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듣는 사람이 말 잘하는 사람을 이긴다   

2013. 6.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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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화)에 부산교통방송 '스튜디오 949'에서 방송된 <유정식의 색다른 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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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는 사람이 말 잘하는 사람을 이긴다] 2013년 6월 25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질문을 드려 보겠다. 사회자께서 어떤 두 사람을 각각 따로 만나서 상담을 받기로 했는데, A라는 사람은 아주 말을 잘하고 이것저것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사회자께서 주로 많이 듣는 시간이었고, 반대로 B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몇 가지 질문을 하면서 주로 듣기만 해서 사회자께서 말을 많이 해야 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사회자께서는 둘 중 누구랑 이야기했던 자리가 더 만족스러울 것 같은가?


보통 많은 사람들은 상담해주는 사람이 말을 많이 해줘야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자기가 말을 많이 한 시간을 더 좋았고 의미 있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심리 실험으로 밝혀진 것이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가 짐작이 되는가? 오늘은 바로 잘 듣는 사람이 말 잘하는 사람을 이긴다, 잘 듣는 것이 말 잘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해보겠다.



2. 잘 듣는 것이 말 잘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왜 그런가?


잘 듣는 것이 말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이유는 상대방의 본심을 알아낼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자기만 혼자 말을 많이 하면 언제 상대방의 진짜 마음을 알아낼 수 있을까? 진짜 마음을 알아내야만 상담을 할 때도 정확한 부분을 지적해 줄 수 있고, 협상할 때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협상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말이 많아지면 실수할 가능성도 크고, 상대방에게 조급하고 불안하다, 그런 인상을 주기도 쉽다. 


본심을 알아내려면, 그냥 듣는 게 아니라 ‘잘’ 들어야 한다. 경청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경청은 말하기보다 힘들다. 실제로 경청이 말하는 것보다 칼로리 소모도 더 많다고 한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들어야 하고, 머리 속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자기 생각을 억제해야 하고, 상대방의 말을 놓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것이다. 잘 들으려면 연습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3. 경청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


경청을 잘 하려면, 일단 자신이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 말을 많이 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방이 말을 하도록 해야 한다. 상대방이 말을 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질문을 던지면 된다. 질문을 던져 놓고 상대방이 말하는 대답을 잘 들으면 된다. 뛰어난 리더들을 보면 경청을 잘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은 질문을 아주 잘한다. 만나자마자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리더들이 질문을 잘 하는 이유는, 질문을 던지면 그 대답에 따라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먼저 질문을 하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청을 잘 하려면, 침묵을 잘 지켜야 한다. 대화가 끊기면 그 시간이 어색해서 기다리지 못하고 말을 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끌려가는 것이다. 뛰어난 리더들이 경청을 잘 하는 이유는 특별히 그 사람들이 겸손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경청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상대방이나 자신에게 모두 좋다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알고 있고, 숙달되었기 때문이다.



4. 말씀을 들으니, 경청이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방법처럼 들리는데, 꼭 그런 것인가?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는데, 경청은 사실 상대방을 도와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고, 그렇게 도와줘서 자신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은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경청을 잘 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의심하지 않고, 상대방이 긍정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상대방이 중요한 이야기를 할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의 귀를 여는 것이다.


사실 어떤 사람이 곤란한 문제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해도, 해답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다. 질문을 던진 다음에 듣는 것은 그 사람이 이미 가지고 있는 해답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주기 위해서다. ‘내가 문제를 겪고 있는 상대방보다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 잘 듣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마인드다. 이런 마인드를 가져야 경청을 잘 할 수 있다. 잘난 체 하는 사람들은 절대 경청을 잘 할 수 없다.



5. 경청의 룰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80대 20법칙을 기억하면 좋다. 이 말은 전체 대화 시간 중에 80퍼센트는 상대방이 말을 하게 하고, 자신은 20퍼센트만 말을 하라는 뜻이다. 최대한 할 말을 줄이고 질문을 적절하게 던지고 맞장구를 치면 상대방이 좋은 대화라고 기억하게 된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이렇게 자기가 말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상대방에게 대화의 주도권을 넘기는 것은 아니다. 질문을 던지고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대답을 들으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서로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나의 룰은 도움 안 되는 말을 할 바에야 침묵을 지키라는 것이다. 요즘 TV를 보면 화면 전환이나 말들이 아주 빨라서 시청자의 정신을 쏙 빼놓는데, 10년 전 TV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 확실하게 그때는 느렸다. 그만큼 요즘에는 말들이 빨라지고 침묵을 못 참는 경향이 커졌다는 건데, 그래서 대화 중에 침묵을 지키지 못하고 어떤 말이든 해서 침묵을 메우려고 한다. 차라리 침묵을 그냥 두면 그 순간에 좋은 생각이 떠오를 수 있고, 상대방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혹시 그래도 뭔가 끼어들고 싶으면, 언제 끼어들어야 하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





6. 자기가 언제 끼어들어야 하는지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좀 연습이 필요한데, 타이밍을 잘 잡기 위한 기준을 미리 숙지하고 연습할 필요가 있다. 먼저, ‘상대방이 말하는 문제를 더 듣고 싶은가’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세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는가?’를 봐야 하고, ‘논의의 방향을 바꾸고 싶은지’도 살펴야 한다. 


또 ‘반론이나 새로운 시각을 제기해서 도움을 줘야 하는가’ 등을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고 ‘그렇다’라는 답이 나오면, 상대방의 말에 끼어들어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면 좋다. 하지만, 이때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이렇게 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같이 질문 형태로 끼어 들어야 한다.  나의 말이 상대방에게 압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질문으로 끼어들어야 하는 것이다. 



7. 경청에 질문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계속 말씀하시는데,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상대방이 해답을 스스로 내도록 하기 위한 것 말고 질문의 목적이 또  있는가?


질문은 진짜 문제에 다가가도록 상대방에게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타진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사실 이것이 질문의 가장 큰 효과인데, 우리는 보통 자신도 모르게 어떤 전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 경청을 잘 하는 사람은 그 전제를 의심하는 질문을 잘 던질 줄 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일하기가 싫고 재미가 없다”는 말을 하면,  “그 이유가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한다. 


지난 번에 ‘열정에 속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열정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실력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라고 했던 걸 기억하는가? 일하기가 싫고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보통 그 원인이 자신을 둘러싼 외부 조건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기 자신이 원인일 때가 많다. 잘 듣는 사람은 질문을 통해서 문제의 진짜 핵심에 이르도록 도와준다. 또, ‘만약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는 식의 질문을 던져서 상대방이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8.  끝으로 ‘잘 듣기 위해서’, 경청을 잘 하기 위해서,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다면 하나 더 알려달라.


상대방의 몸짓을 잘 살피는 것도 경청이다. 바디랭귀지를 주시하면,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는가 아닌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피노키오 효과라는 게 있는데, 피오키오가 거짓말을 하면 코가 커지는 것처럼, 사람도 거짓말을 하면 아주 미세하지만 코가 커진다고 한다. 거짓말을 하면 상대방에게 들킬까 두려워서 혈압이 높아지는데, 그래서 코의 모세혈관이 갑자기 팽창해서 코가 아주 미세하게 커지는 것이다. 그러면 가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말을 하다가 코를 만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십중팔구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의심할 필요가 있다. 


오늘 말씀을 정리하면, 경청은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모든 것을 활짝 열고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침묵을 지켜야 하고, 질문을 효과적으로 던져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끝)


(*본 방송에 참고한 책)

<리슨 : 5분 경청의 힘>, 버나드 페라리, 걷는나무,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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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위로에 직원은 보답할 의무를 안 느낀다   

2013. 6. 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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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업무 자체의 고충과 동료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고 괴로워 한다면, 상사는 그 직원에게 다가가 따뜻한 말을 건네며 위로해야 할까요? 이 질문을 받는 사람이 부하직원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그렇다'라고 하겠지만, 상사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선뜻 '그렇다'라고 대답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정서 관리'가 상사의 임무로 인식되고는 있지만, 제법 많은 상사들은 직원들의 감정 문제에 개입하여 위로하고 다독이는 일을 상사가 해야 할 임무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상사들은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는 직원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감정적인 지원을 직원에게 제공하지만, 그런 일을 상사로서 반드시 해야 할 임무로는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죠.





킬더프 퇴겔(Kilduff G. Toegel)과 그의 동료들은 채용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인터뷰를 실시했는데, 이처럼 직원이 상사에게 기대하는 것과 상사가 '감정적인 도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많은 상사들은 부서 직원들이 현재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늘 주시하면서 적극적으로 직원에게 다가가 감정적인 문제를 들어주거나 조언하고, 직원이 지닌 관점을 바로잡아 주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렇게 직원들을 도와주는 이유를 물어보니 몇몇 상사들은 "그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낮다면 결국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테니까" 등 냉정하고 자기중심적으로 대답했습니다. 이는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는 직원을 위로해 주고 힘을 주면 그 직원이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고 업무에 몰입하고 팀에 로열티를 보임으로써 자신(상사)의 도움에 보답할 거라고 기대한다는 뜻이죠. 


이렇게 사무적으로 생각하는 상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따뜻하고 배려심이 깊으며 모든 사람과 잘 어울리는 상사들도 자신이 직원들에게 감정적으로 도움을 줄 때 직원이 보답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인터뷰 분석 결과로 나왔습니다. 또한, 14명의 상사(관리자)들은 직원들에 대한 감정적인 도움이 상사가 반드시 해야 할 활동이라기보다 '부가적인' 책임이라고 강조했죠.


직원들의 생각은 상사와는 달랐습니다. 자신이 일과 관련되어 감정적으로 힘들 때 상사가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것이 상사가 해야 할 당연한 임무라고 여겼죠. 그래서 상사의 감정적인 지원에 대해 뭔가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물론 직원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조언하는 상사를 '훌륭한 리더'라고 인정하긴 했지만, 일에 매진하거나 팀 성과에 더 기여하는 등 보답에 대한 의무는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죠. 


상사는 자기가 많이 위로해 주고 도움을 준 직원이 어느 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둔다거나 다른 팀으로 이동시켜 줄 것을 요구할 때 배신감과 비슷한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데, 바로 '감정적인 도움'에 대하여 상사와 직원이 기대하는 바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대의 차이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퇴겔의 연구로는 알 수 없지만, 퇴겔은 아마도 부모의 지원에 대해 자식들이 의무감을 덜 갖는 이유와 같지 않을까, 라고 추측합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일 때문에 힘들어 하는 직원에게 도움을 줄 경우 상사는 직원으로부터 보답을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의 따뜻한 위로와 조언으로 직원의 마음이 좀더 나아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는 게 좋다는 것을 퇴겔의 연구에서 알 수 있습니다. 보답을 기대하고 도움을 주게 되면, 회사를 나가버리거나 일에 몰입하지 않는 등 도움에 부응하지 않는 직원에게 실망하여 결국 상사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내가 도와줬는데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라며 말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감정적인 도움'을 바라보는 상사와 직원들의 시각 차이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참고 사이트)

http://bps-occupational-digest.blogspot.kr/2013/06/employees-dont-feel-obliged-to-pay-back.html


(*참고논문)

Toegel, G., Kilduff, M., & Anand, N. (2012). Emotion Helping by Managers: An Emergent Understanding of Discrepant Role Expectations and Outcomes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5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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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약한 프로젝트 매니저에 대하여   

2013. 6.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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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7일부터 2013년 6월 20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겼던 짧은 생각들을 모아 봤습니다. 이런 짧은 생각들이 차차 쌓여 책을 쓸 수 있는 기반이 되죠. 생각은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 블로그를 통해 붙잡아 보렵니다. ^^ 엉뚱한 생각이거나 말이 안 되는 생각일지라도...


[마음 약한 프로젝트 매니저에 대하여]


마음 약한 프로젝트 매니저들은 고객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다가 자괴감을 느끼고 팀원들에게도 욕을 먹는다. 고객의 무리한 요구를 어떻게 거절할 수 있을까? 팀원의 입장과 상황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자기 자신을 설정하면, 거절하기 쉬워진다.


일을 몰아 붙이는 프로젝트 매너지보다 마음 약한 프로젝트 매니저와 같이 일할 때 멤버들이 더 괴롭고 힘든 것인지 모른다.


좋은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 범위 내의 것을 충실하게 완료한 후에 여력이 있을 때 범위 외의 것을 (부가적으로) 해주려 한다. 마음 약한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 범위 외의 것을 많이 해주려고 하다가 프로젝트의 핵심을 놓쳐서 클라이언트로부터 클레임을 당한다. 멤버들로부터도 신뢰를 잃는다.


마음 약한 프로젝트 매니저는 출근 일찍하기나 야근하는 모습처럼 '눈에 보이는' 무언가로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들려고 한다. 좋은 프로젝트 매니저는 어떻게 해야 프로젝트를 훌륭하게 끝낼지 고민하지만, 마음 약한 프로젝트 매니저는 어떻게 해야 클라이언트의 심사를 건드리지 않을까에 골몰한다.


"기한이 빠듯한 프로젝트를 제때 끝내려면 팀원들끼리 언제든지 서로 돕도록 권장해야 할까? 대답은 '아니오'다. 팀원들이 집중해서 혼자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한후 나머지 1~2시간을 돕는 시간으로 설정해야 한다"...from <기브앤테이크>





[설득에 대하여]


어떤 일의 고귀한 목적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을 동참을 설득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별로 없다. "다른 사람들도 동참한다"는 말에 사람들은 가장 많이 설득 당한다.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겠지만.


"단호하게 단도직입적으로 단순하게 말하는 건 상대방 설득에 효과적......이지 못하다. 머뭇거리거나 힘을 뺀 말이 설득에 훨씬 효과적이다"....from <기브앤테이크>


전문가가 전문가처럼 굴면 사람들이 그를 싫어한다. 전문가가 실수도 좀 하고 그 실수를 금세 인정하면 사람들이 그를 좋아한다. 빈틈은 전문가를 전문가로 빛나게 한다.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만들려고 서약서를 쓰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서약서를 쓰면 바람직한 행동을 오히려 덜 나타낸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서약서를 썼다는 것으로 '나는 바람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성과 달성을 위해 '성과 서약서'를 쓰게 하는 회사가 제법 있다. 효과가 있을까?



[직원 관리에 대하여]


직원들이 업무를 하다 탈진하는 이유는 업무시간이 길거나 업무량이 극도로 많아서라기보다, 그 업무를 '왜 하는지' 모르거나, 상사가 설정한 업무 목적에 '동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직원의 잠재력은 그가 이미 만들어 놓은 '완료된 것'이 아니라, 주변인들에 의해(특히 상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팀장이 어떤 직원의 잠재력을 키워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육을 해야 할까, 코칭을 잘 해줘야 할까? 그 직원이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 것', 이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분위기가 좋은 부서일수록 실수가 잦다. 이것은 그런 부서가 실제로 실수가 많다는 뜻이 아니라, 실수가 더 많이 보고된다는 뜻이다. 분위기가 나쁜 부서는 실수를 감춘다.


"동료들에게 정보를 감추는(공유하지 않는) 직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지 못한다.  동료들이 그에게 정보를 공유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from <기브앤테이크>



[컨설턴트에 대하여]


사람들이 컨설턴트를 바라볼 때 어떤 이미지를 가지느냐에 대해 나름대로 '풍자'해 봤습니다. 그냥 웃고 넘어가 주시기를... ^^






[심리에 대하여]


동업'이 곧잘 깨지는 이유는 '내가 상대방에게 기여한 바'를 '상대방이 나에게 기여한 바'보다 훨씬 높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심리에서 기여한다. 실제로 서로 얼마를 기여했는지 상관없이.


창의적인 사람일수록 남에게 안하무인적이고 비판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의 업적을 얕잡아 보는 경향도 있다. 여러 번 확인된 연구 결과.


어떤 CEO가 이기적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 연차보고서(annual report)에 그 사람 사진이 얼마나 크게 나오는지 보면 된다는, 연구 결과. 크게 나올수록 이기적이고 야심이 크다는.


어떤 사람이 친절하고 상냥하다고 해서 그가 이타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기주의자들은 의외로 친절하고 상냥하다.



[혁신에 대하여]


창의적인 혁신의 거의 대부분은 공동작업의 결과다. 그러나 우리는 한 명의 영웅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그를 추앙한다. 애플의 영광을 스티브 잡스만이 독식할 수는 없다.


미국의 거대IT기업은 수억 달러(때론 수십억 달러)를 주고 벤처기업을 인수한다. 한국의 거대IT기업은 몇 명에게 벤처기업 제품을 베끼라고 한다.


점진적 개선은 혁신의 가장 큰 적이다.


아직은 미국의 역량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1) 개방적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기업가 정신 (2) 벤처투자액 연간 450억달러로 세계최고 (3) 기초 및 응용 연구분야의 질적 수준 세계 최고 (4) 학술적 연구 결과의 비즈니스 모델화 활발


혁신은 본질적으로 하향식 정책으로 이뤄질 수 없다. 미국 기업들의 혁신은 정부가 주도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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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착각하는 CEO'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2013. 6. 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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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유정식입니다.


저의 새 책 <착각하는 CEO>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역서 2권을 포함하여 저의 8번째 책입니다. 약 2년 동안 이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올려온 글들을 보완하고 엮어서 낸 책이기도 하죠. 경영을 지배해온 잘못된 상식을 심리학의 연구 성과물을 통해 반박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책으로 엮다보니 다소 양이 많아져 592페이지나 되는군요. 하지만 다양한 주제로 장(章)을 세분했기에 빠른 호흡으로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현재 여러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 중입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곧 배본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래의 링크를 누르면, 해당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주위에 계신 분들에게 많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무리한(?) 대량 구매, 환영합니다. ^^  




다음의 글은 출판사에서 작성한 보도자료입니다. 책 선택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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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뒤엎는 충격적인 심리 실험들

경영을 지배해온 잘못된 상식에 일침을 가하다!


합리적인 리더일수록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경영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에 따라 직원을 관리하고 조직을 운영하고 경영 전략을 수립한다. 하지만 상위 직급으로 갈수록, 그리고 경험이 많을수록 잘못된 선입견이나 착각이 더 공고해지는 건 왜일까? 또한 직관적으로 당연하다고 내린 판단이 번번이 반대되는 결과들로 이어지고,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던 선택이 결국 직원들의 원성을 사는 이유는 뭘까? 이 책은 직원들의 심리를 잘 안다고 믿는 기업들의 자신만만함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간의 심리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많은 것들이 편견이고 고정관념이며 때론 심각한 착각임을 엄밀한 조건하에서 진행된 심리학 실험들을 통해 증명하고 그로부터 경영의 시사점을 소개한다. 


사람들은 뛰어난 인재들을 모아놓을수록, 직원들을 서로 경쟁시킬수록, 능력에 따른 연봉제를 시행할수록, 노는 직원이 적을수록, 치밀한 계획을 짤수록 성과가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 잘하는 직원을 승진시켜야 하고, 착한 직원일수록 동료들이 좋아하고, 전문가일수록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전사적 차원에서 혁신을 추진해야 하고, 성과가 뛰어나면 당연히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심리학의 연구성과들에 따르면 이는 모두 심각한 오류임이 드러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경쟁을 시킬수록 성과는 늘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나빠지기 쉽고, 무능한 사람은 늘고 인재는 회사를 떠난다. 실수가 없는 조직이 오히려 위험하고, 이타적인 동료는 축출대상이 된다. 베테랑 인사책임자일수록 엉뚱한 사람을 뽑기 쉽고, 무능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높게 평가한다. 왜 이럴까? 조직, 사람, 전략이라는 3부 구성으로, CEO와 관리자부터 평사원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가 저지르는 생각의 오류를 집대성한 책! 지금 당신과 당신의 조직은 어떠한가? 




직관적 경영의 오류들


■ 우수한 팀장이 우수한 직원을 뽑을까?


당신이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뛰어난 팀장이라면 아래 두 명 중 누구를 팀원으로 채용할 것인가?


A :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매우 뛰어난 지원자

B : 평범한 지원자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지원자 A를 뽑아야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강점 영역에서 자신을 능가하는 사람을 배제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와 자존감을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심리학에서 ‘사회적 비교 편향social comparison bias’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경향은 특히 어떤 영역에서 자신이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을 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흔히 ‘예쁜 사람은 자신보다 외모가 덜한 사람과 함께 다닌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이 편향을 실생활에서 이미 경험하고 있음을 뜻한다.


심리학자 스티븐 가르시아는 이를 실험으로 증명했다. 하버드 법대 교수를 새로 채용하는 상황을 가정한 후 참가자들을 논문의 ‘질적 측면’에서 우수한 교수 그룹과 논문의 ‘양적 측면’에서 우수한 교수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런 다음 두 지원자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자, 논문의 질이 우수한 사람은 논문의 양이 많은 사람을 선호하고, 논문의 양이 우수한 사람은 논문의 질이 우수한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자신이 가진 강점을 능가하는 사람을 은연 중 배제하려는 사회적 비교 편향이 여실히 드러났던 것이다.



(방금 도착한 따끈따끈한 책)



■ 돈은 동기부여의 강력한 도구일까? 


보상을 강화하고 능력에 따라 차등 보상하면 성과가 높아진다는 것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연봉제와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에드워드 데시는 대학생들에게 블록퍼즐 게임을 하게 한 실험에서 그와 같은 생각이 인간 심리에 반하는 것임을 밝혀냈다.


데시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게는 블록퍼즐을 완성하면 금전적 보상을 주었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보상을 주지 않았는데, 실험의 진짜 목적은 실험 종료를 알린 뒤 학생들이 혼자 남겨진 상황에서 보인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보상 그룹의 학생들은 혼자 남겨지자 블록 대신 신간 잡지들을 뒤적였지만, 보상이 없었던 그룹의 학생들은 종료 뒤에도 계속해서 블록을 만지며 관심을 보였다. 실험을 하기 전에 자유시간을 줬을 때는 재미있게 퍼즐을 가지고 놀던 학생들이 돈을 받고 실험에 응하자 어느새 보상에 길들여져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 일을 하지 않았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보상은 사람들의 내적 동기를 끌어내는 데 역부족인 데다 오히려 그것을 감쇄시켜 사람들을 수동적으로 행동하게끔 만든다. 이렇게 ‘돈을 주면 사람들이 더 신바람 나게 일할 것’이라는 발상은 너무나 순진한 생각임이 데시의 간단한 실험으로 증명됐다.



(책 목차)



■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까?


저스틴 크루거와 데이비드 더닝은 능력 없는 사람일수록 자신을 높게 평가한다는 걸 실험으로 밝혔다. 코넬대 학생들에게 논리적 사고 실험을 치르게 하고 자신의 논리적 사고 역량을 스스로 평가하라고 하자 평균값이 상위 34%라는 결과가 나왔다. 자신의 능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뛰어나다고 과대평가하는, ‘자신감 착각illusion of confidence’이란 현상이 나타났고,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현상은 성적이 저조한 하위 25% 학생에게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 책의 저자는 평가자의 평가결과에 항상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가 이런 ‘자신감 착각’과 ‘더닝-크루거 효과’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자신을 항상 과대평가하려는 심리가 결국 “나는 열심히 일했는데 왜 인정해주지 않지?”라는 불만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평가에 대한 불만이 없어지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절대적인 지위보다 상대적인 지위를 더 중요시하는 인간의 심리 때문이기도 하다. 당신은 다음 두 회사 중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


A : 당신은 3만 3,000달러를 받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3만 달러를 받는 회사

B : 당신은 3만 5,000달러를 받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3만 8,000달러를 받는 회사


당연히 B를 택하면 2,000달러를 더 받을 수 있지만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자신의 상대적 지위가 더 높은 A를 선호한다고 한다. 절대적인 수준보다 상대적인 수준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남들보다 늦게 승진하거나 적은 돈을 받는 것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라 제도의 불합리성 때문이고 다른 직원들이 자신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감사의 말)



경영의 오류와 실패를 줄이려면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라


인간의 심리적 특성과 한계가 조직운영의 양상을 좌우하고 사람 관리의 성패를 가르며 경영전략의 방향을 재단한다. 이 책의 저자는 직원의 심리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과 고집을 잠시 내려놓고 심리학이 이런 것들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전하는지 귀를 열어보자고 말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에서 전략과 인사 분야의 컨설턴트로 경력을 쌓고 국내 유수의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해 온 저자는 실제 경영 현장에서 부딪히는 경영 오류들의 원인과 해결 방향을 다양하고 풍부한 심리학 자료들에서 찾는다. ‘성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팀을 짜야 할까?’(링겔만 효과), ‘왜 우리 조직에는 무능한 사람들만 남는 걸까?’(파킨슨의 법칙), ‘우리 회사의 무임승차자는 몇 명이나 될까?’(공공재 법칙), ‘직원들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까?’(변화의 5% 법칙), ‘야근을 많이 하는 직원은 헌신적일까?’(반스의 수면 실험), ‘업무 지시는 어떻게 내려야 할까?’(현재지향 편향), ‘집단과 개인의 결정, 무엇이 우선일까?’(집단극화), ‘똑똑한 직원은 항상 일을 잘 처리할까?’(초킹 현상), ‘왜 적임자를 제자리에 앉히기가 어려운 걸까?’(제너럴리스트 편향) 등 많은 기업 및 조직이 가지고 있는 실제적인 고민들이 그것이다.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제시한 개념과 실험들을 통해 문제의 원인 및 해결 방향을 설명해주는 이 책은 경영 일선의 리더들은 물론 심리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도 매우 흥미진진하게 다가갈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제도를 아무리 많이 도입한다 해도 그것이 올바르게 자라날 토양이 비옥하지 않다면 의미 없는 시도에 불과하다. ‘경영의 오류와 실패를 줄이려면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라’는 핵심 메시지를 품고 있는 《착각하는 CEO》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과, 보다 높은 차원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꿈꾸는 이 시대의 모든 리더들에게 새로운 경영의 시각을 제공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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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을 효과적으로 혼내는 것도 전략이다   

2013. 6. 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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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산교통방송을 통해 방송된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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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을 잘 혼내는 방법] 2013년 6월 18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오늘은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할까 한다. 직장 생활을 즐겁게 하면 좋겠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상사가 부하직원들에게 잘못을 지적하거나 때에 따라서는 혼을 내야 할 경우가 많이 생긴다. 그럴 때 아무런 기준이나 방법 없이 혼을 내면, 혼내는 효과가 별로 없고, 오히려 서로 상처 입고 반감만 가지게 된다. 아예 혼내지 않는 게 나을 뻔한 일들이 참 많다. 


혼내기 위한 목적이 무엇일까? 당연히 잘못을 깨닫고 행동을 교정해서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간단히 말해서, 상대방이 잘하기를 원해서 혼을 내는 것이다. 그래서 혼내기 전에는 어떻게 혼내야 하는지 생각하고 나서 혼을 내야 한다. 오늘은 직원들을 잘 혼내는 것도 전략이다, 란 주제로 이야기할까 한다.



2. 잘 혼내는 것도 전략이다? 어떻게 해야 잘 혼낼 수 있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혼내는 것을 화내는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혼내는 것이 분풀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직원이 잘 되기를 원한다면, 분을 가라앉히고 혼을 내야, 야단 맞는 직원이 반발하지 않는다. 만약 직원이 반항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표정이 안 좋다면, 그건 혼을 내는 상사를 속으로 욕하고 있다는 뜻이다. 야단 맞을 짓을 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마찬가지다. 그래서 화가 난 상태라면, 화를 바로 내기 전에 부하직원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면서 ‘왜 걔가 그렇게 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화를 가라앉히는 게 좋다. 그러면 무슨 말로 직원을 혼내야 하는지, 문장을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혼을 내면, 그건 그냥 분풀이 밖에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나중에 시간이 한참 흐른 다음에 혼내라는 말은 아니다. 직원이 잘못을 저질러서 혼을 내야겠다면, 다음 날로 넘기지 말고 바로 그날 혼내야 한다. 직원도 본인이 잘못 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마무리되길 원한다. 그런데 상사가 시간이 한참 흐른 다음에 혼을 내면, 그런 나쁜 감정이 더 오래 지속되고 만다. 





3. 잘 혼내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이 또 있다면?


근거 없이 추측하지 말고, 반드시 증거를 가지고 혼을 내야 한다. 어떤 직원이 아침에 계속 지각을 한다면, 아마도 많은 상사들이 “왜 그렇게 게을러. 좀 일찍 좀 다녀”라고 혼을 낸다. 그 직원이 게으르기 때문에 지각한다, 라고 확신해 버린다. 하지만 그 직원이 진짜로 게을러서 지각을 한 걸까?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직원의 아이가 며칠 동안 계속 아파서 지각했을 수도 있다. 반드시 정확한 증거를 수집하고나서 혼을 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를 하는 게 좋다. “요즘 3일 연속 지각하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냐?”라고 말해야 한다. 그런 질문을 던진 후에 진짜로 아무 이유없이 지각하는 것이라면, 그때 혼내도 된다.



4. 어떤 분들을 혼을 낼 때, 좋은 말을 섞어가면서 하는데, 그런 방법은 어떻게 보는가? 


그런 방법을 ‘칭찬 샌드위치’라고 부른다. 직원에게 먼저 ‘요즘 일 잘하고 있다’라면서 칭찬한 다음에, 혼내고 싶은 말을 하고, 그게 끝내면 다시 칭찬으로 마무리하는 게 바로 칭찬 샌드위치다. 이 방법은, 아주 나쁜 방법이다. 직원들이 야단을 맞으면 반항심을 가질 것 같고, 또 상처를 받을 것 같아서 칭찬을 섞어서 혼을 내는 것 같은데, 그런다고 해서 야단 맞는 직원의 마음이 나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 사람이 날 놀리는 건가?’란 생각만 갖게 한다.  그리고 직원들은 야단 맞는 내용만 기억하고 칭찬 받은 내용은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인간은 원래 부정적인 메시지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칭찬 샌드위치를 쓰는 상사는 직원을 위한다기보다, 혼을 내면 자신의 평판이 나빠질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천사표란 딱지를 떼야 진실한 마음으로 직원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잘 보이려고 싫은 소리를 하지 않으면 문제다. 마찬가지로, 부하직원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상사는 리더로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혼을 낼 때는 평판이 나빠질 것을 염려하지 않아야 한다.



5. 잘 혼내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이 또 무엇이 있나?


자기 기준이나 관점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프로 크루스 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말인데, 테세우스라는 영웅이 아버지를 찾아 아테네로 가던 길에, 프로 크루스 테스란 괴한을 만나게 된다. 프로 크루스 테스는 철로 만든 두 개의 침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길이가 짧고, 다른 하나는 길이가 긴 침대였다. 프로 크루스 테스는 키가 큰 나그네가 지나가면, 짧은 침대에 눕힌 다음에 밖으로 나온 부분을 잘라서 나그네를 죽였고, 키가 작은 나그네가 지나가면, 긴 침대에 눕혀 놓고 침대 길이에 맞게 몸을 늘려서 나그네를 죽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프로 크루스 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나온 것인데, 자기가 세운 기준이나 관점을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억지로 맞춘다는 것을 말한다. 혼을 내는 이유를 살펴보면, 상사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직원에게 야단치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설정한 기준에 맞추려고 직원을 혼내고 있다면, 반드시 그만 둬야 한다. ‘기준’은 서로 합의가 되어야 의미가 있다. 직원들에게 자기 기준을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면, 그건 관리가 아니라 일종의 ‘폭력’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언어 폭력을 오히려 즐기는 상사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6. 언어 폭력을 즐기는 상사? 좀 충격적인 말인데, 어떤 경우를 말하는가?


예를 들어 볼까? ‘디지털’이란 회사에 에드워드 루센트란 경영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은 나름대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려고 직원들과 같이 댈러스까지 기차 여행을 했다. 여행 중에 루센트는 직원들에게 “문제가 있어가 건의할 것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직원이 그 말을 듣고서 “회사 전략이 이상하고 분명하지 않다.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고 건의했다. 루센트가 어떻게 했을까요? 그 사람은 원래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스타일이었는데, 직원을 앞으로 나오게 한 후에, 그 직원에게 공개적으로 엄청나게 망신을 주었다고 한다. 


이런 못된 행동을 한 루센트는 나중에 회사에서 쫓겨 나는데, 이렇게 일부러 직원들의 자존심에 구멍을 내는 상사가 의외로 많다. 혼내는 것이 폭력적인 인신공격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7. 혼을 낼 때도 직원들의 자존심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단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혼낼 때 절대로 쓰지 말아야 하는 단어가 있는데, ‘넌 항상 그래’, ‘너는 한번도 그런 적 없다’, ‘너 때문에 아주 힘들다’, 여기에서 공통적인 단어가 무엇인가? 바로 ‘너’라는 단어다. 혼내는 대상은 직원 자체가 아니라, 바로 잘못을 저지른 상황이기 때문에 ‘너’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도록 말해야 한다. ‘멍청하다’, ‘게으르다’, ‘부주의하다’와 같이 성격을 나타내는 말도 쓰지 않는 게 좋다. 


이런 말도 못하면 어떻게 직원들을 혼내냐, 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혼내는 사람은 말을 적게 하라는 뜻이다. 가급적 말을 줄이고 직원이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런 이런 사실을 알게 됐는데, 어떻게 된 거냐?’라고 질문한 다음에 입을 닫고 침묵을 지켜야 한다. 직원이 80프로, 상사가 20프로만 말해야 한다.



8.  끝으로, 혼을 잘 내기 위해서 이것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라, 그런 게 있는가?


계속 말씀 드리지만, 직원의 자존심을 해치지 않는 게 중요한데, 그렇게 하려면, “절대 여러 사람 앞에서 혼내지 말아야” 한다. 리차드 펠슨이란 심리학자가 폭력 전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단 둘이 있을 때 주먹다짐을 하기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싸움을 벌일 확률이 2배나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료 직원들이 다 보는 곳에서 혼을 내면,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모욕을 당한다는 느낌 때문에 반항심이 훨씬 커지고, 자기합리화를 하게 되고,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여러 사람이 보는 곳에서 야단을 맞으면, 자존감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큰 상처를 입기 쉽다. 반드시 조용한 장소에서 단 둘이 만나서 이야기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야단 맞는 걸 봐야 잘못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고 집에서도 이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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