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지는 망상일까?   

2010. 11.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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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에겐 눈[雪]을 나타내는 단어가 50개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거의 평생을 눈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터라 누구보다 눈의 미묘한 특성들을 잘 잡아내기 때문이다.”


만일 이 문장을 보고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다거나 그럴싸하다고 생각했다면 여러분의 뇌 속에는 ‘에스키모 어휘 허풍’이라는 밈(meme) 하나가 깊게 침투한 것이 틀림없다. 적어도 눈에 대한 에스키모의 어휘 능력은 사실이 아니다. 인류학자 프란츠 보아스가 에스키모에게는 눈을 지칭하는 단어가 4개라고 한 말이 와전되고 과장됐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도 에스키모만큼이나 눈을 다양하게 부를 줄 안다. 진눈깨비, 함박눈, 진창눈, 싸락눈, 소낙눈, 가루눈 등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도 에스키모 어휘 허풍은 왜 그렇게 널리 퍼진 걸까? 그것은 바로 밈이라는 제2의 복제자 때문이라고 이 책 '밈'의 저자인 수전 블랙모어는 주장한다.

(서평 책, '밈')


그녀는 더 나아가 인간의 뇌는 다른 영장류에 비해 왜 이렇게 큰지, 인간은 왜 언어라는 고도의 의사소통 도구를 갖게 됐는지, 왜 어떤 종교는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반면 특정 종교는 국지적인 한계를 갖게 됐는지, 왜 우리는 한 순간도 생각을 멈출 수 없는지 등과 같은 난제들을 밈의 개념으로 설명을 시도한다.

헌데 밈이 도대체 무엇일까?
밈(Meme), 이 용어를 처음 만든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베스트셀러 책인 ‘이기적 유전자에서 밈을 이렇게 정의한다.

“노랫가락, 발상, 캐치 프레이즈, 복식의 유행, 항아리를 만드는 방법이나 아치를 건설하는 방법처럼 모방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문화의 요소가 밈이다.”

친구들과의 생일 파티에서 부르는 생일축하송이나 우리나라 축구경기가 열리는 운동장에서 메아리 치는 ‘대~한민국’이란 구호,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비법 등이 바로 밈의 예이다. 간단히 말해서 문화유전자가 밈이다. 밈을 제2의 복제자로 부르며 유전자와 동격이라 말하는 이유는 그러한 노래, 구호, 관념, 노하우들이 부모와 자식에게 유전자가 전달되는 것처럼 사람들 간에도 복제되어 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밈은 왜 복제되어 퍼지는 걸까? 그 까닭은 인간만이 가진 유일한 모방능력에 있다. 남의 행동과 생각의 ‘패턴’을 따라할 수 있는 생물은 인간이 유일하다. 물론 침팬지가 흰개미집에 작대기를 집어넣어 개미를 낚고, 원숭이들이 흙 묻는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 먹는 동료의 행동을 따라 한다는 사례가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자극 증강’에 의한 사회적 학습이지 모방은 아니다. 사회적 학습은 남을 관찰함으로써 환경에 대해 뭔가를 배우는 것(고구마를 씻어 먹는 하나의 행동)인 반면, 모방은 남을 관찰함으로써 어떤 행동에 관해 뭔가를 배우는 것(음식을 씻어 먹는 게 미각과 건강에 좋다는 깨달음)이다. 이 둘은 매우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또 하나의 진화론, 밈 선택설
인간의 모방능력 덕택에 밈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복제될뿐더러 인간을 ‘선택’하기도 한다. 유전자의 자연선택을 통해 생물체의 진화가 일어나듯이 ‘밈 선택’을 통해서도 인간의 진화가 일어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인간의 뇌 크기가 바로 밈 선택의 결과라는 주장이다.

모방에는 세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무엇을 모방할지 결정하는 기술, 한 관점에서 다른 관점으로 변환하는 기술, 적절한 육체적 행동을 해내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이 얼마나 정교하냐에 따라 모방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데, 모방을 잘 해낼수록 생존력(환경적응력)이 커지고 짝짓기의 대상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모방능력을 발휘하고 밈 확산에 알맞도록 큰 뇌를 가지게 됐다고 블랙모어는 주장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밈이 무엇인가 의도(예를 들어, ‘인간이 뇌를 크게 만들자’)를 가지고 행동한다고 오해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밈에게는 목적이란 게 없다. 자신을 뇌 속에 담으며 숙주 노릇을 하는 인간에게 관용을 베풀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을 더 많이 퍼뜨리는 것에만 관심을 둘 뿐이다. 도킨스가 유전자는 이기적이라고 했듯이 밈도 이기적이다.

인간이 언어를 갖게 된 이유 역시 밈의 이기적인 측면에서 비롯된다. 언어는 밈을 겉으로 드러내어 전승(복제)시킬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디지털’ 도구이다. 밈의 입장에서 보면 과묵한 사람보다 수다스러운 사람을 더 좋아한다. 수다스러워야 밈이 더 잘 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하도록 인간을 재촉했고, 언어를 말하기 위해 음식을 먹으면서 숨쉬기를 동시에 할 수 없는 해부학적인 위험을 감수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힘의 중심에는 밈이 있다.

인간의 뇌가 커진 이유, 언어를 갖게 된 까닭 등에 대한 블랙모어의 설명은 인간의 진화에 밈 선택이 유전자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때로는 유전자를 구속한다는 개념에 기반한다. 그래서 개인의 관점에 따라 매우 불편하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특히 저자의 ‘밈학(學)’은 유전자에 가해지는 자연선택의 힘이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결정한다고 주장하는 사회생물학이나 진화심리학에 반(反)한다.

하지만 블랙모어는 인간의 뇌가 생물학적 이득으로만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빠르게, 지나치게 크게 자랐다면서 출산의 위험(머리가 크면 출산 시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위험)과 같은 대가를 치르면서 그렇게 된 이유를 유전자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밈을 유전자와 동격의 복제자로 인정해야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인 진화 모두에 대한 설명력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북모닝CEO와의 인터뷰 모습)


밈을 둘러싼 공방, 밈으로 맞선다
밈이 우리의 뇌 속을 지배하고 우리가 밈에 조종당하는 ‘밈 머신(meme machine)’이라는 저자의 생각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믿거나 종교적인 사람에게는 수용되기 어렵다. ‘자아’는 밈들의 복제를 돕기 위해서 생겼다는 말은 책을 읽는 내내 의문부호를 불러일으키는 주장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행동, 이념을 위해 목숨을 불사르는 결의와 같이 내 의지로 결정한 일들이 사실은 밈이 자신을 퍼뜨리려는 노력의 부산물일 뿐인가? 그렇다면 과연 인간의 자아란 무엇인가? 자아나 자유의지란 개념은 과연 허구일까? 우리는 그저 밈을 실어 나르는 숙주에 불과한가?

저자는 이러한 독자들의 예상되는 반발에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다. 그녀는 ‘자아는 망상’이라고 오히려 강하게 말한다. 거짓된 자아에 속지 말라는 뜻이다. 게다가 ‘진실한 방식으로 살아가려면 ‘나’는 손을 뗀 채 결정이 스스로 내려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아를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개념에 기초한 희망과 욕망이라는 개념은 그것이 충족되지 못하면 괴로움을 낳기 때문에 우리의 뇌가 괴로움의 주범인 자아에 복무하도록 하지 말고, 수많은 밈들이 현명하게 의사결정 내리도록 “그저 맡기는 것”이 올바른 삶의 태도라고 말한다. 이 주장 역시 큰 논쟁거리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우리의 신념이나 종교관과 배치된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저자의 주장을 매도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며 자아라는 개념이 수많은 밈들이 복잡하게 얽힌 ‘밈플렉스(memeflex)’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에 맞서려면 역시 과학적 증거를 통해 반박해야 옳다. 그러려면 저자의 ‘밈학’이 어떠한 과학적, 논리적 토대 위에 세워졌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초기 개념을 폭넓게 확대 적용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과, 밈은 그저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허구일 뿐이라며 밈학을 백안시하는 사람 모두 읽어야 할 책으로서 매우 가치가 크다. 밈에는 밈으로 맞서야 한다. 1999년에 쓰인 책이 이제야 번역된 점이 아쉽다.

이 책은 ‘밈을 지지하는’ 일종의 밈이다. 이 밈이 훌륭하게 자신을 복제해 갈지, 아니면 도태될지 두고 볼 일이다. 내기를 한다면, 지금으로선 전자에 돈을 걸고 싶다.

(* 이 글은 교보문고 북모닝 CEO에 오늘 자로 발행된 서평입니다. 원제 '문화를 전달하는 유전자, 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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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은행나무길   

2010. 11. 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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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가 춥습니다. 바람도 세구요. 하지만 햇살이 좋고 그 햇살 아래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네요. 이번 주가 지나면 다 떨어질 듯 합니다.

머리 식히는 차원에서 '노란 은행나무길' 사진을 감상해보세요. 트위터에 사진 몇 장을 올렸는데, 멘션과 RT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2년 전에 찍은 사진이지만, 지금도 이 사진과 같은 풍경입니다. (위치는 올림픽공원 담장길입니다. 클릭해야 시원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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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 배우는 경영전략   

2010. 11.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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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동물들의 생존 방식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합니다. 과학에서 경영의 시사점을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동물들의 생태에서 많은 것을 배우시기 바랍니다.


애플 아이튠즈에서 보기 (이 방법을 가장 추천합니다)
http://itunes.apple.com/kr/podcast/id394088827 

YouTube(유투브)에서 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hqxOie_PdMM

* 슬라이드 다운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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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셜 라이프' 이야기   

2010. 11. 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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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말에 홈페이지를 없애고 인퓨처컨설팅 블로그를 개설한지 이제 3년이 되어 갑니다. 브로슈어에 불과한 홈페이지 버리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부터 저의 소셜 라이프(social life)가 시작된 셈입니다. 

홈페이지의 컨텐츠보다는 블로그의 글들이 검색에 유리해서 많은 독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죠. 또한 댓글을 통해 독자(그리고 고객)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블로그의 매력입니다. 현재 일평균 800~1,000명 정도의 방문수를 기록 중입니다. 

RSS를 구독하는 수까지 합치면(그 수가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매일 1,500명 이상의 독자와 만나고 있지요. 홈페이지 시절엔 일평균 방문자가 고작 10명 내외였으니, 비약적인 발전이죠.

소셜 라이프의 기폭제가 된 아이폰


블로그에 국한되던 소셜 라이프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범용화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작년(2009년) 6월 경에 트위터를 처음 시작해서 이제 1년 6개월이 되어 가는 지금, 저는 약 7,400명의 트위터리안과 팔로우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그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는데, 개설만 해놓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서(아니, 관심이 적어서) 방치해 두다가 올해 여름부터 재미를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400명과 친구를 맺고 있지요.

페이스북은 컨텐츠의 영구성 측면에서 트위터와 블로그의 중간적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트위터가 극도로 휘발성이 강한 매체이고 블로그가 아카이브성이 강한 매체인데 반해, 페이스북은 적절하게 휘발적이고 적절하게 아카이브적입니다. 또한 페이스북은 약간의 폐쇄성을 통해 친구들과의 친밀을 도모하는 소셜 미디어입니다. 그래서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느끼지 못한 '끼리끼리 감정'을 페이스북을 통해 충전할 수 있지요.

다음으로 저의 소셜 라이프를 확장한 매체는 바로 앱(app)입니다. 금년 1월에 'inFuture'라는 아이폰용 앱을 출시했습니다. 이 앱은 블로그에 접속하기 어려운 사람들과 아이폰이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만날 수 있는 통로입니다. 물론 RSS 매시업 형태의, 지극히 간단한 앱이지만, 경영(비즈니스) 분야의 블로거로서 나름대로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한때 애플 app store에서 비즈니스 카테고리 5위 안에 들었지요. 

삼성의 갤럭시S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안드로이드의 세력이 올해 여름에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앱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제가 주로 많이 만나는 경영자들이 아이폰보다는 갤럭시S를 구입하는 경향이 컸던 것도 이유였습니다.

저의 바람이 통했는지 테터앤미디어와 SKT에서 '올댓 경영비타민'이란 앱을 만들어보자고 제안이 왔습니다. 저야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약 두 달 여간의 작업을 통해 드디어 금년 11월 1일에 T Store에 출시가 되었습니다. 출시 4일 만에 다운로드 수가 2천을 넘어서서 지금은 2,228회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 중입니다.

금년 추석(9월 20일 경) 연휴 동안에는 저의 소셜 라이프에 커다란 방점을 찍을 만한 또 하나의 시도를 했습니다. 바로 팟캐스트입니다. '몸에 좋은 경영의 비타민'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동영상 팟캐스트는 현재까지 20개의 꼭지가 발행됐는데, 비즈니스 카테고리에서 10월 이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 컨텐츠가 특별히 좋아서라기보다는 경영 분야에서 우리말로 된 팟캐스트가 적기 때문에 1위를 유지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1위라는 사실이 저에게는 큰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지금까지 제가 구축해 온 소셜 라이프의 이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기]
2007년 12월 : 홈페이지를 버리고 블로그(http://infuture.kr)를 개설하다
2008년 3월   : 블로그를 티스토리로 이사오다  (현재 일평균 방문객수 1,500명 추산)


[2기]
2009년 6월   : 트위터를 시작하다  (현재 팔로워수 8,070명)
2010년 1월   : 아이폰용 앱을 출시하다
2010년 6월   : 본격적으로 페이스북을 사용하다 (현재 495명의 친구)


[3기]
2010년 9월   : 팟캐스트를 개설하다  (현재 비즈니스 카테고리 1위)
2010년 11월 : 안드로이드용 앱(SKT only)을 출시하다  (현재 다운로드수 4750회 기록)

소셜 미디어의 등장과 확대는 소규모 기업들에게 정말로 행운과 같습니다. 대기업의 무차별한 홍보와 광고의 홍수 속에서 나름의 니치를 만들어갈 강력한 도구를 쥐어줬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할 강점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모호한 시기입니다. 요즘 세대들은 와이파이가 안 되는 지역이 존재한다는 것에 매우 불편함을 느낄 뿐더러 심하게는 '부당한' 것으로 인식한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온라인에서의 인지도가 오프라인의 그것을 압도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세태입니다.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app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통을 시작한지 3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소셜 미디어의 출현과 발전을 자못 기대해 봅니다. Bravo My Social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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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10. 11.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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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모두 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금년엔 목표로 했던 100권을 달성하지 못할 모양입니다. 어떤 분이 저에게 책을 많이 읽는다 하셨는데, 연간 200~300권을 거뜬히 읽어내는 분들에 비하면 저는 그야말로 아직 하수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팟캐스팅, 블로깅 등에 신경이 분산되다보니 독서량이 예전만큼은 못합니다. 매기 잭슨이 이야기했듯이 '집중력이 상실'되는 시대에 사는 탓일까요?

11월과 12월, 마지막 스퍼트를 해서 좋은 책을 많이 만나야겠습니다. 10월에 읽은 책에 간단하게 평을 달아보았습니다. 여러분의 독서에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감염

감염 : 우리 몸의 많은 부분을 세균이 차지하고 있고, 우리의 DNA에도 세균의 DNA가 제법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감염이란 인간에게 위협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존에 도움을 주는, 공생의 메커니즘이라는 시각을 전달하는 책. 미생물의 이로움과 해로움, 그리고 지나친 위생관념이 인간에게 해가 됨을 서술합니다. 세균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분들에게 권합니다.

괴짜생태학

괴짜생태학 : 처음 볼 때는 지구온난화가 조작된 공포라는 식으로 환경론자를 공격하는 책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읽다보면 예상과 사뭇 다릅니다.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환경운동들이 지구의 건강에 해악이 된다는 점을 신랄하게 고발한 '중립적' 견지의 책입니다. 정치, 경제적 이해를 떠나 지구의 미래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자고 주장합니다. 추천합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여기(북극곰이 가여운가? 착한 척 말라)를 참조하기 바랍니다.

밈

: 유전자와 함께 제2의 복제자라는 개념으로 창안된 밈의 의미를 설명하고 여러 가지 난제(예를 들어 인간의 두뇌는 왜 그렇게 큰가?)를 밈의 관점으로 풀어가는 책입니다. 인간은 유전자의 숙주인 동시에 밈의 숙주이기도 하며, 우리의 자유의지는 밈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착각이라고 주장합니다. 문화적인 유전 현상을 밈의 관점으로 이해하기에 가장 적합한 텍스트입니다. 밈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범죄 수학

범죄수학 : 고등학생인 저자가 몇 가지 흥미로운 수학의 주제를 범죄와 연결시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이야기가 쭉 이어가지 않고 각 장마다 다른 범죄 사건을 다루는 옴니버스 구성이라서 추리소설 같은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또한 이 책을 재밌게 읽으려면 수학에 능숙하거나 관심이 크거나 해야 합니다. 흥미롭긴 하지만 책에서 서술하는 수학이 좀 어렵습니다. 깊은 수준의 수학에 관심이 큰 독자들에게 선택적으로 추천합니다.

스펜트

스펜트 : 소비주의를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으로 풀어가는, 독특한 주제의 책입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자기만족을 위해 소비를 하지만 '자기 과시'를 위해서도 소비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아이팟이 세계시장을 석권한 이유, 지름신이 강림하는 이유 등이 수컷공작의 꼬리가 화려하게 진화된 이유와 같은 맥락에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진화론을 믿든 믿지 않든 진화심리학은 마케팅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새로운 시각을 원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름을 밝히기 어려운 책' : 조만간 출간된 책입니다. 추천사를 써달라는 요청을 받은 책이죠. 그래서 아직 책 제목을 밝히기가 어렵습니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 식의 혁신이 무엇인지 깔끔하고 읽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나중에 책이 나오면 공식적으로 추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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