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10. 6. 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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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에는 모두 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좀 저조하군요. ^^ 그래도 좋은 책 3권을 얻었으니 50%의 '이익률'입니다. ^^

날씨가 더워지니 저에게는 책 읽기가 더욱 좋은 계절입니다. 움직이면 땀이 나니 가만히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독서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즐거운 독서생활 누리길 바랍니다. ^^

(전 이렇게 중요한 부분이 나오면 페이지 귀퉁이를 접어놓고 나중에 다시 펼쳐 본답니다.)



행운에 속지 마라
행운에 속지 마라 : '블랙 스완'의 저자인 나심 탈레브의 책. 블랙 스완보다 먼저 쓴 책인데 번역은 블랙 스완보다 늦었습니다. 투자와 불확실성에 대한 그의 독창적인 관점이 매력적입니다. 행운을 얻으면 자신의 능력 때문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결국 불행해지고 만다는 것을 강하게 꼬집습니다. 강추!

노자강의
노자 강의 : '노자'의 내용을 쉽게 풀어서 강의한 방송을 옮긴 책. 중국의 고전을 풀어서 쓴 책을 몇 권 읽는 중인데, 상대적으로 그 내용이 평이해서 재미가 좀 덜한 책이었습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이 쓴 '노자와 21세기'와 비교가 되었습니다. '노자'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자 하는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포용의 시대가 온다
포용의 시대가 온다 : 교보에서 서평을 요청해서 급히 읽은 책입니다. 글로벌화가 되면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되는데,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 글로벌 기업의 역량임을 강조합니다. 글로벌화가 덜한 조직에서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스위치
스위치 :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커다란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책.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보다는 해결 지향의 방법을 소개하고,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사람들을 어떻게 '넛지'해야 할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재미있게 기술합니다. 너무나 도움이 되는 책, 강추!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 :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라 주변에서 권하기에 읽어본 책. 아는 것보다 실천하는 게 중요함을 일깨우는 책입니다. 즉, 어디선가 많이 들어온 평이한 이야기가 많아 1시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제목의 승리라고도 볼 수 있는 책.

누워서 읽는 퍼즐북
누워서 읽는 퍼즐북 : 확률, 게임이론, 논리학, 기하학 등을 퍼즐을 통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책. 퍼즐이지만 그 '함의'는 대단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누워서 읽을 수 있는 수준이라 했지만, 사실 머리를 쓰지 않으면 풀지 못할 문제가 상당히 많으니, 퍼즐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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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로 배우는 시나리오 플래닝   

2010. 6. 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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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경제신문 2010년 6월 4일자에 소개된 기사를 옮겨온 것입니다.)

요즘 '불확실성'이란 말을 자주 듣습니다. 아마존에서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면 미국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난다는 '나비효과'도 덩달아 거론됩니다. 하찮아 보이는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파국을 야기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 말인데,이런 나비효과들이 불확실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죠.우리는 불확실성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요. 다음 세 개의 문장 중 가장 불확실한 것은 뭘까요.

⑴내일 비 올 확률은 90%다. ⑵내일 경기에서 우리 팀이 이길 확률은 50%다. ⑶우리가 인연이 될 확률은 바늘 하나가 떨어져 사방 1㎝의 종이 위에 꽂힐 확률이다. 

질문을 받은 70% 정도는 ⑶번을 택한다고 하지만 정답은 ⑵번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동전을 던질 때마다 어떤 면이 나올지 확신해서 말하기 어렵습니다. 앞면이든 뒷면이든 나올 확률이 2분의 1로 똑같으니까요. 이렇듯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확률이 똑같을 때가 가장 불확실한 겁니다. 

만약 동전의 무게중심이 쏠려서 앞면이 나올 확률이 51%만 돼도 50%일 때보다 불확실성은 작아지죠.사람들이 ⑶번을 많이 선택하는 것은 발생 확률이 작은 것을 불확실성으로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확률이 아주 작다는 것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한 것을 말하기 때문에,불확실성이 작다는 의미로 생각해야죠.

이런 불확실성에 따라 이렇게 될 수도,저렇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을 인정하고 각각의 경우에 모두 대비하기 위한 것이 시나리오입니다. 시나리오는 미래에 발생하게 될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발생 가능한 스토리를 찾아내서 대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런 관점을 견지하면서 미래의 시나리오를 찾아가는 과정을 '시나리오 플래닝'이라고 합니다.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0.6.4)


WBC에 시나리오 적용하기
시나리오 플래닝은 총 7단계를 거쳐 완성됩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보죠.당시 한국과 일본의 제2라운드 순위 결정전이 치러졌습니다. 한국팀을 이끈 김인식 감독은 경기 전에 이런 고민을 했을 겁니다. '일본에 이겨야 하나,져야 하나. '

이기면 조1위가 돼 미국과,지면 조2위가 돼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을 치러야 했지요. 두 팀 모두 객관적인 전력이 한수 위였습니다. 또 김 감독 입장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겁니다. 김 감독의 이런 딜레마를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풀어보죠.


첫 단계는 핵심 이슈를 명확히 선정하는 것입니다. 김 감독의 핵심 이슈는 '준결승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일본과의 2라운드 순위결정전을 이겨야 할까,져야 할까'입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의사결정 요소를 선정해야 합니다.

일본에 이길지 말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는 '준결승전 상대'입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중 누가 되는지에 따라 핵심 이슈에 대한 의사결정이 달라지기 때문인데,여기에도 두 팀의 전력이라는 불확실성이 숨어 있습니다. 이것을 핵심변화동인이라고 하는데,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4개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집니다. <표1>

감독은 시나리오별로 취해야 할 최적의 전략을 궁리하면 됩니다. 만일 베네수엘라가 약하고 미국이 강한 세 번째 시나리오라면,일본에 져서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전을 치르는 것이 최적의 전략이겠죠.그전에 각 시나리오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그 이미지를 머릿속에 명확히 해둘 수 있게 시나리오를 수립해야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나온 대응전략이 더 효과적이고 다른 사람들을 동참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네 번째는 각 시나리오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시나리오 라이팅(writing) 단계입니다. 다음은 4개의 시나리오 중에서 두 팀 다 강한 '최악의 1번 시나리오'에 대해서 간략하게 시나리오를 라이팅한 사례입니다. 

"우리 팀이 준결승전(4강전)에서 만나게 될 베네수엘라나 미국은 모두 강팀이다. 두 팀 모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 출신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WBC 1~2라운드에서 6승1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타격과 마운드 모두 미국보다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미국도 만만치 않다.

미국팀은 1라운드에서 다소 부진했으나 전력을 보강해 2라운드를 통과했다. 또한 '홈 어드벤티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지난 1회 WBC에서 미국은 일본을 상대로 '어이없는 오심'으로 아주 쉽게(?) 1승을 거뒀던 전례가 있다. 전원 메이저 리그 심판이기는 하지만,자신들의 조국에 유리한 판정을 내릴 수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0.6.4)


시나리오 다음은 대응전략 수립
시나리오가 나왔으면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전략을 어떻게 세울까요. 일단 대응전략에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야구는 공격과 수비가 명확히 구분되니 전략도 둘로 나뉘겠죠.공격전략은 타력으로 대표되고,수비전략은 투수력이니 이 두 개의 기준으로 구분될 겁니다. 이 기준들을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전략요소'라고 부릅니다. 

타력을 위해서는 기존대로 뛰어난 기량의 주전 타자로 구성하는 것과 후보 선수를 포함해 구성하는 방법이 있겠죠.투수력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기기 위해 에이스급 선발투수를 기용하는 것과,져도 관계없으니 기량이 약간 부족한 중간급 선발투수 기용 중에서 선택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전략요소가 취할 수 있는 값들을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옵션'이라고 부릅니다. 두 개의 전략요소가 두 개씩의 옵션을 갖기 때문에 김 감독이 취할 수 있는 전략대안은 다음과 같이 모두 4개가 될 겁니다. <표2>

이제 각 시나리오에 가장 적합한 전략이 위의 4개 전략 중 무엇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든 당황하지 않고 즉각 대응할 수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와 미국 모두 전력이 강한 첫 번째 시나리오인 줄 알았는데,갑자기 미국의 에이스급 투수와 타자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된다면 베네수엘라가 강하고 미국이 약한 두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납니다. 그럴 때 처음 세운 전략과 다른 전략으로 재빨리 선회해야 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동기부여 효과 커
시나리오 플래닝은 무엇보다도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동기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큽니다. 위기가 닥치면 '상황이 어려워졌으니 허리끈 졸라매고 열심히 뛰어보자'는 캠페인을 벌이지만,그동안 너무 많이 써먹은 탓에 더 이상 구성원들을 감화시키지 못합니다. 

시나리오는 이때 빛을 발합니다. 시나리오는 이야기를 통해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변화 의지의 불꽃을 발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불확실함을 인정하고,예측이 아니라 시나리오로 미래를 관측해야 합니다. 숫자가 아니라 미래의 구체적인 모습을 이야기해야 하는 거죠.그래야 희미하게 반짝이는 미래를 보다 잘 관측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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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이 IQ보다 중요한 이유   

2010. 6.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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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본인의 IQ가 얼마인지 알고 있습니까? 혹시 본인의 IQ가 높지 않다고 실망한 적은 없습니까? 자신의 낮은 능력(시험 점수나 업무수행 능력)이 높지 않은 IQ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까?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여러분의 선입관을 깨기 바랍니다(예전에 쓴 IQ가 허구라는 내용의 글을 참조). 왜냐하면 낮은 능력은 낮은 IQ가 아니라, '낮은 집중력과 약한 의지'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대 심리학과의 아델 다이아몬드 교수는 학업이나 업무에서 보이는 '실행능력(Executive Function)'은 IQ가 아닌 집중력에 달렸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통해 주장의 근거를 제시합니다.


그는 실험 대상인 유치원생들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1그룹은 대조군으로서 전통적인 유치원 교육을 받게 했고, 실험군인 2그룹에게는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2년 동안 실시했습니다.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거나 주변을 어지렵혀서 최대한 산만한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 아이들에게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릴레이'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차례가 오면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이겨내고 이야기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2년 간의 실험을 끝내고 1그룹(전통적인 유치원 교육을 받은)과 2그룹(실험군)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치렀습니다. 그 결과 2그룹의 아이들이 말하기, 읽기, 쓰기, 산수 등 모든 영역에서 1그룹을 월등하게 앞서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IQ와의 상관성은 미약했습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다이아몬드 교수는 얼마나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할 줄 아느냐에서 실행능력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실행능력은 습관이나 연습을 통해 충분히 향상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실험입니다. 

실행능력이 부족함을 IQ 탓으로 돌리는 것은 '안 되면 조상탓'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외적인 요소("IQ는 선천적인 것이니 내가 어쩔 수 없어")로 돌리면 개선의 기회는 사라집니다.  IQ는 그저 지진아 여부만을 가리는 도구일 뿐, 실행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실행능력이 남보다 부족하다면 자신의 집중력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의 실험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으니까 그렇지, 다 큰 성인들이 어떻게 집중력을 기르겠어?"라고 반문할지 모르겠네요. IQ는 선천적이라서 향상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IQ테스트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연습하면 IQ 점수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일정 기간 훈련을 하면 집중력이 향상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많고 시끄러운 장소에서 책을 읽거나, 반대로 아주 조용한 장소에서 사색에 잠겨보거나, 1시간 이상 자리에 앉아 퍼즐 문제를 풀어보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써보면 어떨까요? 본인에게 맞는 집중력 향상 교육을 받는 방법도 도움이 될 겁니다. 

집중력을 기르는 방법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멀티 태스킹은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절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한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니까 생산적이지 않겠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집중력을 분산시켜서 실행능력과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맙니다.

저널리스트 매기 잭슨은 '집중력의 탄생'이란 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집중력이 사라지면 지성이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실행능력의 핵심이 집중력에 있음을 강조하는 말이죠.

수적석천(水滴石穿,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집중하고 있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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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평가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   

2010. 6.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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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멋진 아이디어를 보고서로 꾸며서 상사에게 보고를 하는데, 그가 보고서 앞부분에 있는 개요만 읽어보거나, 설명을 하는데 잘 듣지 않고 엉뚱한 페이지만 넘겨 보면서 ‘다 알겠다’는 표정을 진 적은 없었습니까? 그가 “이제 그만 됐어’라고 가로막으며 아이디어의 우수함을 칭찬하기보다 그것이 미숙하고 불완전하다며 문제점만 잔뜩 늘어 놓은 적은 없었습니까? 

만일 상사가 당신을 그렇게 비난했다면, 어떤 기분이 듭니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절망하여 몇 날 며칠을 우울하게 보내면서 참담한 기분일 겁니다. ‘진짜 내가 능력이 없는 걸까? 내가 이 회사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라며 인생에 대한 회의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들은 것 역시 실패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좌절과 절망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모욕적이고 참담한 그 순간에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Richard Nisbett)이 말한 ‘인터뷰 착각(interview illusion)’을 기억해 낸다면 말입니다. 

인터뷰 착각이란, 상사나 면접관들이 지원자(혹은 부하직원)들이 앞으로 일을 잘 할지 못 할지를 평가하는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적인 예가 있습니다. 텍사스 대학교의 의과대학에서는 매년 800명의 지원자 중에서 면접시험 점수로 150명을 선발했습니다.

그런데 텍사스 주의회가 갑자기 정원을 50명 더 늘리라고 하는 바람에 면접에서 떨어진 학생들 중에서 50명을 추가로 합격시켰습니다. 로빈 도스(Robyn Dawes)라는 심리학자가 후에 추적을 해보니, 먼저 입학한 학생과 추가로 입학한 학생들 사이에 학업성취도의 차이가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지요. 두 그룹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비율은 82%로 동일했고, 우등상을 받은 비율도 비슷했으며, 레지던트 1년차를 이수한 이후의 성과도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면접에 소요되는 시간은 지원자가 앞으로 그 분야에 종사할 시간에 비한다면 찰나에 비유될 만큼 매우 짧습니다. ‘척 보면 안다’라고 자신하지만, 평소에 가진 편견, 그날의 컨디션, 개인적인 호불호(好不好) 등에 따라 지원자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혹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평가 내리기도 하고, 당황한 지원자가 말 실수를 하면 뭔가 숨겨진 의미 때문은 아닌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지원자의 능력보다는 자신들의 편견에 따라 사람을 뽑는 오류를 종종 범하죠. 11군데의 대형 오케스트라에서 단원을 선발할 때 지원자들이 누군지 모르도록 칸막이 뒤에서 연주하도록 했더니 여성 단원의 합격률이 예전보다 두 배나 뛰어 올랐습니다. 이것은 면접관의 인터뷰 착각이 얼마나 심한지 깨달을 수 있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신문이나 책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사람 보는 눈’을 자신하는 경영자들이 가끔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IBM의 창업 회장인 토머스 왓슨(Thomas Watson)은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인재철학을 과시합니다. 

“나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승진시키는 것을 결코 주저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실이 정말 어떤지 말하는 반항적이고 고집이 센, 거의 참을 수 없는 타입의 사람들을 항상 고대했다. 만약 우리에게 이런 사람들이 충분히 많이 있고 우리에게 이들을 참아낼 인내가 있다면 그 기업에 한계란 없다.”

하지만 저는 그들의 눈이 진짜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위치한 ‘높은 지위와 오랜 경력’이 그에게 사람 보는 눈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 넣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옳게 판단 내린 사례만 눈에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게 평가해도, 그들의 ‘눈’은 다른 사람들의 평균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사람 잘 본다고 자신하는 왓슨 같은 경영자도 충분히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로, 왓슨은 1943년에 예언하기를 앞으로 컴퓨터는 기껏해야 전 세계를 통틀어 한 해에 다섯 대 이상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경영의 귀재로 알려진 사람이지만, 사람을 보는 데 있어 그도 실수가 없었을까요?

누군가가 여러분을 비난하는 말에 상처 받지 마십시오. 그런 메시지는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 메시지의 옳고 그름은 그들이 판단하도록 두지 마십시오. 옳고 그름은 여러분이 만들어 가는 겁니다. 이것이 비난이나 평가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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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월의 꽃에 취하다   

2010. 6. 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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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햇빛이 강렬하고 시계가 맑았던 하루였습니다. 이런 날은 사진 찍으면 잘 나올 것 같지만, 콘트라스트가 강해서 오히려 사진 찍기가 어려운 날입니다. 하지만 그냥 앉아 있기 힘들어 좀 일찍(?) 일을 파하고 공원으로 향했지요.

휴일엔 북적이는 공원이 평일엔 고요했습니다. 잔디밭에 자리 깔고 누워 쉬엄쉬엄 책을 읽으면 딱 좋을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뭐가 분주한지 저는 계속 돌아다니면서 연신 막샷만 날리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좀 아쉽습니다.

이제 여름의 시작인 6월입니다. 여름을 알리는 꽃들이 공원에 가득하고, 보리도 이삭이 패여 수확을 앞두었습니다.

6월의 꽃에 취한 하루,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납니다.

(*클릭하면 사진이 시원하게 보입니다.)


보리가 익어갑니다. 곧 누렇게 변하겠군요. ^^


보리밭 옆에 노랗게 도열한 창포꽃


잎이 날 때부터 붉게 물든 홍단풍


연못과 팔각정.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공원의 광장


커다란 꽃잎이 매력적인 작약


작약꽃은 어른 손바닥만 합니다.


홍접초라고 불리는 오렌지색 꽃밭


그 색깔이 오묘합니다


홍접초 꽃밭에 외로이 핀 이름 모를 꽃


여기가 홍접초 꽃밭


붉은 장미도 탐스럽게 피었습니다


'나는 백장미'


잠시 쉴 때 모델 노릇을 해준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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