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은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잘 가려낼까?   

2013. 7.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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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많은 지원자들이 면접 과정에서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합니다. 본인이 수행한 적 없는 프로젝트를 자기가 한 것처럼 이야기하거나 그 프로젝트에서 역할이 미미했음에도 마치 프로젝트를 본인이 주도한 것처럼 과장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이 정도는 사실 애교에 속하죠. 잠깐 '알바'한 것에 불과한데 마치 정식으로 고용된 것처럼 경력을 기술하거나, 실패로 끝난 일도 굉장한 성과였다고 설명하는 지원자도 가끔 발견됩니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보통 경험이 많은 면접관이 이제 막 면접관의 자리에 오른 초보자들에 비해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잘 가려낼 것이라고 믿고 그들을 면접에 투입합니다. 하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될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마르크-앙드레 라인하르트(Marc-André Reinhard)와 그의 동료들은 14명의 지원자들에게 본인이 진짜로 수행했던 일을 이야기하도록 하고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그런 다음, 자신들이 한 적 없던 일에 대해 말하도록 하고 역시 동영상으로 찍었죠. 라인하르트는 이 동영상을 인터뷰에 오랜 경험을 가진 46명의 면접관들에게 보여주고서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를 가려내도록 요청했습니다. 또한 인터뷰를 적어도 한 번 이상 해본 92명의 면접관과, 면접관 경력이 있을래야 있을 수 없는 214명의 대학생들에게도 동일한 방식으로 테스트하게 했습니다.


베테랑 면접관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였을까요? 이 실험에 참가한 모든 '면접관'들의 정확도는 52퍼센트에 불과했는데, 중요한 사실은 베테랑 면접관들이라고 해서 초보 면접관들에게 비해 실력이 낫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것이죠. 업무 경력이 오래 돼도, 휘하에 부하직원을 많이 데리고 있어도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가려내는 능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동전을 던져 결정하는 것보다 나을 게 없었죠.


베테랑 면접관들에게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가려내는 능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 실험의 결론은 기업에게 꼭 필요한 직원을 채용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면접관들의 '거짓말 탐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실험에 참가한 면접관들 중에는 지원자들의 말보다는 행동(손의 움직임, 자세의 변화 등)을 보면 거짓말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그들의 거짓말 탐지 능력이 조금 나았습니다. 이는 거짓말의 '바디 랭귀지'를 읽을 수 있도록 면접관들을 훈련시키면 도움이 된다는 시사점을 줍니다.


물론 라인하르트의 실험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실험 조건 상, 직접 대면하지 않고 동영상을 통해서만 일방향으로 지원자들을 접했다는 것이죠. 만약 경험 많은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을 대면하여 이것저것 물어보고 답변을 들었다면, 그들의 정확도가 이 실험의 결과보다는 높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한계가 분명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면접관들의 거짓말 탐지 능력이 별로 좋지 않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면접 상황과 비슷한 조건에서 실험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따라서 이 실험의 시사점은 베테랑 면접관들이라고 해서 지원자들의 거짓말을 잘 잡아낼 것이라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만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거짓말의 바디 랭귀지를 읽는 법을 훈련시켜야 한다는 것도 시사점에 포함할 수 있겠죠.


혹시 여러분의 회사에서는 채용해 놓고 보니 지원자의 경력이 거짓으로 드러난 경우는 없었습니까? 왜 그런 지원자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참고논문과 사이트)

Reinhard, M., Scharmach, M., and Müller, P. (2013). It's not what you are, it's what you know: experience, beliefs, and the detection of deception in employment interviews Journal of Applied Social Psychology, 43 (3)


http://www.bps-research-digest.blogspot.co.uk/2013/05/experienced-job-interviewers-are-n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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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이야기의 본질은?   

2013. 7.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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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8일부터 7월 11일까지 페이스북에 남긴 짧은 생각들.


저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나 길을 걸을 때 하나의 화두(그게 단어이든 어떤 상황이든)를 가지고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며 짧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걸 즐겨 합니다. 어떨 때는 생각이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처럼 주렁주렁 매달리지만, 대부분은 그냥 하나의 단편으로 끝나버리고 말죠. 가능하면 저만의 생각을 떠올리려고 하는데, 부지불식 간에 어디선가 읽었던 남의 생각을 내 생각인 양 착각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어쨌든, 그 단상이 휘발되기 전에 여기에 붙들어 매둡니다. 즐거운 금요일 맞으시길... ^^


[일의 가치에 대하여]


수영장 안전요원들을 보면 늘 한없이 따분한 표정이다. 그들의 속내는 차라리 사고가 자주 일어나길, 그래서 자신의 가치를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 가치 없는 일은 우리를 권태롭게 만든다.


양치기 소년 이야기의 본질은 거짓말하는 자의 최후가 아니라, 개인이 느끼는 일의 가치가 적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냐는 것에 있다. 외부에서 그에게 일의 가치를 어떻게 부여했든, 그게 생명을 지키는 숭고한 일이든 어떻든 간에 개인이 그 일로부터 어떤 가치를 얼마나 느끼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범죄사건을 일부러 일으키는 경찰이 등장하는 '슈퍼 트루퍼스'란 영화는 이 불편한 진실을 풍자한다.


어떤 일에 대한 절대적인 가치란 없다. 절대적인 가치가 설령 있다 해도 그것을 강요할 이유도 없다. 가치는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에 의해서만 매겨진다.





[개인의 비전에 대하여]


장기적인 비전이 없다면 가지려고 노력하지 마라. 내가 지금 가진 능력으로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라. 장기적인 비전은 나의 현재 능력을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자신감이 부족하고 의욕이 없다면 성공의 기준을 아주 낮게 잡아라.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성공이 아니라 성공했다는 경험이다.


자기계발서의 폐해 중 하나. 자기계발이 단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을 안겨준다.



[동기부여란 말에 대하여]


'동기부여하다'란 뜻을 가진 motivate란 동사의 목적어는 반드시 주어의 재귀재명사가 되어야 한다.  I motivated myself.  동기는 누군가가 부여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는 것이니까.


동기부여란 말. 누가 누구의 동기를 부여한다는 말인가? 동기는 누가 부여할 수도, 누가 부여 받을 수도 없는 것이다.



[미루기에 대하여]


우리는 종종 어떤 일을 미루고 싶을 때 다른 일을 하며 그 일을 잠시 잊으려 한다. 바쁘게 일함으로써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저질러 버린 것에 대한 후회가 크지만, 나이가 들수록 저지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커진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이유.


매일 반성하기.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었는가? 그리고, 내일 해도 될 일을 오늘 해버렸는가?"


사람들은 '미래의 자신'를 타인처럼 여긴다. 특히 충동적인 사람들은 더 그렇다. 충동적인 사람은 그래서 곧잘 미룬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선 낙관적으로, 남에 대해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은 불행을 피할 수 있는데, 남들은 불행을 피하지 못할 거라 생각한다.


결과가 안 좋다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세상에는 이동 소요 시간을 감안해 딱 맞춰서 약속장소로 출발하는 사람과, 가능한 한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하여 그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이 있다. 난 후자. 당신은?



[감정이입에 대하여]


남의 슬픔에 쉬이 전염되고 공명되는 까닭은 그 슬픔의 주인공으로 자신을 대입하는 무의식적인 습성 때문이다. 남의 기쁨엔 이상하게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남의 슬픔은 전염성이 높지만, 남의 기쁨은 전염성이 매우 약하다.



[기타]


배신이란,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기보다 상대방이 날 신뢰한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에 가깝다.


글을 쓸 때 대명사를 자주 쓰면 독해가 어렵다. 가능하면 안 써야 문장이 간결하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미래를 상상할 수도 없다.


행동이 없는 앎은 앎이 아니라 암이다.


행복하기 위한 노력은 결국 통제감을 갖기 위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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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하는 CEO께 드리는 말씀   

2013. 7.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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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하는 CEO에게 드리는 말씀] 2013년 7월 9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좀 쑥쓰럽지만 최근에 제가 책을 냈는데, 제목이 <착각하는 CEO>이다. 제목이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끄는지 많은 분들이 이 책에 관해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 제목만 딱 들으면 책의 내용이 ‘자기경영’과는 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회사의 관리자들이 리더로서 부하직원을 관리할 때 착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또 올바른 방향으로 직원들을 이끄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자기경영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조직의 리더들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조직을 관리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2. <착각하는 CEO>라... 어떤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인가?


말 그대로 CEO들이 직원들의 심리를 잘 안다고 믿는, 그런 자신만만함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표적으로 이런 사례가 있다. 회사가 어려워져서 인력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하면, 많은 경영자들이 정보를 감추고 밀실에서 몇명이 구조조정을 계획을 세운 다음에 발표하곤 한다. 그래야 직원들이 덜 반발하고 덜 동요할 거라고 생각하고, 또 그래야 구조조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구조조정한다는 소문을 듣고 어떤 마음일까? ‘이러이러 하더라’라는 이야기, ‘카더라 통신’ 때문에 마음을 잡지 못하고, 불안감 때문에 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해고 대상자라고 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할 텐데, 아무일도 못하게 되고, 나중에 발표가 나면 정신적 충격까지 받게 된다.


이런 식으로 직원들을 구조조정한 회사가 바로 씨티뱅크였다. 씨티뱅크는 직원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직원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통제할 권리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구조조정의 후유증이 깊게 남아서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아무도 모르게 일사천리로 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더 손해를 보고 말았던 것이다. 이렇게 직원들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자의 시각을 고발하기 위한 이야기들로 책이 구성되어 있고, 여러 가지 심리 실험으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3. 단적으로, 경영자들이 직원 심리를 헤아리지 못해서 생긴, 재미있는 사례가 책에 소개돼 있나?


2001년에 미국 보스턴 소방본부는 소방관들에게 병가 일수를 1년에 15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원래 소방관들은 일수 제한없이 병가를 쓸 수 있었는데, 소방관들이 아프지 않은데도 병가를 쓸까봐 그랬는지 이렇게 제한 규정을 두기로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방침을 실시하고 나서 병가일수가 줄어들었을까? 새 제도가 시행되고 나서 오히려 소방관들은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에 병가를 더 많이 신청했다. 전년도 같은 시기에 비해 오히려 10배나 증가했던 것이다. 소방관들이 쓴 총 병가일수를 계산해 봐도 2배나 증가한 수치였다.


왜 이런 이상한 결과가 나왔을까? 원래 소방관들은 아프거나 다쳐도 공공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조금 아프거나 불편해도 사명감을 가지고 출근했다. 그런데 1년에 15일만 쓸 수 있다고 하니까, “15일까지는 병가를 써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15일을 다 써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고 말았다. 이처럼 직원 심리를 잘 모르고 무조건 통제하면 직원들이 따라올 거라고 경영자들은 잘못 생각한다. 내 블로그에도 많은 분들이 댓글로 비슷한 사례를 제보하기도 했다.



4. 어떤 제보였나? 


한 회사가 야근을 마치고 자정 이후에 퇴근하면서 택시를 이용할 경우에만 택시비를 지원해 주겠다는 규정을 새로 만들었는데, 그전엔 그런 규정 없이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택시비를 청구할지 말지를 결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하자 직원들은 야근한 다음에는 자정까지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자정이 넘으면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방법을 썼다고 한다. 택시비를 줄이려고 하다가 오히려 택시비가 예전보다 많이 나가게 된 것이다.


규정을 만든다는 것은 직원들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직원들은 자신들이 불신의 대상이란 것을 알게 되면,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규정을 지키면서도 ‘최대한 활용’하게 된다. 경영자가 되면 이런 심리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5. 아직 읽어보지는 못하고 책의 목차만 쭉 살펴봤는데, ‘뛰어난 직원은 뛰어난 지원자를 거부한다’란 흥미로운 소제목이 눈에 띈다. 어떤 내용인가?


그것 역시 경영자가 직원들의 심리를 모르고 착각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사례인데, 우리는 보통 누군가를 채용할 때, 일 잘하는 직원이 지원자들을 만나보면 좋은 직원을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증거가 이미 심리 실험으로 나와 있다. 스티븐 가르시아라는 심리학자가 실험을 해서 규명한 사실인데, 같은 팀에서 활동할 팀원을 선발하라고 하니까 수학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수학보다는 어휘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으려고 했고, 어휘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어휘보다는 수학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으려고 했다고 한다.


뛰어난 사람이 뛰어난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 말은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뛰어난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있기 때문에 그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배제하려는 게 사람들의 심리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뛰어난 직원을 채용 과정에 참여시키지 않는 게 좋을지 모른다. 



6. 경쟁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을 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


환경이 급변하고 글로벌한 사회가 되면서 기업들은 직원들을 경쟁의 장으로 계속 내몰고 있는데, 그렇게 하면 성과가 높아질 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은 단기적인 성과를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인 성과는 창출하지 못한다. 직원들이 성과급만 잘 받으려고 꼼수를 쓰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 통치하던 시절에 쥐가 많아서 아주 골치였다.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에게 쥐를 잡아서 쥐가죽을 벗겨서 오면 그만큼 돈을 주기로 했다. 그랬더니 베트남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 그 사람들은 쥐를 잡지 않고 쥐를 사육했다고 한다. 쥐는 전혀 줄지 않고 오히려 예전보다 더 창궐했다.


이 사례처럼 직원들을 경쟁시켜서 그에 따라 연봉을 차등해서 주면,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돈만 잘 받아갈 수 있는지, 그런 것에만 신경 쓰도록 만들어서 장기적으로 성과가 더 나빠지게 되는 것이다. 사실 돈은 일하고자 하는 동기가 사라지도록 만든다.



7. 일반적으로 돈을 많이 주면 열심히 일하려고 하지 않나?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돈은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를 없애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에드워드 데시라는 학자가 학생들에게 퍼즐 놀이를 하도록 했는데, 퍼즐 하나를 할 때마다 1달러의 상금을 주었다. 그렇게 했더니, 학생들은 휴식시간에 퍼즐에는 관심을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반대로 상금을 받지 않았던 학생들은 휴식시간에도 퍼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돈을 주면 신이 나서 일할 거라는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아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연봉을 올려주면 그 효과가 얼마나 갈까? 약 3개월 밖에 못간다고 한다. 3개월이 지나면 연봉을 덜 받을 때와 일하는 태도나 성과가 비슷해지고 만다. 돈은 절대로 열심히 일하려고 하는, 진정한 동기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8. 끝으로, <착각하는 CEO>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정리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멕시코의 마야 문명, 이스터 섬의 문명, 로마 제국...이렇게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던 제국이 왜 멸망하게 됐을까? 학자들이 여러 가지 원인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레베카 코스타라는 사람은 “믿음이 사실을 대체”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마야 사람들은 고질적으로 물 부족 문제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대응하려고 했다. 그 방법으로도 안 되니까, 믿음이 사실을 대체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마야 문명 발굴 현장에 신체가 절단된 여성과 어린아이들의 유해가 많이 발견되었는데,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방법만 생각했다는 증거다.


“내가 이렇게 하면 직원들이 이렇게 따를 거야”라는 믿음이 직원들의 진짜 마음, 즉 ‘사실’을 대체해 버리면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착각하는 CEO>를 읽어서 직원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 현명하게 조직을 경영하기를 이 방송을 듣는 경영자들에게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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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여름휴가 때 읽을 만한 책'   

2013. 7.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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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유정식입니다.

벌써 2013년도 중반을 넘어서 7월이 되었습니다. 곧 있으면 많은 분들이 휴가를 떠나시겠지요. 여름 휴가 때 책 한 권 정도는 읽어야겠다고 다짐하신 분들에게 책 선정에 약간의 도움을 드릴까 하여 제가 나름대로(그러니까 제 취향대로 ^^) 8권의 책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모 경제연구소에서는 신간을 위주로 선정하지만, 저는 구간을 포함하여 유용한 책을 골랐으니 겹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모두 다 읽기 어렵다면, 1~2권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짧게 평을 달았으니, 책 선정에 참고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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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트 빅, 씽크 스몰

제가 자기계발서는 거의 읽지 않는데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열정에 대한 우리의 환상을 깨뜨리면서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찾으라는 조언은 헛되며, 무엇을 할까보다는 어떻게 일할까가 더 중요하다는 점, 그래서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점을 역설합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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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천개의 가닥으로 이어져 있다

제품 자체에 집중하는 혁신에서 생태계를 혁신으로 관점을 확장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는 매력적이고 실용적인 책입니다. 가치 청사진, 리더십 프리즘 등 전략적 통찰력을 주는 프레임워크도 신선합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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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작동법

'자율성'에 관한 심리학의 대가인 에드워시 데시의 책입니다. 분량은 얇은 편이지만 그 안에 내용은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느끼게 해 줍니다. 동기부여는 기법으로 절대 이루어지지 않고, 오직 내면에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당연한 듯하지만 새롭게 다가옵니다.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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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눈감기

알면서도 외면하는 여러 가지 양상들을 속시원히 고발하면서 그런 눈감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줍니다. 작금의 여러 사회문제가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 까닭은 바로 의도적인 눈감기에 있습니다. 모든 이에게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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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ck(슬랙)

사실 별 생각 없이 들춰본 책이었는데, 읽으면서 내용에 빠져든 책입니다. 저자의 주장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유와 약간의 비효율에서 창의가 발현된다는 저자의 생각에는 깊게 공감합니다. 무조건 열심히 하면 뭔가 이뤄진다는 생각에 천착한 경영자라면 이 책이 여러분의 경영철학을 반성케 할 겁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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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

동물행동학과 사회생물학의 관점에서 겁쟁이들의 '비겁함'을 옹호하고 예찬하는 책입니다.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히네요.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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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보스, 배드보스

휴가를 보내면서 '이제부터 좋은 관리자(보스)가 되겠다'고 다짐하기도 할텐데요,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마음만 먹으면 2시간 내에 읽을 만한 짧은 책이지만, 자신이 나쁜 보스인지 되돌아보는 계기로서 이만한 책이 없을 겁니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힘을 빼고 쉽게 기술한 것도 장점인 책이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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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미국에서 공화당이 집권할 때 자살률과 살인율이 올라가고 민주당이 집권할 때는 줄어들었다는 근거로부터 논지를 풀어가는 책입니다.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상황과 대입하게 됩니다. 다른 나라 상황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참 큽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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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번외인데요, 이번에 나온 제 책 <착각하는 CEO>도 자천해 봅니다.( ^^ 맞습니다. 광고입니다. ㅋ) 직원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다는 자신만만함이 경영을 그르칠 수 있음을 여러 가지 심리학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그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경제경영 부문 2에 랭크되었습니다.



좋은 책과 함께 휴가의 즐거움을 배가하기 바라며, 건강하게 휴가 잘 다녀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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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에 실패한 전문가들의 핑계   

2013. 7.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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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예측이 실패로 돌아간 후, 전문가들이 내놓는 변명을 들어보면 일정한 유형을 따르는 것 같습니다. 대략 따져보니 다음과 같이 6개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어법 1 : '거의 맞은 셈이다'

자신이 못 맞춘 부분이 훨씬 큰데도 비슷하게 맞춘, 극히 일부분을 강조하면서 이런 핑계를 대죠. 


어법 2 : '그것만 터지지 않았더라면 내 예측대로 됐을 것이다'

이런 변명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자신의 예측력이 형편 없음을 만천 하에 공개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이 터질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꼴이니까요.


어법 3 :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 아직 내 예측은 유효하다'

이것 역시 어법2와 마찬가지 이유로 핑계에 불과합니다. 때가 되지 않을 것을 미리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법 4 : '내 예측대로 사람들이 행동했기에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본인이 오피니언 리더임을 은근히 자랑하면서 예측의 실퍠를 무마하려는 어법이죠.


어법 5 : '그럴 수도 있다고만 말했을 뿐이다'

예측을 할 때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나요?


어법 6 : '그 당시에 내놓은 예측은 그게 최선이었다.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가장 솔직한 대답이고 가장 뻔뻔하지 않은 핑계입니다. 하지만 예측을 내놓을 당시에 당당한 모습이었다면, 이 말 역시 비난을 피하기 위한 변명이죠.


여러분은 예측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전문가들의 예측이나 여러분의 예측이나 얼마나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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