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스의 법칙(Price's Law)'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가격의 법칙'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프라이스는 사람 이름입니다. 영국의 물리학자인 데렉 프라이스(Derek Price)가 학계 동료들을 관찰하고 재미있는 이론을 제시했는데, 그게 바로 '프라이스의 법칙'입니다.
프라이스의 법칙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 수의 제곱근에 해당하는 직원들이 작업의 50%를 수행한다."
제곱근이라는 말이 들어가서 좀 어렵게 느껴지나요? 해설해 드릴게요. 여러분 조직이 100명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100의 제곱근 값은 10입니다. 바로 이 10명이 여러분 조직에서 생겨나는 작업의 50%를 수행한다는 것이 프라이스가 주장하는 바입니다. 그러면 이 10명의 직원은 각자 5%씩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나머지 90명이 각자 0.56%씩만 업무를 수행한다는 의미고요.
프라이스의 법칙은 "조직성과에 크게 기여하는 직원, 열심히 일하는 직원은 소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않고 소위 '묻어가려는' 직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좀더 심각한 의미를 말하고 있어요. 직원이 1,000명이면 32명만이(3.2%), 직원이 10,000명이면 고작 100명만이(1%) 제대로 된 성과를 내며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니까요. 나머지 9,900명은 대체???
이 법칙은 '20%의 제품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라는 '파레토의 법칙'과 유사하지만, 기하급수적인 퍼센테이지의 변화를 보면 그보다 더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프라이스의 법칙에 따라 보상을 결정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10억원의 성과급 재원이 있다면, 우수직원 10명 각자에게는 10억원의 5%인 5,000만원의 성과급이 돌아가야 할 겁니다. 반면, 나머지 90명은 각자 약 560만원씩의 성과급을 가져갈 수 있겠죠. 두 그룹 간의 성과급이 10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프라이스 법칙에 의한다면 말입니다.
프라이스의 법칙은 비록 물리학자가 제시한 것이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있기보다는 경험법칙에 가깝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를 보상이나 '해고'에 기계적으로 반영하면 곤란하죠. 다만, 위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조직이 커질수록 발가락만 살짝 걸치고 있는 '나이롱 직원'의 수가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로 프라이스의 법칙을 이해하기 바랍니다.
이런 '나이롱 직원'들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조직 업무의 50%를 책임지는 소수의 직원들에게 어떻게 보상하고 그들을 어떻게 육성해야 할까요?.... 프라이스의 법칙은 우리 자신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지게 만듭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답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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