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정예 '시나리오 플래닝' 튜터링 개설   

2018. 3. 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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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퓨처컨설팅 중요한학교는 소수정예 '시나리오 플래닝' 튜터링을 실시합니다. 본 과정은 외부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론인 ‘시나리오 플래닝’을 5주의 시간을 가지고 보다 심도 깊게 학습하기 위해 마련한 시간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의 핵심을 소개하고 튜터링과 실습을 통해 바로 조직과 개인의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진행됩니다. 미래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기에 예측은 언제나 틀립니다. 예측 대신 시나리오를 통해 여러분이 수립하는 전략의 환경 대응력을 키우고, 의사결정의 실패를 최소화하기 바랍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전략가의 시나리오>를 쓰고 지난 18년간 시나리오 플래닝을 컨설팅하고 전파한 유정식 대표의 튜터링을 통해 조직 내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바랍니다.




[모집인원] 

- 소수정예(4~5명)

- 신청자수가 많으면 4명 단위로 클래스(다른 요일에)를 나누어 진행함 


[교육시간]

- 2018년 4월 20일(금)~5월 18일(금) 매주 금요일 16 ~ 19시 (총 5회)


[장소] 인퓨처컨설팅 중요한학교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444-90 )


[수강료] 100만원(부가세 별도)


[입금계좌] 국민은행 394401-04-027132 (예금주: 유정식(인퓨처컨설팅))


[신청방법] 이메일로 신청. 메일 내용에 다음 사항을 적어서 보내 주세요.

(1) 성명:

(2) 소속회사 및 부서:

(3) 휴대폰 번호(강의 안내에 필요):

(4) 세금계산서 필요 여부:

(5) 시나리오 플래닝 튜터링에 기대하는 것:


[이메일 보내실 곳] jsyu@infuture.co.kr 

[모집 마감일] 2018년 4월 18일

[문의처] 02-733-1568 / 010-8998-8868 (유정식 대표 )


[강의교재] 수업 때마다 프린트물 배포(필요시 별도의 도서 배포)


[커리큘럼]

- 1주차: 전략적 사고와 시나리오 플래닝 사례 공유

- 2주차: 시나리오 플래닝 1단계 ~ 3단계 실습 및 리뷰 

(핵심이슈/의사결정요소/변화동인 규명)

- 3주차: 시나리오 플래닝 4단계 ~ 5단계 실습 및 리뷰

(시나리오 수립/시나리오 라이팅)

- 4주차: 시나리오 플래닝 6단계 실습 및 리뷰

(대응전략 수립)

- 5주차: 시나리오 플래닝 전 과정 실습 및 과정 정리


[강의진행 방식]

- 시나리오 플래닝 사례 소개

- 해당 주제에 대한 강의 및 질의 응답

- 해당 주제와 관련된 각 조직의 현황 공유

- 각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 및 원포인트 컨설팅


[PDF 파일]

내부 결재를 위해 교육계획서가 필요하시면 아래의 PDF 파일을 다운로드 하십시오. 

ScenarioPlanningTutoring.pdf

ScenarioPlannig_Tutoring2019.pdf



[오시는 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4번 출구ㅡ>마을버스 4번 탑승ㅡ>'평화교회' 정류장에서 하차ㅡ> '상식은 그렇게 흔한 것이 아니다'란 간판이 있는 건물의 파란 문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장소가 협소하여 주차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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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자주 내는 상사는 직원의 창의력을 기대하지 마라   

2018. 2. 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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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생활을 하다보면 부하직원을 질책하고 화를 내는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성정이 아무리 어질고 너그러운 사람일지라도 부하직원들이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이해하고 웃어 넘기기란 힘든 일이다. 부하직원이 잘한 일이나 잘못한 일에 대해 곧바로 개입하여 피드백해야 하고 누가 봐도 명백한 잘못이 있다면 적절하게 화를 내야 한다. 부하직원의 육성과 조직에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면 언제 '천사표'를 포기해야 하는지 알아야 역량 있는 관리자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좀더 유능한 관리자들은 자신이 화를 내는 행위가 상대방의 '빠릿빠릿함'이나 정확한 일 처리 능력을 높일 수 있겠지만 상대방의 창의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심리학자 엘라 마이런-스펙터(Ella Miron-Spektor)와 동료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화 내는 상황을 접하게 하고서 그들의 창의력에 어떤 영향이 가해지는지 살펴봤다.




마이런-스펙터는 72명의 공과 대학교 학생들에게 어떤 남성 고객이 영업 담당자(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을 들려주었다. 참가자 중 절반은 고객이 매우 심하게 화 내는 내용을 들었고,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은 특별한 감정이 섞이지 않은 대화를 들었다. 고객이 드러내는 감정의 차이 외에 대화의 다른 측면은 동일했다. 대화를 청취한 후에 참가자들은 다시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헤브루 인사이트 문제'라고 불리는, 12개의 창의적인 문제를 풀어야 했고, 다른 그룹은 시스템적이고 분석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SAT(대입 자격 시험) 류의 문제 12개를 풀어야 했다.


각 그룹에게 25분의 시간을 주고 풀도록 한 결과, 전체적으로 참가자들은 창의적인 문제보다 분석적인 문제를 더 잘 맞혔다. 하지만 화 내는 대화를 들은 참가자들은 평범한 대화를 들은 참가자들보다 창의적인 문제를 못 푸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분석적인 문제는 더 잘 풀었다. 분노라는 감정이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반면, 분석적인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화를 내더라도 분노를 직접적으로 나타내기보다 에둘러서 표현하거나 비꼬듯이 이야기할 경우에는 상대방의 창의력에 어떤 영향이 가해질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마이런-스펙터는 후속실험을 실시했다. 그녀는 184명의 공과 대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화 내는 고객', '빈정대는 고객',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중립적인 고객'이 영업 담당자와 나누는 대화 내용을 각각 들려주었다. 


예를 들어 빈정대는 고객은 "당신들의 서비스는 거북이만큼이나 빠르군요.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만 서비스를 하신다니, 그 시간은 직장인들에게 정말 완벽한 시간대로군요."라며 비꼬았다. 녹음 내용을 들려준 후에 마이런-스펙터는 참가자들을 창의적인 문제(관련 없어 보이는 세 단어의 연관성 찾기)와 분석적인 문제(의미 없는 두 문자열이 같은 것인지 맞히기)를 풀도록 했다.


'화 내는 고객'을 접한 참가자들의 문제 풀이 결과는 첫 번째 실험과 같았다. 그들은 '중립적인 고객'을 접한 참가자들보다 분석적인 문제는 더 잘 풀었지만 창의적인 문제는 잘 풀지 못했다. 흥미로운 것은 '빈정대는 고객'을 접한 참가자들이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창의적인 문제를 더 잘 맞혔다는 사실이었다. 분노를 중화시켜 전달하는 것이 상대방의 창의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물론 빈정대는 태도가 항상 지속되면 곤란하겠지만, 창의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거나 창의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상대방에게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분노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에둘러 표현하는 방법이 효과적임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마이런-스펙터의 연구는 또한 상대방이 분석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할 경우에는 화를 표출하는 행위가 도움이 된다는, 약간은 불편한 사실도 드러내고 있다. 누군가가 화를 내면 사람들은 잘 아는 쉬운 방법(하지만 창의적이지는 않은 방법)에 집중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화가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고 해서 항상 화가 나 있는 상태를 유지하거나 연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이 연구는 단기적인 효과를 다루고 있을 뿐이다. 일시적으로 분석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력이 향상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동기와 자존감을 저하시켜 성과가 떨어지고 만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 실험으로부터 우리가 찾아야 할 시사점은 화를 표현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출하기보다는 에둘러서 표현하는 것이 복잡하고 창의적인 문제를 다루는 직원들의 창의력을 훼손시키지 않을뿐더러 단기적으로는 그들의 창의력을 높인다. 여기에 약간의 유머가 가미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유능한 관리자라면 이렇게 '화 잘 내는 팁' 정도는 알아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유능한 관리자는 적어도 직원들의 창의적인 성과를 채근하려는 목적으로 화를 내서 일을 그르치지는 않을 것이다.



(*참고논문)

Ella Miron-Spektor, Dorit Efrat-Treister, Anat Rafaeli, Orit Schwarz-Cohen(2011), Others' anger makes people work harder not smarter: The effect of observing anger and sarcasm on creative and analytic thinking,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Vol. 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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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앞에서 직원을 혼내면 효과가 좋을까?   

2018. 2.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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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의 심리학자인 리차드 펠슨(Richard B. Felson)은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과거에 정신병을 앓았던 자, 폭력 전과가 있는 자들을 대상으로 다른 사람들과 다투거나 주먹다짐을 벌였던 경험에 관해 설문조사를 벌였다.  펠슨은 그 상황에서 응답자들이 어떤 조건에 놓였었는지 질문을 던졌다. 정량적인 분석을 위해 응답자들이 경험한 사건의 상황은 다툼의 심각성 수준에 따라 4가지로 구분했다. 첫째 '화가 났지만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던 때', 둘째 '말싸움을 벌였던 때', 셋째 '주먹이 오고갔지만 무기는 쓰지 않았던 때, 넷째 '무기를 사용했던 때'로 나뉘었다.


펠슨은 응답자들에게 던진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중요한 시사점을 얻었는데 그 중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동성끼리 다툼을 벌일 경우 단 둘이 있을 때보다 여러 사람들이 지켜볼 때 주먹다짐으로 번질 확률이 2배나 높다는 사실이었다. 언뜻 생각하면 이것은 우리의 상식과 반하는 결과다. 우리는 보통 여러 사람들 앞에 있을 때는 다툼이 생기더라도 사람들 눈을 의식해서 어쩔 수 없이 참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 앞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말을 들으면 훼손된 자신의 평판이 대중에게 그대로 노출된다는 위협을 감지하게 된다. 항상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신경 쓰고 염려하는 인간은 평판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불릴 만큼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대중들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감행하는 폭력은 상대방으로부터 손상된 평판을 회복시키기 위한,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다. 똑같이 모욕스러운 말도 단 둘이 있을 때는 말타툼으로 끝나겠지만 여러 사람들 앞에서는 주먹다짐으로 이어지거나 설령 폭력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분노의 강도는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폭력적 싸움의 3분의 2 가량이 공공장소에서 벌어지고 젊은이들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4분의 3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펠슨의 연구는 부하직원의 잘못을 혼내고자 하는 상사에게 한 가지 귀중한 주의사항을 전해 준다. 바로 '절대로 다른 직원들 앞에서 혼내지 마라.'이다. 물론 잘못을 저지른 직원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해서 혼내는 상사에게 주먹을 날리는 하극상의 상황을 연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하면 상사로부터 깎인 평판이 '상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놈'이라고 동료직원들에게 각인되어 더 깎일 테니 말이다. 이보다는, 혼내는 목적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함이든 아니면 욱하는 감정을 해소하기 위함이든 여러 사람들 앞에서 혼내는 행위는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잘못을 뉘우치게 만들기는커녕 반항심과 분노를 극도로 상승시킨다는 게 문제이다. 비록 잘못을 인정하고 싶더라도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느꼈다는 것 때문에 자기합리화와 자기방어의 프로세스가 더욱 강화되어 급기야 자신의 잘못을 변호하거나 부정해 버리기도 한다. 




우리는 자신의 자존감을 타인으로부터 찾는 사회적 동물이다. 심리학자 마크 리어리(Mark Leary)는 인간이 자신의 사회적 가치, 선행과 악행을 관찰하여 자존감을 형성하고 평판을 높이려고 시도한다고 말한다.  타인이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반대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거부 의견을 밝히면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여러 연구를 통해 규명한 바 있다. 여러 사람 앞에서 혼내는 행위는 짧은 시간에 자존감을 한꺼번에 깎아내리기 때문에 위험하다. 물론 기대하는 행동의 변화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부하직원을 혼낼 일이 있으면 조용한 장소에서 단 둘이 만나야 한다(동료 간의 다툼도 마찬가지). 여러 사람들이 다 보고 듣는 곳에서 야단을 쳐야 부하직원이 더 분발할 거라고 믿는 자(또 그렇게 행동하는 자)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를 모르기에 유능한 관리자라 말할 수 없다. 자신이 여러 사람 앞에서 야단을 맞는 부하직원의 입장이라면 어떨지, 역지사지하면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혹여 과거에 사람들 앞에서 부하직원을 망심 주듯이 혼낸 적이 있다면 그를 조용히 불러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으로 인해 깎여내려간 그의 자존감을 다시 채워주는 일은 관리자의 책무이기 이전에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Richard B. Felson(1982), Impression Management and the Escalation of Aggression and Violence, Social Psychology Quarterly, Vol. 45(4)

- 존 휘트필드, <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종하는가>, 김수안 역, 생각연구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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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처럼 행세하는 리더, 그는 위험하다   

2018. 2.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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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립학교에서 있었던 일. 이사장은 한 달 중 하루를 '잔반 없는 날'로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날 만큼은 급식에서 나오는 잔반을 줄여서 환경 보호에 일조하자는 좋은 의도에서 내린 지시였을 것이다. 학교는 이 '잔반 없는 날'이 되면 퇴식구에서 잔반 수거통을 아예 없애 버리는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이사장이 그렇게 하라고 지시 내린 것인지, 아니면 밑의 사람들이 과도하게 충성하느라 그렇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말 그대로 그날은 잔반 없는 날이 될 수밖에 없었다.


헌데 잔반 없는 날에 반찬으로 나온 메뉴가 하필 생선이었다. 한 학생이 "선생님, 생선 뼈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다. 비록 잔반 없는 날이라지만 생선 뼈까지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선생님은 "그것은 못 먹으니까 그냥 모아서 버려라",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사장이 식당으로 시찰을 온다는 급보가 전해졌다. 잔반 없는 날이 잘 지켜지는지 직접 눈으로 감독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선생님은 아무리 생선 뼈라지만 잔반이 버려지는 광경을 이사장에게 발각되어 꾸중이라도 들을까 싶었다. 그는 몰래 검은 비닐봉투를 구해 와서 생선 뼈를 거기에 버리게 했다. 그런 다음 사람들의 눈을 피해 학교 밖으로 가지고 나가 생선 뼈를 버렸다. 전해 들은 이야기라 세부내용은 차이가 있겠지만, 이렇게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알다시피 사립학교에서 이사장은 무소불위의 권위를 자랑한다. 교원의 '임면'을 쥐락펴락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립학교도 있지만) 이사장의 말은 그대로 법이 되는 경향이 있다. 검은 비닐봉투에 생선 뼈를 모아 버리게 한 교사를 보고 "생선 뼈라서 잔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이사장에게 이야기하면 될 것을, 그 사람 참 융통성 없다"고 핀잔을 줄지 모른다. 그의 '알아서 기는' 모습이 우스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여그 교사와 같은 입장이 된다면 "그런 기지로 위기를 모면했다니, 잘 했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거나 칭찬을 해줄지 모른다. 이사장의 눈 밖에 나면 좋을 일이 없으니 말이다.


이 이야기는 범접 불가능하고 반론 제기가 용납되지 않는 권위가 조직의 융통성과 창의성을 훼손하고 저하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마 누구나 이 이야기처럼 사실 그대로 말하면 될 것을 권위자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우스꽝스럽게 행동한 경험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또한, 독자들 중에 권위자가 있다면 그 권위가 크건 작건 밑의 사람들이 자신의 눈치를 보며 행동한다는 느낌을 한번 이상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어찌보면 제왕적 리더십은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다. 그리고 제왕적인 리더 한 사람이 모든 의사결정을 휘어잡는 조직에서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융통성 없을 정도로 리더의 말에 순종하는 게 '진화적으로' 가장 유리한 생존전략이다. 하지만 문제는 강력한 권위가 조직을 움직이는 유일한 동력이라는 점이고, 그 동력이 약화되거나 사라지고 나면 '순종 전략'은 가장 불리한 생존방식이 된다는 점일 것이다. 생선 뼈를 검은 비닐봉투에 모아 따로 버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사립학교 이사장은 "내 말 한 마디면 군말 없이 빠릿빠릿하게 움직인다"고 아마도 흡족해 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학교라는 조직의 특성(보수적이고 환경 변화에 안정적인) 때문에 제왕적 리더십이 가장 적응력 높은 리더십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나 기업은 어떠한가? "오늘은 생선 뼈가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잔반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식의 사소한 직언조차 하지 못하는 조직은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고 별 문제 없는 조직이다. 하지만, 조직의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의견을 개진하기보다는 그저 개인의 안위를 위해 목소리를 줄이고 행동반경을 개인의 직무 범위 내로 '적극적으로' 국한시키려는 조직은 상황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면 자연도태의 제1순위가 될 것이 하지 않을까? 알아서 기는 조직일수록 위기가 발생하면 리더의 입만 쳐다보기 때문에 대응 타이밍을 놓쳐 버리기 일쑤다. 현장에서 재량껏 대응해도 될 걸 윗사람 지시를 받고 나서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왕적 리더십은 '적응력 제로'로 가는 지름길(?)이다.


권한이양은 권위를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조직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생존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 권한이양은 조직 통솔의 누수가 아니라, 변화에 창의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그렇다고  권한이양이 조직의 구조를 뒤바꾸는 것과 같은 장대한 사업은 아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풍토만 마련해주면 된다. 다만 리더가 먼저 관대해져야 할 것이다. 잔반 없는 날에 생선 뼈가 버려져도 용인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관대함이면 충분하다.


직원이 문제 상황을 보고하면 마치 '왕'인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듯이 이내 얼굴을 찌뿌리고 화만 내는 상사는 리더의 자질이 없다. 직원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라고 직원들보다 많은 보상을 받아가는 것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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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가 되면 권한을 남용할 위험이 커진다   

2018. 2. 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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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데보라 그륀펠트, 대처 켈트너, 카메론 앤더슨은 학생들을 3명씩 한 팀으로 편성한 다음 낙태, 공해와 같은 사회적인 현안에 대해 짧은 글을 완성하게 했다. 그러고는 무작위로 3명의 학생 중 2명에게는 글을 쓰도록 했고, 나머지 1명에게는 다른 학생이 써 온 글을 평가하고 그 글이 얼마의 돈을 받을 수 있을지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렇게 해서 3명 밖에 안 되는 팀 내에 상하관계를 구축했다.


실험을 시작하고 30분 정도 지나자 연구자들은 글을 쓰면서 먹으라고 팀마다 5개씩 쿠키를 가져다 주었다. 사실 사회 현안에 대해 글을 쓰라는 지시보다는 이것이 진짜 실험의 의도였다. 팀원은 3명인데 쿠키가 5개가 주어졌으니, 1개씩 먹고 나면 2개가 남는다. 이때 보통의 사람들은 4번째 쿠키로 선뜻 손을 뻗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4번째 쿠키를 집어먹으면 나머지 두 명에게는 하나의 쿠키만 남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실험에서 보스(boss) 역할을 맡은 학생은 다른 두 명의 학생들보다 자연스럽게 4번째 쿠키를 집어드는 모습이 관찰됐다. 자신이 4번째 쿠키를 먹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듯한 표정은 물론이고, '난 이렇게 4번째 쿠키를 먹고 있다고!' 라고 과시하는 듯 입을 벌리고 쿠키를 씹어댔다. 입 주변과 테이블에 쿠키 부스러기를 잔뜩 흘리면서 말이다.


이 간단한 실험이 의미하는 바는 2가지이다. 첫째는 작은 권력을 가지게 되면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려 하고 그것을 당연시한다는 것이다. 실험을 위해 남이 써온 글을 평가하는 역할을 잠시 맡겼을 뿐인데도 상대적으로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둘째는 그렇게 탐욕스럽게 행동한다는 사실을 본인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더욱 중요한 시사점일지 모른다. 자신이 4번째 쿠키를 먹으면 나머지 두 명의 팀원들에게 하나의 쿠키만 남게 된다는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권한을 가진 자가 중앙에 앉아 있으면 그가 조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찰하고 판단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리라 믿곤 한다. 




하지만 이 실험의 결과는 그런 믿음이 환상일지 모른다고 꼬집는다. 오히려 권한과 권력이 눈을 가리는 탓에 조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팀원들이 애처롭게 하나의 쿠키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를 '중심 역할의 오류(the fallacy of centrality)'라고 칭한다. 이것이 권력이 가진 속성 중의 하나이다. 다른 학생이 쓴 글을 평가하라는 권한만을 주었는데 쿠키를 혼자 2개나 먹을 권한까지 부여 받았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은 월권에 가까운 모습이지 않을까? 요즘 서지현 검사의 고발로 인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여성에 대한 성희롱 및 성폭력 역시 이 실험의 결과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흔히 '권력이 깡패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이 '중심 역할의 오류'라는 어려운 말보다는 와닿는다. 조직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권력이 깡패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지금 내가 보이는 이런 언행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느껴질까?라고 생각하면서 권한 이외의 월권 행위로부터 스스로를 제어할 줄 알아야 한다. 부하 직원들과의 권력 차이를 증폭시키지 않고 반대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논문)

Dacher Keltner, Deborah H. Gruenfeld, Cameron Anderson(2003), Power, approach, and inhibition, Psychological Review, Vol.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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