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직원이 일반직원보다 낮게 평가받는 이유?   

2013. 9.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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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가 수치로 정확히 측정되는 조건에서 어떤 직원의 성과 수치가 지난 몇 개월 동안 하락 추세에 있다고 가정해보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직원의 현재 성과는 절대적으로 볼 때 '우수'한 수준에 해당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그 직원이 '우수'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할까요? 반대로, 또 다른 직원의 성과가 몇 개월 동안 상승 추세에 있는데 절대적으로 보면 아직은 '보통'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직원에 대해서도 여러분은 '보통' 수준의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게 될까요?


눈치 빠른 분들은 이 질문의 의도를 간파했을 것 같은데요, 아마도 여러분이 실제 상황에 처한다면, 성과의 절대 수준과 상관없이 하락 추세에 있는 직원은 평가절하하고 상승 추세에 있는 직원은 평가절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뉴욕 대학교의 네이선 페티트(Nathan C. Pettit)와 동료 연구자들이 일련의 실험을 통해 이를 뒷받침합니다.





페티트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Lee'라는 가상 인물이 10명으로 이루어진 그룹 내에서 순위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참가자들 중 일부는 Lee가 6위였다가 4위로 올라섰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다른 참가자들은 Lee가 2위였다가 4위로 내려 앉았다는 말을 들었죠. 대조군에 속한 참가자들은 Lee가 4위를 계속 유지 중이라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은 공히 Lee의 현재 상태가 그룹 내 다른 멤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지 혹은 낮은지를 9점 척도로 평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동일하게 4위가 되었으니 Lee에 대한 평가는 두 그룹 모두 비슷하게 나와야겠죠. 그러나, Lee의 순위가 상승했다는 말을 들은 참가자들은 대조군에 속한 참가자들에 비해 Lee의 상대적 위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Lee의 순위가 하락했다는 이야기를 접한 참가자들은 대조군보다 Lee의 상대적 위치를 더 낮게 평가했죠.


후속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가상의 대학인 'X대학'이 미국 내에서 2011년에 15번째로 우수한 대학이었지만 2012년에는 11위로 뛰어올랐다는 정보를 참가자들 일부에게 주고 여타 대학에 비해 X대학의 위상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은 7위였다가 11위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예상했던 대로 15위에서 11위로 올랐다는 말을 들은 참가자들은 7위였다가 11위로 떨어졌다는 말을 들은 참가자들에 비해 X대학의 상대적 위상을 더 높게 평가했습니다.


럭셔리 시계인 태그 호이어(TAG Heuer)의 순위가 변화하는 상황을 가정케 하고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을 쓰도록 하는 실험에서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6위에서 5위로, 다시 4위'로 뛰어 올랐다는 말을 들은 참가자들은 '2위-->3위-->4위'로 내려 앉았다는 말을 들은 참가자들에 비해 두 배나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자 했습니다(1484달러 대 737달러). 뒤에 이어진 나머지 실험에서도 결과는 동일했죠.


페티드의 연구 결과는 어떤 사람이나 대상의 순위가 하락 추세에 있을 때는 실제 평가 받아야 마땅한 수준보다 낮게 평가 받고 상승 추세에 있을 때는 높게 평가 받는다는 점을 명확하게 증명합니다. 이는 최근에 성과가 주춤하거나 하락한 직원이 응당 받아야 할 평가점수를 덜 받게 될 가능성이 큼을 시사합니다. 절대적으로 보면 성과가 여전히 우수한데도 평범한 직원과 동일한 평가점수를 받게 되거나 어떨 때는 더 낮은 평가를 받는 상황도 생길 수도 있죠. 그 평범한 직원의 성과가 상승 추세에 있다면 말입니다. 


불합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추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간의 심리적 한계에서 기인합니다. 혹시 여러분의 조직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나요? 여러분 자신이 이런 심리적 한계의 피해자(혹은 수혜자)가 된 적은 없었나요?



(*참고논문)

Pettit, N. C., Sivanathan, N., Gladstone, E., & Marr, J. C. (2013). Rising Stars and Sinking Ships Consequences of Status Momentum. Psychological science, 24(8), 1579-1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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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된다는 것   

2013. 9. 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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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2013년 9월 24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남자들이 담배를 가장 많이 끊는 나이가 언제인지 아는가? 최근에 들은 이야기인데, 39세 정도가 가장 많다고 한다다. 담배를 끊으면 본인의 의지력이 높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마흔이라는 인생의 단계에 다가가기 때문에 담배를 보다 쉽게 끊을 수 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그처럼 마흔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 큰 의미로 여겨지는 것 같은데, 오늘은 직장인들의 입장에서 ‘마흔이 된다는 것’의 의미와, 직장인들이 마흔 무렵이 되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2. 직장을 다니는 사람에게 마흔의 의미는 무엇인가?


조직에서 마흔 정도되면 최소 차장급 이상의 고급 관리자로 올라가고 팀을 맡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동안은 팔로워의 입장, ‘지시 받고 따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조직을 바라봤다면, 마흔의 나이부터는 리더십을 진정으로 발휘해야 하는 나이가 된다. 부담스러운 시기가 된다. 자신이 어떻게 해내느냐에 따라 리더로서 인정 받을 수 있는지, 그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사오정’, ‘오륙도’라고 해서 마흔이 되면 조직에서 퇴출되지 않을까 걱정에 휩싸인다. 위에서는 성과를 내라고 압박하고, 아래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요구하고, 중간에 끼어서 욕을 먹는 상태가 바로 마흔이 되면 다가온다. 여자들의 경우는 좀 특수한데, 여자 마흔은 육아 때문에 생긴 경력 단절을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는지, 어떻게 조직에서 살아남아 남자들이 지배하는 상층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불안의 시기’다. 정리하면, 마흔이라는 나이는 새로운 도전의 시기이자 도태되지 않아야 한다는 두려움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3. 직장에서 10년차 이상이 되면, 슬슬 마흔을 준비해야 할 나이가 되는데, 무엇을 점검하면 좋은가?


10년차 정도가 됐다면 회사를 바로 그만둔다고 가정하고서 ‘나 혼자만의 역량만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져볼 때라고 생각한다. 만일 이 질문에 ‘그럴 수 없다’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그동안 직장에서 본인이 충분한 전문성을 쌓지 못했다는 뜻이다. 1인기업으로 일해도 될 만큼의 전문성을 갖추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본다. 


알다시피, 요즘 마흔이면 현실적으로 퇴출을 걱정하는 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성이 중요하다. 다른 직장을 이직하거나 자신만의 사업을 하려고 해도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우대 받고 수월하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은 전문성과 별 상관이 없는데요?’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말은 핑계일지도 모른다.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중요한 일이든 그렇지 않든,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역량과 경험을 쌓았는지 꼭 체크해야 한다.



4. 또 어떤 것을 체크해야 할까?


전문성과 함께 체크해야 할 것은 네트워크, 즉 인맥을 앞으로 어떻게 구축해 나갈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경력을 펼치려고 할 때, 인맥이 좋으면 그만큼 수월해진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조직에 있을 때 만든 인맥과, 나중에 조직을 나와서 만드는 인맥이 과연 같은 가치를 자신에게 줄지, 생각해 봐야 한다. 조직이라는 백그라운드가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인맥이 두텁지 않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쌓아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인맥을 형성할 것인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인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인맥관리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 하나만 말씀 드린다면, 인맥을 위한 인맥 쌓기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모임에 나가면 ‘명함 수집’에 열을 올리는 분들이 꼭 있는데, 한 명을 만나더라도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점을 모르는 것 같다. 나는 그런 분에게 받은 명함을 별로 소중하게 간직하지 않는다. 그냥 서랍 한쪽에 넣어 뒀다가 정기적으로 버리곤 한다. 그 분도 내 명함을 소중하게 간직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5. 자신의 경력을 다시 생각하는 시기가 마흔인데, 스스로 준비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새로운 커리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하던 일 말고 다른 분야의 일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에 어떤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은 생산 분야의 일을 25년 넘게 해왔는데, 나에게 기업의 경영을 조언하는 ‘경영 지도사’가 되고 싶다면서 도움을 청했다. 나는 그 분께 충고해 드렸다. 25년이나 쌓은 경력이 아깝지 않냐고 말이다. 그 경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다. 


아마 커리어를 바꾸고 싶은 분들은 지금의 일이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 같은데, 본인이 재미가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본인이 그 일에 능력이 없기 때문인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좀 야박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실력이 없기 때문에 재미가 없는 것일지 모른다. 어떤 일에 실력이 있는 사람은 자기 분야와 유관한 것들을 계속 찾을 수 있는 ‘눈’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재미와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커리어를 열어 가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능력을 전문가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고,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유관한 분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절대로 지금의 일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갈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6. 나이 마흔이면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져야 할 시기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


자신만의 브랜드는 아까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전문성이 기반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전문성은 혼자만 간직하고 있으면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같이 나눌 수 있어야 전문가로 인정 받는다. 브랜드는 그러한 ‘알림’과 ‘공유’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요즘엔 인터넷이 발달되어서 예전보다 방법이 훨씬 많다. 블로그가 일단 가장 좋은 방법이다. 블로그가 없다면 당장 만들기를 바란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관한 것을 주제로 하든, 본인의 취미를 주제로 하든, 꾸준히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알리고 공유해야 한다다. 물론 블로그 글은 품질이 좋아야 한다. 전문가의 면모가 충분히 배어나는 글을 올려야 한다.


처음에는 방문객이 얼마 안 되겠지만, 일주일에 반드시 2개 이상의 올리겠다는 다짐을 하고 2년 정도 이어간다면 자신만의 팬이 형성되는 걸 볼 수 있다. 좀더 노력해서 블로그 글을 기초로 책을 출판하면 좋다. 자기 책이 없는 전문가를 누가 전문가라고 인정할까? 요즘 직장인들을 위한 책쓰기 강좌로 종종 있으니 활용하길 바란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이 관심 있는 영역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 그 모임을 운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인맥도 쌓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쌓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브랜드 구축은 왕도가 없다. 성실함이 핵심이다. 



7. 아까 마흔 정도 되면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고 위에서 압박을 받는다고 했는데, 어떤 태도로 직원들을 대해야 할까?


마흔이면 딱 그럴 만한 나이다. 위로는 경영진을 상대해야 하고 아래로는 똑똑한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  자기들이 팀장이 되면 얼마나 잘 할지 모르겠지만, 직원들은 무슨 문제만 생기면 팀장 탓을 한다. 또 경영진은 조직의 변화에 중간관리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압력을 가하곤 한다.


이런 입장이 처하면 중간관리자들은 ‘위에서 그렇게 하래’라며 책임을 경영진에 돌리는 무능한 상사가 되거나, 직원들의 업무에 시시콜콜 관여하는 마이크로매니저가 되기 쉽다. ‘위에서 그렇게 하래’라며 발을 빼는 모습은 리더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속으로는 그렇게 말하고 싶은 심정이라 해도 직원들에게는 ‘자기의 말’을 해야 한다. 이때 사사건건 지적하지 말고 ‘꼭 해야 할 것’ 서너 가지 혹은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것’ 서너 가지만을 간결하게 전달하고 그것들이 지켜지게 해야 한다. 할말은 꼭 자신의 의지를 담아서 하되, 말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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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돈 때문에 출근한다'라고 생각했다면   

2013. 9. 2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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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났습니다. 아마도 오늘 아침에 "힘들지만 돈 때문에 회사 간다"라는 탄식을 내뱉으며 출근길에 나선 분들이 있을 겁니다. '돈 때문에 무엇무엇을 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돈을 버는 이유라고 말하지만, 행복과 돈이라는 두 단어를 함께 놓고 바라보면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듯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굳게 믿곤 합니다. 로또를 구입할 때마다 1등에 당첨되면 얼마나 행복할까, 머리 속으로 온갖 장미빛 영상이 스쳐 지나가죠. 어떤 사람은 지금 상황도 그리 행복하지 못하니 돈이라도 많이 벌면 더 행복해지지 않겠냐며 "돈이라도 많아 봤으면 좋겠다"라고 푸념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성취감, 공동체에 대한 헌신, 다른 사람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 등 인생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금전적인 성공이나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인생의 최우선적인 목표인 사람도 적지 않죠.





금전적인 성공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목표이고 향후에 금전적인 성공을 거둘 것이라 기대할수록 만족하는 삶을 살며 행복감을 느낄까요? 아니면 그 반대일까요? 돈이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요즘 세상에서 로체스터 대학의 팀 캐서(Tim Kasser)는 리차드 라이언(Richard M. Ryan)와 함께 이 질문의 답을 구하고자 일련의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캐서는 118명의 학생들에게 구조화된 설문지를 배포하고 질문에 꼼꼼히 답하도록 했습니다. 자아 수용, 소속감, 공동체 의식, 금전적 성공 둥 4개 영역에 대해 각각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와 '미래에 성취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를 묻는 설문이었죠. 추가적으로, 캐서는 학생들에게 금전적 성공, 안정적인 가정 생활, 세계의 평화와 같은 문구를 제시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서로 정렬해 달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학생들은 자아실현의 정도와 활력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일련의 질문에도 응답했죠.


설문 분석 결과, 금전적 성공을 가족의 안녕보다 더 중요한 삶의 목표로 인식할수록 자신의 활력 수준이 낮고 자아실현의 정도가 낮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발견되었습니다. 반면, 공동체 의식과 자아 수용을 중요하게 여길수록 자아실현과 활력의 정도가 높게 나타났죠. 돈을 추구할수록 행복감을 덜 느낀다는 점을 포착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추가로 이루어진 두 개의 연구 결과도 이런 결론을 뒷받침해 주었죠. 인생에서 돈을 중요하게 여길수록 상대적으로 더 초조하고 더 우울하다는 결과가 나왔으니 말입니다. 다소 충격적인 것은 금전적 성공에 높은 중요도를 부여할수록 전반적으로 사회적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고 행동상의 문제가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반면, 금전적 성공보다 공동체적인 삶을 우선하는 사람일수록 행동의 문제를 덜 나타냈죠.


캐서의 분석 과정은 복잡했지만 결론은 명확합니다. 금전적 성공, 즉 돈을 추구할수록 '덜 행복하다'는 것이죠. 어찌보면 캐서의 연구는 '행복은 돈이 아니다'라는 자명한 사실을 다시 확인했을 뿐이라고 폄하될 수도 있겠지만, 이 연구가 20년 전에 실시됐다는 것을 감안해야겠죠. 캐서의 연구 이전부터 '행복은 돈이 아니다'라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돈이 많으면 행복할 거라는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행복은 돈이 아니다'라고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말입니다.


오늘 아침에 피곤한 몸을 끌고 출근하면서 '돈 때문에 회사 간다'라고 생각했다면, 앞으로는 회사 다니는 이유를 돈이 아닌 다른 가치에 초점을 옮겨보면 어떨까요? 행복한 삶이 인간 개인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말입니다.



(*참고논문)

Kasser, T., & Ryan, R. M. (1993). A dark side of the American dream: correlates of financial success as a central life aspira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5(2),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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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법   

2013. 9. 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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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법] 2013년 9월 17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가지의 정보에 노출된 채 살고 있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도 그렇고, 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그렇다. 읽어야 하고, 알아둬야 할 정보가 너무 많다. 그래서 보통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하는데, 인터넷이 일반화되고, 스마트폰이 생활 필수품이 되면서 정보의 홍수 현상은 더 심화됐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좋은 정보가 사람들에게 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 살면서, 어떻게 해야 그 많은 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2. 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되는가?


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나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물이 넘쳐 흐르지 못하게 둑을 만드는 것처럼, 나에게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줄여야만 정보를 간결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홍수처럼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다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정보가 너무나 많으면, 모든 정보를 다 알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생긴다. 행여나 놓치는 게 있지 않나 생각되기 때문인데, 놓치는 정보는 나에게 필요없는 정보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 정보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들어오는 정보를 줄이고, ‘안 들어오는 정보’에 대해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많이 끌어모으는 게 정보를 잘 관리하는 방법은 아니다. 일 못하는 사람일수록 많은 정보를 끌어 안고 있다.



3. 들어오는 정보를 줄여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들어오는 정보를 줄이려면, 차단을 잘 하면 되는데, 잘 차단하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직장에서 정보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통로가 무엇일까? 바로 이메일이다. 이메일만 잘 관리해도 정보의 홍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좋은 정보를 제때 잘 활용할 수 있다. 사회자께서는 현재 받은 편지함에 이메일이 몇 개나 있나? 이메일을 잘 관리하는 사람들은 받은 편지함에 메일이 한 두 개밖에 없다. 그 ‘한 두 개’의 메일도 방금 도착한 이메일이다. 그러니까 받은 편지함을 볼 때 이메일이 들어와 있으면, 바로 읽고서, 중요하면 다른 곳에 보관하고, 중요하지 않으면 바로 삭제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받은 편지함이 꽉 차게 그냥 놔두는 사람이 있는데, 다시 열어보지도 않을 거면서 왜 그렇게 이메일을 쌓아두는지 모르겠다. 편지함이 꽉 차면, 누가 이메일로 파일을 보내면, 수신이 안 된다. 그러면 서로 전화 통화로 “왜 아직까지 안 보내냐”, “보냈는데 무슨 소리냐?”, “편지함 비워 뒀으니, 다시 파일을 보내 달라”....이렇게 확인하고 추가로 이야기하느라 소중한 시간이 흘러가버린다. 평소에 받은 편지함을 깨끗이 비워두는 게, 정보 관리의 중요한 첫걸음이다.





4. 그래도 이메일이 많이 들어오면 바로 읽고서 저장하거나 삭제하는 게 어렵지 않나?


그렇다. 이메일이 많이 안 들어오게 해야 한다. 사실 메일을 열어보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정크메일이나 스팸메일일 때가 많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하루에 평균 1~2통의 정크메일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 정크메일이 들어오지 않게 평소에 설정을 걸어두면, 정크메일을 읽느라 시간을 소모하지 않을 수 있다. 시간관리 전문가인 마이클 포르티노에 따르면, 평균적인 사람들의 경우, 일생동안 정크메일을 열어서 확인하는 데 쓰는 시간이 8개월이나 된다고 한다. 8개월의 시간을 줄이고 다른 곳에 쓰면 생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엔 스팸메일 차단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으니까, 꼭 활용해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면 좋겠다. 


사회자께서는 지인들 중에서 거의 매일 같이 이메일을 보내서 ‘좋은 이야기’니까 읽어보라든지, ‘재밌는 농담’ 같은 걸 보내는 사람이 있나? 혹시 그런 지인이 있으면, 이메일을 보내지 말아야 달라고 부탁을 하든가, 아니면 회사 이메일이 아니라 개인 이메일을 알려주는 게 좋다. 아니면, 정크메일을 보내는 사람 목록에 살짝 집어 넣고, 스팸메일함에 자동적으로 쌓이도록 하면 된다.




5. 이메일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정보를 간결하게 관리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을 말씀해 주신다면?


로라 스택이라는 사람이 정보 관리의 방법으로 6가지를 제시했는데, 영어 앞글자가 모두 D로 시작하기 때문에 ‘6D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먼저 첫 번째 ‘D’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바로 Discard, ‘폐기’하라는 것이다. 정보가 넘쳐 들어오니까 들어오는 족족 폐기하고 잊어버리라는 것이다. 아까 말씀 드린 정크메일 관리도 쓸데 없는 정보를 폐기하라는 게 핵심이었다. 


그런데 왜 정보를 폐기하지 못하는 걸까? “언젠가 이 정보가 필요할지 모르니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못 버리는 거다. 정보가 들어오면 “왜 이 정보를 보관해야 하지?”라고 물어야 한다. 이유가 타당하지 않으면, 미련없이 폐기하는 게 좋다. 어차피 그렇게 ‘버림 받은’ 정보는 나중에 필요하지 않다. 만약에 필요하다면 시간이 좀 지나서 다른 경로를 통해 또 들어오기 마련이다.



6. 두 번째 D는 무엇인가?


바로 ‘Delegate’, 위임하라는 뜻이다. 정보가 들어오면, 그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본인은 그 정보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이메일이 본인에게 도착하면, 그 이메일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한 다음에 그 이메일을 받은 편지함에서 없애 버리면 된다. 자기가 처리해야 할 이메일을 남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은 안 되지만, 모든 정보를 본인이 다 처리하려는 것도 위험하다.


세 번째 D는 ‘Do’인데, ‘바로 실행하라’는 뜻이다. 만일 이메일을 받고서 본인이 처리해야 한다면, 시간을 끌지 말고 바로 실행하라는 것이다. 실행하고 나서 일처리가 완료되면, 받은 편지함에서 이메일을 깨끗하게 삭제하면 된다.



7. 나머지 D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네 번째 D는 ‘Date’, 즉 ‘날짜를 지정하라는 것’이다. 방금 ‘본인이 처리해야 한다면 바로 하라’고 말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바로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처리해야 하는 일이면, 바로 실행하지 못하고 지체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언제까지 처리하겠다’라고 기일을 정해두어야 한다. 그냥 ‘나중에 할일’, ‘미결상태’...이렇게 뭉뚱그리면 안 된다. 다섯 번째 D는 ‘서랍’이라는 뜻의 ‘Drawer’다. 정보 중에는 나중에 꼭 필요한 정보도 있다. 그런 정보는 반드시 서랍 속에 잘 정리해서 넣어야 한다. 여기서 서랍이란 진짜 서랍이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잘 정리해 두라는 것이다. 


나도 이런 방법을 잘 쓴다. 나는 <색다른 자기경영>이라는 파일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저런 소스에서 정보를 얻으면 ‘이런 주제로 나중에 이야기하면 좋겠다’ 싶은 것을 메모한 다음에, 그 소스가 어딘지 함께 적어 놓는다. 그리고 그냥 마음 편하게 잊어 버리고 있다가, 일요일 저녁 때가 되면, 그 파일을 보고 <색다른 자기경영>에서 할 말을 정리하곤 한다. 마지막 6번째 D는 Deter라는 말인데, ‘저지한다’는 뜻이다. 아까 설명했듯이, 쓸데 없는 이메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라는 뜻이다. 정보가 넘치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8. ‘폐기, 위임, 실행, 날짜지정, 보관, 저지’....이렇게 6D 시스템을 정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를 깨끗하게 잘 정리하는 방법으로 청취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다면? 


지금 사용하는 각자 PC에는 여러 가지 문서나 자료, 사진, 동영상.... 같은 것이 많이 저장돼 있을 텐데, 한번 파일이 얼마나 있는지, 자신의 폴더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지 확인해보기 바란다. 많은 경우, 한번도 클릭하지 않은 파일들이 굉장히 많고, 중복 저장된 파일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6D 시스템의 첫 번째 원칙이 무엇인가? 바로 “폐기”다.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6D시스템에서 제일 먼저 나온 것이다. “왜 이 파일이 나에게 필요하지?”라고 물어본 다음에, 별로 필요없다면 과감하게 지우기 바란다. 어차피 앞으로 PC를 버리기 전까지 절대로 안 열어볼 것이기 때문이다. 


집도 대청소를 하듯이, 6개월에 한번 정도 대대적으로 PC를 대청소해야 한다. 쓸데 없는 파일을 없애 버리면, 꼭 필요한 파일이 더 눈에 잘 들어오고, 하드디스크 용량도 절약할 수 있다.


(끝)


참고도서 : <적게 일하고도 많이 성취하는 사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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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보상이 성과를 높인다는 거짓말   

2013. 9. 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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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보상을 받기로 하면 그보다 적은 보상을 받기로 할 때보다 오히려 성과가 나빠진다는 연구 결과는 이 블로그를 통해 여러 차례 소개한 바가 있어서 조금은 '식상한' 주제일지 모르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높은 보상이 높은 성과를 약속한다는 기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금전적 보상을 제안하는 경우가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 식상하긴 하지만) 높은 보상을 약속하는 것이 성과를 떨어뜨린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연구를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딘 몹스(Dean Mobbs)과 동료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높은 보상과 낮은 보상을 각각 제시하고서 컴퓨터 게임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모니터 상에 나타난 미로에는 회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먹이'가 이리저리 마구 돌아다녔는데, 색깔이 회색에서 녹색으로 반짝거려 먹이가 활성화되면 참가자들이 키패드를 눌러서 쫓아가 잡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화면에는 이 게임에서 이기면 참가자가 받을 수 있는 돈의 액수가 0.5파운드 혹은 5파운드라고 나타났습니다. 보상액이 10배나 차이나기 때문에 보상의 차이가 게임의 성과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었죠(한화로 약 9,000원 대 900원).


몹스는 참가자들이 게임에 익숙하도록 충분히 연습시킨 다음, 38회의 게임을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20회는 낮은 보상 조건으로, 나머지 18회는 높은 보상 조건으로 게임을 하게 했는데, 그 순서는 무작위로 제시됐죠.


참가자들의 성적은 어땠을까요? 예상했던 대로 참가자들은 큰 돈이 걸렸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돈이 걸렸을 때 '먹이'를 더 잘 잡았습니다. 5파운드가 걸린 게임에서는 64%의 성공률을 보였지만, 0.5파운드가 걸린 게임에서는 74%의 성공률을 기록했으니까 말입니다. 거의 잡을 뻔 하다가 놓친 회수를 따져보니 5파운드 조건에서는 22%, 0.5파운드 조건에서는 14% 정도였습니다.


사실 참가자들은 뇌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fMRI 기계 안에 들어가 이 게임을 수행했습니다. 보상 액수의 차이에 따라 뇌의 어떤 부분이 얼마나 활성화되는지 살피기 위해서였죠. 보상의 차이와 상관없이 '복측 중뇌'라는 부분이 활성화됐는데, 높은 보상 조건으로 게임을 할 때 이 부분이 더 활성화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중뇌 안에는 보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역이 자리잡고 있는데, 바로 그 부분의 활성화 정도가 제시된 보상 액수에 영향을 받았던 겁니다. 


높은 보상을 제시하면 우리의 뇌를 '돈을 간절히 원하는' 상태로 만들지만, 그런 간절함을 저버리듯 성과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를 초킹(choking)이라고 말합니다. 직원들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높은 성과급을 '당근'으로 흔들면, 분명 직원들의 뇌는 그 성과급을 받고자 하는 열망이 커지겠죠.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열망이 과연 성과로 연결될까'란 문제는 남습니다. 실수가 많아지고 단기적인 과업에만 열중하며 동료와 정보 공유를 자신도 모르게 꺼려하는 등의 '초킹'이 성과를 해치고마는 것은 아닐까요?


돈으로 충전된 동기는 역량의 발휘를 훼방하여 결국 성과를 떨어뜨립니다. 게다가 돈으로 끌어올린 동기는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지죠. 다음 번엔 더 높은 보상을 약속해야 그나마 동기가 생길 테니까요. 돈으로 동기를 구축(構築, build up)하려고 하면 오히려 동기를 구축(驅逐, crowd out)하고 맙니다.



(*참고문헌)

Mobbs, D., Hassabis, D., Seymour, B., Marchant, J. L., Weiskopf, N., Dolan, R. J., & Frith, C. D. (2009). Choking on the money reward-based performance decrements are associated with midbrain activity. Psychological science, 20(8), 955-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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