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이 가여운가? 착한 척 말라   

2010. 10.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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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생각하는 당신, 유기농 제품만 쓰는가? 북극곰이 그렇게 가여운가?" 

이렇게 도발적인 카피가 쓰인 책 '괴짜생태학'을 서점에서 처음 봤을 때는 환경론자들을 공격하기 위한 책인 줄 알았습니다. 지구온난화가 허구라든지, 지구온난화는 자연적인 현상이라든지, 지구가 오히려 차가워지고 있다는 식의 논리가 담긴 책으로 보였지요. 


하지만 읽다보니 기대했던 논지와 사뭇 다릅니다. 저자는 녹색운동의 허구를 집중적으로 고발하면서도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하는 중립적인 위치를 견지합니다. 결국 그의 논지는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환경운동을 경계하고 타파하자는 것입니다. 

그는 북극곰을 도와주세요, 라는 착한 말은 지구를 살리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면서 실질적인 해법을 요구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그저 유기농 식품을 먹고 공정무역 제품을 사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탄다고 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꼬집습니다. 차가울 정도로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진짜로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는 정치인들이 지구온난화의 진정한 해법을 논하기보다는 녹색운동을 통해 이익을 챙기는 데 급급한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킴을 고발합니다. 감상적인 말만 하지 말고 이제 제발 실천하자고 제안하는 저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환경운동을 하든, 환경운동을 마뜩치 않게 바라보든 '착한 척 하지 말라는'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책을 읽다가 인상적인 내용이 나오면 140자 이내로 정리하여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 트윗을 모아 여기에 포스팅합니다. 트윗은 짧은 문장이니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꼭 책을 통해 확인하기 바랍니다. 저자가 책에서 말했듯,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태도는 지구온난화 해결에 오히려 해악이니 말입니다. ^^ 


"유기농 운동은 근본적으로 낭만적인 운동이지 과학적인 운동이 아니다"

"유기농법은 효율이 떨어지는 방법이다. 개도국에서 유기농법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빈곤과 영양실조 뿐이다. 유기농은 빈곤을 지속시킨다" 

"공정무역은 '녹색'이 아니다.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 것이 환경을 돕는 행위라는 보장은 없다"

"자동차 연료통을 가득 채울 만큼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려면, 한 사람이 1년 동안 내내 먹을 옥수수 200킬로그램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자동차들 프리우스로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입던 옷이 다 낡을 때까지 입고, 자동차를 가능한 한 오래 타야 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겉보기만큼 환경에 이로운 물건이 아니다. 고속도로나 시골길을 달리는 주행시험에서 프리우스는 탄소배출량 면에서 BMW 318d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 목숨을 잃을 확률은 1천만분의 1밖에 안된다. 비행기를 타다가 목숨을 잃을 확률보다 조금 낮다. 따라서 비행기가 자동차보다 안전하다는 속설은 엉터리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예언들 중에는 정말이지 불확실한 것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가들은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때, 정확하고 과학적인 견해를 제시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여러 정보를 자신의 뜻에 가장 유리하게 사용한다"

"기후 변화와 환경문제에 관하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무조건반사 식의 꼬리표를 붙이는 것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새들이 풍력 터빈에 휘말려 죽는 위험을 이야기하지만 1년에 겨우 2.19 마리 정도다. 반면 건물 창에 부딪혀 죽는 새들은 1억~10억 마리로 추정된다"

"일반적인(유기농이 아닌) 채소와 과일에 묻은 잔류 농약을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사람들이 농산물을 씻어서 먹지 않는가"

"지속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창의력을 발휘해서 진정한 지속가능성의 기회를 찾기보다는 옛날 옛적 할아버지 시대의 삶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관심이 더 많은 보수주의자인 경우가 많다"

"버진 항공이 '재생 가능한 연료로 비행하는 세계 최초의 항공사'라고 주장하지만, 버진 항공이 사용하는 바이오연료의 비율은 겨우 5%다"

"화학비료 사용을 금하는 것은 염화나트륨이 천연소금보다 환경에(몸에) 나쁘다는 인식과 마찬가지다. 천연소금에 오히려 불순물이 많듯이 자연적인 비료에 오염물질이 더 많다는 점을 알지 못한다"

"당신이 최신형 휴대폰을 갖고 있다면, 친환경 화장지를 사는 것 따위는 소용없는 짓이다"

"전문가들은 자기분야에만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자기 분야에 영향을 미칠 다른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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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를 조작하는 몇가지 방법   

2010. 10.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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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니 '여론조사'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여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는커녕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는 경우도 꽤 많다고 그 책은 지적합니다. 

1년에도 수십, 수백 종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는데, 그것들 중 몇 가지는 '과연 그럴까?'란 의구심을 자아냅니다. 예전에 쓴 글에서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죠. ('여론조사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모르긴 해도 아래와 같은 방법 중 하나 이상을 써서 사전적으로 혹은 사후적으로 조작된 것은 아닐까요? 5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1. 여론조사의 실시시기를 조절하는 방법

- 오전 10시에 가정집에 전화해서 설문합니다 → 대부분 주부들이 전화를 받죠.
- 오후 2시에 번화가에서 '대면 질문'을 합니다 → 사무직 회사원들을 거의 못 만나죠.
- 대형 자연재해 이후 정부의 지지도를 조사합니다 →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 우호적이지 않겠죠.


2. 여론조사 표본을 조작하는 방법

- 집단 조작 : 유기농식품을 선호하는 집단에게 유기농식품의 효능에 대해 묻습니다.
- 지역 조작 : 전통적인 여당 텃밭에서 여당 지지도를 조사합니다.
- 조사매체 조작 : 온라인으로 조사합니다 → 컴퓨터 사용에 능한 젊은 세대로 표본이 국한되죠.


3. 여론조사 결과를 '이상하게' 발표하는 방법

- 국산 쇠고기 맛이 더 좋다고 대답한 사람 30%, 수입 쇠고기 맛이 더 좋다고 답한 사람 10%, 국산이든 수입이든 맛의 차이가 없다고 답한 사람 60%라는 결과가 나왔다면, 
→ 쇠고기를 구입하는 사람의 70%가 '딱히' 국산 쇠고기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발표합니다. 이런 발표는 사실에 부합되긴 하지만, 국산 쇠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합니다.

- 결과가 의뢰인의 뜻에 반하게 나오면, 아예 그 결과를 발표하지 않거나 필요한 부분만 떼어서 발표합니다. → 아마도 이런 경우도 꽤 될 듯 하네요.


4. 답변을 한쪽으로 유도하는 방법

- 자사의 신형 자동차와 경쟁사의 신형 자동차를 비교 평가해 달라고 하면서, 시승 운전을 할 때는 자사의 신형 자동차만 제공합니다. → 실제로 닷지 자동차에 대해 그렇게 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 유행에 뒤떨어지는 옷과 자사의 옷을 함께 나열해 놓고 '무엇이 가장 유행하고 있는가'라고 묻습니다. → 리바이스가 이런 방법을 써서 "대학생 중의 90%가 리바이스 501 청바지가 대학가에서 유행한다고 대답했다"라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유치한 방법처럼 보이지만, 교묘하게 비교 대상을 선정하면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5. 유도질문을 하는 방법

아래와 같이 '네'라는 답변을 계속하게 만들어서 맨 마지막 질문에도 '네'라는 대답을 얻어내는 방법입니다. 가장 악의적이면서 교묘한 방법이죠.

- 환경 파괴로 인해 이상한 질병이 새로 생길까 두려운가요?   네.
- 핵무기의 과도한 경쟁의 지구를 파멸시킬 것 같은가요?  네.
- 체르노빌 원전 폭발과 같은 참사가 다시 일어날까 염려되나요? 네
- 원자력 개발의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네.

답변자는 자신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본능에 가까운 의도 때문에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네'라고 대답하게 됩니다.


여론조사의 신뢰도는 표본을 얼마나 고르게 선정했냐에 달려있습니다. 표본이 모집단을 얼마나 옳게 반영하느냐가 핵심이죠. 그러나 표본을 잘 선정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여론조사 받는 걸 좋아하는(그것에 별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 조사에 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공신력이 있는 단체에서 발표되는 여론조사라도 그 결과를 그대로 믿기 전에 한번쯤 의심해 볼 일입니다. 정보가 홍수를 이룰수록 그 속에 쓰레기도 많은 법이니 말입니다.

(*출처 : '괴짜생태학',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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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암을 완치한다구요?   

2010. 10.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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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일은 없어야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암에 걸렸다고 상상해 보세요. 의술이 많이 발전했다 해도 암은 여전히 완치가 어려운 질병 중의 하나죠. 헌데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암은 너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 네가 마음 먹기에 따라 암을 퇴치할 수 있어. 항상 긍정적으로 마음을 갖고 암에 맞서겠다고 생각해야 해. 절대 약해져서는 안돼"라고 말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들은 얘기인데, 말기암이라 의사들이 포기했던 환자가 자기 의지로 암을 깨끗이 완치했대. 의사들이 그건 의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놀라더래"라고 꼭 덧붙입니다. 요컨대 그는 자기 삶에 대한 통제력이 질병도 퇴치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죠.


삶에 대한 통제력이 사람을 정신이나 신체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사례를 '통제력을 잃으면 '바보'된다'라는 글에서 소개한 바 있죠.

하지만 이미 위험한 질병에 걸린 사람에게 통제력을 운운하는 일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큰 해악을 가져다 줄지 모릅니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암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되면 암 환자는 자기가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렇게 됐다는 죄책감에 빠질 수 있죠. 이런 자괴감은 스트레스를 발생시켜서 암 퇴치에 방해가 될지 모릅니다.

"상황이 이미 악화됐거나 스트레스가 파괴적일수록 그 결과에 대한 조절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로버트 새폴스키는 말합니다. 통제력에 대한 믿음은 어디까지나 '가벼운 상황'에서나 도움이 된다고 그는 주장합니다. 

통제력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는 경우는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제한됩니다. 즉 뭔가를 진짜 변화시킬 수 있을 때의 '통제감'이 건강에 도움이 되죠. 하지만 암과 같은 난치병은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속합니다. 그런 영역에까지 자신의 통제력이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은 그 발상 자체가 병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셔면 제임스는 통제감에 대한 착각이 '존 헨리즘'이란 병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이름은 존 헨리라는 무모한 사람의 이름에서 딴 것인데, 그는 6피트 짜리 강철 드릴을 가지고 증기 드릴보다 더 빨리 산을 뚫으려고 했습니다. 그는 초인간적인 노력으로 기계를 이겼지만 결국 지쳐서 죽고 말았습니다. 존 헨리즘은 무슨 일이라도 열심히 하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 '하면 된다'라는 생각이죠.

문제는 '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받지 못했거나,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한 사회에서 자란 사람에게 "네가 더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어"라는 조언이 과연 도움이 될까요? 

구조적인 부조리함이 한 인간의 삶을 옥죄는 상황에서 "모든 것은 다 너하기 달렸어. 하면 된다는 말을 잊지마"란 말은 오히려 그를 크나큰 열패감에 빠지게 만드는 독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의미에서, 개인의 의지가 삶을 변모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자기계발서들은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경제적, 사회적 약자들에게 '존 헨리즘'의 병폐를 심화시키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큰 일이 벌어졌을 때 "내가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는데"라면서 이미 벌어진일에 대해서 자신의 통제력을 대입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뿐더러 상황을 낫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내탓이다'는 윤리적인 입장에서 바람직한 생각이지만, 어쩌면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교묘한 장치일지 모릅니다. 

모 기업의 광고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창립자가 연설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더 잘 할 수 있다하고 그 어려운 것은 우리가 다 극복할 수 있다.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여러분은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어쩌면 이 말은 "희망을 가지면 암을 완치할 수 있다"는 헛된 기대감 같은 건 아닐까요?

편안한 금요일 되세요.

(* 사례 출처 : '스트레스 : 당신을 병들게 하는 스트레스의 모든 것', 사이언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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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via iPhone 4   

2010. 10. 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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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갑니다.

iPhone 4로 찍은 가을 풍경입니다. 

iPhone 4로 찍은 후, photoshop express라는 앱으로 보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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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와 효율, 어떻게 다른가?   

2010. 10.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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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몸에 좋은 경영의 비타민'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업데이트됐습니다.

- 제목 : 효과와 효율, 어떻게 다른가?
- 카테고리 : 경영전략

오늘은 습관적으로 사용하지만 의미를 혼용해서 쓰는 2개의 단어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효과'와 '효율'입니다. 여러분은 이 둘을 잘 구분할 수 있나요? 이 팟캐스트를 통해 확실히 의미를 구분해 드리겠습니다.



애플 아이튠즈에서 보기 (이 방법을 가장 추천합니다)

YouTube(유투브)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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