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먼저인가, 조직이 먼저인가   

2010. 6.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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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을 위해 직원들과 인터뷰를 하다 보면, "제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곤 합니다.  이와는 달리, 본인이 받는 연봉이 자신의 능력에 비해, 혹은 남들에 비해 많다는 이야기는 들을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과 남을 비교하는데요, '내가 남보다 무엇이 못한가'라는 능력의 비교가 아니라, 거의 대부분은 '내가 남보다 무엇을 손해보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계산합니다. 이것은 진화를 통해 우리 인간의 DNA 속에 깊게 내장된 생존의 본능 때문입니다. 진화적으로 우리의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원숭이들은 어떨까요?

원숭이들에게 조약돌을 준 다음 오이를 보여주면, 조약돌을 돌려줘야 오이를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걸 원숭이들이 금방 눈치챈다고 합니다. 사라 브로스넌(Sarah Brosnan)과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은 '흰목꼬리감는원숭이' 두 마리에게 이런 실험을 해봤습니다.


처음에는 두 마리 모두에게 조약돌을 건네 받은 대가로 오이를 주었는데요, 그러다가 한 원숭이에게는 포도를 주고 다른 원숭이에게는 계속 오이를 주면서 불공정한 거래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원숭이에게 있어서 당분이 많은 포도는 오이보다 '비싼' 음식이겠죠. 

오이만 받아 먹던 원숭이는 동료가 자신보다 훨씬 높은 '연봉'으로 보상 받는 것을 화가 나서 바라보다가 갑자기 게임을 중단하고 조약돌뿐만 아니라 평소 좋아하는 먹이인 오이까지 내던져 버렸다고 합니다.

과학저술가인 매트 리들리(Matt Ridley)는 "인류는 강박적이라고 할 정도로 평등주의에 사로잡혀 있으며 이런 경향은 인류가 수렵채집 사회를 이루며 생활하던 시절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뿌리 깊은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 때문에 직원들의 보상 수준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정성인데요, 내가 남보다 적게 받는지, 혹은 남이 나보다 많이 받는 것인지에 관한 직원들의 근본적인 의심을 해소해 주는 것이 연봉제 설계의 열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CEO와  인사담당자들은 객관적으로 평가지표를 만들어서 투명하게 평가하려고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데요, 문제는 그것이 지나치게 직원 개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다른 직원들의 그것과 구별해 내기 위한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겁니다. 

개인의 역량과 성과를 제고시키면 자연히 조직의 성과가 높아진다는 생각은 바로 ‘성과주의 인사제도’의 일반적인 정서입니다. 하지만 조직 관점에서 '좋은' 성과와 개인 관점에서 좋은 성과가 동일해야 성과주의 인사제도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개인 관점에서 좋은 능력과 성과라 할지라도 조직 성과와 무관하거나 오히려 조직 성과를 깎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개인보다 조직에 중심을 두는 인사제도가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는 개미가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언젠가 세일즈맨의 순회문제를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그 문제를 풀려면 수퍼컴퓨터로도 우주의 나이보다 긴 100억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개미들은 그걸 아주 근사하게 풀어낸다고 합니다.

개미들이 먹이를 발견하면 그 소식을 둥지에 있는 동료들에게 알리러 가는데, 개미들은 길을 지날 때마다 페로몬(pheromone)을 분비해서 동료 개미를이 그걸 따라오도록 합니다. 아래에는 먹이까지 이르기 위한 경로가 두 개가 있습니다. 

둥지 --> A 경로 선택 --> 먹이  (총 22만큼의 거리)
둥지 --> B 경로 선택 --> 먹이  (총 12만큼의 거리)

개미들은 초기에 A경로와 B경로를 무작위로 선택하여 먹이가 있는 곳으로 찾아 갈텐데, 그렇게 되면 둥지로 되돌아 갈 때는 B경로를 이용하는 개미의 수가 더 많아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B경로를 이용한 개미들이 먹이에 더 빨리 도착하고, 절약한 시간만큼 많은 숫자의 개미가 그 길을 왕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개미가 B경로를 이용하면 자연스레 많은 양의 페로몬이 길 위에 뿌려지게 되겠죠, 그래서, 더욱더 많은 개미들이 그 길을 이용하여 먹이를 운반하게 됩니다. 수퍼컴퓨터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는 최단경로를 개미들이 발견해 내는 겁니다.

개미 한 마리의 지능은 지능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어려울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개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페로몬을 길 위에 뿌리고 더 많은 페로몬이 묻은 길을 선호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단순한 몇 가지 규칙으로 집단이 더 큰 능력을 창출하는 현상을 ‘창발성(Emergence)'이라고 말합니다. 개미가 사람이나 컴퓨터보다 훌륭히 문제를 해결하는 이유는 그들의 집단 지능이 개미 한 마리의 지능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인을 조직보다 우선시하는 제도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자칫 조직전체의 창발성을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조직의 창발성 극대화를 위해서는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H. 카(Edward H. Carr)는 "개인의 천재성을 역사의 창조력으로 간주하려는 욕망은 역사의식의 원시적인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말했습니다. 개인의 특성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미국식 성과주의가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는 걸 일깨우는 말입니다. 

개인과 개인 사이의 상호작용과 조직의 창발성에 초점을 맞춘 한국형 성과주의를 정립해야 합니다. 정신 병리학자 윌리엄 콘돈이 인간을 고립된 독립체로 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듯이, 우리는 개인이면서 조직의 일원이기 때문입니다. 

(* HiCEO 강의 '경영 속의 과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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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사 직원의식조사 실시   

2010. 6. 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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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퓨처컨설팅은 첨단 소재 개발의 선도 기업인 N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원의식조사(EOS)를 실시하게 됐습니다. 약 1개월 간 수행될 이번 직원의식조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조사합니다.


- 직원만족도 지수
1) 회사 만족도
2) CEO 만족도
3) 상사 만족도
4) 커뮤니케이션 만족도
5) 직무 만족도
6) 보상 만족도
7) 업무환경 만족도

- 역량 프로파일
1) 비전 및 전략
2) 조직구조
3) 운영제도
4) 조직문화
5) 조직역량
6) 인재관리

- 기타 의견
1) 경력에 대한 비전
2) 복리후생에 대한 의견
3) 기타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한 의견

인퓨처컨설팅은 대림산업, KT&G,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아이리버(구, 레인콤), 한국수자원공사, EUKOR Car carrier 등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의식조사(EOS)를 실시한 경험이 있습니다.

직원의식조사를 실시할 계획이 있거나 문의사항이 있으면, 아래의 연락처로 컨택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tel) 02-6007-2340
email ) jsyu@infuture.co.kr

아울러 아래의 소개자료를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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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예측은 시나리오를 찾는 것   

2010. 6.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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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불어 닥친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경제가 급격하게 요동쳤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주식시장은 조그마한 호재나 악재 하나로도 주가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등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발할 때만 하더라도 세계 경제가 이토록 추락할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죠. 하지만 설마 했던 금융 위기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자 국가와 기업들은 그제야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불확실성이 증폭되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면 경제기관들과 정부는 예측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미래가 불안하니까 확실한 숫자로 기업과 일반 대중을 안심시켜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입니다. 처지가 불안해지면 개인들이 점집에 몰려드는 이치처럼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해서 하나의 정확한 수치를 얻어내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나오는 예측치들은 거의 대부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비근한 예로 한국은행이 2008년 경제성장률을 4.7%로 예측했고 KDI도 5%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2.5%에 불과했습니다. 이 정도 차이면 예측은 무용지물입니다.

예측을 통해 불확실성을 없애려고 노력하기보다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것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5%니 6%니 하는 숫자 놀음보다, 차분하게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생각해보고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이 바로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 플래닝의 절차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7단계로 구분됩니다. 간략하게 단계의 내용을 소개합니다.

핵심이슈 선정(Phase 1)
핵심이슈(Core Issue)란 회사 내 여러 곳에서 제기되는 걱정거리 중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이슈이며,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과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사업포트폴리오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을까?" "신규설비를 구축해야 할까?" "이머징 마켓으로 진출해야 할까?" 등 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한 질문들이 핵심이슈에 속하죠. 

핵심이슈가 있어야 시나리오 플래닝이 가능합니다. 그냥 무작정 미래를 알아보겠다면서 핵심이슈 없이 접근하면, 아무것도 손에 쥘 수 없습니다.

의사결정요소 도출(Phase 2)
의사결정요소(Decision Factor)란 핵심이슈에 대한 의사결정에 1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 요소를 말합니다.

강 너머에는 애인이 서 있고 이쪽에는 내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의 핵심이슈는 “애인을 지금 만나러 가야 할까?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까?”입니다. 강을 건너겠다고 마음먹으려면 어떤 조건이 만족되어야 할까? 가장 중요도가 높은 것은 일단 배를 구할 수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배가 없다면 내가 애인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용케 배를 구했다 해도 비바람이 몰아친다면 배를 띄우기가 어렵죠. 이렇듯 의사결정요소란 내가 강을 건너리라 마음먹는 데에 1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 변수들을 말합니다. 

변화동인 규명(Phase 3)
변화동인(Change Driver)란 의사결정요소의 아웃풋을 결정하는 거시적 관점의 원동력을 의미합니다. 의사결정요소 중 하나가 김치냉장고의 시장성장률이라고 하죠. 신종 플루와 같은 질병 예방에 김치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김치 소비가 급증하여 김치냉장고 판매까지 덩달아 급증할지 모릅니다. 반대로 서구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입맛 때문에 김치냉장고 수요가 서서히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김치냉장고 수요곡선의 하락을 예고합니다. 

이처럼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김치 냉장고의 시장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변수는 상당히 많습니다. 이것들이 바로 변화동인들이죠.

시나리오 도출(Phase 4)
Phase 3에서 만일 150개 이상의 변화동인이 규명됐다면 그것 모두를 시나리오를 만든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시나리오 개수가 나옵니다. 그러므로 수많은 변화동인 중에서 핵심이슈에 대한 영향도(중요도)가 높고 불확실성도 큰 변화동인을 찾아 내야 합니다. 

보통 150개 이상의 변화동인을 찾는데, 그 이유는 시나리오 테마의 결정요소인 핵심변화동인 2개를 그 더미 속에서 발굴하기 위해서입니다. 핵심변화동인은 ‘이렇게 될 수 있고 저렇게 될 수 있는’ 옵션을 가지므로 핵심변화동인이 2개라면, 모두 4개(=22) 시나리오 조합이 나옵니다.

시나리오 라이팅(Phase 5)
소설가가 집필을 위해 문헌을 조사하고 전문가를 취재하여 글 전체의 아우트라인을 잡듯이, Phase 4까지의 작업은 시나리오를 쓰기(writing) 위한 기본 재료를 수집하고 뼈대가 될 요소를 결정하는 과정이었다면, Phase 5는 미래가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기사체나 소설체로 이야기를 서술하는 단계입니다. 이를 통해 여러 각도에서 전략을 구상하는 효과가 있죠. 상상력을 발휘해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합니다.

대응전략 수립 (Phase 6)
이 단계는 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었다는 가정 하에 미래가 우리에게 어떤 기회를 부여하고 또 어떤 위협을 가해올지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고찰하여 최적의 전략을 찾는 과정입니다. 시나리오별로 전략을 평가한 다음에 하나의 최적전략을 택하는 과정이죠.

모니터링 (Phase 7)
도출된 시나리오들은 발생확률이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현실화될지는 변화의 신호를 캐치하는 과정을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모니터링입니다. 이때 변화의 신호를 나타내는 지표를 사인포스트(Signpost)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독과점 가능성과 관련한 시나리오라면 이에 대한 상위 매출 집중도, 인수 합병 발생 건수 등이 사인포스트가 됩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예측을 통해 정복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진정한 예측은 숫자를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를 찾는 것입니다.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폭넓게 가정하여 각기 다른 대응전략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의 확실한 생존전략임을 잊지 말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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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을 나눠가지는 현명한 방법   

2010. 6.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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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평소 유언장에 큰 아들에게는 200평의 땅을 물려주고, 작은 아들에게는 100평의 땅을 물려 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망하고 나니 모두 300평인 줄 알았던 땅이 겨우 50평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버지가 사망하기 직전에 250평을 몰래 처분해서 복지시설에 기부를 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하던 두 아들은 좀 약이 올랐겠죠. 그나저나 그들은 50평 밖에 안 되는 땅을 둘이 나눠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두 아들은 각각 얼마씩 땅을 나누어 가져야 할까요?


첫 번째 방법은 두 아들의 '지분율' 만큼 나눠 갖는 것입니다. 큰아들의 지분율이 2/3 이고, 작은 아들의 지분율이 1/3 이므로, 50평을 땅을 다음과 같이 나누면 되겠죠.

큰아들 = 50평 *  2/3  = 33.4평
작은 아들 = 50평 *  1/3 = 16.6평

지분율 대로 나누는 것이 공평한 듯이 보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작은 아들의 불만이 크겠죠. 100평을 받기로 했는데, 겨우 16.6평만 받게 됐으니 말입니다. 큰아들 입장에서도 동생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지분율대로 칼 자르듯 나누었다가 형제 사이가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둘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대립은 일종의 '게임'인데, '게임 이론'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하나의 해법의 제시합니다. 그것은 '둘이 서로 갖겠다고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평하게 나누라'는 원리입니다. 이를 '경쟁 부분에 대한 공평 분배법(Equal Division of the Contested Sum, EDCS)'이라고 말합니다.

두 아들의 경쟁하는 부분은 50평의 땅 전체입니다. 큰아들은 200평의 지분을, 작은아들은 100평의 지분을 가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EDCS(공평 분배법)에 의하면, 50평의 땅을 둘이 사이좋게 25평씩 나누는 것이 게임이론에 입각할 때의 최적 해법입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땅 = 50평
큰아들의 지분 = 200평
작은아들의 지분 = 100평

경쟁하는 땅의 크기 = 50평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0 평

큰아들 = 25평
작은아들 = 25평

숫자를 바꿔서 EDCS에 대해 더 알아볼까요? 만일, 큰아들이 100평을, 작은아들은 50평을 받기로 했는데, 아버지의 땅이 100평 밖에 안 된다면, EDCS에 의해서 땅을 얼마씩 나눠야 할까요?

둘이 경쟁하는 땅의 크기는 50평입니다. 큰아들은 100평 전부를 원하고, 작은아들은 50평을 받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경쟁하지 않는 땅의 크기는 50평이겠죠. 따라서, 큰아들에게는 경쟁하지 않는 땅인 50평을 준 다음에, 경쟁하는 땅인 50평을 둘이 공평하게 나눠서 25평씩 나누어 가지면 되겠죠.

따라서 큰아들과 작은아들이 갖게 될 땅의 크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땅  = 100평
큰아들의 지분          = 100평
작은아들의 지분      = 50평

경쟁하는 땅의 크기  = 50평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50평

큰아들    =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경쟁하는 땅의 1/2 = 50평 + 25평 = 75평
작은아들 = 경쟁하는 땅의 1/2 = 25평

EDCS는 남아 있는 자산(예를 들어, 아버지의 땅)이 가장 작은 지분(작은 아들이 받기로 한 땅의 크기)보다 크지 않을 때, 서로가 '감정을 상하지 않고' 자산을 나눌 수 있는 지혜를 알려 줍니다. 

원래 EDCS는 탈무드의 율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일부다처제 하에서 세 명의 부인이 각각 100, 200, 300의 재산을 가질 권리가 있을 때, 남편이 남긴 재산의 크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재산을 나누라는 이야기가 탈무드에 나옵니다.



위의 유산 분배 방법도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평하게 나누라'는 원리가 적용되었습니다. 2천 년 동안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분배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게임이론에 의해 이러한 분배법이 매우 타당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지분율에 따라 무조건 나누는 방식은 깔끔하고 공정한 분배 같지만, 각자가 가져가야 할 지분의 총합보다 남아 있는 자산의 크기가 얼마 안 될 때 EDCS 원리에 따라 감정이 상하지 않게 충분히 서로를 배려하면서도 지분을 나눠 가지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내가 2천원을 내고, 친구가 1천원을 내서 3천원 어치의 떡볶이를 주문했는데, 주인이 1천원 어치만 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면, 친구와 떡볶이를 어떻게 나눠 먹겠습니까? 이럴 땐 둘이 사이좋게 반반씩 나눠 먹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임을 여러분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나눌 때 EDCS 원리를 꼭 기억하십시오. 

(좀더 전문적인 내용을 원하는 분들은 아래 파일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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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제거하는 사람이 선택도 잘한다   

2010. 6.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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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아서 고민일 때 '37퍼센트의 규칙'을 적용해 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37퍼센트에 해당하는 대안만을 살펴보고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면, 전체 대안을 다 살펴보고 선택한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이번에는 좀더 다른 방식의 선택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전세집을 구하려고 복덕방에 갔는데 가짓수가 많아서 어느 집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속성별 제거법'을 써보기 바랍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행동경제학의 선구자인 아모스 트버스키가 이름을 붙인 의사결정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37퍼센트의 규칙과 동일한 목적(가짓수가 많은 대안에서 하나를 선택할 때)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 다릅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가짓수도 많을 뿐더러 고려해야 할 '속성'도 많아서 고민일 때 유용합니다. 속성이란, 쉽게 말해 대안을 선택하는 기준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전세집을 구할 때의 기준은 전세보증금 수준, 평수, 직장과의 거리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것들이 바로 속성입니다.

전세집을 구해 본 경험이 있으면 알겠지만, 선택할 수 있는 집의 가짓수보다는 고려해야 할 속성이 많아서 고민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속성별 제거법이 유용하게 쓰입니다. 또한 가짓수가 원체 많아서 37퍼센트만 골라내도 그 수가 엄청 날 때는 속성별 제거법이 더 낫습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이렇게 적용하면 됩니다. 먼저 여러 속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속성과 그 속성의 허용 범위를 정합니다. 예를 들어 전세집을 구하는 데에 고려해야 할 속성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전세보증금'이라고 결정하고, 전세보증금이 1억원에서 1억 2천만원 사이여야 한다는 허용 범위를 정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이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대안들을 제거해 나가면 되죠.

속성별 제거법

1. 가장 중요한 속성을 결정한다
2. 그 속성의 허용 범위를 결정한다
3.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대안을 제거한다

이렇게 해도 여전히 선택 가능한 대안들이 많을 때는 두 번째, 세 번째 등의 속성을 결정하여 대안들을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렇게 하여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대안만 남겨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면 됩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가장 중요한 속성을 토대로 수많은 가짓수를 '쳐내는' 단순화 전략입니다. 제품을 고를 때나 집을 구매할 때 무수히 많은 대안 때문에 정작 아무런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을 때 속성별 제거법을 사용하면, 쉽고 빠르게 최적의 대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속성별 제거법은 그다지 특별한 의사결정법은 아닙니다. 누구나 다 알만한 기법이죠. 하지만 실제 의사결정 상황에 처했을 때 이 방법을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는 것과 활용하는 것은 다른 모양입니다.

잘 제거할 줄 아는 사람이 선택도 잘 합니다. 의사결정에 꼭 참고하기 바랍니다. 

(*참고도서 : '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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