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꼬질꼬질한 방문증을 패용하라굽쇼?   

2013. 5. 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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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0일부터 5월 30일까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을 모아 보았습니다. 


[방문증에 관하여] <유쾌한 이노베이션>이란 책을 읽으며 얻은 것


- 방문객의 신분증을 받고 방문증을 패용하도록 하는 회사들이 제법 많다. 그 방문증 목줄에 때가 꼬질꼬질하고 낡은 경우가 많다. 과연 그 방문객은 그 회사에 어떤 이미지를 가질까?


- 어떤 사람이 패용했는지 모를, '때가 꼬질꼬질하고 더러운' 방문증을 목에 걸어 본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는.


- 이런 제안을 하면 "뭐 별로 효과 있겠어?"라고 하는 회사가 99% 이상일 것 같다는. 이런 아이디어를 상신하면 "쓸데없는 일에 돈 쓴다"고 reject될 확률이 95%이상일 것 같다는.


- 그 방문증을 회수하지 말고 방문객에게 '기념품'으로 줄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물론 기념품으로서 의미를 부여해야겠지만.



출처: tomi22.wordpress.com



[혁신에 관하여] <유쾌한 이노베이션>이란 책을 읽으며 생각난 것들.


- CEO가 같이 브레인스토밍하겠다고 말하면 그를 쫓아내라.


- 많은 기업에서 이뤄지는 브레인스토밍은 사실 그저 회의일 뿐이다.


- 작은 실패를 빨리 여러번 반복하는 것이 혁신의 지름길이다. 혁신은 한 방에 이뤄지지 않는다.


-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아무 생각없이 그것을 시험 삼아 해보라. 아이디어가 아이디어인 상태로 남으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 사무실에 자기 소유의 책상을 없애고 책상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도록 하는, 소위 '호텔링 시스템'은 직원들로 하여금 회사에 정을 못 붙이게 만든다. 인간의 감성은 아날로그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다. 생산성은 절대 오르지 않는다.


- 직급별로 사용하는 의자나 책상의 차이를 보면, 그 회사의 권위주의가 심각한지 알 수 있다.


- 절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게 만드는 상사의 명령. "아이디어 좀 내봐"


- 창의와 계획은 상극이다. 창의와 혁신은 정교한 계획으로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 혁신의 정도를 측정하고 평가하고 게다가 보상까지 하겠다는 건 정말 웃기는 일이다.


- 조직에서 전문가들과 핵심인재들만이 우대 받는다면, 그 조직의 창의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 사용하기 쉽다는 소프트웨어의 매뉴얼이 수십 페이지를 넘어가는 것은 사용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 실패를 감수해야 성공한다는 말이 계속 반복되어 나오는 까닭은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실패 없이 성공을 꾀하기 때문이다.


- 전통적인 회사에서 혁신을 시도하려면, 그 혁신 조직을 회사 내에 두지 마라. 혁신을 싫어하는 내부의 적들은 의외로 아주 많고 아주 강력하니까.


- 어떤 회사의 혁신 동력이 떨어졌음을 감지하는 한 가지 방법. 후속제품이 기존제품보다 '더 많은 기능'을 담고 있는지 본다. 만일 답이 Yes라면 최소한 그 제품에서의 혁신 동력은 소멸되고 있다는 뜻이다.


- 규칙이 는다는 것은 관료주의의 확산을 의미한다.



[서로 바라는 것에 대하여]


- 팀원이 팀장에게 바라는 세 가지 

(1) 나에게 관심을 줘! 

(2) 신뢰를 가질 수 있게 해 줘! 

(3) 비전을 보여 줘!


- 팀장이 팀원에게 바라는 세 가지 

(1) 성과를 내줘! 

(2) 문제 일으키지 말아줘! 

(3) 날 리더로 인정해 줘!



[기업 경영에 관하여]


- 인수 또는 투자 등을 통해 신규사업을 시작하려면, 기존사업과의 시너지를 절대 먼저 고려해서는 안 된다. 신규사업과 기존사업과의 역시너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너지가 없다고 판단이 된 후에 시너지를 고려하라.


- 기업이 새로운 트렌드를 따르지 못하는 이유는 그 트렌드를 몰라서, 그 트렌드를 따르지 못할 경우의 위험을 몰라서가 아니다. 기존사업에서 괜찮은 수익이 발생한다는 것 때문에 트렌드를 놓치는 경우가 훨씬 많다.


- 미래를 현재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기업은 결코 미래를 보장 받지 못한다.


- 전략 실행시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상수를 대비하는 조직은 그리 많지 않다. 알아도 하지 않는 것이다.


- 여러분의 회사에는 별다른 가치를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뒷다리만 잡는 '무슨무슨 위원회'가 적어도 하나 이상 있을 것이다. 망설일 필요없다. 바로 없애면 된다.


- 잘 나가는 회사를 베끼는 기업은 그 회사의 과거는 훔칠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는 훔칠 수 없다.


- 경쟁사의 제품은 쉽게 모방할 수 있지만 제품을 통한 '고객경험'은 베끼기가 매우 어렵다. 차별화는 제품 기능과 성능이 아니라 '고객경험'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 선택과 집중에 관한 철학자의 견해. "선택되지 않은 것의 장점을 모두 고려했을 때, 그리고 선택된 것의 단점을 모두 고려했을 때만이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다"...by 강신주



[문제해결에 관하여]


- 열심히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말과 같다.


-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풀고 싶다면, 문제의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 "이발사에게 머리를 깎아야 하는지 묻지 마라"....by 워렌 버핏 (당연히 깎아야 한다고 답할 것이므로. 자기계발 전문가는 어떤일이든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법이 없으므로)



[편향에 관하여]


- 사람들은 자기 자신은 평가 없이도 일을 잘할 사람이라고 자평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평가를 해야만 일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하다.


- 일베는 집단 극화(Group Polarization) 현상의 전형적 사례. 회원들은 원래 악해서 그렇게 하기보다는 관심을 얻기 위해서 더 자극적이고 강경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


- 작년엔 매출이 좋았는데 금년엔 매출이 시원찮다면, 그것은 '평균으로의 회귀'이지 특별히 큰 문제가 있다고 볼 필요는 없다. 문제로 본다면 고생하는 것은 직원들.


-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늘 공언하는 사람은 마음을 쉽게 먹지 못한다. 즉, 그 무언가를 영원히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 중립적인 사람은 어느 한쪽에 편향된 사람보다 더 많은 욕을 먹는다. 중립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기타]


- '국가 경쟁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참 이상하다. 국민이 국가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도 없게 해놓고 경쟁력이라니! 참 요상한 용어다.


- 가능하면 비싼 노트를 구입하라. 그러면 그 비싼 노트에 비싼 정보를 기록하려 할 것이다.


- 나에게 필요한 건 삶의 정답이 아니라, 정답 없음을 이겨내는 용기다.


- 소중한 추억은 실제로 좋았다기보다 좋았다고 기억하기 때문에 소중하다.


- 어떤 사물이나 현상의 부정적인 측면을 이해시키는 것이 긍정적인 측면을 이해시키는 것보다 100배나 힘들다.


- '알다시피',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말을 자주 쓴다는 것은 늙는다는 증거다.


- 동물원에 가면, 직립보행하는 인간이 잠깐이지만 이상하게 보인다.


- 직원들은 보통 대부분의 문제가 상사 탓이라고 말한다. 자신들도 언젠가 승진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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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또라이'와 진상을 만드는가?   

2013. 5.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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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기고한 글이 이번에 나온 과학동아 6월호에 기획기사로 실렸습니다. 원제는 '갑을의 심리학' 중 part 1인 '테스토스테론은 진상을 만든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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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 설익었다며 항공기 승무원의 머리를 때리고, 좋아하는 자리에 주차하지 못하게 한다고 호텔 직원의 뺨을 때리며, 영업팀장이 ‘밀어내기’를 하면서 대리점주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붓는 사건들이 잇달아 터지면서 소위 ‘갑을 관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떠들썩했다. 이런 와중에 멀리 미국에서 전해온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인턴 여직원 성추행 소식은 온 국민을 소위 ‘멘붕’에 빠지게 했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윤창중 전 대변인은 성추행뿐만 아니라 수석급 의전차량을 내달라고 상관에게 떼를 쓰고 대통령과 같은 호텔에 묵어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는 등 진상짓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갑의 위치에 올라서거나 권력을 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진상을 부리는 심리는 무엇일까? 철학자 아론 제임스는 권력의 피라미드로 올라갈수록 ‘또라이(asshole)’를 발견할 확률이 높다고 말하며 “그들은 특전을 당연하게 여기고, 행동의 바탕에는 뿌리 깊은 특권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상짓은 권력과 그로 인한 특권의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출처 : 인터넷 상이 떠도는 터라 출처 불분명



작은 권력도 ‘갑’ 만든다

심리학자 데보라 그륀펠트는 3명의 학생 중 2명에게 사회 현안에 대해 짧은 글을 쓰도록 하고, 나머지 1명에게는 다른 학생이 써 온 글을 평가하고 원고료를 결정하는 권한을 줘서 팀 안에서 상하관계를 구축했다. 그 뒤 그륀펠트는 간식으로 먹으라고 5개의 쿠키를 주었다. 팀원은 3명인데 쿠키가 5개이니 1개씩 먹고 나면 2개가 남는다. 이때 사람들은 보통 4번째 쿠키에 쉽게 손을 뻗지 못한다. 하지만 권력자가 된 학생은 다른 두 명의 학생에 비해 자연스럽게 4번째 쿠키를 집어 들었다.


비록 작더라도 권력을 가지면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려 하고 그것을 당연시한다는 것을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다른 학생이 쓴 글을 평가하라는 권한만 주었는데, 쿠키를 혼자 2개나 먹을 권한까지 받았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다. 더욱 중요한 시사점은 탐욕스러운 모습을 본인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에 나와 사과는커녕 자신의 결백을 뻔뻔하게 주장하는 것은.............



(계속 읽으려면 전문이 공개된 '과학동아' 사이트로 이동하십시오. 여기를 클릭하세요.)



(*출처) 과학동아 2013년 6월호

http://science.dongascience.com/articleviews/special-view?acIdx=12450&acCode=2&year=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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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산교통방송을 통해 방송된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의 내용입니다.


[열정은 당신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는다] 2013년 5월 28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오늘은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데, 일반적으로 열정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것과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우리는 보통 성공하려면 열정을 가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말한다. 특히 취업하려고 애를 쓰는 젊은이들에게 그렇게 말한다. 그리고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에게도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일을 찾아 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성공하려면 열정을 쫓아가면 안 된다. 열정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열정에 속지 말아야 한다, 고 말하려 한다.



2. 왜 열정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인가?


내가 겪은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싶다. 예전에 어떤 분이 날 찾아와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고 한 적 있다. 가끔 그런 분들이 찾아와서 경영 컨설팅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 그분은 자신이 경영에 관심이 많아서 오랫동안 혼자 열심히 공부하고 유명한 사람들의 강의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컨설팅을 할 수 있다면 정말로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면서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그분의 열정은 정말 높았다.


그러나 그분의 학력은 고졸이었습니다. 방송에서 이런 소리하면 욕을 먹을지도 모르지만, 코너 타이틀이 색다른 자기경영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그분에게 '컨설팅을 받는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돌직구였을지 모르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 같다. 평소에도 나는 열정이 성공을 가져온다는 생각에 의심을 품고 있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거의 확신하게 되었다. 열정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은, 심하게 말하면, 망상과 같다고 말이다. 






3. 열정이 성공을 가져다 주지 못하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경력직으로 누군가를 한 명 뽑는다고 생각해보자. 열정이 높지만 실력은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있고, 열정은 딱히 보이지 않지만 실력이 짱짱한 사람이 있다. 다른 조건은 모두 비슷하고, 둘 중에 한 명을 뽑아야 한다면 누구를 뽑고 싶은가? 많은 사람들이 실력은 잘 모르겠지만 열정적인 사람을 뽑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열정에 속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장에서 잘 살펴보면 일 잘하고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좋아하지, 실력은 없는데 열정적이기만 한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일 시키는 사람들도 열정이 뭔가 대단한 거라고 기대하는데, 실제로 실력이 없는 열정은 의미없다.



4. 그러면, 성공을 위해서는 실력이 열정보다 중요하다는 말인가?


훨씬 중요하다. 나는 열정이 성공을 가로막는 위험 요소라고 생각한다. 열정이 실력보다 앞서는 사람은 일하다가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 재미를 못 느끼고 쉽게 지쳐 버릴 가능성이 높다. 실력이 없다 보니 허드렛일만 하게 되고, 처음에 가졌던 열정이 식어 버리고 만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이게 나와 안 맞는가 보다’ 의심하게 되고, 자기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 또 있을 거라 생각한다. 


슬그머니 다른 회사를 알아본다든지, 유명한 사람이 쓴 “열정을 쏟을 일에 당신을 바쳐라” 같은 책에 현혹되고 만다. 이렇게 반복되고 계속 방황하다 보면, 실력 쌓을 기회가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열정이 성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5. 그래도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열정이란 말을 다시 정의해야 하고, 바뀐 정의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열정을 엄청나게 흥미를 느끼고 엄청나게 가슴이 뛰는, 그래서 엄청나게 재미있을 것 같은 감정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이것은 올바른 열정이 아니다. 실력을 키우려면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하고 싶은 일에 걸맞는 학력을 가져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 원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가 쉽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서는 안 된다. 실력이 없을 때는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하나 하나 차근차근 배워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재미를 잃어버리고 열정이 식어버릴 수 있다. 이런 고통스러운 과정을 참아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열정이다. 열정이라는 말을 들으면 장미빛의 이미지를 그리겠지만, 사실 진짜 열정의 색깔은 고통스러운 ‘회색’이다. 고통의 순간을 참고 견디면 그 과정에 알토란 같은 실력이 쌓인다. 그렇게 되면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전문성을 갖추게 된다.



6.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이런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현재 하고 있는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극히 소수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없는 조언이다. 아나운서가 하고 싶다고 해서 직장을 떼려치고 아나운서 시험을 보러 다니면 되는 걸까?


<파랑새>라는 동화가 있다. 파랑새를 찾아서 방황하다가 결국 발견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파랑새가 자기네 집 새장 속에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 동화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 준다. 바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재미있는 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투자한 게 많지 않은가? 그런데 왜 바로 버려야 할까?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지금 하고 있는 버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도 없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 일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는 조언이다.


 

7. 그러면 현재 하고 일을 재미있는 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간단하다. 아까도 말했듯이 실력을 키우면 일이 재미있어진다. 열정이 실력을 키우는 게 아니라, 실력이 열정을 불러 일으킨다. 만약, 직장에서 동료나 상사와 별다는 문제가 없는데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재미가 없다면, 미안하지만, 여러분 자신의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력이 커지면 보는 눈도 높아지고, 보는 범위도 더 커진다. 그래서 다양한 것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실력이 없으면 뭐가 중요하고 뭐가 재미있는지도 안 보인다. 


사장의 입장에서 보자. 도전적이지만 새로운 일을 누구에게 맡기겠는가? 실력이 없지만 열정이 높은 사람에게 줄까? 아니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그런 일을 맡길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돈을 주고 싶을 것이다. 지금 하고 일에서 박사가 되겠다고 생각하고 파고 들어야 한다. 앤더스 에릭스의 말.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정도면 됐다’ 싶은 수준에서 실력 향상을 멈춘다. 회사에 다니는 것만으론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수준까지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자세한 방법은 스스로 찾아보길 바란다.



8. 지금까지 열정이란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말씀이었는데, 성공하길 원하는 청취자들이 주의할 점을 한 말씀 해준다면?


성공 스토리를 글자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했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과거를 윤색하기 쉽다. 그 일이 천직이었으며 가슴이 뛰는 열정과 희망을 가지고 시작했기에 성공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매우 적다. 알고보면, 실력이 별볼일 없고, 재미도 없고, 열정도 별로였던 햇병아리 시절부터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한발 두발 고통을 참고, 실력이라는 자산을 쌓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열정은 여러분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는다.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여러분의 실력이다. 남들이 모방하기 쉽지 않은 여러분만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 실력이 쌓인 후에야 그때부터 좋아하는 일을 골라서 할 수 있다. ‘완벽하게 일하는 사람’이 ‘완벽한 일을 찾으려는 사람’을 언제나 이긴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끝)


(*본 방송에 참고한 도서) <액트 빅, 씽크 스몰>, 칼 뉴포트 저, 석혜미 역, 말글빛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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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선하다?   

2013. 5. 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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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 전에, 본 글은 특정 인물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A후보를 열렬히 지지하는데 누군가가 B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나름의 논리적 엄밀함을 지키면서 이야기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듭니까? 아마 여러분은 그 사람에게 바로 따져 묻거나 마음 속으로 '당신 생각은 틀렸어'라는 반발심이 작동합니다. 반대로 그 사람도 여러분이 좋아하는 A후보를 지지한다면 맞장구를 치면서 즐겁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 그 사람이 A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가 논리적으로 부실해도 말입니다.



출처: http://www.scienceandsensibility.org/?p=987



이렇게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의견을 들었을 때 논리적 타당성 여부를 차치하고 그 의견에 동의하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지 않은(혹은 완전히 반대되는) 의견을 접했을 때 역시 논리적 타당성을 고려하지 않고 그 의견에 대항하려는 것이 우리들의 일반적인 반응입니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편향을 '신념 편향(Belief Bias)'라고 말합니다.


예를 한번 들어보죠(아래에 명기한 책 <편향>에서 발췌 후 수정). 다음과 같은 삼단논법은 '유효'할까요? 


- 모든 사람은 선하다

- 이명박은 사람이다

- 따라서 이명박은 선하다


맨 마지막의 '이명박은 선하다'란 명제는 옳을까요? 논리학의 관점에서 이 삼단논법은 문제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선하다'란 대전제가 참이냐 거짓이냐의 논란이 있지만, 삼단논법에서 전제는 참/거짓을 따지는 대상이 아니고 말 그대로 전제일 뿐이기에 이 삼단논법은 유효합니다. 논리학적으로 말입니다.


아마 이렇게 "적어도 '논리적으로 볼 때는' 이 삼단논법은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해도 '당신 생각은 틀렸어!'라는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다음의 삼단논법은 어떻습니까? 옳은 삼단논법인가요?


- 모든 사람은 선하다

- 당신의 어머니는 사람이다

- 따라서 당신의 어머니는 선하다


이 삼단논법은 '이명박' 케이스와 구조가 똑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삼단논법'에서 '당신 생각은 틀렸어!'라는 반발심이 생겼다면, 이 삼단논법을 보고서도 동일한 정도로 반발심이 생겨야 합니다. 하지만 예상컨대 대부분 그러지 않았을 겁니다. '이명박 삼단논법'을 접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머니 삼단논법'만을 봤더라면 아마도 삼단논법의 유효성을 따져 묻고 싶은 생각이 '덜' 생겼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신념 편향입니다. 논리적 타당성 여부를 떠나 자신의 평소 생각과 일치하면 '참'이고, 일치하지 않으면 '거짓'이라고 믿는 편향 때문에 여러분의 조직에서도 웃지 못할 사건이 종종 생겨납니다. 예를 들어 CEO가 OO분야로 진출하는 것에 높은 관심을 보일 때, 그 사업분야는 우리의 핵심역량과 전혀 관련이 없거나 성장 잠재력이 미약하거나 경쟁 강도가 심하거나 하는 등 진출하면 안 된다는 보고를 여러분이 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아마 여러분은 '깨질' 마음의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사업 타당성 여부를 떠나 CEO의 신념에 맞춰 보고를 해야 '예쁨' 받고 눈도장을 '콕' 찍을 수 있겠죠.


논리적이고 타당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판단할 때 자신의 신념이 개입되지 않는지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다들 그 사업은 하면 안 된다고 뜯어 말렸는데도 고집을 부려 사업을 추진했다가 망한 사례가 찾아보면 아주 많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금융서비스 분야에 진출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입었던 제록스, 자신들을 사진 회사가 아니라 화학약품회사로 포지셔닝했다가 된통 당했던 코닥(지금은 파산보호 상태)입니다.


신념을 갖는 것은 좋으나 의사결정을 오염시킬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기 바랍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참고도서)

이남석, <편향>, 옥당, 2013년 5월

춘카 무이 & 폴 캐롤, <위험한 전략>, 이진원 역, 흐름출판,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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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나쁘면 의사결정도 나빴다고?   

2013. 5. 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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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어떤 결과가 좋으면 그것을 만들어낸 과정 역시 좋았다고 간주하고, 반대로 결과가 나쁘면 과정도 나빴을 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험점수가 나쁘게 나오면 공부를 게을리했을 거라고 단정짓죠. 웬만해서는 결과의 질과 과정의 질이 서로 반대일 수 있다는 가정을 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결과를 가지고 과정을 평가하는 경향을 '결과 편향(Outcome Bias)'라고 부릅니다.


조너선 배런(Jonathan Baron)의 실험으로 결과 편향이 얼마나 일반적이고 얼마나 우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배런은 참가자들에게 어떤 환자의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과 수술 결과가 묘사된 글을 읽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수술하기로 한 결정이 얼마나 옳았는지(혹은 옳지 않았는지), 얼마나 용납할 수 있는지(혹은 얼마나 용납할 수 없는지)를 평가하게 했죠.




참가자들이 읽은 이야기는 대략 이런 줄거리로 되어 있었습니다. "흉통으로 입원한 55세 남자에게 혈관우회수술을 하면 기대수명이 65세에서 70세로 증가하지만, 수술로 인한 사망률이 8퍼센트이다. 의사는 수술하기로 결정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배런은 이런 류의 이야기를 변형하여 모두 15개의 이야기를 참가자들에게 제시했습니다. 수술 결과가 실패했거나, 의사가 아닌 환자가 수술 여부를 결정했다거나, 질병의 종류를 바꾸거나 해서 말입니다.


수술로 인한 사망률이 8퍼센트이기 때문에(즉 성공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나중에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든 실패로 끝나든 간에 의사나 환자가 수술하기로 한 결정은 합리적인 것이겠죠. 하지만 실험 결과는 결과 편향이 존재함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참가자들은 수술이 실패했을 때보다 수술이 성공했을 때 수술하기로 한 결정이 더 옳았고 더 납득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실험은 의사의 수술 능력이 아니라 수술하기로 한 당시의 결정이 옳았냐의 여부만을 평가하도록 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은 수술 실패에 의사들이 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환자에 관한 정보를 잘 알고 있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환자 스스로 수술하기로 결정했다는 사례를 읽고나서도 참가자들은 결과 편향을 동일하게 드러냈죠. 결과는 이미 눈에 확실하게 보이는 탓에 과거 의사결정 당시의 불확실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입니다.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합리적이고 납득 가능했을지라도 결과가 나쁘면 당초의 의사결정이 옳지 않았다고 판단하거나, 반대로 의사결정이 합리적이지 않았더라도 결과가 좋으면 그때의 의사결정이 옳았다고 판단하는 현상은 여러분의 조직에서 자주 발생하는 편향일 겁니다. '결과로 말하라'는 결과지상주의 문화가 팽배한 조직일수록 결과 편향이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겠죠. 


문제는 결과 편향으로 인해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매도되고 결과만 좋으면 의사결정 과정이야 아무런 상관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버리면 구성원들이 전략적인 사고를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에 따라 보상 받는다면 결과를 좋게 내려고 무리수를 두게 될 위험도 매우 크죠. 더 큰 문제는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를 좋게 낸 사람에게 더 중요한 일을 맡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과 편향으로 인해 중용된 사람이 더 중요한 일을 성공시킬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일기예보에서 오늘 비가 올 확률이 90퍼센트라고 해서 우산을 가지고 출근했는데 하루 종일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다면 우산을 휴대하기로 한 여러분의 결정이 옳지 않은 걸까요?



(*참고논문)

Baron, J., & Hershey, J. C. (1988). Outcome bias in decision evalua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54(4), 569-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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