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중력은 안녕하십니까?   

2010. 9. 28. 09:00
반응형


1995년 어느 날, 길을 건너던 열일곱 살의 티모시 마이어는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차에 치여 목숨을 잃고 맙니다.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린 운전자가 빨간 신호등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운전자가 똑바로 전방을 주시만 했더라도 티모시는 죽지 않았을 터였습니다. 사실을 알 수는 없으나 아마 지도를 펼쳐놓고 햄버거를 먹으면서 동시에 휴대폰 통화를 하거나 했던 모양입니다.

티모시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마이어는 심리학자였습니다. 그는 아들의 죽음 이후에 멀티태스킹의 위험함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에 더욱 매진하게 됩니다. 운전자가 운전 이외의 일에 '멀티태스킹한' 나머지 자신의 소중한 아들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죠. 


어쩌다가 우리들은 멀티태스킹의 귀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PC화면에 뜬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살펴보다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 오는 친구와 수다를 떨고 그 친구가 일러준 연예인의 스캔들 이야기를 보기 위해 대화를 하면서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검색합니다. 그러다가 옆의 동료가 물어보는 질문에도 대답을 하죠.

PC, 휴대폰, 다양한 소프트웨어 등의 등장과 범용화로 인해 사람들은 한꺼번에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된 듯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에게 멀티태스킹을 부추기죠. 우리는 진짜 멀티태스킹의 귀재가 된 걸까요? 하지만 에드워드 마이어는 "멀티태스킹은 허구"라고 단언하면서 정확히 동시에 두 가지의 일을 처리하는 일은 없다고 못을 박습니다.

실제로 뇌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없습니다. 동시에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뉴스를 검색한 이후에 옆의 사람과 대화를 하고, 대화를 한 이후에 뉴스를 검색하는 식으로 뇌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나 멀티로 여러 일을 수행할 수 있는데, 인간이 컴퓨터를 거의 끼고 살다시피 하니까 컴퓨터처럼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모양입니다.

멀티태스킹(엄밀히 멀티태스킹은 아니지만)은 티모시의 죽음처럼 극단적인 위험만을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멀티태스킹 때문에 알게 모르게 발생하는 비용은 꽤 크죠. 그 비용이 바로 '전환 시간'입니다. 하나의 일을 마치고 다른 일을 수행할 때 즉각적으로 뇌의 프로세스가 전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일로 전환할 때 생각의 끈을 복원하려면 시간이 들기 마련입니다. 글로리아 마크의 연구에 따르면 다른 일을 하다가 예전 작업으로 돌아오는 데에 약 25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친구와 메신저로 열심히 수다를 떨다가 모니터에 뜬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작성하려면 "내가 지금까지 뭘 했더라"하면서 작업의 흐름을 다시 훑어야 합니다. 머리 속에서 다른 일들이 일으킨 잡음들을 깨끗이 청소하고 완벽하게 하나의 일로 복귀하는 데에 25분이나 걸린다는 것이죠.

이 시간이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메신저, 휴대폰 문자 메시지, 전화 벨 소리, 동료의 부탁 등의 '방해'로 인해 하나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에 이름을 알면 심각한 수준이 됩니다. 글로리아 마크가 1,000명의 직원들을 연구한 결과, 놀랍게도 하나의 일에 집중하는 시간이 겨우 3분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남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에게 '인터럽션'을 거는 경우가 45퍼센트에 이르고, 이 때는 전환 시간이 28분이 걸린다고도합니다.

이렇게 방해가 일어나는 시간을 모두 합산하면 하루에 2.1시간이나 된다고 하니, 이 시간을 급여로 계산하면 어마어마한 비용임을 알 수 있죠. 바로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것이죠.

무엇인가를 제대로 배우고 성취하려면 한곳에 자신의 집중력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타인으로부터의 방해 뿐만 아니라 자신으로부터 오는 방해를 차단해야 합니다. 하나를 완전히 완료하고 나서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것이 여러분의 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여러 일을 이것저것 왔다갔다 하면 많은 일을 짧은 시간 내에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멀티태스킹은 하나의 일을 더 오래 끌게 만들 뿐만 아니라, 그 일의 품질도 보장하지 못합니다. 인간이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자 신화(myth)입니다.

여러분이 이 짧은 포스팅을 읽는 시간 동안 몇 번이나 인터럽션(남으로부터나 자신으로부터나)이 발생했나요? 저도 이 글을 쓰는 동안 아들을 등교시키느라 열 번 넘게 방해를 받았답니다. 방금은 디지털 시계를 보면서도 "몇 시야?"란 아들의 뻔한 질문에 신경이 곤두섰지요. 여러분의 집중력은 안녕하십니까?


(*사례 출처 : '집중력의 탄생', 다산호당)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의 포스트는 아이폰 App으로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폰에 inFuture App(무료)을 설치해 보세요. (아래 그림 클릭!)    (트위터 : @in_future )
inFuture 앱 다운로드 받기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