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착각하는 CEO'   

2013. 7.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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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주일 동안 언론에 소개된, <착각하는 CEO>에 대한 서평을 한데 모아봤습니다. 책 선택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현재 인터넷 교보문고 기준으로 경제경영 부문 4위에 랭크되었고, 출간한지 1주일 만에 2쇄 인쇄에 들어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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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출판 잠깐 독서', <한겨레> 2013년 7월 1일자


착각하는 경영, 심리학에서 길을 찾다


스펙이 뛰어난 사람은 정말 회사에 도움이 될까? 지은이는 심리학 실험 결과를 제시하며 “꼭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모자란 스펙인’이 ‘뛰어난 스펙인’보다 더 열심히 일함으로써 채용에 보답하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가 ‘스펙이 뛰어나지 않음에도 당신을 뽑았다’는 메시지를 줄 때 유효하다. 반면 ‘뛰어난 스펙인’은 그 스펙을 쌓기까지 소요된 비용이 커 노력하려는 동기가 덜하다. 결국 스펙은 회사에서의 노력과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이 ‘유도된 상호성’이라는 심리학 개념은 ‘이왕이면 뛰어난 스펙이 낫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영자에게 일침을 가한다.


“심리학은 경영학의 사촌”이라고 말하는 지은이는 예상을 뒤엎는 다양한 심리학 실험 결과들을 보여주며 경영을 지배하고 있는 고정관념들에 돌직구를 던진다. 가령 직원들을 서로 경쟁시킬수록, 야근을 많이 할수록, 핵심인재가 존재할수록, 능력에 따른 차등보상을 할수록 성과가 높아진다는 것은 경영의 ‘상식’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이 ‘상식’은 타파돼야 할 ‘편견’일 뿐이라며, ‘당연시해온 것’들을 곱씹게 만든다.


경영컨설턴트이자 유명 파워블로거이기도 한 지은이는 <시나리오 플래닝>,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등 경영 서적을 꾸준히 펴내고 있고, 현재 국민티브이라디오에서 매주 <최동석 유정식의 경영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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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다이제스트] "경영계 통념은 틀렸다", <동아일보>, 2013년 6월 30일자


경영계의 일반적 통념 중 상당 부분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심리학의 관점에서 낱낱이 깨부수는 책이다. 책은 남의 성과에 기생하는 ‘무임 승차자’를 없애야 하고, 경쟁이 성과 향상을 견인하며, 일 잘하는 직원일수록 승진을 빨리 시켜야 한다는 일반적 명제를 내놓은 뒤 전 세계에서 진행된 심리 실험 결과와 다양한 기업의 실제 사례를 들이대며 이를 반박한다. 씨티뱅크의 폐쇄적인 인력 구조조정부터 얼룩무늬딱새의 이색적인 협력 본능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사례가 흥미를 더한다. 관리자로 하여금 합리적 인사와 업무 효율 제고를 유도하는 전혀 새로운 방법을 상상하도록 자극하는 책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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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중앙일보>, 2013년 6월 29일자


● 착각하는 CEO(유정식 지음, RHK, 592쪽, 2만원)=직원들의 경쟁심을 유발하면 성과가 커질까. 돈은 동기부여의 강력한 도구일까. CEO와 관리자들이 저지르는 생각의 오류와 그 원인을 진단하고 그 해결방법을 제시했다. 경영의 오류와 실패를 줄이려면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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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경향신문>, 2013년 6월 29일자


◆ 착각하는 CEO(유정식 | 알에이치코리아) = 경쟁은 동기를 강화할까. 돈이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 사람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까. 저자는 많은 심리학 실험 결과를 들어 ‘아니다’라고 답한다. 옳다고 믿어온 경영 상식을 논박하면서 경영의 오류와 실패를 줄이기 위해선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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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시야가 좁은 리더는 실패한다", <한국경제>, 2013년 6월 28일자


커피 브레이크 공식화하면 일처리 시간 20% 빨라져

노는 시간이 생산성 높여


경영과 심리를 접목해 고정관념에 새 시각 제시


2001년 12월1일, 미국 보스턴 소방본부는 소방관들에게 무제한 제공되던 유급 병가를 최대 15일로 제한하기로 했다. 병가 일수가 15일을 넘으면 그만큼 급여에서 일정 금액이 공제됐다. 소방본부는 소방관들이 아프지 않은데도 핑계를 대며 일을 게을리할까 우려했고, 새로운 제한규정이 실제 사용하는 병가 일수를 줄일 거라 기대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새로운 제도 아래서 소방관들은 전년도에 사용한 6432일의 약 두 배인 1만3431일분의 병가를 신청했다. 새 제도는 아프거나 다쳐도 공공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다는 소방관들의 자부심, 즉 ‘사회 규범’을 서비스 제공의 대가로 돈을 받는다는 ‘시장 규범’으로 바꾸고 말았다. 아파도 사명감으로 출근하던 소방관들에게 15일까지는 병가를 써도 되고, 그것이 당연하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시나리오 플래닝》《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등으로 유명한 경영컨설턴트 유정식 씨(인퓨처컨설팅 대표)의 신간 《착각하는 CEO》는 이런 사례를 통해 규정과 통제로 구성원을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당신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메시지로 인식돼 조직에 역효과를 준다는 걸 보여준다. 저자는 경영자들이 당연시하는 경영상식과 전략 등의 적잖은 부분이 뿌리 깊은 편견과 오해, 잘못된 상식 등에 입각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저자의 무기는 ‘인간 심리’다. 일사불란한 관리와 통제에 대한 선호, 금전적 보상이 동기를 부여할 것이란 희망 등이 인간의 심리를 잘못 이해한 데서 나온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책에 제시된 다양한 심리 실험과 경영 일선 사례들은, 자기도 모르게 갖고 있던 고정 관념에 신선한 충격을 가하고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한다. 


금전적 보상을 강조하는 성과주의는 어떨까. 혼자 사는 어느 노인의 이야기를 보자. 동네 아이들은 남루한 이 노인을 매일 찾아와 욕설하고 놀려댔다. 노인은 아이들에게 “내일도 여기에 와서 놀리는 아이들에게 1달러씩 주겠다”고 말했다. 횡재라고 아이들은 모두 다음날 와서 욕을 퍼부었다. 노인은 다음날엔 25센트를 주겠다고 했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또 와서 노인을 놀렸지만, 보상이 1센트로 내려가자 노인에게 “됐어요!”라고 외치곤 다시 오지 않았다. 


아이들이 오지 않은 건 자발적으로 하던 ‘내적 동기’를 돈에 의한 ‘외적 동기’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물론 돈이라는 ‘당근’이 단기적인 노력을 이끌어 내겠지만 ‘A를 하면 B를 주겠다’는 보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A라는 본질보다 B에 집중케하는 역효과를 발생시킨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때로는 조직 구성원에게 일보다는 돈이 더 중요하다는 엉뚱한 신호를 줄 수도 있다.


저자가 심리와 경영을 접목하려는 건 왜,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를 조직 내부의 관습과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해서다. 일하는 시간에 노는 직원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처벌하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걸 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의 양은 정량적으로 평균치를 내기가 어렵다. 일이 한꺼번에 몰릴 때를 감안한 유휴 인력과 시간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해외 대형 은행 소속 콜센터 두 팀을 골라 ‘커피 브레이크’를 정식으로 하루 일과 속에 넣었더니, 3개월 후 평균 콜 처리시간이 적게는 8%에서 많게는 20%까지 개선됐다. 금액으로는 최대 160만달러가 절감됐다. 이 사례를 통해 커피나 담배를 즐기는 직원들의 ‘노는 시간’이 생산성을 오히려 높인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저자는 이외에도 실수가 적은 조직보다 오히려 실수가 많은 조직의 효율이 높다는 점, 소수의 핵심인재보다는 다수의 평범한 인재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 많은 경우 강력한 리더보다는 유약한 리더가 낫다는 점 등을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로 설득한다. 최고경영자(CEO)뿐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여름 휴가 때 읽고 돌아온 뒤 조직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 달라져 있지 않을까.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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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줄이려면 경영 상식 깨라", <서울경제>, 2013년 6월 28일자


1913년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은 한 가지 실험을 진행한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줄다리기를 하도록 지시했는데, 그 줄에는 참가자들이 각자 얼마나 세게 줄을 당기는지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장착했다. 집단 전체가 줄을 당길 때의 힘과 개인 혼자 줄을 당길 때 힘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럿이 줄을 당기면 당연히 혼자 당길 때보다 힘의 총합이 커지기 마련이지만, 놀랍게도 한 명의 참가자가 집단에 추가된다고 해 집단 전체의 힘이 그와 비례해 커지는 것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집단이 세 명이면 2.5명분의 힘이, 8명이면 4명분의 힘이 측정됐기 때문이다. 이 실험을 토대로 집단에 속한 개인들이 혼자 있을 때보다 힘을 덜 들이려는 심리를'링겔만 효과'(사회적 태만)라 이름 붙였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과는 거리는 있는 결과다. 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뛰어난 인재를 무조건 많이 모은다고 해서, 개인보다 집단에서 보다 그럴싸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것이다.


책은 이처럼 여러 심리학 실험을 근거로 조직 내 경쟁과 보상, 경영을 지배해온 잘못된 상식들에 일침을 가한다."경영의 오류와 실패를 줄이려면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라"는 게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다. 그는 실수가 없는 조직이 오히려 더 위험하고, 이타적인 동료는 축출대상이 되며, 베테랑 인사책임자일수록 엉뚱한 사람을 뽑기 쉽다고 지적한다. 경쟁을 시킬수록 성과는 늘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나빠지기 쉽고, 무능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예도 소개한다. 직관적으로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경영의 상식들이 실은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착각임을 차근차근 증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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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책", <문화일보>, 2013년 6월 28일자


★착각하는 CEO(유정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유명 경영 카운슬러인 저자가 조직 내 경쟁과 보상 등에 대한 오해를 파헤쳤다. 여러 심리학 실험을 근거로 기존 상식을 철저하게 비판한다. 경쟁을 시킬수록 성과는 늘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나빠지기 쉽고, 무능한 사람은 늘고 인재는 떠난다는 것. 저자는 “경영의 오류를 줄이려면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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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연합뉴스>, 2013년 6월 27일자


▲착각하는 CEO = 유명 경영 카운슬러인 유정식 씨가 조직 내 경쟁과 보상 등에 대한 오해를 파헤친 책.


저자는 여러 심리학 실험을 근거로 기존 상식을 철저하게 비판한다. 


경쟁을 시킬수록 성과는 늘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나빠지기 쉽고, 무능한 사람은 늘고 인재는 떠난다는 것. 실수가 없는 조직이 오히려 더 위험하고, 이타적인 동료는 축출대상이 되며 베테랑 인사책임자일수록 엉뚱한 사람을 뽑기 쉽다고 지적한다. 무능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예도 소개한다.


저자는 "경영의 오류와 실패를 줄이려면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김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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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판단인지 늘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2013. 7. 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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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7월 2일) 부산교통방송의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 코너에 방송된 내용을 여기에 옮겨 봅니다.



[과도한 판단인지 늘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2013년 7월 2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오늘도 시작하기에 앞서서 질문을 드려보겠다. 만약에 사회자께서 어떤 게임을 재미있게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게임 점수에 따라 돈을 준다면, 그 게임을 계속 해서 하려고 싶어질까? 실제로 이런 실험을 데이비드 그린이란 사람이 수행했는데,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돈을 받자마자 게임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돈을 받기 전에는 재미있게 했지만, 돈을 받고 나니까 돈을 받기 위해서 게임을 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게임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돈 때문에 게임을 한 것이다, 라고 자기 자신을 과도하게 합리화하는 것인데, 이런 것을 심리학에서는 ‘과다 합리화’라고 부른다. 오늘은 이렇게 우리가 이런 저런 판단을 할 때 과도하게 자신을 합리화하거나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결정 내리는 버릇들을 살펴 보고, 어떻게 하면 그런 과도한 판단을 줄일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2. ‘과다 합리화’라? 일반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준다면?


여성분들이 보통 쇼핑을 좋아하니까, 쇼핑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백화점에 갔는데, 평소에 좋아하는 브랜드이긴 하지만, 새 옷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것을 봤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특별히 그런 종류의 옷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해보자. 그러면 그 옷을 사야겠다는 마음이 들까? 당연히 쇼핑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매장 직원이 그 옷을 많이 할인해 주겠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많은 경우, 횡재라고 생각하면서, 그 옷을 쇼핑백에 담고 신용카드를 내미는 자기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자기에게 별 필요가 없는 옷인데도, “꼭 필요해서 샀다. 난 알뜰한 사람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니까”라고 자신을 과다하게 합리화하고 만다. 자신이 할인해주겠다는 말에 혹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아마도 몇몇 분들은 싸게 구매해 놓고서 정작 입지 않는 옷들이 옷장에 여러 벌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과다 합리화’의 결과물들이다. 몇몇 기업들은 이런 소비자들의 과다합리화를 잘 알기 때문에, 일부러 일부 옷의 정가를 높게 붙여 놓고 할인해 주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 그래서 할인해 주겠다는 말을 할 때는 과다합리화의 덫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3. 무언가 결정할 때 자기 결정에 대한 자신감을 조심하라는 말로 들리는데, 사람들이 원래 그런가?


그렇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통제력 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피쇼프라는 심리학자가 사람들에게 일반상식 문제를 풀게 했는데, 사람들이 자신은 100점 만점이라고 확신한 답안지를 나중에 살펴보니까 실제 점수는 70~80점 밖에 안 됐다고 한다. 이런 경향을 ‘과도한 자신감 편향’이라고 심리학에서는 말한다.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내가 쓴 보고서는 완벽해”라고 말하는 사람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사실 헛점이 많이 발견된다. 오타는 물론이고, 보고서의 논리도 엉성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누군가가 자신은 완벽하다고 말할 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능력을 어느 정도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진짜로 완벽한 사람은 자신이 완벽하다고 말하기보다는, 그렇게 말할 시간에 더욱 완벽을 기하려고 애를 쓴다. 아는 것이 많아지면, 자신의 판단이나 능력이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런 경향 때문에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간에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4. 상사와 부하직원의 갈등이 과도한 자신감 때문에 생긴다? 왜 그런가? 


일반적으로 상사와 부하직원 중에 누가 업무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 있을까? 당연히 상사와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부하직원보다는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 그런데 정보를 많이 알고 있으면, 자신이 내린 결정이나 판단을 완벽에 가깝다고 확신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결과는 오스캄프란 학자가 실험으로 밝힌 것인데, 참가자들에게 무언가를 판단하게 했더니, 정보를 많이 가진 참가자가 정보를 적게 받은 참가자보다 자신의 판단을 더 확신했다고 한다. 


상사의 위치에 가면 부하직원일 때보다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는데, 그래서 예전과 다르게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러한 과도한 자신감이 부하직원의 말을 경청하지 않으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상사들은 이런 과도한 자신감을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5. ‘과도한 자신감 편향’을 조심하라고 했지만, 자신감을 갖는 게 좋지 않나?


자신감을 갖는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자신감이 있어야 도전도 할 수 있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문제는 자신감이 과도해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획을 세울 때 과도한 자신감이 작용해서 나중에 계획을 그르치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예를 들어 사람들은 원래 1개월 걸릴 일을 1주일 안에 끝낼 수 있다고 계획하는 습성이 있다. 부어러하는 학자가 학생들에게 졸업논문을 완성하는 데 얼마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냐고 질문했는데, 학생들은 평균 34일 정도면 된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56일 정도나 걸렸다고 한다.


이러한 과도한 자신감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두지 못하게 만드는데, 더욱 큰 문제는 개인에게 나쁜 결정을 하도록 해서 오랫동안 불행해지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6. 과도한 자신감을 갖게 되면 불행해진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도한 자신감은 개인에게 나쁜 결정을 하도록 해서 오랫동안 불행해지도록 만든다. 지난 번에 ‘사업은 아무나 하나’란 주제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 자신이 사업가로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사업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는데, 사업을 시작하는 분들 중에 꽤 많은 분들이 “내가 회사에서 이렇게 일을 잘하니까, 독립해서 사업하면 사람들이 날 알아줄 거야”라는 생각을 갖고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다.


사실 나도 그런 과도한 자신감의 희생양이었다. 컨설팅 회사를 잘 다니다가 재미가 없어져서, 몇몇 사람들과 함께 벤처기업을 하겠다고 회사를 나왔는데,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다가 일이 잘 진행이 안 돼서 몇 개월 만에 사업을 접고 말았다. 간단히 말해서, ‘망해 버린 것’이다. 이렇게 과도한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했다가 실패해 버리면, 실망이 커서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나도 한동안 그랬던 적이 있다.



7. 과도한 자신감을 갖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지난 번에 ‘열정은 생계를 책임지지 않는다’에서 말씀 드렸지만, 열정은 자신의 능력을 과도하게 높다고 평가하게 만든다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그럴려면, 다른 사람의 의견과 평가를 경청해야 한다. 어떤 일에 자신감이 충만하면 다른 사람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데, 그럴수록 일부러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려고 애써야 한다. 주변의 사람들은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자신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일러줄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내가 타인이라면 어떻게 결정 내리겠는가?”라고 스스로에 물어보는 것도, 간단하지만, 아주 좋은 방법이다. 야니프란 학자가 어떤 음식의 칼로리를 맞춰 보라는 실험을 했는데, “다른 사람이라면 그 음식의 칼로리를 얼마라고 생각하겠는가?”란 질문을 받은 참가자들이 더 근사하게 맞혔다고 한다. 이렇게 타인의 입장에서 지금 ‘내가 내리는 결정’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게 꼭 필요하다.



8. 끝으로,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와닿는 사례를 하나 말씀해 주신다면?


소개팅을 한다든지 선을 볼 때 이성을 처음 만나면,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아닌가?”를 열심히 판단하려고 여러 가지 정보를 얻으려고 한다. 그럴 때 자기 자신이 판단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판단을 참조하면 좋은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버드 대학의 길버트란 심리학자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실험에서 밝혀진 것인데, 어떤 남자의 매력도에 대해서 다른 여학생이 쓴 글을 먼저 보고 나서, 5분 동안 그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다. 그렇게 했더니, 그 남자의 프로필만 보고 이야기 나눴던 경우보다 남자와의 대화하면서 느끼게 되는 즐거움을 정확하게 평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가 이렇게 나왔는데도, 많은 여학생들은 다른 여학생의 의견을 참고할 때보다, 자기가 스스로 판단할 때 더 정확하게 만남의 즐거움을 평가할 수 있다고 믿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쉽사리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결과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타인의 의견을 적절하게 수용하면 과도한 판단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면 좋겠다.



(끝)


(*본 글에 참고한 도서)

<나도 모르게 빠지는 생각의 함정, 편향>, 이남석 저, 옥당,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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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가 높아야 실수로부터 배운다   

2013. 7. 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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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기를 가지고 어떤 일을 수행하는 동안 끊임없이 '내가 이 일을 잘하고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행동을 교정하곤 합니다. 반성의 질문을 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씁니다. 반면, 해야 한다는 동기를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일이거나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지루한 일에 대해서는 반성은커녕 어서 일이 끝나기만을 고대할 뿐이죠.


우리는 보통 어떤 일을 할 때 동기를 갖고 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는 성과의 커다란 차이를 야기한다고 알고 있는데, 영국의 신경학자인 사라 벵트손(Sara L. Bengtsson)은 그러한 차이가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지를 뇌의 활동 차원에서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벵트손은 26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절반으로 나눠 A그룹에게는 자신이 행하는 실험이 지원자 각자의 기억력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이야기함으로써 실험에 참가하고자 하는 동기를 갖도록 유도했습니다. 나머지 B그룹의 지원자들에게는 과업 수행 조건을 최적화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알려서 동기를 그다지 높게 가지지 않게 했죠. 실제로 질문을 던져보니 A그룹의 지원자들은 B그룹보다 실험에서 주어질 과제를 잘 해야겠다는 동기가 더 강했습니다.


벵트손은 지원자들을 기능성 자기공명장치(fMRI) 안에 누운 채로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는데,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지원자들은 화면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알파벳을 보면서 똑같은 알파벳이 3회 전에 나왔었는지 기억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했죠. 만약 알파벳이 H, P, k, h, A, A…라는 순서로 제시됐다면 'h'가 나오는 순간 'Yes' 버튼을 눌러야 했습니다. 'H'가 3회 전에 나타났었기 때문이죠.


정답률, 반응속도 등 어떤 그룹의 성적이 더 좋았을까요? 실험 동기가 높았던 A그룹의 성적이 B그룹보다 높게 나왔지만 통계적으로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동기가 높다고 해서 단기과제의 성적이 바로 높아지지는 않았던 것이죠. 각 그룹이 과제에 대해 느끼는 난이도의 차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틀렸을 때 나타나는 두 그룹의 뇌 촬영 영상은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동기가 높게 부여된 A그룹 지원자들은 'Yes' 버튼을 누르지 않고 지나가거나 잘못 눌렀을 때 '내측 전전두피질'이라는 부분이 크게 활성화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반면, A그룹 지원자들이 문제를 맞혔을 때는 이런 영상이 나타나지 않았죠. 흥미로운 사실은 B그룹 지원자들의 뇌에서는 정답 여부와 관계없이 별다른 반응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 참조)


출처: 아래 명기한 논문



높은 동기를 가진 지원자들은 '내가 이 문제들을 잘 풀어야 해' 혹은 '나는 잘 풀 수 있어'라는 목표와 기대를 가지고 임하기 때문에 '틀렸다'라는 피드백을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왜 내가 틀렸을까?'라고 물으면서 수정하려 한다는 점을 fMRI 영상 결과로 알 수 있습니다. 즉, 높은 동기의 중요성은 성과 자체에 있기보다는 '학습'에 있다는 것입니다. 실수로부터 배우는 과정은 애초에 높은 동기를 가지고 과제에 임한 사람들에게 나타난다는 점을 알 수 있죠. 동기가 낮은 상태에서는 '당신의 답은 틀렸다'라는 신호가 들어와도 행동과 판단을 수정하려는 의욕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 뇌 영상에서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동기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는 학습이 일어나지 않고 변화도 일어나기 힘듭니다. 나아지고자 하는 시도도 감행하기 어렵죠. 여러분의 뇌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 행하는 일에 여러분이 동기를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를.



(*참고논문)

Bengtsson, S. L., Lau, H. C., & Passingham, R. E. (2009). Motivation to do well enhances responses to errors and self-monitoring. Cerebral Cortex, 19(4), 797-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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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터마이제이션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2013. 6. 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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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1일부터 6월 27일까지 페이스북에 올린 짧은 생각들. 이번엔 '오해론(論)'과 'IT기업의 커스터마이제이션', '상담(카운셀링)'를 중심으로 짧은 이야기를 올려 봅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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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에 대하여]


다른 사람이 나에 오해하는 것에 분개하거나 속상해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나의 상황을 일일이 설명할 순 없는 일이니까.


오해 때문에 미워지는 경우도 있지만, 미워서 오해하는 경우도 그만큼 많다.


오해는 상대방에 대한 정보의 부족에서 오기도 하지만, 특정 정보에 대한 민감성으로부터 야기되기도 한다.


오해(五解)하면 오해(誤解)한다. 지나치게 깊이 생각하면 오해가 된다.


오해였다는 증거가 확실해도 오해가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해는 어떤 정보의 진위 여부가 아니라 그 정보에 대한 호불호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니까.


때론 오해였다는 것을 감추거나 인정하지 않기 위해 상대방을 계속 오해하기도 한다.


오해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오래 전의 오해는 세월이 갈수록 더 힘을 얻는다.


사람들은 자기마음은 자기가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기마음을 추측할 뿐이다. 게다가 자기마음을 자기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자신에 대한 오해는 남에 대한 오해보다 심각할 때가 있다.





[IT기업의 커스터마이제이션에 대하여]


커스터마이제이션이라는 미명 하에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업체들은 겉으로 보기엔 하나의 제품이지만 실제로는 수백 가지로 '돌연변이'된 제품을 관리하느라 힘을 소모한다. 제품 하나가 branch-out될 때마다 관리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는다.


고객 입장에서는 '버튼 모양 바꾸기', '용어 변경'이 5~10분만에 끝나는 아주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소프트웨어업체에서는 그렇게 해주는 순간 새로운 돌연변이 제품이 탄생하고 만다. 코드 변경하고, 테스트 다시 하고, 매뉴얼 변경하고, 버전 관리, 개발팀에게 알리고..... 그 후속 작업은 엄청나다.


고객이 소프트웨어 업체에게 코어가 아닌 부분(버튼 모양이나 용어 등)바로바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올바른 '갑을문화'를 정립하기 위한, 작은 실천이다. 사소한 변경 요구도 서로 합의된 일정에 따라 취합되어 정기적인 패치나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커스터마이제이션은 알고 보면 일종의 '감정노동'이기도 하다. 고객이 버튼 모양을 바꿔 달라고 하면, 현재 돌고 있는 서버를 멈춰야 하기에 한밤 중이나 주말에 나가 작업을 해야 한다. 버튼 모양 바꾸는 사소한 요청도 쉬어야 하는 시간에 나가서 일해야 한다는, 엄청한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SI업체는 고객별로 제품이 모두 다르다고 전제하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B2C 소프트웨어업체는 모든 고객에게 한 가지 제품을 제공한다. B2B 소프트웨어업체는 처음엔 하나의 제품을 가지고 시작하다 어느새 수백 개의 변종 제품들을 가진다. 어떤 업체의 직원들이 가장 힘들까?


B2B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창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들이 SI업체가 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하나의 제품에 집중하려면, 집중하지 말아야 할 제품을 버리면 된다. 버리지 않고 집중할 수는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많은 기업들이 어중이떠중이 제품을 버리지 못한다. 언젠가 쓸모가 있을 거라서 잡동사니를 버리지 못하는 사람처럼.


단순화하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단순화는 그저 기능의 최소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단순화는 고객 니즈의 핵심을 파고드는 것을 뜻한다.




[상담(카운셀링)에 대하여]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우선 그 사람이 그 문제를 어떤 식으로 견뎌내고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이것이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해결책의 실마리가 된다.


상담을 많이 해주는 사람은 상담 받으러 온 사람들의 문제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체감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내담자의 말을 끊고 "당신의 문제는 이거지?"라고 서둘러 정리해 버리기 쉽다는 것. 모든 문제는 각각이 그 자체로 특별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원래는 한 가지이지만 수십억 가지의 다른 버전의 문제로 오늘도 고민한다.


상사는 자신의 직급이 높으니 '말할 권리'가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들을 권리' 혹은 '들을 의무'가 더 커져야 한다.



[현 시국에 대하여]


우리나라는 법치국가가 아니라 "겁치국가". 국민들에게 겁을 줘서 통치하니까.


중용은 가운데에 위치하려는, 정적인 '중립'을 뜻하지 않는다. 중용은 매순간 무엇이 옳은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선택해 가는, 매우 '동적인' 과정이다. 중용을 지킨다며 입을 닫은 지식인들이여! 당신들은 겁쟁이일 뿐이다.


정말이지 국회의원은 국해(害)의원임이 분명하다. 해롭다. 불량식품보다 훨씬 극도로 해롭다.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과학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준 학자들. 황우석만 욕할 일이 아니다. 황우석 건보다 더한 과학 사기다.



[기타]


정보를 통찰력으로 바꾸려면 꼭 이게 필요하다. 그건 충분한 '휴식'이다.


고객의 신뢰를 쌓으려고 하지 말라. 고객이 당신을 불신할 가능성을 최소화하라. 그것이 신뢰를 구축하는, 느리지만 가장 견고한 길이다.


노력도 재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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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는 사람이 말 잘하는 사람을 이긴다   

2013. 6.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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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화)에 부산교통방송 '스튜디오 949'에서 방송된 <유정식의 색다른 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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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는 사람이 말 잘하는 사람을 이긴다] 2013년 6월 25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질문을 드려 보겠다. 사회자께서 어떤 두 사람을 각각 따로 만나서 상담을 받기로 했는데, A라는 사람은 아주 말을 잘하고 이것저것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사회자께서 주로 많이 듣는 시간이었고, 반대로 B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몇 가지 질문을 하면서 주로 듣기만 해서 사회자께서 말을 많이 해야 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사회자께서는 둘 중 누구랑 이야기했던 자리가 더 만족스러울 것 같은가?


보통 많은 사람들은 상담해주는 사람이 말을 많이 해줘야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자기가 말을 많이 한 시간을 더 좋았고 의미 있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심리 실험으로 밝혀진 것이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가 짐작이 되는가? 오늘은 바로 잘 듣는 사람이 말 잘하는 사람을 이긴다, 잘 듣는 것이 말 잘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해보겠다.



2. 잘 듣는 것이 말 잘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왜 그런가?


잘 듣는 것이 말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이유는 상대방의 본심을 알아낼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자기만 혼자 말을 많이 하면 언제 상대방의 진짜 마음을 알아낼 수 있을까? 진짜 마음을 알아내야만 상담을 할 때도 정확한 부분을 지적해 줄 수 있고, 협상할 때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협상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말이 많아지면 실수할 가능성도 크고, 상대방에게 조급하고 불안하다, 그런 인상을 주기도 쉽다. 


본심을 알아내려면, 그냥 듣는 게 아니라 ‘잘’ 들어야 한다. 경청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경청은 말하기보다 힘들다. 실제로 경청이 말하는 것보다 칼로리 소모도 더 많다고 한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들어야 하고, 머리 속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자기 생각을 억제해야 하고, 상대방의 말을 놓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것이다. 잘 들으려면 연습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3. 경청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


경청을 잘 하려면, 일단 자신이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 말을 많이 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방이 말을 하도록 해야 한다. 상대방이 말을 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질문을 던지면 된다. 질문을 던져 놓고 상대방이 말하는 대답을 잘 들으면 된다. 뛰어난 리더들을 보면 경청을 잘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은 질문을 아주 잘한다. 만나자마자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리더들이 질문을 잘 하는 이유는, 질문을 던지면 그 대답에 따라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먼저 질문을 하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청을 잘 하려면, 침묵을 잘 지켜야 한다. 대화가 끊기면 그 시간이 어색해서 기다리지 못하고 말을 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끌려가는 것이다. 뛰어난 리더들이 경청을 잘 하는 이유는 특별히 그 사람들이 겸손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경청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상대방이나 자신에게 모두 좋다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알고 있고, 숙달되었기 때문이다.



4. 말씀을 들으니, 경청이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방법처럼 들리는데, 꼭 그런 것인가?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는데, 경청은 사실 상대방을 도와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고, 그렇게 도와줘서 자신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은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경청을 잘 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의심하지 않고, 상대방이 긍정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상대방이 중요한 이야기를 할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의 귀를 여는 것이다.


사실 어떤 사람이 곤란한 문제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해도, 해답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다. 질문을 던진 다음에 듣는 것은 그 사람이 이미 가지고 있는 해답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주기 위해서다. ‘내가 문제를 겪고 있는 상대방보다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 잘 듣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마인드다. 이런 마인드를 가져야 경청을 잘 할 수 있다. 잘난 체 하는 사람들은 절대 경청을 잘 할 수 없다.



5. 경청의 룰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80대 20법칙을 기억하면 좋다. 이 말은 전체 대화 시간 중에 80퍼센트는 상대방이 말을 하게 하고, 자신은 20퍼센트만 말을 하라는 뜻이다. 최대한 할 말을 줄이고 질문을 적절하게 던지고 맞장구를 치면 상대방이 좋은 대화라고 기억하게 된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이렇게 자기가 말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상대방에게 대화의 주도권을 넘기는 것은 아니다. 질문을 던지고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대답을 들으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서로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나의 룰은 도움 안 되는 말을 할 바에야 침묵을 지키라는 것이다. 요즘 TV를 보면 화면 전환이나 말들이 아주 빨라서 시청자의 정신을 쏙 빼놓는데, 10년 전 TV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 확실하게 그때는 느렸다. 그만큼 요즘에는 말들이 빨라지고 침묵을 못 참는 경향이 커졌다는 건데, 그래서 대화 중에 침묵을 지키지 못하고 어떤 말이든 해서 침묵을 메우려고 한다. 차라리 침묵을 그냥 두면 그 순간에 좋은 생각이 떠오를 수 있고, 상대방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혹시 그래도 뭔가 끼어들고 싶으면, 언제 끼어들어야 하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





6. 자기가 언제 끼어들어야 하는지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좀 연습이 필요한데, 타이밍을 잘 잡기 위한 기준을 미리 숙지하고 연습할 필요가 있다. 먼저, ‘상대방이 말하는 문제를 더 듣고 싶은가’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세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는가?’를 봐야 하고, ‘논의의 방향을 바꾸고 싶은지’도 살펴야 한다. 


또 ‘반론이나 새로운 시각을 제기해서 도움을 줘야 하는가’ 등을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고 ‘그렇다’라는 답이 나오면, 상대방의 말에 끼어들어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면 좋다. 하지만, 이때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이렇게 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같이 질문 형태로 끼어 들어야 한다.  나의 말이 상대방에게 압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질문으로 끼어들어야 하는 것이다. 



7. 경청에 질문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계속 말씀하시는데,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상대방이 해답을 스스로 내도록 하기 위한 것 말고 질문의 목적이 또  있는가?


질문은 진짜 문제에 다가가도록 상대방에게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타진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사실 이것이 질문의 가장 큰 효과인데, 우리는 보통 자신도 모르게 어떤 전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 경청을 잘 하는 사람은 그 전제를 의심하는 질문을 잘 던질 줄 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일하기가 싫고 재미가 없다”는 말을 하면,  “그 이유가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한다. 


지난 번에 ‘열정에 속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열정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실력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라고 했던 걸 기억하는가? 일하기가 싫고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보통 그 원인이 자신을 둘러싼 외부 조건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기 자신이 원인일 때가 많다. 잘 듣는 사람은 질문을 통해서 문제의 진짜 핵심에 이르도록 도와준다. 또, ‘만약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는 식의 질문을 던져서 상대방이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8.  끝으로 ‘잘 듣기 위해서’, 경청을 잘 하기 위해서,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다면 하나 더 알려달라.


상대방의 몸짓을 잘 살피는 것도 경청이다. 바디랭귀지를 주시하면,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는가 아닌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피노키오 효과라는 게 있는데, 피오키오가 거짓말을 하면 코가 커지는 것처럼, 사람도 거짓말을 하면 아주 미세하지만 코가 커진다고 한다. 거짓말을 하면 상대방에게 들킬까 두려워서 혈압이 높아지는데, 그래서 코의 모세혈관이 갑자기 팽창해서 코가 아주 미세하게 커지는 것이다. 그러면 가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말을 하다가 코를 만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십중팔구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의심할 필요가 있다. 


오늘 말씀을 정리하면, 경청은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모든 것을 활짝 열고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침묵을 지켜야 하고, 질문을 효과적으로 던져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끝)


(*본 방송에 참고한 책)

<리슨 : 5분 경청의 힘>, 버나드 페라리, 걷는나무,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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