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직원들은 생산성이 얼마나 높을까?   

2014. 3. 31. 09:03
반응형



직원들의 행복이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렇습니다. 실제로 행복은 생산성의 높고 낮음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임을 밝힌 실험들이 여러 번 실시됐었죠. 그런데 왜 그렇게 자명한 것을 굳이 실험을 통해 규명하고 논문으로 만들어 발표하냐는 의문이 생길지 모르겠네요. 과학은 지금까지 모르던 새로운 것을 밝혀내는 역할도 하지만, 우리의 상식(혹은 편견)이 정확한지를 확인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렇다면, 행복이 생산성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까요?


영국의 심리학자 앤드류 오스왈드(Andrew J. Oswald)와 동료 연구자들는 ‘정량적’으로 생산성에 대한 행복의 기여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오스왈드는 유명한 코미디언이 나와서 우스운 이야기를 하는 10분 짜리 동영상을 276명의 참가자들 중 절반에게 보여주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아무런 동영상을 보여주지 않았죠. 



출처: www.softgardenhq.com



그런 다음, 두 자리 숫자 5개를 더하는 문제를 여러 개 제시하고 10분 내에 가능한 한 많은 문제를 풀도록 했죠. 총 6일에 걸쳐 이 실험이 실시됐는데, 1~4일에는 보상 금액을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았고, 5~6일에는 정답 하나 당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를 정확히 이야기해줬죠. 그 결과, 웃긴 동영상을 본 참가자들이 대조군보다 문제를 2.11개 더 많이 풀어서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13퍼센트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총 세 번(실험 시작 전, 동영상을 본 후, 과제를 끝내고 나서)에 걸쳐 행복감을 느끼는 수준을 7점 척도로 물어보았습니다. 코미디언 동영상을 보여주고 첫 번째 실험과 동일한 과제를 부여하니까 참가자들은 더하기 문제에서 평균 22.96개를 맞혔습니다. 반면 대조군(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조용한 동영상을 본 그룹)은 18.81개를 맞혔죠. 참가자들이 느낀 행복감과 정답 개수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행복감을 많이 느낄수록 정답을 많이 맞히는 경향이 발견됐습니다. 행복감이 1점(7점 만점) 더 높으면 9개를 더 많이 맞힌다는 뜻이었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세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의 행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도구로 ‘먹을 것’을 사용했습니다. 오스왈드는 참가자들 중 절반에게는 초콜릿 바, 과일, 생수를 제공하고 나머지 절반(대조군)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은 다음, 앞에서 언급한 더하기 문제를 풀도록 했습니다. 음식을 제공 받은 참가자들은 대조군보다 3.07개를 더 풀어서 15퍼센트의 생산성 향상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실험은 사실 연구실에서 행복감을 ‘조작’한 것이기에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에 부딪힐 수 있겠죠. 이런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오스왈드는 참가자들에게 최근에 가족들 중 사망한 사건을 경험했는지, 가족이 치명적인 질병에 걸린 적이 있었는지, 부모가 이혼을 했는지 등을 물어봄으로써 ‘불행감’을 유도했습니다. 그 결과, 불행한 사건을 경험한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평균적으로 0.5점 정도(7점 만점) 행복감이 낮았고 2문제 가량을 맞히지 못했습니다.


모두 4번에 걸친 실험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행복이 생산성에 명확하게 영향을 미치고 그 정량적 효과는 대략 12퍼센트라는 것입니다. 행복감이 낮으면 낮은 생산성을, 행복감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달성한다는 것은 상식에 해당하지만, 이 실험은 생산성에 미치는 행복의 정량적 효과를 알아낸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12퍼센트의 생산성 증진 효과는 과연 얼마나 큰 것일까요?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12퍼센트면 상당한 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들여오고 제도를 바꾸고 인력을 훈련시키는 등의 여러 가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12퍼센트의 생산성 증진 효과를 얻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현장의 관리자나 경영자들은 익히 알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서 기업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질문의 답은 쉽게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행복감을 결정하는 변수가 상당히 많을 뿐더러 그 변수가 어떤 것인지조차 애매모호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 변수의 상관계수도 매번 변화하기 때문에 어떤 변수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도 정말 쉽지 않은 문제죠. 


단, 행복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이벤트성’ 조치는 피해야 합니다. 단합대회라는 명목으로 회식을 한다든지(술 사주기), 같이 모여 산행을 한다든지, 포상금을 걸고 경진대회를 하는 식의 이벤트는 직원들의 행복감을 지속시키지 못합니다. 기업에서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기보다 어쩌면 직원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그 원인을 제거해 가는 것이 먼저입니다. 직원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는 그냥 놔둔 채로 행복감을 높이기 위한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생산성에 별로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냉소를 가중시킬 뿐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조직 내에서 얼마나 행복한가요?



(*참고논문)

Oswald, A. J., Proto, E., & Sgroi, D. (2009). Happiness and productivity (No. 4645). IZA discussion papers.



반응형

  
,

사무실에 파티션을 없애면 정말 좋을까?   

2014. 3. 27. 09:04
반응형



요즘 사무실에 파티션(큐비클)을 없애고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칸막이를 없애면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고 서로 협력하는 환경이 형성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믿음이라기보다는 몇몇 학자들이(Brand & Smith 등)이 연구를 통해 ‘오픈 플랜(open-plan)’을 적용한 사무실에서 사람들의 상호작용이 증가한다는 근거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반대의 결론에 이른 연구 결과도 제법 많습니다. 칸막이를 없애고 ‘오픈-플랜 사무실’로 바꾸고 나니 직원들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어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결국 성과의 저하로 이어졌다고 반박합니다.


무엇이 옳은 것일까요? 시드니 대학교의 김정수(Jungsoo Kim)은 실제로 현장에서 직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면밀하게 조사하여 어떤 것이 진실인지(아니, 진실에 가까운지)를 밝히고자 했습니다. 그는 UC버클리의 Center for the Built Environment(CBE)가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사무실 공간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추출하여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CBE는 2000년부터 정기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다양한 건물 구조, 온도, 공조, 사무실 레이아웃, 청결 및 청소 등에 관하여 직원들이 느끼는 만족도를 조사하여 데이타베이스에 차곡차곡 축적해 놓고 있어서 분석 자료로 활용하기가 아주 적당했습니다.



출처: www.sven.co.uk



김정수는 여러 데이터 중에서 사무실 레이아웃에 대하여 직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집중하기 위해 CBE 데이터베이스에서 303개 건물의 42,764개의 샘플을 추출하여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CBE가 구분해 놓은 사무실 레이아웃은 프라이버시가 얼마나 보호되느냐(독립 공간 여부, 파티션 유무와 높이 등)에 따라서 모두 5가지였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결과, 사방이 막혀 있어 독립적인 공간(즉, 독립된 방)을 가진 경우 사무실 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월등히 높았습니다. 반면에 파티션이 높은 사무실, 파티션이 낮은 사무실, 완전히 개방 구조의 사무실들은 만족도가 높지 않았고 서로 그 값이 고만고만했습니다. 또한 이 세 가지 형태의 사무실은 옆 동료가 발생시키는 소리 때문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비슷한 정도로 제기됐죠(Sound privacy).


개방 구조의 사무실은 예상한 대로 ‘비주얼 프라이버시(Visual privacy)’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가장 적게 나왔습니다. 탁 트여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행동을 다 노출시켜야 하니 이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헌데, 개방 구조의 사무실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상호작용’에 대해서 직원들이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오히려 독립적인 사적 공간을 가질 때 상호작용이 더 용이하다는 답변을 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개방 구조의 사무실은 대체적으로 파티션이 존재하는 사무실에 비해서는 몇 가지 측면을 제외하고는 여러 측면에서 만족도가 조금씩 높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리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었죠.



출처: 아래 명기한 논문



오픈-플랜 사무실이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만들어 주고 상호작용을 높여서 사무실 공간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거라는, 널리 퍼진 믿음이 사실이 아님을 이 실증적인 연구가 시사하고 있습니다. 오픈-플랜 사무실이 조금씩 장점을 가진 부분도 있지만 그런 장점이 sound privacy와 visual privacy 측면에서의 단점 때문에 상쇄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개방적인 구조로 사무실 레이아웃을 바꾼다고 해서 직원들의 업무환경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지 않고 성과 향상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이 이 연구 결과로 유추할 수 있는 시사점입니다. 좋은 점이 있으면 반드시 나쁜 점이 있다는 것을 이 연구가 또 한번 알려 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는 오픈-플랜 사무실과 독립적인 방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방법을 제안해 봅니다. 임원 전용의 방을 마련하라는 뜻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유롭게 오픈-플랜 사무실에서 대화하고 상호작용하도록 하되, 일에 집중하고 싶을 때는 독립된 방에 들어가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요? 물론 몇몇 직원들(혹은 임원들)이 독립된 방을 독점하는 경우는 없어야겠죠.


사무실 환경이 업무 만족도와 업무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사무실 레이아웃은 함부로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도 전략입니다.



(*참고논문)

Kim, J., & de Dear, R. (2013). Workspace satisfaction: The privacy-communication trade-off in open-plan offices.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 36, 18-26.


반응형

  
,

'갑질'하는 '갑'은 왜 진상인가?   

2014. 3. 26. 09:06
반응형



갑은 왜 진상인가?


라면에 설익었다며 항공기 승무원의 머리를 때리고, 좋아하는 자리에 주차 못하게 한다고 호텔 직원의 뺨을 때리며, 머리가 희끗희끗한 대리점주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붓는 등 일련의 사건들이 잇달아 터지면서 소위 ‘종속적 갑을 관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전국을 들썩이게 했다. 이런 어지러운 와중에 멀리 미국에서 전해온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인턴 여직원 성추행 소식은 온 국민을 멘붕에 빠지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윤창중 전 대변인은 성추행 뿐만 아니라 대변인이 대단한 벼슬이라는 듯 수석급 의전차량을 내어달라고 상관에게 떼를 쓰고 대통령과 같은 호텔에 묵어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는 등 소위 ‘진상짓’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의 낙점으로 일개 칼럼리스트에서 청와대 대변인으로 수직 상승했으니 얼마나 기고만장했을까?


왜 이들 ‘갑’은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을’에게 폭언과 함께 손찌검을 아무렇지 않게 행하거나, 급기야 딸뻘 되는 인턴 직원에게 알몸까지 들이대는 것일까? 갑의 위치에 올라서거나 권력을 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진상을 부리는 심리는 무엇일까? 철학자 아론 제임스는 권력의 피라미드로 올라갈수록 ‘또라이(asshole)’를 발견할 확률이 높다고 말하며 “그들은 특전을 당연하게 여기고, 행동의 바탕에는 뿌리 깊은 특권의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상짓은 권력과 그로 인한 특권의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철학자의 말은 그저 주장이 아니라 증명된 사실이다.



출처: 불문명


권력과 특권의식


심리학자 데보라 그륀펠트는 3명의 학생 중 2명에게 사회 현안에 대 짧은 글을 쓰도록 하고, 나머지 1명에게는 다른 학생이 써 온 글을 평가하고 원고료를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하여 팀 내의 상하관계를 구축했다. 그륀펠트는 간식으로 먹으라고 5개의 쿠키를 주었다. 팀원은 3명인데 쿠키가 5개가 주어졌으니 1개씩 먹고 나면 2개가 남는다. 이때 사람들은 보통 4번째 쿠키에 쉽게 손을 뻗지 못한다. 자신이 4번째 쿠키를 집어먹으면 다른 2명에게 하나의 쿠키만 남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스(boss) 역할을 맡은 학생은 다른 두 명의 학생들보다 자연스럽게 4번째 쿠키를 집어들었다. 4번째 쿠키를 먹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과시하는 듯 입을 벌리고 쿠키를 씹어대며 입 주변과 테이블에 쿠키 부스러기를 잔뜩 흘렸다.

 

비록 작더라도 권력을 가지면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려 하고 그것을 당연시한다는 것을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다른 학생이 쓴 글을 평가하라는 권한만 주었는데 쿠키를 혼자 2개나 먹을 권한까지 부여 받았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고 볼 수 있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시사점은 탐욕스러운 모습을 본인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4번째 쿠키를 먹어치우면 다른 사람들에겐 쿠키가 하나 뿐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에 나와 사과는커녕 자신의 결백을 뻔뻔하게 주장하는 것은 어쩌면 본인이 그런 파렴치한 행동을 할 리 없다고 진짜로 확신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권력자들은 스스로를 윤리적으로 고결한 존재로 믿고 싶겠지만, 심리학자 폴 피프(Paul K. Piff) 는 일련의 실험 증거를 통해 그런 믿음이 엄청난 착각이라고 일러준다. 피프는 자동차가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상징한다고 가정하고 4차선 도로에서 어떤 자동차가 자기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부당하게 끼어들기를 많이 하는지 일일이 세어 봤다. 최고급 자동차 운전자들은 30% 넘게 끼어들기를 하는 반면, 가장 낮은 등급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7~8% 정도 끼어들었다. 또한 가장 낮은 등급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한번도 횡단보도의 선을 밟지 않았으나, 최고급 자동차 운전자들은 무려 45% 넘게 횡단보도를 침범했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위반했는지 몰랐을 것이다. 피프는 실험 방식을 달리 하여 참가자들에게 누군가가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려는 이야기를 읽게 하고 그 행동을 얼마나 따를 가능성이 있는지 적도록 했다. 그 결과, 스스로를 상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비윤리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았다. 


상류층 사람들이 속임수를 잘 쓴다는 사실은 모니터 상에 띄운 가상의 주사위 실험에서 보다 명확하게 드러났다. 참가자들은 주사위를 모두 다섯 번 던질 수 있었는데, 나오는 숫자의 합이 클수록 돈을 딸 확률이 높았다. 참가자들은 나오는 숫자를 자율적으로 기록해야 했는데, 사실 주사위 숫자의 합은 항상 12가 되도록 사전에 조작돼 있었다. 상류층으로 평가된 사람일수록 합계를 속이는 비율이 더 많았다. 별다른 거리낌도 없어 보였다. 왜 이런 경향이 나타날까? 상류층 사람들은 사회적인 제약이 적은 탓에 비윤리적 행동으로 인한 제재를 대수롭지 않게 인식하기 때문이고, 비윤리적 행동을 합리화할 만큼 목표 지향성이 지나치기 때문이라고 피프는 설명한다.


‘갑’은 자신의 권력을 활용하여 사익을 추구하려 한다. 공적인 목적으로 써야 할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다든지, 윤 전 대변인처럼 차량을 업그레이드해 달라고 땡깡을 부리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권력자라고 해서 모두 사익에 눈이 머는 것은 아니다. 토론토 대학의 캐서린 드첼레스(Katherine A. DeCelles)는 실험을 통해 ‘도덕적 정체성’이 낮은 사람일수록 권력을 가졌을 때 사익을 추구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도덕적 정체성이 낮은 권력자는 사익을 위해 공익을 해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도덕적 정체성이 낮은 사람에게 큰 권한을 부여할 경우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행동을 자극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윤 전 대변인의 도덕적 정체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대통령의 입’이라는 중책을 맡긴 것은 엄청난 실책이었다.


특히 자신 밖에 모르는 나르시시스트가 갑의 위치에 오르면 사익 추구의 도가 지나쳐 화이트 칼라 범죄까지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독일 본 대학의 게르하르트 블릭클레(Gerhard Blickle)는 심각한 화이트 칼라 범죄를 저질러 수감 중인 76명의 죄수를 대상으로 자기통제력, 쾌락주의 성향, 성실성, 나르시시즘 성향 등 4가지 특성을 측정하여 그 특성과 화이트 칼라 범죄와의 연관성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리더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나르시시스트적일 때 화이트 칼라 범죄를 범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이한 점은 화이트 칼라 범죄자들이 일반 관리자들보다 성실성 점수가 높았다는 사실이었다. 이 결과는 성실성이 높으면 법에 저촉되는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낮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반대되는 것이었다. 화이트 칼라 범죄자들이 갑의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 전략상 평균 이상의 성실성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고, 화이트 칼라 범죄를 저지르는 데 요구되는 기술적인 능력이 성실성을 바탕으로 갖춰지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성실성은 높지만 진실성(integrity)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출처: 불문명



갑은 왜 그렇게 가혹한가?


그렇다면 왜 갑은 을에게 가혹할까? 그 이유는 ‘테스토스테론’이라 불리는 호르몬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자신감, 공격성, 대담성, 그리고 심지어는 광기를 유발하는 호르몬이다. 다른 무리를 이루는 붉은원숭이들은 서로 서식지가 겹치면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서식지를 지키는 일은 먹이와 암컷들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싸움 끝에 결국 한 무리가 다른 무리를 제압하면서 서식지를 독차지하게 되고 두 집단은 하나로 통합됩니다.  현장을 관찰하던 동물행동학자 캐론 쉬블리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패배한 원숭이들은 예전보다 적게 싸움을 벌이고 유순해진 반면, 승리한 원숭이들은 예전보다 더 포악한 행동을 나타냈다. 쉬블리가 양측 원숭이들을 포획해 호르몬의 변화를 측정했더니, 승리한 원숭이들에게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게 상승했지만 패배한 원숭이에게서는 그 수치가 떨어졌다. 쉬블리는 서식 조건이 갑자기 좋아지면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촉진되고, 분비된 테스토스테론이 원숭이들의 공격적인 행동을 강화시킨다고 결론 내렸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테스토스테론을 투여 받은 참가자들은 플라시보를 투여 받은 자들에 비해 다른 사람들이 게임에서 돈을 벌지 못하도록 훨씬 많이 방해하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건을 일으키기 직전 왕희성 상무나 윤창중 전 대변인 같은 ‘슈퍼갑’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해 봤다면 아마 최대치가 아니었을까?


갑이 을을 가혹하게 대하는 까닭은 테스토스테론 때문이기도 하지만 갑의 ‘도덕적 선명성’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스콧 윌터무스(Scott S. Wiltermuth)는 ‘권력자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판단함에 있어 더 엄격하고, 그렇기 때문에 권력자들은 더 심한 벌을 주려 한다’고 말한다. 타인의 별것 아닌 행동에도 필요 이상으로 엄격히 대한다는 것이다. 라면을 충분히 익혀서 내오지 않은 승무원의 행동을 보고 보통 사람들은 ‘조리 시설이 변변치 않은 비행기라서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어가거나 불만을 제기하더라도 심하게 닦달하지 않지만, 자신이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는 대기업 임원이기에 서비스를 마음대로 누릴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승무원의 사소한 실수조차 ‘비도덕적 행동’이라 오해하며 노발대발한다.


‘라면 잘 끓이기’를 목표로 본다면 권력자는 기내에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제약요소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이것도 갑이 을을 하대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텍사스 주립대의 제니퍼 위트슨(Jennifer A. Whitson)은 권력을 가지면 ‘목표 제약 정보’에 둔감하게 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혔다. 위트슨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권력자’와 ‘약자’로 인식케 한 다음 ‘아마존 밀림지대로 여행 가기’란 목표를 부여했다. 모두 18가지의 관련 정보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제시되었는데, 그 중 9가지는 목표 촉진 정보(예 : ‘예전에 정글을 탐험한 적이 있다’)였고, 나머지 9가지는 목표 제약 정보(예 : ‘토종 동물들에 대해 두려움이 있다’)였다. 


위트슨은 참가자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잠깐 다른 활동을 하게 한 후 얼마나 많은 정보를 기억하는지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그 결과, 권력자와 약자 모두 목표 촉진 정보에 대한 기억력은 차이가 없었으나, 권력자는 약자에 비해 목표 제약 정보를 기억해내지 못했다. 이는 권력자가 약자에 비해 목표 달성을 쉽게 생각한다고 해석되는 결과다. 남양유업 영업팀장이 대리점주에게 험한 욕설을 퍼부으며 대리점 운영의 어려움을 무시한 까닭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출처: 불문명



사실 남양유업 영업팀장과 같은 ‘중간 갑’은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 짐작컨대 그는 자신의 갑인 경영자로부터 영업 목표를 달성해 내라는 엄청난 압박에 시달렸을 것이다. 심리적 차원에서 볼 때 그의 언행은 이라크 아부 그레이브 감옥에서 행해진 가혹행위와 뿌리가 같다. 이반 프레드릭 상사를 비롯한 여러 병사들은 왜 나약한 포로들을 대상으로 그렇게 잔인한 행위를 저질렀던 걸까? 무엇이 그들을 ‘악인’으로 만들었을까?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는 ‘나약함에 대한 불안’, 즉 ‘노출 불안’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짐바르도는 ‘스탠포드 감옥 실험’이라는 유명한 연구를 통해 평범한 사람이 악인이 되는 이유는 그가 원래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에게 주어지는 역할과 상황 조건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부 그레이브 교도소에서 병사들은 쥐들이 들끓고 변기가 흘러넘치는 더러운 환경에서 근무해야 했다. 게다가 교도소 바깥에는 적대적인 이라크인들이 호시탐탐 자기들을 노리고 있었고 폭탄 공격을 당하기까지 했다. 제대로 된 식사와 편안한 잠자리는 엄두도 내지 못했고 늘 수면 부족에 시달렸다. ‘노출 불안'이란 자신의 나약함이 다른 사람에게 드러날까 염려하는 심리를 말한다. 자신이 지배적인 위치에 있을 때 지배를 받거나 통솔을 받는 사람들로부터 약한 사람이라고 인식될까 두려운 마음이 커진다. 특히 돌아가는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을 때 노출 불안은 극에 달해 자신도 모르게 악인으로 돌변한다. 이는 우리가 남양유업 영업팀장 개인만을 무조건 비난해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권력을 행사하되 폭력과 특권의식을 배제하는, 도덕적 정체성이 높은 자가 우리의 갑이 될 수는 없는 걸까? 한창 인기를 끌었던 <아내의 유혹>이란 드라마에서 주인공 구은재는 얼굴에 점 하나를 찍고 자신을 죽이려 한 남편 앞에 나타나 다른 사람인 양 행동한다. 짐바르도는 이와 비슷하게 이마에 점 하나를 찍어 보라고 제안한다. 그렇다고 구은재처럼 처절한 복수를 하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하루 종일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됐다고 가정하고 본인의 행동과 말을 관찰하며 반성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되어 본인을 객관화하면 을의 처지에서 자신을 인식해야 하고 자신이 갑으로서 을에게 얼마나 가혹하게 구는지를 깨닫으며 잘못된 언행을 교정해야 한다. 이것은 을이 갑에게 요구할 수 있는 갑의 의무이고 책임이다. 본인이 남들은 가질 수 없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될 때마다 자신의 행동을 조심스럽게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권력자가 아닐까? 다시는 ‘갑질’하는 갑을 보고싶지 않다.



(* 이 글은 과학동아 2013년 6월호에 게재된 저의 글을 옮겨 온 것입니다.)




반응형

  
,

높은 목표치는 직원을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2014. 3. 24. 09:17
반응형



직원들에게 그저 그런 수준의 목표치보다는 좀더 구체적이고 좀더 높고 좀더 어려운 목표치를 부여해야 목표 달성에 집중하는 효과(‘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동기’)가 커지고 그에 따라 성과도 오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학자들이 이를 증명한 연구 결과도 여러 개가 나왔고요. 그래서 ‘목표’란 ‘예상치’에 ‘무리치’를 더한 것이라는 그림이 있을 정도입니다(아래 그림은 모 회사 화장실에 붙어 있는 그림을 제가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직원들에게 연이어 높은 성과 목표치를 부여하면 그런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걸까요? 오늘은 이런 상식에 반론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를 소개할까 합니다. 워싱턴 대학교의 데이비드 웰쉬(David T. Welsh)와 애리조나 대학교의 리사 오르도네즈(Lisa D. Ordonez)는 높은 목표를 연이어 강조하면 낮은 목표나 ‘최선을 다하라’는 목표를 제시할 때보다 직원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증가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높은 목표가 감정적, 신체적 고갈(Depletion)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그들은 말합니다. 그들의 연구 과정을 한번 살펴 볼까요?


웰쉬와 오르도네즈는 159명의 대학생을 모집하여 무작위로 5개의 서브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각 그룹에게 주어진 목표는 특성이 서로 달랐는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그룹 : 높은 목표를 줌

2그룹 : 낮은 목표를 줌

3그룹 : 처음에 낮은 목표를 주고, 그 후에 점점 높임

4그룹 : 처음에 높은 목표를 주고, 그 후에 점점 낮춤

5그룹 : ‘최선을 다하라’고 말함


참가자들은 총 다섯 라운드의 문제해결 과제를 수행해야 했는데, 각 라운드는 20개의 문제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1그룹 참가자들에게는 최소 12개를 풀어야 한다는 높은 목표가 주어졌고(12개가 높은 목표라는 것은 이미 다른 실험들을 통해 통계적으로 파악됨. 상위 10% 성적에 해당), 2그룹에게는 최소 3개를 풀라는 목표가 주어졌습니다.


3그룹에게는 처음에 목표를 3개로 주었다가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6, 9, 12, 15개로 높여서 부여했고, 4그룹에겐 그 반대로 15, 12, 9, 6, 3의 순서로 풀어야 할 문제 개수를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5그룹에게는 특별한 목표치를 부여하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은 문제를 풀라고만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참가자들은 각 라운드가 시작되기 전에 ‘자신이 얼마나 고갈됐는지’를 스스로 측정하여 기록해야 했죠.


그렇다면 ‘비윤리적인 행동’은 어떤 식으로 측정했을까요? 웰쉬와 오르도네즈는 참가자들이 스스로 자신이 맞힌 문제수를 기록하도록 함으로써 과연 어떤 그룹의 참가자들이 남을 속이는 행동를 더 많이 할지를 살폈습니다. 서두에서 이미 말을 꺼냈으니 실험 결과를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성적을 살펴볼까요? 가장 성적이 좋았던 그룹은 ‘최선을 다하라’는 말만 전달 받은 5그룹(평균 5.74개)이었습니다. 정말 의외의 결과입니다. 그 뒤로 1그룹, 3그룹, 2그룹, 4그룹의 순이었습니다. 처음에 높은 목표를 부여 받은 그룹의 성적(평균 5.63개)의 성적은 높긴 했지만 5그룹보다는 낮았고, 처음엔 높은 목표를 부여 받았다가 점점 낮은 목표를 받은 4그룹의 성적이 가장 낮았다는 게 특이한 결과입니다.


신체적, 감정적 고갈 상태는 그룹 간에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이때는 1그룹, 4그룹, 5그룹, 3그룹, 2그룹의 순이었습니다. 높은 목표를 받은 1그룹 참가자들이 가장 크게 ‘고갈’된 감정을 느꼈다는 것은 예상이 가능했지만, 5그룹(‘최선을 다하라’고 지시 받은) 참가자들로 중간 정도의 긴장을 느꼈다는 점은 특이할 만한 사항입니다. 자기가 맞힌 개수를 과다하게 기록한 ‘비윤리적 행동’의 결과는 1그룹, 4그룹, 3그룹, 5그룹, 2그룹이 순이었습니다. 높은 목표를 부여하면 성적을 높이려는 동기도 작용하지만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려는 동기도 높아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출처: 아래 명기한 두번째 논문



높은 목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신체적으로 감정적으로 고갈 상태가 심해지면 그걸 만회(?)하고자 상사와 동료에게 ‘거짓 보고’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이 실험이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물론 높은 목표를 달성하라고 압박을 가하면 위의 실험 결과처럼 성과가 높아지긴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높은 목표를 강조하는 문화가 ‘남을 속이는 문화’를 오히려 강화시키는 꼴은 아닌지 생각해봐야겠죠. 


원래는 남을 속이지 않는 직원들도 위에서 높은 목표가 하달된다면(그리고 목표 달성 여부가 보상에 연결되면), 상사와 동료를 속이려는 동기가 커진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예전에 올린 글에서 시어즈의 자동차 정비공들이 손님들에게 수리하지 않아도 될 부분을 수리해서 과다 청구한 사례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시어즈는 집단소송에 패배하여 엄청난 금액의 보상금을 물어야 했죠. 정비공들에게 높은 목표 달성을 요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위적으로 예상치에 무리치를 더해서 높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부여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라’를 말이 직원들의 고갈과 비윤리적 행동을 줄이면서도 성과를 최고로 낼 수 있는 방법임을 이 실험의 결과가 시사합니다. 높은 목표치는 무리치입니다. 직원들로 하여금 양심을 팔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무리치’입니다. 도전적인 목표라고 둔갑된 무리치는 직원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듭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떻습니까?



(*참고논문)


Locke, E. A., & Latham, G. P. (2006). New directions in goal-setting theory.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5(5), 265-268.


Welsh, D. T., & Ordóñez, L. D. (2014). The dark side of consecutive high performance goals: Linking goal setting, depletion, and unethical behavior.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23(2), 79-89.



반응형

  
,

직원들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6가지 방법   

2014. 3. 21. 09:10
반응형



Inc.com에서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는데요, 오늘은 그 내용에 제 생각을 덧붙여서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이름 하여 ‘직원들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방법’인데요,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바쁘게’ 일하는 것을 ‘생산적으로’ 일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아래와 같은 방법을 자신도 모르게 쓴다고 합니다. 각각 어떤 것인지 살펴보죠.


1. 우선순위를 정해 주지 않고, 모든 게 다 중요하다고 한다.

부서 내의 여러 업무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은 사실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하고 어떤 것을 나중에 해야 하는지, 그 우선순위는 분명이 존재합니다. 어떤 일이 중요하다고 해서 그걸 하고 있는데, 상사가 ‘이건 왜 안 해?’라고 야단을 치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상사가 시킨 일을 해야 하죠. 그러면 다시 ‘이건 또 왜 안해?’라는 소리가 들린다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냐?’면서.


2. 우선순위를 계속 조정한다.

이 방법은 첫 번째 방법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어제는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가 오늘 회의에서는 다시 다른 건이 제일 중요했다고 하는 식이죠. 경영자가 일을 하명하면 지금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든 간에 ‘그걸 제일 먼저 하자’고 하는 바람에 업무의 흐름을 깨뜨리고 말죠. 물론 유연한 것은 좋지만, 그 유연함도 기준 없이 왔다갔다 하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제발, 이 일 좀 끝낼 때까지 기다려 달라’면서.


출처: melissallarena.com



3. 지나친 목표치를 기대한다.

도전적으로 목표치를 설정하라는 말이 있지만, 도전적인 수준을 넘어 ‘무리한’ 수준까지 요구하는 경우는 정말 난감하죠. 상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200을 달성하자고 해야 100은 할 수 있지 않겠어? 120으로 설정하면 80밖에 못 할 거야.’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내외부 환경과 조건을 염두에 두지 않고 무조건 이렇게 밀어 붙인다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목표치를 그렇게 세운다면 나도 상사 노릇 하겠다’면서.


4. 권한을 찔끔찔끔 내준다. 

이것은 모든 것을 다 자기 통제 하에 두고 직원들에게 권한 이양을 하지 않는 겁니다. 직원들에게 업무를 다 맡겨 두면 ‘땡땡이’ 칠 거라고 생각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일을 할 거라고 염려하죠. 그래서 모든 진행 상황을 다 점검하려고 하고(아침 회의 때 특히) 자기 모르게 뭔가가 진행되면 직원을 강하게 질책하죠.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고 호되게 야단친다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나에게는 권한을 가지고 일할 만한 게 아무것도 없나?’면서.



출처: nextchapternewlife.com



5. 문제를 제기하는 직원을 나무란다.

전략은 내재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은 실패할 기미가 보이면 상사에게 알리고자 하는데, 상사가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 직원에게 ‘일을 못하거나 게을리 하기 때문’이라고 야단 칩니다.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나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을 제거하면 된다는 것일까요? 위험함이 감지되어도 ‘하면 된다’ 정신을 신봉하는 상사를 보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그런 말은 나도 하겠다’면서.


6. 시시콜콜 간섭한다.

이건 위의 4번과 연결되는 건데, 자기가 일일이 개입해야 직성이 풀리는 상사, 흔히 우스개 소리로 ‘과장급 임원’이라고 불리는 상사들은 직원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간섭한다보다는 뭔가 꼬투리를 잡아서 야단을 치려고 합니다. 매 시간 직원들이 어디에 있는지 뭘 하는지 알고자 하죠. 보고를 자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더 자주 직원들을 간섭해야 더 좋은 성과가 창출된다고 믿는다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보고하다가 정작 아무 일도 못하겠네’라면서.



바쁘게 일하는 것이 생산적으로 일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원들을 바꾸게 ‘굴리기’ 위해서 위의 방법을 자신도 모르게 쓰고 있다면(혹은 알면서도 그게 최선이라고 믿는다면), 자신의 생각을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자신이 직원일 때 저런 상사 때문에 ‘돌아버린 적’이 있다면, 쉽게 자기의 행동을 수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기사)

http://www.inc.com/geoffrey-james/how-to-drive-employees-crazy.html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