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을 '줬다 뺏으면' 어떻게 될까?   

2014. 6. 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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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열심히 하면 생산성 향상에 따라 성과급을 주겠다’라고 말하는 경우와 ‘생산성 향상을 이루지 못하면 그만큼 주기로 약속한 성과급을 줄이겠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보죠. 둘 중 어떤 조치가 직원들에게 일하려는 동기를 더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직원들에게 실제로 지급되는 성과급의 차이는 없지만, 전자는 성과급을 ‘획득’이란 관점으로 프레이밍한 것이고, 후자는 ‘손실’ 관점으로 프레이밍한 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을 말하면, 획득 프레이밍은 열심히 일하면 최대로 10을 더 주겠다는 조치고, 손실 프레이밍은 처음에 10을 주기로 약속했다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만큼 ‘되가져 가겠다’라는 뜻이죠(직원 입장에서는 ‘토해내야 한다’는 뜻).


직원들의 동기를 높이고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 성과급 통보를 획득 프레이밍 하에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손실 프레이밍 하에서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이에 대한 답을 찾던 토론토 대학교의 탄짐 호세인(Tanjim Hossain)은 실제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실험을 벌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통제된 조건 하에 진행되었던 많은 실험들에서 손실 프레이밍이 상대적으로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온 바 있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에 매우 좋은 기회였습니다.





실험 대상이 된 기업은 2만명의 직원을 보유한 중국의 완리다(Wanlida Group Company)라는 전자제품 제조기업이었습니다. 완리다는 오디오 기기와 비디오 기기, GPS, 가정용 소형 전자제품을 만드는, 중국 내 100대 전자회사 중 하나입니다. 호세인은 직원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눴는데, 그 중 첫 번째 그룹에 속한 직원들에게는 “당신 팀의 시간당 생산성이 K 이상이 되는 주에는 성과급으로 80위안을 지급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생산성 목표를 달성한 주가 2주면, 총 160위안을 받게 될 겁니다.”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냄으로써 획득 프레이밍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의 직원들에게는 “앞으로 4주 동안 당신은 기본급 외에 320위안의 성과급을 일시에 받게 될 겁니다. 하지만, 당신 팀의 시간당 생산성이 K 미만인 주에는 성과급이 80위안씩 줄어들 겁니다. 예를 들어, 생산성 목표에 미달한 주가 2주면, 160위안이 줄어들어서 나중에 160위안만 받게 될 겁니다”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내서 손실 관점으로 성과급을 프레이밍하도록 했죠.


이런 성과급 지급 조치를 취하자 두 그룹 모두 생산성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예상되는 결과였는데, 흥미로운 것은 손실 프레임에 속한 직원들의 생산성이 획득 프레임에 속한 직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것입니다. 획득 프레임 하에서 직원들은 대조군보다 3.7~8.6% 높은 생산성 증가를 달성한 반면, 손실 프레임의 직원들은 대조군보다 4.7~9.7% 높은 생산성을 기록했습니다. 손실 프레임의 직원들이 1~1.1%포인트가 더 높았던 겁니다. 이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13~27%나 높은 값입니다. 이런 차이가 시간이 흐를수록 약화될 것 같았지만, 손실 프레임(달리 말해 ‘처벌’ 프레임) 하의 직원들은 그 후에도 계속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보였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손실 프레임일 때의 생산성에서 획득 프레임일 때의 생산성을 뺀 값을 보여줍니다. 대체적으로 손실 프레임이 획득 프레임이 생산성 향상 측면에 낫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결과입니다. 이 현장 실험의 결과를 냉정하게 해석하면, ‘열심히 하면 더 주겠다’라는 것보다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주었던 것을 도로 가져가겠다’라는 것이 성과 향상에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과 향상을 위해서는 일선 기업에서 ‘줬다 빼앗는’ 냉혹한 성과급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돈을 줬다가 뺏으라는 소리가 아니라, 성과급을 설계하거나 직원들에게 홍보할 때 성과급의 긍정적인 면(열심히 하면 더 받을 수 있다)을 강조하는 것이 부정적인 면(열심히 안 하면 못 받을 수 있다)을 언급하는 것보다 ‘최소한’ 더 좋지는 않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직원들이 가져가는 최종적인 성과급 액수는 동일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어떤 의미로 프레이밍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왕이면 손실을 강조하는 것이 똑같은 돈을 들이고도 좀더 나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과급에 대해 장미빛 꿈을 갖게 만드는 것보다는 회색빛 그늘을 어느 정도 상상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보상 커뮤니케이션’이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참고논문)

Hossain, T., & List, J. A. (2012). The behavioralist visits the factory: Increasing productivity using simple framing manipulations. Management Science, 58(12), 2151-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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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 교수의 '리더십 상담소' 개최   

2014. 6.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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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와 함께 하는 <리더십 상담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황상민 교수가 자체 개발한 성격검사인 WPI를 통해 여러분의 리더십 고민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내가 리더로서 어떤 문제가 있나?' 고민이 된다면, <리더십 상담소>에 오셔서 그 해결책을 속시원히 얻어 가기 바랍니다.


- 일시 : 2014년 7월 9일(수) 19:00 ~ 22:00

- 장소 : 지하철 2호선 시청역 7번 8번 출구 스페이스노아 

            약도(http://www.spacenoah.net/?page_id=1223)

- 참가비 : 5만원 (WPI 검사비 포함, 현장 납부 불가)

- 참가자격 : 조직의 리더(팀장, 임원, CEO...), 인사 담당자, 리더십에 관심있는 분들 모두


- 진행내용

  (1) WPI에 관한 소개

  (2) 성격 유형별로 '리더로서의 고민'을 청취하고 조언

  (3) 성격 유형별로 리더십의 장단점을 설명

  (4) 성격 유형별로 직원의 성과를 촉진시키기 위한 방법 논의

  (5) WPI를 리더십 향상 프로그램에 적용하는 방법 설명





- 신청 방법


  (1) 다음의 계좌번호로 참가비를 입금해 주세요(참가비 5만원). 

  - 국민은행 816-24-0206-031 (예금주: 유정식)

  - 입금 확인을 위해 반드시 실명으로 입금바랍니다.

  - 신청 취소시 환불은 불가합니다.
    (단, 차후에 추가로 개최되는 <리더십 상담소>는 무료로 참가할 수 있습니다)


  (2) 이메일로 입금 여부를 알려 주세요.

  - 메일 보낼 곳 : jsyu@infuture.kr

  - 성함, 연락처(휴대폰)와 함께 '황상민의 리더십 상담소'란 말을 명기해 주세요.


  (3) 보내주신 이메일로 WPI검사 요청 메일이 발송될 예정이니 메일을 꼭 확인해 주세요.


  - 간단한 음료가 제공됩니다.

  - 주차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 찾아오시는 길 (아래 링크 참조)

   http://www.spacenoah.net/?page_id=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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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과자들은 연봉 비밀주의를 싫어한다?   

2014. 6. 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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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포스팅한 글 ‘모든 직원들의 연봉을 공개하는 게 좋다?’에서는 불평등을 용인하는 성향이 낮은 직원들(불평등한 상황을 상대적으로 못 견디는 직원들)의 경우에는 ‘연봉 비밀주의’보다는 ‘연봉 투명주의’가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연구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 연구를 실시했던 엘레나 벨로골로프스키(Elena Belogolovsky)와 피터 밤베르거(Peter Bamberger)는 주제를 확장하여 연봉 비밀주의가 상대평가 방식이 적용되는 조직일수록 성과와 급여 간의 연결을 덜 인식한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주장합니다.





그들은 280명의 이스라엘 대학생들에게 컴퓨터 게임을 하는 대가로 시간당 5.7달러의 ‘기본급’을 지급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는 점수에 따라 보너스가 주어졌는데, 참가자들 중 절반에게는 자신의 보너스와 동료들의 보너스 정보를 모두 제시한 반면, 나머지 절반에게는 자신의 보너스 정보만 알려주고 동료들과 절대 급여에 대한 대화를 나누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 두었습니다.


이렇게 조치를 취하고 컴퓨터 게임을 진행하게 했더니,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급여가 결정될 때는 ‘비밀주의 조건’일수록 성과와 급여 간의 인식도’가 높아지는 반면, 상대평가 방식으로 급여 결정이 이루어질 때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상대평가일 때는 자신과 동료들의 급여를 모두 알수록, 즉 ‘연봉 투명주의’가 적용될수록 ‘내 성과가 보상에 이렇게 반영되는구나’라면서 ‘성과와 보상 간의 인식도’를 뚜렷하게 인식한다는 의미입니다. ‘성과와 보상 간의 인식도’가 향상된다는 것은 그만큼 성과 창출의 동기를 스스로 부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평가를 운영하는 조직(급여 인상이나 성과급 결정을 상대적으로 결정하는 조직)에서는 오히려 연봉 투명주의를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벨로골로프스키와 밤베르거는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고성과자(높은 점수를 얻은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에 비해 ‘성과와 보상 간의 인식도’가 낮다고 여겨질 경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녹색선과 검은색 실선이 고성과자를 뜻하는데, 다른 선들보다 그 기울기가 급하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연봉 비밀주의가 고성과자를 조직에서 유지(retention)하는 데에 불리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는 결과입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이 연구 역시 연봉을 무조건 비밀에 부치는 것이 능사는 아님을 깨닫게 합니다. 적절하게 공개하는 것도 고성과자의 성과 창출의 동기를 유지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일러줍니다. 물론 연봉을 공개하자는 결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참고논문)

Belogolovsky, E., & Bamberger, P. (2014). SIGNALING IN SECRET: PAY FOR PERFORMANCE AND THE INCENTIVE AND SORTING EFFECTS OF PAY SECRECY.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amj-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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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교육 받으면 리더십이 향상됐다는 착각   

2014. 6. 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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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성과를 향상하기 위하여 리더가 ‘일상적’으로 행해야 할 임무로 항상 강조되는 것이 바로 피드백입니다. 1년에 한 두 번, 평가면담을 진행할 때 몰아서 피드백하겠다는 상사는 아이들이 잘하거나 못하거나 1년에 한 번만 칭찬하고 혼내겠다는 부모와 다를 바 없으니까 말입니다. 성과 향상에 있어(그리고 조직문화의 활성화에 있어) 피드백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들은 리더들에게 피드백 스킬을 함양시키려고 교육에 꽤 많은 돈을 투자합니다. 그런 교육은 대개 피드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피드백의 잘못된 예를 지적하면서 바람직한 피드백 방법을 리더들에게 일러주는 흐름으로 진행되곤 하죠.


이때 우리는 ‘피드백 스킬 향상 교육’의 맹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이 피드백에 관한 과거의 기억을 ‘재구성’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떤 사람이 피드백 스킬 향상 교육을 받고 나면 과거에 자신이 직원들에게 피드백한 회수를 실제보다 과장하여 가능성이 큽니다. 알다시피 과거에 대한 인간의 기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현재’의 상황이나 신념에 따라 수정되고 왜곡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기억의 재구성’은 조지 고설스(George R. Goethals)와 리차드 렉먼(Richard F. Reckman)이 실시한 실험에서 단적에서 알 수 있습니다. 



출처: phhp.ufl.edu



고설스와 렉먼은 설문을 통해 인종 차별을 줄이기 위해 흑인 아동을 좋은 학교로 강제 통학시키는 정책에 찬성하는지 혹은 반대하는지에 따라 고등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런 다음, 그룹 내에서 토론을 벌이도록 했는데, 각 그룹의 토론을 리드하는 학생은 고설스와 렉먼이 심어놓은 공모자였죠. 공모자는 그룹의 의견에 반대되는 쪽으로 토론을 이끌어 가서 학생들의 생각을 수정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며칠 후(4일에서 14일 후)에 고설스와 렉먼은 학생들에게 흑인-백인 통합정책에 관하여 과거에 어떻게 생각했었는지를 다시 응답하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최초에 가졌던 생각이 현재의 생각(공모자에 의해 유도된 생각)과 일치한다고 잘못 기억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현재의 기준으로 과거의 판단을 자신도 모르게 재편집하고 수정했다는 뜻이었죠.


헌데 사람들은 현재의 주장을 기준점으로 삼아 과거의 주장을 재구성할 뿐만 아니라, 과거의 행동 패턴에 관한 기억도 현재의 신념에 따라 바꿔 놓곤 합니다. 이런 사실은 워털루 대학교의 마이클 로스(Michael Ross)와 동료들이 실시한 간단한 실험에서 알 수 있죠. 로스는 워털루 대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 그룹에게는 양치질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는 인터뷰 내용을 헤드폰을 통해 듣도록 했고, 다른 그룹에게는 양치질의 부정적인 면을 말하는 인터뷰를 듣게 했습니다. 그런 다음, 양치질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를 물었죠. 평균적으로 긍정적 인터뷰를 들은 학생들은 양치질이 중요하고 건강에 좋으며 이롭다는 쪽으로, 부정적 인터뷰를 들은 학생들은 그 반대쪽으로 의견이 쏠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태도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죠.


놀라운 것은 로스가 학생들에게 “지난 2주 동안 이를 몇 번이나 닦았냐?”라고 물었을 때 나온 답변 결과였습니다. 긍정적 메시지를 들을 학생들은 통제집단(33회)보다 이를 자주 닦았었다고 기억했고(36회), 부정적 메시지를 접한 학생들은 그보다 덜 했다고 답했던 겁니다(29회). 학생들을 무작위로 실험조건에 배정했기 때문에 이러한 답변은 학생들이 로스가 수정해 놓은 현재의 태도를 기준으로 과거사를 재구성했다는 증거였죠. 로스는 후속실험에서 “지난 한 달 동안 샤워를 몇 번이나 했나?”라는 질문을 비슷한 실험 조건으로 진행했는데, 역시나 샤워가 몸에 좋다는 인터뷰를 들은 학생들은 부정적 인터뷰를 들은 학생들에 비해 더 많이 샤워했었다고 답했습니다(25회 대 17회).


이상의 실험 결과로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은 ‘현재의 태도 변화가 과거의 기억을 재구성한다’는 것입니다.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피드백이 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방법이고 리더가 갖춰야 할 최우선적인 스킬이라는 교육을 받고 나면, 아마도 자신이 과거에(예컨대 지난 6개월 동안)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많이 했었다고 기억해낼지 모릅니다. 이런 기억의 재구성 자체는 그리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피드백 스킬 향상 교육이 자칫 리더 자신의 피드백 스킬을 과장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합니다. 좀더 나아가,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의 피드백 스킬이 향상되었다고 잘못 인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마도 교육을 실시하기 직전과 직후에 각각 피드백 스킬에 관한 자기평가를 해본다면, 점수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거라고 짐작됩니다.


태도의 변화는 과거의 기억을 재구성하고 이미 자신이 그런 태도에 맞게 행동해 왔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것이 소위 ‘태도 교육’의 맹점입니다. 태도의 변화는 행동의 변화를 이끌지 못합니다. 행동의 변화가 태도의 변화를 오히려 이끌고 가속화시키죠. 이런 점에서, 행동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하는 교육은 아무리 교육만족도가 높다 해도 그리고 효과적이지 못할 겁니다.



(*참고논문)


Goethals, G. R., & Reckman, R. F. (1973). The perception of consistency in attitude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9(6), 491-501.


Ross, M., McFarland, C., & Fletcher, G. J. (1981). The effect of attitude on the recall of personal historie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40(4),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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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은 왜 항상 가혹한가?   

2014. 6. 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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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여러분에게 장난스럽게 어깨를 툭 칠 때 그의 행동이 약간 언짢게 여겨져서 여러분도 그의 등을 찰싹 때려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때 그가 손으로 여러분에게 가한 압력과 여러분이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역시나 손으로 가한 압력을 서로 비교한다면, 무엇이 더 클까요? 장난스럽게 툭 친 것뿐인데 여러분의 보복 행동을 보고 그가 다시 여러분의 팔뚝이나 등을 때린다면, 이때의 압력(혹은 고통의 크기)는 여러분이 그에게 가한 압력보다 작을까요, 아니면 클까요?


장난 삼아 어깨를 툭 쳤다가 나중에 서로 ‘본격적으로’ 치고 박고 싸우는 폭력으로 비화됐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본 일일 텐데, 그 이유는 바로 보복이 원래의 공격보다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위의 질문에 답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보복 행동은 그 이전의 행동보다 더 과격하게 이루어집니다. 영국의 신경학자 서퀸더 셔길(Sukhwinder S. Shergill)과 동료들은 상대방이 나에게 가한 고통을 실제보다 더 크게 느끼는 바람에 상대방에게 더 큰 고통을 가한다는 신경과학적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셔길은 12명의 참가자들을 둘 씩 짝을 이루게 한 후에 각자의 왼손 검지를 압력을 가하는 장치 아래에 두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는 참가자들에게 파트너가 자신에게 가한 압력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파트너에게 가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오른손 검지를 이용해 파트너의 왼손 검지에 3초 동안 압력을 가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압력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점차 그 압력의 크기가 상승하는 패턴이 발견되었습니다. 처음에 0.25N(뉴턴)의 압력으로 시작됐던 것이 8회가 진행된 후에는 평균 3.2N으로 크게 상승했던 겁니다. 매 회마다 평균적으로 압력이 38%나 상승했다는 의미죠.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추가적으로 셔길을 12명의 참가자를 모았는데, 이번엔 짝을 이루게 하지 않고 압력 장치로 전달 받은 힘의 크기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자신의 손가락에 스스로 압력을 가해 보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때에도 역시 참가자들은 압력 장치가 자신들에게 가한 실제 압력보다 더 큰 압력을 자신의 손가락에 가했습니다. 예컨대 압력 장치가 2N의 힘을 가하면, 약 3.3N의 압력을 자기 손가락에 가했던 겁니다.


셔길의 실험은 처음에 장난으로 시작했던 투닥거림이 나중에 거친 싸움으로 심화되는 현상뿐만 아니라, 조직 내에서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던진 가벼운 비아냥이 극심한 감정 대립으로 비화되는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주는 고통보다 상대방이 나에게 가하는 고통이 더 크다고 느끼는 것이 인간의 생존에 유리할지는 몰라도 사회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보복은 이전의 공격을 뛰어넘는 법입니다. 누군가에게 앙갚음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 때 (쉽지 않겠지만) 이 점을 염두에 두면 좋겠네요.



(*참고논문)

Shergill, S. S., Bays, P. M., Frith, C. D., & Wolpert, D. M. (2003). Two eyes for an eye: the neuroscience of force escalation. Science, 301(5630), 187-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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