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결과를 얻으면 남에게 자신의 성취를 자랑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페이스북 같은 SNS가 '자기 자랑의 도구'로 자주 애용되곤 하죠. 하지만 자랑도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자기 자랑을 했다가 자칫 남들에게 비호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까요.
와튼 스쿨의 경영학 교수 모리스 슈바이처(Maurice Schweitzer)가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저술한 논문을 보면 자기 자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슈바이처는 '듀얼 프로모션(dual promotion)' 방식을 사용하라고 권합니다.
듀얼 프로모션이란 말의 뜻이 뭘까요? 이 말은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성취를 언급하라'는 뜻입니다. 스포츠 선수들이 인터뷰 때 자주 써먹는 방식이죠. "동료들이 팀워크를 잘 발휘해 줘서 제가 골을 성공시켰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감독님이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도록 잘 지도해 주신 덕분입니다." 등이 바로 '듀얼 프로모션'입니다.
슈바이처는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성취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아, 이 사람은 유능한 사람이구나.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을 이끌어낸다고 말합니다. 친절한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똑똑한 사람으로 본다는 뜻이죠. 반면에, 자기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따뜻하지 못한 사람, 믿기 어려운 사람, 허풍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슈바이처는 정치인들의 선출 결과를 분석해서 '듀얼 프로모션'의 효과를 증명했습니다. 듀얼 프로모션을 자주 구사하는 정치인일수록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이르렀죠. "자기 자신의 성취에 너무나 집중하다 보면 그 성취를 이루도록 도운 사람들을 잊는 경향이 있다. 자기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려고만 노력한다."라고 슈바이처는 꼬집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자기 자랑할 일이 있다면, 듀얼 프로모션의 방법을 한번 구사해 보세요. 분명 그 성취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 한 명 이상은 꼭 있을 겁니다. 그 사람을 언급하면서 자기 성취를 '전략적'으로 자랑해 보세요. 물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마시고요.
*참고논문
VanEpps, E. M., Hart, E., & Schweitzer, M. E. (2023). Dual-promotion: Bragging better by promoting peer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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