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없는 사업계획서의 전형적 패턴   

2014. 6. 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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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9일부터 6월 26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들입니다. 오늘 우리나라의 16강 탈락이 확정되었는데요, 성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를 ‘국민들의 열띤 응원 실종’이라고 적는 기사가 꼭 나올 것 같습니다. 일이 벌어지고 난 후에 분석은 누가 못하겠습니까? 축구 성적보다 훨씬 암울하고 한편으로는 아주 우스운 현실에서 잘 살아내기를 바랄 뿐입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사업계획서에 대하여]


전형적이고 '쓸모없는' 사업계획서 패턴

(1) 시장을 예측한다

(2) 매출계획을 세운다

(3) 자원조달계획을 세운다

(4) 사업을 한다

(5) 다시 (1)로 돌아간다


유용한 사업계획서 패턴

(1) '열망(혹은 미션)'을 설정하고 구체화한다

(2) 그 미션에 다가가기 위한 '똑똑한 방법'들을 규명한다

(3) 그 방법을 실행하여 교훈을 얻는다

(4) 다시 (2)로 돌아간다





[의사결정과 판단 착오에 대하여]


-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수치로 측정되지 않는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 진단 결과에 확신하는 의사일수록 오진일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다면, '그런 것이 틀림없어'라고 말할수록 틀릴 확률이 높은 건 아닐까?


- 임원으로 올라갈수록 현장의 목소리로부터 멀어진다. 이는 통찰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 오류를 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더 큰 오류를 야기한다.


- 감정 동요가 없다고 해서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자기 감정을 상세하게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 조직 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는 '갈등은 나쁜 것이 아니다'란 걸 서로 수용함에 있다.


- 대형사고는 이른 아침에 자주 일어난다. 체르노빌 원전, 스리마일 섬 원전, 엑슨발데즈 호. 사고의 원인엔 '수면 부족'이 있었다.



[성과급에 대하여]


- 높은 성과급,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일 등이 직원들의 동기를 높일 거라고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 많은 직원들은 그런 것보다 안정적인 고용 상태가 훨씬 중요하다. 직원들의 동기 유발 요인들이 동일하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 성과를 내면 성과급을 많이 주겠다고 말하는 것'보다 '일단 충분한 성과급을 주고 나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추후의 성과급을 줄이겠다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 모른다.


- 높은 성과급,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일 등이 직원들의 동기를 높일 거라고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 많은 직원들은 그런 것보다 안정적인 고용 상태가 훨씬 중요하다. 직원들의 동기 유발 요인들이 동일하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 실수를 줄이면 보상하겠다는 정책만큼 우스운 것도 없다. 이런 정책은 '실수를 감추도록' 만들 뿐이라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만다.


- 강력한 성과주의와 '야구선수식' 연봉제가 대세이고 첨단이라고 믿는 분들을 만나면 답답해진다. 지친다.


- 저성과자는 2가지 종류가 있다. 자신이 저성과자임을 수용하고 노력하는 자와, 끝내 저성과자임을 거부하는 자. 회사에서 함께 갈 저성과자는 전자다.



[전략에 대하여]


- 많은 기업들이 실험 없이 전략을 바로 실행에 옮긴다. 실험에 드는 비용이 아깝다는 이유다. 전략이 실패하여 '꼴아박는' 비용에 비하면 실험비용은 새 발의 피인데도 말이다.


- 여성용품을 주로 파는 기업(예컨대 화장품 회사)에 여성 임원들의 숫자가 적은 건 이상하지 않은가?


-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팀워크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팀 활동은 구성원들을 안정지향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안정이 깨졌을 경우,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 위험을 기꺼이 수용한다.



[경쟁에 대하여]


- 경쟁심이 필요없는 자리에 경쟁심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사람을 뽑는다면, 경쟁심만 강한 사람으로 채워질 뿐.


- 경쟁을 권장하는 조직에서 솔직한 대화는 없다.


- 다른 사람에게 대한 차별은 이기심 때문에 발생한다.


- 경쟁을 하면 어떤 일이 더 재미있어지긴 하지만, 경쟁 상황이 사라지고 나면 그 일은 하기가 싫어지게 된다. 그래서 다시 경쟁에 빠져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결국 일을 즐기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성과는 정체되거나 저하된다.





[조직문화에 대하여]


조직문화의 변화가 어려운 조직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방법.


(1) 전부를 걸어야 크게 얻을 수 있다

(2)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넣으면 안 된다


(1)보다 (2)를 선호하는 비율이 클수록 조직문화의 변화는 어렵다. 특히 CEO가 (2)를 선호하면 더욱 그렇다.



[칭찬과 설득에 대하여]


- 칭찬이나 격려가 모든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직원들은 자신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말을 가능한 한 피하려 한다. 칭찬이 모든 직원들의 동기 유발 방법은 아니다.


- 반대급부를 기대하는 칭찬은 안 하니만 못하다.


- 설득으로 믿음을 바꾸진 못한다. 행동을 바꿀 수 있을뿐이다. 그것도 아주 일시적인 행동만을.


- 태도가 바뀐다고 해서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 행동을 바꾸지 않는 교육은 무의미하다.


- 칭찬을 받으려면 비난을 두려워 말라. 비난을 피하려면 칭찬을 구하지 말라.



[인간관계에 대하여]


- 자신을 언제나 좋아하는 사람보다 처음엔 자신을 별로라고 생각했다가 점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더 마음에 들어한다.


- 불안을 느낄수록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된다. 불안할수록 거절 당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거절 당하는 것을 견딜 수 없다면, 그것은 마음의 불안함을 뜻하는 것이다.


상사들에게 직원들에 대한 피드백이 중요하다는 메세지를 전한 다음, 몇 시간 지나서 "지난 6개월 동안 직원들에게 얼마나 많이 피드백했습니까?"라고 물으면, 실제보다 피드백을 더 많이 한다고 대답할 가능성이 크다.


- (문)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기 위한, 더 효과적인 방법은?


(1) 그에게 무언가를 선물한다

(2) 그가 나에게 무언가를 선물하게 만든다


(답) 2번



[고달픈 삶에 대하여] 


- 사람들은 고달픈 생활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는 고민하지 않는다. 그런 고달픈 생활을 벗어나려고 생각할 때 고민이 시작되고 증폭된다. 따라서 고민하고 고뇌하는 자들은 그런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응원해야 한다. 고민하는 자신을 자학해서는 안된다.


- 단순한 결핍이 좌절을 야기하지 않는다. '상대적 결핍'이 좌절을 경험케 한다. 충분히 먹고 산다고 해도 '상대적 결핍'이 존재하는 사회는 위험하다. 그런 좌절은 사람들의 공격성을 추동하기 때문이다.


- 성공과 승리가 동의어로 쓰이는 세상은 많은 이들을 피폐하게 만든다.


-‘ 컵에 물이 반 밖에 없다' vs '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 사람들은 보통 긍정적 사고를 언급하며 후자가 바람직한 사고방식이라 말한다. 정말 그럴까? '컵에 물이 반 밖에 없다'고 여겨야 절박한 마음에 오히려 실행력이 커지는 건 아닐까? 대책 없는 긍정적 사고는 status quo(현상유지)를 합리화한다.





[인간의 심리에 대하여]


- 자신의 자기애적 성향(나르시시즘)을 '높은 자존감'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런 사람들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불같이 화를 내고 복수하려 한다.


- 자기 자신을 고고하고 품위 있다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누군가가 자기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면 미안해하기보다는 '상처 받아도 싸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자신의 품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권력자들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향해 이상한 말을 지껄이는 심리적 이유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 금지된 행동에 대해 심한 처벌을 내리면 그 행동을 더 좋아하게 된다.



[수학맹에 대하여]


- 20퍼센트가 '5분의 1'과 같다는 걸 아는 영국인은 65% 밖에 안 된다는. '0.3 곱하기 360'을 계산할 줄 모르는 미국 고등학생은 36%나 된다는. 수학맹.


- 영국 하원의원들에게 "동전을 두 번 던져 모두 앞면이 나올 확률은 얼마인가?"란 간단한 확률 문제를 냈다. 정답은 25%. 정답을 말한 사람은 97명 중 40%에 불과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성적은 어떨까?


-  수학 울렁증이 있는 사람들은 어려운 수학 문제를 접할 때면 육체적 고통을 관장하는 뇌의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학에 약한 사람들은 시험 보기 전에 진통제 한 알 먹고 들어가면, 울렁증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어서 시험을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나의 가설.



[전문가의 폐해에 대하여]


- 전문가의 폐해 1.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도록 만든다.


- 전문가의 폐해 2. 사실이 드러나도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묻고 답하기]


(문) CEO가 어떤 직원에게 매우 어렵고 매우 도전적인 과제를 부탁하면서 성공하게 되면 보상하겠다고 약속한다. 그 직원이 그 과제를 성공시켰을 때, 다음 중 어떤 경우에 그 직원은 같은 난이도의 다른 과제를 수행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게 들까?


(1) CEO가 100만원을 보상할 경우

(2) CEO가 1억원을 보상할 경우


답: 각자 생각해 보기 (^_^)



(문) 마음에 안 드는 A라는 업무가 있다. 다음 중 어떤 경우에 A라는 일이 긍정적으로 느껴질까? 


(1)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A업무를 시킬 때

(2)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이 A업무를 시킬 때


답: (2)번



[기타] 


-‘ 거의 완벽한 상황'은 '완벽한 상황'과 비슷하지 않다. 이 둘은 매우 다르다.


- 방황은 소모나 낭비가 아니다. 방황은 꿈이다


- 관계란, 상대방에 관한 나의 해석이다.


- 우리는 앞선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무식함과 무지에 놀란다. 하지만, 미래의 사람들은 우리의 무지를 보고 역시 놀랄 것이다.


- 무엇인가에 집중한다는 것은 다른 무엇인가를 놓친다는 뜻이다.


- 노동조합은 '썩은 사과'라고 누구나 인정하는 직원의 입장을 대변해서는 안 된다. 썩은 사과의 입장이 직원 전체의 입장이라 오해하는 노동조합이 간혹 있다. 썩은 사과로부터 좋은 사과를 보호하는 것도 노동조합의 역할이지 않을까? (이런 말 하면 또 어용 컨설턴트라 욕하지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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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의 직관이 좋은 채용을 막는다?   

2014. 6. 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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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회사에서 직원을 성공적으로 채용할 확률은 어느 정도입니까? 다시 말해, 채용 과정을 통해 ‘이 사람이 적격이다’라고 판단하여 채용한 직원이 ‘정말로 회사에(그리고 자기 직무에) 적격인 사람이구나’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직원을 뽑곤 하지만, 실제로 그 사람이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경우는 매우 흔해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서류 심사, 면접 등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 관리자를 채용할 경우, 뽑힌 사람이 회사가 원하는 기대를 충족시키거나 초과할 가능성은 56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 확률은 동전을 던지는 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불과한 성공률이죠. 어려운 과정으로 관리자를 뽑을 것이 아니라 그냥 동전을 던져 결정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왜 그럴까요?



출처: bostinno.streetwise.co



많은 기업에서 채용의 결정은 보험계리사들이 사용할 법한 ‘기계적인’ 알고리듬이나 체계적인 평가표에 의하기보다는 면접관들의 주관적인 판단, 통찰, 직감, 합의 등에 의존하곤 하는데, 미네소타 대학교의 네이선 쿤셀(Nathan R. Kuncel)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채용의 ‘적중률’이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쿤셀은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PscycINFO, ERIC, Digital Dissertations 등 연구 데이터베이스에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여러 연구 결과들을 가지고 ‘메타 분석’을 실시함으로써 이런 결론에 도달했죠.


쿤셀은 ‘데이터 자체’만을 가지고 채용을 결정할 때보다 거기에 사람의 주관적 판단을 더하여 결정 내릴 경우에 ‘미래의 성과’를 올바로 예측하지 못하다고 말합니다. 뽑고자 하는 직무에 대하여 잘 알고 또 조직에 대해서도 잘 하는 전문가라 해도 이런 오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도 쿤셀은 메타 분석 결과로 이야기합니다. 채용된 사람의 ‘미래의 성과’를 예측함에 있어 데이터 자체만 가지고 채용을 결정하는 것이 면접관(전문가)의 주관적 판단을 개입시켜 결정하는 것보다 50퍼센트나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니 말입니다. 또한 지원자의 능력을 측정함에 있어서도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리듬을 적용하여 이루어진 평가가 인간의 주관적 판단을 가미한 평가보다 25퍼센트 이상 우수하다는 것도 쿤셀의 연구를 통해 드러났죠.


쿤셀의 메타 분석 연구는 채용 의사결정을 내림에 있어서 우리의 ‘직관’이 그리 우수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꼬집습니다. 면접관들은 여러 가지 편향에 의해 자신의 직관이 쉽게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오늘은 짤막하게 포스팅~~).



(*참고논문)

Kuncel, N. R., Klieger, D. M., Connelly, B. S., & Ones, D. S. (2013). Mechanical versus clinical data combination in selection and admissions decisions: A meta-analysis.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98(6), 1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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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감축 후, 관리자는 직원에게 화풀이한다   

2014. 6.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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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들이 경영 상의 곤경을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직원 수를 대폭 감축하는, 소위 ‘다운사이징’을 실시하곤 합니다. 이런 다운사이징은 주로 미국의 기업들이 그러하듯 해고 통보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주로 희망퇴직이나 권고사직의 방식으로 실시되곤 하죠. 얼마 전, 한국씨티은행에서 희망퇴직자를 신청 받으면서 5년치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KT는 최근 희망퇴직을 거부하는 직원들에게 오지로 발령하는 등 보복성 인사를 실시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었죠.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주제는 이처럼 ‘인력 감축이 이뤄지고 난 후에 관리자들이 구조조정의 칼날 아래 ‘살아남은’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입니다. 아마도 많은 경영자들은 뒤숭숭한 분위기를 일소하고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하도록 만들기 위해 소위 ‘유화책’ 내지는 ‘융합책’을 쓰며 직원들의 마음을 달래려고 노력할 겁니다. 예컨대 ‘직원 단합 대회’와 같은 이벤트를 벌이거나 ‘일 잘한 직원에게 더 큰 보상을’ 약속하기도 하죠. 그러나 리스본의 뉴 유니버시티의 페드로 네베스(Pedro Neves)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네베스는 다운사이징 이후 직원들은 관리자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학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네베스는 인간이 좌절감을 경험할 때 자신에게 좌절을 안겨준 대상이 아니라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게 화풀이를 하는 습성이 기업 조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고 주장합니다. 누군가 나를 ‘열 받게’ 만들어도 그가 나보다 힘이 센 사람이라면 옆에 가만히 있는 ‘개의 배를 걷어차려는’ 것과 같다고 말이죠. 인력 감축 후에 관리자들은 여러 직원들 중에서 특히 무능력하고, 힘이 약하고 순종적이며, 자존감이 낮고, 도와줄 동료들이 적은 직원에게 ‘개의 배를 걷어차는’ 행동이 집중된다고 네베스는 말합니다.


그는 금융, 건설, 의료 등의 산업에서 활동하는 포루투갈 기업들 12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임으로써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네 곳은 2년 전에 인력 감축을 실시했는데, 순종적인 직원일수록 상사로부터 비난 받고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순종적인 직원들은 인력 감축 후에 다른 직원에 비해 성과가 더 형편없었고 직원으로서 지켜야 할 행동에도 덜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왜 그럴까요? 인력 감축 후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고 불안해지면 위험에 대한 개인들의 민감도가 커지기 마련이라서 어떤 사람이 부당한 공격을 당해도 선뜻 나서서 도와주기가 어렵습니다. 네베스는 이런 상황이 누군가를 학대하거나 괴롭혀도 반격 당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을 높여준다고 말합니다.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억울함, 좌절감, 분개를 힘이 약한 직원들에게 화풀이함으로써 조직 분위기를 망가뜨린다는 것이죠. 


물론 ‘순종적인 직원일수록 관리자로부터 비판 받는다’가 아니라 ‘관리자의 비판 때문에 직원들이 순종적이 된다’라고 볼 수도 있겠죠. 또한 ‘관리자의 학대 때문에 성과가 저조해지는 것이 아니라 ‘성과가 나빠서 관리자로부터 야단을 맞는다’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네베스는 그렇지 않다는 결과를 후속 분석을 통해 제시하면서 '상황이 안 좋아지면, 관리자들은 순종적인 직원에게 화풀이 행동을 집중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인력 감축은 가능하면 해서는 안 되지만 회생을 위해 어쩔 수없이 해야 한다면, 그런 충격적인 조치 후에 직원들의 마음을 달래려는 노력이 좌절감을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려는 인간의 심리 때문에 허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관리자들의 억울함과 화를 해소하도록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든지, 직원들이 부당한 학대나 비난을 받을 경우를 대비하여 CEO 직통의 ‘핫라인’을 구축한다든지 등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인력 감축, 그 후가 더 중요합니다.



(*참고논문)

Neves, P. (2014). Taking it out on survivors: Submissive employees, downsizing, and abusive supervision. Journal of Occupational and Organizational Psychology DOI: 10.1111/joop.12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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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서서 하라   

2014. 6. 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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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 이 블로그에 올린 글 중에 ‘서서 하는 회의가 돈 버는 회의’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 글에서 알렌 블루돈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었는데요, 서서 회의를 진행하게 한 그룹이 34%나 짧은 시간 내에 의사결정을 내렸고 의사결정 내용의 질적인 차이도 없었다는 결과를 소개했었죠. 짧은 시간 내에 회의를 끝낼 수 있어서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서서 하는 회의’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고 정리했었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서서 하는 회의의 유용함을 증명하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의 앤드루 나이트(Andrew P. Knight)와 마커스 배어(Markus Baer)는 214명의 대학생들을 모집하여 학교 홍보 비디오 제작 아이디어를 구상하라는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참가자들은 3명에서 5명으로 이뤄진 그룹의 일원이 되었는데, 절반은 책상만 있고 의자는 없는 회의실에서, 나머지 절반은 5개의 의자가 놓여져 있는 회의실에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출처: www.thoughtworks.com



30분 동안 토론하게 한 후에 몇 가지 지표를 살펴보니, 의자가 없어서 선 채로 이야기를 나눠야 했던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피부의 전기적인 활동(Electrodermal Activity)’를 측정할 수 있는 무선 센서를 손목에 차고 실험에 임했는데, 이 장치를 통해 얼마나 활발하게 토론이 이루어졌는지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서서 회의를 했던 참가자들이 앉아서 회의했던 참가자들에 비해 회의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활발하게’ 토론을 벌였습니다. 또한 실험을 끝내고 실시한 설문에서 서서 회의한 참가자들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텃세’가 덜 하고 개방적이었다고 대답했습니다.


나이트와 베어는 참가자들의 회의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해 두었는데, 이 실험의 목적을 알지 못하는 3명의 조교에게 참가자들이 얼마나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지, 아이디어를 얼마나 많이 재구성하고 발전시키는지 등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정보가 얼마나 잘 ‘공유’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죠. 그 결과, 역시나 서서 회의했던 참가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참가자들이 학교 홍보 비디오 제작에 관해 내놓았던 아이디어의 질은 어땠을까요? 또 다른 3명의 조교를 시켜 아이디어가 얼마나 참신하고 유용한지,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를 평가하도록 하니, 이번에도 선 채로 회의했던 참가자들의 점수가 더 높았습니다. 


아래의 관계도를 보면, 서서 하는 회의가 활발한 토론과 경계 없는 아이디어 교환을 통해 아이디어의 질을 높이고 결국 성과를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회의문화 개선을 위해 이런 저런 규칙을 벽에 붙여 놓고 모래시계까지 탁자 위에 올려 놓지만, 처음에만 반짝하고 나중엔 장식품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뀔 거라고 하지만, 행동이 바뀌어야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의 관행이 그런 것 같습니다. 서서 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바꾸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요? 물론 더 나은 쪽으로 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서서 하는 회의가 돈 버는 회의입니다.



(*참고논문)

Knight, A. P., & Baer, M. (2014). Get Up, Stand Up The Effects of a Non-Sedentary Workspace on Information Elaboration and Group Performance.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1948550614538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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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을 '줬다 뺏으면' 어떻게 될까?   

2014. 6. 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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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열심히 하면 생산성 향상에 따라 성과급을 주겠다’라고 말하는 경우와 ‘생산성 향상을 이루지 못하면 그만큼 주기로 약속한 성과급을 줄이겠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보죠. 둘 중 어떤 조치가 직원들에게 일하려는 동기를 더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직원들에게 실제로 지급되는 성과급의 차이는 없지만, 전자는 성과급을 ‘획득’이란 관점으로 프레이밍한 것이고, 후자는 ‘손실’ 관점으로 프레이밍한 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을 말하면, 획득 프레이밍은 열심히 일하면 최대로 10을 더 주겠다는 조치고, 손실 프레이밍은 처음에 10을 주기로 약속했다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만큼 ‘되가져 가겠다’라는 뜻이죠(직원 입장에서는 ‘토해내야 한다’는 뜻).


직원들의 동기를 높이고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 성과급 통보를 획득 프레이밍 하에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손실 프레이밍 하에서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이에 대한 답을 찾던 토론토 대학교의 탄짐 호세인(Tanjim Hossain)은 실제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실험을 벌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통제된 조건 하에 진행되었던 많은 실험들에서 손실 프레이밍이 상대적으로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온 바 있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에 매우 좋은 기회였습니다.





실험 대상이 된 기업은 2만명의 직원을 보유한 중국의 완리다(Wanlida Group Company)라는 전자제품 제조기업이었습니다. 완리다는 오디오 기기와 비디오 기기, GPS, 가정용 소형 전자제품을 만드는, 중국 내 100대 전자회사 중 하나입니다. 호세인은 직원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눴는데, 그 중 첫 번째 그룹에 속한 직원들에게는 “당신 팀의 시간당 생산성이 K 이상이 되는 주에는 성과급으로 80위안을 지급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생산성 목표를 달성한 주가 2주면, 총 160위안을 받게 될 겁니다.”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냄으로써 획득 프레이밍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의 직원들에게는 “앞으로 4주 동안 당신은 기본급 외에 320위안의 성과급을 일시에 받게 될 겁니다. 하지만, 당신 팀의 시간당 생산성이 K 미만인 주에는 성과급이 80위안씩 줄어들 겁니다. 예를 들어, 생산성 목표에 미달한 주가 2주면, 160위안이 줄어들어서 나중에 160위안만 받게 될 겁니다”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내서 손실 관점으로 성과급을 프레이밍하도록 했죠.


이런 성과급 지급 조치를 취하자 두 그룹 모두 생산성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예상되는 결과였는데, 흥미로운 것은 손실 프레임에 속한 직원들의 생산성이 획득 프레임에 속한 직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것입니다. 획득 프레임 하에서 직원들은 대조군보다 3.7~8.6% 높은 생산성 증가를 달성한 반면, 손실 프레임의 직원들은 대조군보다 4.7~9.7% 높은 생산성을 기록했습니다. 손실 프레임의 직원들이 1~1.1%포인트가 더 높았던 겁니다. 이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13~27%나 높은 값입니다. 이런 차이가 시간이 흐를수록 약화될 것 같았지만, 손실 프레임(달리 말해 ‘처벌’ 프레임) 하의 직원들은 그 후에도 계속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보였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손실 프레임일 때의 생산성에서 획득 프레임일 때의 생산성을 뺀 값을 보여줍니다. 대체적으로 손실 프레임이 획득 프레임이 생산성 향상 측면에 낫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결과입니다. 이 현장 실험의 결과를 냉정하게 해석하면, ‘열심히 하면 더 주겠다’라는 것보다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주었던 것을 도로 가져가겠다’라는 것이 성과 향상에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과 향상을 위해서는 일선 기업에서 ‘줬다 빼앗는’ 냉혹한 성과급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돈을 줬다가 뺏으라는 소리가 아니라, 성과급을 설계하거나 직원들에게 홍보할 때 성과급의 긍정적인 면(열심히 하면 더 받을 수 있다)을 강조하는 것이 부정적인 면(열심히 안 하면 못 받을 수 있다)을 언급하는 것보다 ‘최소한’ 더 좋지는 않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직원들이 가져가는 최종적인 성과급 액수는 동일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어떤 의미로 프레이밍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왕이면 손실을 강조하는 것이 똑같은 돈을 들이고도 좀더 나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과급에 대해 장미빛 꿈을 갖게 만드는 것보다는 회색빛 그늘을 어느 정도 상상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보상 커뮤니케이션’이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참고논문)

Hossain, T., & List, J. A. (2012). The behavioralist visits the factory: Increasing productivity using simple framing manipulations. Management Science, 58(12), 2151-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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