하게 나눠서 25평씩 나누어 가지면 되겠죠.

따라서 큰아들과 작은아들이 갖게 될 땅의 크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땅  = 100평
큰아들의 지분          = 100평
작은아들의 지분      = 50평

경쟁하는 땅의 크기  = 50평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50평

큰아들    =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경쟁하는 땅의 1/2 = 50평 + 25평 = 75평
작은아들 = 경쟁하는 땅의 1/2 = 25평

EDCS는 남아 있는 자산(예를 들어, 아버지의 땅)이 가장 작은 지분(작은 아들이 받기로 한 땅의 크기)보다 크지 않을 때, 서로가 '감정을 상하지 않고' 자산을 나눌 수 있는 지혜를 알려 줍니다. 

원래 EDCS는 탈무드의 율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일부다처제 하에서 세 명의 부인이 각각 100, 200, 300의 재산을 가질 권리가 있을 때, 남편이 남긴 재산의 크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재산을 나누라는 이야기가 탈무드에 나옵니다.



위의 유산 분배 방법도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평하게 나누라'는 원리가 적용되었습니다. 2천 년 동안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분배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게임이론에 의해 이러한 분배법이 매우 타당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지분율에 따라 무조건 나누는 방식은 깔끔하고 공정한 분배 같지만, 각자가 가져가야 할 지분의 총합보다 남아 있는 자산의 크기가 얼마 안 될 때 EDCS 원리에 따라 감정이 상하지 않게 충분히 서로를 배려하면서도 지분을 나눠 가지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내가 2천원을 내고, 친구가 1천원을 내서 3천원 어치의 떡볶이를 주문했는데, 주인이 1천원 어치만 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면, 친구와 떡볶이를 어떻게 나눠 먹겠습니까? 이럴 땐 둘이 사이좋게 반반씩 나눠 먹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임을 여러분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나눌 때 EDCS 원리를 꼭 기억하십시오. 

(좀더 전문적인 내용을 원하는 분들은 아래 파일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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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제거하는 사람이 선택도 잘한다   

2010. 6.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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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아서 고민일 때 '37퍼센트의 규칙'을 적용해 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37퍼센트에 해당하는 대안만을 살펴보고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면, 전체 대안을 다 살펴보고 선택한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이번에는 좀더 다른 방식의 선택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전세집을 구하려고 복덕방에 갔는데 가짓수가 많아서 어느 집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속성별 제거법'을 써보기 바랍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행동경제학의 선구자인 아모스 트버스키가 이름을 붙인 의사결정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37퍼센트의 규칙과 동일한 목적(가짓수가 많은 대안에서 하나를 선택할 때)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 다릅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가짓수도 많을 뿐더러 고려해야 할 '속성'도 많아서 고민일 때 유용합니다. 속성이란, 쉽게 말해 대안을 선택하는 기준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전세집을 구할 때의 기준은 전세보증금 수준, 평수, 직장과의 거리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것들이 바로 속성입니다.

전세집을 구해 본 경험이 있으면 알겠지만, 선택할 수 있는 집의 가짓수보다는 고려해야 할 속성이 많아서 고민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속성별 제거법이 유용하게 쓰입니다. 또한 가짓수가 원체 많아서 37퍼센트만 골라내도 그 수가 엄청 날 때는 속성별 제거법이 더 낫습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이렇게 적용하면 됩니다. 먼저 여러 속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속성과 그 속성의 허용 범위를 정합니다. 예를 들어 전세집을 구하는 데에 고려해야 할 속성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전세보증금'이라고 결정하고, 전세보증금이 1억원에서 1억 2천만원 사이여야 한다는 허용 범위를 정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이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대안들을 제거해 나가면 되죠.

속성별 제거법

1. 가장 중요한 속성을 결정한다
2. 그 속성의 허용 범위를 결정한다
3.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대안을 제거한다

이렇게 해도 여전히 선택 가능한 대안들이 많을 때는 두 번째, 세 번째 등의 속성을 결정하여 대안들을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렇게 하여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대안만 남겨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면 됩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가장 중요한 속성을 토대로 수많은 가짓수를 '쳐내는' 단순화 전략입니다. 제품을 고를 때나 집을 구매할 때 무수히 많은 대안 때문에 정작 아무런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을 때 속성별 제거법을 사용하면, 쉽고 빠르게 최적의 대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속성별 제거법은 그다지 특별한 의사결정법은 아닙니다. 누구나 다 알만한 기법이죠. 하지만 실제 의사결정 상황에 처했을 때 이 방법을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는 것과 활용하는 것은 다른 모양입니다.

잘 제거할 줄 아는 사람이 선택도 잘 합니다. 의사결정에 꼭 참고하기 바랍니다. 

(*참고도서 : '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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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이단자가 되자   

2010. 6.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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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가 마틴 루터(Martin Luther)는 어느 날 대중 강연을 하면서 코페르니쿠스를 맹비난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코페르니쿠스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을 주장한 천문학자입니다. 루터는 “어떤 초보 천문학자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늘과 해와 별이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는 군요. 아마도 그 바보는 천문학의 모든 성과를 뒤엎고 싶은가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틴 루터가 코페르니쿠스를 얼치기 바보라고 비난하는 까닭은 천동설이 지배하던 세상에서 지동설은 아주 낯설고 불경스러운 주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장하는 사람은 이렇게 바보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누군가가 아직 다가오지 않는 미래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면 “그럴 듯하긴 하지만,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기야 하겠나?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현실적이지 않아.”라는 조롱 섞인 말을 듣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자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 말은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해서 모든 구성원의 전략적 사고를 마비시키고 맙니다. 그리고 그런 조직에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끼어들 자리가 한 뼘도 되지 않을 겁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자신감을 갖는 자세는 나쁘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건강한 사고방식이죠.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를 알고 있는 듯이 확신하는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

철학자 존 모티머(John Mortimer)는 “민주주의를 시험하는 것은 다수의 의견이 항상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 아니라, 소수가 어디까지 존중되냐는 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민주적인 사람임을 자인한다면 미래를 이야기하는 ‘이단자’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며, 여러분 스스로가 그러한 이단자가 되어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정립해서 기존의 우주관과 세계관을 뒤엎었습니다. 이렇듯 과학의 진보는 이단적 발상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기업의 성장동력 역시 새롭고 이단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사람과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 사이의 조화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이탈리아는 르네상스가 화려하게 꽃피던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곧 세계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몰락하고 맙니다. 영국의 시인 존 밀턴(John Milton)은 그 결정적 원인이 갈릴레이를 영원히 침묵하게 만든 것이라고 한탄했습니다.

불확실성을 정복하려 하는 자, 현실의 쳇바퀴에 머물려는 자,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이 신념을 강조하는 자들을 여러분은 물리쳐야 합니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이단자'를 포용해야 합니다. 여러분 스스로도 이단자적 시각으로 미래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지속경영을 가능케 하는 경영의 덕이자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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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참을수록 행복해집니다   

2010. 6.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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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화를 참으면 병이 된다고 흔히 말합니다. 스스로에게 화가 나든, 타인 때문에 화가 나든 간에 참지 말고 그때 그때 풀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화는 풀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푼다’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곤 합니다.

화를 낸다고 해서 화가 줄지 않고 오히려 화가 축적된다는 걸 보여주는 과학적인 증거가 나온 바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와 컬럼비아 대의 공동연구팀은 평소 화를 잘 내고 적개심이 높은 사람들은 동맥경화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분노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은 시간이 꽤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죠. 분노 때문에 혈압이 크게 상승했던 사람은 일주일이 지나 화가 났던 원인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면 같은 수준으로 혈압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화를 화로 풀면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즐겁게 삽시다!)


화가 난다고 해서 그 화를 남에게 전이시키거나 되갚아 주는 것, 즉 자신의 화를 ‘풀어 헤치는’ 방법은 화를 푸는 방법으로는 좋지 않습니다. ‘내가 화났으니 내 심기를 건드리지 말고 똑바로 하지 않으면 가만히 안 둘 테야’ 혹은 ‘네가 날 화나게 만들었으니까 나도 널 화내게 만들겠다’며 화를 있는 그대로 앙갚음하는 것은 화를 푸는 방법이 아니죠.

자신을 화나게 만든 사람을 증오하고 저주하면서 술을 마시거나, 샌드백을 대신 두들겨 패거나, 상관없는 이들에게 소리를 지른다고 해서 화가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순간적으로는 가슴이 시원해지는 카타르시스를 느낄지 모르지만, 그런 행위들은 오히려 자신의 화를 증폭시키고 스스로를 모난 인간으로 변하게 만들 뿐입니다.

스스로를 보호할 목적으로 제3자에게 화를 내는 행동으로도 화의 근원을 치유할 수 없습니다. 남에게 화를 냄으로써 자신의 화를 풀다 보면 처음 한 두 번은 상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겠지만, 그것이 지속되면 차츰 익숙해지면서 일상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어느덧 자신의 성격은 괴목처럼 비뚤어지고 말죠.

화는 화로 풀어서는 안 됩니다. 불 난 집에 불씨를 던져 넣는다고 불이 꺼지지 않지요. 불은 물로 끄는 게 상식이듯, 틱낫한 스님의 말처럼 화는 ‘자각(自覺)’이라는 물로 꺼뜨려야 합니다. 가슴 속에 화가 일렁이면 그것에 일차적으로 반응하려는 감정에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그리고 활활 타오르는 화를 마치 내 것이 아닌 듯 바라봐야 합니다.

자각의 방법은 화를 유발시킨 사람으로부터, 혹은 화가 발생한 물리적 장소에서 잠시 벗어나 생각에 잠겨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깊은 숨을 쉬며 마음을 가다듬어 봅니다.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도 좋습니다. 

화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내가 힘든 것이 무엇인지, 나를 화 나게 한 사람(자신 또는 타인)의 지금 상태는 어떨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지금의 화가 어떻게 변할지 등을 제3자가 되어 찬찬히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봅니다. 그렇게 자각하는 ‘냉각기’를 거치면 그전보다 화가 엷어진 게 느껴지고 용서할 마음이 생겨납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느껴봅니다. 행복은 누구에게서 주어지거나 누구로부터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를 얼마나 행복한 사람으로 여기는지에 달렸지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자각할수록 화 따위는 봄 눈 녹듯 사라집니다.

화가 나면 감정의 노예가 되죠. 노예가 되면 자신의 삶을 노예의 삶 이상으로 결코 만들 수 없습니다. 화가 나면 자신이 화를 다루는 주인임을 자각해서 화가 주인 행세를 하도록 놔두면 안 됩니다. 자각하고 명상하는 것이 화를 올바르게 푸는 방법이고 나를 화 나게 만든 사람(자신 또는 타인)을 진정으로 용서할 수 있는 길입니다.

화를 참으면 병이 되지 않습니다. 화를 참을수록 행복해집니다. 지금 무척 화가 난 상태라면, 그 화의 주인이 되기 바랍니다. 

(* 예전의 글을 보강해서 재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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