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일이 반드시 생기죠. 아주 비일비재하게 말입니다. 아무리 혼자서 일하는 사람일지라도, 그리고 남에게 신세지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자일지라도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늘 발생하기 마련이죠. 그렇기에 ‘타인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도움을 요청할까?’, ‘요청을 거절 받을 가능성을 어떻게 해야 줄일 수 있을까?’가 사회생활을 잘 해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고민입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 거절의 확률을 낮추고 수락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대면’으로 부탁하라는 것입니다.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대면으로 부탁하기보다는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부탁하는 경우가 더 많지 않나요?
연구자들은 대면, 화상 통화, 음성 통화, 영상 메시지, 음성 메시지로 5명의 친구에게 어떤 일을 부탁하도록 만드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면 부탁이 다른 채널보다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수락율이 가장 높았던 것이죠.
그런데 실험 참가자들은 화상 통화와 영상 메시지가 대면 부탁 만큼의 효과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대면 부탁의 효과를 과소평가했다는 뜻이죠. 대면 요청이 화상 통화나 영상 메시지보다 더 좋은 부탁 수단임을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게 이 실험의 가장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그렇다면 부탁할 때 가장 자주 쓰이는 이메일이란 채널은 얼마나 효과적일까요? 연구자가 이 의문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참가자들은 5명 중에 3명은 수락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1.5명 정도만 오케이했습니다. 생각보다 수락율이 굉장히 낮죠. 이메일로 무언가를 부탁하면 상대방으로부터 아무런 답신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러려니 해야 합니다.
직접 만나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부탁하는 것이 예의이기도 하거니와 설득의 기본입니다. 여의치 않으면 화상통화도 좋고 영상 메시지도 좋지만 가능하다면 대면해야 한다. 특히 어렵고 복잡하며 상대방의 시간과 비용을 투여해야 하는 요청일 때는 더욱 그래야 합니다. 이메일 '띡' 보내 놓고 아무런 답신이 없다고 투덜댄다면 그것은 본인 잘못입니다. 여러분은 그러지 않으시죠?
(덧붙이는 글)
하나의 팁을 더 드린다면, 중요한 사안의 경우 대면을 하거나 전화로 부탁을 하기 전에 요청할 내용을 간단하게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로 보내 놓는 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입니다. 상대방이 준비를 할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밑도끝도없이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들이대면' 안 되겠죠.
*참고논문
Roghanizad, M. M., & Bohns, V. K. (2021). Should I Ask Over Zoom, Phone, Email, or In-Person? Communication Channel and Predicted Versus Actual Compliance.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1948550621106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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