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의 마리너 1호(Mariner 1)라는 우주선이 있었는데요, 이 우주선은 해와 달을 제외하고 지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금성을 연구할 목적으로 1962년 무렵에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만든 마리너 1호는 발사되자마자 경로를 이탈했고 그게 지구 표면에 떨어질 경우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NASA 관제센터는 어쩔 수 없이 '자동 폭파' 버튼을 누를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 순간 1,850만 달러가 공중 분해되고 말았습니다(당시 물가를 감안하면 엄청난 돈이죠).
당연히 문제의 원인을 조사하는 위원회가 꾸려졌고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반지름(radius)을 뜻하는 R이라는 기호 위에 '막대기 표시'를 누락한 것이 사고 발생의 원인이었습니다. R 위에 막대기 기호를 표시하면 '평균 반지름(average radius)'이라는 뜻인데, 막대기 표시가 없는 R값이 마리너 1호의 컴퓨터에 입력되는 바람에 궤도 이탈이 발생했던 겁니다. 이것은 사소한 차이가 엄청난 문제로 벌어질 수 있다는 전형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이 영국을 상대로 독립전쟁을 벌이던 1776년,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은 독일 용병으로 구성된 적을 공격하려고 델라웨어 강을 건너 부대를 진격시켰습니다. 이 모습을 관찰한 어느 농부가 독일군에게 쪽지로 소식을 전했습니다. "미국 군대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라고 말이죠.
하지만 독일군 지휘관이었던 요한 랄(Johann Rall)은 왠일인지 그 쪽지를 읽지 않았고, 영어를 잘 아는 부하에게 번역하라고 지시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미군이 온다는 걸 전혀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죠. 결국 워싱턴의 기습을 받은 독일군은 패배하고 말았고 랄은 전사했습니다. 죽은 랄의 호주머니에서 농부가 전달한 메모가 펼쳐지지 않은 채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랄의 작은 실수, 아니 무시는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어이없이 패배하고만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비행기가 원래 가려던 항로에서 0.1도 벗어나면 도착할 시간이 될 쯤에는 원래 목적지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처음의 사소한 오차가 누적되거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나비효과'가 발생해 엄청난 문제가 벌어진다는 뜻을 담고 있죠. 헌데 이 말은 큰 문제가 되기 전에 해결하면 아주 적은 노력만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여러분 옆에서 까불거리는 사소한 문제 하나를 해결해 보세요. 사소한 문제는 물건 정리일 수도, 수치 확인일 수도, 헐렁거리는 문고리를 조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올지 모를 커다란 문제를 막아만 준다면 사소한 문제 해결은 정말로 '가성비 높은' 방법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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