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일했다고 일 잘하는 건 아닙니다   

2023. 8.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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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기업의 채용 공고문을 보면 '어떤 분야에 몇 년 간의 경험'이라는 식으로 지원자의 경력 기간을 요건으로 설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분야에 그만큼의 경력이 없으면 아예 면접 기회를 주지 않기도 하죠. 하지만 과연 이런 조치가 타당할까요? 아니, 좋은 직원을 뽑는 데 있어 과연 필요한 요건일까요?

 



기업마다 직원을 뽑는 조건이 각기 다를 텐데요, '직무 경력 기간'과 같은 요건은 다른 요건에 비해 미래 성과를 예측하지 못합니다. 애석하게도 '성과 예측력'이 매우 떨어지는 요건입니다. 이는 미네소타 대학교의 폴 사켓(Pauk R. Sackett)이 동료들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얻은 결과입니다.

사켓은 '직무 경력 기간'의 '성과 예측력'이 총 24개의 요건 중에서 겨우 23등에 랭크된다고 말하죠.연구에서 지원자의 '미래 성과'를 가장 잘 예측하는 요건으로는 1위가 '구조화된 인터뷰'이고 2위가 '직무 지식 테스트'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채용 공고문에 '해당 직무의 경력 기간'을 포함하고 그게 가장 기본적인 요건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이는 조금은 충격적인 결과입니다. 지원자가 해당 분야에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는 그가 앞으로 낼 성과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것이 공공연한 사실임은 아마 여러분도 현업에서 이미 경험하는 바일 겁니다. 경력이 있다고 해서 뽑았더니 직급이 낮은 기존 직원만도 못한 성과를 내는 경우, 경력이 길다는 이유로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정작 중요 업무에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빠져나가려는 경우 등을 목격하지 않았나요? 그런데도 왜 채용 공고에 직무 경력 기간을 명시하나요?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얼마나 오래 근무했느냐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가 그 기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수행했고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냈냐가 중요합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한 도구가 바로 '구조화된 인터뷰'이고요. 성취해낸 것이 없었다면 앞으로도 별로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봐야 합니다.

앞으로 경력 기간처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채용 요건은 과감히 빼고 지원자의 과거 성과와 잠재력에 초점을 맞춘 채용 전략을 구사하기 바랍니다. 어떤 분야에 10년 이상(1만 시간 이상) 일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Sackett, P. R., Zhang, C., Berry, C. M., & Lievens, F. (2022). Revisiting meta-analytic estimates of validity in personnel selection: Addressing systematic overcorrection for restriction of range.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07(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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