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숙고가 항상 좋은 건 아닙니다   

2023. 11.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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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심사숙고'는 더 나은 결과를 이끄는 훌륭하고 필수적인 스킬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요. 여러 각도로 탐색하는 것은 분명 박수 받을 일이지만, 심사숙고가 지나쳐서 의사결정 시점을 놓치면 문제겠죠. 지나치게 오래 생각하는 버릇을 고치고 더 빠르고 더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1. 완벽주의를 이겨내라. 
완벽주의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에 가장 큰 방해요소 중 하나입니다. 완벽주의는 “올바른 선택을 하지 않으면 실패할 거야.”라고 여러분에게 속삭입니다. 가능한 모든 결과와 고려사항을 살펴보려는 시도 때문에 행동이 마비되고 말죠. 완벽주의를 억제하려면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 나의 최우선순위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은 무엇인가?
- 내가 꼭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사람은 누구인가?
- 내 목표에 가까이 가도록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은 무엇인가?

2. 문제의 크기를 조정하라. 
모든 사안이 심사숙고할 가치가 있는 건 아닙니다. 의미있는 것과 집착할 가치가 없는 것을 구별하세요. 현재의 결정이 10주 후, 10개월 후, 10년 후에 어떻게 느껴질지 각각 생각해 보세요.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면 오래 기억나지 않을 겁니다.

3. 직관을 활용하라. 
직관과 분석적 사고를 결합하면 지능에만 의존할 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며 더 좋은 결정을 내리고, 자기 선택에 더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한 연구에서 직관적으로 자동차 구매를 결정한 사람들 중 60%가 행복감을 느꼈다고 합니다(신중한 구매자보다 높은 수치).

4. 결정으로 인한 피로를 최소화하라. 
사소한 결정까지 머리를 쓰다보면 정작 중요한 결정에 쓸 에너지가 하나도 없죠. 식사 계획이나 옷입기 등 일상 생활이나 직장 생활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결정은 미리 결정해 두거나 ‘표준화된 방식’을 도입하세요. 아니면, (돈을 쓸 용의가 있다면) 남에게 위임하는 방법을 써보세요.

5. 제약조건을 부여하라. 
사람들은 프레젠테이션 만들기에 1개월의 시간을 주면 1개월에 마치지만, 일주일을 줘도 비슷한 질의 프레젠테이션을 일주일 안에 만들어 내곤 합니다. 1시간 짜리 일에 1주일의 시간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면 그동안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겠죠. 일의 실제 수행 시간을 잘 예상하세요. 그리고 그 일을 수행하는 시간에만 그 일을 고민하도록 스스로를 잘 통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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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에게 이렇게 피드백해야 합니다   

2023. 11.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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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윗사람(리더)가 아랫사람(직원)들에게 업무와 관련한 의견과 조언, 기대 수준 등을 전달하는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질 겁니다. 하향식으로 말이죠. 건전한 피드백 문화를 구축하려면 상대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언제나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임원의 지시가 잘못된 결과를 일으켰는데도 임원에게 그 사실을 피드백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임원이 무서워서거나 아니면 괜히 문제 삼았다가 일을 떠안을 것이 걱정돼서거나일 겁니다. 이러면 ‘활발한 피드백 문화 구축’이란 구호는 무색해집니다. 피드백은 상향으로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비록 껄끄러운 사안이라 할지라도 상사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하죠.

 



문제는 ‘어떻게 상사에게 피드백하는가’겠죠. 직원이 상사에게 피드백할 때 명심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피드백을 하기 전에 상사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조직도에서 아래에 위치한 직원은 상사에 비해 시각이 상대적으로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상사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 정보를 수집한다면 직원은 자신의 피드백 내용과 시기를 적절히 조정함으로써 반영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거에요.

둘째, ‘비난조’로 질타하거나 불만을 터뜨리듯 말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상사에게 따지는 것은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피드백이 절대 아닙니다. 하향이든 상향이든 피드백을 할 때는 자신의 눈으로 관찰한 사실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윗사람들이 보기 어려운 정보를 적절한 타이밍에 전달한다는 자세로 피드백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셋째, 나쁜 소식을 전달하는 것을 피드백이라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피드백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상대방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간과하지 않지만 긍정적인 측면과 장점을 부각시켜 그걸 더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죠. 상사가 지시한 일이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일의 좋지 않은 측면만을 관찰하여 상사에게 전달하는 것이 피드백의 전부는 아닙니다. 

넷째, 대안을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문제 제기 자체만으로 충분하고, 대안 마련은 상사의 몫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대안이란 100퍼센트 완벽한 해결책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자신이 나름 마련한 최선의 대안을 담담하고 진지하게 제시한다면 상사는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이 친구는 문제만 이야기하지 않고 대안까지 제시하려고 노력하는군. 불만만 쏟아내는 다른 직원들과 다르네.’라고 좋게 평가하지 않을까요?

‘직원이 상사에게 피드백할 때 명심할 사항’은 사실 ‘상사가 직원에게 피드백할 때 명심할 사항’이기도 합니다. 하향일 때나 상향일 때나 피드백의 원칙은 동일합니다. 피드백 시 이 4가지 사항을 준수하는 조직이 진정한 의미의 수평적 조직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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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는 것도 일부러 해봐야 하는 이유   

2023. 11.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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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통계의 스포츠라 불릴 만큼 다양한 각도로 다양한 지표의 통계를 산출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오죽하면 '야구 통계학'이란 학문까지 나오겠습니까? 그런데 야구의 통계 분석 결과를 잘 살펴보면 조직경영에 혹은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발표된 재미난 야구 관련 논문을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미국의 메이저 리그는 아메리칸 리그와 내셔널 리그라는 2개의 리그로 양분돼 있습니다. 미국 야구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두 리그의 대표적인 차이가 투수가 타자로 반드시 나서야 하느냐 아니냐에 있음을 잘 알 거에요. 아메리칸 리그에는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나) 투수는 타자로 나서지 않고 '지명타자' 제도가 있습니다. 지명타자는 수비수 역할을 맡지 않고 오로지 타자로만 활동하는 선수죠.

 



반면에 내셔널 리그에서는 투수가 반드시 타석에 서야 합니다. 투수는 보통 9번 타자에 배정되는데요, 공을 잘 던지는 것에 특화된 훈련을 받기에 타자로서는 영 젬병이기 때문입니다. 투수가 타석에서 안타를 치거나 득점을 하면 좀 이례적이라 여기는지 관중은 더욱 환호하죠. 간혹 타자로서도 기량이 좋으면 투수라 할지라도 주요 타선에 배치되기가 있습니다. 어쨌든 내셔널 리그에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습니다.

코넬 대학교의 브리트니 본드(Brittany Bond)는 1997년부터 2018년까지 투수가 타석에 섰던 모든 경우를 통계로 분석했는데요, 투수가 타자가 되어 타석에 들어와 아웃 당할 경우 그 투수의 투구 실력(삼진아웃, 실점 등)이 얼마나 영향 받는지를 따져 봤습니다. 그랬더니, 타자로 아웃 당한 투수는 공을 보다 잘 던져서 타자를 아웃시킬 가능성이 컸고 실점할 가능성이 낮았다고 합니다.

본드는 타석에서 실패를 경험한 투수는 그렇지 않은 투수보다 더 잘 던진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 긍정적 효과가 스코어로 치면 3.06점에 달하고 돈으로 따지면 팀 하나당 341만 달러라고 말합니다. 아메리칸 리그에서 투수는 오로지 투구에만 전념하기 때문에 내셔널 리그 투수보다 더 나은 실력과 성적을 거둘 것 같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던 겁니다.

이렇게 잘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좌절을 경험하면 본업을 더 잘하게 되는 효과를 '못하는 과업을 강제하는 효과(forced task inferiority)'라고 부릅니다. 이 효과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조직 내에서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면서 '그건 내 일이 아니다. 나는 내 분야만 하고 싶다. 그래야 전문성을 더 높이 쌓을 수 있다'라고 주장하는 게 과연 맞는 논리인가 의심이 들지 않습니까?

자기 분야만 하지 말고 다른 분야의 일도 경험해서 '일부러'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는 것이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좀더 도움이 된다는 시사점을 본드의 연구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영업만 했다고 쭉 그것만 하려고 하지 말고, 기획도 해보고 생산 분야에도 가봐야 합니다. 재무 직무라고 해서 '난 영업 같은 건 몰라도 돼'라고 간주하기보다 1~2년 영업에서 '굴러보는 게' 재무 전문가로 성장할 밑거름이 될지 모릅니다.

너무 '자기 분야'만 고집하지 마세요.

*참고논문
Bond, B., & Poskanzer, E. (2023). Striking out swinging: Specialist success following forced task inferiority. Organization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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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문제를 지나치면 안 되는 이유   

2023. 11.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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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문제의 크기'를 기준으로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를 정하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큰 문제보다는 작은 문제 하나가 연쇄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거나 걷잡을 수 없는 범위로 전파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죠. 발생하는 모든 작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신경을 써야 합니다.

 


NASA의 마리너 1호(Mariner 1)는 금성 연구를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1962년에 마리너 1호는 발사되자마자 경로를 이탈했고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동 폭파를 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185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문제의 원인을 조사해 보니 R 기호 위의 막대기 표시를 누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R은 반경(radius)를 의미하고 막대기 표시는 평균(average)를 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대기 표시가 없는 R값이 로켓의 컴퓨터에 입력되는 바람에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던 것이죠. 이것이 바로 작은 문제가 엄청난 충격의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1776년에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은 독일 용병으로 구성된 적을 공격하기 위해 델라웨어 강을 건너 부대를 진격시켰습니다. 이를 발견한 어느 농부가 독일군에게 쪽지로 소식을 전했는데요, 하지만 독일군 지휘관 요한 랄(Johann Rall)은 그 쪽지를 읽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번역을 부탁하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워싱턴의 기습을 받은 독일군은 패배하고 말았죠. 랄의 시신에서는 농부가 전달한 메모가 펼쳐지지 않은 채 들어 있었다고 해요. 랄의 작은 실수는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자기네 군대를 패배시킨 원인이 되었습니다.

작은 문제가 큰 문제가 되기 전에 해결하면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의 노력으로 충분합니다. 이것이 작은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할 이유죠. 큰 문제만 골라 해결하기보다 사소해 보이는 수많은 작은 문제의 해결에 구성원들을 참여시켜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참고사이트
https://www.fastcompany.com/90702029/the-power-of-solving-small-probl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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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과 타율, 무엇이 더 좋을까요?   

2023. 10. 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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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조직경영에서 자율성(autonomy)은 긍정적인 요소로 생각합니다. 자율성이 부여된 팀은 그렇지 못한 팀보다 높은 성과를 얻을 뿐만 아니라, 직무만족도, 업무 몰입도, 상호 협력 등에서도 상대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상식이 된 듯 합니다. 스포티파이(Spotify)나 구글과 같은 기업들처럼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직원 개인의 성장 뿐만 아니라 조직의 중장기적 성장에 무한한 동력을 제공할 거라고 기대하는 이들이 많죠.

 


그러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것보다는 ‘자율과 타율을 적절하게 섞는 방법’이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함부르크 대학교의 빅토리아 보스(Viktoria Boss)와 동료 연구자들은 900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11주 짜리 실험을 통해 자율성을 최대로 부여하는 것이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규명했습니다. 

보스는 다음과 같은 4가지 그룹으로 팀을 구성했습니다.(한 팀에 3명씩. 300개 팀 구성)

A그룹 : 임의로 팀원 배정 & 임의로 과제 배정
B그룹 : 자율적으로 팀원 선택 & 임의로 과제 배정
C그룹 : 임의로 팀원 배정 & 자율적으로 과제 선택
D그룹 : 자율적으로 팀원 선택 & 자율적으로 과제 선택

보다시피 A그룹의 자율성이 가장 적고, D그룹의 자율성이 가장 큽니다. ‘자율은 좋은 것’이라는 상식을 따른다면, A그룹의 성적이 가장 낮고 D그룹의 성적이 가장 높을 겁니다. 실험 결과, 분명히 A그룹보다는 D그룹의 성적이 더 나았는데요, 놀랍게도 그 차이는 미미했습니다. 고작 1%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겁니다. 반면에 적절한 수준의 자율을 부여받은 B그룹과 C그룹은 49%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비록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지만, 보스의 연구가 주는 시사점은 자명합니다. 자율과 타율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이죠.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느냐 그렇지 않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에는 자율을 인정하고 무엇에는 자율을 부여하지 말아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시사점은 직원들의 행복감 혹은 만족도가 성과 창출에 직접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시사점은 인력 구성은 리더가 절대로 놓지 말아야 할 권한이라는 것이죠.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을 목표로 TFT(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할 때는 뜻 맞는 사람들끼리 팀을 꾸리도록 하지 말고 리더가 인력 구성의 다양성에 맞춰 팀원을 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같은 물에서 놀던 직원’들은 결국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아이디어를 도출하려는 오류에 빠지니까요.

*참고논문 
Boss, V., Dahlander, L., Ihl, C., & Jayaraman, R. (2021). Organizing Entrepreneurial Teams: A Field Experiment on Autonomy over Choosing Teams and Ideas. Organization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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